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래기는 전라남도 진도 지방에서 전승되는 상장례놀이로서, 죽음의 현장에서 새생명이 탄생한다는 생사불이(生死不二)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불어 많은 춤과 노래, 재담을 포함한 독특한 양식적 구조로 인해 현장 연희판에서 새로운 콘텐츠에 목말라 있던 공연문화 담당층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시래기에 관한 많은 선행연구물들이 이들의 다시래기 재창조 작업에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의 연구들이 진도다시래기를 다각도로 다루어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루어 내었지만 주로 학술적 접근을 통해 연행의 상징적 의미를 구명하는 데 치중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공연요소들에 대한 접근도 대본, 노래가사, 재담, 행색, 소도구, 장단, 춤사위 등의 소개에 그쳐 정작 중요한 공연요소인 소리(창(唱))의 구체적 모습에 대한 연구가 없어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본고는 다시래기 음악을 분석하고 그 음악의 성격과 특징을 악보와 함께 제시하여 공연현장의 연희실기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본고에서 음악분석 대상으로 삼은 소리는 가상제놀이와 거사 사당놀이에 나오는 모든 소리, 그리고 연희패의 입장 시에 부르는 상여소리로 한정하였다. 다시래기 다섯 절차 중 가상제놀이와 거사 사당놀이, 상여소리가 가장 많이 공연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공연 자료가 있지만 분석의 텍스트로는 E&E미디어에서 출반된 음반인 "진도다시래기"를 택하였다. 이는 이 음원의 녹음상태가 우수하며 무엇보다 본고에서 제시된 악보를 학습 자료로 삼아 다시래기 소리를 익히고자 하는 연희실기자들이 음원 구득과 그 활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음악분석 결과, 진도다시래기에서 불리는 소리들은 대부분 꺾는 음이 있는 '미'음계를 사용한 전형적인 육자배기토리로 짜여 있었다. 그리고 '솔'음계의 남부경토리는 극히 일부분에 짧게 나타나며, 음악적 완결성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한 같은 상장례음악임에도 씻김굿과의 음악적 친연성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데, 이는 망자를 달래서 천도하는 씻김굿과 산 자의 삶을 북돋우는 다시래기의 성격과 기능이 다른 데서 비롯된 음악적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다시래기 소리 전반에 판소리 음악어법적 특징들이 보이는데, 이는 다시래기의 복원과 전승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한 예능보유자의 과거 창극단 활동이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다시래기 예능 담당자의 이러한 활동이력은 다시래기 원형의 변질을 초래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다시래기의 공연요소를 더욱 풍부하게 하여 공연현장에서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는 연희적 기반을 확장시킨 결과로도 나타났다. 본고의 작업이 다시래기를 원형 삼아 죽음의 상실을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지켜낼 미래의 진지한 현장예술가들에게 의미 있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天地公事) pursuing the Latter world(後天)'s ideal world while denying the Former world(先天) is composed of enormous rituals. The Dosu(度數) is formed through these rituals and the world is transformed according to the Dosu. The people who follow the Sangje(上帝), the subject of this universe reordering and also participate in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 are called as the followers. The follower group can be said as a ritual group in the aspect that they participate in the ritual for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 They not only observed the rituals but also actively participated in them, so took certain roles in forming the Dosu. That is, they performed certain, given roles in developing the rituals, or actively proposed their ideas under the Sangje's leadership, and participated in the process realizing the Dosu. Therefore it can be said that they were a group initiatively participating in the process overcoming the Former world's Sangguk(相克) world, and making the latter world's ideal world. It seemed that the followers at that time might have gone through a certain entrance ritual process in order to join in such a follower group. The 『Jeon-Gyeong』 recorded the entrance rituals of a man called as Cha Gyeong Seok among tremendous followers relatively in detail. According to the 『Jeon-Gyeong』, he first had to get a unique test in the entrance process, and the test was proceeded in several stages: the wisdom test reflecting the Sangje's unusual intelligence, the patience test to endure physical, psychological pains for the great ethic, and the test to evaluate the testee's ability to give up past oneself and to follow the Sangje with a new body & mind. In the process separating himself from the past his appearance, Gyeong-Seok, the candidate to enter, faced a liminal situation, and then performed the incorporation rite. In this process, the purification rite going him out of the past relationship of benefits & grudges was performed, and he was given the regulations to comply as a member of the follower group. Through such serial processes, his entrance in the follower group was allowed. What requested to the candidate in this entrance process was the severance from one's past. For that, the candidate was needed to go out of his past life habits, to free from the relationship of benefits and grudges, and to sever him from his past faults. Such severance was the precondition for him to go out of the Former world's negative reality and to break from the Sanggeuk habits. Another thing requesting to the candidate as well as the severance from his past was to establish a new ideal. The new ideal should be matched with the ideal of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 whose main ideology was the Haewon-Sangsaeng(解冤相生). Such ideal can be said as the driving force to proceed toward the new ideal world of Latter World. And the candidate was requested to purify his mind and to participate in the Universe Fair Judgement (天地公庭). That can be said as an important condition for the new member directly to participate in the ritual of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 dramatically transforming the world. Finally, the candidate was given the regulations for his ascetic practice(修道) as well as his participation in the Reordering, and was requested to comply them. After becoming a member of this follower group, one had to practice his asceticism through the compliance with such regulations and the training of mantras(呪文) in order to accomplish the goal called as Dotong(道通). By fulfilling these requirements, the newly entered member could have the qualification to perform a certain role in the ritual of the Reordering of the Universe, and could accomplish his religious ideal.
