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자연화된 인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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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알렌의 생리학적 환원주의의 역설 (The Paradox of Grant Allen's Physiological Reductionism)

  • 이성범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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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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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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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활성화된 문학과 과학 연구에서 뜨거운 논쟁 중 하나는 생리학과 심리학의 연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당시 많은 사상가들이 심리적 현상이 그것의 생리학적 원인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예컨대 윌리엄 벤자민 카펜터(Willaim Benjamin Carpenter)는 심리라는 정신 현상은 생리라는 육체 현상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고, 그랜트 알렌(Grant Allen)은 심리적 현상은 그것의 생리적 원인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여겼다. 본 논문에서는 알렌의 "생리학적 미학"(1877)에 나타난 생리학적 환원주의를 비판하고자 한다. 그의 미학은 대단한 역설을 품고 있다. 미적 인식의 점진적 발전을 주장하는 진화론적 미학을 주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미적 발전 단계 구분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고 생리학적 보편주의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색깔에 대한 미적 판단의 진화를 예로 들면, 알렌은 인류 진화의 초기에는 화려한 색깔을 선호하다가 점진적으로 차분한 색깔로 '자연선택' 된다고 말한다. 색깔 선호의 이런 점진적 발전은 감각신경의 정교한 발전과 비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알렌은 궁극적으로 미적 인식의 이런 진화론적 발전 보다 미적 쾌락을 가능하게 하는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감각신경 구조가 있다는데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더 나아가 미적인 대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식물, 동물, 인간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미적 인식의 발전 단계를 설정하여 서열화하는 대신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보편적 미적 감상 능력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미적 평등주의를 드러낸다. 이런 미적 보편주의는 인간에게 내재된 신경생리학적 구조의 보편성에 기인한다고 강조한다. 지적 판단이 개입되는 고차원적 미적 인식과 저급한 감각적 미적 인식의 차이는 질적 차이가 아니라 양적 차이일 뿐이다. 알렌이 정의하는 미적 사심 없음이라는 개념은 그의 이런 역설의 미학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생리적-실용적 욕구에서 벗어나 그 자체의 쾌락을 추구하는 사심 없는 미적 판단을 최고 수준의 미적 인식이라고 말한다. 육체적-생리적-물질적-실용적 욕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미적 인식이 높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사심 없는 미적 관심이란 고차원의 미적 판단 능력도 결국은 신경 구조의 복잡한 발전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어 다시 생물학적-생리학적 절대주의로 귀결한다. 필자는 알렌의 이런 모순된 주장을 생리학적 미학의 역설이라 부른다. 알렌의 미학은 사회적, 정신적 영역의 존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신경-생리적 요인만을 절대화한다는 면에서 생물학적 순수주의를 표방한다. 현실은 물리적-생물학적 현실과 더불어 사회적, 개인적 요인들이 중층 결정된 구조인데 알렌은 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생리학적 환원주의에 빠진다. 정치, 문화적 상황이나 개인적 취향의 다양성을 부차적인 요소로 과소평가하고 오직 육체적-생리적-감각적 요인만을 최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한국 디자인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소고: '웰빙'과 '심신일원론' (An Inquiry into the Cultural Identity of Korean Design: 'Well-Being' and 'Body-Mind Monism')

