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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레네 영화로 본 재현의 윤리 연구 -<밤과 안개>, <히로시마 내 사랑>, <뮤리엘>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Ethics of Reproduction in Alain Resnais's Film -Focusing on , , and )

  • 최은정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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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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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9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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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고는 알랭 레네의 대표작인 <밤과 안개>(Night and Fog, 1955), <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on Amour, 1959), <뮤리엘>(Muriel, ou Le temps d'un retour, 1963)을 중심으로, 그가 기억의 문제를 영화적 형식으로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분석한다. 이 세 영화는 홀로코스트, 히로시마 원폭과 제 2차 세계 대전, 알제리 전쟁과 같은 미학적 재현이 불가능해 보이는 참혹한 기억들을 다룬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사건의 재현은 자연스럽게 윤리적 문제와 연결된다. 이러한 사건의 기억은 감히 인간의 언어로 설명 할 수 없기에 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인의 고통에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나 그 고통을 스펙터클로 전시하지 않기 위해서도 재현은 불가능한 것이다. 레네는 트라우마적 사건의 사실적 재현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면 영화적 형식을 통해 진정성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감독이었다. 따라서 그는 영화적 형식을 통해 재현의 불가능성 문제를 극복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한다. 우선 그는 다큐멘터리의 외설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극영화로 이행하는데, 이는 윤리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타인의 고통을 <밤과 안개>에서는 과거 독일군이 촬영한 수용소 기록 영상으로 보여준 반면, <히로시마 내 사랑>에서는 허구적 형식의 재현물로 전환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최초의 극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에서 플래시백을 통해 트라우마적 사건이 주인공의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현한다. 하지만 플래시백은 트라우마적 사건이 주인공에게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침범하여 향유하는 외설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이후 작품인 <뮤리엘>에서 레네는 플래시백의 부재를 통해 트라우마적 기억에 잠식당한 주인공을 그리기에 이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플래시백의 부재는 재현의 불가능성 그 자체를 부각시킨다. 재현의 불가능성에 무기력하게 침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것, 즉 이러한 불가능성 주변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맴도는 태도는 재현의 불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윤리적인 형식이다. 동시에 이것이 레네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재현의 윤리일 것이다.

모빌리티와 장소 현상학, 대중서사 연구의 한 관점 -데이비드 시먼의 『삶은 장소에서 일어난다』를 중심으로 (Mobilities and Phenomenology of Place, A Perspective for the Popular Narrative Studies -David Seamon's Life Takes Place)

  • 김태희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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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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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69-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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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장소'에 주목하는 기존의 대중서사 연구들에서는 공간과 장소의 구별을 이론적 토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르면 한마디로 공간은 이동적이고 장소는 정주적이다. 그렇다면 고도 모빌리티 시대, 즉 이동의 공간이 정주의 장소를 빠르고 광범위하게 잠식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에도 이러한 의미의 장소에 주목하는 대중서사 연구는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 이 글은 데이비드 시먼(David Seamon)의 저서 『삶은 장소에서 일어난다: 현상학, 생활세계들, 그리고 장소 만들기(Life Takes Place: Phenomenology, Lifeworlds, and Place Making)』를 중심으로 고도 모빌리티 시대에 장소에 주목하는 대중서사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 책은 현상학적 방법론에 기초하여 장소를 탐구하기 위해, 통합적 관계성(synergistic relationality)을 디딤돌로 하여 이른바 전진적 점근(progressive approximation)이라는 이론적 틀을 활용한다. 이에 따르면 장소는 먼저 하나의 전체, 즉 단자(monad)로 연구되어야 한다. 하나의 전체로서의 장소 단자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는 장소가 인간의 근본 조건임을 식별한다. 그 다음 연구의 '전진적' 순서에 따라, 장소를 이항대립들의 결합체인 양자(dyad)로서 연구한다. 이에 따르면 운동/정지, 내부성/외부성, 평범함/비범함, 내향성/외향성, 본향/이향이 다섯 가지의 양자로 식별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항대립을 넘어서기 위해 이제 연구는 장소 삼자(triad)라는 상위 차수(order)로 이행하는데, 여기에는 장소상호작용, 장소 정체성, 장소 해방, 장소 실현, 장소 강화, 장소 창조가 포함된다. 이를 통해 장소에 대한 연구는 장소의 본질을 향해 전진적으로 점근하여 가는 것이다. 이 풍부하고 통찰적인 책의 저자는 고도 모빌리티 시대의 장소라는 물음을 스스로 제기하면서, 이에 대해 장소가 여전히 인간의 근본 운명이라는 답변을 제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은 여전히 공간/장소 및 이동/정주라는 이항대립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인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이항대립을 넘어설 가능성, 그리고 이동의 실천을 통해 '장소 만들기'를 수행할 가능성을 대안적 답변으로 제시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대중서사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1960년대 한국과 이집트 영화 정책 및 특성의 비교 연구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중심으로 (A Comparative Study on Korean and Egyptian Films -Focusing on Adaptations of Novels in Films of the 1960s)

