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병리현상 중에서 매우 심각하게 문제를 야기하는 "중독(中毒)" 현상에 대한 도가철학적 해석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본고의 의도이다. 이를 위해 철학적 사유의 지평에서 중독을 관조는 법을 구명하였다. 질병은 고정불변의 실체를 지니는 존재자가 아니라 균형과 조화를 상실한 일종의 현상으로서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한 치료는 해독약으로서의 약(藥)을 처방할 수 있다. 약 자체가 독약과 양약의 구분이 모호한 물질적 존재로서, 조화와 균형의 시각에서 약을 다루어야만 중독 현상의 해결에 유효할 수 있다. 중독 현상을 보는 도가철학의 관점은 만물의 개별자가 지니는 욕망의 일탈 또는 욕망의 과잉으로 빚어진 병리 현상이다. 개별자는 우주자연의 변화과정 속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과정적 존재일 뿐이다. 이런 도가적 세계관을 계승하는 유파로서의 한의철학이 있다. 도가적 한의철학의 지평에서 중독 현상은 마음의 조화와 균형을 잃는 것에서 온다. 해결의 방법도 마음의 혼란 상태[마(魔)]를 안정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병리현상으로서의 중독은 실제로는 실체적 본질이 없다. 질병 현상은 삶의 어떤 계기나 인연에 의하여 조금씩 쌓여 견고하게 굳어진 일종의 일시적 현상일 뿐, 영원한 본질이 있는 악의 표상이 아니다. 이런 이치를 자각하는 순간 그런 병리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도가철학의 진단과 처방은 단호하다. 욕망의 일탈이 바로 병리현상을 일으킨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과(過)와 불급(不及)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하면 병리적 중독과 같은 모든 시름은 우주변화의 풍랑에 씻기어 간다.
본 연구에서 필자는 전통인형연행에 등장하는 무언인형에 주목했다. 무언인형을 실마리로 해서 마임의 '몸을 통한 표현'에 연결될 수 있는 인형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무언의 영역을 넘어서려는 여러 방식을 함께 주목했다. 무언인형의 연행방식 고찰과 역사적 전개양상 고찰을 통해서, 필자는 두 가지 사항을 확인했다. 첫 번째 사항은 그 연행양상의 다양성을 통해 무언이라는 한계 혹은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사항은 역사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무언인형은 줄곧 존재해왔으며, 나름의 유형별 전개 양상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사항을 종합해 보면, 무언인형은 그 탄생 이래 지속적으로 나름의 전개과정을 거치면서 그 존재이유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무언인형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언인형은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일탈적 욕망과, 상상 혹은 관념을 통한 초월적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욕망을 표출하고자 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이 곧 무언인형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무언인형의 존재이유는 마임의 완성에 꼭 필요한 존재로 중시되는 관객의 역할, 구체적으로 관객의 욕망과 상상력을 발흥시킬 필요성 강조와 긴밀하게 연관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결국 무언인형은 그 연행양상이나 역사적 전개양상을 통해서 무언을 넘어서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를 통하여 '일상의 의사소통과는 다른 비일상적 의사소통 방식'을 부단히 모색하고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그 연행방식과 의미화양상을 통하여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색', '관객의 능동화를 위한 상상력 자극과 마음 속의 연행을 위한 여러 모색'을 수행해 왔음을 말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한국에서의 마임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무언인형이 건네는 말이라 생각한다.
