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타자의 타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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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인공지능: 자율적 기술에서 상호의존과 돌봄의 기술로 (Artificial Intelligence In Wheelchair: From Technology for Autonomy to Technology for Interdependence and Care)

  • 하대청
    • 과학기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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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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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9-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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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상상을 분석하면서 기술과 인간 사이의 새로운 윤리를 모색한다. 과학기술을 돌봄물(matter of care)로 이해하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Puig de la Bellacas, 2011)에 기댄 이 글은 우선 인공지능이 자율성을 문화적 상상으로 강력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스스로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 이 자율성은 기술적 영역을 넘어 이상적인 인간상을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딥러닝 기법과 무장한 무인 비행기가 예증하듯, 인공지능 기술은 보이지 않는 인간노동과 복잡한 물질적 장치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율성은 허구에 가깝다. 또한 이른바 '조수 기술 (assistant technology)'이 보여주듯, 가사노동을 부불노동화하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젠더화된 노동인식에 기초해 수많은 인간의 돌봄 노동은 비가시화되는 반면, 기계의 돌봄노동은 적극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문화적 상상은 자율성과 행위능력을 이상적인 인간의 특질로 정의하면서 장애의 몸과 이 몸이 갖는 가치인 연약함과 의존성의 연대는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과 그 문화적 상상은 능력이 있는 몸(abled-bodies)을 이상화하고 기술의 자율성을 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서로 의존하는 인간과 기술의 현실적 관계를 삭제하고 있다. 결론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타자의 비정형적인 몸과 인간의 돌봄노동을 가치 없게 여기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임 있게 응답하는 기술은 주변화된 존재들에 공감하고 의존성을 긍정하고 연약성 사이의 연대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대안적인 기술을 형상화하기 위해 예술가 수 오스틴의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얻어 '휠체어 탄 인공지능'을 제안한다. '휠체어 탄 인공지능'은 자율성을 과시하기보다는 타자의 몸과 노동을 부정하지 않고 이들의 존재론적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려 노력하는 상호의존과 돌봄의 기술이다.

라캉의 시각의 타자성(대상 a)에 근거한 만화비평으로서의 주체와 응시 : 강도하의 큐브릭을 중심으로 (Cartoon Criticism; The subject and the gaze based on Lacan' s theory otherness of vision : focusing on KUBRICK of Kang, Do-Ha)

  • 양승규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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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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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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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본 논문은 라캉의 다원적 시각세계인 시각의 타자성에 근거한 응시의 개념을 만화에 적용하여 만화를 해석하고 분석하여 비평할 수 있는 기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만화라는 매체가 그림과 언어라는 상징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시각세계라는 점은 단지 법과 질서의 제1시니피앙으로서 작용해 주체의 욕망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를 빛의 지점에서 응시하여 가시적 세계에서 볼 수 없는 비가시적 세계의 결여 지점을 제시하고 욕망을 분출시키는 타자로서 기능한다. 결여의 주체, 욕망의 주체로서 실재를 맞이하는 응시가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경향을 분석하고 비평의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 점과 만화 역시 응시를 작품 속에 융화시켜 표출한다는 점은 예술작품과 만화는 동일선상에 놓여있음을 반증한다. 본고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인디 만화계에서 활동하며 쌓아올린 실험정신으로 인해 모호하고 난해한 형식을 구조화한 강도하 작가의 작품들 중에 "큐브릭"을 중심으로 비가시적 세계를 의미화 하고자 했다. 하여 "큐브릭"을 해석하고 분석함에 있어 라캉이 이론화한 시각세계에서의 욕망의 원인이자 대상인 응시를 은유와 환유, 모호적 상황표현, 의도적 감정적 오류, 개별성과 통합성의 구조, 의미가 초과되어 표출되는 긴장 등을 제시하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존재를 표현하는 응시, 작가가 독자 혹은 대중들을 응시하며 드러내고자 했던 결여의 지점으로서의 응시, 비평가나 독자가 작품을 보고 작품의 이면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응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시의 개념을 활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욕망의 법을 배반한 주체에게 난폭하고 잔인한 실재가 가면을 쓰고 유희의 놀이를 하도록 하는 장소인 스크린으로서 기능을 하는 만화에 분석과 비평의 눈으로 바라보고 표출하는 작가의 응시이다. 이는 만화가 단지 시각세계에 머물러 재미와 흥밋거리로만 전락하는 것을 억제하고 당당히 예술의 길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메시스로서의 '타자'와 디에게시스로서의 '다문화' : 지상파 방송 뉴스에 재현된 이주민들의 영상 담론 분석 ('Others' as Mimesis and 'Multiculturalism' as Diegesis: Focus on the Visual Discourses of Migrants Represented on Terrestrial Broadcasting News)

