주조 분야 현황 및 미래 전망과 시사점

  • Published : 2022.02.01

Abstract

Keywords

1. 서론

2011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12년부터 시행되어 주조를 포함한 6대 뿌리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은 명분상 충분히 인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와 산업계 모두 주조를 포함한 6대 뿌리산업의 본격적 진흥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이들 6대 기술은 법 제정 10년 만에 14개로 늘어나게 되었는데 [1], 기존의 6대 기반 공정기술에 ‘소재 다원화 공정기술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조, 산업용 필름 및 지류)’ 4개와 ‘지능화 공정기술 (로봇, 센서, 산업 지능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설계)’ 4개가 추가되었다. 이와 같은 뿌리기술 범위의 변화는 ‘4차 산업혁명’ 등 최근의 다원화 및 지능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이미 기존에 선정된 미래 성장 분야와 중복된 부분이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 각 기술 간 (특히, 기반 공정과 지능화 공정)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등의 이유로 당초 6대 기반 기술의 역차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2019년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수출 규제에 대응한 소부장 정책 역시 소재·부품 관련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다시 한번 인식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측면과 소재-부품-장비를 관통하는 일관된 정책 기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대규모인 소재부품에 장비 분야까지 포함하여 하나의 산업으로 인지하는 정책 기조는 산업 내부의 다양성을 간과하고, 일부 전통 또는 소규모 산업의 소외 현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고, 주조 분야에 최적화된 전략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조 분야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현황 (Status Quo) 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본 고에서는 주조 분야에 이해를 도모하는 데 있어, 기존의 시각과 다소 다른 관점에서 관련 분야의 현황 및 특징, 문제점 등을 간단하게나마 진단해보고자 하였다.

2. 본론

2.1. 주조기술과 주조산업

국내 주조산업의 범위1)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2조 및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하고 있으며, 그 세부 범위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현행 산업분류 체계에서는 주조산업의 범위에 철강 및 비철 주조업 이외에 주철관 제조를 따로 분리하여 포함하고 있으며, 주조 공정을 위한 기계 제조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동 주조산업의 범위가 주조 기술이 활용된 모든 산업을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는지이다.

Table 1. Classification Related to Foundry Industry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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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산업분류와 관련되 몇가지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해설서 [2]에 의하면 산업이란 “유사한 성질을 갖는 산업 활동에 주로 종사하는 생산단위의 집합”이라 정의되며, 산업 활동이란 “각 생산단위가 노동, 자본, 원료 등 자원을 투입하여, 재화 또는 서비스를 생산 또는 제공하는 일련의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표준산업분류는 통계법 제22조에 의거 통계작성기관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통계를 작성할 수 있도록 유엔(UN)이 권고하고 있는 국제표준산업분류를 기초로 통계청이 작성한 기준에 해당한다. 여기서 분류의 기준이 되는 요인으로는 (1) 산출물 (생산된 재화 또는 제공된 서비스)의 특성(산출물의 물리적 구성, 가공 단계, 수요처, 기능 및 용도), (2) 원재료, 생산공정, 생산기술 및 시설 등 투입물의 특성과 (3) 생산활동의 일반적인 결합형태를 정하고 있는데, 앞의 두개는 산업의 명칭에 관련되며, 세 번째는 분류 구조 (대, 중, 소분류 등)에 연계되어 있다. 또한 실제 분류작업에서는 기업이 다양한 산업활동을 하는 경우 주된 산업활동으로 분류하도록 되어었는 바, 사업체에서 복합적인 산업활동을 수행함으로써 생산된 재화 또는 제공된 서비스 중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많이 창출되는 활동 (산업 대분류부터 순차적으로 우선 집계하여 적용)을 말하도록 되어 있으며, 부가가치의 측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산출액 또는 종사자 수, 노동시간, 임금, 설비 정도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도록 되어 있다.

