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관한 논의는 이주 배경과 정체성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이주 과정에서의 적응, 동화, 정체성 등의 제 현상에 대한 연구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논의는 미주, 일본, 러시아, 중국 등에 이주한 한인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아울러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디아스포라는 더 이상 유랑자가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유용한 '자원'으로 개념화되고 있다. 본 연구는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한민족공동체로서 뿐만 아니라 해외 한인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이 절실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는 유대인 네트워크와 화교 네트워크의 특성을 검토한다. 이들은 전 세계 곳곳에 사람과 자본을 심어 놓은 이른바 현지화 세계화 전략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예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본 연구는 해외 한인을 묶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해외 한인을 연결시켜 주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이야 말로 21세기 무국경 무한경쟁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1989년 체제 전환 이전과 이후에 발표된 드라마 가운데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한 두 편의 텍스트를 선정하여 연구·분석해봄으로써 각기 다른 정치체제(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에 귀속된 폴란드 이민자들이 조국을 떠나 타지에서 경험하게 되는 갈등과 혼란의 구체적인 양상을 비교하려는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체제전환 이전의 작품으로는 스와보미르 므로젝(Sławomir Mrożek)의 『이민자들(Emigranci)』(1974)을, 체제전환 이후의 작품으로는 야누쉬 그워바츠키(Janusz Głowacki)의 『뉴욕 안티고네(Antygonaw Nowym Yorku)』(1992)를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이 두 편의 드라마는 집필 시기는 다르지만, 폴란드 문학사에서 전후(戰後) '이주문학(literatura emigracyjna)'의 대표작으로 인정받는 상당히 중요한 작품들이다. 므로젝과 그워바츠키는 각기 자신의 작품 속에서 2차 대전 이후 '구(舊) 소련의 위성국가'이자 '약소국' 혹은 '후진국'이라는 멍에를 짊어진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주를 선택해야만 했고, 냉전 체제 이후에는 보다 나은 경제 조건을 찾아 서방으로 떠났던 폴란드 이민자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경계인'이자 '이방인'으로 겪어야만 했던 냉혹한 현실, 그로 인한 심리적 방황과 고민,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노스탤지어, 정체성 혹은 민족성에 대한 탐구 등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세계 제 2차 대전과 냉전시대를 겪으며 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모두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유달리 많은 해외 이민자를 배출한 폴란드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 폴란드 이민자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감 등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특히 혹독한 검열로 인해 문학이 정치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주의 체제 당시 (1948~1989), 폴란드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20세기 폴란드 문학의 정전(正典)으로 손꼽히는 여러 편의 명작들을 해외에서 출간함으로써 고유한 문학적 전통을 계승해나가는데 이바지했다. 그러므로 '이주문학(literatura emigracyjna)'은 20세기 폴란드 문학이 역사적 격동기를 겪으며 일구어 낸 소중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개발(발전)에 관한 인류학적 지리학적 연구는 특정 민족국가 내의 개발 담론과 이의 제도화 과정을 분석하는 데에 관심을 두고, 개발이 민족국가, 통치성, 재현과 어떻게 접합되어 있는지에 초점을 둔다. 특히, 이러한 연구는 개발 담론이 저개발과 빈곤을 창조하고 고안하는 과정, 과학과 전문 용어를 동원하여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특정 지역에서의 폭력적인 공간적 실천을 정당화하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 기구를 제도화하여 국가적 통치 역량을 제고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본 연구는 한국을 사례로 하여 초국가주의 및 글로벌화와 같은 탈영역화에 따른 국가적 축적의 위기를 초국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재영역화의 전략을 통해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분석한다. 특히,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을 초국적 국가 기구로 문제 설정한 후, 이 기구가 어떠한 맥락에서 제도화되기 시작했는지, 이 기구가 어떻게 이질적인 디아스포라 주체를 '재외동포'라는 하나의 등질적 집단으로 상상, 생산해 내는지, 그리고 어떠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모국의 기회로 전유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 연구의 목적은 글로벌시대 디아스포라에 의한 초국적 정체성의 출현과 형성과정, 존재 양상, 기능역할, 작동메커니즘 등을 고찰하는데 있다. 디아스포라의 초국적 정체성 논쟁과 다양성에 관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국적 정체성 논쟁은 결국 이주자 개인이 자기인식에 대한 자기결정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라는 인정(승인)과 타자와의 관계성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개인적 정체성, 집단적 정체성, 문화적 정체성, 국가적 정체성 등 다양한 정체성의 출현은 이주자의 개인적 경험(자기인식)이나, 상호작용(관계성), 불안정한 지위, 정치적 지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글로벌시대 정체성의 개념은 에릭슨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의미확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전폭적으로 전파되었다. 그 이유는 정체성의 개념자체가 개인보다는 민족과 국가라는 보다 확대된 의미에서 국가이데올로기로서 기능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넷째, 초국적 정체성이란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이든 민족을 대표하는 추상적인 개념이든 자기결정의 주체성과 감정의지에 의해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시대 초국적 정체성의 가변성과 유동성은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다양성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초국적 정체성은 개인과 집단의 강약, 분리와 통합, 새로운 집단의 형성과 유지 등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사례연구결과, 중국조선족의 초국적 정체성은 과계민족으로서 중국국적을 소유한 국민정체성, 디아스포라적 관점에서 이중정체성 이중문화 성격의 적극적 활용을 주장하는 '제3의 정체성'등으로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사례연구결과, 일계브라질인의 초국적 정체성은 제1유형(일본인 정체성 지향), 제2유형(브라질인 정체성 지향), 제3유형(일계인 정체성 지향) 등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디아스포라의 초국적 정체성이 이주지에서의 차별과 배제를 통해 이주자 자신을 새로운 정체성으로 생산 또는 재생산해 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해외 한민족의 정보자원의 생성과 변화는 민족공동체의 존립방식이나 사회변동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러시아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고려인이 생산한 한글정보자원 현황 (1900-1937)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고려인의 정보자원은 고려인의 이주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고려인 사회와 정보자원, 그리고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형성과 발전과정, 고려인 한글정보자원을 출판형태와 주제, 소장 기관별로 나누어 실태조사를 하였다.