  • 주재원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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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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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0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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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신자유주의 경제의 확산으로 인해 전세계 인구 이동의 흐름은 급격히 변화해왔으며, 단일민족 국가라 믿어왔던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형적인 노동력 수출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노동력을 수입하는 주요 국가이며, 이주민들로 인해 사회적 지형은 지난 십 수년간 급격히 변화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미디어의 재현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정형화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주목적은 한국사회의 시대적 변화 속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뉴스 콘텐츠를 통해 이주민들을 재현하는 양식을 영상담론을 통해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결과 지상파 방송뉴스에 재현된 이주민들은 특정한 영상재현 방식으로 담론화되며, 이는 한국인들과의 이항대립을 이루어 그들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확대재생산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칼 융의 개성화 과정에 비추어 본 주선애의 영성형성과정 연구 (A study on Chou Sun-Ae's spiritual formation process in light of Carl Jung's individuation)

  • 김희영
    • 기독교교육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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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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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9-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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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연구 목적 : 본 연구는 융의 개성화 과정에 비추어 본 주선애의 영성형성과정에 관한 글이다. 영성은 학자들에 따라 그 정의가 다양하지만 공통된 특징은 자기초월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초월은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초월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나와의 관계에서는 자기 객관화로,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타자 지향으로, 초월자와의 관계에서는 초월자를 향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영성은 삶을 둘러싸고 통합하는 점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관계가 깊다. 이러한 영성형성은 융의 개성화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이유는 융의 페르조나와 자아의 분리, 그림자 인식은 자기 객관화의 차원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또한 개성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그림자 투사 철회는 타인을 비난하기보다는 자신의 그림자를 인식하며, 타인을 선입견 없이 바라보게 하는 점에서 타자 지향과 관계가 깊다. 개성화 과정의 원동력인 자기(Self)의 상징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은 초월자 하나님과의 관계로 나아가는 영성과 융의 이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융의 개성화 과정을 통해 영성형성과정을 살펴보면 영성의 심리역동적인 차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은 주선애의 영성형성과정을 융의 개성화 과정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주선애는 98년의 생애를 통해 민족의 아픔과 고난, 개인의 역경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러한 고난과 갈등, 어려운 순간을 통해 개성화 과정을 이루었다. 따라서 문헌연구로 주선애의 개성화 과정을 통해 영성형성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기독교 영성교육의 방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결론 및 제언 : 본 연구를 통해 주선애의 영성형성의 특징을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회개의 삶을 통해 페르조나와 자아의 동일시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소명을 통해 자아가 발달하고 개성화를 이루는 것이다. 셋째, 그림자 통합의 과정에서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고, 성화의 과정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선애의 영성형성의 특징을 통해 기독교 영성교육의 방향을 살펴보면 기독교 영성교육은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의 조화를 이루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일상의 삶에서 초월적 하나님을 경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참된 자기 자신이 되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와 변용으로 본 근대기 서울 남산의 공원 (The Change and Transformation of Namsan(Mt.) Parks in Early Modern Seoul)

