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세계화 시대에 유통되는 상당한 양의 지식이 영어로 되어 있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얻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읽기 능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읽기는 심리언어학적 추측 게임(psycholinguistic guessing game) (Goodman, 1967)으로 독자의 텍스트에 대한 흥미, 태도, 기대, 책략 그리고 사전지식 등이 작용하는 능동적인 과정(Song, 1994)으로 학습자의 심리적 부담, 긴장 그리고 불안과 같은 요인이 읽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1][2].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의 적성, 동기, 불안, 태도, 학습전략, 나이, 성격, 가정환경과 같은 학습자 개인적인 변인들이 학습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 입증되어왔다[3-6]. 이러한 변인 중 정의적 요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이것이 학습 환경과 교수자의 역할과 같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7-9]. 최근 들어 대표적인 정의적 요인 중 학습자가 학습에 대해 느끼는 불안(anxiety)과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성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10-13].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영어 수업이 학습자의 말하기, 쓰기 능력보다는 읽기 능력 신장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고, 대부분의 영어 능력 평가 시험이 학습자의 영어 읽기 능력을 주로 평가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학습자의 읽기 성취도에 따른 학습자의 읽기 불안 요인들 간의 관계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자의 읽기 불안 요인이 학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업 설계와 교수 방법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여 학습자의 효과적인 읽기 학습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을 위해 설정한 연구 과제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1. 대학생 읽기 성취도에 따른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상관관계 양상은 어떠한가?
2. 대학생 읽기 성취도에 따른 읽기 불안 하위요소가 읽기 불안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양상은 어떠한가?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외국어 학습에 대한 읽기 불안
읽기는 텍스트에 주어진 문장을 해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배경지식, 인지적 요인 그리고 정의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14][15]. 읽기 과업에서 학습자가 읽기에 대한 높은 불안으로 읽기 과정에 필요한 인지 활동에 방해를 받는다면 불안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거나 전혀 느끼지 않는 학습자보다 효과적으로 읽기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학습자의 읽기 불안이 어떻게 읽기 과정에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16]. Saito, Horwitz 와 Garza(1999)는 높은 읽기 불안을 경험한 학습자는 읽기 과업 시 불안의 정도가 높아져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그 원인을 학습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글과 쓰기 체계(unfamiliar scripts and writing system)와 학습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화적 재료(unfamiliar cultural material)임을 주장하였다[17]. 이은경(2001)은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 읽기에 대한 높은 불안감은 두 언어의 전혀 다른 문자 체계와 언어구조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장하였다[18]. Krashen(1981)의 정의적 여과기 가설(Affective Filter Hypothesis)또한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19]. 하지만, 읽기 과업을 포함한 외국어 학습에서 불안이 학습 결과에 항상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학습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20][21]. 학습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촉진적(facilitative) 불안은 학습자에게 과업 완수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고, 특히 경쟁을 해야 하는 학습 환경에서 학습에 대한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22]. 따라서, 학습자가 영어 읽기 과업에서 불안감을 느낄 때 그것을 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식하여 제거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 불안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자는 읽기 과정에 느끼는 불안이 부정적 불안인지 아니면 영어 읽기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 불안인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2. 읽기 불안에 대한 선행연구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인 중 학습 과정의 불안감과 학업성취도 간 상관관계의 존재는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이다[21][23][24]. Saito(1999), Garza 와 Horwitz(1999)는 외국어 읽기 불안 측정 도구(Foreign Language Reading Anxiety Scale: FLRAS)를 개발하여 영어를 학습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읽기 불안 정도와 학업성취도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읽기 과정에서 불안도가 높은 학습자일수록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17]. 