상기의 정의와 절차에 의하면, 같은 투입요소 (기술, 공정, 원재료 등)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판매되는 제품이 다르게 되면 다른 산업분류에 속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동 합금 주조 기술을 보유하고, 관련 잉곳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은 동주물주조업 (24322)로 분류되나, 같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여 욕실용 수전 등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기업은 금속 위생용품 제조업 (25993) 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주조기술은 생산활동의 투입에 해당하는 개념이며, 주조산업은 주조품 자체를 최종재로 생산 및 판매하는 생산단위의 집합임에도 불구하고 (Fig. 1 참조), 실제로 많은 경우 이를 혼동하는 사례가 다수이다. 때문에, 실제 주조기술을 실시하는 기업과 통계상 주조산업 간의 상당한 괴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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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Concepts of Technolgy and Industry (Sector).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선진국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미국은 1972년에 SIC (U.S. Standard Industrial Classification)에서 주조산업을 분류한 바 있으며, 현재는 북미가 공통으로 마련한 NAICS (North American Industry Classification System)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3] (Table 2 참조). 하지만, 분류된 주조산업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에서도 주조기술을 핵심기술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분류 기준 이외의 다양한 산업을 주조산업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Table 3에는 이들 산업의 일부를 나타내었다.

Table 2. Industry Classifications related to Foundry Secto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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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3. Potential Classification Related to Casting & Foundry Industry (Exam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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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에 언급한 산업분류 특징으로 인하여, 뿌리산업에서도 매년 신규로 편입되는 기업과 이탈하는 기업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4] (Fig. 2 참조). 즉, 같은 기술과 공정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최종 제품의 변화때문에 편입되는 산업이 변하는 것이다. 이들 중 상당 기업은 ‘생산제품 변화 → 산업 분류 변경 및 부가가치 상승’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목격되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경험이나. 뿌리산업의 입장에서는 이탈하는 기업의 생산성 및 수익성이 편입되는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뿌리산업 통계 수치는 오히려 악화되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산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시, 단순 통계치만을 기반으로 뿌리기업을 한계기업으로 해석하거나 뿌리 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인지하는 것은 오류일 수 있다. 이보다는 뿌리산업이 타산업으로 전이되는 기반산업으로서의 역할론에 중점을 두는 것이 보다 타당한 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에 보다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뿌리산업의 진출입 현상과 그 효과 등을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추가적 분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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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Firm Ratio Entering to-/Exting from Ppuri Sectors (2011-2015) [4].

2.2. 주조산업의 특징

주조를 포함한 6대 뿌리산업은 타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가장 큰 대표적 산업 중 하나이다. 이는 Fig. 3에서와 같이 전방산업 뿐 아니라, 후방산업에도 적용된다. 이는 다른 산업에 대한 기반 역할로서 뿌리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5]. 6대 뿌리산업별로 전후방 연쇄효과를 살펴보면, 주조 분야는 6대 분야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중간투입율 및 중간수요율을 보이고 있는데 (Fig. 4 참조), 2010년 기준으로 주조 분야의 중간투입율은 89.7%, 중간수요율은 88.3%로 주조산업은 거의 전 분야에서 수요 및 투입요인이 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조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Fig. 5에서와 같이 다른 뿌리산업 대비 월등히 높은 값을 가지는데, 뿌리산업 세부 산업 중에서도 주조산업의 높은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나타내고 있다. 뿌리산업 세부산업 중에서는 주조와 함께 소성가공 분야가 뿌리산업의 ‘뿌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Table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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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Forward and Backward Linkage Effects for Major Industry Sector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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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Forward and Backward Linkage Effects for Major 6 Ppuri Subsector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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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Production Inducement Coefficients for Major 6 Ppuri Subsectors [4].

