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거문도를 사례로 근대화 과정에 대하여 사회구조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근대화 이전 거문도의 사회구조는 하나의 마을을 기본적인 공간단위로 하는 공동체 의례와 조직에 기초한 전통적인 사회로 각 마을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병렬적인 공간구조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일본인의 이주라는 일제에 의한 강제된 근대화로 기존의 마을과는 별개로 형성되는 집단거주공간을 중심으로 근대화가 이식되고 확산되었다. 그 과정에서 개별 거주지 간 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공동체 의례뿐만 아니라 새로운 근대적 사회조직의 출현과 그 성격도 변화하였다. 그 후 근대화 토착화기에는 선진어업기술 및 유통체계의 근대화에 따른 자본주의적 생산체제로의 전환으로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근대적 규범이 정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기 후반에는 관변조직 뿐만 아니라 각종 자생적 자치조직까지도 식민지 수탈정책을 보조하는 근대화에 역행하는 조직으로 전락하였다. 공간구조는 공동체의 영역 및 구성원의 외연적 확대로 마을 간의 연계성이 강화된 위계적인 구조로 재생산되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강제된 근대화'라는 한계성으로 기존의 자율적이고 자생적 조직의 해체에 따른 지역공동체 의식의 붕괴라는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일제하 경성부의 근대식 한옥 개발은 조선인 디벨로퍼의 주도로 1920년대에 본격화되었다. 이들이 등장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인의 이주와 조선인의 이농으로 인구가 급증했다. 특히 일본인의 근거지가 청계천 이북으로 확장되면서, 지가가 상승하고 기존 필지를 분할하는 압축적인 개발이 나타났다. 둘째, 식민지 당국의 주거대책 부재로, 조선인의 주택난이 극심하였다. 셋째, 조선인 건설업자들은 토목공사 입찰에서 배제되어 조선인 대상 주택을 주로 건설하였다. 정세권 선생의 건양사와 같은 근대적 디벨로퍼들은 토지 매입, 분필, 주택 설계와 개발, 분양 등 근대적 부동산 개발 방식을 통해 조선인에게 근대식 한옥을 공급했다. 이들의 활동으로 1920~30년대 경성부에 10~40평형대의 근대식 한옥 단지가 형성되었다.
이 논문은 창경원을 근대적 도시 공원으로 보고, 창경원의 공간적 성격과 그곳에서 창출된 공원 문화의 특징을 파악하고자 했다. 먼저 창경원 성립의 배경을 파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근대 도시 공원으로서 창경원의 성격을 제시했다. 첫째, 대외적 선전과 과시의 장으로서 창경원의 성격, 특히 개원 초기 해외 사절과 고위 인사들의 방문에 주목했다. 특히 애초에 이곳을 근대적 공원으로 만들고자 계획했던 내용에 바탕을 두고, 근대 도시 공원으로서의 성격을 살펴보았다. 둘째, 계몽과 교화의 장으로서 1920년대 창경원 이용이 보다 대중화 경향을 띠기 시작했다는 점을 파악하고, 여성과 아동을 위한 행사와 새로운 시설의 등장에 주목했다. 셋째, 창경원을 공원으로 인식하고 이용했던 당대의 기록을 조사하여 그 문화적 특징을 파악했다.
이 글은 근대에 의한 현대 체제 일반과 그를 극복하려는 탈근대 담론 안에서 왜 로컬 혹은 로컬리티가 필연적으로 인간 삶의 존재론적 '사이'의 문제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지를 철학적으로 조명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근대와 탈근대의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수많은 문제들 중 인간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인간 삶의 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2). 또한 이 과정에서 로컬 혹은 로컬리티는 인간 삶의 질과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로컬 안에서만 비로소 인간은 다양한 질감의 흔적과 주름들이 뒤엉켜 시간과 장소를 의미화시켜 나가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체들은 상호주관적 관계망을 통해 사회를 이루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3). 이럴 때 로컬 혹은 로컬리티는 참된 인간적 사회적 삶이 가능한 장소, 즉 존재론적 '사이'로서 로컬리티 인문학의 가능성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4).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의 세 주인공 중의 하나인 이상설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수학자라고 곱을 수 있다. 이상설은 1900년 일본 학자 이노우에 기요시의 수학책을 중심으로 「산술신서」라는 수학책을 편찬했다.「산술신서」는 「정선산학」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 이후에 나온 가장 오래된 수학책이다.
