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철학 이론을 원용하여 최인호의 장편소설에 나타난 동아시아 사상을 탐구한 것이다. 레비나스는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형성되는 주체의 문제를 다룬 철학자이다. 연구자는 동아시아 사상이 근본적으로 타자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레비나스의 책임윤리 이론을 원용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인호의 "상도"에는 '타자의 사유'를 통한 주체와 타자의 진정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인간관계는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같은 것으로, 주체가 낮은 자세로 행할 때, 내 안에 '타자가 들어설 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최인호의 "유림"에는 타자를 섬기는 경(敬)사상을 통해 조선 성리학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는 레비나스가 말한 '타인에 대한 책임의식'과 비슷하였다. 셋째, 최인호의 "길 없는 길"에는 한국 선불교의 핵심인 '진속불이(眞俗不二)'가 드러났다. 나라를 잃어버린 시대에 타자인 민중의 부름에 응답하였던 경허는, 레비나스가 말한 '내 안에 있는 타자'를 발견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인호의 장편소설에 나타난 상선약수(上善若水), 경(敬), 무애(無碍)와 같은 사상은 레비나스의 책임 윤리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동아시아의 윤리를 잘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이 연구는 아나 릴리 아미르푸어(Ana Lily Amirpour)의 영화 '버려진 자들의 땅(The Bed Batch, 2016)'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논문의 핵심주제인 '언캐니 인간학(Uncanny anthropology)'은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언캐니(Uncanny)' 이론을 '인간의 관계성 (주체와 타자)' 에서 바라보자는 의미에서 출발해서 이상적 인간학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사용하였다. '언캐니 인간학'의 새로운 이론 논의를 위해서 키르케고르를 시작으로 니체(F. W. Nietzsche),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인간학이 언캐니 인간학의 이론적 배경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제한적인 지면 관계상 레비나스의 관계적 인간학에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간과의 악의적인 관계성을 사랑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이다. 일상적이지 않은 주제를 선택했고, 네러티브에서 인과성을 단절시키면서 주제와 내용을 표현했으며, 레비나스의 언캐니 인간학이 오롯이 표현된 영화로 평가된다.
이 글은 헤겔 정치철학의 근본적 통찰을 '공공적(public) 자유 이론과 공공철학(public philosophy)'이라는 관점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헤겔의 자유이론을 공공적 자유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이런 자유이론의 현재적 의미를 드러내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 헤겔의 공공철학에 대한 해석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원자론적 개인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레비나스(Levinas) 및 데리다(Derrida)가 옹호하는 절대적 타자이론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 글에서 필자는 헤겔의 공공적 자율성 이론이 원자론적 개인주의의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레비나스-데리다적인 접근방식과 구별되는 타자(other)에 관한 이중적-복합적 이론을 포함하는 주체이론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최인호의 "유림"에 나타난 유가사상이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주목하여 유가사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밝히고, 이를 통해 탈근대의 단초를 제시함에 있다.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예'가 동아시아인을 넘어 세계인의 사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황과 이이, 이황과 기대승의 담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가사상은 상생과 공존을 제시한 레비나스의 '타자성의 윤리'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Just as the front gate is located at the meeting point between the house and the street, the Subject and the Other face each other the same way. This study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House(subject) and Stree (other) at the boundary of the Front Gate-Face. Pursuing the aspects of the changing Front Gate-Face accordingly to the attitude of the Subject facing the Other, this study tries to analyze the possibilities and significance of the hospitality Front Gate-Face with the ethical point of view of Levinas. As architectural instance, results of examining the Front Gate-Face of traditional houses in Korea, China and Japan are as follows. Front Gate-Face of China is characterized by self-centered introversion to interact with the external world (the other). Front Gate-Face of Japan is characterized by a humble submission to the group. Front Gate-Face of Korea shows however more flexible relationship orientations in terms of hospitality, compared to Japan or China. When looking through hospitality factors, accordingly to the above mentioned Korean hospitality characteristics, the possibilities seem not be exclusively bordered inside the conceptual category perimeter suggested by Levinas' concept of hospitality. It is almost impossible for the nowadays ever-strong privacy culture to not allow room for the architectural structure of an absolute hospitality toward others. However, this impossibility not being absolute, still yields a space for a significant possibility to explore.