After liberation from Japanese colonial rule in 1945, there was the three-year period of United States Army Military Government in Korea. In 1948,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nd Republic of Korea were established in the north and south of the Korean Peninsula. The Republic of Korea is now a modern state set in the southern part of the Korean. We usually refer to Koreans as people who belong to the Republic of Korea. Can we say that is true exactly? Why make of this an obsolete question? The period from 1945 when Korea was emancipated from Japanese colonial rule to 1948 when the Republic of Korea was established has not been a focus of modern Korean history. This three years remains empty in Korean history and makes the concept of 'Korean' we usually consider ambiguous, and prompts careful attention to the silence of 'some Koreans' forced to live against their will in the blurred boundaries between nation and people. This dissertation regards 'Koreans' who came to live in the border of nations, especially 'Korean-Japanese third generation women artists'who are marginalized both Japan and Korea. It questions the category of 'Korean women's art' that has so far been considered, based on the concept of territory, and presents a new perspective for viewing 'Korean women's art'. Almost no study on Korean-Japanese women's art has been conducted, based on research on Korean diaspora, and no systematic historical records exist. Even data-collection is limited due to the political situation of South and North in confrontation. Representation of the Mother Country on the Artworks by First and Second-Generation Korean-Japanese(Zainich) Women Artists after Liberation since 1945 was published in 2011 is the only dissertation in which Korean-Japanese women artists, and early artistic activities. That research is based on press releases and interviews obtained through Japan. This thesis concentrates on the world of Korean-Japanese third generation women artists such as Kim Jung-sook, Kim Ae-soon, and Han Sung-nam, permanent residents in Japan who still have Korean nationality. The three Korean-Japanese third generation women artists whose art world is reviewed in this thesis would like to reveal their voices as minorities in Japan and Korea, resisting power and the universal concepts of nation, people and identity. Questioning the general notions of 'Korean women' and 'Korean women's art'considered within the Korean Peninsula, they explore their identity as Korean women outside the Korean territory from a post-territorial perspective and have a new understanding of the minority's diversity and difference through their eyes as marginal women living outside the mainstream of Korean and Japanese society. This is associated with recent post-colonial critical viewpoints reconsidering myths of universalism and transcendental aesthetic measures. In the 1980s and 1990s art museums and galleries in New York tried a critical shift in aesthetic discourse on contemporary art history, analyzed how power relationships among such elements as gender, sexuality, race, nationalism. Ghost of Ethnicity: Rethinking Art Discourses of the 1940s and 1980s by Lisa Bloom is an obvious presentation about the post-colonial discourse. Lisa Bloom rethinks the diversity of race, ethnicity, sexuality, and gender each artist and critic has, she began a new discussion on artists who were anti-establishment artists alienated by mainstream society. As migration rapidly increased through globalism lead by the United States the aspects of diaspora experience emerges as critical issues in interpreting contemporary culture. As a new concept of art with hybrid cultural backgrounds exists, each artist's cultural identity and specificity should be viewed and interpreted in a sociopolitical context. A criticism started considering the distinct characteristics of each individual's historical experience and cultural identity, and paying attention to experience of the third world artist, especially women artists, confronting the power of modernist discourses from a perspective of the white male subject. Considering recent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the Korean-Japanese third generation women artists who clarify their cultural identity as minority living in the border between Korea and Japan may present a new direction for contemporary Korean art. Their art world derives from their diaspora experience on colonial trauma historically. Their works made us to see that it is also associated with postcolonial critical perspective in the recent contemporary art stream. And it reminds us of rethinking the diversity of the minority living outside mainstream society. Thus, this should be considered as one of the features in the context of Korean women's art.