이후 FLRAS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학습자의 읽기 불안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Hsiao와 Oxford(2002)는 FLRAS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타이완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불안 요인을 분석한 결과 중국어 읽기 불안이 실험 대상자들의 학업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발견하였다[12].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어 읽기 불안 특히 영어 읽기 불안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FLRAS가 널리 사용되어왔다. 신동로, 권영선과 노상근(2001)은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5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불안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읽기 성취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는데, 특히 저학년일수록 읽기 불안이 읽기 성취도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25]. 한편, 박창숙(2014)은 고등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학습 불안과 읽기 불안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에서 시험 참가자들이 읽기 불안을 경험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특히, 학습자 정서와 관련된 불안이 가장 높음을 발견하였다[26]. 또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영어독해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며 이는 자신의 외국어 능력에 대한 낮은 자신감과 읽기 불안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여 결국, 읽기를 포함한 모든 외국어 학습에 장애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분석하였다. 신수정(2017)은 대학교 영어전공 115명을 대상으로 영어 읽기 불안에 관한 인식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영어의 문법, 어휘 지식의 부족으로 읽기 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읽기 불안이 높고 영어 읽기 능숙도가 낮은 학습자일수록 하향식 읽기 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이러한 학생들은 시험상황에서 높은 읽기 불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7]. 김경철과 박혜숙(2014)은 읽기 성취도와 읽기 불안 하위요인 간 관계를 분석에서 대학생의 영어 읽기 불안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일반읽기 불안, 자신감 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어휘/의미 불안 등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상위집단에서 모든 읽기 불안 요소와 성취도 사이에 상관관계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22]. 이 결과는 영어 읽기 수준이 높은 학습자의 경우 읽기에 대한 불안감이 읽기 과업에 중요한 영향 요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Hudson(2006)이 외국어 읽기에서 언어적, 인지적, 심리 정의적 요인은 읽기 과정에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한다는 주장과 맥을 함께한다고 할 수 있다[28]. 본 연구에서는 앞서 살펴본 선행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읽기 불안하위요소 간 관계성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우리나라 중부지역에 소재한 B 대학과 M 대학에서 2020년도 여름 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4주간 시행한 토익 집중 과정의 참가한 6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시작과 종료 시점에 2회에 걸쳐 모의 토익 시험을 실시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목적이 맞게 모의 토익 RC(Reading Comprehension) 점수를 활용하였다. 읽기 불안에 관한 설문지는 참여자의 설문 응답에 대한 피로감을 낮추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의 토익 시행일과 다른 날 실시하였다. 모의 토익 1차와 2차 읽기 전체 향상점수 평균은 65.67점, 표준 편차는 58.91이며 최솟값과 최댓값은 각각 .00과 260점이다. 전체 평균 점수를 바탕으로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평균 점수 이상의 향상을 보인 집단을 A 집단으로 평균 점수 미만의 향상을 보인 집단을 B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표 1. 연구 참가 학생 구분
A 집단의 기초점수 133.25에서 최종점수 252.22점으로 118.33의 향상을 보였으며 전체 인원 중 27명이 해당된다. 반면, B 집단은 기초점수 147.88에서 최종점수 175.75점으로 27.87의 향상을 보였으며 40명이 B 집단에 해당된다. 각 그룹 간 점수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그룹별 t-검증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2. A집단의 토익집중 과정 전·후 토익점수 차이
*p<.05, **p<.01, ***p<.001
A 집단의의 교육 전·후의 토익점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t=-10.587, p=0.000으로 유의수준 0.001을 기준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A 집단의 토익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B 집단의 t-값을 살펴보자.
