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종선 형제농장 사장(전 광주전남도지회장)

  • Published : 2016.09.01

Abstract

이 코너는 그 동안 양계산업을 위해 헌신해 온 양계인들을 만나 최근의 근황을 들어보고 과거의 추억(업적)을 되새겨 보는 자리를 만들고자 마련하였다. 이번호는 형제농장 사장이며 전 대한양계협회 광주전남도지회장을 지낸 김종선(73세)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Keywords

‘유통을 바꿔야 산다’

- 공판장 또는 광역GP센터가 대안 -

▲ 지회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한 김종선 前 광주전남도지회장

양계업으로 건강지킨다

“양계 38년만에 이렇게 더운 날씨는 처음인 것 같아요!”모자를 쓰고 육추장 급이기 모터를 점검하고 있는 김종선 사장을 양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에 위치한 ‘형제농장’은 새로 개축한 계사와 집, 조경이 어우러져 친환경 농장을 떠올리게 하였으며, 농장주변에 배나무밭과 감나무 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양계장을 하는데 청정지역임을 알 수 있었다.

1978년 35세에 양계를 시작한 김종선 사장은 일하는 자체가 건강의 비결이라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양계업에 임하고 있다. 현재는 아들인 정수(41세)씨와 기홍(38세)씨가 양계업에 뛰어들면서 농장을 같이 경영하고 있어 몇 년 후에는 아들들에게 물려줄 채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김종선 사장은 지난해 3월 그 동안 A형케이지로 운영되던 계사 시설을 현대화자금을 신청해 직립식 케이지로 전면 교체했다. 규모는 4만5천수에서 10만수로 규모를 확대했다. 1만평 부지에 계사시설을 더 늘릴 수도 있었지만 과잉생산을 우려해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 계사 내부 급이기, 환풍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

육계로 시작 현재 산란계 10만수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김종선 사장은 처음 건축업에 종사하였으나 양계에 대한 매력을 느껴 1978년 2년전 작고한 형님과 함께 ‘형제농장’이라는 상호를 시작으로 육계 4천 5백수로 양계업에 처음 발을 들였다. 지금은 아들 형제가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형제농장’이란 이름을 잘 지었다고 말했다. 시작 당시에는 니플이나 보온덮개는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닐로 거적을 씌워 간이 계사에서 닭을 키우는 것이 전부였다.

3년 후 산란계(1,500수)로 전향하고 소도 키우는가하면 신기부화장으로부터 병아리를 받아 병아리 분양도 맡아서 할 정도로 다양하게 업을 이끌어 갔다. 당시에는 산란성계(노계)가격이 수당 2,800원까지 할 정도였으니 산란계는 하는 만큼 돈을 벌었다고 한다. 계란을 빼먹고도 성계를 팔아서 돈을 남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한우도 500두까지 키운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계사를 개축하는데 돈을 많이 투자한 관계로 추후 여건이 되면 다시 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파산 직전 도지회 살려내

김종선 사장은 2000년대 초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던 양계협회 광주전남도지회를 다시 활성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을 뿐만아니라 아직도 현업에 종사하면서 산업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1년 도지회장을 맡았을 때 지회살림이 겨우 600만원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당시 채란분과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던 터라 이사들이 여러번 찾아와서 지회를 활성화시켜달라는 부탁으로 맡게 되었고, 기왕 맡은 바에는 확실하게 하자는 소신으로 사비를 써가며 지회 활성화에 노력했다. 사무실도 나주축협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회원들이 사용하는 병아리, 난좌와 사료에서 수수료를 정립하는 방식을 취해 10배 이상의 기금을 적립해놓고 그만둘 수 있었다.

당시 사료가격이 한없이 올라가던 시기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사료가격 인상 자제’를 강하게 건의하는가 하면 산란계가 과잉으로 어려움에 봉착했을때는 10%감축운동에 나서기도 하는 등 회원들을 위해서 선봉에 서기도 했다. 회원들은 ‘닭이나 키우지 협회에 들어와 쓸데없는 일만 벌리고 있다’고 비난을 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명씩 뜻을 알아주면서 지회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 광주전남 도지회장 역임시 지부설립 등 지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김종선 도지회장 우측 두 번째).

산란계 감축운동에 관심을

병아리 가격은 2007년 이후 1,000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사료값은 2005년에 kg당 190원까지도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450원까지 올랐고, 난가 DC는 수도권이 50원까지 벌어지다보니 가격이 올라도 농가는 이익을 챙길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농가 수익창출과 채란업 발전을 위해 김종선 사장은 계란유통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소나 돼지는 도축장에 출하하면 2~3일내에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반면 계란은 상인들의 손에 놀아나면서 돈이 늦게 입금되거나 아예 떼어먹히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매우 불합리한 유통체계를 갖고 있다”고 현실의 채란업을 평가했다. 따라서 농협을 중심으로 공판장이나 광역GP센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체계를 빨리 정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종선 사장은 38년동안 양계를 하면서 2014년부터 18개월 장기간 동안 난가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하고, 이럴 때일수록 사육수수조절을 해야한다고 조언하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난가가 나쁘게 형성되고 있는데도 어렵다는 농가가 없는 것도 장기간의 호황때문인데 농가들은 재투자를 무조건적으로 사육수수 늘리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로써는 과거에 했던 10% 감축운동에 대해서 각 도지회지부에 직접 호소하면서 농가가 직접 행동에 옮기는 것이 진정한 안정화를 찾는 길이라고 전했다.

▲ 농장내 사택(좌)과 사택에서 바라본 농장 전경(우)-조경과 함께 잘 어우러진 사택과 농장 전경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