  • 박희성
    • 한국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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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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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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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남산은 수도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여타의 다른 산과 달리 도심의 공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는 남산이 공원으로 인식되는 시점인 대한제국기와 식민지기를 주요 배경으로 변화와 변용의 과정 및 내용을 살폈다. 남산이 공원이 되고 공원이 다시 종교시설로 변용되는 일련의 과정이, 실은 일본의 도시 식민지화 과정과 식민지적 공간 통치와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일본이 왜성대공원(矮城臺公園)을 시작으로 경성공원(京城公園), 한양공원(漢陽公園)에 이르기까지 도성 안 남산을 모두 공원화한 것은 한성부에 대한 일본의 세력 확장과 관련한 것으로, 여기서 공원은 일본이 한성부를 점거하는 전략적 도구가 되었다. 그러므로 남산의 공원화는 단순히 위락과 여가시설의 확보가 아니라 공원 조성을 명분으로 한 타자의 공간 점유로 보아야 한다. 이 시기 남산의 공원 가운데 왜성대공원과 한양공원은 각각 경성신사(京城神社)와 조선신궁(朝鮮神宮)으로 변용되는데, 주체와 목적에 따라 그 양상은 점진적이기도 하고 폭력적이기도 하였다. 공원에 일본의 문화가 이식되고 공원이 지배자의 공간으로 치환되는 이러한 사실은 일본이 공원을 이용해 남산을 물리적으로 점거한 것과는 또 다른 공간 지배 양상을 의미한다. 즉 남산의 공원화가 한성부 내 일본의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후의 변용은 식민지 지배를 공간의 양태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남산은 공원이라 불렸지만 실제로 공원으로 이용된 시간은 매우 짧았다. 그나마 남산이 공원으로 인식될 수 있었던 것은 경성공원 일대의 산림자원 덕분인데, 그 배경에는 신사와 신궁을 위한 신원의 보존과 관리가 있다. 이 또한 식민 공간 통치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광장에 균열내기 촛불 십대의 정치 참여에 대한 문화적 해석 (Rupturing in the Plaza: Teens in the Candle Demonstrations)

  • 김예란;김효실;정민우
    • 한국언론정보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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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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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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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십대를 탈정치화된 문화소비자로 우려하거나 의식화된 정치 행위자로 찬미하는 기존의 거친 이분법에 문제제기하며, 이 연구는 십대 소녀.소년들의 정치 참여의 문화적 의미를 2008년 촛불광장을 중심으로 탐구한다. 말걸기와 듣기를 통한 성찰적 방법론으로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여, 십대가 일상적으로 겪은 고통과 불안의 감정이 자아의 윤리로 성장하는 과정, 개인적인 가치와 신념이 또래집단 내에서 소통적 관계로 확장되고 집합화되는 방식, 그리고 세대/젠더적 감수성이 운동 세력 내부에서 차이들의 정치로 다층화되고 활성화되는 역동을 읽어내었다. 주변화된 타자로서 십대가 윤리적.소통적.정치적 주체로 ‘되어가는’ 과정으로 촛불운동을 이해함으로써, 촛불광장을 단지 일시적인 이벤트로 단편화하는 대신, 새로운 정치세대의 성장이라는 역사적 과정으로 맥락화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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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전 여성잡지 표지화에 나타난 인체미 분석 (Analysis of the Aesthetics of the Human Body Portrayed in Front Cover of Women's Magazines Prior to 1945)

  • 이순재
    • 한국의류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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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0권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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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3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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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 본 연구의 목적은 1945년 이전 여성지 표지화에 나타난 실제자료를 발굴 제시하고 이미지를 분석하여 그 시대가 요구하던 미적 이상형을 밝히고자 하는데 있다 이 시기는 근대성 이 성립되기 시작하는 기원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시에 외세의 시선으로 타자화 되고 왜곡된 전통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미적인 이상형은 의복디자인을 통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기에 의류학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분야이며 그림으로 표현된 인체는 사진의 사실성 보다 더 뚜렷하게 인물의 특성을 강조하여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국립도서관 귀중본 서고와 잡지정보도서관의 소장 자료 원본86점을 바탕으로 실증적 연구와 문헌연구를 병행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920년대 이전에는 외세에 의해 폭력적으로 추진되는 개방에 대한 반감으로 오히려 전통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1920년대에는 선전 등 전시회에 의하여 그림이 불특정다수에 의하여 감상되는 근대적 문화현상으로 정착되고 일본의 미감에 의한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930년대에는 서양 영화가 일반 대중들에게 오락으로 자리하게 되고 서구화된 인물을 이상형으로 생각하며 지성미가 미인의 조건으로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1940년대에는 37년부터 심화된 전쟁과 물자부족으로 모성과 건강한 자연미를 의도적으로 권장하였으며 이에 대한 반발로 의고미(疑古美)가 대두되었다.

