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화재 발생 시 신속한 긴급 상황 전파와 초동 대응은 인명 피해를 막고 물적 손실도 최소화하는 매우 중요한 조치이다. 그러나 사람이 긴급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전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소방시설관리시스템(이하 ‘소방시스템’)으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개발하여 널리 활용하고 있다.
자동화재탐지설비는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 건물 내의 열(온도)과 빛(광원), 연기(대기환경)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비상상황 발생 시 경종(비상벨) 등의 경보설비를 가동하여 상주인원의 신속한 대피를 유도하고 스프링클러 등 연동 소화설비를 작동시킨다(그림 1 참조). 또한 해당 건물을 관할하는 소방서에도 화재 발생을 알려, 사람의 신고 없이도 소방서의 빠른 출동과 초동 대응을 도울 수 있다[1]. 이를 통해 화재를 조기에 발견하고, 상주인원의 신속한 대피와 초기 진압을 가능하게 하여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림 1) 자동화재탐지설비 구성도(P형)
(Figure 1) Automatic Fire Detection Facility
* 출처 : 국민안전처·한국소방안전협회(2016)
자동화재탐지설비는 기본적으로 종단저항이 설치되어있어 적은 전류만 흐르는 상태에 있으나, 화재상황 탐지 등으로 일정치 이상의 전류가 흐르게 되면 계전기가 작동하여 연동 소방시설들이 자동으로 동작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또한 발신기를 통해 사람이 수동으로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그림 2 참조).
(그림 2) 자동화재탐지설비 회로 간략도(P형)
(Figure 2) Circuit Design for Automatic Fire Detection Facility
* 출처 : 중앙소방학교 '예방실무I' 교육자료(2017)
자동화재탐지설비는 신호전송방식에 따라 공통신호방식인 P형과 고유신호방식인 R형으로 나뉜다. P형 설비는 별도의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신기에 전류 흐름만으로 직접 화재상황을 전송하므로 특정 화재 위치를 판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R형 설비는 중계기를 사용하여 특정 위치에서의 화재탐지를 고유 신호로 전환하여 수신기에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P형은 주로 소규모 건물에 설치되고, R형은 대형 건물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다(그림 3 참조).
(그림 3) P형·R형 설비, 공통신호·고유신호의 구분
(Figure 3) Classification of Sensor Types and Facilities
* 출처 : 중앙소방학교 '예방실무I' 교육자료(2017)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조에서는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된 건물에 해당 건물의 규모, 수용인원, 용도 등을 고려하여 소방시설을 적절히 설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최근 고층·복합건물이 증가하고, 기존 건물도 리모델링 등을 통해 고도화되면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한 건물도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요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방시스템은 기계적 알고리즘으로 상황을 감지하는 특성 상, 화재가 아님에도 ‘화재’로 상황을 오인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시스템 고장 등의 장애로 인한 오작동뿐 아니라, 화재가 아님에도 상황을 잘못 감지하여 시스템이 동작하는 비화재보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시스템을 설치·구축하는 건물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와 비례하게 시스템 오작동과 그로 인한 오인출동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서울시에서 경보 오동작에 의한 화재 오인출동 횟수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 참조).
특히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2019년 김포 요양병원 등 주요 화재 인명피해 발생원인 중 하나로 소방시설의미작동이 지적되면서,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시스템의 잦은 오작동으로 언론에서도 신뢰성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표 1) 서울시 화재 오인출동현황(경보오동작 원인) 통계
(Table 1) Statistics on the current status of fire alarms in Seoul (causes of false alarms)
*출처 : 서울 열린데이터광장(data.seoul.go.kr, 2020)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오류 신호가 자주 발생하면 관할소방서의 불필요한 인력 소모가 발생하고 피로도 또한 높아지며, 동시간대 다른 지점에서의 실제 화재 발생 시 상황 대처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건물 내 상주 인원은 잦은 화재알람으로 인한 소음으로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화재경보를 신뢰하지 않게 될 수 있으며, 시스템 전원 차단 등으로 이어져 실제 화재 시 신속한 대피와 초기 진압에 실패하여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2]. 자동화재탐지설비 설치 건물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인 출동과 전원 차단 등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 개선과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오류를 개선하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기술적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2][3][4][5]. 이와 같은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오류를 줄이고 성능을 개선하려면 시스템 자체의 기술적 요소와 함께, 건물의 구조적 특성과 주용도, 내부 환경의 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건물의 구조적 특성과 환경 변화에 따라 시스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는 연구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례로 경남 진주시의 10년 간 축적된 화재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에 따르면, 시설의 종류에 따라 화재 발생 의상 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주거·공업지역과 다르게 중심상업지역에 화재위험도가 높은 시설이 집중 분포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 화재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6].