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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중반 이후 농림/농업고등학교에서의 농악(農樂) 교육이 한국농악 현대사에 끼친 영향과 의의 (Impact and significance of Nongak(農樂) education in Agricultural High School since 1950 on the modern Korean Nongak History)

  • 양옥경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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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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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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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해방이후 국가적 초기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국면에서, '민족주의'는 정부에 의해 혼돈과 분열의 상황을 극복하고 사회적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이념적 도구로 선택되었고, 많은 전통예술 그 중에서도 '민속예술'이 '민족예술의 정수'로 상징화되었다. 이와 함께 농악, 민요, 민속놀이, 무용 등과 같은 기층의 예술양식들이 이전의 지역 공동체사회보다 더 확장된 사회-국가로 불려나오게 되고, 그에 부응한 여러 사회문화적 현상이 잇따르게 되는데, 그 영향이 학교 교육의 범주에서도 발견된다 학교 안에서의 국악-민속예술 교육이 촉발되어 농악을 비롯하여 민속무용, 민속음악 등이 전문예술인들의 지도 하에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되게 된다. 그로 인해 전문 민속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한 마땅한 교육기관이 극소수에 불과했던 당대에 농악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대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현상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실업목적형 학교인 농림고/농업고에서 두드러진다. 그리고 그 교육성과는 당대를 넘어서 현재의 농악 전승 현장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각별히 한국 근현대농악사에 여러 유의미한 사실들을 낳았다. 본 글은 세 지역 농림고/농업고의 농악부 운영 실례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그것이 현재의 한국 농악 전승 국면과 어떤 사실관계에 있으며, 그에 대한 농악사적 의의와 시사점을 규명한다.

일제강점기 울산지역 극장의 공연활동과 사회적 역할 (Performance Activities and Social Role of the Theater in Ulsan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 김정호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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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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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7-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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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이 글은 일제강점기 울산지역의 극장에서 이루어진 공연활동의 현황을 살펴보고, 당시 공연문화의 특징과 사회적 역할을 고찰하였다. 일제강점기의 문화공간은 크게 극장공간과 준 극장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울산지역의 극장공간에는 대정관, 상반관, 울산극장 등이 있으며, 준 극장공간은 울산청년회관, 울산청년동맹회관, 병영청년회관, 언양청년회관, 언양청년동맹회관, 언양기독교회관, 언양 협성여관, 언양공립보통학교, 학성공립보통학교, 서생학교, 울산공보교대강당, 언양여자야학관 등이다. 이들 공간은 특정 목적의 행사나 공연이 개최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담론을 생산하는 공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극장은 영화 상연과 함께 공연이 이루어지는 공간, 예술가와 관객이 만나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이었다. 나아가 극장은 단순히 무대 공간의 의미를 넘어 식민지 근대화와 근대의 도시 형성, 새로운 대중문화의 출현 등 다양한 이슈들을 생산, 소비하는 특수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울산의 극장들도 지역극장의 건립 목적에 맞게 외래문화 수용과 여가활동, 문화콘텐츠의 상연과 관람, 지역예술가들의 예술적 기량을 나타낼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하였다. 그리고 정치 집회나 모임, 강연 활동, 각종 대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지역담론 생산과 향유 활동의 거점 공간이었다. 정치 집회는 연주회와 겸하였고, 계몽 활동은 영화 상영과 겸하였으며, 음악 연주는 무용 공연, 자선모임과 결부되기도 했다. 특히 울산최초의 극장이라고 볼 수 있는 '상반관'과 공회당의 역할을 겸한 '울산극장'은 영화 상영과 함께 음악극, 동요대회, 동화구연대회, 소인극 공연, 가극 및 무도회 등의 공연과 함께 대중계몽을 위한 강연회, 토론회, 웅변대회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대규모의 집회장소로 널리 활용되었고, 외부 극단 방문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공회당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준 극장공간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일제강점기 울산지역의 극장과 준 극장공간은 지역의 문화적 수준을 향상시켜 지역민들의 심미적 욕구 충족과 동시에 여론과 의제를 선도하는 공론장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그리고 근대사회의 대안적 공공영역으로 위치하면서도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였다.

