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억울하다
최근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에서 계란 노른자가 노인들에게는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계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어 과다 섭취할 경우 동맥경화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맞다 틀리다 할 순 없지만 계란은 억울하다. 사람들에게 완전식품이라 불리며 없어서 못 먹던 시절도 있었건만 이젠 콜레스테롤 논란에 휩싸여 외면당하게 생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란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계란에 함유된 콜레스테롤 문제이다. 국내·외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계란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계란에 함유된 레시틴과 스핑고미엘린, 오보뮤신이라는 물질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기여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계란 노른자에는 심장질환 예방 기능 및 체지방 감소에도 영향을 주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과 또 다른 불포화지방산인 CLA (공액리놀레산)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처럼 계란은 비타민 C를 제외한 사람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소를 간직하고 있는 건강식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은 완전식품이라고도 불리는 계란의 소비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적다. 장수국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경우 국민 일인당 연간 계란 섭취량은 346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인당 연간 238개의 계란을 섭취하는데 비해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한 사람당 100개도 넘게 더 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계란을 많이 먹고 있는 24개 나라에 대해 계란 섭취량과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 결과, 계란 섭취량과 심혈관 질환 사망율은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계란 섭취량이 많은 일본, 멕시코, 프랑스 및 스페인 사람들이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계란의 섭취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성과 관련이 거의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농촌진흥청 국립 축산과학원에서 수행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실험용 쥐에 체중을 기준으로 하루 한 개, 다섯 개 수준으로 나누어 계란을 5주간 급여한 결과, 몸에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질단백질(HDL)이 각각 19.8%, 21.1% 증가했다. 또한 계란을 많이 먹어도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속에 콜레스테롤을 축적하지 않고 불필요한 양은 분변으로 배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계란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에 대해 염려한다면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방법도 있고, 식단에 과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과 균형을 맞추는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라고 본다.
계란 한 개에 포함된 열량은 약 72kcal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낮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으면, 포만감으로 인해 다른 음식물의 열량 섭취가 줄어들어 다이어트를 위한 체중감량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계란 노른자에는 시력보호에 효과가 있다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함유되어 기능성 식품으로도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에서는 계란에 함유된 단백질을 완전 단백질로 분류하고 있다. 다른 식품의 단백질을 평가하는 기준(생물가)으로 이용되는데, 계란을 100으로 기준할 때 우유는 85, 생선이 76, 콩이 49 정도이다. 이와 같이 계란은 식품 중에서 단백질 효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필수 식품이다. 이것이 바로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계란을 우리가 꼭 섭취해야만 하는 이유다.(한국일보 11/1일 기고 내용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