  • 고영란
    • 디자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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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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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9-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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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최근 우리나라의 ‘웰빙’ 현상이 상품화된 웰빙의 유사 이데올로기라는 점에서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빙철학의 기저에서 낚아 올릴 수 있는 한국 디자인의 문화적 컨텐츠로서의 잠재적 가치마저 간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행복’과 ‘안녕’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웰빙은 마음의 평안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지향함으로써 ‘심신일원론’적 라이프 스타일을 옹호하고 있다. 소비주의에 편승한 유행으로서의 웰빙의 상품미학을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유한 대안 담론으로 승화시켜 우리나라 디자인 컨텐츠의 고유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웰빙이라는 보편적 기호가 담지하고 있는 양질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발굴이 요청된다. ‘자연의 도’를 따르는 생활태도와 다름 아닌 웰빙은 동아시아의 탈-이원론적 사유방식의 전형인 것이다. 동아시아의 일원론적 사상과 조형의식 속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웰빙의 흔적을 역으로 추적함으로써 작금의 웰빙 현상과 심신일원론을 연결하는 계보를 좁게는 한국, 넓게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본디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동아시아의 일원론적 사유체계를 서구로부터 수입된 웰빙 현상의 이론적 모태로 삼을 경우, 한국의 디자인 담론이 탈-식민화 되는 단초가 마련될 전망이다. 서구 중심의 이원론적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모색해야 하는 성찰적 근대화의 시대에 일원론적 인식에 기반하는 웰빙이 국내외 디자인계에 던져줄 잠재적 의미성에 기대를 걸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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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 전력 시장 하에서 고객의 비용 절감을 통한 고객 평생 가치 증대에 관한 연구 (Increasing Customer Lifetime Value by Encouraging Customers to Pay Less in a Competitive Electricity Market)

  • 권귀석;조진형;강환수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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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권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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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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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전력 산업은 그 기술적, 산업적 특성에 의하여 전통적으로 자연독점산업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에 따른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각 시장에서 지난 수십 년간 경쟁 체제가 도입되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수직통합구조의 분리와 민영화 등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조만간 소매 경쟁 체제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산업에 있어서도 시장 원리에 의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력 산업에 있어서 이에 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며, 특히 고객 이탈 방지와 고객 유지를 고려한 가격 정책에 관한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전력 산업에서 고객들에게 최저 요금제를 제시,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여 고객 충성도를 제고함으로써, 고객 평생가치를 증대시키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실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을 통해 전력 산업에서 가격을 통한 고객 충성도 제고가 가능하며, 장기고객가치가 증대될 고객을 선별함으로써 기업의 장기적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PSR framework를 이용한 유역 물순환 평가 (Watershed water circulation assessment using PSR framework)

  • 김석현;김시내;김계웅;황순호;김학관;강문성
    • 한국수자원학회:학술대회논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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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수자원학회 2021년도 학술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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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62-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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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최근 도시화 및 불투수면의 증가와 지하수의 과다한 사용으로 직접유출이 증가하고, 침투량이 감소하며, 하천의 건천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물순환의 왜곡을 막기위해 물환경보전법상의 물순환율을 정의하고 물순환 관리목표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지역 별 물순환 특성을 반영한 관리계획이 부족하고, 현재 제한된 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물순환 관리지역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PSR framework를 통해 유역 물순환 평가방법론을 만들고 이를 활용한 지역별 관리계획 및 우선순위를 결정하고자하였다. PSR framework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OECD가 개발한 개념 모형이며, Pressure, State, Response 세 가지 요소로 구분해 평가하게된다. PSR framework의 기본 개념은 인간의 활동들이 환경에 압력 (P)를 주고, 이로 인해 자연의 질과 영향 (S)을 미치며, 이에대한 회복을 위해 인식과 행동을 통해 정책과 제도 등을 통해 반응 (R)한다는 것이다. 유역 물순환을 4가지 그룹 (기후, 수문학적, 사회경제학적, 환경적)으로 구분하고 각 그룹 별 평가요소에 대하여 도출하였다. 기후그룹은 강우, 수문학적 그룹은 증발산, 토지이용, 유출특성을, 사회경제학적 그룹은 재정, 사회구조, 기반시설, 정책을, 환경적 그룹은 수질, 수생태계를 선정하였다. 이후 각 요소 별 평가를 위해 다양한 지표를 고려하여 선정하였으며, 각 지표를 PSR framework에 맞춰 재분류하였다. 각 지표를 하나의 점수로 통합하기 위해 지표 별 가중치를 산정하였으며, 이때 연구자의 주관이 반영되지않는 엔트로피 기법을 이용하여 산정하였다. 구한 식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역구분을 기준으로 모든 지표를 계산하였으며, 각 지표에 가중치를 적용해 유역 종합점수를 산정하고 유역 별 취약지역 및 취약요소를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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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新舊) 관념의 교차와 전통 지식 체계의 변용 (The Conceptual Intersection between the Old and the New and the Transformation of the Traditional Knowledge System)

