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연구와 현장연구를 바탕으로 17C 중반 북한산 조계동(曹溪洞)에 조영된 송계별업의 장소성과 별업의 정원상 및 경관상을 추적하여 송계별업 원림의 복원을 전제로 한 경관해석을 시도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송계별업은 인조의 3남이자 효종의 아우인 인평대군 이요가 인조 24년에 조성한 왕가별업이다. 본제는 직선거리로 약 7km 떨어진 건덕방 타락산 아래의 궁집 석양루로서, 대군이라는 조영주체의 신분적 특수성 때문에 송계별업 또한 단청 및 건물의 제도가 매우 화려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의 장소정체성이자 핵심경관은 구천은폭으로 중국 여산폭포에 비견되는 다층의 폭포를 갖는 관폭과 청음의 공간이었으며, 별업 멸실 이후에는 왕릉 부석장으로 역할과 부석금표처의 장소이미지가 더해졌다. 조계동천을 중심으로 한 송계별업 내원은 구천은폭을 비롯하여 한담과 창벽 등의 자연경관과 비홍교, 보허각, 영휴당 그리고 계당 등의 인공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되었다. 또 현존하는 '송계별업'과 '구천은폭' 바위글씨는 별업원림의 조영자와 영역성을 상징하는 경관언어이자 장소 표식으로, 보허각을 중심으로 비홍교, 창벽, 한담 등의 경물명을 바위에 세기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특히 시각적 종점의 역할을 하는 구천은폭은 캐스캐이드형의 다단폭포로서 그 하부는 말구유 형상의 절리상 포트홀의 지형경관적 특성을 보인다. 한편 외원은 별업 정문과 행랑채 성격을 갖는 공간과 내 외원 양자를 연결시켜주는 계당과 돌다리 그리고 기거를 목적으로 한 영휴당 등으로 구분된다. 영휴당에서는 보허각만 관망되는 반면 보허각에서는 구천은폭을 비롯하여 영휴당 등 사방의 조망이 가능하도록 한 이원적 조망 틀짜임이 읽혀진다. 또한 비홍교에서 구천은폭과 창벽 그리고 한담을 상호 부감 앙시하게 되며, 비홍교를 건너 보허각에 올라 구천은폭과 조계동천을 바라보는 단계적 행위를 체험케함으로써 속세에서 선계로 이행되는 시각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의 기본 취의는 역사적으로 문화적 친연성을 지닌 아시아권의 전통춤을 대상으로 한 전통문화콘텐츠 구축을 위한 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당악정재 곡목인 <오양선(五羊仙)>을 한 예범으로 그 역사적, 문학적 근거를 통해 그 배경서사의 연원이 고대 남월(南越; 베트남) 지역의 오양선 설화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다섯 신선이 오색의 양을 타고 오양성(五羊城; 현재의 중국 광주(廣州)에 내려와 여섯 개의 벼이삭(六穗?)을 하사하였다는 설화이다. 나아가 후대에 쓰여진 베트남의 구전설화 <월정전(越井傳)>, 중국의 전기(傳奇) 작품인 <최위(崔?)>가 이 원(原)서사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우리나라 <오양선>의 창사에 나타난 배경서사는 원서사에 서왕모와 천도 모티프를 추가하여 군왕의 축수(祝壽)와 덕치,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의례적 모티프를 강화하였다. 본고에서는 3국 내 오양선 서사의 이러한 공통성에 주목하여 그를 소재로 한 각국 전통춤의 전승 현황을 추적한 바 중국의 경우 최근 우리나라 <오양선>을 참고하여 <오양선무>를 재창작한 반면 베트남의 경우 전승이 부재하였다. 그에 따라 전통문화콘텐츠 구축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베트남 공연단을 섭외하여 <월정전> 설화를 소재로 한 <치유의 쑥잎>이란 곡목을 창작케 하였다. 그 결과 오양선 설화를 소재로 한 3국의 춤을 한 무대에서 합연함으로써 아시아 악무의 공통적 서사 기반에 기초한 새로운 전통문화콘텐츠 구축의 시론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춤을 통한 아시아 문화공동체 구축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본 연구의 기본 취의는 역사적으로 문화적 친연성을 지닌 아시아권의 전통춤을 대상으로 한 전통문화콘텐츠 구축을 위한 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당악정재 곡목인 <오양선(五羊仙)>을 한 예범으로 그 역사적, 문학적 근거를 통해 그 배경서사의 연원이 고대 남월(南越; 베트남) 지역의 오양선 설화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다섯 신선이 오색의 양을 타고 오양성(五羊城; 현재의 중국 광주(廣州))에 내려와 여섯 개의 벼이삭(六穗?)을 하사하였다는 설화이다. 나아가 후대에 쓰여진 베트남의 구전설화 <월정전(越井傳)>, 중국의 전기(傳奇) 작품인 <최위(崔?)>가 이 원(原)서사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 우리나라 <오양선>의 창사에 나타난 배경서사는 원서사에 서왕모와 천도 모티프를 추가하여 군왕의 축수(祝壽)와 덕치,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의례적 모티프를 강화하였다. 본고에서는 3국 내 오양선 서사의 이러한 공통성에 주목하여 그를 소재로 한 각국 전통춤의 전승 현황을 추적한 바 중국의 경우 최근 우리나라 <오양선>을 참고하여 <오양선무>를 재창작한 반면 베트남의 경우 전승이 부재하였다. 그에 따라 전통문화콘텐츠 구축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베트남 공연단을 섭외하여 <월정전> 설화를 소재로 한 <치유의 쑥잎>이란 곡목을 창작케 하였다. 