철학자 레비나스는 주체의 해체와 탈중심화 경향이 지배적인 현대 철학에서 자아 중심적 사고를 반성하고 어떤 다른 것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타자에 대한 책임을 보여주는 '타자철학'을 구축했다. 타자의 얼굴은 주체에게 계시적으로 다가오며 그러한 타자를 환대하는 것을 통해 주체는 존재의 독립성을 경험한다. 영화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는 나그네의 얼굴로 그녀의 공간에 찾아온 이들을 환대한다. 그녀는 그들에게 음식과 거주지를 제공하고 요소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타자는 무한성을 가진 존재로 세상의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는 정직하게 정면을 향한 얼굴로 자신의 내면을 다 드러내면서 도움을 호소하는 타자에 대해 타자성을 인정하면서 그들에 대한 도덕적 임무를 수행한다. 카모메 식당은 주체와 타자간의 상호인정을 통해 만들어진 평화의 공동체가 된다.
'타자'는 주체의 권리 개념이 등장한 근대 서구 사상 이후 철학적으로 주요한 개념이다. 타자에 대한 여러 정의와 논의가 있었다. 본고에서는 '타자'를 정의 짓기보다는 '타자와의 관계 맺기'를 중심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특히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논의를 중심으로 '타자성과 윤리'에 주목하고자 한다. 레비나스는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데 이는 다문화 사회에 도래한 현 사회에서 소통의 패러다임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름'에 대하여 경계-짓기보다는 타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을 도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때의 '공존'은 중심부로 포섭하여 중심부의 확대를 가져오는 형태가 아니라 탈중심을 통해 서로 연합되는 것이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서사에 재현되는 타자와의 공존의 양상을 분석하여 그 가능성을 밝히고자 한다. 서사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자 경험을 구성하는 인지적 과정이다. 인간은 서사에 자신을 스스로 투사하고 이해하려 한다. 서사에 나타나는 타자성을 분석하여 타인에 대한 공존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고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을 텍스트로 하여 작품 내 캐릭터의 형상화 방식과 관계 맺기의 스토리텔링을 분석함으로써 공존의 가능성과 방향을 제언하고자 하였다.
이 논문은 미국의 젠더 이론가이자 퀴어 학자로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의 후기의 정치윤리 사상, 그중에서도 '프레카리티' 정치윤리 사상을 한나 아렌트의 '비선택적 공거'와 연결해서 최신저서 "집회의 수행성 이론 소고"(2015)를 중심으로 고찰하려 한다. 점점 제한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에 놓이게 되는 지구상 모든 인구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려는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 사상은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과 아렌트의 정치철학의 영향을 받아 윤리와 정치를 결합하고자 한다. 우선 인간은 인간의 조건인 이 지구상에서 자신이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수 없다. 이런 '비선택적 공거'는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주장하는 '행위'의 근본적 조건인 '다원성'과 관련된다. 인간의 모든 측면이 정치에 어느 정도 관련되지만 다원성은 특히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일 뿐 아니라 가능조건이라는 면에서 절대 조건이다. 두 번째로 버틀러에게 유대적 선민사상을 부정하는 비선택적 공거는 내가 모르는 다른 여러 타인들과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 모두가 근본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속에 살아가는 보편적 프레카리티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 다원적 인간이 지구상에 공존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이 가지는 근본적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에 근간한 '몸의 정치학'을 가능케한다. 불안정성과 구분되는 '프레카리티'는 지구상에 디아스포라처럼 확산되는 다양한 인간의 불확실한 삶에서 평등과 자유를 확장할 수 있기에 윤리적이다. 프레카리티에 입각한 윤리적 의무 개념은 버틀러가 "불확실한 삶" 이후 "갈림길"뿐 아니라 "전쟁의 틀"에서도 강조한 개념이다. 누구든 사회세계의 프레카리티를 피할 수 없으며 그럼 점에서 프레카리티의 보편적 차원이 우리 모두의 비토대적 연결점이 된다. 버틀러가 주장하는 상호의존성은 평등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상호의존성을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형식의 투쟁이며, 평등을 향한 윤리적 요구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가역성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상호의존성이 비선택적 공거의 특징이라면 원근의 가역성은 프레카리티 시대의 윤리적 의무다. 윤리적 요구는 비선택적 공거, 비의도적 근접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삶도 존중해야하고, 이런 의무는 정치적 삶의 사회적 조건속에 있으며, 이는 아렌트의 평등 및 레비나스의 노출과 맞닿는다. '비선택적 공거'와 '비의도적 근접성'에 입각한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는 정치와 윤리의 접합이자 보편 주체의 비토대적 연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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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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