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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erences in Presence, Immersion, and Situation Interest in Small Group Learning Using Augmented Reality Based on the Degree of Tool Sharing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공유 정도에 따른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의 차이

  • Taehee Noh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 Jaewon Lee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 Received : 2023.10.11
  • Accepted : 2024.01.15
  • Published : 2024.04.20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differences in presence, immersion, and situational interest in small group learning using augmented reality, based on the degree of tool sharing. 84 eighth-grade students participated in small groups of four. Each group was randomly assigned to one of three environments based on marker and device sharing: the shared environment (shared marker and device usage), the mixed environment (shared marker and individual device usage), and the individual environment (individual marker and device usage). Small group learning using augmented reality was conducted for three class periods, focusing on the "Characteristics of Matter" unit. One-way ANOVA results for the dependent variables revealed that, compared to the shared environment, presence and situational interest were significantly higher in the mixed environment, while immersion and situational interest were significantly higher in the individual environment. MANOVA results for the sub-components of each dependent variable showed significant differences in realness for presence, antecedents and experiences for immersion, and instant enjoyment, novelty, and total interest for situational interest. Analysis of interviews and classroom observations indicated that students in shared and individual environments tended to use their devices individually when utilizing augmented reality. However, in mixed environments, students showed a tendency to use their devices collaboratively, leading to more active interactions. Based on these findings, environments for using tools to enhance the effectiveness of small group learning using augmented reality are discussed.

이 연구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공유 정도에 따른 학생들의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중학교 2학년 학생 84명이 각각 4명씩 소집단을 구성하여 연구에 참여하였다. 각 소집단을 마커와 스마트폰의 공유 여부에 따라 공유 환경(마커와 스마트폰 공유 사용), 혼합 환경(마커 공유 및 스마트폰 개별 사용), 개별 환경(마커와 스마트폰 개별 사용)으로 무선 배치하였다.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을 3차시 동안 실시하였다. 종속 변인에 대한 일원 분산 분석 결과, 공유 환경 대비 혼합 환경에서는 현존감과 상황흥미가, 개별 환경에서는 몰입과 상황흥미가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았다. 각 종속 변인의 하위요소에 대한 다변량 분산 분석 결과, 현존감에서는 실제성, 몰입에서는 선행요소와 경험요소, 상황흥미에서는 순간적 즐거움, 새로움, 전체 흥미에서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면담 및 수업 관찰 결과,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의 학생들은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개별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혼합 환경의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협력적으로 사용하며 더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구 사용 환경의 측면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Keywords

