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왕방의 "남화진경신전" 중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천하"를 중심으로 논의를 구성하였다. 본론은 모두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본론 1장에서는 기존의 연구 성과에서 보이는 문헌 검토상의 오류와 불명확한 주제설정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그리고 본론 2장에서는 "남화진경신전" 중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에서 목격되는 유불도 경전 인용을 정리하여 도표로 제시하였다. 현재까지 필자의 검토에 의하면, 왕방 이전 "장자" 주석서에서는 "남화진경신전"과 같이 "장자" 이외의 다른 전적을 직접 인용하는 사례는 없다. 필자는 이러한 왕방의 다양한 경전 인용을 통한 "장자" 해석에 대하여 '융복합적 "장자" 해석'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이런 융복합적 "장자" 해석의 의미에 대하여 진화론적 관점을 응용하여 '변화를 위한 융복합' 곧 '사상계의 변화 문화지형의 변동에 적응하여 진화하기 위한 사상적 시도'라고 정리하였다. 마지막 본론 3장에서는 왕방의 "장자" '신인'에 대한 해석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왕방이 "장자"의 이상적 인격을 합리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소요유" 등에서 목격되는 '신인'을 '경세자' 곧 '치세의 정치 실력자'로 해석하는 부분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본 논문의 목적은 고려후기 급변하는 시대상황에서 삶을 영위한 백문보의 역사의식을 재조명하여 그 속에 함의되어 있는 사상적 특성을 고찰하는데 있다. 백문보는 권부와 백이정의 영향으로 유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유교의 경전에 입각하여 나라를 근심하고 백성을 구휼하려는 자세로 낡은 제도를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백문보는 공리와 화복의 학설을 따르지 않고 유교경전으로 돌아갈 것과 불교에 대한 교단적 비판을 통해 배불숭유론을 전개하며, 토지제도를 비롯한 제 모순을 척결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유교사회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또한 그는 당시 정책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개선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민생안정을 도모하였다. 백문보의 변통적 시무정책론은 무엇보다 유교적 사회구조 속에서 근본이 되는 백성의 삶을 시대적 적합성에 따라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한 사회변화의 방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백문보는 당시 백성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려 하였고, 백성들을 고통과 도탄에 빠뜨리고 있는 권세가들의 전횡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그의 태도는 고려후기 신진사류들의 사상적 입장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엘리아데는 애초의 성스러움이 저절로 드러나는 것을 성현(聖顯)이라고 하였는데, 성현이 일어나는 대상이나 장소는 질의 전환을 이루어 그 자체가 성스러워진다. 사람들은 태초의 성스러움을 되살리기 위해 최초로 성스러움이 일어난 그 순간을 재현하고자 하여 원형의 순간과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행위를 통해 성을 재현하려고 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목한 것은 성스러움이 드러나는 구체적 장소이다. 천제가 세운 지상의 도읍으로 신이 사는 영역이며, 지상과 천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우주산의 특성을 갖춘 곤륜, 하늘과 지상을 이어주는 매개인 하늘사다리의 역할을 하는 건목, 종교적 인간이 성스러운 실재적 공간에서 살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며 성스러운 공간을 통해 신적 존재나 조상과 교류함으로써 태초의 순수한 영혼으로 회귀할 수 있는 공간인 도시와 종묘는 모두 고대 중국에서 볼 수 있는 성이 드러나는 구체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전통 유학교육이 제기하는 현대 인성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현대화 방안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 글은 다음의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첫째, 논의의 전제로서 전통유학교육 현대화의 필요성과 현대적 재해석을 위한 전통교육 요소의 구성요건을 검토한다. 둘째, 전통 유학교육에 대한 교육내용의 현대화 방안으로서 '전인(全人)'의 현대교육적 이해를 통한 교육내용의 현대화 방안과 지식-실천의 선순환 강화를 위한 교육내용의 현대화를 살펴본다. 셋째, 전통 유학교육에 대한 교육방법의 현대화 방안으로 자율적 방법을 통한 인간형성과 습관화를 통한 성찰적 능력의 강화의 두 측면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앞선 논의를 간략히 요약하고 후속 연구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한다.
