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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와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에 관한 질적연구

Qualitative Research on Mothers' Stress Level of Meal Preparation and Change of Food Consumption Pattern in Context of COVID-19

  • 이윤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
  • 류시현 (배재대학교 외식조리학과)
  • 투고 : 2022.01.10
  • 심사 : 2022.01.24
  • 발행 : 2022.02.28

초록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식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어머니들이 식사준비 시 느끼는 스트레스와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20세 이하의 미성년 자녀를 둔 30~40대 어머니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심층면담을 통한 질적연구를 수행하였다.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교육의 확대로 자녀들이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머니의 직업유무에 상관없이 식사준비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었다. 외식 빈도는 현저히 감소한 반면, 가정 내 배달음식 이용과 온라인 장보기 빈도는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음식의 위생문제와 영양불균형에 대한 우려로 자녀의 식사는 신선한 음식으로 골고루 직접 준비하고자 하였으며, 특히 자녀의 연령이 낮을수록 이러한 경향이 높았다. 먹거리 소비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어머니들의 연령이 낮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학력이 낮을수록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건강기능식품을 이전에 비해 꾸준히 섭취하고 있었으며, 백신을 미접종한 자녀의 면역력 향상을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추가로 구매한 경우가 많았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영유아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기농 밀키트 제품의 개발과 함께 고위험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건강하고 안전한 가정 내 먹거리 지침 및 식생활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바이다.

This study examined the mothers' stress level as it related to meal preparation and a change in food consumption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 asked mothers about the difficulties related to meal preparation, changes in food consumption, and their interest in food and health information using in-depth research methods. As a result, food delivery and online food consumption have markedly expanded as eating out has decreased. Mothers tried to serve fresh food at home because they perceived delivery food as unhealthy. They stick to it more vigorously with their younger children. As the result of analysis on determinants of food consumption, their interest in organic food is higher when mothers' ages are younger with higher income. However, mothers with a low level of education tend to be uninterested in it. Therefore, the ages of the children and mothers, household income, and education levels all had an effect on food consumption behaviors.

키워드

I. 서론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팬데믹(Pandemic, 대유행병)을 선포하였다[1]. 이후 코로나 19 백신 및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긴 하지만, 중증환자의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여전히 위기상황에 봉착해있다[2].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적모임 규제와 외식업체 영업시간 제한 등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 위축과 생활방식 변화 등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최홍규(2021)는 먹거리 분야를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영역 중 하나로 꼽았다[3].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년 식품 소비행태조사’에서도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정 내 식품소비 행태가 변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가정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과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고,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윤리적 소비와 친환경 제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4].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 증가로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급성장하여 2020년 4조원으로 2016년에 비해 76% 성장했으며, 2022년에는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 이현주(2021)는 온라인 가정식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을 통한 식품소비 지출액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학력 수준이 대학교 졸업 이상인 30∼40대에서 온라인 가정식이나 배달 및 테이크아웃 등 언텍트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6].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현장에도 비대면 교육이 도입됨에 따라 자녀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머니의 가사노동은 아버지의 3.7배로 코로나 발생 이전에 비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7]. 최근 몇몇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먹거리 준비를 비롯한 가사노동은 더욱 증가되었으며, 이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으로 실증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8][9]. 이러한 결과는 자녀를 양육하는 양육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감염병에 따른 위생과 안전의식의 고조, 그리고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큰 비중을 차지함을 보여준다.

음식과 우리의 삶, 나아가 이를 통한 양육자의 돌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변화와 먹거리를 통한 돌봄을 함께 조망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더욱이 먹거리 소비가 가정 밖에서 가정 안으로 이동함에 따라 양육자의 식품 소비 패턴 또한 변화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연구들은 이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이러한 시점에서 질적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의 양상이 사회·문화적 환경변화를 넘어 가정 내 먹거리 선택과 소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사회에서 주요 양육자이자 가사노동자인 ‘어머니’의 자녀 양육을 위한 식사 준비와 먹거리 선택에 대한 심층면담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를 이해하고 향후이와 비슷한 위험 발생 시 대처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가정 내 식사준비와 먹거리 선택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어떻게 변화하였는가?”이며, 이 연구의 결과는 코로나 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를 이해하고, 향후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먹거리 관련 기준 및 지침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Ⅱ. 이론적 논의 및 선행연구