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노후화된 건물 및 지역 환경에서 화재발생의 빈도와 안전관리 부족 등으로 위한 위험성이 커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도 나타났다[7][8]. 이와 같이 시설의 종류, 특성과 지역적 차이, 노후화 정도 등 건물 내·외부 환경에 따라 화재발생의 빈도 및 위험도가 다른 만큼, 자동화재탐지설비도 건물의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건물 특성이나 환경에 따른 민감성을 반영하여, 알맞은 시스템운영과 시설 환경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화재발생 영향 요인으로 건물 특성과 외부 환경에 주목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도수차례 진행되어 왔다. 특히 화재상황 인지 및 사고 예측을 위한 기술들이 다양하게 도입되면서 분석방법 또한 고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화재탐지 정확성 향상을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IoT) 단말기를 활용하는 것도 주목받고 있다. 시스템이 감지한 화재정보를 IoT 단말기가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관할소방서 및 유관 연구기관에서 분석·조치하도록 돕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비롯한 자동화된 소방시스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성과를 이룬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미국 뉴욕에서는 5개 기관의 데이터를 모아 약 60개의 위험요소를 분류하고, 각 요소들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하여 화재에 가장 취약한 건물의 목록을 생성하고 알맞게 대응하는 Firecast 시스템을 RBIS(Risk Based Inspection System, 위험기반 검사시스템)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9][10].
최근 국내 전문 연구기관에서도 IoT 기능 등을 도입하여 다양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재상황 탐지 정확성을 높이고 빠른 긴급대응을 돕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다중 센서 기능을 활용하여 화재탐지 정확도 향상을 시도한 연구, 어두운 지하공동구 내 화재탐지를 위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연구 등을 통해 화재상황 발생 시 대응력을 향상시키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11][12]. 그 밖에도 건물의 내· 외부 환경에 따른 화재위험도 측정 및 이상징후 예측, 영상 및 사진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이용한 화재탐지 학습 및 예측모델 개발, 공간정보 기술(GIS)을 활용한 화재위험등급 분류 및 화재취약지역 발굴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를 화재 등 긴급재난 상황 대비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13][14][15][16][17].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화재탐지 및 대비 기술과 알고리즘 고도화는 많은 건물의 안전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서울시의 경우「2020 스마트도시 및 정보화 시행계획」에 따라 2019년부터 서울소방재난본부 주관으로 IoT단말기와 연동된 실시간 소방시설관리시스템을 주요 건물에 국내 최초로 구축·운영하기 시작했다. 다만 설치 이후에도 오류 발생 없이 실제 화재를 탐지하는 안정화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소방시스템의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문제점을 진단하여 단계적으로 기능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초기에 불과하나 현 시점까지 모인 화재수신기 이벤트 기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방시스템의 효율적 운영과 점검을 계획하여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향후에는 오류신호와 정상신호를 선별하기 위해 일정 주기에 따라 건물 환경 데이터를 기록하여, 실제 화재상황 탐지의 정확성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 적용하면 상주인원의 신속한 대피와 초동 대응에 큰 역할에 기여하고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공공 부문 주도의 IoT 소방시설관리시스템 최초 도입으로, 시스템의 빠른 보급 확대와 안전사고 대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해당 시스템이 비교적 최근 도입·설치되고 있기 때문에(2019~2020년),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배경에 따라, 이번 연구는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의 실시간 소방시설관리시스템 화재알람 기록데이터를 분석하여 건물 특성 및 시간적 변화와 화재 알람 발생횟수의 상관성과 주요 영향요인을 알아내고자 한다. 즉, 건물 및 소방시스템의 특성과 계절적·시간적 요인에 따라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오작동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알리려는 것에 연구의 기본적인 목적이 있다. 나아가 각 건물 특성별 화재알람 발생 영향요인과 집중적 발생 시간대를 파악하여, 건물 및 소방시스템 안전점검계획에도 일정 수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연구 설계
2.1 분석 대상 및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는 데이터는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소방시설관리시스템의 화재 알람 발생 기록 데이터이다. 이 시스템에는 ‘특정소방대상물’ 로 지정된 건물들의 화재알람 발생을 포함한 화재 수신기 이벤트 내용들이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화재수신기가 화재 상황 및 고장, 경종차단 등 소방시스템 내 이벤트를 탐지하면, 함께 설치된 IoT단말기가 해당 정보를 데이터화하여 수집 및 기록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이 기록들 중 2019년 1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9개월 간 유의미하게 수집된 기록이 있는 총 714 개소의 특정소방대상물 지정 건물을 대상으로 하였다. 다만 소방서의 실제 화재출동 기록과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기록이 비화재보 등의 오류신호 기록이었다. 시스템 운영 초기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아직 시스템의 안정화와 정교한 정비가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2 연구모델링 및 분석방법
이번 분석에서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실제적인 점검과 내부 환경 조사의 효율성을 높여주기 위해 화재알람 발생의 영향요인 탐색과 최적의 점검·환경 조사 시간을 추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하였다.
