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 남부지역에서 조사된 판축토성에 대하여 살펴본 것이다. 남한지역에서는 성곽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0년대이래 지금까지 20여개소에 이르는 판축토성이 조사되었다. 판축토성들은 입지면에서 대부분은 평지나 구릉성 야산에 분포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일부 소형급도 있지만 백제의 경우는 도성이나 거점지역의 토성 축조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행정적인 치소로서의 기능에 더 비중이 두어졌다고 보여진다. 판축토성은 성벽, 건물 기초부, 흙담장 등을 조성할 때 틀을 만들고 그 만에 흙을 채워 넣고 나무나 돌로 만든 달고(符)로 다져서 축조한 토성들 말한다. 이러한 판축토성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양 삼국을 분포권으로 하고 있으며, 판축기법에 관한 문헌도 각각의 나라에 전해오고 있다. 판축토성을 석열의 유무와 목주간격을 기준으로 2개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판축토성에서 출토되는 유물을 대상으로 축조시기와 구조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I 유형은 순수 판축기법만으로 토루를 축조한 것으로서 목주간격은 100$\~$150cm가 보편적이다. 성벽은 먼저 중심토루를 축조한 후 그 안팎으로 준판축의 외피토루가 덧붙여지는 2차 공정으로 완성된다. 초기 판축의 경우는 대체로 판축의 켜는 두터운 편이며, 성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벽 안쪽에 구가 설치된다. 백제지역의 경우 기원 후 3세기경부터 7세기까지의 인대 폭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강유역의 풍납동토성과 몽촌토성에서는 성벽의 폭이 매우 넓고, 목책의 사용과 판축용 구조물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신라지역의 순지리토성의 경우도 판축토성 축조 이전 시기의 목책을 이용하여 판축하고 있다. 풍납토성에서는 성벽 보호를 위해 안쪽에 구를 설치하고, 성벽의 상면에는 인위적으로 돌을 깔아 빗물 등에 의한 성벽의 유실을 방지하고 있다. 따라서 판축토성의 구조는 아직까지 정형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하여 남한강상류의 정북동토성과 망이산성에서는 목주와 판목 등 판축용 구조물에 의해 거푸집을 만들어 축조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한강유역의 판축토성에 비하여 성벽의 폭이 좁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점으로 미루어 점차 구조상 정형성을 띠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종장목과 횡장목의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성벽보호를 위하여 성벽 안쪽에 구와 배수 및 보도기능을 겸한 부석시설이 설치된다. 6세기 중$\cdot$후반의 백석동토성과 부소산성 포곡식 성벽에서는 목주, 판목, 횡장목, 종장목 등 완전한 판축용 구조물이 조사되었다. 성벽은 I 유형에 이어서 중심토루와 외피판축의 2차 공정에 의해 완성되며 판축의 켜가 매우 정교해진다. 목주와 판목은 위로 끌어올려 재사용되지만, 횡장목과 종장목은 판축토내에 희생목으로 남아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벽보호를 위하여 성벽 안쪽에 구와 배수 및 보도기능을 겸한 부석시설도 계속해서 설치된다. II 유형은 기저부의 한쪽 또는 양면에 석열을 배치한 후 판축한 형식으로 점차 석재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7세기의 삼국시대 말에서 9세기대의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연대 폭을 갖는다. 기저부 한쪽에 석열을 배치하는 II a식(7세기$\~$9세기)과 양면에 석열을 배치하는 II b식(9세기 초반이후)로 나누어진다. 성벽은 기저부 석열과 목주, 그리고 이 목주 안쪽에 판목을 청으로 막아 그 내부에 흙으로 판축하였는데 I 유형에 비해 판축의 켜는 상대적으로 두터워진다. 사비기의 I 유형에서 나타나는 횡장목이나 종장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목주간격은 300cm이상으로 넓어지며, 목주를 기준으로 좌우의 토질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목주간의 간격이 구간별 판축공사의 단위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I 유형에 비해 성벽의 폭은 좁아지는 반면에 단위당 축조 길이는 길어진다. 따라서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기법은 초기의 순수판축에서 점차 판축용 구조물과 기초부에 석열을 배치하는 방법이 도입되어 정형성을 갖추어 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구조상의 변화는 보다 효율적으로 토성을 축조하는 동시에 성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축조 기술상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러한 판축토성의 전통은 부소산성의 테뫼식 판축토성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조선초기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구조는 성토타짐 정도에 불과하여 이전 시기의 정교한 판축토성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산 임당 유적은 발굴된 층위와 출토된 유물을 근거로 2-4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본 연구는 유적지에서 출토된 목주 6점에 대해 추정된 연대를 확인하기 위하여 연륜연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륜연대분석 결과, 6점의 목주는 서로 일치하지 않아 각각 다른 시기에 벌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6점의 목주 중 2점에 대해 위글매치법(wiggle matching)으로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에서도 각각 A.D. 94-135년과 A.D. 224-289년으로 재확인되었으며, 이는 전술의 추정연대와 일치하였다. 또한 목제유물의 수종 결과, 비교적 서늘한 환경에서 생장하는 수종(헛개나무, 피나무, 느릅나무 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를 토대로 당시의 기후가 현재보다 서늘했다고 판단하였다.