체호프는 그의 단편들 중 여성들의 '육체적 욕망과 부정(不貞)'을 강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가 그리고자 했던 '있는 그대로의 삶' 속에서 그만의 에로티시즘을 탄생시켰다. 체호프의 에로티시즘은 남녀간의 '관능성의 문제'를 부각시키면서도, 동시에 에로티시즘만이 요구하는 표현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체호프는 그 특징적 작품들 속에서 여성들이 왜 부정하게 되었는지 근본적 원인에 대하여 밝히고 있으며, 육체적 욕망과 도덕성 사이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에 집중한다. 체호프에게 성적 욕망에 있어 불완전한 여성들의 '부정과 일탈'은 결국 그들의 더한 '불행함'으로 귀결된다. 본 필자는 체호프 단편들 중에서 에로티시즘적 특징이 두드러진 세 작품 <약사의 아내>, <아가피아>, 그리고 <불행>을 중심으로 체호프식 에로티시즘의 배경과 정의, 그리고 특징들에 대하여 알아보고, 각 단편의 텍스트 분석을 통하여 작품 속에 녹아있는 그만의 에로티시즘적 특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천예록 소재 <옥소선 이야기>를 통해 작중 인물의 소시민적 욕망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소시민적 인물의 욕망과 그 지향성은 다분히 세속적이며 이기적이다. 이러한 인물상은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시기에 대두하기 시작한 중립적 존재로서의 소시민적 특성과 많이 닮아있다. 이 소시민이란 개념은 현대의 대중 및 서민의 한 특성을 가리키는 데에도 자주 사용된다. 소시민적 태도에 대한 지금의 이해와 작품 속 인물들의 특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소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사회에 대한 원대한 지배이념이나 현실개혁 의지가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 삶의 만족을 이루고자 하는 현실적이고도 일상적인 욕망의 성취와 안정이다. 이에 주체가 어떠한 욕망을 가지는 지에 따라 충족의 태도와 과정에서 반사회적이거나 이기적인 경계적 특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행동의 반경은 거대한 현실의 지배체제 속에 국한되어 있고, 자신의 소유와 만족을 충족하는 것에 개인적인 삶의 목표가 그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생이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 가족과 사회를 저버리고 자란과의 결연을 충족하지만, 반사회적 태도로 끝까지 사회와 대립하기 보다는 과거급제를 통해 가정과 사회 속의 재진입하여 안정을 획득하는 것과 통한다. 또한 본 작품이 현재적으로 유의미한 이유는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자기 욕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긍정하여 충족하고자 반봉건적 행위-불효, 불충, 불열-마저 감행하며 움직인 생의 주체적 행보에 있다. 이러한 생의 욕망 추구에 힘입어 옥소선도 관기라는 자신의 신분적 굴레를 벗어나 사랑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자기욕망을 긍정하게 되어 사회제도로부터 일탈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자기 행적의 사회적 한계점을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구적 방식으로 노력한다. 이에 과거급제라는 개인의 지적능력 실현으로 사회에 재진입하는 점에서 소시민적 욕망의 성취와 한계의 일면을 찾을 수 있다. 조선 후기 근대로의 이행기 때에는 개인적 욕망과 자유의지에 목마른 근대적 인간형과 함께 주체적 삶에 대해 아직 이질적 몰이해 상태인 봉건적인 인간형이 혼재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는 지금, 여기의 현재적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은 현실의 거대한 장벽 안에서 왜소한 '자기'의 존재적 각성과 미진하게나마 발현되는 주체적 욕망에 큰 가치를 부여하며 이를 조명하고 있다. 나아가 현실논리 속에 실패를 경험한 개인의 경험과 각고의 노력을 소소한 성취로서 긍정한다. 이렇듯 스스로의 만족을 향한 행복을 능동적으로 추구하며 인간답게 사는 삶을 권면한다는 점에서 본 작품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문학적 의미를 발한다.