수운 최제우의 시천주(侍天主)는 인간이 천주를 모셔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성경신(誠敬信)을 다하여 천주를 내 마음 속에 모셔야 한다는 윤리를 제시하였다. 그것은 천주가 인간에 내재되어 있기도 하지만 외재성이 더 강한 데에 근거한 윤리이다. 반면에 인간의 주체성이 강조된 유교적 윤리로서 선왕(先王)의 고례(古禮)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의 시천주는 해월 최시형에 이르러 인간의 주체성이 강조된 인시천(人是天)으로 변화한다. 그에 대한 윤리로서 사인여천(事人如天)이 제시된다. 또한 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의 윤리를 제시하였다. 수운의 윤리가 주로 경천이었다면 경인과 경물로 확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의암 손병희에 인간의 주체성이 더욱 강조되어 인내천(人乃天)으로 변화하고 그 윤리로서 자성(自誠) 자경(自敬) 자신(自信) 자법(自法)의 윤리가 제시된다. 더욱이 유교적 윤리인 인의예지도 문서라고 말할 정도로 그 주체성이 보다 심화된 윤리로서 선(善)을 제시하였다. 해월의 윤리는 수운의 윤리에 대하여 확장된 것이지만 의암은 수운의 윤리에 대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의암의 변화는 수운의 윤리와 무관하게 새롭게 정립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동학의 윤리관이 확장되고 변화했던 원인은 수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유교의 시대가 끝났다고 개탄하면서도 인간주체성이 강조된 유교윤리의 영향이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해월을 거쳐 의암에 이르기까지 인간주체성이 강조된 윤리로 변화했던 것이다. 물론 유교윤리의 영향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유행했던 범신론과 사회진화론의 영향도 있었던 것이다.
본 논문은 박세채의 "춘추보편"를 주요 텍스트로 삼아서, 조선조 춘추학에서 "춘추" 공부의 출발로 삼았던 표준 강령의 실체를 살펴보는 작업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조선조 학자들이 "춘추"에 대해 가졌던 공통의 인식이나 보편적인 시각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다. "춘추보편"은 조선조의 성리학적 "춘추" 이해를 대변하는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의 "강령(綱領)"은 조선조 학자들이 "춘추"를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일종의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강령"의 다섯 가지 항목 중에서 <"춘추" 저술의 본질>과 <"춘추" 기록의 주제>라는 두 가지 항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첫 번째 항목은 "춘추"가 세상을 다스리는 대법이며, 그것은 현실을 추동하는 살아 있는 이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두 번째 항목은 "춘추"의 구체적인 기록을 통해 "춘추" 대법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향후 이 논문과 함께 "강령"의 나머지 항목에 대한 추가 연구가 완료되면, 조선조 춘추학의 전반적인 성격이나 특징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진상의 제자 중 가장 저명한 8명을 주문팔현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주변의 퇴계학자들과 토론하면서 스승의 학설을 변호하고 발전시켰다. 본고는 이들의 토론에서 드러나는 퇴계학과 한주학의 차이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우선, 퇴계학자들과 한주학자들은 본래 학문 연원과 지향점이 같았기에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문 토론을 하였고 퇴계학자 중 일부가 한주학단에 가담하였으나, 특정 시점에 이르러 격렬한 대립의 분위기가 형성되었음을 밝혔다. 다음으로 심즉리설과 심합이기설의 대립을 즉리와 주리의 대립으로 요약하고 그 의미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어서 리 주재 관념의 근거인 리의 동정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랐음을 밝혔다. 아울러 두 집단이 상대를 비난하고 자신을 옹호하는 핵심단어인 과도와 절충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폈다. 마지막으로는 두 학단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심법에 있음을 설명해 보았다.