적석목곽묘는 목곽 외부에 석재를 쌓거나 채운 다음 목개 위에 일정한 두께로 적석하고 점토로 밀봉한 구조이다. 경주 중심부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 거의 모든 지배자가 지속적으로 한 묘제를 사용하였다는 점, 타 지역에서 확인되는 적석 형태와 전혀 다르다는 점 등에서 경주식 적석목곽묘로 정의하고자 한다. 적석목곽묘는 경주 중심부에서 5C 전반대부터 축조되기 시작한다. 평면형태, 목곽, 이중곽, 석재충전, 석단, 순장 등은 이전시기의 목곽묘에서 계보를 잇고 있다. 이외에 석축과 목주, 적석, 성토분구는 적석목곽묘의 출현과 함께 새롭게 나타나는 요소이다. 특히 석축과 목주는 황남대총을 비롯한 지상식 초대형분에서만 확인된다. 석축과 목주, 적석은 모두 성토 분구 축조과정 속에서 하나의 공정을 이루고 있다. 석축은 지상에 설치된 목곽의 외벽을 견고하게 유지시켜 주면서 성토 분구의 하중을 분산 수용한다. 목주는 석축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보조장치로서 횡가목, 버팀목 등과 함께 사용되었다. 적석은 일정 크기의 석재를 갖고 일정한 두께로 목개 상부에 덮었다. 그리고 그 위에 점토로 밀봉한 다음 분구를 성토하였다. 적석은 경주지역의 입지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 중심부의 적석목곽묘는 하천부지가 넓고 평탄한 형산강 동안을 따라 분포한다. 기반층은 대부분 모래와 냇돌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성토분구는 모래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목개를 횡가한 다음 바로 성토할 경우 유수에 의한 붕괴 가능성 또한 크다. 고분의 외형을 유지하면서 내부구조물의 파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적석과 점토밀봉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상부의 봉토가 유실되더라도 하부의 적석은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토분구는 국가 혹은 단위정치체가 성장단계에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하나의 특징이다. 국가 출현단계 이후 성장단계에 진입하면서 사회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이와 맞물려 새롭게 출현한 지배등급에서 전대의 목곽묘와는 다른 적석목곽묘를 축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정에서 분구를 함께 성토한 것으로 파악되며, 지배등급의 성격에 따라 규모와 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 평면형태, 곽과 석단, 순장자의 수, 유물의 양과 질 등은 지배등급의 사회적 지위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적석목곽묘는 신라가 성장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전대의 묘제로부터 분화 발전된 양상을 보이면서 나타난것으로 생각된다.
동아시아에서 불사의 건립은 도성 및 궁궐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건축 활동 중의 하나로 인지되며, 특히 불탑은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불교건축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불사의 중심에 위치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이 해체 보수 하고 있는 상황에서, 7-9세기 석탑의 내부구조체계를 통하여 전탑의 축조과정 등을 해석하고자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첫째, 전탑의 파괴현상으로 측력으로 인한 밀림현상과 부재의 소성온도, 배합물질의 차이로 인한 부재의 파손을 들 수 있었다. 둘째, 전탑은 석탑과 같이 의장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으로 구분되어 조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장적인 부분은 가장자리에 있는 전으로 구성되며, 구조적인 부분은 가장자리 전과 내부 중심까지로 의장적인 전의 안쪽에는 완충공간 즉 상부하중이 수직으로 내려오면서 측력이 발생하는 것을 잡아주는 공간에 석재를 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내부중앙에 목주를 두어 전탑의 조영 시 중심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으며, 그 중심축은 찰주공의 하단까지 이어져 있었다. 넷째, 찰주공은 따로 내부 적심의 중앙에 따로 분리 축조하였다. 그리고 찰주공의 하단에는 찰주의 안착 및 위치선정, 뒤틀림보정을 위하여 구멍을 뚫어 놓았다. 이로 인하여 찰주는 자중으로 움직이지 않는 철재보다 목재로 설치하였을 가능성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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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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