  • 이행훈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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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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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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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본고는 서양 근대 문명 수용 초기(1890~1910)에 발생한 신구 관념의 대립과 충돌을 중심으로 전통 지식 체계의 변용을 역사의미론적으로 탐색함으로써 한국의 근대를 성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에서 신구 관념을 놓고 벌어진 주체 간의 투쟁은 전통개신론자들과 문명개화론자들의 주장에서 첨예하게 드러났다. 서양의 충격에서 비롯된 신구 관념의 대립과 충돌은 우주 자연으로부터 사회 정치체제, 학술?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였지만, 전통 지식 체계를 이해하는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신구 관념에 따른 전통 지식 체계의 구축과 변용과정에서 문명개화론자들에게 '구(舊)'는 단순히 과거의 '지나간', '오래된' 것이 아니라 파괴하고 제거하지 않으면 새로운 문명 건설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전통개신론자들에게 '구(舊)'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이념 속에서 다시 '신(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함하고 있는 '개신(改新)'의 대상이었다. 박은식의 "유교구신론(儒敎求新論)"이나 한용운의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은 전통 지식 체계를 '신학(新學)'으로 재편하려한 대표적인 시도였다. 보편성과 객관성, 합리성을 추구하는 과학적 방법을 수용함으로써 전통 지식 체계는 근대적인 학문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학(新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성학(聖學)으로서의 위상은 탈각되었고, 신앙과 종교적 전통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전통 지식 체계의 변용과 '구학의 신학화' 과정에서 신구 관념의 교차가 발생하였다. 여기서 특히 신구 관념의 교차를 가능하게 한 '실(實)(학(學))'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세기 전후 발간된 다종의 근대 매체는 신구 관념의 다층적 전개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전통 지식 체계가 신학(新學)으로 변용될 수 있었던 계기로서 '실학'이라는 개념적 준거틀이 작동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시기 실학이 지칭하는 대상은 대체로 서양의 학문인 '신학(新學)'을 표상하고 심지어 등치되기도 했지만, 전통개신론자들은 문명개화론자들이 점유하였던 '실학' 개념과 그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전통 지식 체계를 신학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들은 과학 기술에 압도되어 점차로 거세되어가던 전통적 가치를 '신학' 수용의 토대로 인식하고, '실학(實學)'을 개념을 준거로 하여 '신학(新學)'을 재전유(再專有)(re-appropriation)하였다. 일제의 강점이 구체화 되어 전통 지식 체계의 주체적 변용 시도는 일정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지만 '구학의 신학화'는 '동도서기(東道西器)' 논리가 지닌 모순과 문명개화론의 탈주체성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도덕 원리와 경쟁 원리가 충돌하고 '진화'와 '진보'가 대세인 현실에 대응하려했던 '동도서기(東道西器)' 논리는 이미 분리될 수 없는 도(道)와 기(器)를 분리 가능한 것으로 상정해야만 성립되는 모순을 안고 있었고, 문명개화론은 서양을 내면화하여 자기 비하와 멸시로 주체의 균열을 야기하고 전통 지식 체계로부터 단절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비선형성에 근거한 환경디자인의 디지털 하이브리드 체계에 관한 연구 (A Study On Digital Hybrid System of Environment Design Based On Non-linear Feature)