1. 위생과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 19는 국내에서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래로 확진자수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몇몇 업종의 영업시간 단축은 각 시기별로 그 지침이 달라지면서 코로나 19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게끔 하였다. 2021년 12월 30일 기준 국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625, 967명으로 집계되었다. 접종완료율이 전 국민의 70%를 넘어서자 정부는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발표하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재건하고자 했으나, 이후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오 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2021년 12월 3일 기준으로 위드 코로나 또한 중단되었다. 2021년 12월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범정부적으로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10].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어지고 있는 활동 제한과 거리두기는 과거와는 다른 생활패턴의 변화를 초래하였다. 코로나19는 단순히 감염병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건강은 물론 위생과 안전에 대한 의식 전반에 있어서 변화를 가져왔고, 이전의 삶의 습관과 인식을 새롭게 전환시키며 다양한 사회현상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일찍이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사회를 비가시적이고 예방 불가능한 위험이 만연하는 “위험사회(risk society)”로 정의한 바 있다. 인류는 위험을 배제하고자 개발과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과학의 발전과 함께 위험에 대한 의식은 고조되어가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근대 이후의 위험은 사회의 통제를 벗어난 상태이며, 불안이 삶의 느낌을 규정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후 그는 현대사회를 “성찰적 근대성(reflexive modernity)”이라고 일컬으며 논의를 보다 확장시켰다. 이를테면 개별화(individualization)로 인해 행위자들은 구조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처럼 여겨지나 그 결과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어진 사회 안에서 개인들은 오히려 더 성찰적이 되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울리히 벡은 개인화는 ‘불안한 선택과 책임의 확장’으로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위험사회 가운데 먹거리는 하나의 핵심적인 요소로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11]. 이는 오늘날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사태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우리는 비가시적인 바이러스라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해로운 것을 피하고 좋은 것을 수용하면서 끊임없이 결정과 선택을 반복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고 이때 우리가 섭취하는 먹거리는 가장 밀접하고도 중요한 선택사항이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로 고조되고 있으며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의식은 그 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사회의 특성상 가정 및 자녀의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에게 코로나19와 같은 비가시적인 위험과 이에 따른 ‘현명한 먹거리 선택’은 더욱 큰 책임으로 인식된다. 특히 현재까지 영유아 및 학령기 아동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의무화되어있지 않고, 관련 정책 또한 전무한 실정이기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먹거리 관련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코로나19 이후 양육자의 식사준비 스트레스

자녀 양육은 부모의 대표적인 역할로 심리적 만족감과 기쁨을 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경제적 부담, 심리적 어려움, 부모의 여가 및 개인생활의 제약 등 부정적 측면도 존재하고 있다. 특히 부모라는 지위 혹은 부모로서 수행해야 하는 요구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각하게 되는 특정한 종류의 스트레스는 자책감으로 이어지기도 할 정도의 부정적 형태의 스트레스이다[12].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위기단계의 격상에 따라 외부활동보다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코로나 19는 심리적 적응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12-17]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개인의 생활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가정의 환경변화는 주로 양육, 가사 등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에게 더욱 많은 문제들이 가중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스트레스와 우울과 같은 감정적·심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17][18]. 김성현 (2021)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는 영유아를 양육하는 가정에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영유아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온라인 학습 등 여러 매체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책임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가사노동 및 돌봄을 수행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코로나19에 더욱 많은 스트레스와 양육 스트레스를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맞벌이 유무 및 경제상황에 따라서도 스트레스 강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2-14]. 워킹맘의 경우 육아와 직장의 병행에 따른 고통지수에 대한 조사에서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는 결과가 83.0%에 달하였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분담률 또한 여성이 전적으로 감당하거나 주로 감당하는 비율이 76.5%로 직장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자녀 양육과 가사노동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5][16].

가사노동 중에서도 가정에서 삼시세끼를 모두 준비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어머니들은 자녀의 먹거리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배은정과 박경자(2021)의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스턴트 식품 이용 비율이 상당히 증가하면서 자녀의 먹거리 습관이 부정적으로 변화하였다[14]. 또한 미성년자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식품구매 관련 감정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머무르게 되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 그 중에서도 특히 스트레스가 상승한 반면 음식조리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7]. 이러한 연구들은 코로나19 이후 양육자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녀 양육 및 육아에 있어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양육자는 필연적으로 사회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보편적으로 주어진 환경 내에서 자녀에게 최대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정 내환 경의 변화와 자녀양육, 그리고 먹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한 직접적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3.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먹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영역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먹거리’란 단순히 식품을 섭취하는 최종 단계의 단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농작물의 생산부터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 의해 선택 및 구매되어 식탁에서 소비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 속에서 이들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의 특징은 주목할만하다[6].