설계한 연구 방법과 모델에 따른 연구 순서와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화재알람의 발생횟수를 비롯한 주요 변수의 기초통계량을 산출하여 각 변수의 개별적 특성을 파악한다. 둘째로 화재알람 발생에 영향을 미친 건물 및 시스템 특성을 회귀분석으로 확인한다. 공공기관 여부, 건물의 층 구성, 상주인원, 수용인원, 점검일수, 고장일수, 경종차단일수, 전원경보일수 등을 독립변수로 활용하며, 건물의 주용도를 별도 구분하여 각각 회귀분석을 실시한다. 그리고 월, 요일, 시간대별 화재 알람 발생 현황을 그래프로 시각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회귀분석 결과와 결합하여 특히 주목해야 할 요인들을 확인하고 소방시설의 점검·조사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연구 모델링에 따라 설계한 연구 모형은 그림 4와 같으며, 분석 방법은 표 2와 같다.
(그림 4) 연구 모형
(Figure 4) Research Mode
(표 2) 세부 연구 내용 및 방법
(Table 2) Research Process and Method
2.3 변수설명 및 기술통계
이번 분석에서 활용하는 주요 변수들의 구성과 내용을 설명하면 표 3과 같다. 변수 선택에 있어서는 화재 알람 발생 횟수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특성 중 연속형 변수 (Continuous Variables) 형태의 특성과 5개 미만 하위범주가 전체집단의 약 80%를 차지하는 범주형 변수(Categorical Variables) 특성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주요 특성들을 건물의 특성과 소방시스템(자동화재탐지설비)의 특성으로 다시 구분하였다. 그밖에 건물의 양식(건축 재료)과 구조도 건물 특성 변수 중 하나로 고려되었으나, 모든 건물이 철근콘크리트 양식으로 파악되어 변수에서 제외하였다.
(표 3) 주요 변수 형식 및 내용
(Table 3) Measurement Instruments
이번 분석에 활용한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은 표 4와 같다. 기술통계를 산출한 결과, 주요 영향요인들이 비교적 낮은 집중치(평균, 중앙값)에 비해 매우 높은 분산치 (표준편차)를 나타내어, 분석 대상 건물들마다 개별적인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극소수의 대규모 건물들은 대다수의 중‧소규모 건물들과 여러 변수들에서 극심한 편차를 보였다.
(표 4) 주요 변수 기술통계표
(Table 4) Descriptive Statistics
3. 분석 결과
3.1 건물의 규모가 화재알람에 미치는 영향
이번 연구의 핵심 변수는 '화재알람 발생횟수'이다. 이 화재 알람 발생횟수는 개별적인 감지기의 화재감지를 통해 데이터 기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설치 수가 많아질수록 횟수가 크게 증가할 개연성을 가진다. 그리고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감지기 설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건물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화재 알람의 전체 발생횟수는 필연적으로 연면적과 같은 건물의 규모에 결정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관련 법적 근거에서도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자동화재탐지설비 및 시각경보장치의 화재안전기준』 고시에는 건물의 높이 및 단위 면적 등에 따른 자동화재탐지설비 설치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즉 규모에 따라 일정 간격으로 화재감지기를 비롯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여럿 설치하여 화재 상황을 감지하고 상황발생 시 이를 모두 기록한다. 결론적으로, 규모가 큰 건물에서는 여러 위치에서 화재감지기가 상황을 탐지하고, 마치 화재가 대량 발생한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가 기록된다.
