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을 정치적 주권의 회복으로만 이해하는 관행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 광복이 우리 민족사의 복원에 끼친 공헌은 물론 거대한 것이지만, 우리의 문자와 언어, 문화와 정체성 회복에 비하며 사소한 것이 된다. 광복은, 주권광복에 앞서 문화광복이어야 한다는 명제는 우리가 새로이 찾아내야 할 미래의 길이다.
본고는 "삼국유사" "처용랑망해사"조를 보다 정치하게 읽고 그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논문이다. 울산광역시 처용문화제추진위원회에서는 "처용랑망해사"조를 근거로 그동안 49회의 '처용문화제'를 개최해 왔지만, 처용의 정체성에 대한 각종 시비로 인하여, '처용문화제'는 자주 흔들려 왔다. 필자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새롭게 제시하기 위하여 "처용랑망해사"조를 새롭게 해석하였다. "처용랑망해사"조에 나오는 포석정의 남산신, 금강령의 북악신, 동례전지신(地神)의 춤이 망국에 대한 경고였던 것처럼 <처용가>와 처용이 '춤추고 물러나는[창가작무이퇴(唱歌作舞而退)]' 행위는 '체념과 관용'이 아니라 분명한 '위협과 경고'였다. 망해사(望海寺)의 '망(望)'은 '보다'는 뜻이 아닌 '보름'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망해사는 '어둠에 막히고 미실(迷失)되었던 도로[운무명일(雲霧冥?) 미실도로(迷失道路)]가 밝고 청정하게 된 것과 같은 보름 바다의 절이라는 뜻이다. 신방사(新房寺)의 의미는 울산 개운포 지역이 헌강왕의 순수(巡狩)와 망해사 창건으로 '새롭게 정화된 지역'의 절이 되었다는 뜻이다. "처용랑망해사"조의 주된 키워드는 '벽사진경(僻邪進慶)'이다. 삿됨을 물리치고 경사로 나가는 것이 벽사진경인데, 개인굿이나 나라굿인 나례(儺禮)의 목적도 벽사진경에 있다. 밝은 달이 뜨는 바다, 새로운 기운으로 재창조된 신방(新房)이 곧 벽사진경의 세상인 것처럼, 사방신(四方神)의 헌무는 벽사진경이 된 새로운 신라에 대한 간절한 바램이었다. 처용은 예지력을 가진 신격으로서 역신을 구축(驅逐)하는 탁월한 권능을 가진 주사(呪師)였다. 49회나 개최되었던 처용문화제는 해매다 정체성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처용문화제에서 채택한 <처용가>와 처용의 정체성은 '화합과 관용'이 아니라, '예지(叡智)와 권능(權能)'이다. 따라서 '처용문화제'의 슬로건인 '화합과 관용'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역신(疫神)과 처용부인의 간통을 당연시하고, 처용의 정체성을 '화합과 관용'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처용문화제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슬로건에 '예지와 권능'과 '벽사진경'의 의미가 도입되어야 하며, 앞으로 처용문화제추진위원회는 '울산광역시와 울산시민들이 늘 삿된 기운을 물리치고 두루 경사를 맞이 하자는 벽사진경의 개념을 처용문화제 프로그램에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전통음악의 리듬은 K-Pop의 정체성 창출을 위한 음악 콘텐츠로 활용가치가 높은 음악 재료이다. 그러나 한국 전통리듬은 세계인의 정서를 자극할 보편적 특징이 부족하다. 한국 전통음악이 세계인에게 음악적으로, 문화적으로 낯설지 않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현대적 정서와 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K-Pop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인의 호응을 받는 음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실천적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K-Pop에서 정체성 있는 음악콘텐츠의 생산은 기술적 요소의 개발과 함께 개발된 기술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창의적 발상에 달려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통 리듬의 세계화와 단일리듬으로의 전환 그리고 그 전환된 리듬들을 음악(K-Pop 월드뮤직)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해 본다.
본 연구는 에코 세대를 대상으로 공공도서관 문화프로그램 이용 및 인식이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에코 세대 공공도서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 및 그 분석을 통해 문화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그 기저에서 드러나는 공공도서관의 정체성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문화프로그램 비이용자와 이용자 간의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이 타 기관의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가능성 높은 원인으로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의 도서관 정체성의 결여가 지목되었다. 따라서 문화프로그램의 도서관 정체성 강화를 위한 향후 연구, 도서관 현장과 학계의 협력, 지역 내 문화 관련 기관과의 협의 및 정책관점에서 고려사항을 제시하였다.
