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국내 문학관에 분산 소장되어 있는 작가의 문학자료에 대한 기록학적 탐구와 기록관리 적용에 관한 검토를 통해 문학기록에 적합한 조직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먼저 문헌 연구와 사례 분석을 통해 문학 기록의 특성과 가치에 적합한 조직화를 위한 '원질서의 원칙'을 탐구했다. 다음으로 '디아스포라 아카이브'를 사례로 문학기록 조직화에 적합한 모형을 도출한 후, 국내 지역문학관에 '분산 컬렉션'의 형태로 존재하는 작가 조정래(1943~)의 문학자료를 대상으로 조직 모형을 적용하였다. 연구결과 조정래 작가의 '분산 컬렉션'에 통합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ICA AtoM 기반 '기록-작가-문학관' 관련 기술정보를 연계하여 단일한 게이트웨이를 통하여 제공하는 모형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개별 문학관의 소장 자료도 기록 조직화의 원칙에 따라 계층적 분류체계를 적용하여 기존의 건별 목록에 비하여 보다 풍부한 집합적 맥락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논문은 한국 문학 아카이브의 미래를 탐색하기 위하여, 국립중앙도서관의 근대문학 아카이브를 소개하고 국립한국문학관의 아카이브 추진 방향에 대하여 논의하는 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근대문학 아카이브는 근대문학자료 원문 디지털화 및 전문적인 해제 정보 제공, 근대작가 및 근대문학사 관련 콘텐츠 구축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국립한국문학관의 문학자료 아카이브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사례를 참고하되 보다 전문적인 큐레이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아카이브된 자료를 바탕으로 문학의 창조적인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기록의 맥락(context)을 기록하는 아키비스트의 태도를 가지고, 자료의 활용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적극적인 아카이브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디지털 자원의 양질적 증가와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에 충족하기 위한 시대적 필요에 의해 문화 기관에서의 복합정보 서비스 협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 박물관, 기록관의 기능을 통합한 복합 문화 시설의 개념으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의 문학관은 지역 내 작가와 작품 중심의 귀중도서, 육필원고 등을 주력으로 관리하는 대표적인 문화 기관의 하나로 본 연구에서는 라키비움의 기능적 관점에서 문학관의 기능적 측면에 대해 파악하고, 문학관이 라키비움 논의에 포함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핵심사항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서관, 박물관, 기록관, 문학관의 기능적 요소를 정리하고, 국내 문학관을 대상으로 자료 관리, 전시 관리, 운영 프로그램, 정체성과 관련된 실태 조사를 수행하였다.
80년대 문단이 문학의 사회성과 예술성을 둘러싼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선명한 대립선상에서 파악될 수 있다면, 이념의 깃발이 내려진 90년대 문단을 지배한 것은 문학(비평)의 위기와 상업주의의 악마적 질주에 대한 문학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선명한 진영은 해체되고 위기의 담론이 넘쳤으며 문단 상업주의는 더욱 노골화됐다. 따라서 90년대는 '중심'을 상실해간 시대에 진정성의 문학이 놓일 자리를 찾는 잡음과 소음의 연대로 기록될 것이다.
본고는 문집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 행적으로 후대에 많이 알려진 무민공(武愍公) 최형(崔瑩)의 문학에 대해 고찰하고자 시도되었다. 현재 무민공(武愍公)의 문집이 남아 있지 않고, 시조 작품 몇 수만이 그 문학으로 추정되고 있는바, 기존에 이러한 무민공(武愍公)의 문학에 대해 무민공(武愍公)을 둘러싼 설화나, 다른 문인들의 문집에 수록된 제문과 시문 등을 바탕으로, 무민공(武愍公) 주변의 연구 성과는 상당하였다. 그러나 정작 무민공(武愍公) 자신의 문학은 뒷전이 되어 왔다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본고에서는 현재 무민공(武愍公)의 언행(言行) 기록과 관련해 찾아볼 수 있는 자료 "고려사(高麗史)"의 세가(世家)와 열전(列傳), 그리고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와 "태조실록(太祖實錄)", "동사강목(東史綱目)",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등에서 무민공(武愍公)의 산문(散文)을 추출해보았다. 이로써 무민공(武愍公) 문학의 일면을 고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무민공(武愍公)의 산문(散文) 작품으로, 신돈(辛旽)의 무고(誣告)로 계림윤(鷄林尹)에 좌천(左遷)되어 토로한 탄식문(歎息文), 제주(濟州) 토벌(討伐)에 나서 나주(羅州)에 당도해 쓴 맹약서(盟約書), 제주목사(濟州牧使) 박윤청(朴允淸)을 설득하려 보낸 서간문(書簡文), 천도(遷都) 반대의 뜻을 밝힌 의론문(議論文)들과, 홍산(鴻山) 전투(戰鬪)에 나서겠다는 뜻의 계문(?文), 강화도(江華道) 패북(敗北)의 참담함 표출과 그 방비(防備) 대책(對策)을 위한 계문(?