‘2020년 식품소비행태조사’ 분석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가정식과 외식을 통한 식품소비의 지출액 변화 수준은 큰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이후 먹거리 변화를 조명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식당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외식 빈도는 현저히 줄어든 반면, 온라인 장보기 및 배달음식 주문 등 언택트 방식을 통한 식품소비는 크게 상승했다. 가정식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6][17-19].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는 2021년 12월 도쿄에서 열린 “Nutrition for Growh Summit(NGS, 성장을 위한 영양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영양 불균형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적절한 영양공급 목표를 세우고 조화로운 영양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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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WHO의 코로나19를 위한 영양 권고

또한 WHO는 각국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다양한 외부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운동 저하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코로나 19 시기 성인을 위한 영양관리 지침”을 발표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매일 신선하고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할 것, 2) 하루에 8~10컵 이상의 물을 섭취할 것, 3)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것, 4) 소금 섭취를 제한할 것, 4) 설탕섭취를 제한할 것, 5) 외식을 가능한 한 피하고 집에서 요리한 음식을 주로 섭취할 것, 6) 도움을 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 것 등이다. 하지만 WHO는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식품은 현재까지도 없다고 덧붙였다[1].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및 영양과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나 관련정보를 제시한 바 없다. 다만 일부 학술지 및 학회에서 면역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팬데믹 시대와 맞물려 “제 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 발표되면서 “감염 및 기후 변화성 질환 예방관리”와 관련해 “신종 감염병 감시 및 대응체계 확립”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또한 영양 부문과 관련해 식품 안정성 확보 가구율을 97.0%까지 상승시킬 것을 제안하였다[20]. 하지만 대부분은 사후 관리체계 구축과 의료 및 보건에 집중되어 있다.

코로나19 이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 내 먹거리에 대해서는 어떠한 지침도 없는 상태이며, 이는 오롯이 가정을 돌보는 양육자의 선택적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전술한 울리히 벡의 논의와 같이 다양한 불안요소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먹거리와 건강은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기에 먹거리 문제에 대한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4.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정보와 건강

건강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명확히 나뉠 것이며, 변화되고 있는 건강 분야의 미래는 국내외의 협력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완전히 변화된 일상은 의심의 여지없이 건강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수용하는 양상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어떠한 생활양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질병의 개인별 취약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는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 건강에 대한 소비 증가, 건강관리 등 위생적이고 환경친환적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1].

그 중에서도 식생활, 즉 먹거리는 건강문제와 관련해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식습관은 특히 각종 만성질환의 발병 원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건강은 물론 우리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통적인 문제이며, 코로나19는 건강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18].

이현주(2021)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을 ‘식품 안전성 인식’이라 일컬으며, 개인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과 관련해 특정한 음식물의 섭취가 얼마나 위험하거나 안전한지 인지하는 정도라고 하였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식품 안전은 ‘위험의 부재’, ‘해로움’, ‘건강’ 등의 용어와 결부된다고 하였다[6]. 코로나 19 이후 20~50대 여성의 식생활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사를 위한 방법을 배우는데 관심이 높았고, 매체를 활용해 건강정보를 얻고자 하였으며 건강 식단, 면역 강화식품 섭취 등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조사되었다[18]. 또 다른 연구에서는 코로나19이후 식사계획 시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선택하는 현상이 급격히 상승했으며, 이전에 비해 다양한 식품군이 포함된 식사를 계획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양 정보 확인 여부에 있어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17].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생활 역량, 안전한 식생활 역량, 건강 및 영양지향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었다 [6].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라는 불안한 현실에 직면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관련 정보의 니즈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관련해 특히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도 크게 성장하였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높아졌으며, 여기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와 관련 지식, 구입 및 섭취 등이 포함된다. 건강기능식품의 구매 및 섭취 동기에는 면역력 강화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혔으며, 대표적으로 유산균, 종합비타민 및 무기질 보충제, 비타민C 등의 섭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자신을 비롯해 가족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17].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증가와 행동 변화 및 관련 정보 습득을 위한 노력은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배우자 및 자녀와 함께 동거하고 있으며, 가정의 돌봄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동질성을 가진 어머니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또한 자녀의 양육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는 시기가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20세 이하의 자녀를 둔 30~40대 어머니를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연구 참여의사를 밝힌 11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주요 연구 참여자(key informant)를 시작으로 점차 소개를 받아가는 스노우볼링 (snowballing) 방식을 통해 대상자를 점진적으로 확보해나갔다.

연구 참여자 정보는 [표 1]과 같이 평균 연령은 37.9 세로 직업을 가진 경우는 4명이었으며, 나머지 7명은 모두 전업주부이었다. 백신 2차와 3차 접종자는 각각 5 명이었고, 미접종자는 1명이었다.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2명, 전문대 졸업 3명, 대학교 졸업 4명, 대학원 졸업 2명이었다. 자녀들의 평균 연령은 9.1세이었고 자녀 수는 2명인 경우가 7명, 1명인 경우가 4명이었다. 가족 형태는 모두 3~4인의 핵가족이었으며, 가구소득이 500만 원대 이상인 경우가 4명이었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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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절차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질적연구의 자료 수집방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법인 심층면담(in-depth interview)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단순인터뷰와 달리 연구 참여자의 삶의 맥락에 대한 이해를 요한다는 점에서 특수한 의미를 지닌다.