  • 알레 일레와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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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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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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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1960년대 한국과 이집트에서 유행한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1930~5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퍼진 각색 영화들을 주목하여 영화 비평가 앙드레 바쟁의 글을 이용하여 원인을 알아 봤다. 영화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긴 형식과 내용의 변증법이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방향을 낳았다는 것이 바쟁의 주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이집트가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 이 세계적 현상을 따르기 시작한 첫 출발점을 알아보기 위해 양국에서 1960년 이전 시기에 영화에 대한 기사를 살펴보았다. 1950년대 한국에서 개봉한 문학을 원작으로 한 외국 영화들은 한국 감독들의 시선을 한국의 정통 문화와 문학에 눈뜨게 하였다. 이 시기에 많은 기사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한국 영화가 양적·기술적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었지만 빈곤한 내용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문학 작품을 재생산하는 경향이 시작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에서는 1950,60년대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실렸다. 이 중에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외국 영화를 주목하는 글, 이집트 영화의 현황에 관한 글, 뿐만 아니라 유명한 작가가 영화에 대해서 쓴 글도 있었다. 내적 조건을 파악한 뒤 영화에 영향을 미친 두 국가의 정책을 살펴봤다. 한국의 경우에는 미군정기 정책과 국산영화장려정책을 주목하고 이집트의 경우에는 영화까지 확대된 국유화 산업을 살펴봤다. 두 국가에서 영화 정책의 실행이 앞서 살펴본 내적 조건 보다 뒤에 나온 것을 확인하고 이 정책들은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시발점이 되지 않았으나 다른 나라에서 빨리 사그라진 이 영화 경향이 두 국가에서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할 수 있게 기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나라의 영화를 원작의 작가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이의 특징을 알아봤다. 이 글은 한국과 이집트의 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세계적 현상으로 위치 지으려는 시도이다. 두 나라의 영화들은 개별적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이 논문을 통해서 당시 영화들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지향하는 것을 기대한다.

한국소설에 나타난 포스트휴머니즘의 상상력 -조하형의 『키메라의 아침』과 『조립식 보리수나무』를 중심으로 (The Imagination of Post-humanism Appeared in Korean Fictions -Focused on Cho Ha-hyung's Chimera's Morning and A Prefabricated Bodhi Tree)

