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문화연구와 정치경제학을 중심으로 한국의 비판언론학을 성찰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보고자 하는 데 있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문화연구의 '소비로의 전환'은 문화연구를 신수정주의로 부르게 만든 결정적인 요소의 하나지만, 한국에서는 비판적 문제의식의 단절로 읽혀져 문화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정체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정치경제학은 자신이 중시하는 생산(과정)/구조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내지 못했고, 문화연구 역시 이 부문에서는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국면주의는 문화연구가 현실에 개입하는 유력한 방식이지만 초기의 연구 외에는 후속연구가 그다지 활발하지 못해 이론화 수준이 높지 않고, 한국에서의 연구 또한 아직은 많은 논란을 안고 있어 성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비판연구가 가진 저항성의 문제는 운동론에서 두드러지는데, 이 글에서는 문화연구의 특징이 잘 배어 있는 소수자문화운동론에 대한 검토를 통해 사회적 배치의 여전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의 방향에서는 일부 논자들이 제안한 바 있는 문화연구와 정치경제학의 화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이의 근저에 있는 근대주의/탈근대주의 합의의 가능성과 필요성 역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결합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 '복합적 합의'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시공간의 재조직', '소비자본주의', '문화적 시민권'(또는 '문화적 공론장'), '생산문화', '시민/소비자', '차별화/차이', '공영방송의 미래' 등을 양측이 서로 경(결)합할 수 있는 공감대가 큰 연구주제로 꼽았다.
본 연구는 Donnelly 등(2016)의 물질주의 추구에 대한 도피이론을 적용하여 대학생의 물질주의 추구 과정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도피이론에서 제시된 6단계 중 높은 삶의 기준에 비추어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1단계를 외적 자기가치 수반성으로, 부족한 자신을 비난하는 2단계를 실제-이상적 자기 간 불일치로, 자신을 혐오적으로 인식하는 3단계를 낮은 자존감 안정성으로 개념화하였다. 이상의 도피이론 3단계에 따라 외적 자기가치 수반성이 자기불일치와 자존감 안정성을 매개로 물질주의를 예측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가설 확인을 위해 대학생 465명(여 262명)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해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 외적 자기가치 수반성과 물질주의 간 관계에서 자기 불일치의 매개효과 및 자기 불일치와 자존감 안정성의 순차적 매개효과가 유의하였다. 물질주의에 대한 외적 자기가치 수반성의 직접효과 또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능력주의 한국사회에서 대학생이 물질을 좇게 되는 과정을 도피이론을 적용하여 경험적으로 밝힌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기업가정신에 있어 성별 간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자체가 아닌 기업가정신의 성별 차이를 발생시키는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확인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트렌드 리포트(GETR)의 20개국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회적 맥락이 성별과 기업가정신 간 관계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사회적 맥락의 함의와 관련된 가설검증을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Hofstede의 문화차원 요인인 권력 거리, 개인주의, 남성성, 불확실성 회피와 제도적 요인인 양성평등, 사회보장을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구체적 변수로 사용하였다. GLM을 사용한 실증분석 결과 성별은 기업가 정신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성별은 각각 권력 거리, 개인주의, 불확실성 회피, 양성 평등, 사회 보장 변수와 상호 작용하여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본 연구의 결과는 기업가정신의 성별 차이가 각 성별에 내재된 고유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그 국가의 사회적 맥락 수준에 따라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기고양 편파와 심리적 적응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두 가지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 1에서는 자기고양 편파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척도를 제작한 후, 한국 대학생들의 자기고양 편파 경향과 심리적 적응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국 대학생들에게서 자기고양 편파와 심리적 적응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대상에 노동자를 포함시켜 개인주의 문화권인 독일과 비교한 연구 2에서도 한국인의 자기고양 경향과 심리적 적응의 상관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자기고양 편파 경향이 나타나지 않으며, 심리적 적응과도 관련이 없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 것으로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고양 편파 경향의 문화적 차이를 좀더 심도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욱 세련된 측정 방식과 다양한 비교문화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한국 다문화 사회에서 한반도 통일의 가치토대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지를 탐구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 이번 연구의 주제는 다문화 구성원들, 특히 북한 주민들과 새터민,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 이주자 및 그 자녀들이 과연 한번도 통일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지, 즉 한민족 정체성과 그것의 가치분담이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에서는 '문화 개념의 다문화 수준별 적용'에 관한 기존의 연구논문을 활용하고, 그 한계를 밝히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정서(emotion)'의 다문화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기존의 문화 개념의 적용의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 개념을 '의미의 패턴'으로 간주하는 경향으로서 주로 상징과 해석에 초점을 둔다. 