인터뷰 장소와 시간은 사전에 논의 후 연구 참여자가 가장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하였으며, 코로나19 특성상 대면 및 비대면 인터뷰를 병행하여 2021년 12월 한 달간 실시하였다. 인터뷰 진행은 영양사 면허와 상담교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상담센터에서 1년 이상 수련을 거친 연구자에 의해 수행되었다. 연구 참여자별로 2회 이상의 인터뷰가 이루어졌으며, 인터뷰 소요시간은 평균적으로 1시간 정도였다. 인터뷰 전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를 위한 녹취기록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녹음 시작 이후 한 번 더 연구 참여 의사 및 녹취 동의를 구하였다. 이어서 모든 자료는 익명으로 표시되고, 연구 이외의 어떠한 목적으로도 활용되지 않으며, 연구 종료 후에는 모든 자료가 폐기될 예정임을 안내하였다.

1차 인터뷰는 연구 참여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고 2차 인터뷰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예비조사의 목적으로 반구조화 형식으로 수행되었다. 2차 인터뷰는 1차 인터뷰 자료 분석 결과와 관련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연구 질문의 신뢰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구조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 종료 후 필요에 따라서 유선으로 추가인터뷰를 통해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였다.

연구 참여자와의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기 전 연구목적과 유사한 선행연구들을 참고하여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질문지는 코로나19 이후 자녀의 식사 준비로 인한 어머니의 스트레스[12][13],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변화[6][18][19],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 습득과 실천[17][19] 등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문항 중 배달음식 이용빈도 변화, 온라인 장보기 빈도 변화, 외식 빈도 변화, 식품성분표시 확인빈도에 대한 응답은 5점 척도로 구성하였다. 이렇게 구성된 질문지는 식품분야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고 예비조사를 통해 질문을 구체화한 후 수정 및 보완하였다.

주제1. 코로나19 이후 어머니의 가정 내 식사준비 스트레스

1.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준비 시 가장 스트레스를 촉발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2. 먹거리 준비와 관련된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떠한 감정과 생각을 느끼는가?

주제2.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소비패턴 및 준비 변화

1. 배달음식 주문 빈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2. 온라인 장보기 빈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3. 외식(가정 밖 식사) 빈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4. 가정 내 먹거리 준비는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주제3.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정보와 건강

1.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는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습득하는가?

2. 먹거리 구매 시 식품성분표시를 확인하는가?

3. 건강기능식품 구매와 섭취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가?

3. 자료 분석 및 감수

분석 과정에 있어서는 연구 참여자의 전수녹취 (complete transcript)를 사용해 녹취 기반 분석 (transcript-based analysis)을 수행하였다.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연구자들이 직접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작성된 녹취록을 기반으로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이후 감수를 진행하였다. 분석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다. 먼저, 분석 시에는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연구자의 의견보다 연구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였다. 동시에 연구자들이 인터뷰 자료를 읽고 영역 및 주제별로 범주화 작업을 하였다. 문장 전체의 의미, 어휘(축약어, 비어, 은어 등)를 최대한 반영해가면서 의미단위들로 자료를 묶었다. 이를 통해 추출된 중심주제와 키워드는 논의를 거쳐 감수가 진행되었다. 이후 보완과 재감수를 거듭하면서 자료를 정밀하게 확인했다. 이러한 분석과 감수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 참여자들의 서술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코로나19 이후 어머니의 식사준비 스트레스

코로나 19 이후 다른 무엇보다 자녀들의 식사 준비는 어머니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연구 참여자들이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문제는 자녀들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급식이 중단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이었다. 이는 가사노동 절대량의 증가로 이어지며, 그 중에서도 식사준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아침(밥) 하고 치우고 나면 점심(밥) 해야 되고, 그러고 나면 또 저녁(밥) 해야 되고, 저야 그냥 한 끼 때운다고 칠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못하니까 … 챙겨줘야 되잖아요. 집에서 해먹는 것 자체가 좀 많이 힘이들죠” (연구 참여자 D)

“애기가 엄마 ‘껌딱지’다보니까 둘째를 안고 있으면서 첫째 밥을 해줘야 할 때도 있고 그런 게 체력적인 면에서는 아무래도 …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애들이 안 먹어줄 때 좀....그래요” (연구 참여자 H)