  • 이소연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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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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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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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최근 주요한 인문학적 테제로 등장하고 있는 포스트휴머니즘적 상상력이 한국문학, 특히 소설에 나타난 양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본고에서는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작가인 조하형의 두 소설 『키메라의 아침』(2004)과 『조립식 보리수나무』(2008) 두 편을 집중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은 근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의 정립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 탈근대적 사유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상은 20세기 이후 급격히 발전한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인간관 나아가서는 인간중심적인 문명 자체를 바꿔온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포스트휴머니즘 비평은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 형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한편, 과거에 쓰인 고전 작품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주변 인물들, 비-인간, 사물들을 발굴해서 재조명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은 최근 기존의 인문학이 지배하던 인간에 대한 관념이 전면적으로 바뀌어 자연과학·기술적 관점이 담론장에 다양하게 적용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의 질문들은 철학의 큰 범주인 존재론, 인식론, 경험론적인 분야를 아우르는 동시에 문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과학 전체의 참여를 요청함으로써 학제적인 연구 과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혹독한 재난이 닥친 세계를 배경으로 『키메라의 아침』은 인간이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의해 변형된 변종의 형태로, 『조립식 보리수나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제작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다. 조하형 소설에 나타난 포스트휴머니즘적 사상은 텍스트에 재현된 세계의 형상와 인간의 정체성을 종합적으로 재고하고,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경계선과 위계질서 등을 다시 탐구하는 반성적인 계기가 된다.

로맨스, 여성, 가부장제의 함수관계에 대한 독자반응비평 -제니스 A. 래드웨이의 『로맨스 읽기: 여성, 가부장제와 대중문학』을 중심으로 (Reader-Response Criticism about the Functional relation of Romance, Women and Patriarchy -Based on Janice A. Radway's Reading the Romance: Women, Patriarchy and Popular Literature)

  • 이정옥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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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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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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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논문은 제니스 래드웨이의 『로맨스 읽기: 여성, 가부장제와 대중문학』(1984)을 중심으로 로맨스 연구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고찰했다. 이 책은 문화연구와 문학연구를 조합하여 여성독자들의 로맨스 독서의 의미를 고찰하고 로맨스 텍스트를 분석한 점에서 지금까지 대표적인 로맨스 연구서로 손꼽히고 있다. 제니스 래드웨이는 여성독자공동체를 대상으로 로맨스 독서 행위의 의미를 실증적으로 고찰했다. 즉, 설문조사와 심층면담을 토대로 여성들의 로맨스 독서가 부담스러운 가부장적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탈출의 해방감을 추구하며 정서적 구원을 안겨주는 '보상문학'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로맨스는 '만남 → 시련 → 회복 → 해피엔딩'이라는 4단계와 13개의 서사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항상 미성숙한 여주인공의 정체성 불안에서 출발하여 여성의 능력으로 배려 깊은 남자로 변모한 남자주인공에 의해 여성의 본래적 가치를 인정받는 행복한 결합으로 끝을 맺는 공식을 유지한다. 따라서 로맨스는 '여성 유토피아적 판타지'를 추구하며 여성을 가부장제와 화해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당대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로맨스독서는 '여성적 읽기'이며, 로맨스는 여성의 삶과 가부장제의 함수관계를 그린 문학이라는 점을 공유한다. 다만 누구의 관점으로 볼 것인가, 여성적 유토피아의 판타지가 무엇인가에 관한 관점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최근 들어 여성들의 삶의 조건과 여성독자들의 의식과 상상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유토피아적 판타지도 이전과 현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가부장적 체제 내 여성의 삶은 여전히 모순적이며, 여성들의 모험적 상상력은 서브컬쳐와 같은 대안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로맨스란 무엇인가, 아울러 로맨스 연구의 의미와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더 많은' 모두를 위한 영화 -배리어프리 영상과 문화적 시민권 (Toward Cinema for All People -Barrier-free Films and Cultural Civil Rights)

  • 이화진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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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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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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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상은 시·청각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근접한 수준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영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화면과 음향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 연구는 배리어프리 영상을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의 문제로서 주목한다. 2010년대 들어 시·청각 장애인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여러 제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각 장애인이 모든 영상물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향유하는 것은 실현되지 못했다. 장애인 단체와 멀티플렉스의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의 위세를 공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의 규제를 적용받는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이 참여한 오리지날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면서,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담론은 지구화 시대 국경을 가로지르는 문화소비자로서 권리 행사의 문제로 이행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동시적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공통의 담론 장에 참여해 영화에 대해 논평할 권리를 누리는 시민적 권리 보장의 문제를 제기한다. 오랫동안 한국영화로부터 소외되어온 청각 장애인의 '한국영화 관객이 될 권리' 역시 이제는 언어와 국가, 장애의 경계를 넘는 문화의 시민권이라는 차원에서 사유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한국에서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둘러싼 논의를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운동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동시대의 흐름과 접속해 살펴보고, 영상 문화 연구에서 장애학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시한다.

