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서 규정한 국가 계획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매 2년마다 수립하여 공고하고 있으며, 전력수급의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전력수급의 장기 전망에 관한 사항, 전기설비 시설계획에 관한 사항, 전력수요의 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1].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 이후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급에 관한 기본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는 정책 보고서 또는 수급전망 보고서의 성격을 갖는 계획으로 변화될 예정이었으나,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지연과 배전분할 중단에 따라 여전히 규제적인 성격을 갖는 계획으로 유지되고 있다[2]. 정부는 발전사 업자의 발전소 건설의향을 평가하여 전력수급기본계획에의 반영 여부를 결정하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발전소는 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해 다수의 인허가 사항을 의제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발전소 건설을 위해서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어야만 현실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실질적으로 발전소의 진입을 규제하는 성격을 갖게 되며, 궁극적으로 정부가 장기 수요예측, 전원구성, 수요관리, 전력수급 전반을 관리하는 정책적 수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연도별 전력수요 예측치, 수요관리 목표치, 발전설비 규모와 종류 등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예측이 이루어지는 등 타 국가 에너지 계획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전력수요 예측과 수요관리 목표, 발전설비 계획에 오차가 발생하게 되면 전력수급의 불안과 전력공급비용의 상승 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이러한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하나 현재와 같이 일부 구조개편이 진행된 상황에서 다양한 사업자를 관리하기에는 제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실제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과소 수요예측과 기저 발전설비의 과소 계획, 계획에 반영된 발전설비의 건설 지연 또는 취소는 2010년 이후 고질적인 전력수급 불안과 전력시장가격의 상승을 초래한 바 있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되기도 하였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전력수급기본계획이 결정론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는 이상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므로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들을 분석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립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첫 째는 수요예측의 불확실성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목표 수요는 기준 수요에서 수요관리 목표 값을 차감한 것으로 정부가 수요관리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 수요가 예측대로 실현된다고 가정하는데 상당한 무리가 있다. 두 번째 불확실성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관련되어 있다. 원자력 발전은 국민의 수용성이 높지 않다는 문제를 갖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부하 중심지로 수송하기 위해 필요한 765kV 등 대규모 송전선 건설에 있어서도 수용성이 낮다는 외부적 문제 또한 갖고 있다. 따라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설정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의 이행 가능성 역시 상당히 불확실하다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이행의 불확실성 또한 앞서 언급한 수요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불확실성 못지않게 크다고 할 수 있다. 계통 접속 문제, 정부승인차액계약으로 대표되는 수입 규제, 석탄화력 발전소에 의한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 수도권 환경규제 강화 등 다양한 장애물이 있어 석탄화력 발전소가 계획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네 번째 불확실성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다.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설정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구체적인 건설 계획이라기보다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그 이행에 관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4].
이들 불확실성은 전력수급의 불안정성을 야기해 전력계통의 공급 신뢰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앞서 기술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력공급설비가 부족한 상황이 올 경우 수급안정을 위해 건설기간이 짧은 천연가스 복합 설비가 추가 건설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천연가스 수급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천연가스의 수급불안은 장기계약이 아닌 현물시장에서의 천연가스 조달을 불가피하게 하고 이는 곧 천연가스 수입 비용의 증가와 전력생산 비용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논문에서는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각 시나리오의 천연가스 수요 전망, 전원별 발전량, 총 전력공급비용, CO2 배출량을 추정하였다. 이를 통해 천연가스 수급과 전원구성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CO2 배출 목표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CO2배출 목표 달성을 위한 대안을 검토하였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제 2장에서는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횡의 특징과 불확실성 요소를 기술하였다. 제 3장에서는 전력수요, 발전설비 건설계획,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중에 기초하여 분석 대상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 제 4장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시나라오별 천연가스 수요전망, 전원별 발전량, CO2 배출량을 제시하였다. 제5장에서는 우리나라의 CO2 배출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검토하였다. 제 6장은 결론으로 분석결과의 정책적 함의를 정리하였다.