표 3. B집단의 토익집중 과정 전·후 토익점수 차이
*p<.05, **p<.01, ***p<.001
B 집단의 교육 전·후의 토익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알아보기 위해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t=-7.885, p=0.000으로 유의수준 0.001을 기준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B 집단의 점수 차이 역시 A 집단과 마찬가지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2. 연구도구
본 연구에서 읽기 불안 측정을 위해 사용된 설문지는 Saito, Horwitz 와 Garza(1999)가 개발한 외국어 읽기 불안 척도(FLRAS)와 고보라(2009), 이은경(2006), 김경철 과 박혜숙(2014)이 사용한 측정 도구와 비교하여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27문항으로 구성하였다[11][17][22][29]. 읽기 성취도 도구는 토익 집중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모의 토익의 독해 파트 성적(495점 만점)을 사용하였다. 설문지에 포함된 각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five-point likert scale)를((5)매우 아니다, (4)아니다, (3) 잘 모르겠다, (2)그렇다, (1) 매우 그렇다)로 숫자가 높을수록 불안의 정도가 높게 제작되었다. 본 설문지의 하위영역별 정보는 다음과 같다.
표 4. 읽기불안 설문지 하위영역별 정보
최초 설계한 27문항 중 신뢰도를 저해하는 문항으로 판단된 3문항과 구어 선호 불안을 측정한 4문항의 신뢰도가 0.240으로 논의에서 제외하여 읽기 불안 4개의 하위영역을 측정할 수 있는 총 20문항에 대한 설문 응답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위영역별 평균을 살펴보면 장문 읽기 불안(3.69), 평가 불안(3.09), 일반읽기 불안(3.02), 자신감 결여 불안(2.65)순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평균은 3.04의 읽기 불안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영역별 모든 영역에서 신뢰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값이 0.6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고 전체 문항 신뢰도 역시 0.87로 본 설문지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방학 중 토익 집중과정에 참가 학생들의 모의 토익을 점수를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모의 토익 시험 독해파트 결과와 영어 읽기 불안 관련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읽기 성취도에 따른 그룹 간 읽기 불안 하위요소의 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모든 통계분석은 SPSS Windows 14.0버전을 사용하였으며 설문지 모든 질문 항목에 대하여 기술 통계를 수행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상관관계
평균 이상의 독해 향상도를 보인 집단에서 읽기 전략하위요소 간 상대적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 A집단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상관관계
*p<.05, **p<.01
A 집단에서 읽기 하위요소 간의 상대적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일반읽기 불안과 평가 불안 간의 상관관계 r=0.673, p=0.000으로 상관관계 중 가장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 결과는 높은 성취도를 보인 집단에서 문법, 어휘 및 전략사용을 포함하는 일반 읽기 불안이 높은 학습자가 평가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 6. B집단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상관관계
*p<.05, **p<.01
B 집단에서 읽기 하위요소 간의 상관분석 결과, 일반 읽기 불안과 자신감 결여 불안을 제외한 모든 요소 간 상관관계를 보인다. 하지만, A 집단 집단과는 달리 자신감 결여 불안과 평가 불안 간의 상관관계 r=0.591, p=0.000으로 상관관계 중 가장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결과를 통해 영어 읽기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낮은 학습자는 학습 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각 하위요소가 읽기 불안 전체에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력을 알아보자.
2.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인과관계
다음은 읽기 불안 하위요소가 읽기 불안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방법은 단계 선택(stepwise)을 선택하였다.
