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티 판 감독의 2015년 작 다큐멘터리 <우리의 모국 프랑스 La France est notre patrie>는 시각적 구성에 있어 아카이브 이미지와 무성영화에서 차용한 인터타이틀을 사용하고, 청각적으로는 음악과 효과음을 주로 한 외재적 음향에 기대고 있는 파운드 풋티지 영화이다. 감독은 프랑스 식민지배하에 놓인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기 영화역사와도 궤적을 같이하는 시기에 촬영된 이미지를 발굴하여 재구성한다. 본 논문은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대학살의 생존자인 감독의 기억과 역사 인식이 아카이브를 통해 영화와 맺는 실천적 관계를 고찰한다. 또한 벤야민의 역사적 몽타주와 변증법적 이미지 개념을 적용하고, 무엇보다 영화가 제시하는 중층적 시점에 주목하여 <우리의 모국 프랑스>가 구현하는 역사서술 방법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 영화의 구성적 특이성이 어떻게 자기반영성에 충실한 에세이 영화를 추동하며, 대항기억의 담론을 일으켜 메타역사로서 관객을 복합적 사유의 문턱으로 인도하는가 밝히고자 한다.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은 <악어>(1996)이다. 이 영화는 새로운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주류영화의 흐름을 무시하고 있다. 그의 영화 속에 나타나는 김기덕의 정서는 일상생활과 상식을 벗어나 그의 정서는 엽기적인 감성과 맞닿아 있다. 그를 한국영화문화의 테러리스트라고 명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 연구는 김기덕 작품세계에 나타난 영상이미지의 알레고리를 김수남의 '한국작가주의론'의 방식으로 재평가하고자 한다. 영화작가의 성장배경과 인생관 그리고 등장인물의 이념이 만들어낸 작품세계가 전달하는 알레고리적 주제의식을 다시 읽는다. 김기덕은 그의 영화를 통해 공간, 색채, 물, 동의반복의 영상 수사미학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으나 그의 알레고리는 사실 사회성이나 영화미학을 강조하기 보다 개인사적 욕구와 내면의 의미를 표출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봉준호 감독의 그동안 영화에 나타난 시선이 국내문제에 국한된 내용이었다면 <설국열차>에서는 세계와 인류, 그리고 인간의 미래에 대한 시선으로 바뀌었다. 그의 영화 속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이 성서와 신화에 있는 이야기와 많은 부분이 그 의미를 같이한다. 영화에 나타난 감독의 철학적 세계를 기독교적 세계관과 동양의 순환사고로 살펴보고 이야기 구조에서 <설국열차>는 빙하기 이전과 열차에서 보낸 17년의 빙하기, 그리고 빙하기 이후로 표현되어 지고 있으며 이 이야기 구조는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 탈출 이전과 40년의 광야 생활, 그리고 가나안 입성으로 알레고리 되어 있다. 성서에서의 종말은 완전한 파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하나님과 새로운 언약을 맺으며 영원한 삶을 영위하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염원이 담겨져 있다. 봉준호 감독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상상이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전개된 <설국열차>를 알레고리로 해석하여 감독이 표층 위에 투사한 이미지 아래에 자리한 또 다른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고전적인 영화의 서사는 제한된 시간 안에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려다보니 현실의 복잡다단한 면모를 보여주기 힘들다. 영화의 서사가 위기를 맞이한 시대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방법론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편향된 결론에 이르기 쉬운 감정이입보다는 공정한 가치평가를 통한 재발견에 무게를 둔 감독은 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일상적인 공간에 더 집중한다. 두 개의 극단적인 공간을 선택하되 두 공간의 경계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두 공간에 대한 가치평가를 계속 변경하며 다양한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일방향적인 선택에 익숙한 관객을 가치중립의 위치로 옮겨놓는 방법론이다. 철저히 디자인 된 시각 정보를 통해 공간을 제시하던 초기의 방법론이 자신이 거부한 고전적인 영화 서사의 일방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판단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공간이 경험을 통해 친밀하고 구체적인 장소로 변화하는 장소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방법론을 택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전신인 한국영화진흥공사가 미국의 영화시장 개방 압력을 수용하여 1987년 영화시장 개방을 대비하고 한국영화를 육성하기 위해서 1984년에 설립한 한국영화인력 양성을 위한 영화학교이다. 2011년까지 배출한 520명의 졸업생 중에 173명이 한국영화계의 주요 위치에서 활동 중이며, 감독은 101명, 촬영감독은 33명, 프로듀서 18명, 영화학과 대학교수 21명을 배출하였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한국 영화아카데미는 한국영화시장 개방, 미국영화 직배, 대학에서의 영화교육의 확산, 대기업의 영화산업 참여, 세대교체, 스크린 쿼터 축소, 디지털 시네마로의 이행 등 한국영화산업의 지형의 변화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영진위와 함께 부산이전을 통해서 부산지역 영화산업의 진흥이라는 새로운 과제와 함께 지역 이전에 따른 핸디캡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는가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논문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위대한 유산>을 찰스 디킨스의 원작과 데이비드 린 감독의 같은 원작을 영화한 작품과의 비교 속에서 분석하였다. 