서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실제 환경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덧붙여 가상의 요소가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표현하는 영상 기술이다.1 교육 분야에 증강현실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주변의 실제 환경과 함께 볼 수 있어 일반적인 그림이나 영상 자료보다 더욱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2 특히 과학 교과에서는 자석 주변의 자기장, 풍선 속의 공기 입자, 인체의 장기 구조, 달의 위상 변화 등과 같이 학생 주변의 실제 환경과 관련되어 있으면서 육안으로 직접 보기 힘든 개념을 자주 다루므로 증강현실이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3-6 더욱이 최근에는 학교 현장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간편하게 증강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7 이에 과학교육 분야에서 교육적 측면과 관련된 증강현실의 도구적 특징,8,9 증강현실을 활용한 교수 학습의 교육적 효과,7,10 학습 관련 변인들 사이의 관계,2,11 학생들의 언어적·물리적 상호작용12-14 등 다양한 증강현실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과학교육에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학업 성취도와 개념 이해도의 향상, 과학적 태도의 함양, 흥미와 동기 및 상호작용의 촉진 등 다양한 인지적·정의적 측면의 장점이 있으나, 단점 내지 한계점도 존재함을 보고하고 있다.15,16 특히 도구의 안정성과 오류 및 개발 시간과 비용 문제 등 기술적 측면에서의 단점 이외에도 학생들이 실제 환경과 가상 정보가 동시에 제공되는 증강현실에 인지적 부담을 느끼거나17 증강현실 콘텐츠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학습 목표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는 점,18 교사와 학생이 증강현실에 익숙해질 때까지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17,19 등 교수학습 측면에서의 단점도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증강현실의 활용 효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20 과학교육에서 증강현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업 환경과 방법에 대한 고려가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증강현실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증강현실은 실제 환경에서 카메라가 인식하는 표식인 마커(marker)와 이를 통해 실제 환경과 가상 객체를 함께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기(display device)로 구분된다.1 이때 주목할 특징은 마커가 단순히 카메라의 촬영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가상 객체를 탐색하기 위해 손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실물형 인터페이스(tangible user interface)로 기능한다는 점이다.8 즉, 학생들은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단순히 가상 객체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자연스럽게 손으로 조작하고 가상 객체를 확대·축소, 회전, 이동하며 능동적으로 탐색한다.13,16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가상 객체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수업 환경을 조성하고, 증강현실이나 목표 개념에 대해 다양한 이해 수준을 지닌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교사 중심의 전통적 강의식 수업보다 학생 중심의 소집단 수업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으므로,21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소집단을 형성하여 증강현실을 활용하도록 하였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은 마커 및 디스플레이 기기와 같은 도구 사용이 학습 활동의 중심이 된다. 이때 소집단에 제공하는 도구의 수와 같은 도구 사용 환경은 학생들의 도구 사용 방식과 상호작용 및 수업 효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22 따라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효과적인 도구 사용 환경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CAI나 스마트 러닝 등 도구 사용이 중심이 되는 다른 학습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도구 사용 환경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졌으며,23-25 이때 주로 비교된 환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소집단마다 도구를 하나씩 제공하여 다수의 학생이 하나의 도구를 함께 사용하는 공유 환경(shared environment)으로, 이는 학생 사이의 협력과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이다. 둘째는 학생마다 도구를 하나씩 제공하여 모든 학생이 도구를 각자 사용하는 개별 환경(individual environment)으로, 이는 각 학생에게 도구를 주도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기 위한 환경이다.26

최근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에서도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연구가 일부 이루어졌다.26,27 신석진 등(2020)27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명으로 구성된 소집단에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각각 1개, 2개 또는 4개씩 제공한 후 학습 효과를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 이때 도구 1개, 4개를 제공한 소집단은 각각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에 해당하고 도구 2개를 제공한 소집단은 학생 2명으로 구성된 소집단의 공유 환경과 유사하며, 분석 결과 개별 환경에서 개념 이해와 몰입, 상황흥미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신석진 등(2023)26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명으로 구성된 소집단을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으로 구분한 다음 학생 사이의 담화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담화에서 유의미한 지식 형성 과정이 공유 환경에서는 일부 주도적인 학생에 대해서만 나타났으나 개별 환경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에게서 나타났다. 즉, 선행연구에서는 개별 환경에서 더 높은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개별 환경에서도 개별적 활동만 주로 이루어질 경우에는 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개념이나 어려움에 대해 학생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었다.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은 도구 공유 측면에서 서로 상반되는 도구 사용 환경이지만, 학생들에게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같은 수만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증강현실에서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 기기가 하나의 마커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이 마커는 공유하면서 디스플레이 기기는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도구 사용 환경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의 중간 형태이므로 혼합 환경(mixed environment)이라 할 수 있고,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공유 환경과 비교하면 도구 공유 정도가 한 단계 낮은 환경에 해당한다. 혼합 환경은 증강현실의 도구적 특성을 반영한 도구 사용 환경일 뿐 아니라, 가상 객체 탐색의 불편함과 같은 공유 환경의 단점 및 협력과 상호작용의 부족과 같은 개별 환경의 단점26,27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선행연구에서는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만 비교하였을 뿐, 혼합 환경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도구 사용 환경의 측면에서 혼합 환경의 학습 효과를 공유 및 개별 환경과 비교하고자 한다. 이때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도 심층 분석하고자 설명적 혼합연구 방법(explanatory mixed research)28을 활용하였다. 이는 정량적 자료 분석 결과에 기초하여 정성적 자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검사지를 비롯한 정량적 자료를 먼저 분석하여 집단 사이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드러낸 후 그 결과를 해석·보완 또는 상세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면담을 비롯한 정성적 자료를 분석한다.