표 7. A집단에서 읽기불안 하위 요소가 읽기불안에 미치는 영향
*p<.05, **p<.01, ***p<.001
[표 7]은 A 집단에서 읽기 불안 하위 요인과 읽기불안 간 상대적인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다중선형회귀분석 결과이다. 먼저, 다중공선성을 나타내는 공차(TOL)값이 모두 0.1이상으로 나타났고, VIF(분산팽창지수) 값이 자신감 결여 불안=1.599, 평가 불안=2.851, 장문읽기 불안=1.896, 일반읽기 불안=1.953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는 공선성의 문제없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읽기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각 요인의 영향력을 예측하는 모형의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F 값은 97.380(p<.001)으로 본 회귀모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수정된 R 제곱(adj.R2) 값은 0.937으로 93.7%의 설명력을 나타냈다. 각 하위 요인별 β값은 자신감 결여 불안=0.283(p<.001), 평가 불안=0.229(p<.01), 장문 읽기 불안=0.317(p<.001), 일반 읽기 불안=0.215(p<.01)이고 모든 β부호가 정(+)적이므로 모든 하위요인의 증가에 따라 읽기불안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읽기 불안 하위요인 간 읽기 불안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표준화 계수의 β값을 통해 비교해본 결과, 자신감 결여 불안=0.450, 평가 불안=0.258, 장문 읽기 불안=0.293, 일반 읽기 불안=0.214로, 자신감 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평가 불안, 일반 읽기 불안 순으로 읽기 불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8. B집단에서 읽기불안 하위 요소가 읽기불안에 미치는 영향
*p<.05, **p<.01, ***p<.001
B 집단에서 읽기 불안 하위 요인과 읽기 불안 간 상대적인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다중선형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다중공선성을 나타내는 공차(TOL)값이 모두 0.1 이상으로 나타났고, VIF(분산팽창 지수) 값이 자신감 결여 불안=1.619, 장문 읽기 불안=1.535, 일반 읽기 불안=1.953, 평가 불안=1.535로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각 요인의 영향력을 예측하는 모형의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F 값은 69.088(p<.001)로 본 회귀모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수정된 R 제곱(adj.R2) 값은 0.875으로 87.5%의 설명력을 나타냈다. 각 하위 요인별 β값을 살펴보면 자신감 결여 불안=0.285(p<.001), 장문 읽기 불안=0.271(p<.001), 일반읽기 불안=0.139(p<.01), 평가 불안=0.135(p<.01)이고 모든 β부호가 정(+)적이므로 읽기 불안 하위요인이 증가함에 따라 읽기 불안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하위요인이 읽기 불안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표준화 계수의 β값을 통해 비교해본 결과, 자신감 결여 불안=0.455, 장문 읽기 불안=0.388, 일반 읽기 불안=0.179, 평가 불안=0.204로 자신감 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평가 불안 그리고 일반 읽기 불안 순으로 읽기 불안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에서는 방학 중 실시한 토익 집중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성취도에 따른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의 관계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 읽기 성취도에 따른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상관관계 양상은 성취도가 높은 집단 에서 일반 읽기 불안과 평가 불안 간, 장문 읽기 불안과 평가 불안 간 그리고 장문 읽기 불안과 자신감 결여 불안 간 순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학습자가 읽기에서 불안감을 느낄 때 모든 하위 요소 간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특히 상위집단의 학생들은 평가와 관련된 불안 요인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결국 평가에 대한 불안이 읽기 수행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고, 이 결과는 김가람(2013)의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30]. 한편, 토익 읽기 평균 향상 점수가 평균 이하인 하위 집단에서도 거의 모든 영역간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전체적인 상관계수, r 값은 A 집단보다 낮게 나타났다. A 집단과 마찬가지로 B 집단에서도 평가 불안과 나머지 요인 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 결과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창숙(2014)의 연구 결과와 동일한 결과로 우리나라에서 영어학습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평가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학습자들이 느끼는 시험에 대해 심리적 부담이 읽기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26]. B 집단의 읽기 하위요인 분석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문법이나 어휘 능력과 같은 일반읽기 불안과 장문 읽기 불안 간 상대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임으로써 문법, 어휘, 전략 사용에 불안을 가진 학습자는 장문으로 된 영어를 읽을 때 높은 불안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대학생 읽기 성취도에 따른 읽기 불안 하위요소가 읽기 불안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양상은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A집단에서는 자신감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평가 불안, 일반읽기 불안 순으로 읽기 불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읽기 불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학습자의 영어 독해에 대한 흥미, 자신감 그리고 일단 익숙해지면 영어 읽기가 쉬워질지에 대한 염려가 읽기 불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본인의 읽기 속도가 느려서 제한된 시간 안에 읽기를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심적 부담이나, 독해 지문의 길이가 길어진 것에서 비롯된 불안 역시 읽기 불안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염려나 문법, 어휘, 읽기전략을 포함한 일반 읽기 불안을 나타내는 β부호 또한 정(+)적으로 나타나 읽기불안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앞서 제시한 두 개의 요인보다 낮은 영향력을 보였다. 한편, B 집단 역시 요인 간 표준화 계수 값의 차이는 있었지만 자신감 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평가 불안 그리고 일반 읽기 불안 순으로 A 집단과 동일하게 읽기 불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두 집단 모두에서 외국어 학습에 대한 자신감 결여 불안 읽기 불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는데 이것은 자신감 결여와 외국어 학습 불안 사이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선행연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31-33].