그 결과 오양선 설화를 소재로 한 3국의 춤을 한 무대에서 합연함으로써 아시아 악무의 공통적 서사 기반에 기초한 새로운 전통문화콘텐츠 구축의 시론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춤을 통한 아시아 문화공동체 구축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본 논문은 주희(朱熹)와 김창협의 지각론(知覺論)을 비교함으로써 김창협의 지각론(知覺論)이 어떠한 특징을 띄는지 살펴보았다. 주재(主宰)의 측면에서, 주희(朱熹)는 한편으로는 지각(知覺)을 주재(主宰)를 통해 나타난 상태로 여겼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재(主宰)를 가능케 하는 주체의 작용으로 여겼다. 김창협은 지각(知覺)이라는 표현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이러한 혼용을 해소하고 지각(知覺)을 한정적인 의미에서 재정의했다. 그는 심(心)의 여러 측면 중에서 주재(主宰)의 주체 측면에 해당하는 작용이 지각(知覺)이며, 주재(主宰)를 가능하게 하는 작용, 혹은 주재(主宰)를 행하는 주체 자체를 지각(知覺)이라고 상정했다. 그리고 지각(知覺)을 성(性)이나 정(情)과 구분하고 지각(知覺)의 작용을 상술함으로써 주재(主宰) 주체로서의 심(心)의 역할을 구체화시켰다. 그러나 지각(知覺)과 성(性)의 구분에서 주체와 본성의 괴리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기(氣)가 리(理)와 별개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기불리(理氣不離)를 침범한다고도 볼 수 있다. 김창협 당대에 제기된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이 무엇인가 하는 쟁정은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김창협은 지각(知覺)과 성(性)을 각각 주재(主宰)의 주체와 대상으로 구분하려 했으므로, 한편으로는 소이연(所以然)이 아닌 소당연(所當然)으로서의 성(性)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각(知覺)의 근거가 기(氣)의 허령(虛靈)함이라고 주장했다. 기(氣)의 허령(虛靈)함으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이 되는 리(理)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회피에 가깝다. 또한 성(性)이 소당연(所當然)으로 설정될 경우 지각(知覺)이 성(性)을 갖추고 작용으로 드러날 때는 이기불리(理氣不離)라고 할 수는 있지만 주체인 지각(知覺) 자체는 여전히 성(性)과 구분되므로 이기불리(理氣不離)에 대한 문제제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희(朱熹)는 지각(知覺)을 지(智)의 용(用)이라고 주장하여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을 지(智)로 설정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불교 비판에서 지각(知覺)을 언급할 때는 김창협과 유사하게 성(性)을 지각(知覺)의 소당연(所當然)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주희(朱熹)가 성(性)을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으로 설명하려 했는가에 대해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 문제에 대한 해명은 주자학의 체계를 공고히 하려 했던 조선 학자들에 의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각(知覺)과 본성의 관계에 있어서는 주희(朱熹)와 김창협은 유사한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각(知覺)을 주체의 측면에만 한정하고 구체화하려고 한 것만을 김창협 지각론(知覺論)의 특징이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군수물자의 적기 조달은 군의 작전능력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이며, 계약업무는 적기 조달을 위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속한 계약체결은 수요자의 여유로운 납기설정을 가능케 하며, 예산 집행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예산의 조기집행과 이·불용 방지를 위해서도 계약 프로세스 개선이 필수적이다. 최근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가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이용한 프로세스 분석 및 개선 기법인 프로세스 마이닝 역시 민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군 내 계약업무에 대한 분석은 업무 담당자의 경험과 단편적인 정보를 활용한 이·불용 문제사례별 원인 파악 및 대응적 모색과 같은 개별적 분석수준에 그치고 있다. 