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양계 연구 동향 - 육계 육종의 현황 및 방향과 개량방법 소개(1)

  • 차재범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 Published : 2016.11.01

Abstract

Keywords

닭을 육종한다라는 것은 왠지 어렵고,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관심이 적고, 닭 육종과 관련된 정보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계산업에서 좋은 병아리의 중요도는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수한 종계에서 우수한 실용계가 생산되며, 바로 실용계의 성적이 농장의 이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좋은 병아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육종이라는 학문이다. 이 글에서는 가축 육종의 간단한 이론, 다국적 육계 육종기업의 현황과 2014년 Oxford Farming Conference에서 소개되었던 육계의 육종·개량 방법, 우리나라의 토종닭의 육종 가능성과 방향에 대하여 소개하도록 하겠다.

1. 가축육종의 원리는 선발과 교배로 간단하다

보통 부모가 크면 보통 자식도 키가 크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유전되었다고 한다. 결국 자손이 키가 크길 원하면 키가 큰 부모를 선택하면 된다. 선발의 개념이 이렇다. 부모의 닭은 체중이 일정하지 않다. 이 부모 닭을 크기순으로 정렬하고 큰 부모만 뽑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자손의 체중은 부모 닭을 큰 것만 선발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자손도 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매년 반복하여 시행한다면, 자손의 체중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게 된다. 이것이 선발이다. 체중 뿐만 아니고 정육율, 사료효율, 생존율 등 형질(Trait)을 선택하고 형질이 부모세대에서 가장 좋은 것만 선발하여 자손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목적에 맞는 닭을 개량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키우는 육계는 체중도 좋고, 정육률도 좋고, 사료효율 생존율이 모두 고려된 좋은 육계 병아리를 원한다.

그러면 다양한 목적에 맞는 닭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위의 이론을 적용해 보면 부모가 체중, 정육률, 사료효율, 생존율이 모두 좋은 부모를 선발하여 자손을 생산하면 자손 또한 모두 고려된 좋은 육계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형질을 고려하여 능력을 개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이다. 이유는 모든 형질이 모두 좋은 개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개체는 체중이 좋으면 생존율이 떨어진다거나, 사료효율이 좋으면 정육률이 떨어진다거나, 각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형질이 좋은 닭이란 굉장히 흔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교배이다.

<도표1> 육계 육종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형질

A라는 닭을 체중쪽으로 선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B라는 닭을 사료효율 쪽으로 선발한도 했을 때 A와 B가 교배하여 생산한 닭은 어느정도 체중도 좋고 어느정도 사료효율도 좋은 닭이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육계는 종계(PS)로부터 만들어 지고 종계는 원종계(GPS)인 A, B, C, D 라인으로부터 만들어 진다. 즉 A, B, C, D 라인들은 각기 라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 고기와 관련된 특성이 모두 고려된 가장 우수한 닭을 육계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A, B, C, D 라인을 나누는 이유 중 하나는 육계 종계회사의 유전자원인 순계(Pure Line, PL)를 유출시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만큼의 굉장한 자본이 투입되고, 다국적 대형 육계 육종기업에서는 이 순계를 가지고 세계 종계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순계가 유출된다면 그 회사의 모든 것이 유출된다고 볼 정도로 순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순계중 암컷이나, 수컷 중 하나만 판매하고자, A, B, C, D 라인(원종계)을 나누며, 국내 원종회사에서 4개 라인의 원종계를 수입하고 AB, CD의 종계를 생산하고 종계장과 부화장에서 ABCD의 실용계를 생산하여 농가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육계의 육종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은 다국적 육계 육종기업은 어떻게 닭을 개량하는지에 대하여 2014년도 Oxford Farming conference에서 발표된 2050년을 위한 육계의 육종에 대한 발표자료를 참고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2. 다국적 가금육종기업의 현황

그리고 세계 육종산업에서 보이는 하나의 추세는 기업의 인수·합병이다. 거대 육종기업들은 자신의 상품이 전 세계의 시장조건에 맞추어지길 원하고, 이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육종기업들은 많은 수의 계통을 개발하고, 계통 간 계군의 규모도 키워 개량의 속도를 높이려 했다. 뿐만 아니라, 유전체적인 육종 방법, 실험 장비, 실험 인력, 계군 유지, 능력 조사 등 가금 개량 R&D 비용은 빠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세계 종계시장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육종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었다.

정리하자면, 기업의 R&D 비용이, 기업 상품의 성적으로 나타났으며, 바로 이 성적이 회사의 경쟁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R&D 비용을 늘려 이 가금육종 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한 것이며, 전 세계 가금 R&D 비용의 97%가 4개의 거대기업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된 4개의 대형 가금 육종 기업 구조에 대해 살펴보자(그림 1).

<그림1> 세계 가금육종산업 구조​​​​​​​

자료 : Research Investments and Market Structure in the Food Processing, Agricultural Input and Biofuel Industries Worldwide(2011, USDA), 중국 및 베트남의 종축시장 동향 분석(2013, IPET)

세계 육계 육종 기업은 EW 그룹, Groupe Grimaud, 코브-반트레스 총 3개 기업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 아래로 육계 기업은 Aviagen Broilers(아바에이커, 로스, 인디안리버), Hubbard(하버드), cobb(코브)로 3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3개 회사에서 세계 육용 종계 시장의 95%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입되고 있는 종계 또한 거대육종기업의 제품들이다. 할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