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불면증은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깨서 잠을 유지하기 힘들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서 다시 잠들지 못하기 때문에 수면의 양이나 질이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2013년 개정된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iagnosi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5th ed)의 진단 기준에 의하면 이와 같은 증상이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발생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불면장애를 진단 내릴 수 있다1.
불면증은 일반인구의 삼분의 일 이상에서 경험하고 이 중 21%는 만성불면증으로 진행되며, 일차 진료 환자 중에서는 유병률이 65%에 이르는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2,3.
불면증의 치료는 불면증의 원인제거와 함께 비약물학적 치료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약물학적 치료로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수면제(Benzodiazepine hypnotics), 비벤조다이아제핀계 수면제(Non benzodiazepine hypotics), 멜라토닌 수용체 효현제(Melatonin receptor agonist) 등이 있으며 항우울제, 항정신병제, 히스타민 수용체 억제제 등도 불면증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한의학적으로는 不眠, 失眠, 不睡, 不寐 등의 병증에 속하는데 思結不睡, 榮血不足, 陰虛內熱, 心膽虛怯, 痰涎鬱結, 胃中不和의 병리를 보이며 補益心脾, 補血安神, 滋陰淸火, 養心溫膽, 祛痰淸神, 消滯和中하는 치법을 사용한다5.
불면증에 대한 임상 보고는 한약치료 사례가 많으며, 침구치료 사례는 적은 편이다. 그 중 신경정신과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서 치료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저자는 약 4개월간 불면증을 호소하던 환자를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불면증 치료제인 Zolpidem의 복용 중단과 더불어 증상의 호전이 있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1. 환 자 : 우◯숙, 62세, 여성
2. 주소증 : 불면
3. 발병일 : 2016년 1월 ◯◯일
4. 과거력
1) 고혈압 : 2015년 진단받고 약물복용하시다 2016년 3월경 중단
5. 가족력 : 특이사항 없음.
6. 현병력
상기환자는 155 cm/51 kg의 62세 여환으로 약 6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불면증상 호소하여 약물복용한 병력이 있던 환자분으로 2015년 12월경 부친상 이후 2016년 1월부터 상기 주소증 호소하기 시작하여 당시부터 타병원에서 약물치료(Alprazolam 0.25 mg 1T bid, Escitalopram oxalate 10 mg 1T qd, Clonazepam 0.5 mg 1T hs, Zolpidem Tartrate 10 mg 1T hs)하시다 2016년 4월경부터 약물 감량(Escitalopram oxalate 10 mg 1T qd, Clonazepam 0.5 mg 0.5T hs, Zolpidem Tartrate 10 mg 1T hs) 하였으나 증상 심화되어 2016년 5월 16일 본원 한방내과 외래 내원하시어 치료받으시다 집중적인 한방치료하기 위해 2016년 5월 26일 본원 한방내과로 입원하였다.
7. 검사소견
1) 신체활력징후
(1) 2016년 5월 26일 : BP 150/90 mmHG, PR 76회/min, RR 20회/min, BT 36.6 ℃
2) 일반혈액검사
(1) 2016년 5월 26일 : WBC 9.3×103/μL, RBC 4.46×106/μL, Hb 13.1 g/dL, Hct 40.7%, Platelet 317×103/μL
3) 심전도 검사
(1) 2016년 5월 26일
① Normal sinus rhythm ② Normal Axis
8. 체질변증
1) 體形氣像 : 155 cm/51 kg의 보통체격으로 하체에 비해 상체가 발달한 편
2) 容貌詞氣 : 얼굴이 타원형이며 피부의 색택은 다소 희고, 안광이 밝다.
3) 性質才幹 : 언행이 시원시원하여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며, 타인의 시선을 잘 의식한다.
9. 치료방법
1) 한약치료 : 입원 시부터 퇴원 일까지(2016년 5월 26일~6월 3일) 처방A(Table 1)를 1일 2첩 3회(1회 1포 120 cc, 식후 30분) 용법으로 복용하였다. 또한 양격산화탕 엑스건조제 4 g을 1일 1회 취침 전에 복용하였다. 食滯痞滿 증상으로 이틀간(2016년 5월 26일~5월 27일) 독활지황탕 엑스건조제 4 g 1일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였고, 증상소실 후 복용 중단하였다.