박계형론 -낭만적 글쓰기의 변주를 중심으로 (A Study on Park Gye-hyeong -Focusing on the Change of Romantic writing)

  • 진선영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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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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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7-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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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고에서는 박계형의 소설에 대한 좀 더 다양한 학적 관심이 촉발되길 기대하며, 작가와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훑어보면서 박계형 소설의 핵심적 요소를 '낭만성'으로 포착하였다. 이때의 낭만성은 서정성, 감상성, 정신성, 비현실성, 이상주의적 성질이다. 취향으로 발견된 낭만주의적 세계 이해를 바탕으로 소설의 핵심 제재는 사랑이며, 사랑하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즐거움, 환희, 기쁨의 측면보다는 이별, 아픔, 외로움의 측면에 집중하면서 슬픔의 감정을 주조한다. 비애의 정조를 바탕으로 소설의 결말은 실패, 죽음, 배신으로 종결되기에 비극적 낭만성을 구현한다. 등단 후 결혼하기 이전까지 박계형의 소설은 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강렬한 동경을 드러내는 연애소설이다. 목가주의적 세계와 자연에 대한 동경은 낭만주의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결국 그렇지 못한 환경 속에서 절망하고 갈망하며, 사랑의 진정성과 도덕성을 찾아가고자 한다. 주부가 된 박계형은 '센티멘탈'이 아니라 '높은 차원에서의 낭만'을 구현시켜 독자들에게 '향수' 같은 것에 젖어볼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피력한다. 이후의 작품에서는 육적인 관계를 사랑의 실패로, 영적인 관계를 사랑의 결실로 다루면서 사랑의 고도한 정신성, 이상주의적 동경, 종교성을 드러낸다. 박계형은 20여 년의 절필 이후 새 작품을 출간하면서 이전 작품에 대한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그리고 '파괴된 인간성 회복'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소설 집필의 의욕을 드러낸다. 하지만 2000년대 발표한 두 소설에서 '인간성'에 대한 탐색은 소설의 말미에 다소 급조된 경향이 보인다. 소설은 이전의 베스트셀러 소설처럼 서정성과 감상성을 미감할 수 있는 회상적 구조의 연애서사를 전면화하기에 높은 가독률을 갖는다. 하지만 인간의 순수한 본성에 대한 갈구, 죄와 용서의 문제가 서사 내부에서 인물의 치열한 내적 고민과 행동의 결과물이기 보다는 처해진 현실적 패배로 인해 삶의 방편으로서 구하게 된 차선책이며 이 또한 소설의 말미에서 종교성으로 급전된 양상을 보인다. 그러므로 피상적 의미의 낭만성을 획득한다.

이애림 만화 서사 연구 -반복, 우연, 환상의 특성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Narratives of Lee Ae-rim's Comic Books -Focusing on the Characteristics of Repetition, Coincidence, and Fantasy)

  • 이청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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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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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8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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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이애림 만화의 서사적 특성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이애림은 한국의 문화 부흥기라고 불리는 1990년대에 만화잡지의 붐을 타고 등장한 작가다. 만화 작가로 시작했지만 점차 영역을 확장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애림 작업의 표면적인 특징은 섹슈얼리티, 그로테스크, 판타지 정도로 압축하여 소개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성적(性的)이고 기괴하며 환상적인 형태를 가시화하는 것이 이애림 만화의 주된 특징이다. 이애림은 내내 누구보다 압도적이고 강렬하게 이미지로 승부를 한 작가였다. 그래서 오히려 그녀의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 면밀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본고는 이애림이 초기부터 최근까지 관심을 두는 서사성 다시 말해 이야기의 맥락에 대해 짚어보는 것이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접점을 드러낼 수 있는 지름길이라 판단하였다. 특히 순환되고 반복되는 이야기, 운명과 우연이 지배하는 이야기, 환상적 요소와 위반의 시도가 만나는 이야기의 특징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이애림 만화 서사는 보편적이고 항상성을 지닌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측면을 예외성이나 특수성, 기괴함으로 포장하여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억눌린 욕망을 직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애림이 지금까지 전위적·전방위적 작업을 지속해 온 이유는 역으로 우리 사회가 무엇을 억압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애림의 서사는 억눌린 욕망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예술의 순기능을 성실히 담당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애림 만화 서사의 여러 맥락을 따져 세밀히 살핀 이 연구는 개별 작가의 독창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해 한국 만화의 다양성 확보에 나선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한국 제조업의 기술적 효율성 국제 비교 분석 (International Comparative Analysis of Technical efficiency in Korean Manufacturing Industry)