표 5와 같이 이번 분석 데이터에서 화재알람 발생 횟수가 최상위권에 속하는 10개 건물의 화재발생 기록을 대조해 보았다. 그 결과, 7개의 건물이 연면적 상위 100위권에 속하는 건물로 나타났다. 자동화재탐지설비 수는 3개 건물만이 상위 100위권이었으나, 200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8개 건물이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5) 화재알람 발생횟수 순위별 연면적, 자동화재탐지설비 수
(Table 5) Statics for Fire Alarm Occurrences
또한 그림 5는 전체 건물의 연면적(점 크기), 자동화재탐지설비 수(X축), 화재알람 발생횟수(Y축)의 관계를 나타낸 것인데, 전체적으로 연면적의 크기가 큰 건물이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설치된 수가 많고, 그에 따라 화재 알람의 발생횟수도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함을 알 수 있다.
(그림 5) 연면적-자동화재탐지설비 수-화재알람 발생횟수 간 상관관계 산점도
(Figure 5) Correlation Scatter Plot Diagram
이와 같이 화재알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건물 규모(연면적)와 자동화재탐지설비 개수 관련 변수는 사전에 통제를 하거나, 일정 시간동안 동시에 울린 알람의 기록을 묶어서 변수를 재정의한 뒤 다른 영향요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비슷한 흐름에 따라 화재수신기의 종류와 공공기관 여부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화재수신기의 종류는 P형과 R형으로 구분된다. P형은 중계기가 없는 단순한 구조를 이루고 있고, R형은 중계기를 통해 화재신호가 전달되는 비교적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규모가 크고 복잡한 건물에는 주로 R형 수신기가 이용된다. 『소방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제 83조(자동화재탐지설비의 수신기)에 해당 내용이 설명되어 있다.
이와 같은 수신기의 종류에 따라 화재알람 발생 횟수를 비교하면 표 6과 같다. R형 수신기가 P형보다 비교적 적은 건물에 설치되어 있음에도, 화재알람은 전반적으로 P 형보다 R형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이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건물의 특성과 유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하게 공공/민간건물에 따라 분류한 경우에도, 공공기관보다 민간 소유 건물이 수가 적음에도 화재알람 발생 횟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분석 대상 건물에서 공공기관 (26.3%)보다 민간 건물(88.0%)이 R형 수신기를 더 많이 도입하고 있어, 기관 특성과 수신기 종류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표 6) 수신기 종류와 공공기관 비중 및 화재알람 발생 횟수와의 관계 기술통계표
(Table 6) Descriptive Statistics for Relation between Receiver Type and Public Institutions and the Frequency of Fire Alarms
3.2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이 화재 알람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건물의 주요 특성이 화재알람 발생횟수에 미치는 영향을 다중회귀분석으로 살펴보았다. 다중 회귀분석은 여러 독립변수가 있을 때 종속변수에 미치는 각각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비교하고, 변수 간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할 때 활용한다[18]. 축적된 화재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건물 및 지역적 특성에 따른 화재 사고 발생의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연구에서도 회귀분석을 활용한 바 있어[19], 이를 참고하여 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에 앞서 건물의 규모가 화재알람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화재알람 발생 횟수를 건물 연면적으로 나누어 규모 요인을 통제하고, 이 변수를 표준화하여 나타낸 화재알람 발생횟수를 종속변수로 규정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전체 회귀분석을 실시한 뒤, 수신기의 종류와 건물 용도에 따라 데이터를 나누어 영향요인의 세부적 차이를 검토하였다.
전체 데이터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건물에 설치된 수신기의 종류가 R형일 때(유의수준 0.05 이내), 지하 층수가 적을수록, 고장일수와 경종차단일수가 많을수록, 점검일수가 적을수록(유의수준 0.05 이내) 화재알람의 발생 횟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건물인 경우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0.05 수준에서 유의하였다(표 7 참조).
(표 7)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
(Table 7)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by Building and Firefighting Systems
또한 위의 결과가 자동화재탐지설비의 수신기 종류(P 형/R형)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 수신기 종류에 따라 데이터를 분할하고 앞과 같은 방식으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P형 수신기를 설치한 건물만을 대상으로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해당 회귀모델은 유의수준 0.05 이내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내 유의미한 회귀계수는 상주인원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유의수준 0.05 이내), 상주인원이 많을수록 화재 알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즉, P형 수신기를 설치한 건물에서는 대체로 해당 건물에서 업무 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상주인원의 규모에 의해 화재 수신기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표 8 참조).
(표 8)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P형 수신기
(Table 8)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P-type Sensor
R형 수신기 운영 건물에서는 고장일수가 많거나 경종차단일수가 많을수록(유의수준 0.05 이내) 화재알람 발생 횟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즉, R형 수신기에서는 잦은 고장이 곧 화재알람의 빈번한 발생(오작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잦은 비화재보 발생 시울리는 경종에 불편을 겪는 상주인원이 경종을 차단하는 경우도 많았을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표 9 참조).