Table 4. Industry Linkage for 6 Subsectors within Ppuri Industry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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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주조산업을 포함하는 1차금속 제조업은 대표적 전통산업으로 자본 및 노동집약적이며, 기업 내 기술자산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기업의 기술가치평가 실무가이드 [6]에서는 기업가치 중 기술가치 부분만을 도출하기 위하여 ‘산업기술요소’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산업기술요소는 해당산업에 속한 기업의 최대 실현 가능한 무형자산가치 비율2)에 총자산 대비 평균기술자산비율3)을 곱한 것으로, 각 산업별 기업의 전체 기업가치 중 기술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생각할 수 있다. Table 5에는 국내 산업의 산업기술요소가 나타나 있는데, 1차금속제조업은 의약품제조업과 기타운송장비제조업 다음으로 높은 산업기술 요소 값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음의 이슈에 대하여 보다 분명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뿌리기업과 같이 영세기업의 분포가 많은 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높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동안 이를 두가지 상반된 관점으로 해석하였다. 즉, (1)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인지, (2) 연구개발이 필요없는 것인지의 두가지 양극화된 관점이 그것이다. 하지만, 동일 산업내 상장기업 등 주요기업의 현황을 바탕으로 산출된 산업기술요소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1차금속 제조업에서 기술자산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2가지 추론이 가능한데, 첫째 해당 업종의 경우 업계 선도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기술자산의 축적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이며, 둘째, 주요기업와 중소 및 영세기업간의 관련 여건 격차가 상당하며 격차 해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업종이 설비 투자 등 자본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세 기업의 경우 업계 평균에 훨씬 못미치는 산업기술요소를 나타내게 되는데, 이는 각종 정책적 지원 범위에서 이들 기업을 소외시키게 되며, 이는 또다시 산업기술요소의 개선을 어렵게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Table 5. Industry-Technology Factors for Major Industry Sector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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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산업의 특징을 시각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산업연관표를 통한 네트워크 분석이다 [7]. 통상적으로 네트워크의 중앙에 위치한 산업일수록 타산업과 많은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산업임을 나타내고, 결점들 간의 경로거리가 가까울수록 상대적으로 밀접한 산업연관관계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Fig. 6에는 2005년과 2014년의 국내 산업과 뿌리산업 일부의 산업 네트워크를 나타내었으며, 산업연관 네트워크의 핵심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백본 (backbone)을 추출4)하였다. 우선, 전방연쇄효과를 나타내는 내향중앙성은 2005년과 2014년 모두 주조산업이 가장 큰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제조업 산업네트워크의 중심 부분에는 자동차 산업이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 공급산업으로 소성가공이 위치하여 제조업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주조 산업은 소성가공의 주요 공급산업으로 위치하여, 앞부분의 뿌리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재확인되고 있다. 특히 주조산업의 경우 2005년에는 소성가공의 하부 결점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4년에는 주조산업이 소성가공과 연계하여 대등한 관계의 새로운 허브 결점으로 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05년과 비교하여 2014년의 세부 뿌리 산업은 결점들 간의 경로거리가 가까워졌으며, 백본망에 보다 다양한 산업군이 연계되어 있는 점은 뿌리산업간의 연계성이 보다 밀접해졌으며, 뿌리산업에 연계된 산업군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계산업군은 공동체 구조(community structure) 탐지 알고리즘을 통해 용이하게 시각화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의 공동체 구조는 같은 집단에 속한 결점 간에는 연결이 상당히 많지만,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한 결점 간에는 연결이 매우 적은 형태로 나타난다는 가정에 기반하며, 만약 집단들 내부의 연결선 개수가 우연에 기초했을 때 예상되는 연결선 개수보다 훨씬 크다면 의미 있는 공동체 구조가 존재한다는 증거로 채택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Fig. 7을 보면 2005년에는 주조 및 소성가공과 금형산업이 서로 다른 공동체군을 형성하였음에 반하여, 2014년에서 제조업 전반의 산업네트워크가 통합되어, 같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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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Industry Networks for Casting, Plastic Processig, Mould Sector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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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Cluster and Community Structure in Industry Networks [7].