文), 그리고 우왕(禑王)을 향한 진심어린 간언(諫言) 등을 무민공(武愍公)의 문학으로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 문집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공적 기록에 들어 있는 무민공(武愍公)의 산문(散文) 작품들조차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고의 시도는 한 의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당대 또는 후대 문인들의 문집에서 무민공(武愍公)의 행적과 관련해 그 인물됨을 역사적으로 평가한 시각에 대해 새롭게 의의를 부여하는 연구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내외에서는 문학과 관련된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 보존, 관리 및 활용하기 위해 여러 문학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고, 202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가 주도의 종합문학관인 국립한국문학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본 논문에서는 국립 문학관을 개관하려는 시점에서, 선행연구와 선진사례를 바탕으로 국립 문학관의 전반적인 서비스의 현황 및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례 분석을 위해서는 해외의 국립 문학관 중 총 11개 기관을 선정하여 운영 목적 및 주요 서비스, 전시 서비스, 도서관 및 아카이브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및 이벤트 서비스, 연구 및 출판 서비스, 그리고 기타 편의시설 서비스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문학관의 현황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의 국립 문학관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모색하며 도서관, 박물관 및 기록관 등의 문화 기관이 협업하여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국립 문학관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 방향을 논의하였다. 국립한국문학관이 국가를 대표하는 문학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타 문화 기관의 협력으로 한국 문학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을 극대화하여 문학 자원을 효율적으로 서비스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본고는 20세기 전반기에 하나의 문학사적 현상으로 나타난 시인들의 한시 국역 현상에 주목하고, 이 중에서도 1910년대에 최남선의 한시 국역 7수, 1920년대에 김소월의 6수, 김억의 6수, 이광수의 3수에 주목하고 그 문학사적 의미를 탐색한 것이다. 그 국역의 구체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세기에 한시 국역을 처음 한 1910년대의 최남선은 이백, 두보 등의 유명 당시(唐詩) 및 근체시, 특히 7언시를 국역하였다. 원시(原詩)는 노래의 성향을 적지 않게 띠고 있으나 최남선은 음보율에 더 나아가 음수율에 가까운 형식을 추구하고 행말이 명사나 부사어로 끝나게 국역한다거나 문장으로 기록된 문체로 바꾸는 등 읽고 보는 시(詩)를 지향하였다. 또한 원시보다 행수가 같거나 더 짧게 국역해서 축약함으로써 군더더기나 부연을 줄이고 독자가 시어들 간의 해석에 적극 개입하고 해석하는 여지가 마련한 점도 기록문학의 특성을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1920년대에 첫 한시 국역을 한 김소월도 이백, 두보 등 유명 당시(唐詩)를 대상으로 하였고, 노래의 성향을 적지 않게 띤 중국 한시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남선과 반대로 원시보다 더 행수나 정보량이 길어지게 국역하여 부연이나 첨가의 내용이 추가되게 하였고, 단연체 시를 다연체 시로 국역하였다. 특히 감탄구나 의성어, 동어 반복 등으로 일상 구어에 가까운 구술성을 강화하고, 보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화자 등의 시어를 바꾼 점은 노래로서의 성격을 지향하는 국역 방식을 보여준다. 셋째, 1920년대의 김억도 이백, 두보 등 유명 당시(唐詩) 및 절구를 대상으로 국역했다는 점에서 앞의 시인들과 같으나 고려 정지상의 <송인>이 한 편 들어갈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합쇼체의 경어체로 국역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김소월처럼 단연체의 한시를 다연체로 국역하였고, 또 특정 율격을 추구하지 않고 내용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일대일 대응이 되는 국역을 한 점이 이후 김억의 700여 수에 가까운 한시 국역과 다른 이 시대의 특징이다. 넷째, 1920년대의 이광수도 당대(唐代) 시인인 두보의 한시를 국역하면서 다연체로 바꾼 점이 다른 1920년대 시인들과 같다. 이 외에도 대화체 및 현장감을 높이는 방식으로의 국역은 다른 1920년대 시인들과 같이 기록문학으로서의 시보다는 구술성을 추구한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이 네 시인은 전통시대에 국어시가보다 위상이 높았던 중국의 옛 한시를 도리어 국어시가화하되, 1910년대의 최남선은 국문전용시대의 우리 근대시가 나아갈 방향이 기록성과 문자성을 추구하는 것이라 여겼다면 1920년대의 김소월, 김억, 이광수는 다수가 공감하며 보편성을 높일 수 있는 일상 구어 기반의 노래[歌]로서의 존재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시의식을 보여준다. 이는 당시 시인들이 생각한 근대 한국시의 지향점으로서 기록문학성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구술문학으로서의 특성도 포함한 시가(詩歌)를 근대시로서 인식한 것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한자로 되지 않았으나 근대 국어로 된 시에도 한시가 지속되고 있다는 시가사적 지속성도 잘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비록 22수에 불과하지만 1930년대나 40년대에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다른 특성을 보이게 되는 전통 한시 국역 양상의 문학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기반으로서의 의의도 가진다.