(표 9)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R형 수신기
(Table 9)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R-type Sensor
다음으로 건물의 용도에 따라 집단을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회귀분석을 시도하였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 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소방시설법 시행령) 제 5조(별표 2)에는 특정소방대상물의 종류를 크게 30 가지로 지정하고 있으며, 각 건물은 종류에 따라 주 용도를 갖는다. 이번 연구는 분석 대상 건물의 약 80%(567개) 에 해당하는 4개(운수시설,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 복합건축물) 용도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화재알람 발생 횟수에서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표 10 참조).
(표 10) 주용도별 건물 수, 비율 및 화재알람 발생횟수 분포표
(Table 10) Number of Buildings, Ratio and Fire Alarm Occurrences by Usage
먼저 가장 많은 용도의 건물이 있는 운수시설부터 분석을 수행하였다. 버스와 지하철 중심으로 구성된 서울의 운송수단(대중교통) 특성 상, 운수시설 해당 대상물의 대다수는 지하철역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분석 결과, 수신기 종류가 R형일 때, 지상층수가 많을수록, 고장일수가 적을 수록 화재 알람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다른 대상물의 결과와 다르게 고장일수가 적을 때 화재알람의 발생 횟수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상주인구보다 유동인구가 많고, 좁은 승강장에 많은 인원이 몰리는 경우가 많으며, 지하의 밀폐된 환경에 주로 건설되는 지하철역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지하시설 내 먼지 등 이물질에 의한 영향과 열차의 역 진입·발차에 따른 대기환경 변화에 따라 오히려 고장이 적게 나는 건물에서 알람이 더 예민하게 반응할 여지가 높은 것이다(표 11 참조).
(표 11)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운수시설
(Table 11)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Transportation Facility
둘째로 교육연구시설에 해당하는 용도의 건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이다. 교육연구시설에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및 연구소, 도서관, 연수원, 학원 등이 포함된다. 분석 결과, 수신기 종류가 R형일 때와 지상층수가 비교적 적을 때 화재 알람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교육 연구시설의 특성으로는 지상층수가 있는데, 지상층수가 적은 건물은 비교적 좁은 공간 안에 많은 인원이 상주하면서 그 인원들의 여러 활동 요인(연구, 실험 등)에 따라 화재알람이 더 예민하게 반응할 여지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표 12 참조).
(표 12)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교육연구시설
(Table 12)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Education Facility
다음은 셋째로 비중이 높았던 업무시설 건물의 분석 결과이다. 업무시설에는 시·구 청사, 동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 건물과 민간 기업의 건물이 모두 포함되는데, 이와 같은 공공기관 여부는 화재알람 발생에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반면 수신기 종류에 대해서는 앞의 다른 용도들과 같이 유의미한 영향력의 차이가 발생했고 (유의확률 0.05 이내), R형일 때 P형보다 더 발생 횟수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종차단일수가 많을 수록 화재 알람 발생횟수도 많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업무시설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상주인원이다. 상주인원이 많을수록 화재알람의 발생이 유의미하게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의확률 0.05 이내). 상주 인원과 경종차단일수를 연계하여 화재알람의 관계를 해석하자면, 업무시설의 특성 상 업무 수행을 위해 상주하는 인원의 활동이 많기 때문에, 상주인원이 많은 건물에서 화재 알람의 비화재보 발생 여지가 많으며, 그 때문에 상주 인원이 불편을 겪어 경종을 차단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함으로써 그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예상된다(표 13 참조). 복합건축물로 분류된 건물의 회귀분석 결과는 회귀식의 F값이 유의수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모델이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용도 및 특성이 혼합된 건물이기 때문에, 일정한 인과관계 없이 불규칙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표 14 참조)
(표 13)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업무시설
(Table 13)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Office Facility
(표 14) 건물 및 소방시스템 특성에 따른 화재알람 발생 횟수 회귀분석 결과표_복합건축물
(Table 14) Result of Regression Analysis for Complex Facility
3.3 시간대별 화제알람 발생 패턴 시각화
다음으로 시간적 요인과 그 변화가 화재알람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하였다. 시간·계절의 변화에 따라 화재 알람의 발생횟수와 그 패턴이 뚜렷하게 다를 경우, 소방시스템 점검 및 건물 환경 조사 등 후속조치 시 그 특성을 반영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연도-월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빈도표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시각화 그래프에서 패턴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알아보기로 하였다. (표 15 참조)
(표 15) 월, 요일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분포표
(Table 15) Number of Fire Alarm Occurrences by Month and Day
먼저 월별 화재알람 발생횟수(표 15 세로축)를 보면 2019년 12월이 이후의 기간보다 뚜렷하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은 시스템 구축 초기 단계로써, 주요 소방대상물에 데이터 기록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안정화시키는 단계에 해당하는 건물들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때문에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이후 시기보다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스템 구축 및 정비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2020년 1 월에는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전월대비 약 4배가량 증가하였으며, 이후 발생횟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이루며 6월 정점에 이르고, 7~8월에는 다시 이전보다 뚜렷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참조).