또한, 검사지의 변인으로는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를 잘 드러내고 유의미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는지 검토하여 현존감과 몰입, 상황흥미를 선정하였다. 증강현실의 기술적 핵심은 실제 환경과 가상 객체를 최대한 ‘이음새 없이(seamless)’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1 따라서 가상 객체가 현실에 실존하는 것처럼 느끼는 감각인 현존감(presence)29,30은 증강현실의 도구적 특성을 대표하는 변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는 마커와 가상 객체를 자유롭게 조작하고 탐색하게 되는데, 이는 학생들이 내재적으로 동기화된 상태에서 어떤 활동에 깊이 몰두하며 느끼는 감정인 몰입 (immersion)31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3,16 이때 증강현실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제를 보다 상황 맥락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특정 자극이나 구체적 상황에 의해 유발되는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흥미를 의미하는 상황흥미(situational interest)32를 분석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 변인들은 증강현실의 도구적 특성을 잘 반영할 뿐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개념 이해도와 학업 성취도, 학습 만족도와 동기 등 다양한 인지적·정의적 측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11,15

한편,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의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는 순물질과 혼합물, 순물질의 녹는점, 끓는점, 밀도, 용해도 개념과 관련하여 실생활 예시와 실험 등 눈에 보이는 거시적 현상과 미시적 입자의 보존과 운동 등을 나타낸 입자 그림을 모두 다루고 있다. 따라서 가상 객체를 통해 입자의 모습을 구현하고, 이를 실제 환경과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증강현실은 이 단원의 개념을 학습하는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을 시행한 후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학생의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의 차이를 설명적 혼합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서울특별시에 소재한 남녀공학 중학교 한 곳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 84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과학교사의 협조를 통해 연구자가 직접 학생들에게 연구 내용을 소개한 다음,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학생을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소집단 편성에는 과학교사가 직전 학기 성적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과학 성취 수준을 상위(25%), 중위(25~75%), 하위(75~100%)의 세 단계로 구분한 다음 임의의 코드를 부여하여 익명화한 자료를 활용하였다. 연구자는 상·하위 성취 수준에서 각 1명, 중위 성취 수준에서 2명의 학생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학업 성취도 측면에서 이질적인 4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소집단 21개를 편성하고, 다시 7개의 소집단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3개의 반을 편성하였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 적용할 세 가지 도구 사용 환경을 도구 공유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첫째는 공유 환경으로, 한 소집단에 한 세트의 마커와 한 대의 스마트폰을 제공하여 모둠원 전체가 마커와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이다. 둘째는 혼합 환경으로, 한 소집단에 한 세트의 마커와 네 대의 스마트폰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되 한 세트의 마커를 함께 사용하는 환경이다. 셋째는 개별 환경으로, 한 소집단에 네 세트의 마커와 네 대의 스마트폰을 제공하여 모든 학생들이 각자의 마커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환경이다.

모든 수업은 과학교사 한 명이 전담하였다. 교사의 반복 수업에 의한 숙련도 향상 효과를 통제하고자 각 반에 세가지 도구 사용 환경이 고루 포함되도록 하였다(Table 1). 예를 들어, A반은 공유 환경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12명(소집단 3개), 혼합 환경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8명(소집단 2개), 개별 환경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8명(소집단 2개)으로 구성하였다. 모든 수업은 학생들이 목표 개념을 학습하기 약 2주 전에 방과 후 과학실에서 정규 수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사후검사에서 과반의 문항에 무응답한 학생 5명을 제외한 79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Table 1. Participants and class placement in this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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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절차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 필요한 증강현실 콘텐츠는 선행연구4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기반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수정·보완하여 활용하였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의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 다루는 순물질과 혼합물, 순물질의 녹는점, 끓는점, 밀도, 용해도를 목표 개념으로 개발되었다. 가상 객체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구형의 입자 모형이며, 물질의 상에 따라 액체, 기체, 수용액 상태의 입자는 삼차원 방향으로 무작위 운동하는 상태로, 고체 상태의 입자는 정지한 상태로 나타난다. 마커는 목표 개념과 관련한 실제 실험 사진이다. 예를 들어, 용해도 개념의 경우 설탕의 용해 실험에 관한 사진이 제공되는데 구체적으로 비커에 담긴 물과 고체 상태의 설탕 사진, 물에 설탕을 넣은 직후 설탕이 녹지 않고 가라앉아 있는 사진, 설탕이 완전히 용해되어 있는 투명한 설탕물의 사진이 마커로 활용된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사진을 비추면 스마트폰의 화면에 물과 설탕 입자가 증강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방식으로 용해도에서는 고체와 액체 상태 입자, 순물질과 혼합물에서는 액체 상태 입자, 끓는점에서는 액체와 기체 상태 입자를 탐색할 수 있다.