상기와 같은 네트워크 구조는 다른 측면에서도 구축이 가능하다.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하우스만 (R. Hausmann)과 MIT 미디어랩의 이달고 (C. Hidalgo)5)는 2000년대 후반 ‘경제적 복잡성 (Economic Complexity: EC)’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8, 9]. 이들은 생산역량 (Productive Capability)에는 인프라, 토지, 법률, 설비, 인력, 집합지식 등 다양한 투입요인과 이들의 조합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들을 측정 및 비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들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대리변수인 EC를 발굴하였으며, 이들로 제품,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설명하고 있다. EC의 도출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국가간 교역 품목을 조사하고, 특정 품목이 수출되는 경우 이와 동시에 수출되는 품목6)을 분석하여, 이들 간의 관계를 근접성 (Proximity)로 정의하였으며, 이들 품목간의 관계를 네트워크 분석을 통하여 소위 ‘상품공간 (Product Space)’으로 도식화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상품공간은 상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노하우 (Know-how)의 유사성에 기반하여, 상품간의 연결성을 그린 공간으로 정의될 수 있다. 상품공간에서 근접성이 높은 품목이 많은 품목일수록 EC가 높게 되며, 상품공간에서 중앙에 위치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통상적으로 높은 EC의 다양한 품목을 수출하는 국가일수록 제품 생산의 확장성이 높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Fig. 8은 전세계 교역을 바탕으로 구성된 상품공간을 나타내는데 [9], 결점의 크기는 전세셰 교역량을 나타내고 있으며, 색상이 칠해진 결점은 한국이 2019년 수출을 한 품목에 해당한다 (업종별로 다른 색상 표시). 상품공간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품목은 자동차로, 자동차 생산역량이 가장 많은 제품과 생산역량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주조 기술이 적용된 관련 제품은 워낙 다양하여, 품목 코드로 정형화하기는 어렵우나, 다양한 자동차 부품이 주조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고, 주형 역시 주조 공정에서 활용되는 핵심제품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위치는 상품 공간 측면에서 주조 제품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간접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이들 제품의 위치 역시 자동차와 멀지 않은 중앙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바, 경제 복잡성 측면에서 볼 때, 주조 기술로 생산되는 품목7)의 미래 전망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참고로 주철관의 위치도 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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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Product Space and Major Exports from Korea (2019).

Fig. 9와 10에는 주조 설비의 교역 추세와 주요 국가를 나타내었다 [9,10]. 전세계 교역 규모는 수출과 수입 모두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급락하였으나, 2011년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한 후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권역별 수출입 추이를 보면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즉, 수출과 수입 모두 그 규모는 아시아, 유럽과 북미 순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2011년 이후 교역량의 감소는 아시아의 수출입 감소 영향이 큼을 알 수 있다. 수출의 경우 북미도 감소 추세이나, 유럽은 기존의 최고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수입의 경우 유럽과 미국 모두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국가별 주조설비 수출 현황을 보면, 중국 이외에 일본,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이 여전히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10년간 수출 증가율에서도 높은 수치를 달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입 현황을 보면, 중국을 비롯하여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가 압도적 규모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 멕시코 등 북미권 국가의 규모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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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Global Trades for Casting Machines for Metallurgy, Foundry (HS845430) (199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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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Global Status of Export and Import in 2019 (HS845430, Casting machines for metallurgy, foundry).