궁중 악인(樂人)의 음악 연습과 『악장요람(樂章要覽)』 (Music practice by court musicians and Akjang yoram 『樂章要覽』)

  • 이정희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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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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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57-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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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악장요람(樂章要覽)』은 악장의 요람, 즉 악장 중에서 중요한 내용만 뽑아 간추려 놓은 책이라는 의미이다. 전반부에는 악장(樂章)이, 후반부에는 악보(樂譜)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이원화된 체재는 정조대에 구축된 것이다. 필체와 수록된 가사의 작성된 시기를 통해 『악장요람』은 1809년 즈음에 작성된 후에도 세 차례에 걸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즉, 총 네 단계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전해지게 된 것이라 하겠다. 다양한 필체와 수정한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곧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음을 의미하니, 『악장요람』의 표지 뒷면에 여러 자취가 남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반부의 악장은 제례 절차를 기준으로 그에 수반되는 악곡명과 가사를 제시하는 방식이며, 특히 노랫말을 한문과 한글음으로 병기함으로써 가독성을 높였다. 후반부의 악보는 제례 절차를 준수하되 중복되는 선율을 과감하게 생략하여 음악을 기준으로 구성하였고, 율명·한문가사·가야금과 거문고의 격도지법·점('∙', '·')과 같은 기호를 사용하여 궁중음악을 담아냈다. 이러한 구도는 제례의 구조 이해와 제례의 의미를 글로 담아 놓은 악장을 숙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한문과 병기된 한글음을 보면서 정확하게 노랫말을 익히게 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형태라고 하겠다. 의식 절차와 딕션을 선행한 후 전체적으로 음악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연습했던 방향성이 악장과 악보를 수록하는 방식에 투영된 셈이다. 이러한 수록 방식은 악인의 음악교육과 음악연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였다. 수록곡들의 특징은 우방(右坊)의 향악기 전공자로써 익혀야 할 필수악곡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악장요람』의 표지 뒷면에서 김형식(金亨植)이라는 이름이 주목되니, 순조대에 효명세자가 기획한 궁중연향에서 무동(舞童)과 대금차비(大笒差備)로 활약했던 그의 이력을 통해 우방의 향악기 전공자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악장요람』의 수록곡은 김형식과 같은 우방의 향악기 전공자들이 평소에 연습하고 현장에서 연주하던 핵심 레퍼토리로 이루어진 것이다. 『악장요람』은 궁중악인의 일상이 담긴 '음악 연습 책자'였던 셈이다. 요컨대 『악장요람』은 주요 의례에서 노랫말을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가창할 수 있게 악인을 교습시키려는 목적으로 고안된 책자로, 정조의 아이디어로 '악장+가보(歌譜)'의 체계를 갖출 수 있었으며, 순조대에 효명세자가 창작한 정재를 공연했던 무동으로 맹활약한 김형식이 소장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우방의 향악기 전공자이기도 했던 악공 김형식의 이름이 남아있는 데에다 이후 여러 악인들이 시대의 변화를 투영하여 수정하면서 활용했다는 실용성에서, 궁중음악을 전승하기 위해 지난한 과정과 시간을 보냈던 궁중 악인의 노정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적인 것, 혹은 금지된 '소리'의 계보 -한일국교정상화 성립기 '왜색(倭色)' 비판담론과 양의성의 정치미학 (The Genealogy of Forbidden Sound -Political Aesthetics of Ambiguity in the Criticism of Japanese Style in Korean Society of the 1960s)

  • 정창훈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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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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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9-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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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한일국교정상화를 전후하여 '일본이 또 다시 한반도로 온다'라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의 정조가 조성되었으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왜색' 비판담론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다만 기존의 '왜색' 비판담론이 미처 처분하지 못한 식민지 잔재에 대한 민족적 반감을 표명하는 것이었다면, 1960년대 비판담론은 대중문화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고 있던 '왜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며 그것을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변함없는 악의'가 징후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으로서 파악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처럼 국교정상화를 전후하여 대두된 '왜색' 비판담론은 기존 비판담론과는 질적인 차이를 지녔다. 이 새로운 '왜색' 비판의 논리는 "국경을 넘는 문화적 현대성의 매개", 즉 냉전체제하 지정학적 질서 속에서 유동하고 연쇄되었던 서구(미국)발 탈민족적·탈국가적 '대중문화'와 그것의 소비주체로서 성장한 '대중'에 대한 경계와 검열의 의지를 동반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1960년대 한국에서 '대중적인 것=왜색적인 것=소비적인 것'의 위상학은 그 사회 내부에 존재했던 "도덕적 요구의 역설"을 드러내 보인다. 이는 일본이라는 타자와의 직접적 접촉을 회피하도록 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에 한없이 이끌리며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드는 분열적 순환구조를 고착화하는 계기가 된다. 그것은 자타를 엄밀하게 가르는 도덕적 절단을 통해 대상을 저편으로 밀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대상에 매료되어 다시 이편으로 끌어들이는 반복강박을 내포하는 것이다. 이 글은 그것이 구조화된 궤적을 더듬어보고 그에서 반복되어 나타난 불협화음의 의의를 정치미학적 차원에서 해명하고자 당대에 발생된 상이한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볼 작정이다. 그것은 곧 한국사회의 내적 통제원리를 구축하려는 권력이 강력하게 발동하면 할수록, 혹은 그 권력이 지닌 억압적이고도 폭력적인 이면을 감추기 위해서라도 되풀이하여 끌어들어야만 했던 '일본(적인 것)'이라는 대타성, 즉 완전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도 없고 소멸시켜 버릴 수도 없는 역설에 대한 고찰이 될 것이다.