그나마 배우자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우에는 가사노동이 비교적 완화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30대 초반의 연구 참여자인 J와 K에게서만 나타났고, 40대의 경우 모든 연구 참여자가 여성 홀로 음식을 전담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는 사실 오히려 오빠(배우자)가 재택을 하다보니까 육아가 좀 더 편해진 측면이 있어요. 그전까지는 육아비율이 7(본인):3(배우자)이었다면 지금은 3:7정도...?(웃음) 그런데 그래도 그게 편하지만은 않죠. … 사실 제가 아이를 낳기 전에는 13kg를 2시간씩 들고 있을 일이 뭐가 있었겠어요. 그게 힘이 딸리니까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재택 되고 나서는 남편이 많이 하니까...(도움이 되죠)” (연구 참여자 K)

반면, 직장이 있는 여성의 경우 아이들의 식사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고 응답한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였다. 또한 “손수 음식을 해줄 수 없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이들에게는 동시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인스턴트 음식 먹는 게 걱정이 되면서도 그걸 제어하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 손수 뭘 잘 해줄 수 없으니까 영양적인 면들이 신경이 쓰이죠. 그런데 주중에는 전혀 신경을 써주지를 못하고 있으니까...” (연구 참여자 A)

“아이가 어린이집을 안가면 밥을 챙기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가공식품이랑 간식을 더 많이 줄 수밖에 없고 … 그냥 밥을 하는 자체가 부담이었죠.” (연구 참여자 F)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자녀를 위한 먹거리 준비는 영유아 기부터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에 있어 매우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경우 돌봄의 분담이 잘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단 두 명의 연구참여자에 불과하였다. 직업의 유무와 상관없이 대부분 어머니가 아이의 먹거리 돌봄을 전담하고 있었으며, 코로나로 인해 아이의 식사를 책임지지 못할 경우 이는 아이에 대한 미안함 혹은 어머니로써 의무를 다하지 못함에 대한 죄책감으로까지 이어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은 비단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어머니가 음식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2.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변화

2.1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고, 야외활동이 자제되면서 이는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로 직결되었다. [표 2]와 같이 먹거리 소비패턴에 대해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일관된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배달과 온라인 장보기는 뚜렷하게 늘어난 반면 집 밖에서 외식을 하는 경우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도 확인된 바와 유사한 결과이었다.

표 2.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소비패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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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문항은 5점 척도를 통해 평가되었다.

2) 1=매우 줄었다, 2=약간 줄었다, 3=비슷하다, 4=약간 늘었다, 5=매우 늘었다.

3) mean(±S.D.)

또한 먹거리 주요 구매경로와 구매결정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는 아래 [표 3]과 같았다.

표 3. 먹거리 주요 구매경로 및 구매결정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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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참여자 대부분은 본인과 배우자의 식사를 위해서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여도 자녀의 음식만큼은 직접 조리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는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확연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녀가 일반식을 하더라도 만 5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 배달음식을 아이에게 전혀 먹이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연구 참여자 중 I의 경우는 주 7회 이상 배달음식을 주문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배달음식의 이용이 잦은 편에 속하였다. I는 “일단 나랑 오빠(배우자)도 음식 하는 게 귀찮고 번거로우니까 시켜먹을 때가 워낙 많고 … 아이를 위해서도 유아식을 비롯해 배달을 이것저것 해본 편”이라고 했는데, 편리성은 있었지만 아이가 잘 먹지도 않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일반식을 배달해서 아이도 같이 먹는 경우가 많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아이 입맛을 버려놓은 것 같다”면서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줘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K는 밀키트를 주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때 밀키트 선택 기준에 노동력의 최소화가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였다.

“샤브샤브 같은 것 밀키트 구매하는데, 그거 사실 배달음식 아니에요? 밀키트 배달, 그거 너무 맛있어 … 한 번은 제가 하나로마트를 한번은 갔거든요. 그런데 밀키트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밀키트라고 있는 게 배추, 소고기 덩어리 이렇게 들었는데 그럼 그 말은 내가 직접 배추에 고기를 올려서 해야 한다는 말이잖아요, 너무 귀찮게... 하지 않았어요. 일단 내 노동이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건 밀키트가 아닌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 K)

코로나19 이전에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았으나, 코로나 이후 온라인쇼핑과 동네 마트의 이용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동네마트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근처에서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며 “아무래도 대형마트의 경우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전에 비해 꺼려진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다.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오프라인을 주요한 장보기 경로로 이용하는 경우는 2명의 연구 참여자에 불과했으며, 이외에는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중 연구 참여자 I와 K는 특히 유기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장을 볼 때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하였다. 그 중에서도 K는 평소에도 아이의 음식에 있어 유기농 및 무농약 먹거리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고 이야기하면서 화성시에서 정책적으로 임산부 영유아 부모에게 제공되는 꾸러미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연구 참여자 I 또한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자 최근 유기농 매장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경험이 있었다.