2.3. 주조 시장의 변화 요인과 미래 전망

다양한 기관에서 소재별 주조 시장 전망은 추정하고 있는데, 중장기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주조 시장은 향후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본격화된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과 전기차 등 새로운 게임체인저 품목 등의 부각으로 주조 분야의 재편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급증은 주조 수요에 대한 다각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주조 수요의 감소와 경량 금속 수요의 촉발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내연기관차의 경우 1.8톤당 약 300kg가 전형적인 주조 수요였으나,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차의 중량은 내연기관차보다 가볍기 때문에 이들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기차의 부품수 역시 기존의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간단하여, 스마트 제조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되어, 자동차 생산기업에서 주조 공정의 내재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8). 한편, 전기차는 고중량의 배터리 때문에 차체 총중량이 상당한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의 경량화 추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Al, Mg 및 Ti 합금 등 경량 금속 주조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기후 변화 대응 전략으로 자원재활용 이슈가 핵심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바, 이에 따라 새로운 제품, 공정 및 장비 등에 대한 수요 역시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GIFA9) 등 주조 관련 다양한 기관 및 매체에서 향후 주조 분야의 구조 변화 전망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 전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l, Mg, Zn, Cu와 Ti 합금 등 다양한 비철금속이 기존의 철강재료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그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철강재료에 대한 알루미늄 합금의 대체 속도가 급속히 증가될 전망이다. 이는 가장 강력한 수요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에서의 경량화 속도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알루미늄 합금의 생산규모는 매년 약 5% 내외의 성장을 기록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알루미늄의 높은 가격과 불안정성이 실제 활용에 중요한 장애요인이었으나, 첨단 제조 공법 및 가공 기술 등의 발달은 오히려 최종재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소재의 활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Fig. 11에는 미국 금속주조 시장 현황과 전망을 나타내고 있는데, 향후 주조 시장 성장의 견인 역할은 알루미늄을 위주로 한 비철금속임을 알 수 있다 [11]. 한편, EU에서는 2017년 유럽권역내 비철금속 제조 활성화를 위한 비젼을 마련하였으며 [12], 여기에는 교역 및 경쟁, 혁신, 자원과 사업 모델 등으로 구분하여 관련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비철금속 제조 전략의 가장 중요한 방향 중 하나로 “규모가 아닌 기능 (Functionalities rather than volume)”을 표방하고 있어, 생산량과 부가가치 등 규모 위주의 기존 국내 정책 방향과는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EU에서는 소재산업 전체에 대하여 소재별 및 공정별로 전담팀을 구성하여, 세부 분야별 차별화된 전략 마련을 추진하는 점 역시 거시적인 통합정책을 추진하는 국내 상황과 대별되고 있다10). Table 6 [13]에는 주요 국가의 비철금속 주조재 생산 현황을 나타내었는데, 주변국가인 일본과 중국이 생산규모 및 소재 다양성 측면에서 가장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Al 주조재의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지역적 현상은 향후 공급망 안정성 차원에서 우려가 될 수 있는 바, 이에 대한 보다 심층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Fig. 12에는 유럽 주요 국가의 비철금속 생산현황과 국내 주조기업을 비교하였다 [14]. 그림에 의하면 유럽 국가의 주조 기업 패턴은 두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첫째는 대형 주조업체로 높은 생산성을 확보한 국가로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등이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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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US Metal Casting Market.

Table 6. Non-Ferrous Metal Casting Production for Major Countries (2019, Unit: t)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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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2. Non-Ferroius Metal Production in Europe in 2019.

둘째는 소형 주조업체로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국가인데,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등이 해당한다. 이들과 비교시 한국은 생산성 기업당 인력, 기업당 생산규모 모두에서 미흡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노동자의 부족에 따른 자동화 (보다 궁극적으로는 자율화) 전환 가속화이다. 전통적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주조 분야에서도 숙련 노동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더욱이 가혹한 노동 환경과 교육생 감소 등은 이 현상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조 분야의 숙련편향적 노동 특징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주조 산업에서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함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주조 분야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단순히 규모 중심의 노동력 대체 전략으로는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노동력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전략으로 거론되는 것이 공정의 자동화 (또는 자율화)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통상적으로 제조업의 자동화 도입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저항이 있다는 점인데, 주조산업에서는 그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는 양적 규모에서는 일자리를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 이는 기존의 단순반복적 노동 형태에 해당되는 것이며, 오히려 기존의 단순반복적 업무보다는 생산 공정의 설계, 측정 및 테스트 등과 연계되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많아져, 노동의 질은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스마트제조는 주조 분야와 같이 숙련 편향성이 큰 산업에서 높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업무 특성의 변화는 젊은 세대의 편입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위의 두 번째와 관련 있는 사항으로, 소위 ‘인더스트리 4.0’과 ‘4차 산업혁명 (4IR)’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화(Digitalisation)이다. IoT로 연결된 장비 및 센서와 이의 제어 시스템은 주조 공정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며, 이미 다수의 생산 현장에서 이를 일부 또는 상당 부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화와 자동화는 생산성 증대 뿐 아니라, 품질과 정확도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인간의 단순반복 노동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위험요인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AR 또는 VR과 이를 결합한 MR 등은 인간의 공정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미 일부 사례에서는 보다 높은 수준의 공정 제어와 안전 증대 등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동시성이 담보된 실시간 연결을 통한 빅데이터 기반 제어는 초기부터 다양한 공정 오류를 예측 및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데이터 기반 생산은 주조 공장은 물론 고객에게도 유용한 시스템이 될 것이다.