텔레비전드라마에 나타난 사회 정의와 공동선에 관한 연구 -박혜련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A Study on Social Justice and Common Good in Television Dramas - With a Focus on Works by Park Hye-ryeon)

  • 박상완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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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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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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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최근 텔레비전드라마에서는 판타지를 경유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방식이 대두되고 있다. 본고는 이러한 경향을 선도하고 있는 박혜련 작가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나타난 사회 정의의 양상을 단계적으로 고찰한 글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사법정의가 무너진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사회 정의가 왜 필요한지를 말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무너진 사법정의는 민주주의 사회의 시스템이 근본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로 인해 수많은 소시민들의 고통이 양산되고 사회 정의는 이런 문제적 현실의 대안으로써 요청되기 시작한다. 또한 타인의 생각을 읽는 초능력은 진실과 믿음의 가치를 상기시키고, 진심이 지닌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사회 정의의 측면에서 제시하게 된다. 다음 작품인 <피노키오>는 언론정의가 왜곡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사회 정의에 대한 사유의 전환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부패한 언론정의는 진실을 호도하고 권력에 기생하면서 억울한 피해자들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은 오히려 진실이 왜곡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궁극적으로는 진실이 지닌 절대성을 해체시킨다. 마지막 작품인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전작들의 세계관을 이어받아 공동선이라는 사회 정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작품이다. 사법정의가 무너지고 언론정의가 왜곡되면서 완전한 부정사회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보는 능력은 가능성의 세계를 상상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고, 타인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이타적인 선택은 긍정적인 미래를 실현시키게 된다. 주체들의 시공을 초월한 연대를 가능케 하는 이러한 공동선으로서의 사회 정의는 부정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다. 최근 한국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공동선과 그러한 삶의 방식은 말 그대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존하는 사회의 문제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과 재구축의 과정이 사회 정의를 의미한다고 할 때,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선은 오히려 문제적인 현실을 근본에서부터 개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박혜련 작가의 세 작품은 아직은 오지 않은 정의사회의 실현 가능성을 공동선의 측면에서 타진하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애림 만화 서사 연구 -반복, 우연, 환상의 특성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Narratives of Lee Ae-rim's Comic Books -Focusing on the Characteristics of Repetition, Coincidence, and Fantasy)

  • 이청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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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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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8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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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이애림 만화의 서사적 특성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이애림은 한국의 문화 부흥기라고 불리는 1990년대에 만화잡지의 붐을 타고 등장한 작가다. 만화 작가로 시작했지만 점차 영역을 확장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애림 작업의 표면적인 특징은 섹슈얼리티, 그로테스크, 판타지 정도로 압축하여 소개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성적(性的)이고 기괴하며 환상적인 형태를 가시화하는 것이 이애림 만화의 주된 특징이다. 이애림은 내내 누구보다 압도적이고 강렬하게 이미지로 승부를 한 작가였다. 그래서 오히려 그녀의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 면밀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본고는 이애림이 초기부터 최근까지 관심을 두는 서사성 다시 말해 이야기의 맥락에 대해 짚어보는 것이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접점을 드러낼 수 있는 지름길이라 판단하였다. 특히 순환되고 반복되는 이야기, 운명과 우연이 지배하는 이야기, 환상적 요소와 위반의 시도가 만나는 이야기의 특징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이애림 만화 서사는 보편적이고 항상성을 지닌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측면을 예외성이나 특수성, 기괴함으로 포장하여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억눌린 욕망을 직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애림이 지금까지 전위적·전방위적 작업을 지속해 온 이유는 역으로 우리 사회가 무엇을 억압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애림의 서사는 억눌린 욕망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예술의 순기능을 성실히 담당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애림 만화 서사의 여러 맥락을 따져 세밀히 살핀 이 연구는 개별 작가의 독창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해 한국 만화의 다양성 확보에 나선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조선후기 유서류(類書類)에 나타난 민속종교 자료 (The Materials on Korean Folk Religions in the Encyclopedic Literatures of Late Joseon Dynasty)