사회가 점차 개방적이고 세계적 변화 양상을 띠면서 지구화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고 국제결혼을 통한 지구화 현상(globalization)은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결혼은 1995년을 기점으로 이주여성이라고 범주화하는 집단의 여성 비율이 남성을 능가하면서 이주의 여성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주의 여성화는 아시아 여성들이 성산업으로 유입되거나 매매혼 등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젠더 관계로 집중되면서 아시아 여성들이 이주를 통해 겪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결혼의 모습은 지구화로 인한 이주 현상의 한 맥락이자 이주의 여성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최근 사회학적, 인류학적, 문화이론적, 그리고 탈식민주의 페미니즘의 다양한 학문적 범주에서 다루어지는 디아스포라 논의에 대해 미디어에 재현되는 국제결혼의 모습에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형식에 따라 드라마, 리얼리티 프로그램, 시사 보도 프로그램, 그리고 영화와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아시아 여성의 재현 방식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디아스포라 과정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한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 미디어 내에서 여전히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인 질서하에 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시아 여성들이 겪고 있는 강도 높은 가사 노동이 정당화되고 있으며 그것들이 '착한 며느리', '순종적인 아내'라는 친밀한 역할로 정형화되면서 남성에 의한 '타자화'가 일어나고 있거나 아니면 매매혼을 통해 피해자나 가해자로 사회적인 측면에서 '타자화'시키는 경우, 그리고 그들을 아예 성적인 대상으로 상품화시키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로써 현재의 미디어 담론들은 국제결혼을 한 아시아 여성에게 '타자화'된 시선으로만 살펴보고 있으며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야기되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앞으로 미디어 담론은 이를 통해 어떠한 시선을 가져야 그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다룰 수 있는지 고민하게 해야 할 것이다.
기행문학이란 기행지의 풍물과 체험. 감회를 기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아(自我)와 맞닥뜨리는 자연 현상, 그리고 타인이라는 타자(他者)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시각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간이 기행하고 있는 공간은 현실적 체험의 공간으로 현실의 법칙이 적용되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정신적인 지향점을 찾아 나서는 내면화의 공간으로서 그 반응 양식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일제강점기 동안 미국에서 활약한 작가 홍언(洪焉: $1880{\sim}1951$)의 미국(美國) 기행(紀行) 시가(詩歌)-가사와 시조를 연구대상으로 한다 이들 작품에서 홍언이 체험하고 표현하는 미국의 풍물과 문화에 대한 인식을 고찰하고, 이에 따른 작가 의식의 변모를 논의한다. 1936년과 37년 그리고 1949년 두 차례에 걸쳐 $\ulcorner$신한민보$\lrcorner$에 발표하는 미국기행 시가를 중심으로 논의한 작가의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기행가사에서는 돌아갈 고국이 있음을 전제한 망명자로서 내면적 갈등이 드러난다. 즉 인디언을 통한 정체성 상실과 이민자들의 비참한 노동현장을 보면서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향수에 젖어 끊임없이 고국으로의 귀환을 갈망한다. 두 번째 기행시조에서는 돌아갈 고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지 못하게 된 현실에서 갈등한다. 즉 조국 귀환에로의 욕망이 좌절되면서 현지에 대한 친화적인 시선을 보이면서 이민지에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자아의 노력이 드러난다. 위에서 논의한 홍언의 작가의식의 변모를 바탕으로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본질에 대해 가설적인 좌표를 마련해 보았다. 이민지인 현지와 조국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태도에 따라 좌표를 설정하였다. 홍언은 한국의 독립이라는 큰 사건을 계기로 조국에 긍정적이면서 현지에 부정적인 태도에서 그와는 정반대인 조국에 대해 부정적이면서 현지에 긍정적인 태도로 전환한다. 이 전환과정에서 홍언은 현지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으로 재 이미지화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고에서 고찰한 홍언의 기행 시가는 이민지인 미국의 자연과 인간이라는 복합적인 관계를 한꺼번에 표현하는 것으로서 그의 정신적인 궤적은 고국/이민지, 자아/타자, 향수/현실적응 등등의 현재 이산(diaspora), 혹은 후기 식민(post-colonial) 문학 연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복잡미묘한 정체성확인 지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확산될 이민지 작가들의 정신적 지향-고국과 이민지라는 두 힘의 관계양상 속에서 향수와 현지적응에의 노력이라는 정체성 확인에 대한 다양한 축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 본다.
동서냉전체제의 해체 이후, 한반도의 통일에 관한 논의에서는 두 가지 지점에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첫째, 통일의 진짜 핵심 문제는 체제통합이 아니라 사람의 통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둘째, 한반도의 분단과 관련되어 있는 4대 열강에 다수의 코리언 디아스포라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이산이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통일론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논의는 거의 없다.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한반도의 근대 역사가 낳은 아픔으로, 코리언의 집단적 리비도를 억압함으로써 발생했다. 식민과 이산, 분단은 한반도의 근대 역사가 낳은 아픔으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는 모두다 '민족${\neq}$국가'의 어긋남이라는 억압의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민족${\neq}$국가'의 어긋남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통일은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글은 한반도에서 통일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들을 치유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이 글은 통일이 남북 두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차원에서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함으로써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이 글은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것은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차이의 소통'을 통해서 통일한반도를 만들어가는 '민족공통성'의 생산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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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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