이는 주로 타문화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국제결혼 이주민이 초기 한국 사회의 정착시기에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문화 개념을 지속적인 완전성을 향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경향으로서, 이는 주로 자문화를 확인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국제결혼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면서 본격적인 삶을 영위할 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존의 연구성과를 북한 주민, 새터민, 국제결혼 이주민 가정의 자녀에게 적용했을 때에는 일정한 한계가 보인다. 첫째, 북한 주민들은 현재 북한 정권의 특성상, 다문화 사회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단일민족주의를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 이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북한 주민들이 자문화 차원에서 민족 정체성을 강하게 확인하더라고, 매우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새터민의 경우에는 자문화 확인의 정도는 강하지만, 한국 사회의 정착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사회경제적 차별로 인해 자신들만의 정체성 확인에 그친다. 셋째, 국제결혼 이주민 가정의 자녀들과 그 부모들은 모두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수준은 매우 높았다. 다만 이주민 부모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순혈주의의 측면에서 이들 모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실정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가치의 토대는 다문화 구성원들 모두가 분담할 수 있는 '정체성'의 문제이다. 이를 삶의 영역에서 확인하고 전개할 수 있는 방안은 각 구성원들의 특성들을 모두 고려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기존 연구의 문화 개념을 다문화 수준별로 접근했을 때 근본적인 문제는 내면적으로 구성원들 모두가 한국 다문화 사회에서 한민족 정체성에 대한 어떤 공통된 분담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명료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사회에서 한반도 통일의 가치토대는 외면적이고 제도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내면적이고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결국 다문화 구성원들이 관계의 삶의 영역에서 도덕적 행위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정서가 문화적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보다 세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Hewitt과 Flett(1991c), 이기종(2006)이 제안한 완벽주의 척도 연구모형의 타당도를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검증하고, Hewitt과 Flett(1991c)이 개발한 완벽주의 척도의 문항이 몇 개의 요인으로 구성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Hewitt과 Flett(1991c), 이기종(2006)이 각각 제안한 연구모형과 수집된 자료가 잘 합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료에 모형이 잘 맞도록 모형을 수정해야 하고, 의미 없는 자유모수가 모형에서 나타나지 않도록 모형을 다시 설정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Hewitt과 Flett(1991c)이 개발한 완벽주의 척도의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완벽주의 척도의 각 문항들이 완벽주의를 측정하는데 있어서 단일요인으로 제 기능을 하기 보다는 여러 문항에 걸쳐 공통요인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확인적 요인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Hewitt과 Flett(1991c)이 개발한 완벽주의 척도가 측정하는 요인은 3개 요인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Hewitt과 Flett(1991c)이 개발한 완벽주의 척도의 측정 문항이 수정되어야 하고, 나가서 우리의 사회 문화적 실정을 고려한 완벽주의 척도의 개발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사회적 특징(소득수준, 지지정당(보수 대 진보), 정치적 가치, 자본주의와 평등주의 가치)이 소득양극화에 대한 입장과 정부정책에 대한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613명에게 설문을 실시하였다. 먼저, 참가자들의 소득양극화에 대한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를 이러한 각 변인의 점수로 나눈 두 집단(고집단 대 저집단; 피험자 간)과 소득양극화에 대한 두 가치(진보 대 보수; 피험자 내)등 혼합설계 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정부의 정책을 알아보기 위해서, 위의 각 변인의 점수로 나눈 두 집단(고집단 대 저집단; 피험자 간), 두 정부(실용정부 대참여정부; 피험자 내), 소득양극화 정책(진보 및 보수; 피험자 간)등 혼합설계 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한국인은 진보적 정치적 가치를 가지거나, 자본주의 가치를 반대하는 한국인이 소득양극화 진보적 가치를 더 지지하였으며, 보수정당을 지지하거나 평등주의 가치를 반대하는 한국인이 소득양극화 보수적 가치를 더 지지하였다. 또한 지지정당에 따라서 참여정부의 소득양극화 진보적 정책과 보수적 정책 판단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가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고 소득양극화 문제의 합의적 의사소통을 이루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미디어 정치경제학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류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실증주의와 행태주의적 경향에 반기를 들며 등장한 비판커뮤니케이션 연구전통의 하나이다. 비판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주류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메시지의 효과에 과도한 관심을 기울인다고 비판하면서, 사회의 권력관계와 지배구조 재생산에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와 제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주목하였다. 특히 미디어 정치경제학은 커뮤니케이션 제도의 소유와 통제, 미디어의 생산, 유통 및 수용과정, 그리고 커뮤니케이션과 자본주의 재생산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권력의 문제를 다루는 데 주력해왔다. 이 글의 목적은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학문적 지형과 이론적 과제를 살펴보는 데 있다. 먼저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학문적 지형에 대한 검토는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학문적 특성, 주요 관심주제, 주요 연구자들, 학문적 허브, 주요 논문, 주요 학술조직과 학회지 등을 살펴보는 것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어서 본 연구는 미디어 정치경제학 내에서 혹은 문화연구 등과의 이론적 논쟁을 통해 제기된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한계들을 간략하게 되짚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앞으로의 당면 과제들을 검토할 것이다.