Table 1.Composition of Prescription A
2) 침구치료 : 입원일로부터 동방침구제작소 일회용 0.20×30 mm stainless steel 毫鍼을 사용하여 하루 1회 手太陰肺經의 五兪穴인 少商, 魚際, 太淵, 經渠, 尺澤 및 足太陰脾經의 五兪穴인 隱白, 大都, 太白, 商丘, 三陰交 등에 자침 후 15분 유침하였다.
3) 양약치료
(1) Zolpidem Tartrate 10 mg 1T 1회 경구복용 → 입원기간동안 복용 중단 (2) Escitalopram oxalate 10 mg 1T 1회 경구복용
10. 평가방법 : 환자분 진술에 의거하여 수면시간, 수면의 질, 각성횟수 등을 측정하였다.
11. 치료경과
상기환자는 본원에 내원하기 약 4개월 전부터 불면증을 호소하시어 타병원에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으신 분으로, 약 1개월 전 약물 감량한 이후로 증상 심화되어 2016년 5월 16일 본원 내과 외래 내원하시어 침 치료 및 한약치료하시다 집중적인 한방치료 위해 5월 26일부터 입원치료를 시작하였다. 본원 내과 외래진료 시부터 복용해온 처방A를 입원 당일부터 하루 3회 식후에 투여하였으며, 취침 전 양격산화탕 엑스건조제 4 g를 함께 투여하였다. 또한 입원당일부터 약 이틀간은 食滯痞滿 증세가 있어 독활지황탕 엑스건조제를 하루 3회 식후에 복용하였고 증세가 호전되어 입원 3일부터 중단하였다
환자분 진술에 의거하면 입원 당일 전날 한숨도 못 주무신 상태였고, 입원 2~3일째 수면시간은 1~2시간 정도로 수면양상에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입원 4일째부터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변화가 있었으며, 입원 6일부터는 수면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의 질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수면상태의 호전과 더불어, 함께 호소하였던 입마름, 상열감, 눈이 빠질 것 같은 느낌과 이마부위의 불편감도 함께 호전을 보였다.
아래는 입원 일로부터 퇴원 일까지 환자의 수면시간, 질, 각성횟수에 대한 경과이다(Table 2).
Table 2.*P : poor, F : fair, G : good
Ⅲ. 고찰 및 결론
불면증은 정신과 장애와 신체질환에서 매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며, 수면장애 중 가장 유병률이 높다4. 불면증은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수면장애일 수도 있고 여러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도 발생하기도 하므로,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먼저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다. 수면장애의 국제분류 개정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 2nd edition)에서는 80여 개의 수면장애를 8개의 주요 카테고리로 분류하였고, 이 중 불면증은 6가지 형태의 일차성 불면증과 5가지 형태의 이차성 불면증으로 구분하였다6.
불면증 치료는 비약물학적 치료와 약물척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불면증의 치료에는 불면증의 원인제거와 함께 비약물학적 치료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비약물학적 치료로는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 인지치료, 이완요법, 수면교육, 수면위생 등이 있다. 약물학적 치료로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수면제(Benzodiazepine hypnotics), 비벤조다이아제핀계 수면제(Non benzodiazepine hypotics), 멜라토닌 수용체 효현제(Melatonin receptor agonist) 등이 있으며 항우울제, 항정신병제, 히스타민 수용체 억제제 등도 불면증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증례의 환자가 복용 중이던 Zolpidem은 비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수면 유도제로 벤조디아제핀류는 아니지만 벤조디아제핀수용체에 작용하여 항불안, 수면, 근이완, 항경련작용을 나타내고, 이들 작용은 중추신경계에서 GABA에 의한 억제효과를 증강시킴으써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7.