수업 담당 교사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제공한 교사 중 한 명이었다. 연구자는 수업 담당 교사가 증강현실의 활용 및 수업 방법을 충분히 숙지하도록 수업 전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폰, 교수학습 지도안, 수업용 PPT와 활동지 등 교수학습 자료 일체를 미리 안내하였다. 1차시 수업 전 연구자가 직접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였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먼저 증강현실의 기본적인 개념과 여러 가지 활용 사례를 소개하였다. 다음으로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스마트 폰으로 빈 접시 사진을 비추면 접시 위에 피자 사진이 증강되는 것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에 익숙해지도록 하였다. 오리엔테이션에는 약 20분이 소요되었다.

본수업은 순물질과 혼합물, 끓는점, 용해도를 목표 개념으로 각각 한 차시(45분)씩 총 3차시에 걸쳐 진행하였다. 각 차시별 구체적인 교수학습 활동은 POE 수업모형을 기반으로 구성하였다. 즉, 교사가 해당 차시의 목표 개념을 도입한 뒤 학생들은 목표 개념과 관련한 여러 실험 상황에서 미시적 입자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있을지 ‘예상(prediction)’하며 활동지를 작성하였다. 이후 학생들은 증강현실을 통해 자유롭게 가상 객체와 마커를 탐색하면서 입자의 개수, 분포와 움직임 등을 ‘관찰(observation)’하였고, 예상했던 내용과 관찰 결과를 비교한 후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explanation)’하였다. POE 수업모형은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예상 단계에서는 학생들에게 증강현실에서 탐색할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이해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과도한 인지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였다. 관찰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증강현실을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설명 단계에서는 필요시 증강현실을 활용하되 학생들이 증강현실 콘텐츠 탐색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도록 관찰 단계에서 탐색한 내용을 목표 개념과 연결지어 설명하는 활동에 집중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교사는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실을 순회하며 스마트폰의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나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및 소집단 활동 방식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연구자는 모든 수업을 참관하며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방식을 관찰 노트에 작성하였고, 과학실 앞뒤에 세 대의 캠코더를 설치하여 모든 수업을 녹화하였다.

3차시 수업 직후, 사후검사로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 검사와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존감 검사는 Schubert et al. (2001)33의 Igroup Presence Questionnaires 14문항을 사용하였다. 증강현실에서 현존감은 실제 환경 속에 가상 객체가 실존한다고 느끼는 감각으로 정의되므로,29 검사지의 지문을 증강현실 활용 상황에 맞게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였다.34 몰입 검사는 Csikszentmihalyi (1990)35의 몰입 이론에 근거하여 Jackson & Marsh (1996)36가 개발한 36문항의 Flow State Scale을 서희전(2008)34이 각 요인마다 유사한 문항을 2개씩 삭제하여 총 18문항으로 재구성하고 타당화한 검사지를 사용하였다. 상황흥미 검사는 Chen et al. (2001)37의 Situational Interest Scales 24문항을 사용하였다. 상황흥미는 변칙적 상황에 의해 일시적으로 유발되는 흥미를 의미하므로 검사지의 지문을 학생이 접한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38 이 연구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 상황을 제시하였으므로, 이를 학생 수준에 맞게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으로 번안하여 검사지의 지문을 ‘나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이 흥미로웠다.’와 같이 수정하였다.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에 관한 검사지는 모두 5단계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문 번역 및 연구 맥락에 맞게 수정 후 과학교육 전문가 1인 및 현직 중등교사 3인으로부터 내용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한편, 인식 조사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 및 과학 수업에서 증강현실 활용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조사하고자 이번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과 좋았던 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점, 앞으로 과학 수업에 증강현실을 활용하면 좋거나 좋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였다. 사후검사에는 약 30분이 소요되었다.