This study compares and contrasts Jane Austen's novels of sensibility with those of Rousseau and Goethe. In Julie, or The New Heloise and The Sorrows of Young Werther, the passionate but doomed love of the heroine and her lover is juxtaposed with her passionless marriage to the virtuous husband. In Sense and Sensibility and Pride and Prejudice, Austen revises Rousseau and Goethe's novels of sensibility to accommodate them to the puritanical English literary conventions. She parodies the basic plot of Menage a trois found in their novels of sensibility and transforms her novels into British Bildungsroman, focusing on the heroines' maturation. In Sense and Sensibility, Marianne stands up against the mercenary and snobbish high society. However, Austen represses Marianne's sensibility since the indulgence in sensibility can bring about sexual fall, as is evidenced by the cases of the two Elizas. Marianne's dangerous fever following Willoughby's betrayal emphasizes that female sexual desire should be punished for her continued existence in the high society. The taming of her sensibility and body through the fever is posited as a prerequisite for the happy marriage. In Pride and Prejudice, Elizabeth favors the deprived Wickham over the wealthy Darcy. As Wickham turns out to be a debauched lover, Darcy snatches sexual charms from him and is transfigured into one of the most virtuous and attractive husbands in Menage a trois of the novels of sensibility. Acknowledging sexuality as a vital element of a courtship, Austen embeds sexual desire in dances and glances. However, Elizabeth has to repress sensibility and desire and the complete gratification of desire is continuously deferred to some indefinite period in the future. Marriage is a synecdoche for the union of the bourgeois and the aristocracy in Austen's Bildungsroman and Marianne and Elizabeth are bestowed with happy marriage in return for repressing their sensibility and desire. Since their 'normality' and 'maturation' have been achieved at the expense of subversive sexual power of deviant sensibility, they look too impotent to gratify their desire when they finally secure comfortable but mediocre upper class life.
현대 관광의 시선에 대한 논의는 현대 관광객들을 포스트포드주의적이고 탈분화적 공연적 전환의 주체로 이해한다. 축제방문객은 관광객의 한 부류이기 때문에 이들 역시도 공연적 전환의 주체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이제 축제방문객들도 함께 축제 생산에 참여하는 주체로 이해하며, 그 존재만으로 축제의 생산과 변화를 만드는 주체로 이들 방문객들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축제방문객들은 생산 주체로서, 상호 관계에 직접 참여하고, 그들의 일탈성에 대한 욕망을 현존을 통해 축제에 드러내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대 축제방문객들은 공연적 전환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자율성과 유능감 그리고 관계성을 축제 속에서 획득하고자 한다. 에딘버러 프린지를 하나의 사례로, 이 축제의 '열려있음'의 가치관이 만든 규모와 다양성이 이러한 축제방문객의 공연적 전환의 시선에 부합함을 알고, 그것이 꾸준히 축제방문객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원인임을 보이고자 한다.
본 논문은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근대화의 기틀을 잡아가던 1960년대를 살아가는 엘리트의 감성구조를 손장순의 "한국인"을 통해 살펴보았다. 작가는 1960년대 초의 불안정하고 부조리하며 불운한 한국 사회가 일그러진 남성 엘리트들을 낳았다고 제시하고 있다. 60년대 대부분의 엘리트들이 그러했듯이 소설 속에 나오는 남성인물들은 모두 입신출세의 욕망, 사회적, 물질적으로 안정된 위치를 갈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속물적이다. 이들은 모두 동질적인 세계에서 동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시기 감정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우월함/열등함, 승리/패배의 이분법적 사고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이 인물들은 자신들의 열등함과 상대의 우월함에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며 일탈과 불법을 통해서라도 우월함의 위치를 고수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런 감정의 실체를 모르고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마음 상태는 시기의 감정에 다름 아니다. 이 시기감정은 그들의 삶을 더욱 파국으로 몰고 간다는 점에서 파괴적이다. 시기감정 속에 있는 선망의 감정 역시 타자지향적인 사고, 타자에 대한 이상화와 자신의 내적인 결핍에서 기인하며 개인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한다는 점에서 위험하게 재현되어 있다. 소설 속에서 선망은 자기 향상보다 열등함과 내적인 결핍과 더 연관되어 있고, 자신과 타자의 극복할 수 없는 거리를 강조하고 있다. 시기와 선망의 부정적인 감정의 대척점에 희연이라는 인물이 있다. 외부의 시선, 외부의 욕망과 독립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의 내적, 정신적 가치, 자신의 고유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여주인공, 희연을 통해 시기 감정의 극복의 길을 시사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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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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