2.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특징
2012년 수립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이전 계획과 비교해 수요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는 점, 송전설비 건설의 어려움으로 인해 발전설비 계획의 이행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계획이 대폭 증가한 반면 천연가스 복합 화력 발전소의 비중이 감소했다는 점, 공격적인 신재생에너지 계획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그 주요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2010년 이전 장기 수요예측은 실현된 수요에 비해 과소하게 이루어 졌으며 이는 곧 2011년 이후 고질적인 전력수급불안을 야기한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기도 하다. 전력수급 불안은 매우 민감한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에 제 5차,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이전 계획들에 비해 보수적인, 다시 말해 높은 기준수요 예측치를 제시되었다.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계획 마지막 연도인 2027년의 기준수요 예측의 최대전력은 126,740MW이며, 기준수요에서 수요관리 계획을 차감한 목표수요는 110,886MW이다. 즉 수요관리를 통해 15,854MW의 최대전력을 삭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나타대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용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거의 최대한 활용했음에도 실제 감소한 부하가 약 4GW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수요관리 계획은 일정 부분 과대평가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 수요는 현 기준수요 예측치와 목표수요 예측치 가운데에서 구현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5]. 전력수요 전망에는 수요관리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세계 경기와 중국경제의 부상 등에 따른 국내 전력 다소비 산업의 부진에 의한 수요 축소 가능성, 에너지 가격 체제의 변화에 따른 급속한 전기화에 의한 수욕 급증/급감 가능성 등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므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림 1수요예측치와 실적치 비교 Fig. 1 Comparison of load forecast and realized load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자력 건설계획은 제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그 것과 동일하며 추가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명시되지 않았다.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에 대한 의사결정은 2013년 수립된 제 2차 에너지기본계획 이후로 미루어 졌으며, 제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35년 원자력 설비비중을 29%로 결정한 바 있다[6,7]. 구체적인 추가 건설계획은 2014년 수립되는 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향후 추가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송하는데 필요한 송전망 건설과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송전망 계획상 원전 추가 시 송전망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하다. 2019년 완공예정인 신울진-신경기 송전망의 적기 건설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또 다른 송전망 추가 계획을 상정하면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석탄화력 발전소의 건설 계획이 대폭 반영되었다는 점은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6,350MW에 해당하는 9기의 석탄화력 발전소가 이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상황에서 12기, 총 10,740MW에 해당하는 석탄화력 발전소가 추가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석탄화력의 대규모 건설은 최근 전력수급 불안으로 인한 전력시장의 계통한계가격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저 발전소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과 마찬가지로 석탄화력 발전소의 건설 역시 그 이행 가능성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정산조정계수 또는 향후 도입 예정인 정부승인차액계약에 의한 전력판매 수입 규제는 석탄 화력 발전소의 수익성을 약화시킬 수 있고, 수도권으로부터 원격지에 소재하는 석탄화력 발전소의 경우 대규모 송전선 건설을 수반한다는 원자력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 또한 석탄화력 발전소의 적기 준공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화력 발전과 달리 천연가스 복합화력은 그 역할이 이전 계획에 비해 축소되었다.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추가된 천연가스 복합 화력 발전소는 6기, 5,000MW에 그쳐 석탄화력이나 신재생에너지의 증가에 비해 그 상대적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반면 2027년까지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건설 용량은 27,929MW로 제 5차 장기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24년 19,157MW에 비해 대폭 확대되었다.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추가 용량 가운데 많은 부분이 실제 발전사업자의 건설의향에 기초한 것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를 반영한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그 이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림 2는 제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반영된 발전원별 신규설비 규모를 정리한 것이다.
그림 2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전원별 신규 설비용량 Fig. 2 Capacity Addition by fuel source in the 6th BPE
3. 대안 시나리오 구성
연구에서는 2장에서 기술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과 문제점들을 고려하여 6개의 대안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천연가스 수요, CO2 배출량, 총 비용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수요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수요 전망을 목표수요, 기준수요, 목표수요과 기준수요의 평균 세 가지로 가정하였다. 원자력 건설계획은 개별 발전소의 건설 진행 현황, 접속 송전망 건설 현황 등을 평가하여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별도의 원자력 건설계획(Most Probable Plan, MPP)을 도출하였다. 석탄 역시 개별 발전소의 건설 진행 현황 및 송전망 계획 등을 평가하여 실현 가능성이 높은 건설계획을 도출하였다,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소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건설계획은 이론적인 분석이 아닌 건설 현황과 연구진의 경험에 바탕으로 도출된 계획이지만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 건설계획을 가능한 현실화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역시 2012년까지의 목표 대비 실적을 감안하여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60%가 구현되는 경우와 30%가 구현되는 경우로 나누어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결과적으로 3가지 수요, 2가지 신재생에너지 이행 비율, 고정된 원자력 및 석탄화력 건설계획을 바탕으로 표 1과 같이 6가지 대안 시나리오를 상정하였다.
