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사회적 부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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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쓰여지지 않은 공간을 발견하다: 지리학이 인문학인 또 다른 이유 (Recognition Saves a Space where Invisible, Inaudible, and Unwritable - Another Reason for Geography as Humanities -)

  • 박승규
    • 대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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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6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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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67-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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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이 논문은 '인정(recognition)'을 통해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인정은 인간의 근원적 욕구이다. 인간은 누구든지 어디서나 인정받으려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인받기 위해 인정투쟁을 벌인다. 헤겔이 제시한 '인정'은 주체-객체의 인간관에 근거한 상호인정 과정에 근거한다. 반면에, 서로 주체성을 토대로 하는'인정'은 나와 너의 관계를 토대로'우리'를 강조하는 인간관에 근거한다. '인정'은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지리학에서 다루었던 보이는 공간에 대한 지리적 인식을 넘어, 보이지 않는 공간에 대한 지리학의 역할을 채근한다. 보이지 않는 공간을 보이게 하는 과정을 통해 지리학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기여한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공간과 이야기가 쓰여지지 않는 공간에 담겨있는 지리적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한 모습을 고발하고,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같은 논의의 궁극적 목적은 지리학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인문학으로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다.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광자(狂者)' 성향에 관한 연구 (A Study on Maewoldang, Kim Si-seup's Maniac Tendency)

  • 조민환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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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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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3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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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이 논문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광자 성향에 관해 연구한 것이다. 광기의 속성에 대해 구분할 때 크게 마음에 품고 있는 광기를 드러내는 경우인 심광(心狂)과 행동거지의 광방함으로 표현되는 광기 차원의 형광(形狂)이 있다. 본고는 조선조 역사에서 보기 드문 형광과 심광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낸 김시습의 광기를 '장왕불반(長往不返)'과 '색은행괴(索隱行怪)'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다. 김시습은 어렸을 때는 신동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촉망받는 인재였다. 하지만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빼앗자 '책을 모두 불태우고' 그 길로 집을 떠나 승려가 되어 속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과거는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미친 척[양광(佯狂)]'하고 숨어 살면서 괴팍하고 기이한 행적으로 괴상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후회하지 않았다. 결연히 오랫동안 속세를 벗어나 돌아오지 않는 장왕불반의 삶을 지향하면서 유명한 산천을 두루 다니고, 아무런 욕심이 없이 '세상 밖[방외(方外)]'을 노닐었다. 때론 「대언(大言)」과 「방언(放言)」 같은 시를 통해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과 광기를 진솔하게 표출하였다. 이런 삶은 유가의 온유돈후(溫柔敦厚)함을 추구하는 중화미학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삶이다. 때론 '청광(淸狂)'이라고도 일컬어진 김시습은 '양광', 괴이한 행동, 방외적 삶, 속세와 관계를 끊어버리는 장왕불반의 삶 등을 통해 자신의 광기를 표출하였다. 김시습의 이 같은 광기어린 삶은 단순히 미친 것이 아니라 당시 조선조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자 한 깊은 뜻이 있었는데, 이런 김시습에 대해 이황은 색은행괴한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이황과 달리 선조의 명으로 「김시습전」을 쓴 이이는 김시습을 '심유적불(心儒迹佛)'이라 보면서 제한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이 두사람이 김시습을 평가하는 내용은 달랐지만 김시습이 광자 성향을 가진 인물로 본 것은 동일하다. 이처럼 심광이면서 형광의 삶을 살았던 김시습은 주자학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조선조 유학사에서 볼 때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