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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Development of Fashion Cultural Products using the Sari Container of Baekje’s Sabi Period Temples

백제 사비시대 사찰의 사리장엄구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

  • 전희관 (대덕대학교 패션리빙디자인과) ;
  • 김혜경 (원광대학교 패션디자인산업학과)
  • Received : 2015.07.08
  • Accepted : 2015.12.17
  • Published : 2015.12.31

Abstract

Buddhist culture had a significant impact on the entire mode of Korean living after the introduction of Buddhism to Korea in the Three Kingdom Period. Baekje embraced Buddhism in 384 A.D.; subsequently, diverse artifacts have now been excavated from the temples. Various research on Korean temples are now in progress; however there is inadequate research on the relics and patterns excavated from the temples due to the focus on the temples’ architectural form. There is limited research on the development of fashion cultural products that use relics excavated from the temples. This study develops designs for fashion cultural products using Baekje Sabi Period relics; specifically, the sari container excavated from Buyeo’s Wangheungsaji, Neungsanrisaji, and Iksan’s Mireuksaji. The sari container’s original form, patterns, and writing were developed into patterns and applied to fashion products such as t-shirts, bags and scarves. Traditional multicolored paintwork exhibited on the temples, ‘dancheong’, was selected as the color for products that can symbolically express the nature of their origin. Adobe Illustrator CC and Adobe Photoshop CC were used to extract the motifs and develop the designs. Six patterns and nine fashion products were designed, accounting for a total of fifteen developed items. We hope that the fashion cultural product design expresses the distinct characteristics of Baekje’s Sabi Period and can be applied to various products and related fields.

Keywords

1. 서 론

한국은 긴 역사만큼 다양한 문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불교문화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한국에 전해 내려온 이후 한국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었다. 삼국 중에서 백제는 서기 384년 수도 근처의 한산에 절을 건립하고 열 명을 출가시켜 거주하게 함으로써 불교를 공식적으로 수용하였다.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백제문화권 문화재의 다수가 사찰과 연관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백제문화권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면서 백제문화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백제 문화를 재조명하고 부활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백제의 우수하고 독특한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상품으로 개발한다면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화자원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적 이미지나 전통 문양 등을 활용한 디자인 개발과 문화상품 개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한국 전통 문양을 활용하여 Hyun(2006)은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을 연구하였고, Seo(2013)는 스카프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Choi et al.(2006)는 전통 조각보 문양, Kim(2010, 2012)은 전통 꽃담과 전통 부채를 활용하여 패션문화상품 디자인을 연구하였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지역 유물을 활용한 연구로는 Byun and Kim(2009), Song and Park(2012) 등이 가야 출토 유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 연구를 진행하였고, Kim and Oh(2012)는 유네스코 기록 유산인 직지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연구를 진행하였다.

백제 사찰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Min(2011)은 사비시대 사찰의 가람형태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Han(2012)은 백제 사찰의 부속 건물지의 유형과 형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Tahk(2011)은 사비시대 사찰의 불탑 조형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처럼 백제 사찰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는 대부분 고고학과 문화재 보존학적 측면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하겠다. 백제의 문화 자원을 활용한 문화상품 개발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Lee and Yi(2008)는 사비 백제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상품 개발 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Kim and Jeon(2012)은 백제 무령왕릉 출토유물을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Suh(2013)는 백제문양을 활용한 니트 패션문화상품 개발 연구를 진행하였고, Kim et al.(2014)은 백제문화권인 익산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처럼 백제의 자원을 활용한 연구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행됐지만, 사비시대 사찰 출토 유물인 사리장엄구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개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백제 사찰의 출토 유물이나 벽화, 사찰 형태의 조형성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를 응용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개발된 디자인을 패션문화상품은 물론 다른 분야에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사찰 문화자원인 출토 유물이나 벽화 등을 활용해서 문화 상품화하는 과정은 방법론적으로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유물이 지니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를 찾아내어 디자인을 개발하고 그 지역의 상징성을 담아낸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유물의 다양한 특성 중에서 문양을 분석하는 노력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는 고대부터 인류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문양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문양에는 각 민족의 고유한 특성과 상징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백제 사비 시대의 사찰에서 출토된 유물의 문양에 대한 분석과 이를 반영한 문화상품 개발은 지역 문화에 대한 상징을 담아내는데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백제 사비 시대의 사찰 중에서 사리를 보관하는 용기인 사리장엄구가 출토된 부여 왕흥사지와 능산리사지, 익산 미륵사지의 사리함과 사리감 유물을 활용하여 사비 백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백제 사찰 출토 유물에 대한 문화적 우수성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유물을 활용해 개발된 디자인이 지역의 여러 문화 관련 분야에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2. 이론적 배경