  • 이동주
    • 무역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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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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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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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 연구는 한중일과 OECD 가입국을 포함한 총 18개국의 제조업을 11개 부문으로 구분하여 각 국의 산업별 기술적 효율성을 추정하고 비교 분석하였다. 생산성의 전통적인 관점은 기술혁신이나 공정혁신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이지만 생산과정의 기술적 효율성에 의해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생산의 기술적 효율성을 추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확률적 프런티어 생산모형(Stochastic Frontier Production Model: SFM)을 이용한 분석 방법이다. 먼저 산출변수를 총산출 또는 부가가치로 각각 설정하여 확률적 프런티어 생산함수를 추정한 결과, 둘 다 노동, 자본, 중간재 투입의 경우 모든 제조업 부문에서 투입량이 늘어날수록 산출량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개발 투자는 화학, 전자, 기계 산업 등에서 산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생산함수를 통해 기술적 효율성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산출변수를 총산출로 설정한 경우 부문별 전체 평균이 0.8이상의 값을 보이면서 대부분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부가가치로 설정한 경우에는 일본이 대부분의 제조업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었으며, 다른 국가들은 총산출 기준의 효율성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중일 3개국을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제조업 부문에서 일본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나타내었으며 우리나라는 일본의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 중국은 우리나라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품과 전자 부문에서는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높게 나타나 이들 부문에서는 중국의 생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중국의 빠른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으므로 산업별로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제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기술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경제구조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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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Holstein 능력검정 젖소 집단의 혈통구조 및 근교계수 분석 (Analysis of Pedigree Structure and Inbreeding Coefficient for Performance Tested Holstein Cows in Korea)

  • 원정일;당창권;임현주;정연섭;임석기;이정구;김종복;조미례;민홍립;윤호백
    • 농업생명과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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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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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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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Holstein 능력검정 암소집단의 혈통자료를 이용하여 근교계수 및 혈통구조를 분석함으로써 Holstein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정도를 알아보고자 실시하였다. 2002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Holstein 400,029두에 대한 능력검정 자료 및 509,740두에 대한 혈통정보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국내 지역별로 혈통완성도를 분석한 결과, 선조 3대까지의 조상을 알고 있는 개체의 비율은 경기, 강원, 충남, 충북, 경북, 경남, 전남, 전북, 제주 및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 각각 55.18, 23.49, 47.83, 53.62, 56.38, 51.35, 26.58, 49.41, 56.90 및 63.20%로 나타났다. 한편, 출생년도 별 평균근교계수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의 년도별 평균 및 전체에 대해 각각 0.43, 0.44, 0.58, 0.64, 0.78, 0.93, 1.08, 1.23, 1.46, 1.77, 2.03 및 0.93%로 추정되었다. 또한 아비에서 딸소까지 평균 세대간격은 8.15년으로 나타났으며, 어미에서 딸소까지 평균 세대간격은 4.20년으로 나타났다. 근교계수 및 세대간격을 이용하여 추정한 국내 능력검정 젖소 집단의 유효집단크기는 2004, 2009 및 2012년에 대해 각각 56.5, 51.3 및 32.2두로 추정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효집단의 크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