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역량 접근법이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윤리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장기가 훼손되어 죽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장기 이식을 통해 기술적으로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장기 이식술을 위한 장기가 기증에만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사람들보다 장기를 기증하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현격히 적기 때문이다. 장기 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 방안이나 재정적 인센티브가 초래하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윤리적 인센티브 방안이 제시되었지만, 이러한 기존의 인센티브 전략들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재정적 인센티브는 장기 기증의 근본정신인 자발성 그리고 이타성과 상충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착취하는 부정의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그 효과가 역사적 사례로 볼 때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윤리적 인센티브는 재정적 인센티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비재정적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하지만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논의 없이 비재정적 인센티브 전략만 열거하는 것이어서 실효성뿐만 아니라 윤리적 정당성 확보가 의심스럽다. 이와 달리, 역량 접근법에 입각한 윤리적 인센티브가 실질적인 장기 기증 활성화를 도모하기에 효과적인 이유는, 첫째, 역량 접근법은 다른 이론들보다 명시적이고 체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역량 논의를 제공하고 있어서 장기 이식과 기증의 윤리적 정당성을 검토하는 토대 논의가 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둘째, 역량 접근법은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역량 개념을 토대로 하는 이론 체계여서 장기 기증과 관련된 이론적 토대부터 실천적 방안까지 체계적으로 제시하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역량 접근법은 제도, 비제도, 개인 차원의 통합적 방안을 통해 역량 증진을 도모하는 이론체계여서 기존의 인센티브 방안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상징적 보상을 통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의 이론화 작업이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장기 기증 활성화의 현실화 작업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