2.1. 백제 사비시대 사찰

백제 문화는 도읍을 중심으로 시대 구분을 하고 있다.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을 중심으로 하는 한성시대(미정~AD 475), 공산성을 중심으로 국가의 기틀을 잡아가는 시대인 웅진시대(AD 475~538), 사비성을 중심으로 백제 문화의 전성기를 이끌어 갔던 사비시대(AD 538~669)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문헌에 기록된 백제 시대의 사찰은 한성 시기 1곳, 웅진 시기 2곳, 사비 시기 12곳으로 총 15곳의 사찰이 전해지고 있으며, 문헌과 유적을 통해 알려진 사찰 유적 중 백제 사찰이라고 밝혀진 유적은 모두 사비시대 사찰이며, 부여 8개소, 익산 3개소, 보령 1개소로 총 12개이다(Noh, 2012). 이들 사찰 중에서 부여 왕흥사지와 능산리사지, 익산 미륵사지에서는 사리장엄구가 출토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왕흥사지(사적 제427호)는 사비성 왕궁이 있었던 부소산성과 백마강을 경계로 마주 보고 자리 잡았으며, 도성과 가장 가까운 중요한 사찰 중 하나였다. ‘삼국사기’에는 왕흥사의 창건 내용을 포함하여 일부 기록되었으며, 1934년에 ‘王興’이라는 명문 기와가 발견되었다(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8a). 2007년 발굴 조사에서 정유년명(丁酉年銘) 청동제 사리함과 금·은제 사리병을 비롯하여 각종 구슬류와 기와 등 백여 건의 문화재가 출토되었다.

능산리사지(사적 제434호)는 ‘창왕십삼년(昌王十三年…)’이라고 쓰인 석조 사리감 명문에 의해 567년경 건립된 것으로 밝혀진 백제 위덕왕대 사찰 유적이다. 능산리 고분군과 동나성 사이의 능산리사지 계단식 논에서 1,500년 전의 백제 유물이 쏟아졌다. 출토 유물은 금동대향로, 창왕명사리감, 직구호, 단경호, 완, 합, 삼족기, 전달린 토기, 벼루, 자배기, 연통형 토기 등이 있다(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8b).

미륵사지는 미륵산 남쪽 능선 끝자락의 평지에 위치한다. 이 유적의 발굴조사는 1980부터 1989년까지 이루어졌으며, 2001년부터 서탑 해체보수 정비사업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확인된 건물지는 중문지, 금당지, 강당지, 서탑지, 목탑지, 승방지, 회랑 등이 있다. 이 유적에서는 백제 시대에서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각종 토기류와 사리장엄, 금동향로, 금동제 장식품, 납유리, 토제 나발, 延祐명기와, 치미 등이 확인되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1982). 세 사찰에서 출토된 유물을 살펴보면 Table 1과 같다.

Table 1.Relics of Sabi period temples

2.2. 사리장엄과 출토 유물

2.2.1. 사리장엄

사리란 인도 산스크리스트어 “사리라(sarira)”라는 말을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원래의 뜻은 몸이나 뼈, 시신, 유골 등을 뜻한다. 사리장엄은 이러한 성스러운 사리를 엄격한 법식에 의해서 갖추어 꾸미는 총체적 행위로, 구체적으로는 사리를 직접 담는 사리기부터 시작하여, 사리기를 안치하는 공간, 사리를 공양하기 위해 행해지는 각종 의례와 의례 관련 용품, 그리고 사리에 바쳐진 각종 공양품을 포괄한다(Ju, 2013).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담는 유리병, 금사리함, 은이나 동으로 만든 외함(外函)으로 구성되며, 탑의 심초석(心礎石)이나 기단부 또는 탑신부에 자리를 만들어 봉안하였다. 삼국시대 사리장엄구의 현존 사례가 거의 없는 가운데, 2007년 부여 왕흥사지에서 금·은·동 삼중 구조의 사리함이 명문과 함께 발견되었고, 2009년에는 익산 미륵사지 서탑을 해체 보수하던 중 화려한 금사리병이 발원문과 함께 수습되어 백제 사리장엄구의 실체를 알 수 있었다(Buyeo National Museum, 2014b). 백제 사리장엄구는 567년 능산리사지, 577년 왕흥사지, 639년 미륵사지의 것이 있다. 사리기의 내용으로 보아 이들은 모두 왕실, 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덕왕 때 만들어진 왕흥사는 사리공양과 사찰 건립의 주체가 창왕(昌王) 즉, 국광이었으며, 목적은 “죽은 왕자를 위한 것”이었다. 미륵사의 경우는 왕후가 재물을 희사하여 사찰을 만들었으며, 목적은 국왕과 왕후의 건강·장수를 기원하는 것이었다. 능산리 절터의 주체는 공주로 되어있으나 목적은 보이지 않는다(Lee, 2010).