데이터 제공에 협조한 서울소방재난본부 측에 따르면, 소방시스템의 여름철 잦은 오류발생으로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스템 점검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비약적으로 감소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6) 월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그래프
(Figure 6) Graph for Fire Alarm Occurrences by Month
요일별 화재알람 발생횟수(표 15 가로축)에는 크게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평일(월~금) 에는 화재알람 발생이 약 5, 000여 회 전후의 비슷한 횟수로 나타난 반면 주말에는 토요일이 2, 144회, 일요일이 1, 449 회로, 평일보다 매우 적은 발생횟수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그림 7 참조).
(그림 7) 요일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그래프
(Figure 7) Graph for Fire Alarm Occurrences by Day
다음으로 화재알람의 시간대별 발생 패턴을 보고자 꺾은선그래프로 시각화하였다. 분석에 앞서, 동시다발적 알람이 발생한 건물의 규모 변수를 통제한 것처럼 한 번의 화재 상황에 여러 위치에서 연속으로 울린 알람을 하나의 알람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었다. 건물별 알람들의 평균 지속시간을 분석하였을 때, 전체 건물의 약 95%에 해당하는 건물들(675개)이 대체로 10분 이내의 평균 알람 지속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마지막 알람 해제 시간으로부터 최대 10분(600초)의 시간이 지나면 동시에 지속적으로 울린 알람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그 이내에 울린 알람들만 묶어 하나의 ‘사건’으로 간주하여 화재알람 발생 횟수를 재구성하였다.
시간대별 화재알람 발생횟수를 시각화한 결과는 그림 8과 같다. 최상단 왼쪽이 전체 화재알람이며, 이후 그림은 요일별로 그래프를 시각화한 결과이다.
(그림 8) 시간대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그래프(전체-요일별)
(Figure 8) Graph for Fire Alarm Occurrences by Time(Day)
우선 심야-새벽 시간인 0시부터 오전 4시까지는 낮은 수준의 발생횟수를 유지하다가, 아침시간인 오전 5시부터 8시까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후 오전 9시에 이전 시간 대비 가파른 횟수 증가가 발생하고, 10~11시경에 오전 시간대의 최고치를 기록한다. 그러다가 11시에 다시 9시와 비슷한 횟수로 감소하고 낮 12시에 잠시 소강상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다시 오후 1시부터 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오후 2시 경에 오후 시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오후 3시 이후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이후 계속해서 점차 감소하며 오후 6시 이후에는 비교적 낮은 발생횟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화재알람을 요일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평일 (월~금)의 경우 세부적인 횟수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패턴 상에는 전체 알람횟수와 거의 동일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주말의 경우 토요일은 오전 10시, 일요일은 오후 3시에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경우를 제외하면 평일과 다르게 비교적 산발적이고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 발생횟수도 평일보다 적은 편이다.
그림 9와 같이 전체 알람을 월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에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패턴을 나타낸다. 다만 8월에는 저녁시간(오후 6시~7시 경)에도 발생량이 크게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소폭 상승으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또한 오후 2~3시경에 오후시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감소하는 패턴과 엇갈리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9) 시간대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그래프(전체-월별)
(Figure 9) Graph for Fire Alarm Occurrences by Time(Month)
앞서 정한 용도에 맞게, 주요 4개 용도 시설을 대상으로 시간대별 알람도 확인해 보았다. 역시 발생횟수의 세부적인 차이는 있었지만, 발생 패턴에서 매우 유의미한 차이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그림 10 참조).