  • 서영대
    • 역사민속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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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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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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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이 글은 조선후기의 대표적 유서인 이수광(李晬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홍만선(洪萬選)의 『산림경제(山林經濟)』·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수록된 민속종교 관련 자료들을 살펴본 것으로, 먼저 4종의 유서에서 민속종교 관련 항목들을 추출하여, 그 내용을 표로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이들 유서류에서 언급된 민속종교 관련 자료들의 성격과 내용을 살펴보았다. ① 이들 유서들은 전대의 것이 후대의 것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저술 목적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지봉유설』·『성호사설』·『오주연문장전산고』는 백과전서식 저술답게 민속종교의 다양한 측면을 전하는데 비해 『산림경제(山林經濟)』는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그 해결이란 실천적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② 이들 유서는 민속종교를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했다. 그것은 이들 유서가 기본적으로 유교적 관념에 기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한 부정에는 이르지 못하고, 영험성의 일부를 인정하기도 했다. ③ 조선시대 민속종교의 신앙대상들, 즉 성황신·업신·질병신·금부대왕신(金傅大王神)·정득양(鄭得揚)·관왕신(關王神)·부근신(付根神) 등에 대한 유서류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④ 이들 유서류들은 귀신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였는데, 그들의 귀신론은 기본적으로 성리학에 기초한 것이면서도 그 영험성으로 말미암아 민속종교의 귀신론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 ⑤ 이들 유서류에서는 공통적으로 점복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개인의 운명에 관한 점복은 부정적으로 인식했고, 농사의 풍흉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이해하려 했다. ⑥ 이들 유서류에는 저주와 벽사에 관한 항목들도 상당수 있어, 이를 살펴보았다. ⑦ 무격은 민속종교의 성직자로서 민속종교의 핵심에 서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들 유서류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들 유서에서 무격은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그 영험성의 일부는 인정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들 유서류들은 비록 민속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조선후기 민속종교의 다양한 사실들을 전한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를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유서류들은 향후 민속종교 연구에서 반드시 심도 있게 검토되어야 할 자료라 하겠다.

한국사상사에서의 묵가(墨家) 비판 - 벽리단론(闢異端論)의 전개 양상을 중심으로 - (The Critic on Mohism in the History of Korean Thoughts Centered on the Theory of Rejecting Heterodoxy)

  • 윤무학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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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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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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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이 글은 선유(先儒)들의 묵가에 대한 비판을 개괄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 고려말부터 시작하여 조선조 후기에 이르는 묵가 비판의 전개 양상을 고찰한 것이다. 우리나라 고려 이전의 문헌에서는 묵가나 묵자를 비롯한 제자백가를 명시적으로 배척한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 여말선초에 이르면 성리학의 수용과 더불어 맹자의 벽이단론의 관점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양주와 묵적에 대한 비판을 전제로 불교와 노자를 배척하기 시작하였다. 조선조 지식인들의 묵가에 대한 이해와 비판 양상의 특징은 묵가의 이념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주로 다른 이념이나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말선초의 불교와 노자, 중후기의 문장학(과거학), 서학(천주교), 나아가 관료들의 부패 등이 포괄된다. 내용면에서 본다면, 묵가의 십대 주장 가운데 「겸애」와 「절용」(절장, 비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조선 중후기에 이르면서 「명귀(明鬼)」와 「천지(天志)」에 대한 비판이 포함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사상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침략전쟁을 반대하는 평화 이념이 반영된 「비공(非攻)」이나 운명론을 부정하는 「비명(非命)」에 대한 비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가의 인문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 측면에서 볼 때 적극적으로 비판할 여지가 없었던 데 연유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묵가 이념과는 별도로 묵자 개인의 묵수(墨守)와 관련된 행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후기에 이르면서 묵자서는 이념서가 아니라 유교 경전 내용을 고증하기 위한 사료로서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청공축제의 청소년 관객 공감 양상 연구 - '제3회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축제'를 중심으로 (A Study on the Empathy of the Teenage Audience at the Cheong Kong Festival - Focusing on the 3rd Performing Arts Festival for Youth -)