2.2.2. 사비시대 사찰 사리공양구의 특징

부여 왕흥사지 사리용기는 현재까지 발견된 국내 사리용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Buyeo National Museum, 2013). 왕흥사에서 나온 사리공양구는 금·은·동 금속제품, 여러 색깔의 다양한 구슬 등 매우 화려하다. 왕흥사에서 출토된 정밀한 사리공양구 등 유물과 사원 건축 등을 통하여 당시 수준 높았던 불교문화, 백제의 공예와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으며, 나아가 동아시아의 국제교류 실상을 살펴볼 수 있다(Buyeo National Museum, 2008). 왕흥사 목탑지 심초석의 사리공에서는 사리용기인 청동사리함, 은사리외병, 금사리내병이 출토되었다. 사리함은 청동으로 만든 원통형으로, 보주형 손잡이가 달린 뚜껑이 덮여 있으며, 동체부 앞면에 명문이 있다. 청동사리함 앞면의 명문은 모두 6행 5자(마지막 행만 4자)로 ‘丁酉年二月, 十五日百濟, 王昌爲亡王, 子立刹本舍, 利二枚葬時神化爲三’의 29자가 음각되었다. 이는 “정유년(577) 2월 15일, 백제왕 창(昌)이 죽은 왕자를 위해 사찰을 세웠다. 이 사리 두 매를 묻었을 때 신묘한 조화를 셋이 되었다.”로 풀이된다(Buyeo National Museum, 2014a). 사리공양구 출토 유물의 대부분은 장신구로, 금으로 만든 목걸이와 귀걸이, 탄목금구, 금모장식, 구슬, 금실 등이 있다. 유물의 재질은 금, 은, 동합금, 유리, 옥, 철 등 다양하다. 또한, 은으로 만들 고리, 구슬, 과판(銙板) 등이 있으며, 동합금으로 만든 젓가락, 팔찌, 동전 등과 곱은옥 등 옥 제품도 있다. 옥 제품은 곱은옥과 도철문이 새겨진 장신구를 비롯해 비녀, 패식 등 다양하다. 이 밖에 철제품으로는 칼과 철제테, 집게가 있다.

국보 제288호 석조 사리감은 백제 때 사리를 보관하는 용기로, 능산리사지의 중앙부에 자리한 목탑 자리 아래에서 나왔다. 출토 당시 이미 사리감은 폐기된 상태였으므로 사리 용기는 없었다. 사리감은 위쪽은 원형, 아래쪽은 판판한 높이 74cm, 가로·세로 50cm인 터널형이다. 감실 내부의 크기는 높이 45cm 정도로 파내어 턱을 마련하였는데 내부에 사리 장치를 놓고 문을 설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감실의 좌·우 양쪽에 각각 중국 남북조 시대의 서체인 예서(隸書) 풍의 글자가 10자씩 새겨져 있는데, 명문(銘文)의 내용은 성왕(聖王)의 아들로 554년 왕위에 오른 창왕(昌王:위덕왕(威德王))에 의해 567년 만들어졌으며, 성왕(聖王)의 따님이자 창왕(昌王)의 여자 형제인 공주가 사리를 공양하였다는 내용이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n.d.). 석조사리감의 앞면에는 “百濟昌王十三年太歲在, 丁亥妹·公主供養舍利”의 명문이 있어, 능산리사지가 위덕왕 13년인 567년에 백제왕실에서 건립한 사찰로 밝혀졌다(Buyeo National Museum, 2014b).