광고는 변화하는 사회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매체 중 하나이며, 전 지구화와 소비문화가 일상 속으로 확산되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논문은 현재 한국에서 다문화주의란 어떤 의미이며,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이 광고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특히 최근 한국인 이외의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영상 광고에서 어떤 식으로 재현되었는지 살펴봄으로써, 다문화주의의 의미가 구성되는 방식을 살펴본다. 우선 한국의 다문화주의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서 살펴보고,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 사이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밝힌다. 이어서 정보/통신, 아파트, 금융 광고 등 전 지구화 시대에 다문화주의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품 광고를 중심으로 구체적 분석을 실시한다. 분석 결과 다문화적인 방식으로 재현된 광고들이 오히려 기존의 인종주의를 강화하거나 한국(인)이 중심이 된 민족주의의 정서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적인 요소를 담아낸 광고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다문화주의'는 여전히 전략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근대미술은 유화 도입기인 1910년대를 한국미술사의 중요한 시작점이다. 1910년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유화 도입배경과 그것이 당시 사회의 절실한 요청에 의한 것이었는지,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이 한국근대미술 초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일본근대 유화의 역사는 국수주의와 서구주의 물결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점차 일본화된 소재의 등장과 일본정서에 부합하는 화풍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이 1890년대부터 1910때까지의 일본근대 유화계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다시 요약하면 외광파와 인상파가 절충된 양식에 일본의 메이지낭만주의에 부합하는 소재 즉 일본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풍경에 대한 애착 등이 전체 유화의 기류로 나타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새로운 문화의 하나였던 유화는 점차 세계의 다양한 미술사조 속에서 일본화다운 것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 이전에 이미 형성되었던 일본근대 유화양식과 구로다의 외광파 양식, 또 외광파가 일본 근대유화의 주류로 형성하게 되는 계기, 여기에 프랑스에서 직접 배워 온 작가들에 의한 인상파 도입 그리고 일본 '메이지낭만주의'(明治浪漫主義)의 등장으로 인한 사회 환경구조의 변화 속에서 양성된 그들의 절충양식의 초기유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근대미술은 '민족적 자부심'과 '민족적 열등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적 배경논리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근대미술의 사상적 배경에는 민족 개량주의적 발상과 계몽주의적 문화 활동에 있었다고 할지라도 근본적으로는 미술자체를 근대사회 발전의 연장선 속에서 파악하지 못했고, 따라서 미술자체를 새로운 문명수입이라는 근대적 풍물 정도로만 파악했던 것이 어쩔 수 없는 근대미술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미술을 주목한 이유는 근대적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로 미술자체를 파악하고 나아가, 식산흥업(殖産興業)의 수단으로 인식 했던 신지식층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문명의 발달이 미술의 발달에서 연원한다는 '미술문명론' 같은 시각이 미술자체가 성격이나 창작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어떤 미술이든 그것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근대 즉 문명화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근대미술에 있어서 아카데미즘 역시 일본근대미술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초기유학생들은 그 당시 일본의 잡지나 화단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시안들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정도였을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한국근대미술에 있어서 초기유학생들의 작품과 그 이후 선전에서 입선하는 작품들은 일본아카데미즘의 영향 밑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본 근대 유화에서 형성된 외광파의 요소와 인상파 요소들이 일본 낭만주의로 표면화된 하나의 일본근대 유화의 형식 그대로가 한국아카데미즘의 성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1922년에 시작된 선전은 심사위원 대부분이 동경미술학교 교수이면서 구로다의 제자이거나 동료였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더욱 확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유학생들이 남긴 작품들은 완전한 인상파에 대한 지식이나 깊은 자아의식을 가지고 제작된 것은 아니라, 일본 동경미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었던 것들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그림은 구로다의 외광파라고 부르는 것들의 영향보다는, 인상파를 보고 배웠던 동경미술학교 교수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영향은 그대로 한국 근대미술의 아카데미즘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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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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