  • 김연정
    • 디자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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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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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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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하이브리드 관점에서 디자인은 혼돈스러운 형태와 형식을 갖는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인간의 생존과 즐거움, 안녕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생태적 관점에서 해결하려는 과학적 생태론은 기능적 디자인이란 측면에서 그 논의의 중심에 있었으나 이제 인간의 환경적 적응 양상이 동물과 다르다는 관점에서 생태학적 논리를 넘어선다. 이러한 관점에서 디자인은 과잉하고, 초과되고, 엄밀한 물질적 기준을 초과하는 어떤 것으로 정의된다. 테리 이글턴이 '스스로 일탈하고 초월하는 창조적 능력이 바로 인간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듯이 창조적 관점에서 제 영역을 하이브리드 시키고자 하는 탈장르화나 해체현상을 추구하는 경향을 환경디자인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유기적 관점에서 자연환경과 건축공간을 창조적으로 일체화함으로써 인간의 문화적 행동에 의한 공간의 형성과 반응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디지털 기술이 발전에 따른 새로운 조형실험을 통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환경디자인의 실험적 시도가 활발히 진행됨과 동시에 생태적 세계관과 문화적 세계관이 하이브리드 되어 보다 다양한 기능과 특징을 통합한 새로운 문화 공간이 디자인되고 있다. 환경 디자인 분야의 이러한 실험은 생태학적 세계관, 가치중심의 인식과 관계중심의 사고, 간학문적인 연계의 중시와 더불어 새로운 문화적 발전을 추구하는 도구로 가능하게 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디지털 하이브리드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인식하고 이론적 고찰과 사례분석을 통해 환경디자인의 적용 양상과 구성원리를 고찰하여 그 체계를 세우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문명사적 관점에서 환경티자인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 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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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에 나타난 캐릭터의 대척적 구조화 전략: MBTI 성격유형론의 심리기능에 근거하여 (Antipodal Structuralization Strategy of Character Appearing in : Based on Psychological Functions of MBTI Personality Types Theory)

  • 양세혁;김대권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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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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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7-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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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배가본드>는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원작으로 하는 만화이다. 1998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이래 단행본으로는 현재 34권까지 출간되었으며 권 평균 170만부로 누적 판매량 5400만부 이상을 기록한 대작이다. <배가본드>는 '사람을 사람답게 그린다'는 작가의 원칙에 의하여, 캐릭터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방식으로 서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매우 독특한 캐릭터라이징 특징을 보인다. 본 연구는 <배가본드>의 수많은 캐릭터들이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척 관계의 캐릭터 구도 설정을 통해 구조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러한 캐릭터의 관계를 분석하기위해 심리검사 도구인 MBTI 성격유형론을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먼저 MBTI의 기질적 특성으로 성격유형을 추론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심리기능인 인식과 판단의 조합을 기준으로 대척적 캐릭터 구도를 분석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캐릭터에 적용된 3가지 구조를 찾을 수 있었다. (1) 중심캐릭터 무사시와 거울캐릭터 코지로의 대척성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는 점, (2) 그들의 양육자와 멘토 역할 캐릭터의 대척관계는 무사시와 코지로의 캐릭터성을 확장한다는 점, (3) 무사시와 코지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역할로서 요시오카 일문 역시 대척적 구도로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배가본드>는 대비를 이루는 캐릭터들의 쌍이, 마치 변증법적 합을 이루듯이 설정되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배가본드>에서 나타난 캐릭터 구도의 대척적 구조화 전략은, 개성 있는 수많은 캐릭터의 내면을 차별화하며 깊은 수준으로 묘사할 수 있게 했다고 여겨진다. 끝으로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분야의 작품들은 캐릭터 중심이라는 공통된 흐름을 읽을 수 있는데, 이는 소설이나 영화와는 구별되는 특성으로서 캐릭터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캐릭터라이징 분석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콘텐츠 생산 시 참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의 서예론(書藝論)과 서예심미(書藝審美) (The Calligraphy theory and the aesthetic of Calligraphy on Wongyo Lee KwangSa)

