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난로회(煖爐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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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正祖)의 궁원(宮苑) 유락(遊樂) (Jeongjo's Enjoyment of the Palace Garden)

  • 홍형순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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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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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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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본 연구의 목적은 정조가 궁원에서 즐긴 유락의 실태를 규명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화조어연'은 규장각을 위한 연회로 규례를 정하고 정례화 했다는 차별성이 있다. 정조는 다섯 차례의 행사를 열었다. 둘째, '세심대 놀이'는 정조의 비극적인 개인사를 바탕으로 하는데, 네 차례의 행사가 있었다. 셋째, 정조는 비가 내린 직후에 맑은 물이 흘러넘치는 옥류천의 '폭포 구경'을 즐겼다. 이는 일상적 경관이 아니라 많은 비가 내린 후의 임시적인 경관을 즐겼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넷째, '설중용호회'는 무신들을 위무하는 자리로 일곱 차례의 행사가 있었다. 한 겨울에 열린 이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이 각자 쇠 꼬치에 꿩을 꿰어 구워 먹게 했다. 또 술과 음악을 베풀어 군신(君臣)이 고락을 함께하는 것을 강조했다. 다섯째, 정조는 겨울철에 난로회를 열거나 난로회의 고사에 따라 술과 음식을 내려 문신들의 노고를 위로하기도 했다. 여섯째, 정조는 활쏘기에 능했으며 이를 즐겼다. 정조 궁중의례인 연사례를 복원하고자 하였으며 두 차례의 연사례를 열었다. 일곱째, 정조는 바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후원에서 달랬던 것으로 보인다. 또 정조는 후원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만물이 생성, 변화하는 주역의 의미를 일깨우기도 했다. 여덟째, 정조는 궁원에서 '군신동락의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했다. 정조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측근 신료들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한계는 정조 관련 여러 고문헌 중 번역물에 국한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사료의 발굴과 번역 성과물이 축적됨으로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고려 왕실의 연례 문화와 청자 주기(酒器)의 상징적 의미: 왕권과 주기(酒器) (Sovereignty and Wine Vessels: The Feast Culture of the Goryeo Court and the Symbolic Meaning of Celadon Wine Vessels)

  • 김윤정
    • 미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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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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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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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본고는 조형적으로 일반 그릇과 차별화되는 청자 주기의 형태에 주목하여 왕실 연례 문화와의 관계를 조명하고 조형적 상징성과 시기별 조합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고려사(高麗史)』 세가(世家)에서 확인되는 국왕의 재위별, 연례의 유형별 설행 횟수와 설행 목적을 통해서 청자 주기와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왕실 연례는 군신(君臣) 간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고 유대감을 구축하는 왕권 강화의 수단이자 왕의 업적과 성덕을 찬양하여 국왕의 권위와 능력을 보여 주는 통치 행위이기도 하였다. 왕실 연례의 설행 횟수는 실제 왕권 강화를 시도했던 예종대(1105~1122), 의종대(1146~1170), 충렬왕대(1274~1308), 공민왕대(1351~1374)에 늘어나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왕실 연례의 설행이 급증하고 연례 문화가 바뀌는 예종대와 충렬왕대를 기점으로 청자 주기의 기종 및 조형이 변화하는 상황에 주목하였다. 연례에서 국왕과 신하는 다양한 음주 행위를 통해서 국왕의 장수를 기원하거나 태평한 시절을 찬미하였기 때문에 술을 담고 따르는 주기의 조형은 시각적 상징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연례에서 음주 방법은 국왕이 신하에게 또는 신하가 국왕에게 직접 술을 따르기 때문에 주자와 잔의 조형은 참석자들에게 시각적으로 큰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12세기에 신선, 난(鸞), 귀룡, 어룡, 호로병 등의 도교적 소재나 황촉규와 같은 유교적 소재가 청자 주자와 잔으로 조형화되는 현상은 국왕에 대한 송축(頌祝)과 충성,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연례의 목적이 시각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연례에서 부르는 헌선도(獻仙桃)나 환궁악(還宮樂)의 내용이 청자 주기의 조형과 일치하는 점이 주목되었다. 연례에서 사용하는 당악(唐樂)의 가사는 국왕의 불로(不老), 난로(難老), 장생(長生)을 기원하고 왕업의 번창과 태평성대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가사 내용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 인물형 주자>나 시카고미술관 소장 <청자 승난인물형 주자> 등의 조형에 반영되었다. 주기의 조형에 연례 문화의 일면이 시각화된 사례는 고려청자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주기의 조합은 연례의 분위기나 술의 종류에 따라서 시기별로 변화를 보인다. 고려가 몽골제국으로 편입된 이후에 새로운 술이 유입되고 연례 문화가 변화하면서 주기의 용도와 조합에 큰 변화가 있었다. 충렬왕대부터 원 황실의 영향으로 왕과 공주가 함께 연례를 개최하거나 몽고식 연회인 보르차연[孛兒扎宴]이 열리고 몽고 여인들이 쓰는 고고관(姑姑冠)을 쓰고 연회를 여는 변화를 볼 수 있다. 충렬왕대에 연례 문화가 변하기도 하지만 설행 횟수가 132회로 급증하는 것은 원 황실 공주와의 혼인으로 인한 왕권 강화의 측면도 있다. 급증한 연례에서 이전에는 없었던 포도주, 동락(湩酪), 소주 등의 새로운 술과 함께 고족배(高足杯), 옥호춘병, 이(匜), 용두잔 등 신기종의 청자 주기가 등장하였다. 새롭게 나타난 청자 주기는 모두 원 황실이나 몽골제국의 일원인 칸국에서 사용된 금속기 등을 모본으로 하여 제작된 것이다. 고려 후기에 청자 주기의 변화는 기존 연구보다 시야를 확대하여 유라시아 일대에 위치했던 칸국들의 잔치 모습이나 주기와 비교하여 좀 더 구체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이전에 없었던 고족배, 이, 용두잔, 옥호춘병 등 새로운 형태의 주기가 유입되었고 이러한 흐름에 맞춰서 청자 주기의 조합과 용도도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양식의 청자 주기는 공간적, 지리적으로 연결될 것 같지 않은 고려와 몽골제국의 칸국을 연결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본고는 청자 주기와 왕실 연례 문화와의 관련성을 조명하였지만 이는 고려청자의 용례를 연구하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청자의 사용처와 사용례를 밝히는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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