고전 소설을 영화한 작품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점은 원작에 대한 충실도 외에 문학과 영화 형식의 차이점, 당대 관객들의 기호, 그리고 감독 자신의 해석이 고려되어야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데이비드 린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미장센을 통해서 자신의 해석을 훌륭하게 표현하였고 알폰소 쿠아론은 원작을 할리우드 고전적 문법아래 과감하게 변형한 후 현대적인 영화 형식을 구가함으로써 완성도 있고 대중 친화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서구 유럽 및 일본애니메이션에 비해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 애니메이션은 1950년대 후반 광고애니메이션과 문화영화의 일환으로 제작된 비상업용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하였다. 1960년대 영화법과 문화정책이 투영된 문화영화 애니메이션은 한국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지만,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이전에 제작된 귀중한 문화 창작물이다. 특히 15초 내외의 짧은 CF애니메이션에 비해 4분에서 10분 내외의 단편애니메이션으로 그 당시 한국애니메이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다. 1960년대에 20여편의 단편애니메이션이 제작 되었으며, 주로 근대화 정책추진과정에서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한 교육 내용을 담고 있다.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문화영화로 제작된 단편애니메이션은 셀을 활용한 카툰애니메이션 이외에도 페이퍼애니메이션, 퍼핏애니메이션도 제작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논문은 1960년대에 국립영화제작소에서 제작된 단편애니메이션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CF 이외에 초기 단편애니메이션의 연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작품의 발굴과 분석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이 창작과정에 참여했던 박영일감독, 한성학감독, 정도빈감독, 신동헌감독, 넬슨신감독 등이 이후 극장용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였기에 그 작품에 대한 분석은 한국애니메이션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반 연구가 될 것이라고 본다. 논문에서는 국립영화제작소 창설의 시대적 상황 및 1960년대 국립영화제작소에서 창작된 단편애니메이션 중 감독 등 참여인력을 확인할 수 있는 10편의 작품을 중심으로 서사적 의미와 조형적 특징을 연구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간 한국애니메이션역사 연구에서 간과된 비상업적 단편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찰과 향후 한국애니메이션사에 대한 보다 풍부한 연구가 진행되는 단초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영화 <5일의 마중>의 줄거리와 결말 설정에서의 구체적인 표현을 분석하며, 정치적 환경에 직면하여 감독의 문화적 화합의 비극적인 서사 전략을 분석하여 현대 중국 비극 영화의 비극 특성을 살펴보도록 한다. 이를 통하여 중국 전통 윤리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식 비극 특성을 소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영화 <5일의 마중>은 문화대혁명 배경으로 한 현대 비극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시대에 대한 타협과 사랑에 대한 남다른 수호를 통하여 중국식 비극 특성을 표현하였다. 이 영화는 현대 중국 비극 영화의 대표작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숙명론, 낙천지명(樂天知命) 등 중국 전통 윤리사상을 묘사하며, 또한 남자 주인공의 사상 변화 묘사를 통하여 중국의 전통 윤리 사상 중의 고유한 비극 특성을 해석하였다. 결말 설정 측면에서는 영화가 중국의 전통적인 비극 중의 해피엔딩의 패턴을 돌파하며, 끝까지 슬퍼하는 열린 결말을 선택하여 현대 중국 비극 영화의 시대적 특징을 더욱 살렸다. <5일의 마중>은 비극 영화로 하여 독특한 완곡함과 온정이 드러났다. 이는 중국 강권 정치 문화와의 타협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식 비극의 미학에 대한 감독의 이해와 관련이 된다. 동양의 감정 표현 구조와전통 유가의 윤리적 표현에서 비롯된 이러한 이성은 영화의 서사 구조에서 지대한 장력을 형성하였다. 영화 언어의 상징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비극적 미적 감각에 영화 서사의 함축적 특징을 형성하였는데, 이러한 함축성 또한 현대 중국 비극 영화만 고유한 것이다. 또한 장이머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비극적 의식을 표현하고, 문화적 화해를 통해 비극적 서사 전략을 구사하며 정치적 탄압 속에서 예술적 돌파를 추구하는 자신의 창작 지혜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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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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