미륵사지 석원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용기는 백제 사리기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다양한 문양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백제의 새로운 문양들이 포함되어 있고, 금제사리봉안기를 통해 639년이라는 절대연대가 밝혀져 백제 말 금속공예품의 기준작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3). 미륵사지 사리 장엄구는 발굴 당시 석탑 1층 심주석 상면에 조성된 방형사리공에서 32중으로 된 금제사리호를 비롯하여 금제사리봉안기, 금괴, 금제 귀걸이, 은제관식, 금제 족집게, 금제합, 금실, 유리 구슬, 유리판 등과 이들을 싼 직물류가 층을 이루며 놓여 있었다. 금동제사리외호는 보주형(寶珠形) 꼭지가 달린 뚜껑과 긴 목, 둥근 어깨를 지닌 동체로 되어있다. 호의 몸체는 상·하로 나누어 제작한 후 결합하였다. 호와 뚜껑에는 연꽃문(화문), 어자문(어란문), 인동당초문, 선문 등이 빼곡히 음각되어 있다. 금제사리내호는 폭 2.6cm, 높이 5.9cm로 외호와 달리 뚜껑과 동체 상부가 일체형이며 금판을 두드려서 만든 단조기법으로 제작되었다. 내호에서는 유리제 사리병 파편과 사리 등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안은 금동제사리외호-금동제 사리내호-유리제사리병 3중 구조로 밝혀졌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3).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에서 보이는 다양한 공예기법과 양식은 백제 장인들의 전통적인 백제 공예기법, 특히 금속 공예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문양과 어자문기법과 같은 새로운 기법을 받아들여 백제 특유의 미술 양식을 형성했음을 잘 보여준다(Ju, 2013). 세 사찰의 사리공양구 유물을 정리해보면 Table 2와 같다.

Table 2.Relics of sari container

2.3. 사찰의 단청 색상

단청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집의 벽, 기둥, 천장과 같은 건축 가구부재(架構部材)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이나 무늬를 그려 놓은 것 또는 그 일을 가리키고 있으나, 좀 더 넓은 의미로서는 조각 형상이나 공예품 등에 채화(彩畫)하는 것과 서(書), 회(繪), 화(畵)의 개념을 통틀어 하는 말이다(Im, 1991). 단청(丹靑)이란 붉은색을 나타내는 단(丹)자와 푸른색을 나타내는 청(靑)자가 합쳐진 것으로 단청의 색상은 청, 적, 황, 백, 흑의 5색이 기본이며, 이 색을 배색하여 간색을 만들어 다양한 색채를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단청이 사용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단청은 불교나 유교가 성행하였던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 3국에서 일찍이 유행하였으며, 현재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백제 시대 사찰의 단청과 관련된 문헌으로 삼국사기에 전하는 왕흥사의 기록에서 “그 절이 강 언덕에 서 있으며 웅장하고 채색으로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왕이 해양배를 타고 절에 들어가 향을 피웠다.”라는 기록에서 사찰에 화려한 단청을 했음을 알 수 있겠다(An, 2004).

단청은 목재의 방습과 방부 효과를 위한 내구적인 목적으로 쓰이기도 하였고, 목재가 갖는 재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 또한, 장식할 수가 있어서 건축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고 왕권이나 종교적인 위엄을 위하여 궁궐이나 사찰 사당 등에 사용되었다. 이처럼 단청은 보기에 아름답기만 한 그림의 의미가 아닌 건축물을 비롯한 여러 조형품과 공예품들의 손상을 방지하고 보존시키기 위한 지혜와 우주 만물의 원리와 이치에 순응하고 주술적인 의미를 담아 기원하는 모습, 그리고 위엄과 장엄함을 표현한 장식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Jeong et al., 2010). 단청의 색상 표현이나 배열 순서 색은 우리 민족의 생활기반인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이라는 일정한 규칙에 따랐다.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여 여기에 먹이나 분을 혼합한 간색을 만들어 다양한 색채로 사용하였다. 오늘날 단청에 주로 사용되는 안료는 원색과 혼색을 포함해 대략 20여 종에 이른다. 원색은 양록, 장단, 주홍, 양청, 군청, 석간주 황토, 뇌록, 호분, 지당, 먹 등이며, 혼색은 육색, 삼청, 하엽, 다자, 뇌록, 미색(가칠용) 등으로 구분된다(Gwak, 2002). 단청의 색상을 정리하면 Table 3과 같다.