“정부에서 일정금액을 지원해주고 제가 돈을 쪼끔만 내면 이게(배달되는 식재료가) 다 유기농인거에요. 그러니까 이게 배달도 빠르고, 다 유기농에 무농약에 그러니까 믿고....” (연구 참여자 K)

“마트에서 장 보는걸 좋아하는데 최근 자연드림 조합원에 가입을 했었어. 거기 것을 믿고 ‘애한테 조금이라도 더 좋은걸 줘야겠다.’ 하고...” (연구 참여자 I)

이들의 공통점은 연구 참여자 중 비교적 젊은 30대 초반이며, 또래에 비해 가구소득이 높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평소 유기농식품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는 K는 주변의 또래 엄마들과 관련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논문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 아이에게 “좋은 음식” 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둘 모두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부부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는 노동력을 최소화하기를 원하는듯하였다.

반면, 자녀가 학령기인 경우에는 자녀를 위한 음식이라 하더라도 배달음식의 빈도가 확연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기의 경우 양육자가 자녀의 먹거리 소비 및 행동을 모두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40대의 가정주부의 경우 자녀의 선호에 따라 배달음식을 주문한다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2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준비 변화

“집에서는 제가 요리를 하게 되면 튀긴 닭 이런 것 보다는 백숙을 한번 해준다던지 김밥이라든지... 나물이 들어있으니까, 그래도 집에서 이렇게 조리할 수 있는 건 제가 하고 그렇게 다양하게 골고루 ….” (연구 참여자 A)

중등교사로 일과 양육을 병행하고 있는 연구 참여자 A는 영양에 보다 신경을 쓰게 된 것이 코로나 이후 자녀의 먹거리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큰 변화라고 꼽았다. 그는 주중에는 어쩔 수 없이 대부분 배달음식을 주문하더라도 집에 제철 과일이 떨어지지 않게끔 함으로써 비타민을 보충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주말에라도 손수 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앞서 그가 보인 코로나19 이후 음식준비의 어려움과도 일맥상통 한다. 그에게 “손수 해주는 음식”은 ‘어머니가 해주는 건강한 음식’을 의미하는 듯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음식” 즉, 그의 설명에 따르면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들”은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어머니로써의 무게감이 한 꺼풀 덧씌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코로나19 이후 식사준비 시 가장 큰 변화는 “신선함 음식의 섭취”로 나타났다. A를 비롯해 많은 연구 참여자들이 배달음식의 섭취빈도가 늘어남에 따라서 야채나 과일 등 “신선한 음식”을 먹어줘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하였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많은 경우, 특히나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서 배달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음을 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직접 해주는 음식만이라도 건강한 음식 위주로 해주려고 한다”고 응답하곤 하였다.

인터뷰 결과 대부분의 어머니가 아이의 식사 준비에 있어서 신선도와 함께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골고루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여기에서 “골고루”라고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비타민 혹은 단백질로 나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서 본 A는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를 위해 과일 섭취에 집중한 반면, 연구 참여자 B와 C는 고기 위주의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영양소를 골고루 챙기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단백질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육류나 이런 게 단백질이 많으니까 아이 메뉴는 고기를 빼지 않고 주려고 하고 있어요.” (연구 참여자 B)

“면역력이 중요하잖아요, 그러려면 골고루 먹어야 하고... 그런데 그 중에서도 단백질이 좀 중요할 것 같아서 접종 이후에나 그럴 때 고기나 곰탕 이런 것들을 좀 챙겨주고 했죠.” (연구 참여자 C)

미루어 보아 코로나19 이후 식단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배달음식에 대한 경각심이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불안을 소거하고자 “신선한 식품”을 “골고루” 제공해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모습이 많은 연구참여자에게서 보였다.

3.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정보와 건강

3.1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 습득

연구 참여자들은 대체로 먹거리 관련 정보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연구 참여자들이 주로 먹거리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는 온라인, 지인의 추천, 서적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특히, 온라인과 지인의 경험에 따른 추천은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이 가장 폭넓게 먹거리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였다. 온라인을 통해 먹거리 정보를 얻는 경우에는 포털사이트 검색 및 블로그(Blog)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온라인 카페와 유튜브(Youtube) 가 언급되었다.

표 4.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 주요 습득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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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에서 주로 검색해서 보고, 요리 만드는 방법 같은 것은 유튜브가 잘 나와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유튜브를 많이 활용하는 것 같아요. 특히 이유식 만들고 할 때는 거의 블로그나 유튜브만 봤어요.” (연구 참여자 J)

또한 영유아기 자녀들을 둔 엄마의 경우 공통 적으로 유아서적 및 이유식 서적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I의 경우 아이가 음식을 많이 가려 더욱 고생이 많았다고 토로하면서 아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먹거리 정보를 습득하고자 노력하였다.