본 연구는 계약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공군 군수사령부 재정처가 2019년 11월부터 약 1년간 직접 계약한 총 560건의 계약업무에 관한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산된 데이터를 종합하여 프로세스 맵을 도출하고, 프로세스의 흐름, 수행시간 분석, 병목 분석 및 추가 세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결과 다수 계약 건에서 의뢰 후 재검토/수정이 반복 발생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복적인 재검토/수정은 원가계산 완료까지의 소요일수 지연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병목 지점 시각화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재검토/수정은 계약의뢰가 많은 상위 5개 부서에서 60% 이상 발생하고, 의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소요부서의 계약의뢰 전 면밀한 사전검토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재정처의 계약업무는 법령에 따른 절차대로 수행되고 있었으나, 일부 업무의 순서조정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군 내 계약업무 분석에 프로세스 마이닝을 이용한 첫 사례이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세스 마이닝을 군대 내 다양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더욱 수행된다면, 각종 업무의 효율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고는 근대 전환기 심재(深齋) 조긍섭(曺兢燮)(1873-1933)의 시세계를 화운시(和韻詩)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의 시에는 화운시 특히 두보(杜甫)와 소식(蘇軾) 시에 대한 화운시가 많다. 이것은 그가 격변의 시기에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시창작에 임했던 중세적 시인이었음을 가늠케 한다. 화운시를 놓고 보았을 때 그의 창작 생애는 대략 40세가 전환의 기점이 된다. 40세 이전에는 두 소뿐만 아니라 그 밖에 당(唐) 송(宋) 및 명(明) 청(淸) 대(代) 시인들, 우리나라의 이황(李滉) 등 화운의 대상이 폭넓게 나타난다. 40세 이후에는 두 소에 대한 화운은 줄어드는 대신 지역과 관련된 우리나라 인물의 시에 화운하는 예가 종종 발견된다. 연령으로는 30대에 지은 것이 가장 많다. 심재는 시재(詩才)의 온전함과 의경(意境)의 통달함을 꼽으며 두보를 '시인의 집대성(集大成)'이라 일컬었다. 그런 인식을 반영하듯이 두시 화운시도 주제와 의경이 다양하게 드러난다. 소시(蘇詩)에 대해서는 그가 따로 생각을 밝힌 바 없으나 일정한 애호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시에 대한 밀착도는 두시가 소시보다 비교적 더 높게 나타난다. 거칠게 말하면 두보에 대해서는 닮고자 하면서 자기 개성을 찾아나가는 방향이라면, 소식에 대해서는 닮으려 하기보다 계기로 활용해서 자기 의사를 드러내려는 측면이 좀 더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신중하게 보아야 할 것은 그가 화운시를 짓되 일방적인 모방에 그치지 않고 대조와 차이의 미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주제와 의경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창작의 계기는 공유하되 시 안에 자기 뜻을 기탁해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소시 화운시는 전반적으로 원시와의 밀착력이 더 희박한 편이다. 이것은 화운이라는 제약이 많은 창작 방법을 활용하면서도 그에 전적으로 지배되지 않고 자신의 주제와 개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소시 화운시가 40세 이후로는 별로 지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것은 어쩌면 화운시 '안'에서의 노력만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문학적 현실을 자각한 때문은 아닐까. 예컨대 그는 1919년 소식의 옥중시(獄中詩)를 차운해 4수를 짓고 다시 <구중잡제(拘中雜題)[팔수(八首)]>를 지었다. 이것저것 읊은 이 잡제에는 누구의 운에도 제약되지 않은 그의 복잡다단한 심사와 정회가 다종하게 분출되어 있다. 심재의 화운시는 근대 전환기에 한시의 아비투스가 생존했던 현실과 그 인상적인 생존 방식을 증언해 준다. 화운시 창작은 분명 그의 호고(好古)적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나, 이면에는 근대적 문자 변동에 저항하는 심리가 일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유의할 것은 그것이 두 소시에 대한 일방적인 모습(模襲)과 같은 반동적 방향으로 내닿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가 한계 속에서도 자기 개성과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의미 있게 새길 필요가 있다. 요컨대, 심재의 화운시는, 새로움과 기이함, '근대'라는 이름의 시도에 이목을 붙들렸던 근대 한시사에서 '접혀 있던' 한쪽 얼굴, 그 평면이 아닌 입체로서의 얼굴을 펼쳐 보게 하는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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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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