표 1시나리오별 주요 가정 Table 1 Assumptions of each scenario
실현 가능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MPP)의 구성에 있어 가장 큰 고려 사항은 송전망으로 보았다. 밀양 사태 이후 표면화된 송전망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저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울진과 서울 수도권을 연결하는 765kV 송전선이 계획되어 있으나 계획대로 건설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원자력 비중 29%를 달성하기 위한 신규 입지인 삼척 지역에 추가적인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기 위해서는 1회선 이상의 765kV송전선 또는 (지중) HVDC 송전선이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덧붙여 정치적인 리스크와 재무적인 리스크도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상정한 실현 가능한 원자력 건설계획에서는 삼척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추가되지 않는 것으로 가정했으며 울진지역에만 신규로 원자력 발전소 2기가 건설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또한 기존에 확정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송전망 건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 후쿠시만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규제 등의 문제로 2∼4년 지연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또한 안전규제 강화로 원자력 발전소의 이용률이 과거 90% 대에서 80%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현재 건설 중인 15기의 석탄화력 발전소에 더해 12기의 추가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가 제 6차 수급계획에 반영되었다. 과거에는 석탄화력 발전소가 대부분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 부지에 건설되어 송전접속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었으며, 접속 선로의 길이는 10km 이하인 경우가 많아 물리적인 큰 어려움은 없다. 반면 6차 수급계획에 반영된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들은 거의 대부분 신규 부지에 입지하므로 장거리 전력계통 접속을 요구하고 있으며, 항만, 도로와 같은 추가적인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향후 정부가 이러한 비용들에 대해 충분히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6차 계획에 반영된 12기 가운데 4기의 1,000MW급 발전소와 1기의 800MW급 발전소가 재무적인 부담, 환경규제 또는 송전망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악화로 건설되지 못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더불어 동일한 이유로 계회된 발전기의 일부가 지연 건설되는 가정하였다. 다시 말해 6차 계획과 비교해 2027년 석탄화력 발전소의 용량이 3,870MW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6차 계획에서는 2027년까지 약 32,000MW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으나 입지확보의 어려움이나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용이하지 않은 목표로 사료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는 2022년 까지 전체 발전량의 11%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2012년의 목표 달성률은 64.7%에 그친바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실현 가능 계획으로 6차 계획 목표치의 60% 또는 30%가 실현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신규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소의 경우 6차 계획대로 건설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상기 기술한 6개 시나리오 가운데 4개 시나리오에서는 지연 또는 취소된 원자력 발전소와 석탄화력 발전소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추가적인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소가 건설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즉,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효예비율을 10% 이상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가정을 바탕으로 전력시장 시뮬레이션 모형인 DAYZER 프로그램을 활용해 6차 계획과 6개 시나리오에 대해 원별 전력 생산량, 원별 연료 소비량,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도별로 산출하였다.
4. 시나리오 분석결과
실현 가능 발전설비 계획(MPP)에서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소의 건설이 일부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것으로 가정하였기 때문에 기저 발전력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요가 목표수요에서 기저수요로 증가함에 따라 석탄 화력과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것을 그림 3에서 볼 수 있다. 반면, 천연가스 발전의 비중은 수요 증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 난다.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율이 낮은 시나리오에도 역시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의 이를 대체함을 알 수 있다.