Table 3.from : Gwak D. H. (2002), Ham S. A. (2013), Researcher

 

3. 사리장엄구를 활용한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

3.1. 디자인 개발 내용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사리장엄구의 형태와 문양(명문)을 모티프로 활용하여 백제 유물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발하여 제시하였다. 백제 사비시대의 사찰 중에서 사리장엄구가 출토된 부여 왕흥사지, 부여 능산리사지, 익산 미륵사지 3곳의 사찰을 대상으로 하여, 세 사찰에서 출토된 유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차별화된 독특함을 연출시킬 수 있는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을 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세 사찰에서 출토된 사리공양구 유물 원형과 사리공양구에 나타난 문양을 디자인 개발의 소재로 활용하였다. 모티프 추출 작업 및 패턴 디자인 개발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인 Adobe Illustrator CC와 Adobe Photoshop CC를 활용하였다. 기본 모티프는 두 가지로 추출하였는데, 모티프 1은 왕흥사지와 미륵사지의 사리공양구 그리고 능산리 사리감 유물의 원형을 단순화시켜 추출하였고, 모티프 2는 세 가지 유물에 나타난 문양과 명문에서 추출하여 활용하였다. 본 연구가 사찰 출토 유물을 활용한 디자인 개발이므로 단청의 색상을 디자인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사찰이라는 특성과 패션문화상품의 통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디자인 개발을 위한 색상은 선행연구인 Gwak(2002)과 Ham(2013)의 연구에 나타난 단청의 색상을 사용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개발된 디자인이 실제 문화상품으로 제작될 경우 동일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하려고 색상의 값을 PANTONE 값으로 제시하였다. 패션 문화상품 디자인 개발은 실생활에서 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방, 스카프, 티셔츠 세 가지 상품에 적용하였다.

3.2. 모티프 추출 및 패턴 개발

기본 모티프 개발은 사리공양구의 조형미와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기본 모티프 1은 유물 원형의 형태미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추출하였고, 유물에 나타난 문양에서 기본 모티프 2를 추출하였다.

왕흥사 출토 유물에서는 사리함에 새겨진 왕흥사 창건과 관련된 명문 기록을 나타낸 명문 ‘丁酉年二月, 十五日百濟, 王昌爲亡王, 子立刹本舍, 利二枚葬時神化爲三’(Buyeo National Museum, 2014a), 즉 ‘정유년(577년) 2월 15일에 백제왕 창(百濟王昌)이 죽은 왕자를 위하여 찰(刹)을 세우는데, 2매였던 사리가 장시(葬時)에 신(神)의 조화로 3매가 되었다’는 문장을 모티프로 활용하였고, 미륵사지 사리공양구에서는 사리함에 새겨진 문양 중에서 넝쿨문을 모티프로 추출하였다. 능산리사지의 사리공양구에서는 석재 사리감 앞면에 새겨진 명문인 ‘百濟昌王十三年太歲在 丁亥妹口公主供養舍利’(Buyeo National Museum, 2014b)를 모티프로 활용하였다. 색상이 적용된 모티프는 모티프의 확대, 축소, 중첩, 재배치 등의 기법을 활용하여 패턴 1과 패턴 2로 전개하였다.

왕흥사 사리함을 응용한 리핏 1은 사리함 원형 모티프를 회전, 반복시켜서 중첩 기법을 활용해 원 리핏을 만들었다. 리핏 2는 원형 모티프와 명문을 활용한 모티프를 중첩, 반복, 축소기법을 활용해 원 리핏(one repeat)을 만들었다. 리핏 1과 2를 평이음으로 전개하여 패턴을 제작하였다. 색상 적용은 기본 모티프 1은 육색과 삼청을 사용했고, 기본 모티프 2는 양청과 황을 사용하여 화려함을 표현하였다.

능산리 사리감을 응용한 리핏 1은 사리감 원형에서 추출한 모티프 1을 대칭 반복, 축소 반복을 활용해 원 리핏을 만들었다. 리핏 2는 사리감 원형과 사리감에 새겨진 명문을 활용한 모티프 2를 반복, 중첩, 확대, 축소 기법을 활용해 원 리핏으로 만들었다. 원 리핏 1과 2를 평이음으로 전개하여 패턴을 전개하였다. 색상은 리핏 1은 주홍, 하엽, 장단을 활용했고, 리핏 2는 황토, 먹, 하엽, 장단을 활용하였다.

미륵사지 사리함을 응용한 리핏 1은 중앙에 원형 모티프를 중첩, 회전을 시켜 문양을 만들고, 리핏 가장자리는 넝쿨문을 배치하여 원 리핏을 만들었다. 리핏 2는 중앙에는 사리함 원형 모티프를 중앙에 반복 배치하여 넣고, 주변에는 넝쿨문을 반복 배치하여 원 리핏을 만들었다. 원 리핏 1과 2를 평이음으로 전개하여 패턴을 제작하였다. 색상 적용은 기본 모티프 1은 뇌록과 장단을 사용하였고, 기본 모티프 2는 삼청과 황을 사용하여 색상 대조를 통해 단청의 화려함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모티프 추출 및 색상 적용 내용을 정리하면 Table 4와 같고, 모티프를 활용한 패턴 개발 내용을 정리하면 Table 5와 같다.