한편,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배우자 또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K의 경우에는 “근거가 확실한 서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즉 “논문 등이 레퍼런스(reference)로 있는 책” 같은 것을 신뢰할 만 한 서적으로 꼽았으며 이를 활용해 건강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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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구 참여자 I의 이유식 관련 서적

3.2 식품성분표시 확인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은 [표 5]와 같이 장을 보거나 먹거리를 선택할 때 식품성분표시를 확인하는 편이며, 이는 구매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하였다. 주요하게 확인하는 사항은 공통적으로 원산지, 식품첨가물, 당류, 나트륨 함량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당류는 음료 및 스낵류 구매 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제조일자를 확인하였는데, 이는 식단 변화에서 신선도를 신경 쓰게 되었다는 부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열량과 지방 함량 등도 중요한 식품 정보 중 하나로 언급되었다.

표 5. 식품성분표시 확인 수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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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문항은 5점 척도를 통해 평가되었다.

2) 1=전혀 보지 않는다, 2=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3=보통이다, 4=자주 보는 편이다, 5=항상 본다.

3) mean(±S.D.)

한편, 연구 참여자 G과 H는 평소 양육에 있어 먹거리에 대한 정보에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했으며, 식품성분표시 또한 전혀 확인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G와 H는 연구 참여자 중에서 유일하게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학력이 먹거리 정보에 대한 관심 및 식품 성분표시 확인 수준에 있어 하나의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일면 시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사실 음식이나 영양 이런 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이라서 … 나는 사실 우리 애가 우유를 소화를 못 시킨대요. 그것도 최근에 알았어. 그래가지고 뭐 소화 잘되는 우유가 따로 있다고 해가지고 유당 어쩌고... 그래서 우유도 최근 들어서야 바꾸게 됐어요.” (연구 참여자 G)

3.3 건강기능식품 구매 및 섭취

본 연구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기존에 섭취하던 건강기능식품 이외에 새로운 제품을 추가로 구매해 섭취하거나, 이전에 비해 꾸준히 섭취하게 된 경우가 있었다. 김문숙과 정복미(2021)의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의 확산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기능식품시장의 급성장은 본인 및 가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에 기인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18].

표 6. 섭취 중인 건강기능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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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중에서도 가장 자주 섭취하는 종류는 종합비타민이었다. C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가족들의 종합비타민을 구매 및 섭취했는데, “면역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은 마음이라고 하였다. 연구참여자 E 또한 가족 모두가 종합비타민을 섭취하였는데, 이전까지는 드문드문 섭취하였다면 코로나 이후로는 꾸준히 섭취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더불어 E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를 위해 프로폴리스를 새롭게 구매했으며, 이 또한 면역력 증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특징적인 점은 부부보다는 자녀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이 추가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청소년기 미만의 아동은 아직 백신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불안감으로 자녀의 면역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및 제언

코로나19는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열었다고 불릴 만큼 우리의 삶 전반에 있어 큰 변화를 가져왔다.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이고 식생활에 있어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권고, 그리고 음식점의 단축영업 지침에 따라 먹거리의 유통 및 소비 또한 필연적으로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어머니는 한 가정의 돌봄 주체로써 가족들의 먹거리를 전담하는 위치에 있었고,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구성원들이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에 대한 부담 및 책임감 또한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적 조사를 통해 식사준비의 어려움과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한 실증적인 현상 자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조사한 연구는 지금까지 미흡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본 연구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시대와 급격한 사회변화 가운데 가정 내에서 주요 양육자이자 가정을 돌보는 주체인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질적연구를 수행하였다. 첫째, 어머니가 경험하는 먹거리 준비의 어려움과 가정 내의 변화를 조명하고자 하였다. 둘째, 가정 내 식사가 증가함에 어머니들은 자녀들을 위한 먹거리 측면에 있어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그 소비패턴의 변화를 살피고자 하였다. 셋째,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와 어떠한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덧붙여 건강 및 식품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의 섭취에 대해서 함께 조명함으로써 코로나 이후 가정의 식생활 전반을 아우르고자 하였다.

