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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 나타난 ‘불안’의 의미 연구 - 이청준의 「소문의 벽」을 중심으로 -

Study of 'Anxiety' in literature - with Lee Cheong-jun’s The wall of Gossip -

  • 발행 : 20130000

초록

본고는 이청준의 소설「소문의 벽」을 중심으로 문학 속에 드러난 불안의 의미를 고찰해 봄을 목표로 한다.「소문의 벽」은 외형적 주인공인 잡지사 편집장인 ‘나’가 소설 내적 주인공인 소설가 박준의 병적 ‘증상’을 그의 미발표 소설을 통해 추적해 나가는 추리소설적 성향을 지닌 액자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 밖에는 분석가로서의 작가 이청준이 있으며, 또 그 밖에는 ‘독자’라는 분석가의 시선이 존재한다. 본고는 분석가의 시선으로 이 텍스트의 무의식을 독해해 낼 것이다. 주인공 소설가 박준은 어렸을 적, 6.25 전쟁 중에 밤이면 찾아와, ‘전짓불’을 들이대며 국군의 편이냐 북한군의 편이냐에 대한 대답을 강요당했던 기억으로 말미암아 전짓불에 대한 공포와 그것을 둘러 싼 불안으로 진술공포증과 진술거부증을 앓게 된다. 자신을 미친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박준은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지만, 끝내 그 정신병원을 탈출하여 종적을 감추고 만다. ‘나’는 그가 남긴 미발표 소설을 통해서 그가 겪었던 ‘심리적 현실’을 추적해 볼 뿐이다. 필자는 여기서 세 가지 문제에 주목한다. 첫째, ‘전짓불’이라는 큰타자의 시선이란 무엇인가. 둘째, ‘진술한다’는 것, 즉 말한다는 것은 인간 주체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가. 셋째, 이를 둘러싸고 인간에게 일어나는 ‘불안의식’은 어떤 심리적 메커니즘 아래서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나타나는가가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고찰해 보기 위하여 본고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 사회적 권력과 정치적 억압의 측면에서 주로 이 소설을 다룬 기존의 연구 방법을 지양하거나 그것과 거리를 두고 프로이트, 라캉의 정신분석의 측면에서, 인간 주체의 심리적 현실 내에서 발원한 불안의 구조적 문제를 논의해 볼 것이다. 정신분석, 특히 라캉의 정신분석에 의하여 본고가 제시한 위의 세 가지 문제를 분석해 보면, 첫째, ‘전짓불’로 상징되는 전짓불의 은유는 다름아닌 큰타자의 시선인 것이다. 큰타자란 단지 ‘말의 장소’일 뿐이지만, 주체가 말을 할 때 주체의 뒤에서 출현하여 수신자인 그 큰타자의 욕망의 진실을 발신자인 주체에게 되돌려 주는 그러한 존재인 것이다. 둘째, 그러므로 주체와 큰타자의 관계에서는 언어(말)의 문제, 즉 진술하기와 글쓰기의 문제가 중요한 분석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이것이 바로 라캉이 무의식을 연구하면서 그토록 언어의 문제에 천착한 이유이다. 셋째,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인하여 주체에게 불안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체는 큰타자에게 말을 거는 순간, 그의 욕망을 알 수 없어 불안하며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지만, 결국은 언어로 지시될 수 없는 주체의 무의식 속의 욕망의 진실을 알지 못하여 불안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 주체의 심리적 현실 속에서 전개되는 불안의 구조이자 의미이다. 「소문의 벽」이 단지 전짓불로 상징되는, 시대적 폭력이나 사회적 억압의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는 차원을 넘어, 언어와 욕망의 문제를 둘러싸고 인간 존재의 심리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리적 현실 내지 심리적 진실로서의 불안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는 점을 본고는 강조할 것이다.

This study discusses Lee Chung Jun’s novel “The wall of Gossip”and how an individual’s social anxiety can be affected by their pastexperience(s). Park Jun’s novel is a mysterious story about character“I”, who whilst writing his own unpublished novel discovers uponself-reflection of his own problems within certain social situations.Park Jun developed a phobia of being questioned by people from thetime of the Korean War. Being held against his will and forced toanswer questions by military personal under strenuous, stressfulconditions, threatened under ‘flash light’, about whether he was on theNorth or South Korean side.In this analysis of Park Jun's novel we attempt to relate the sameconditions in which Park Jun writes about in his novel with that ofeveryday life, and how everyone may suffer from the samepsychological effects of past traumas.By using Freud and Lacan's psychoanalysis theories in which, Freudattempts to state that truth of Unconscious is from reality and Lacanthe truth of Unconscious is from the verbal words.Park Jun's character 'I' is a consistent liar to 'The Others'. As ameans of avoiding conflict and anxiety rather than upset ‘The Others’he always gives the answer that they expect, the only problem beingthat he does not know what people want so he cannot answer anything.At first his novel starts out as a fear obsessions when he started hisnovel but it turns to mental illness in 'The Real' whilst he was writinghis novel because of he was resisting to answer.The wall of Gossip is a tragic drama and also a report of 'anxiety'between the Symbolic and the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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