그림 32027년 원별 발전량 구성비 Fig. 3 Generation Mix in 2027
시나리오별 CO2 배출량 결과를 그림 4에 나타내었다. 6차 계획은 물론 6개의 시나리오 모두에서 CO2 배출량은 정부의 CO2 배출목표치1)를 초과한다. 따라서 CO2 배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원구성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거나 좀 더 실현 가능한 목표치를 제시하기 위해 목표치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4시나리오별 CO2 배출량 Fig. 4 CO2 emission in each scenario
시나리오별 사회적 총 비용은 그림 5와 같이 요약된다. 당연히 기준수요를 적용한 시나리오들의 총 비용이 목표수요를 적용한 시나리오에 비해 높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 총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비이지만 자본비용과 오염물질(CO2, SOx, NOx, 분진) 배출비용 역시 총 비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비용 요소들이다.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소의 자본비용은 석탄화력이나 원자력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크게 저렴하기 때문에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 일부를 취소하거나 지연시키고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율을 목표 대비 60%, 30%로 감소시킨 대안 시나리오들에서 연료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총 비용에는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6차 계획을 이행하는데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보다 낮은 혹은 유사한 비용으로 보다 현실적인 대안 시나리오들을 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불확실성으로 이행이 제한적인 원자력, 석탄화력, 신재생에너지를 입지 확보가 용이하고 송전망 문제가 적은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소로 일부 대체하여도 사회적 총 비용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림 5시나리오별 사회적 총비용과 비용 구성 Fig. 5 Total cost and its components in each scenario
6차 계획을 기초로 산정된 제 11차 천연가스 수급기본계획의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전망은 2027년 7.7백만톤으로 이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값으로 판단된다[8]. 이러한 보수적인 수치는 기본적으로 수급계획에서는 계통운용 제약조건인 송전망을 고려하지 않는 전산모형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전망 제약을 고려하고 앞서 상정한 실현 가능한 발전설비 계획(MPP)대로 석탄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취소 또는 지연이 발생한 상황에서 목표수요를 가정한다면 2027년 천연가스 수요는 신재생에너지의 구현비율에 따라 약 9.5백만톤에서 11백만톤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관리가 정부 목표대로 이행되지 않아 목표수요를 달성하지 못하고 기준수요를 공급해야 하는 경우 2027년 천연가스 수요는 16∼18백만톤으로 대폭 증가한다. 정부가 CO2 목표 달성을 위해 전원구성에 변화를 주거나 발전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기로 결정한다면 천연가스 수요는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결과는 상황에 따라 천연가스 수요가 6차 계획을 기반으로 예측한 수요의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6시나리오별 천연가스 수요 전망 Fig. 6 LNG demand in each scenario
5. CO2 배출 목표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 분석
앞서 4장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6차 계획과 대안 시나리오 모두에서 정부의 CO2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2 배출 저감을 위한 방안으로 원자력 비중 확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수요관리 강화, 석탄화력의 천연가스 복합화력으로의 대체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원자력과 신재생의 비중 확대나 수요관리의 추가적인 강화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석탄화력을 천연가스 복합화력으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였다. 2013년 현재 건설 중인 석탄화력 발전소를 제외한 모든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를 천연가스 복합화력으로 대체하고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을 인위적으로 60% 또는 85%가지 상향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이에 따른 비용 증가를 검토하기 위하여 표 2와 같이 기준수요와 목표수요 별로 각각 4개의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 이들 시나리오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은 4장에서 설정한 실현 가능한 원자력 건설계획(MPP)을 가정하였다.
표 2시나리오별 주요 가정 Table 2 Assumptions of each scenario
그림 7에서와 같이 목표수요가 실현되는 경우 신재생에너지가 6차 계획의 30%만 실현된다 하더라도 신규 석탄화력을 천연가스 복합화력으로 대체하고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을 60%로 강제한다면 2020년 CO2 배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3은 이 때 연료비용은 증가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석탄화력 발전소의 건설비 절감을 통해 자본비용이 감소하고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의 확대를 통해 오염물질(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산화물, 분진) 배출비용이 감소함으로써 증가하는 사회적 총 비용은 2013년 현재가치로 약 6조원에 그침을 보여준다. 그림 8은 기준수요가 실현되는 경우로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율 30%, 60% 공히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이 85% 이상 되어야만 2020년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만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 소요되는 6차 계획대비 추가 비용은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율 30%인 경우 약 27조원, 60%인 경우 약 41조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목표수요가 실현되었을 경우 약 6조원의 추가비용으로 CO2 배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점을 감안하면 수요관리가 CO2 배출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도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 7과 그림 8에서 알수 있듯이 신재생에너지 실현 비율 차이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보다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높다. 다시 말해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보다 비용효과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방안임을 알 수 있다.