연구 참여자로는 만 20세 이하의 자녀를 둔 30~40 대의 어머니 11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심층인터뷰를 수행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어머니의 식사준비 및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음은 물론, 한국사회의 문화적 특수성 가운데 어머니의 위치에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우선, 자녀들의 비대면 교육의 실시는 어머니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으며 가사노동 전반의 비중을 상승시켰다. 그 중에서도 자녀들을 위한 식사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워킹맘의 경우 그 부담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식사 준비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매 끼니마다 새롭게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이었다. 배우자의 재택근무에 따라 노동의 강도가 낮아진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연령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배우자와 번갈아 가면서 먹거리를 준비하는 경우는 2명에 불과했으며, 이를 제외한 9명의 연구 참여자들은 먹거리 준비를 전담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를 5점 척도를 사용해 살펴 본 결과, 점수가 높을수록 빈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는데 외식 빈도 점수는 평균 1.5점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이에 비해 배달음식 주문 빈도 점수는 평균 4.4점으로 확연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달음식 주문방법으로는 매장에 직접 전화를 하기 보다는 대부분이 ‘배달의 민족’(7명)과 ‘쿠팡이츠’(2명) 등 배달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온라인을 통해 장을 보는 빈도 또한 평균 4.1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이 가장 높은 빈도로 이용하고 있는 채널은 ‘쿠팡프레시’(7명)였으며, 30대는 평균 2개 이상의 채널을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이때 먹거리 구매 결정 요인은 자녀의 선호가 5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그 중 3명이 학령기 이상의 자녀를 둔 경우였다. 그 외에는 자녀의 면역력(2명)과 먹거리의 유기농 여부(2명)가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 참여자인 어머니들은 배달음식을 “인스턴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인스턴트의 과량섭취에 따른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내비췄다. 따라서 직접 음식을 준비할 때만이라도 “신선도”에 중점을 둔 채소 위주의 식사를 자녀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자녀가 5세 미만인 경우에는 배달음식을 주문하더라도 부부를 위한 경우가 많았고 자녀를 위한 음식은 별도로 유기농 식품으로 주문하거나 직접 조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유기농 먹거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2명의 연구참여자는 학력과 가구소득 수준이 다른 연구 참여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 학력과 가구소득이 먹거리 구매 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끝으로,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온라인(10명), 주변의 지인(7명), 서적(4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온라인과 주변 지인의 경험에 기반을 둔 추천은 모든 연령대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면 서적은 자녀의 연령이 어린 연구 참여자들 사이에서 주로 이용되었다. 그 중에서도 연구 참여자의 학력이 가장 높은 경우 서적의 근거를 꼼꼼히 따지고, 논문 등을 추가 적으로 보기도 하는 등 정보습득에 있어 더욱 넓은 반경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먹거리 구매 시 식품성분표시 확인 수준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평균 3.5점으로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이 먹거리 선택 시 식품성분표시를 확인함을 알 수 있었다. 식품성분표시를 확인할 때 주요 확인 항목은 원산지(5명), 식품첨가물(5명), 당류(5명), 나트륨(4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40대에서는 2명이 열량을 확인한다고 응답했으며, 30대에서는 2명이 제조일을 확인한다고 응답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에 반해 2 명의 대상자들은 먹거리 관련 정보에 전혀 관심이 없고 식품 성분표시 또한 전혀 확인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이들은 연구 참여자 중에서 가장 학력이 낮다는 공통점을 보여 학력이 먹거리 및 건강관련 정보 확인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추측되었다. 또한 코로나 19 이후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가적으로 구입한 건강기능식품은 종합비타민, 비타민C, 프로폴리스가 대표적이었다. 이는 면역력 상승이 주요한 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와 같이 어머니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자녀들의 식사준비에 매우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에는 한국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중첩적으로 작용하여 여전히 어머니가 가정 및 자녀 돌봄의 주체로써 그 부담을 책임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그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어머니로써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끊임없이 건강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을 소거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에 있어서는 각 개인이 처한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먹거리를 선택하고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어머니의 연령과 자녀의 연령, 가구소득, 최종학력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질적 조사는 그 특성상 필연적으로 모든 요인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며, 본연구는 연구 참여자가 다른 연구 참여자를 소개하는 스노우볼링 방식으로 이루어졌기에 표본이 편포될 여지가 있어 모집단의 먹거리 소비패턴을 대표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거주지가 각자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역에 따른 특수성을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별로 보다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가운데 모든 연구자와 대면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몇몇의 경우 유선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는 점은 연구의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는 질적연구에 있어서 방법론적 문제로 이어지며, 비대면 사회로 전환된 상황에서 질적조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은 어떻게 연구 참여자들의 인터뷰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보다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후속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 방법적 측면에서 보다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질적연구를 통해 코로나 19 이후 가정 내 먹거리 소비패턴의 변화를 넘어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영유아와 어린이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식사준비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건강한 면역체계 유지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 고위험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건강하고 안전한 가정 내 먹거리 지침과 함께 식생활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한 코로나 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건강을 추구하되 편의성을 갖춘 밀키트 수요가 온라인 구독 플랫폼을 기반으로 급증하였기에 영유아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종류의 유기농 밀키트 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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