TV 광고에 나타난 전략적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 (Strategic Multiculturalism and Racialism in Television Advertising)

  • 이희은;유경한;안지현
    • 한국언론정보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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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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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7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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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광고는 변화하는 사회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매체 중 하나이며, 전 지구화와 소비문화가 일상 속으로 확산되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논문은 현재 한국에서 다문화주의란 어떤 의미이며,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이 광고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특히 최근 한국인 이외의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영상 광고에서 어떤 식으로 재현되었는지 살펴봄으로써, 다문화주의의 의미가 구성되는 방식을 살펴본다. 우선 한국의 다문화주의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서 살펴보고,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 사이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밝힌다. 이어서 정보/통신, 아파트, 금융 광고 등 전 지구화 시대에 다문화주의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품 광고를 중심으로 구체적 분석을 실시한다. 분석 결과 다문화적인 방식으로 재현된 광고들이 오히려 기존의 인종주의를 강화하거나 한국(인)이 중심이 된 민족주의의 정서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적인 요소를 담아낸 광고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다문화주의'는 여전히 전략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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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기념일인가? - 기념일에 관한 라캉과 알튀세르적 접근 (Anniversary for whom?: Approach of Lacan and Althusser about Anniversary)

  • 손성우;태지호
    • 기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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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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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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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념일을 둘러싼 갈등과 투쟁에 주목해 기념일에 관해 라캉과 알튀세르적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대상으로는 8.15, 한국전쟁, 3.1절, 임시정부를 선정했으며, 이들에 대한 기념 투쟁들의 양상과 그 변화 과정을 살펴보았다. 연구방법으로는 라캉과 알튀세르의 이론과 개념 등을 활용했다. 연구결과는 기념투쟁이 19세기말 진행된 근대화 초입을 그 기원으로 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일제강점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근대화가 우리 사회에 외상과 균열을 냈으며, 이는 이데올로기 및 환상과 접합되어 사회적 갈등의 형상을 취하게 되었다. 그것이 수렴되는 지점이 바로 기념일이다. 기념일과 기념투쟁이 과거에 대한 사회적 기억의 현상으로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이들은 분열된 과거의 회귀가 아니라 내일을 향하는, 균열을 메우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되새기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헤테로토피아로서의 이주 공간: 텔아비브 필리핀 노인돌봄노동자들의 '주말아파트'를 중심으로 (Constructing a Heterotopia of Migrant Space: 'Weekend Flat' of Filipino Migrant Care-givers in Tel Aviv, Israel)

  • 임안나
    • 대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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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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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99-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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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본 논문은 초국적 이주노동자들이 거주국 내에서 수행하는 다층적인 사회적 관계와 공간적 실천을 살펴봄으로써 '차이의 공간'이 생산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이러한 이질적인 공간을 단순히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고 타자화된 공간이 아니라 이주자들의 일상적 경험이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와 질서가 재생산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분석한다. 필자는 입주돌봄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필리핀 이주자들의 일상 리듬이 주중-작업장, 주말-아파트로 패턴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이 주말마다 점유하는 텔아비브 네베셰아난의 '아파트'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 이러한 주말아파트는 비록 주말에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필리핀 이주민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단위인 동시에 경제, 사회, 종교적 활동의 핵심 장소로서 기능하며, '위험하고 적대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된 '안식처(shelter)'로 기능함으로써 거주국에서 배제되고 주변화된 이주노동자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 논문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적 실천을 통해 유의미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주말아파트'는 이주노동자 삶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지배집단의 통제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이주자들의 적극적인 행위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통로로 분석된다. 주말아파트는 이주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독특한 공간으로서 다른 공간들과 경계가 뚜렷하고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헤테로토피아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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