  • 오판진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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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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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09-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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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제3회 청공축제 경연에 참여한 공식참가작 5편을 분석하여 청소년 관객의 공감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런 분석에 사용한 준거는 공식참가작의 '등장인물과 연기' 그리고 '배경과 주제'였다. 첫째 등장인물은 대체로 청소년인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이 주인공이었지만, 이와 달리 청소년과 성인의 관계에 초점을 두거나 청년에 주목한 공연도 있었는데, 청소년 관객들은 청소년이 주인공인 공연을 더 좋아했다. 그리고 연기는 신파극보다는 정극을, 정극보다는 뮤지컬을 더 선호했다. 또한 공연에서 다룬 사건의 배경은 청소년 관객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청소년 관객이 공연에 공감하는 정도가 높았고, 주제 또한 청소년들의 관심사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합평회에서 발표된 청소년 평가단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첫째 관객 참여형 신파극장, '미스터리 엑스'에 관해서는 청소년의 범위를 20대 청년으로 확장하고, 부정적이며 무거운 현실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여준 공연으로 평가했다. 둘째 공감도 높은 반편견 청소년극, '거북이'에 관해서는 나와 다른 청소년의 모습에 대한 편견을 '가방'이라는 상징을 통해 설득력 있게 형상화하였다고 평가했다. 셋째 70년대 시간여행 복고풍의 청소년극, '콩나물 버스'에 관해서는 잘 만들어진 복고주의 청소년극이라고 평가했다. 넷째 관계의 미학을 절제와 상징으로 보여준, '개기월식'에 관해서는 천체들의 관계처럼 인간관계도 서로 비춰주고, 바라보는 것이란 메시지를 잔잔하게 보여 준 화면 구성이 뛰어난 청소년극이라고 평가했다. 다섯째 뮤지컬로 재탄생한, 'B사감과 러브레터'에 관해서는 100년 전 발표된 현진건의 소설을 뮤지컬로 적절하게 각색하였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합평회에서 나온 청소년 평가단이 바라는 공연의 특징은 크게 '공감성'과 '교육성'이 높은 공연이었다. 즉, 단순한 볼거리보다는 청소년의 정서와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선호했고, 다른 한편 공감을 넘어서서 자기 세계를 벗어나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공연, 편견을 깨는 청소년극을 보고 싶어 했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청소년극에 관한 청소년 관객의 평가를 참고하여 청소년극을 만든다면 관객들이 더 많이 공감하는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별신굿 굿놀이의 변화양상과 요인 (Changing Aspects and Factors of Shaman's Play in Donghaeanbyeolsingut)

  • 김신효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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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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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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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한 마을의 별신굿 변화과정을 살피는 일환의 하나로 굿놀이의 변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 동해안별신굿에서 연행하는 굿놀이를 하나의 별신굿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은 영덕군 병곡면 백석2리와 남정면 구계리별신굿을 들 수 있다. 그 가운데 백석2리별신굿은 5년두리로 10년두리인 구계리별신굿에 비하여 굿의 주기가 짧아 변화를 포착하기에 용이하다. 백석2리별신굿에서는 중도둑잡이. 원님놀이, 탈굿, 말놀이, 호탈굿, 거리굿 등 다양한 굿놀이가 연행되고 있다. 동해안별신굿에서 연행되는 굿놀이는 연행될 때마다 새로운 본이 만들어 질 만큼 일정부분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변화의 정도에 따라 소극적인 변화와 적극적인 변화로 구분할 수 있다. 소극적인 변화는 즉흥적인데 반해 적극적인 변화는 의도적인 경우가 많다. 즉흥적인 변화에 해당하는 굿놀이는 중도둑잡이, 말놀이, 호탈굿을 들 수 있고 의도적인 변화는 원님놀이, 탈굿, 거리굿이다. 굿놀이의 가장 큰 변화는 마을의 별신굿이 사라지는 일이다. 인적자원의 부족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종교적 갈등 또는 합리적인 사고로 인하여 굿을 중단하게 되면 결국 굿놀이도 없어지므로 가장 큰 변화이다. 그 다음 변화가 별신굿 기간을 줄이거나 시간의 단축이다. 이로 인한 굿놀이의 탈락 또는 축약으로 변화의 원인이 된다. 온전한 마을굿에서 굿놀이의 변화는 가변적이며 창의적이다. 관중의 개입으로 인한 변화는 주로 즉흥적이다. 이에 비해 연행자의 사전 계획에 의한 변화는 의도적이며 그 변화의 폭도 크다. 굿놀이의 변화요인은 시대적인 요구와 전승집단의 인식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전승환경에 따른 변화로는 인적자원의 부족과 개인주의, 생업환경의 변화와 시간제약을 주요원인으로 들 수 있다. 연행주체에 따른 변화로는 연행자의 교체와 편입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연행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굿놀이가 변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영행양상에 따른 변화로는 관중의 개입과 감독자의 부재, 사회적 관심사의 수용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