전자신문과 벤처기업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매일경제TV가 후원하는‘제5차 벤처CEO포럼’이 지난 20일 한국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벤처기업의 정체성 형성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조직사회학적인 관점에서의 벤처의 정체성과 문화에 관한 연구결과를 서울대 장덕진 교수, 연세대 박찬웅 교수, 연세대 한준 교수 등 3명의 연구진이 발표했다. 뒤이어 경북대 이장우 교수의 사회로 비트컴퓨터 조현정 대표, 조선일보 우병현 기자, 서울시립대 이춘우 교수, 일신창투 고정석 대표가 패널로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본 연구는 태권도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우선 태권도 발생에 대한 역사적 기원을 최홍희 중심설, 도장중심설, 가라테 유입설, 전통무예 계승설의 관점에서 조명하여 제시하였다. 그리고 태권도에 내재한 한국 전통 무예로서의 정체성을 탁석산(2000)이 제시한 정체성 판단의 3가지 기준인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의 관점에서 탐색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태권도는 최홍희와 일제시대의 문화적 단절기에 유입된 가라테, 그리고 최초의 기간도장 지도자와 우리민족의 전통무예가 융합되어 격동의 혼란기와 문화적 재생산 과정을 거쳐 탄생하였다. 둘째, 태권도는 발기술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맨손 무예 몸짓을 본질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손기술 중심의 일본 가라테나 중국의 우슈와 확연히 구별된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호구나, 삿보대, 헤드기어 등에는 태극문양과 전통적 오방색상을 잘 조화시켰으며, 모든 용어를 순 우리말로 바꾼 것은 한국적 토착화의 결정체이다. 따라서 태권도는 한국전통무예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내포한 가장 세계화된 한국의 문화유산이며, 배타적 민족주의를 극복해 가는 노력과 함께 글로벌 무도 스포츠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사례는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 퍼시픽의 프리미엄 한방화장품인 설화수 브랜드의 탄생과 발전과정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설화수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 전략과 글로벌 전략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설화수는 아모레 퍼시픽의 오랜 생약 화장품 연구의 결과로 탄생한 제품으로 현재 한방 화장품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지배자일뿐 아니라 아모레 퍼시픽이 강력한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1위의 프리미엄 화장품 공급자로 등극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설화수 브랜드는 시의 적절한 제품 컨셉과 탁월한 브랜드 정체성 확립으로 오늘과 같은 위치에 이를 수 있었으며, 문화 마케팅이라는 설화수의 브랜드 정체성과 잘 조화된 전략을 통해 후발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더욱 크게 벌려 놓았다. 국내의 경쟁과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전략을 선택한 아모레 퍼시픽은 아시아 권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며, 더 나아가 설화수는 아모레 퍼시픽의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포부를 담고 2004년 홍콩에 진출한다. 잘 준비된 브랜드 구축 계획과 4P 전략으로 초기 안정된 시장안착을 달성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설화수이지만, 국내와는 다른 낮은 경쟁기반과 국내에서 성공한 전략의 실행여부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이 연구는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도시 활성화 가치를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가치, 도시 이미지 가치로 구분하여 지표체계를 개발하고, 이러한 가치들에 대한 축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조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하여 축제와 도시의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았으며,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목적과 프로그램을 분석하였다. 또한 59명의 축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도시 활성화 가치에 대한 AHP 조사를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축제 운영기관의 제도적 가치는 문화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 가치 패러다임에서 최근에 경제적 가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축제 이해관계자들은 오히려 경제적 가치 보다 문화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국제만화축제의 경우, 만화축제의 정체성이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도시 활성화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운영과정에서 문화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는 지속성과 체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축제 관련 전문가 AHP 분석결과, 문화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에 비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경제적 가치를 중요한 정당성의 근거로 표방하는 도시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앞으로 축제의 정체성을 도시 활성화 관점에서 정립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해관계자의 인식 조사 결과,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도시 활성화 가치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집단이 '문화도시 정체성 형성'을 1순위로 인식한 것에 반해 주민자치 조직 관계자들의 경우 '시민들의 문화 활동 참여 활성화'를 1순위로 꼽았고, 만화창작 부문(만화가)의 경우 '만화창작 활성화'와 '만화문화인식 개선'을 1순위로 인식했다. 이해관계자 분석결과, 문화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 가치에 대해서는 비교적 인식의 차이가 작은 반면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둘러싸고는 인식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이 연구에서는 앞으로 가치 인식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축제의 정체성 확립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소통, 그리고 참여기반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의 증가는 서구 이민 국가에서 볼 수 있었던 인종, 문화적 다양성이 한국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관련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왔다. 그러나 점차 이주민이 확대되고 세분화되면서 주류 집단인 한국인들과 함께 이주민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한국 사회가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양화 되는 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있음에도 그동안의 연구는 반이주적정서에 대한 요인이 아닌 다문화 지향에만 초점을 맞춰온 경향이 적지 않아 위협에 대한 연구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문화를 위협으로 인지하는데 있어 이주민과 한국인을 비교분석하여 향후 다문화 사회에 맞는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국민 정체성, 사회적 거리감, 차별인지 및 집단 편견으로 다문화 위협에 대한 한국인과 이주민의 인식지형을 파악하였다. 실증 분석 결과, 한국인과 이주민 사이의 인식차이는 존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다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첫째, 한국인의 다문화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접촉경험이었다. 접촉경험의 영향력이 높다는 것은 다문화 사회를 당연시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제 이주민을 접하는 경험이 낮아 접촉이 강화되었을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책적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주민들의 경우 자신들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고 편견이 강화될수록 다문화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는 이들이 가진 이중정체성, 즉 한국인에 대해서는 외국인이지만 다른 외국인과 자신을 구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경우 한국 사회에서의 동화만이 대안이 아니며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 강화를 위한 진정한 다문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결과가 갖는 함의를 심층적으로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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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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