Table 4.Motif development & color way

Table 5.Pattern development

3.3. 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

개발된 패턴 디자인은 실생활에 필요한 티셔츠, 가방, 넥타이 상품에 적용하였다. 먼저 티셔츠 디자인은 ‘V’넥 티셔츠로 제작하였다. 디자인은 앞면 중앙에 원 리핏 배치하고 목의 ‘V’넥 부분에 패턴 1과 패턴 2를 적용하여 한복의 전통적인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캐주얼한 느낌이 나타나도록 디자인하였다. 가방은 실용성을 고려한 사각 에코백에 패턴 1과 패턴 2를 적용시킴으로써 모던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나타내도록 하였다. 스카프 디자인은 패턴 1과 패턴 2를 중앙 부분에서부터 교차, 반복 전개하면서 독특한 세련미와 한국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디자인 개발하였다. 패션문화상품 디자인에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Table 6.Pattern simulation

 

4. 결 론

세계 각국은 자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통해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중의 하나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그 지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그 지역의 이미지를 간직할 수 있는 문화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는 백제지역의 사찰인 부여 왕흥사지, 부여 능산리사지, 익산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인 사리장엄구를 활용하여 사비시대의 도읍지였던 부여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패션문화상품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디자인 개발을 위해 사비시대의 사찰과 사리공양구의 특징에 대해 검토하였고, 아울러 디자인 개발에 적용될 색상과 관련하여 사찰 단청의 색상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디자인 개발을 위해 세 사찰 출토 유물인 사리장엄을 활용하였으며, 백제 사찰 유물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패턴을 개발하였다. 각 사찰의 사리장엄구에 나타난 유물의 원형과 유물에 나타난 문양과 명문을 기본 모티프로 활용하였다. 모티프 추출 작업 및 패턴 디자인 개발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인 Adobe Illustrator CC와 Adobe Photoshop CC를 활용하였다. 모티프 1은 왕흥사지와 미륵사지의 사리공양구 그리고 능산리 사리감 유물의 원형을 단순화시켜 추출하였고, 모티프 2는 세 가지 유물에 나타난 문양과 명문에서 추출하여 활용하였다. 추출된 기본 모티프를 확대, 축소, 반복, 재배치 등의 기법을 활용해 리핏 1과 리핏 2를 만들고, 리핏을 평이음으로 전개하여 패턴 디자인 6종류를 개발하였다. 디자인 개발에 있어서 색상의 적용은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하도록 단청의 색상을 디자인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사찰이라는 특성과 패션문화상품의 통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개발된 디자인이 실제 문화상품으로 제작될 경우 동일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색상의 값을 PANTONE 값으로 제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패턴을 활용하여 백제문화권 방문객들의 실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션문화상품인 가방, 스카프, 티셔츠 디자인 9종류를 개발하였다. 티셔츠 디자인은 앞면 중앙에 원 리핏 배치하고 목의 ‘V’ 넥 부분에 패턴 1과 패턴 2를 적용하여 한복의 전통적인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캐주얼한 느낌이 나타나도록 디자인하였다. 가방은 실용성을 고려한 사각 에코백에 패턴 1과 패턴 2를 적용시킴으로써 모던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나타내도록 하였다. 스카프 디자인은 패턴 1과 패턴 2를 중앙 부분에서부터 교차, 반복 전개하면서 독특한 세련미와 한국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디자인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색상과 디자인의 변형 및 응용을 통해 가방, 티셔츠, 스카프 외의 기타 패션 소품이나 생활 소품 그리고 백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백제문화권을 홍보하고 백제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한국의 긴 역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사찰에 대한 연구 방향이 건축 측면뿐 아니라 패션이나 디자인 관련 분야에도 확대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백제 시대의 사찰 중에서 사비시대의 사찰로 한정한 유물을 활용했다는 것과 개발된 디자인을 활용해 실생활에 활용될 제품을 실물로 제작하지 않고 시뮬레이션으로만 제시를 하였다는 점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사찰의 범위를 확대하고 시뮬레이션된 결과를 실물로 제시하는 것과 보다 확대된 패션문화상품에 대한 적용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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