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관련 관용어는 비유 상징코드로써 각 문화권에서 일찍부터 발달되어 왔다. "인재가 쓰이면 호랑이가 되고 재야에 버려지면 쥐가 될 뿐."이라고 역설한 동방삭(東方朔)의 동물조합 비유도 그러한 경우이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에서 호랑이를 거물급 탐관오리로, 쥐를 작은 탐관오리로 비유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러한 상징성이 늘 고정불변인 것은 아니다. 이에 본고에서는 동물조합 상징성이 보이는 이러한 상대성 및 가변성에 주목하면서 한중일 3국에서의 동물조합 상징성의 특징을 고찰해 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 다음의 3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유사한 동물조합에 있어서 동물조합이 달라지는 변용과정에는 해당조합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문화권마다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가령, 한국에서는 말과 소의 두 동물을 조합하였을 때, 그 두 동물사이의 '다름'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말과 소의 '가치'의 차이를 비교하는 관점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하였다. 두 번째로, 한국에 비해 중국과 일본에서는 두 동물의 외형적 행동적 특성을 의인화한 상징방식이 비교적 발달하였다. 특히 중국에서는 "개는 남자, 닭은 여자."처럼 동물의 종류가 남녀성별을 나타내거나 "갓 난 송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처럼 특정연령대를 의인화 상징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하였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 종류의 동물을 암수 한 쌍으로 조합시켜 남녀성별을 상징하는 방식이 비교적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동물신체 특성에 착안한 동물조합 상징이 한국에 비해 발달하였다. '용두사미'라는 중국 고사 성어에서의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의 조합이 그러하며, "용의 수염(역린)을 만지고 호랑이 꼬리를 밟는다."라는 일본 속담에서 보이는 신체부위 조합이 또한 그러하다. 이러한 동물신체 조합을 통한 상징방식은 중국에서 일찍이 발달하였으며, 그 영향은 용, 기린, 봉황처럼 여러 동물의 신체부위 조합에 의한 상상속의 동물 탄생으로 나타난다. 동물조합은 동아시아 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픽처레스크 미학과 풍경화식 정원은 자연을 그림과 같이 정태적으로 감상하게 만드는 이른바 회화적 자연관의 전범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해석은 당시의 시각 문화를 선원근법에 의존하여 설명한 데에서 연유한다. 실상 당시는 새로운 시각 매체의 발명에 따라 종래의 원근법에 기반했던 시각성이 '유동적인 시각'과 '시점의 상대성'으로 요약되는 '움직이는 시각성'으로 변모해가는 바로 직전의 시기였다. 이 연구는 그러한 시각 문화의 변동에 주목하여 픽처레스크 미학과 험프리렙턴의 시각 매체에서 나타나는 '움직이는 시각성'의 징후를 읽어내고자 한다. 18세기 독일의 정원 이론가 히르시펠트는 풍경화식 정원은 구불구불한 선을 이용하여 움직임의 환영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다른 예술 형식보다 우월하다고 분석했다. 18세기 말 야기된 픽처레스크 논쟁에서 아마추어 이론가들은 회화에서 복잡하고 다채로운 시각의 변주를 중요하게 여기고, 정원도 그러한 시각적 자극이 만들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렙턴의 "레드북"에 수록된 스케치에서는 움직이는 시각성이 반영된 다양한 재현 전략들이 발견된다. 렙턴은 속도의 차이를 고려하여 여러 유형의 길을 체계적으로 설계했고, 인간의 시각장을 표현하기 위해 회화적 프레임이 아닌 파노라믹 뷰를 활용하였으며, 현실에서의 움직임과 유사한 시각적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스케치들을 전략적으로 배열하였다. 이와 같이 픽처레스크 미학과 렙턴의 시각 매체는 당대 시각 문화에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움직이는 시각성을 반영하고 있었다.
21세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고 말한다. 진리와 지식의 절대성, 계몽주의, 이성주의, 객관주의, 합리주의, 결과주의 등의 가치를 지향한 모더니즘 시대에 대한 저항 및 반발로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오늘날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기타 수많은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속적이고 다양한 변화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유아교육현장에서 발견되는 포스트모던적 양상들을 고찰하였다. 그 결과, 유아교육현장에서의 포스트모던적 양상을 '상대성을 맥락으로 하는 유아교육: 유아의 흥미와 관심이 우선이니까요', '리좀적 구도를 지닌 유아교육: 유아들은 예측불가능하고 다채로워요', '양방향성을 추구하는 유아교육: 나도 아이들에게 배워요', '과정지향성이 강화되는 유아교육: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지요'으로 분류해 볼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 및 논의에서는 그러한 양상들의 상관성을 서술하고 유아교육현장과 관련한 시사점을 제시해 보았다.
유학 특히 주자 성리학의 예(禮)는 절대적 보편적 이치로서 천이(天理)와 상대적 관계적 규범 형식으로서 절문(節文)과 의칙(儀則)으로 개념 규정된다. 예의 본질은 이렇게 두 가지 의미로 구분되는데, 절대성과 상대성이 중층적으로 혼합되어 있지만 단순한 양가성(兩價性)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 예가 발현되는 과정에는 천리(天理)와 인성(人性)이라는 본질 외에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이라는 일상성(日常性)이 매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예(禮)의 현실적 효용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물론 예(禮)는 구분의 원리이고, 악(樂)은 조화의 기능을 수행하여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예의 본질은 신분, 계급, 귀천 등 현실적 차이 속에서도 쌍무호혜적(雙務互惠的) 성격을 특징으로 한다. 유학은 일반인은 물론 최고 통치자에게도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를 요구하며 이를 상실한 인군(人君)은 일개 필부(匹夫)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제정하는 주체가 통치자가 아니라 성인(聖人)인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이다. 예의 현실적 효용은 '예교(禮敎)'를 실현하는 것이다. 예교는 예의 본질과 일상성이 발현되는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기제이다. 구득된 인간 본성의 발현, 주체와 타자의 소통을 매개하는 문화의 형성, 윤리 도덕적 규범에 기초한 정치행위 등이 활발한 사회가 예교가 지향하는 유교적 공동체의 본모습이다. 유교적 공동체의 원리로서 예교의 특징을 민본성(民本性)과 시의성(時宜性)을 중심으로 고찰한 이유는 예의 본질이 구현되는 일상성(日常性)의 측면에 착안한 것이다. 이는 유교가 지닌 본원적 특질인 동시에 천리(天理)와 인성(人性) 자체에 대한 원리적 탐구에 머물지 않고 인정(人情)과 시속(時俗)이라는 현실을 실천의 장으로 고민하는 실학적(實學的) 성격인 것이다. 16, 7세기를 거치며 조선사회에서는 예의 일상화(日常化)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세종조 이후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가 지속적으로 보급되어 도덕수신서(道德修身書)로 활용되었고 도덕성과 호혜성에 기반한 향촌자치규약인 향약(鄕約)이 보급 시행되었다. 율곡 이이는 중국의 여씨향약(呂氏鄕約)을 전범으로 하여 해주향약(海州鄕約)을 완성하였는데, 예교의 본질을 일상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실학적 특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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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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