(그림 10) 시간대별 화재알람 발생횟수 그래프(상위 4개 용도별)
(Figure 10) Graph for Fire Alarm Occurrences by Time(Top 4 Facility Usage)
지금까지 분석한 화재알람의 시간적 발생 패턴을 종합하면, 알람의 발생빈도가 최고치를 보이는 시간은 대체로 평일 오전 10~11시경과 오후 2~3시경이고 밤~새벽 시간대에는 일정하게 매우 낮은 발생횟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는 용도나 계절적 요인에 관계없이 공통된 결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화재알람 발생 패턴의 결과는 사람이 주로 일상활동(경제활동 등)을 하는 시간대(평일 주간 9시~18시 : 12시 점심시간은 제외)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동화재탐지설비는 사람들의 일상활동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결과에 따라 소방시스템 점검 및 건물 내부 환경 조사 시간을 오전 10시 또는 오후 2시 경으로 맞추면 보다 효율적으로 비화재보의 다발성 발생 영향요인을 진단하고 알맞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 결론
4.1 분석결과 종합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화재알람 발생 특성과 패턴, 그리고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1) 기록된 화재알람 발생횟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건물의 규모로 볼 수 있다. 건물의 규모가 클수록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해야 하고, 그에 따라 1차례의 화재상황에도 알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기록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동시다발적 화재 알람이 모두 기록되면서 총 화재알람 발생횟수가 커졌고, 건물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가지게 되었다.
(2) 규모 외 다른 특성이 화재알람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규모 변수 중 대표성을 가진 연면적을 통제한 상태에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용도에 따라 유의미한 영향력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공통된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공공기관보다 민간 건물에서 화재알람이 더 많이 발생
∙R형 화재수신기일 때 P형보다 화재알람이 더 많이 발생
∙점검일수가 적을수록 화재알람이 많이 발생
∙고장일수가 많을수록 화재알람이 많이 발생
∙경종차단일수가 많으면 화재알람이 많이 발생
용도 및 수신기 종류에 따라 다르게 분석되었거나, 특정 수신기/용도에서만 예외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수신기 종류
∙P형 수신기 건물의 경우, 상주인원이 많을수록 화재 알람이 유의미하게 많아지는 경향을 보임
∙R형 수신기에서는 시스템 고장일수와 경종차단일수가 증가하면 화재알람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임
② 용도
∙교육연구시설에서는 지상층수가 낮으면 화재 알람이 많이 발생하고, 운수시설은 지상층수가 높으면 화재 알람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으로 나타남
∙운수시설에서는 고장일수가 적을 때 화재알람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남
∙업무시설에서는 상주인원이 많으면 화재알람 발생이 유의미하게 많아지는 경향으로 나타남
∙복합건축물은 어떠한 건물 및 시스템 특성도 화재 알람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함
용도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민간 소유 건물이고, 수신기 종류가 R형인 경우에 화재알람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결과를 건물 규모와 연계하면, 민간 건물 중 규모가 크고 비교적 최근 지어진 신식 건물은 R형의 고도화된 소방시스템을 곳곳에 설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공기관은 건축 연도가 비교적 오래되고, 규모 또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P형 수신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분석 대상 건물 중 공공기관 건물의 최초사용허가 연도는 1937년, 최다 허가년도는 1985년인 반면, 민간 건물의 최초 사용허가 연도는 1980년, 최다 허가년도는 2004년일 정도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공공/민간 건물의 특성은 규모가 큰 민간 건물에서 R 형 화재수신기를 주로 활용하고 있고, 해당 건물에서는 한 차례의 화재상황 탐지에도 동시다발적으로 화재 알람이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또한 시스템의 기계적 특성은 점검과 고장, 경종차단이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일수가 많고 고장일 수가 적은 건물은, 그만큼 오작동 알람이 적은 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경종차단일수의 경우, 비상상황에 대비한 소방시스템의 경종이 자주 차단되는 것이 평상시에 겪는 상주인원의 불편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종차단이 많은 건물 역시 주기적인 점검과 환경 조사가 필요함을 알려준다. 다만 예외적으로 운수 시설에서는 지하철에서의 밀폐된 내부 환경에 의해 고장일 수가 적을수록 알람이 더 울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복합건축물은 여러 용도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유의미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복합건축물도 층 구성, 규모, 인원 등 여러 세부 특성을 나누어 영향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후속 연구에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연구 결과가 각 용도별 영향요인에 맞는 소방시스템의 점검 및 운영의 기준을 확립하고, 건물 환경 조사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 화재알람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적·계절적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대별 화재알람 그래프 시각화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평일의 경우 ‘새벽시간 낮은 발생 횟수-아침시간 급증-오전 10시 경 최고치-점심시간(12시) 일시적 급감-오후 1시 증가-오후 2시 경 최고치-오후 3시 이후 급감-저녁 6시 이후 낮은 발생횟수’의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으며, 비교적 불규칙한 패턴의 주말보다 전체적인 발생 횟수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월별·용도별 결과는 세부적인 수치의 차이만 