넷째, 환경 보호와 친환경 소재 이슈가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 주조 공장은 대표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시설 중 하나이다. 독일 연방 환경청에서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등의 활용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아울러, 효율적인 주형 설계, 보다 적은 원자재의 사용 및 자원의 재활용 등의 추진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용해로의 사용 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적층 제조의 부각이다. 기존 주조 공법으로 불가능한 형상 등은 물론 소량 생산 및 소형 주조재의 경우 적층 제조로의 전이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적층 제조에 활용되는 이론적 배경은 응고 및 주조 기술과 공유하는 부분이 상당한 점도 주조 분야에서 인지해야 할 사항이다. 최근에는 적층제조와 기존 제조공정 (Subtractive Manufacturing)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조 (Hybrid Manufacturing) 공정과 관련 장비 등이 일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시사점 및 정책 제언

앞 절에서는 국내외 주조 분야의 다양한 특징 중 그동안 자주 논의되지 못한 몇가지 이슈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주조 분야에서 고려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광의의 소재(재료)기술 및 산업(또는 소부장 산업)은 다양한 측면의 기술개발이 서로 연계된 복합적인 분야라는 점을 정책 입안 및 관련자들이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들이 동 분야에서의 기술개발 및 산업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재, 부품, 뿌리 및 장비산업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이들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이해하는 경우이다. 철강산업 등 특정 산업의 논리로 다른 소재산업을 이해하려고 한다던가, 소부장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맥락 없이 특정 세부산업 정책에만 매몰되는 사례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Fig. 13에는 광의의 소재 기술과 관련 산업의 세부 분야 및 대상 등을 도식화하여 표시하였다. 여기서, 뿌리산업은 공정 및 이에 관련된 장비 등에 대한 기술을 주로 다루는 것으로, 다른 소재 분야와 밀접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공정 관련 기술은 첨단성 및 최종 목표 성능 뿐 아니라, 적용 용이성, 안전성 및 적합성 등에서 보다 타당성을 가져야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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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3. Schematics of Materials Engineering & Technology and Related Industries.

둘째, 전술한 바와 같이 소부장 분야는 다양한 관련 기술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이들은 관점에 따라 상호 핵심자산 (Core Asset)과 보완자산 (Complementary Asset)11)의 관계를 구성하고 있다. 기존의 R&D 정책은 핵심기술의 개발에만 집중되어 있고, 보완기술의 개발 역량 확충에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핵심 기술의 완전한 전유 (Appropriability)를 위해서는 보완자산 확보 역시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신소재 상용화에 있어, 핵심 자산은 소재의 설계, 개발, 제조기술이지만, 보완자산으로서 뿌리기술의 공진화 (Co-Evolution)가 없다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상용화는 불가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핵심기술과 주변기술의 이분법적 논리에 기반한 R&D 전략이 아닌, 기술자산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기술획득 전략을 포트폴리오화하여, 이를 기반으로 개발 방향과 세부 프로세스 등을 차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이슈는 이같은 R&D 전략의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으며, 주조를 포함한 6대 세부 뿌리산업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세부 뿌리산업 역시 밀접한 연관성과 Fig. 14에서 보는 것처럼 서로 상이한 특징, 현황 및 구조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개별 산업을 단순 통합 또는 평균한 현황 파악 및 관련 정책 수립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세부 산업별 차별화된 정책 발굴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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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4. Examples of (a) Positiong Map and Strategy Differentiation and (b) Major Cost Factors for 6 Subsectors of Ppuri Industry [16,17].