Taillerfer(1996)은 영어 읽기 학습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학습자는 영어에 대한 일정 수준의 언어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인지적 에너지를 감소시키는 정의적 요인의 방해를 최소화할 것을 주장하였는데[34], 이것은 외국어를 학습하는 환경에서 학습에 대한 불안이나 염려 같은 정의적 요소의 영향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런 이유로 학습자가 학습 과정에서 맞닥뜨릴지 모르는 불안 요인을 예측하여 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교수하는 것은 모든 영어교육 담당자들의 과제일 것이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 읽기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에 따라 읽기 불안 요인을 적절히 제어 하고 성공적인 영어학습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시사점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첫째, 학습자들의 영어 읽기 과업에서 느끼는 자신감 결여 불안을 줄이기 위해 즐거운 영어 학습 경험이 제공되어야 한다. MacIntyre 와 Gardner(1991)은 외국어 학습 불안은 언어 학습 경험에 대한 태도와 정서가 형성된 후 이루어지는 것임을 주장하였는데[13], 이것은 영어 학습 초기에 학습자가 언어학습의 성공적인 읽기 경험을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여 학습자가 영어 독해가 재미있고, 일단 독해가 익숙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여 자신의 학습 과정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 성공적인 영어 학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학습자의 장문 읽기 불안을 낮출 수 있는 영어 다독(extensive reading)프로그램을 활용을 제안한다. 즉, 학습자에게 지엽적인 어휘, 제한된 문법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습자의 흥미와 수준에 적합한 재미있고 다양한 읽기 자료를 많이 접하게 함으로서 장문 읽기에 대한 불안감을 낮출 수 있는 읽기 자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22][35]. 박상옥(1999)은 읽기 수업에서 자신의 읽기 텍스트를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것 역시 읽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안하였다[36].
셋째, 본 연구에서 나타난 읽기 불안에 기여하는 또 다른 요인은 평가에 대한 불안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영어 학습의 목적 중 하나가 평가임을 고려하면 학습자가 느끼는 평가에 대한 불안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교수자는 학습의 결과뿐만 아니라 학습 과정을 평가에 포함하고, 수업 중에 학습한 내용만을 측정하는 내용타당도가 높은 평가를 실시하여 학습자가 배우지 않은 생소한 문제로 인해 학습자의 평가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을 제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외국어 학습을 위하여 기본적인 언어적 능력은 필수적이다[34]. 본 연구에서도 두 그룹 모두에서 문법, 어휘 지식과 관련된 일반 읽기 불안의 β 부호가 정(+)적이므로 전체 읽기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읽기를 하는데 글을 구성하는 기본 문법과 어휘는 기본적인 토대이다. 학습자의 적성과 흥미가 고려된 텍스트를 통해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문법과 어휘를 습득할 수 있는 교수법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영어 읽기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 중 자신감 결여 불안, 장문 읽기 불안, 평가 불안 그리고 일반읽기 불안 간의 관계성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성공적인 영어 학습에 미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함을 고려하면[37] 본 연구결과를 모든 외국어 읽기 학습에 일반화하여 적용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영어 읽기 불안 하위요소 간 관계성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으며 추후 읽기 불안을 최소화하여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어 읽기 수업 설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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