이 논문은 <삼국사기> 편찬자의 의도를 중심으로 유리왕에 대한 전체기록 속에서 <황조가>가 지니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황조가>가 등장하는 유리왕의 초기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과 <삼국사기>의 기본적인 서술 방식에 비추어 <황조가>의 삽입이 이질적임을 이미 여러 연구자들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편찬자가 이 노래를 기록한 이유를 중심으로 이 노래의 의미를 탐구한 연구가 의외로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논문에서는 유리왕에 대한 편찬자의 인식, 유리왕에 대한 전체 기사의 양상, 해당 부분의 원문 재해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되었다. 즉 <삼국사기>의 편찬자는 굳이 직접적으로 논하여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유리왕의 내면이 담긴 취미로서 <황조가> 부르기를 소개하여 그가 겪은 실패와 이후의 통치에 나타난 불안과 실수들이 모두 충분한 자질을 다듬지 못한 인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자면, 유리왕이 평소 불렀던 짧은 노래로써 유리왕의 삶의 한 단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편찬자는 우리가 알 수 있는 <황조가> 최고(最古)의 향유자를 넘어 우리가 지향하는 최고(最高) 수준의 향유자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의 향유는 문학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여 의미를 찾는 데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편찬자의 의도를 추적함으로써 소중한 문화유산인 <황조가>가 지닌 문학사적, 역사적 의의를 자세히 드러내고, 이를 온전히 보유하고 보전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유리왕의 삶 전체와 이 노래에 담긴 유리왕의 내면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경산(經山) 정원용(鄭元容)(1783-1873)은 1802년(순조 2)에 과거에 급제하여 약 70여 년간 관직생활을 역임하였다. 정원용은 뛰어난 행정능력으로 세도정치기의 상황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으며, 뛰어난 문장으로 당대의 여러 문인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정원용은 당대 정치와 학술 그리고 문예 방면에서 영향력이 있었고 방대한 저술들을 남겼지만, 그에 대한 연구 성과는 소략한 편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정원용의 문학 전반을 살펴보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써 먼저 그의 문학론(文學論)이 어떠하였는지를 고찰하였다. 정원용이 지니고 있었던 문학론(文學論)을 고찰한 결과, 크게 세 가지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정원용은 모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었다. 정원용은 문장을 지을 때 다른 사람의 작품과 구절을 모방하는 태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자신의 역량을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고인(古人)을 따르려고 하는 태도에 반대하고 자신의 뜻을 드러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유원은 정원용의 문장에 대해서 평가하며 자신만의 색채로 일가를 이루었다고 하였고, 정원용은 김조순의 시에 대해서 언급하며 그가 다른 사람의 작품과 구절을 베끼지 않고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서 정원용이 문장을 지을 때 모방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정원용은 시를 지을 때에 眞意를 추구하였다. 정원용은 두계(荳溪) 박종훈(朴宗薰)(1773-1841)에게 준 서찰에서 '공교롭기를 구하다가 도리어 진의(眞意)에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위불가구공이반해진의야(謂不可求工而反害眞意也)]'라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정원용이 시를 수식하는 데에 뜻을 두고 이에 힘쓰기 보다는 정(情)에서 발한 바를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에 드러내는 것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정원용은 시를 지을 때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고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하였고, 또 뜻에서 발한 것을 억지로 꾸미고자 애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것을 모방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뜻을 담아내기보다는 겉을 꾸미는 데에 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모방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또 진의(眞意)를 추구했던 것은 서로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원용은 기록을 중시하였다. 그는 지방관으로 부임할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과 공문(公文)을 기록하고 부임지에서 지었던 시문(詩文)을 편찬하였으며, 우리나라 제도에 참고가 되는 전장제도(典章制度)를 집성한 책을 저술하고, 평생을 일기로 기록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200여 편에 달하는 많은 저술들을 남겼다. 이러한 정원용의 기록정신은 그의 관직생활과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정원용은 평생을 관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자신의 경험이 나라를 경륜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목적에서 기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행위를 통해서 자신 또한 훗날 도움을 받고자 하였기에 방대한 기록물들을 남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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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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