셋째, 소부장 전체로서 통합적 시각을 유지하는 한편, 세부 산업별로도 최적화 및 차별화된 전략을 발굴하는 것이다. 소부장 산업은 생산액 및 종사자수 모두에서 국내 제조업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대규모 산업이다. 이같이 큰 규모의 산업에 하나 잣대를 적용하고 통합된 전략으로 대응하는 점은 거시적으로 일관된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견 긍정적이나, 세부 산업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감안 시 보편적이고 정형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설사 마련한다 하더라도 그 적용 타당성과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미래 대응을 위하여 새롭게 창출되는 기술 및 산업의 육성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정책 시스템은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유럽 등에서는 소재 분야를 상당한 수준 (철강, 소재별 비철 분야 등)으로 세분화하여, 분야별로 차별화된 산업정책 등을 강구하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넷째, 주조 분야 관점에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현황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단순 생산액 및 부가가치 등의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연관효과, 고용창출효과 및 경제적 복잡성 (Economic Compexity) 등 다양한 관점에서 현황을 파악하여 보다 밀도있는 전략 도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급망 등의 관점을 고려할 때 더욱 중요성이 크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다년간 제기된 바 있으나, 결론 도출의 편의성과 단순성 측면 등에서 기존 방법이 지속되어 오고 있는 바, 이제는 전향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다섯째, 산업분류 위주의 미래 전략 도출 프레임워크 개선 등이 필요하다. 미래 성장동력 및 신산업 지원 등을 위한 대부분의 국내 정책은 산업분류를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본 고의 Fig. 1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산업분류는 가장 후행적 기준 중 하나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기술개발 된 후,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시킨 유사 기업이 다수 생긴 경우에야 비로소 새로운 산업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산업분류는 이와 같은 새로운 산업이 발생하여 상당 수준 성장한 이후에, 국가 (국내의 경우 통계청)에서 세무 등 다양한 행정 업무를 위한 분류와 집계의 편리성 때문에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분류가 부여된 산업은 현실에서는 이미 신산업이 아닌 경우가 다수인데, 이를 감안치 아니하고 기존 산업분류를 재조합하여 신산업 등을 도출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이다. 또한, 기술과 산업은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나 동일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기술과 산업을 매칭하는 것 또한 본질적으로 오류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분류 위주의 정책은 상당한 경우, 포지티브 규제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해당 기술에 대한 상당한 기술력이 있음에도 규정된 산업분류에 속하지 않는다면 정책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해당 산업분류에 편입되기만 하면, 용이하게 정책에 편승하는 소위 ‘좀비 기업’의 발생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소위 ‘Taxonomy’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산업분류 이외에 다양한 관점의 분류 기준을 활용하는 두가지 방안 모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선진 해외에서는 전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미래 전략과 관련된 정책 도출 등에서는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 전문가의 신실·성의에 대한 신뢰 문제와 주관성이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국내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활용하지 않고 있다. 한편, 실제 결과적으로는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절차상 예외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규격화되고 정량화된 기준과 단순함 때문에 규정화된 기준 중심의 전략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는 모든 분류기준이 사후 (Ex Post)적 유형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는 힘든 단점이 있다. 여기서, 후자 방식의 추진체계는 이미 실증된 궤적을 따라 간격을 좁히는 추격형 전략의 경우에는 상당한 성과를 예상할 수 있으나, 선도형 전략에서는 그 효과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는 그간의 공급사슬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미-중 갈등 역시 전세계 시장 공급 구조에 변동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은 지속적으로 요동칠 것이며, 물류의 혼란 가중과 공급사슬의 재편 역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전향적이면서 융통성 있는 새로운 전략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통산업으로서 정체기에 있던 국내 주조 산업 역시 새로운 공급망 편입, 신기술 개발 등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도래한 측면이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외부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변환시키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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