부산은 18세기말 서양에게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후 19세기말 조선이 강화도 조약을 시작으로 국제 열강들에게 개항되었을 때에도 중요한 국제적인 개항장이었다. 국제 선박들의 왕래가 늘면서 부산항의 항만시설과 등대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등대의 설치와 관리는 부산 해관원들이 담당하였다. 개항기 해관의 작업들은 봉건사회에서 근대국가로 변천하는 조선의 역사적 기원이 된다. 이처럼 소중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개항기 해관문서들이 상당부분 소실되어 정확한 역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조선의 내부문서와 외교문서 그리고 국내외 언론들에 의해 작성된 기록들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최근 출간된 자료들과 수집된 고지도들을 바탕으로 조선말 개항기 부산항에 설치된 근대식 등대를 확인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하여 대한민국 근대사의 올바른 정립에 객관적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불교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태국 근대시에 표현된 자연, 사랑 그리고 계몽사상의 조화를 연구하였다. 연구주제로 태국 근대시를 선택한 이유는 태국문학의 유산에 끼친 불교의 지속적인 영향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를 위하여 선택한 시들은 현대에도 많이 읽혀지고 있는 안칸 칼라야나퐁, 나오와랏 퐁파이봄, 파이와린 카옹감, 그리고 삭시리 메솜수엡 등과 같은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 작가들의 시에 표현된 공통적인 특성은 자연, 사람, 그리고 계몽사상이라는 주제들 간의 조화이다. 모든 주제들이 절묘하게 엮여져서 본래 불교 시였던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시로 변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아라칸 칼라야나퐁은 종종 자연을 지혜와 연민을 표상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자연에 대한 사랑을 계몽사상에 대한 도구로 주창한다. 삭시리 메솜수엡은 자연의 단순함과 고요함을 계몽사상의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명상적 각성을 제공하는 자아발전의 수단으로 바라본다. 이들 근대 작가들의 교훈적인 시에 나타나는 자연, 사랑 그리고 계몽사상의 조화는 다양성 속의 지속적인 통합으로 상징되는 동남아 문화의 불교적 유산에 대한 명백한 증거이다.
본 논문은 한국수학사에서 연구와 정리가 취약한 시기인 근대수학의 도입기를 조사하면서, 그 근대수학의 도입기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인 이상설(李相卨)에 대한 조명을 시도한다. 시대적 상황이 모든 분야의 침체기를 가져온 구한말 이상설은 근대수학에서 당대를 대표하는 높은 학식을 쌓고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간 이상설에 대해 '근대수학교육의 아버지'라는 평가가 없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가 독립운동가로만 강하게 각인된 탓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세기말 조선 근대수학의 첫 번째 교과서 편저자이자 수학교사이기도 했음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대유학자이면서도 선구적으로 외국어와 서양과학 특히 근대 서양수학을 이해한 면모는 한국이 배출한 천재 중 하나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한국 근대수학교육에 커다란 기여를 한 인물인 이상설의 교육과 학문 및 실천업적을 조명한다. 보재 이상설이 1886년경에 쓴 책 <수리>와 최초로 수학과 과학을 관립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 편성한 과정, 최초의 근대수학교과서로 여겨지는 <산술신서>의 발간, 민족교육기관인 '서전서숙'의 설립 및 운영을 포함한 보재의 업적을 한국수학사 관점에서 조명한다. 또한 <산술신서>의 목차와 구체적인 내용 및 1901년에 출간된 <신정산술>의 내용을 소개하고, 지금까지 부정확하게 알려진 <수리>와 <산술신서>에 관한 몇 가지 역사적 사실을 발굴하여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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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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