있었을 뿐, 패턴에서의 뚜렷하게 다른 차이점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사람의 주 활동 시간(오전 9시 ~ 오후 6시, 점심시간 제외)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람의 일상 활동이 화재 감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결과를 종합하면, 오전-오후 시간대별 최다 알람 발생 시간인 오전 10~11시경 또는 오후 2~3시경 실시하는 것이 최적의 시스템 점검 시간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본적인 시스템 점검과 함께, 회귀분석을 통해 도출된 각 건물의 용도별 주 영향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특수한 점검 및 건물 환경 조사 기준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화재알람 발생 당시의 건물 환경 조사가 더 뒷받침된다면 보다 명확한 화재알람 오류 발생원인 파악과 점검 시간 및 주기 설정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4.2 연구의 의의
이번 연구는 서울소방재난본부의 IoT 소방시설관리시스템 데이터를 진단하고,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의 연구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탐색 분석을 통해 건물 곳곳에서 잘못된 화재감지가 여러 위치에서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인지하였고, 그 원인을 건물의 구조적 특성과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고장/차단 이력 등 시스템 외적 요인에서 찾아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소방시스템의 자체적 개선 및 고도화와 함께, 비화재보를 일으키는 건물의 내부 환경이나 구조적 영향요인을 찾아내는 것도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내부 시스템개선과 외부 환경 정비의 병행을 제안함으로써, 소방시스템의 오작동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성 제고에 기여하는 것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결과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연면적과 같은 건물의 규모에 따라 화재감지기 수도 많기 때문에, 하나의 화재발생에도 알람의 발생횟수가 매우 크게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건물의 공공성 및 용도, 화재수신기의 유형과 고장·점검 빈도, 건물 내 상주 인원 등에 따라서도 화재알람의 발생과 그 횟수가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화재알람 발생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에 시간과 계절적 요인에도 원인이 있는지 판단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점검과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화재알람 발생 패턴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번 연구로 건물의 특성과 용도별 영향요인, 시간적 요인 등을 조합하여 소방시스템 점검과 건물 환경 조사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후속 연구가 더 진행되고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면, 건물 특성과 화재알람 간 보다 세밀한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추가 설치·운영하는 경우에도 축적된 연구 결과를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3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
이번 연구에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면서 수집 데이터의 미비 등으로 인한 몇 가지 한계점이 도출되었으며, 후속 연구 추진 및 시스템 고도화, 데이터 추가 확보를 통해 이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먼저 데이터 수집 및 시스템 운영에서의 자체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이 건물의 내부 환경이다. 건물 내부 환경이 자동화재탐지설비가 화재상황 탐지와 그 민감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화재알람 발생 상황 당시의 건물 온도, 광원(빛), 유해가스 농도 등 화재상황을 인지하는 내부 환경이 화재감지와 알람 발생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의 분석 시점에는 위와 같은 건물 환경 변수가 시스템에서 수집되지 않아 내용 파악과 변수 활용에 제약을 겪게 되었다. 향후 이 데이터들이 추가 수집되면 더 구체적이고 유의미한 알람 발생의 원인 분석과 함께 오류신호의 선별과 예측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같은 건물 내 동시다발로 울리는 화재발생 알람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을 수 있는 시스템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규모와 화재알람의 관계 분석처럼 한 건물에 여러 화재감지기가 설치된 경우, 하나의 화재 상황을 탐지함에도 동시다발적으로 화재알람이 대량 기록되어 데이터 분석에서의 혼선을 유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연구와 소방시스템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소방대상물에서 화재 발생을 감지했을 때 해당 위치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데이터 기록 시에는 이번 분석(시각화)에서 보인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알람’을 하나의 큰 ‘사건’으로 묶어서 자동 기록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한 가이드라인은 건물 용도와 시간 등을 비롯한 몇 가지 요인별로 크게 분류하여 ‘경향’을 분석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점검 및 환경 조사의 근거자료 중 하나로 이번 결과를 활용할 수 있겠으나, 건물 개별적인 특이사항이나 그 밖에 통제가 어려웠던 외부 요인의 결과를 모두 반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즉, 대다수의 건물과는 전혀 다른 시간에 화재알람이 많이 울리거나, 사람들의 일반적인 비활동시간(야간, 주말 등)에 알람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경우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해당 건물은 특이사항이 있는 건물로 분류하여 별도 조사 및 후속 연구를 통해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며, 만약 오류가 아닌 경우 해당 건물 특성에 맞는 소방시설관리시스템의 운영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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