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예비평연구
- Issue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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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ges.5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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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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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7627(pIS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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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udy on Hwang Sun-won’s《Ilwol》 - Discourse form and type of loneliness in embedded narrative -
황순원『일월』연구 - 삽입서사에 나타난 ‘외로움’의 담론적 형식과 유형 -
Abstract
This study has classified characters into four types in accordancewith the correlation of character with loneliness on Hwang Sun-won’s《Ilwol》. At the same time, This study has given attention to theembedded narrative that is implicit in central narrative dealing with eachcharacter type.First, in central narrative dealing with characters who don’t feellonely in human relations of actual society, three embedded narratives isimplicit. These embedded narratives take the form of type of play.These embedded narratives criticize human relations of contemporarykorean society that is ruled by the pleasure-seeking and decadentwestern culture.Second, in central narrative dealing with characters who feel lonely inhuman relations of actual society due to butcher status, three embeddednarratives is implicit. These embedded narratives take the form oftestimony, recording tradition current in one’s time, historical record.These embedded narratives emphasize the significance of traditionalvalues that is implicit in tale dealing with butcher.Third, in central narrative dealing with characters who feel lonely inhuman relations of actual society due to absent love, embeddednarratives that take the form of memory or daydream is implicit. Theseembedded narratives emphasize the significance of mental and spiritualand eternal love in human relations.Fourth, in central narrative dealing with characters who feel lonely inhuman relations of actual society due to absent love and butcher status,embedded narratives that take the form of dream is implicit. These embedded narratives suggest hopeless psychology due to butcher statusand concentrate on overcoming such hopeless psychology. Throughthese embedded narratives, this work emphasize the significance oftraditional values that is implicit in tale dealing with butcher.
이 글은 황순원의 장편소설『일월』을 대상으로 하여, 작중인물과 외로움과의 상관관계에 따라 인물을 다음 네 가지로 유형화하고, 각 인물 유형을 다루는 중심서사에 제시되어 있는 삽입서사의 기능과 의미에 주목하였다. 첫 번째, 현실사회의 인간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들을 다루는 중심서사에는 희곡 대본 형태의 세 가지 삽입서사가 제시되어 있다. 이들 삽입서사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서구문화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당대 한국사회의 인간관계를 비판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백정 신분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로 본돌영감, 상진영감, 인호, 기룡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는 중심서사에는 세 가지 삽입서사가 제시되어 있다. 먼저, 백정 신분으로 겪게 되는 수모를 다루는 증언 형태의 삽입서사는 본돌영감과 상진영감 형제가 어릴 적 백정 신분으로 인해 겪게 되는 두 가지 사건과 인철의 고모가 자살하게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다음, 백정 설화를 비롯해 백정의 삶과 관련되어 구비전승 자료를 채록한 형태의 삽입서사는 백정 설화에 내포된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기능을 한다. 백정 설화에는 상계와 하계, 신과 인간, 인간과 동물, 육체와 영혼이 합일되는 가치관이 내포되어 있으며, 이 가치관은 민족의 집단 무의식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적 가치관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백정에 대한 역사적 문헌 기록을 정리한 형태의 삽입서사는 백정 설화의 가치관이 배척당하고 급기야 말살당하게 되는 역사적 과정을 제시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기룡은 백정 신분에서 오는 외로움을 인간존재 일반의 숙명론적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홀로 외로움을 참고 견디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6.25전쟁과 관련된 기룡의 기억을 다루는 삽입서사이다. 세 번째, 현실사회의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사랑 부재로 인해 외로워하는 인물이다. 다혜와 후반부의 나미는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인물에 해당한다. 다혜가 지향하는 인간관계는 세 가지 삽입서사에 함축되어 있다. 다혜에 대한 인철의 기억을 다루는 삽입서사와 다혜의 공상을 다루는 삽입서사는 인철에 대한 다혜의 사랑이 ‘누이’ 같은 사랑임을 보여준다. ‘현대판 춘향이와 이도령 이야기’라는 삽입서사는 다혜가 지향하는 인간관계는 개인적 이기주의나 물질적 측면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영혼의 교감을 통해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추구한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러한 인간관계는 백정설화에 내포된 전통적 가치관에 해당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나미는 작품 전반부에서는 서구문화에 길들여져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맺다가, 후반부에 이르면서 인철을 통해 점차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게 되는데, 이를 압축하고 있는 것이 ‘붕어 꿈’ 삽입서사이다. 한편 인주, 인문의 모(母), 인문은 모두 현실사회에서 부모 자식 간, 또는 남녀 간의 진정한 사랑 부재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지만, 그 외로움을 내면화해서 극복하기보다는 외부의 대체물을 통해 회피하는 쪽을 택한다. 네 번째, 인철은 백정 신분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 동시에 진정한 사랑 부재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먼저, 진정한 사랑 부재로 인한 외로움은 다혜와 나미에 대한 인철의 기억과 관련된 삽입서사로 제시되어 있다. 인철은 자유분방하고 서구적 감각에 길들여진 나미의 이해타산적인 만남을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다혜의 ‘누님’ 같은 사랑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한다. 그러다가 인철은 백정 신분임을 알게 되면서 인간관계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 양자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과 관련된 삽입서사가 다섯 가지의 꿈 서사이다. 꿈 삽입서사는 백정 신분으로 인한 인철의 절망적 심리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인철이 백정 신분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인철은 개인적 이기주의와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현재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백정 설화의 가치관과 현대판 춘향과 이도령 부부 이야기에 내재한 인간관계, 곧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육체와 영혼, 정신과 물질이 합일되는 가치관에 입각한 그런 인간관계를 ‘현재’에 되살리고자 한다. 작품 결말에서 인철은 전통적 가치관을 상징하는 다혜와 서구문화를 대표하되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후반부의 나미를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 받아들임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강한 갈망을 표출한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