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전위 효과는 단어 내 문자의 위치 부호화가 고정적인지 아니면 유동적인지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어 단어 재인에서 음절은 핵심적인 단위이지만, 음절 전위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한글 단어 재인에서 음절 전위 효과의 메커니즘이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는 한글 표기 음절이 표기 단위이면서 동시에 형태소 단위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표기 처리와 형태소 처리의 영향을 분리하여 음절 전위 효과를 재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한글 표기 2음절 단어를 사용한 차폐 점화 어휘 판단 과제를 이용한 두 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1에서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를 대상으로 음절 전위 효과를 검토해 어종의 영향을 측정했고, 실험 2에서는 단일어와 합성어를 활용해 형태소/의미적 처리가 음절 전위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비교했다. 실험 1과 2의 결과는 모두 2음절 단어에서 유의미한 음절 전위 효과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으며, 단어의 어종이나 합성성 여부에 관계없이 이 효과는 일관되게 관찰되었다. 이는 형태소/의미적 요인보다는 표기 처리가 한국어 단어 재인에서 음절 전위 효과를 주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한글 단어 재인의 초기 단계에서 음절 위치의 부호화가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절 전위 효과가 의미 처리가 아니라 지각적인 표기 기반 처리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