주자는 중화신설의 확립을 통해 혼연(渾然)한 전체(全體)의 미발(未發)과 찬연(粲然)한 조리(條理)의 발출(發出)의 이발(已發)이라는 미발이발의 구도를 정립하고 이에 따라 존양성찰(存養省察)이라는 공부론의 핵심을 수립한다. 존양과 성찰은 미발공부와 이발공부인데 심(心)의 동정(動靜)으로 구별된 공부 방법이라는 점에서 정시(靜時)공부와 동시(動時)공부로 규정된다. 또한 존양은 미발에서는 본체가 혼연이 존재하므로 그것을 온전히 보전하는 전체(全體)라는 특징을 가지며, 이발에서는 조리가 발동하는 시점이고 지점이므로 그것을 살피는 심기(審幾)라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중용"에서는 치중(致中)과 치화(致和)로 표현된다. 여기서 미발의 전체와 치중은 결국 천리를 보존하는 의미이며, 이발의 심기와 치화는 결국 인욕을 막는 의미이다. 즉 존천리(存天理)와 알인욕(?人欲)은 존양과 성찰의 실질적 내용이 된다. 한편 엄약사(儼若思)와 무자기(毋自欺)는 각각 "예기"와 "대학"에 근거한 미발공부와 이발공부의 구체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계신공구(戒愼恐懼)와 성의(誠意) 신독(愼獨)은 "대학"과 "중용"에서 제시된 미발공부와 이발공부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의 시천주(侍天主)는 천주의 초월성이 강조되면서 내재성이 있으면서 이에 근거한 종교적 인간관이었는데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과 의암(義菴) 손병희(孫秉熙)의 이르러 천주라는 용어는 주로 천으로 바뀌게 되었다. 더욱이 천의 초월성 보다 내재성이 보다 강조된 점이 변화이다. 수운의 시천주는 해월에 이르러 인시천(人是天), 의암에 이르러 인내천(人乃天)으로 변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해월과 의암에 이르러 인간의 주체성이 보다 강조되었던 것이다. 물론 수운에게서도 인간의 주체성이 나타난 것이 특징이지만 여전히 천주의 초월성이 강조된 점이 그들과 다른 것이었다. 또한 해월과 의암의 인내천에서도 천주의 초월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의암의 인내천은 이돈화에 의하여 천의 초월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내재성만이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의암이 젊은 동학교도들은 일본에 유학을 보냈고 당시 사회진화론, 범신론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어났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돈화는 포이엘바하의 극단적 범신론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그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안재홍은 다사리주의(主義)를 통해 좌(左) 우(右)의 대립을 지양시키고 통일민족국가(統一民族國家)를 건설하고자 했다. 다사리주의를 이념적 차원에서 논하자면, 민족주의(民族主義)라는 점과 중도노선(中途路線)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안재홍의 민족주의는 민족적 정체성(正體性)과 민족적 주체성(主體性)을 표리의 관계로 인식했다는 점과 민족주의와 세계주의를 지양시키려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안재홍의 중도노선은 자유주의(자본주의)와 급진주의(공산주의)를 지양시킨 '진정(眞正) 민주주의(民主主義) 노선'이라는 점과 미(美) 소(蘇)의 간섭을 막을 수 있는 '민족자주(民族自主) 노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안재홍의 다사리주의는 당시의 현실에서는 아무런 결실도 거두지 못한 '실패한 노선'이기도 했다. 그러나 안재홍의 다사리주의와 중도노선(中途路線)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첫째, 민족(民族)과 세계(世界)를 균형있게 조화시키려 했던 안재홍의 '신민족주의(新民族主義)'는 오늘날 세계화시대(世界化時代)에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둘째, 균등경제(均等經濟)와 평권정치(平權政治)를 추구한 안재홍의 '신민주주의(신민주주의(新民主主義))' 역시 약자(弱者)의 생존권(生存權)이 근본적으로 위협받는 오늘날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시대에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셋째, '해방공간'에서 중도노선(中途路線)의 실패가 민족의 분단(分斷)을 뜻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거꾸로 중도노선(中途路線)에서 통일(統一)의 기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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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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