  • 김도영
    • 문화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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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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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9-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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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1705~1777)는 18C 문예부흥기에서 한 시대를 대표했던 학자 예술가이다. 1755년(영조31) 나주벽서사건으로 인해 연좌, 완도군 신지도(薪智島)로 이배되어 총 23년간의 유배생활 끝에 운명하였다. 이때 속필(俗筆)로 흐른 서법과 서풍의 문제점을 바로 잡고자『원교서결(圓嶠書訣)』을 집필하였고, 서법적으로 본질을 새롭게 정립코자 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주체적·자각적 서풍인 동국진체(東國眞體)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독창적 서예술 구현으로 호남 일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원교(圓嶠)의 서예심미는 양명학의 심진(心眞)을 근저로 하는 '창경발속(蒼勁拔俗)의 엄밀미(嚴密美)', '만호제력(萬毫齊力)의 양강미(陽剛美)', '진력추전(盡力推展)의 생명미(生命美)'로 전개된다. 그는 올바른 필법 구사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조형과 생기가 있는 근골(筋骨) 화의(畫意)를 서예의 관건으로 인식하고 전례(篆隷) 고비(古碑)의 연마를 제안하였다. 생기가 있는 획이란 삼과(三過)와 길곡(佶曲)하는 가운데 창경발속(蒼勁拔俗)하여 자연스럽게 천기(天機)가 스며들고, 필묵은 만호제력(萬毫齊力)의 추전(推展)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예심미는 삼과절필(三過折筆)과 길굴완전(佶屈宛轉), 만호제력(萬毫齊力)과 추전거(推展去) 등의 필법이 뒷받침되어 근골(筋骨)과 신기(神氣)로써 신채(神彩)를 드러내었고, 우리 민족 고유의 독창적 필세와 필의를 추구하고, 천연의 진성(眞性)을 드러내며 활물(活物)로써의 생명력 넘치는 원교체(圓嶠體)로 발현되었다.

한돌 타래의 디아스포라 서사와 미학 (The Diaspora Narrative and Aesthetics in Handol's Tarae)

  • 신사빈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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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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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9-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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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이 글은 한돌 이흥건의 타래를 서사와 미학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이 때 등장하는 분석 요소는 자연과 인간, 소외와 관심, 분단과 통일, 디아스포라와 겨레 등 이항 대립의 현상과 본질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타래는 군사 독재 때부터 발생한 산업화와 도시화, 난개발, 서구화, 입시 위주 교육, 빈부 차, 인간 소외, 분단 갈등의 사회 문제를 무저항과 불복종의 정신으로 맞서는 상실과 고통의 체험 서사를 노래하였다. 그리고 창작 의욕이 단절된 공백기를 자기 성찰과 노력으로 극복한 이후의 타래는 '자연의 울림과 자기의 참모습', '디아스포라 의식과 겨레의 얼'을 일체화하는 디아스포라 서사시의 느낌이 두드러진다. <터>에서 시작한 조국과 국토, 겨레에 대한 서사시는 <한뫼줄기>를 전환점으로 뿌리보다 길을 찾는 디아스포라 의식이 선명해진다. 한돌은 음악보다 서사의 원천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의 타래는 '노랫말을 위해서 리듬이 곁들어지는 것'에 치중한다. 이 때문에 타래가 갖는 기호학적 특성은 내재적 의미(슬픔의 정서)가 오묘해도 외형적 음운이 단순한 것이 한계다. 공감과 더불어 감동까지 끌어내는 데는 내포적(의미론적)인 부분과 외연적(음운론적)인 부분의 조화가 필요하다. 슬픔의 정서를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려면 음운론적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슬픔에 대한 공감과 감동은 동일한 경험의 이야기보다 비슷한 정서의 분위기에 이끌리는 경우가 더 많다. 타래 속 슬픔의 미학은 유년 시절부터 겪은 상실과 고독, 가난의 맥락에서 표출된 원초적인 체험 서사에서 출발하지만, 긴 공백기를 거치면서 심화한 슬픔의 미학은 타인(실향민, 해외 입양자, 러시아 고려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의 디아스포라 경험까지 자기화하면서 궁극적인구원 서사를 지향한다. 이로써 타래는 잠재적으로 민족의 한계를 뛰어 넘을 가능성도 지니게 되었다. '이산되는 소리'로서의 타래는 다른 세계 음악과의 접점에서 깊은 슬픔의 호소력으로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반다문화주의가 아닌 상호문화주의의 지향으로 글로벌 디아스포라 담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한돌의 타래는 디아스포라 음악으로서 지속적으로 공감의 영역을 찾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이 향후 과제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