표 3시나리오별 비용 (목표수요 시나리오, 단위 : 십억) Table 3 Costs of each scenario (target demand, unit: Billion KRW)
표 4시나리오별 비용 (기준수요 시나리오, 단위 : 십억) Table 4 Costs of each scenario (Ref. demand, unit: Billion KRW)
그림 7시나리오별 CO2 배출량 (목표수요) Fig. 7 CO2 emission of each scenario (target demand)
그림 8시나리오별 CO2 배출량 (기준수요) Fig. 8 CO2 emission of each scenario (ref. demand)
6. 결론 및 정책적 함의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함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6차 계획과 현실적인 발전설비 계획을 반영한 대안 시나리오 모두에서 CO2 배출량은 CO2배출 목표치인 2020년 BAU대비 26.7% 감소한 235,000MT을 만족하지 못했다. CO2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원자력 발전설비 확대를 제외한다면, 배출 규제를 통한 석탄화력 발전량 축소, 보다 공격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수요관리의 대폭 확대 정도로 매우 제한적인 옵션만을 가진다. 또한 이 방안들은 상당한 비용을 추가적으로 필요로 하거나 물리적으로 이행하기 쉽지 않은 방안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용 측면에서 또는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가장 용이한 CO2 배출 저감 방안은 수요관리의 강화와 동시에 석탄화력 발전소를 천연가스 복합화력으로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천연가스 복합화력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석탄화력 발전을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으로 대체하게 되면 천연가스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전체적인 연료비용 증가가 우려될 수 있다. 하지만 전력을 공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가운데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하더라도 건설 투자비 또한 총 공급비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비용 요소이다.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소의 건설비는 석탄화력 발전소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비해 저렴하므로 석탄화력의 천연가스 복합화력 대체에 의한 연료비 증가는 자본비용, 즉 건설비의 절감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 가능하다. 시나리오 분석 결과, 석탄화력과 원자력의 일부가 취소되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축소된 대안 시나리오의 사회적 총 비용과 6차 계획의 사회적 총 비용간의 차이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수용성이 낮은 원자력 및 석탄화력과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에 주력하기 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천연가스 복합화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 11차 천연가스 수급기본계획에서 예측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2027년 7.8백만톤은 과소 예측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천연가스 수요는 실현된 수요보다 지속적으로 과소 예측되어 왔으며 이는 한국가스공사가 부족분을 현물시장 등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였고 결과적으로 천연가스 구입비용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야기하였다. 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대안 시나리오 분석 결과 천연가스 수요는 현 수요예측치의 2배 내외의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의 오류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수요 예측에 있어 장기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반영해야만 할 것이다.
전력 산업과 가스 산업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 산업으로 정부가 수요전망과 설비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정부의 수요전망,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수요관리 목표, 원자력 설비 계획 등은 정책지향적인 측면이 강하였다. 이는 전력공급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였고 2011년 순환정전 사태를 야기하기도 하였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 하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 기 위해서는 중앙 집중적인 계획보다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메커니즘과 유연한 정부 계획 방식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References
- J. Park, N. Ahn, Y. Yoon, K. Koh, D. W. Bunn, "Investment Incentives in the Korean Electricity Market", Energy Policy, Vol 36, No. 11, pp. 5819-5828, Nov. 2007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Trade, "The 1st Basic Plan of Electricity Supply and Demand", 2002.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Trade, "The T/F Report on Brown Out", 2011.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Trade, "The 6th Basic Plan of Electricity Supply and Demand", 2012.
- Korea Energy Management Corporation, "2013 Energy Usage Statistics", 2014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Trade, "The 2nd National Energy Basic Plan", 2014.
- Y. Cho, "Review of the 2nd National Energy Basic Plan and Pending Issues", Journal of the Electric World, Vol. 447, pp. 58-63, 2014.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Trade, "The 11th Basic Plan of Natural Gas Supply and Demand", 2013.
- Cambridge Energy Solutions, http://www.ces-us.com/index.asp.
- NETL, "Life Cycle Analysis: Existing Pulverized Coal (EXPC) Power Plant", 2010.
- NETL, "Life Cycle Analysis: Supercritical Pulverized Coal (SCPC) Power Plant", 2010.
- NETL, "Life Cycle Analysis: Natural Gas Combined Cycle (NGCC) Power Plant", 2010.
- NETL, "Life Cycle Analysis: Power Studies Compilation Report", 2010.
- Wood Mackenzie, "Japan and Korea LNG procurement . Searching for clarity", Global Gas Insight, 2013.
- ASTE, "The Hidden Costs of Electricity: Externalities of Power Generation in Australia", 2009.
Cited by
- Effects of Physicochemical/Mineralogical Characteristics of Limestones and Porosity after Calcination on Desulfurization Reactivities vol.53, pp.1, 2016, https://doi.org/10.4191/kcers.2016.53.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