최근 교통안전규제 영역에서 문화이론에 대한 논의가 있다. 이는 운전자들의 문화적 편향이 어떻게 형성되어있는가에 따라서 운전자들의 법규의 해석, 법규 위반행위의 위험인식, 규제 불응에 따른 비난의 대상 등이 달라진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문화이론에 의하면 개인을 둘러싼 특정한 사회적 관계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인 세계관(world view) 또는 우주관(cosmology)이 형성되며, 이러한 세계관이 개인의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Ch. Wulf의 역사문화적 인간학 연구에서 제안하는 문화인지와 문화적 학습 이론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공한다. 그에 의하면 문화인지와 문화적 학습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기제는 신체성, 미메시스, 연행성, 의례, 이미지 다섯 가지로 체계화된다. 본 연구는 Ch. Wulf의 다섯가지 핵심기제를 분석틀로 하여 교통법규에 대해 한국인들이 문화적으로 인지하는 방식과 교통법규 위반 경험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으로 인해 교육받은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교통문화인지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하였고, 그 결과를 해석학적 현상학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궁궐 내에 조성된 농경지 조영의 양상과 공간적 특성을 분석하여 유교적 농본 중심의 시대상이 궁궐 안에서 특수한 권농의 공간으로 반영되었음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대상지는 경복궁 후원, 창경궁 후원과 경복궁 신무문 밖 후원이 되며, 문헌조사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궁궐 후원 농경지는 "농사직설"의 편찬, 친경례와 기곡제의 설행으로 대변되는 조선 통치집단의 권농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임금이 자신의 거주지인 궁궐 안에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할 포지를 조성한 것이며, 국초부터 일제 강점기 직전까지 각 궁궐에서 운영되었다. 조선시대 후원 농경지 4개소에 대한 분석 결과로는 첫째, 세종 때 조성된 경복궁 후원 농경지는 현 향원지 내부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선진농법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포지로 조성되었다. 성종이 조영한 창경궁 후원 농경지는 조선 최초의 친경례 직후에 조성되어 적전친경의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인조는 경덕궁이 임시로 거처했던 시어소임에도 불구하고, 체류의 기간이 장기화되자 정전의 뜰을 파고 농포로 조성하였는데, 조선시대 정치사에서 후원 농경지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종이 조성한 경농재 일곽의 농포는 선대의 권농행보를 계승하면서 창경궁 후원 농경지의 공간 구성을 그대로 가져온 특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관수와 수체계, 관경대의 명칭, 입지에 있어서 일정한 공통점이 도출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농본공간의 보편적 형식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후원 농경지 외에 궁궐 내에서 내관들에 의해 관리되던 채전과 국가의 큰 제사에 쓰일 과일을 위한 궁궐 내 과수원의 운영 양상을 고찰하여 조선시대 궁궐 조경이 엄숙함, 질서정연함이나 장식성에만 치중되지 않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생산적 조경공간으로 존재하고 있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또한 궁궐에서 왕실의 주도로 생산적 조경의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었고, 임금이 솔선수범하여 선진농법을 시험하였다는 점은 우리의 고유한 궁궐조경의 일면이 되며, 조선의 독자적인 궁궐문화로서 그리고 여타의 유교 국가에는 없었던 유일한 애민농본의 조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감로탱은 수륙재를 거행할 때 거는 탱화로서 수륙화라고도 부른다. 중국 명나라 때의 보녕사 수륙화는 모두 139개의 족자에 장면들을 나누어서 그려 놓았다. 그러나 한국의 감로탱은 하나의 커다란 탱화에 모든 장면을 함께 그려 놓았다. 감로탱의 구성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하단에 그려진 육도 윤회상이다. 육도윤회의 업을 반복해야 하는 미혹한 세계의 실상을 묘사하고 있는 하단은 아귀나 지옥고(地獄苦)뿐만 아니라 천상 인간 아수라 축생의 고통상을 인간 세상의 다양한 현실생활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다. 하단에 묘사된 인물들은 죽은 영혼들의 생전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이들이 바로 수륙재를 통해 천도되어야 할 대상이다. 감로탱의 하단부는 사회생활, 현실생활을 묘사한 내용으로서 그 주제가 인생의 고통, 재난, 인생무상을 표현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불교에 귀의하고 해탈하도록 의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당시의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감로탱의 하단부에 묘사된 다양한 유랑예인집단과 그들의 연희도 현실생활의 일부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결과이다. 감로탱의 하단부에는 외줄타기, 쌍줄타기, 솟대타기, 쌍줄백이(솟대타기의 일종), 땅재주, 방울 쳐올리기, 탈춤, 접시돌리기, 인형극, 사당춤, 검무 등 전통연희의 공연장면이 많이 그려져 있다. 이 중에는 솟대타기, 쌍줄백이, 쌍줄타기, 방울 쳐올리기, 검무(풍각쟁이패 연희)처럼 이제는 사라져버린 연희종목들도 있다. 감로탱에 묘사된 연희집단은 사당패, 남사당패, 솟대쟁이패, 초라니패, 풍각쟁이패, 굿중패, 서커스단 등 모두 유랑예인집단이다. 이 유랑광대들은 각지를 떠돌다가 죽은 후에 무주고혼(無主孤魂)이 된다. 감로탱에 묘사된 각종 연희 장면의 연희자들은 죽은 사람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내용 가운데 일부로서 수륙재의 천도대상이다. 이 중 솟대쟁이패 사당패 초라니패 풍각쟁이패 굿중패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감로탱을 통해서 현재는 전승되지 않는 여러 연희종목들의 내용, 그리고 이미 사라져버린 유랑예인집단들의 구체적인 활동상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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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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