Zolpidem은 속효성이며 약효의 지속시간이 짧아 전세계적으로 임상에서 수면제로서 흔하게 처방되는 약으로, 비록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 유도제에 비해 유해반응이 적다고 알려져 왔지만 Zolpidem 투여 후 섬망, 악몽, 환각 등의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생하였다는 보고들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8.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임상연구에서 Zolpidem을 복용한 여성에서 혈중 약물농도가 다음날 운전 등의 활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하며 여성의 경우 일일 권장 복용량을 일반제제는 10 mg에서 5 mg으로, 서방정은 12.5 mg에서 6.25 mg으로 낮추도록 제조사에 요구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에도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여 처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9.
四象醫學에 있어 수면은 소화, 땀, 대변, 소변 등의 다른 소증(素證)과 마찬가지로, 체질 병증의 진단 및 예후 판단에 중요한 진단 지표로 사용된다10.
≪東醫壽世保元 四象草本卷⋅病變第五統≫에 의하면 太陽人, 少陽人은 조용히 자야 좋고, 太陰人과 少陰人은 뒤척이면서 호흡을 크게 하면서 자야 좋다고 하였으며, 특히 少陽人의 경우 “能食安寐少陽之吉祥”이라 하여 少陽人의 숙면이 좋은 임상 예후임을 기술하고 있다11. 반면, ≪東醫壽世保元 辛丑本≫에서는 少陽人의 불면의 원인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된 바 없으나, 少陽人 불면 환자를 裏熱證으로 진단하여 凉膈散火湯을 투여한 사례12,13와 亡陰證에 병발된 불면증에 荊防地黃湯을 투여하여 증상의 호전을 보인 사례14 등의 임상보고로 미루어보아 表寒證과 裏熱證 구분 없이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본 환자는 하체에 비해 상체가 발달한 체형에 얼굴이 타원형이며 피부의 색택은 다소 희고, 안광이 밝은 편에 속하였고, 언행이 시원시원하여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며, 타인의 시선을 잘 의식하는 점 등의 體形氣像, 容貌詞氣, 性質才幹으로 미루어 보아 少陽人으로 진단하였고, 평소 입마름, 상열감 등의 증세를 호소한 것을 참고하여 淸裏熱降表陰하기 위한 처방A를 구성하여 8일의 입원기간동안 투여하였다.
처방 A는 少陽人 裏熱病 처방인 凉膈散火湯15에서 忍冬藤, 梔子, 薄荷, 石膏, 荊芥를 去하고 金銀花, 虎杖根, 牧丹皮, 枸杞子, 山茱萸, 覆盆子, 地骨皮, 菟絲子를 加하여 補陰을 강화하였고 羌活, 獨活, 柴胡, 木通을 加味하여 降表陰하므로써 表裏의 陰淸之氣의 升降을 모두 도와주고자 구성된 처방이다.
그리고 하루 1회 복용 중인 Zolpidem 10 mg은 용량이 과하다고 판단하여 환자분 동의하에 복용을 중단하도록 하고, 양격산화탕이 少陽人의 불면증에 유효하다는 증례보고12,13를 참고하여 양격산화탕 엑스건조제로 대체하여 경과를 살펴보기로 하였다.
침구치료는 六經辨證에 의거하여 陽明의 태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陽明經과 표리관계인 太陰經脈의 五兪穴에 자침하였다.
그 결과 입원 2~3일째 수면시간은 1~2시간 정도로 수면양상에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으나, 입원 4일째부터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변화가 있었으며, 입원 6일부터는 수면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의 질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수면상태의 호전과 더불어, 함께 호소하였던 주간의 손발의 식은땀, 입마름, 상열감, 눈이 빠질 것 같은 느낌과 이마부위의 불편감도 함께 호전을 보였다.
본 증례는 비록 1례에 불과하고, 체질진단에서 정형화된 평가방법을 실시하지 못했으며, 환자의 Progress를 평가하기에 적절한 설문방법을 적용하지 못한 점에서 한계점이 있다. 하지만 서양의학의 불면증 치료제를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불면증이 심화된 병력이 있는 환자를 Zolpidem 투여를 중단하고 한방치료를 통하여 유효한 증상의 호전을 보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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