활동이 끝난 후 연구자가 관찰 노트와 수업 담당 교사의 의견을 참고하여 모든 모둠원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 소집단을 각 도구 사용 환경별로 3개씩 총 9개를 선정하였다. 각 소집단의 학생들 중 면담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학생을 한 명씩 선정하여 총 9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자는 학생에게 자신의 소집단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수업의 흐름에 따라 자세히 묘사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활동지를 보면서 본인과 모둠원들이 어떤 활동 또는 역할을 하였는지, 마커와 스마트폰의 활용 방식은 어떠하였는지 등을 설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현존감, 몰입, 흥미와 관련된 진술을 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면담자는 해당 활동이나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 또는 묘사하도록 요청하였고, 그러한 내용이 증강현실의 어떤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다. 이후 면담자는 소집단에 제공된 도구 사용 환경에 대한 평가 및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의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어떤 도구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고, 마지막으로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의 장단점과 개선 의견, 교육 요구에 대해 질문하였다. 전체 면담 과정에서 면담자는 질문 내용이 학생의 응답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학생에게 현실감, 몰입, 흥미와 같은 관련 키워드를 직접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면담은 개인별로 약 30~40분이 소요되었으며, 모든 면담 내용은 녹음하여 전사본을 작성하였다.

분석 방법

설명적 혼합연구 방법28을 활용하고자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 검사 및 학생들의 인식 조사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먼저 실시한 후 결과를 해석하였다. 이후 정량적 분석만으로 충분히 드러나기 어려운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의 특징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학생 면담 및 연구자의 수업 관찰 자료를 분석하였다.

정량 분석에서는 각 변인에 대한 정상성과 동변량성 등 기본 가정을 점검한 후, 세 가지 도구 사용 환경을 독립 변인으로 하고 도구 사용 환경별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의 검사 결과를 각각 종속 변인으로 하는 일원 분산 분석(one-way ANOVA)을 시행하였다. 이때 한 가지 검사지에만 무응답한 학생들을 해당 변인의 분석 대상에서만 제외하여 현존감에서 79명, 몰입에서 77명, 상황흥미에서 76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각 종속 변인별 하위요소 분석에서는 종속 변인들 사이의 상호관련성을 고려하여 다변량 분산 분석(MANOVA)을 통해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 여부를 분석하였다. 일원 분산 분석 및 다변량 분산 분석 결과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경우에는 LSD를 이용하여 사후 검정을 시행하였다. 인식 조사 결과는 학생들의 응답을 범주화한 후 기술통계 수준에서 분석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에는 SPSS statistics 25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정성 분석에서는 1인의 연구자가 모든 면담 전사본을 반복해서 읽으며 면담자의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범주화하고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공통점과 차이점 및 특징을 일차적으로 도출하였다. 이후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각측정법(triangulation)을 활용하여 수업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하고 관찰 노트를 분석하며 면담 분석 결과 나타난 특징이 각 자료에서 뒷받침되는지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정량 및 정성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통계 분석 결과를 설명, 해석 또는 상세화하였다. 연구의 전 과정에 걸쳐 과학교육 전문가 1인과 현직 과학교사 4인 등으로 구성된 집단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여 연구 방법과 결과 해석 및 결론의 타당성을 점검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현존감에 미치는 영향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현존감에 대한 일원 분산 분석 결과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The result of one-way ANOVA on pre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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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분석결과,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현존감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공유 환경과 혼합 환경의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7). 이는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마커를 함께 활용한 소집단의 학생들이 마커와 스마트폰을 모두 함께 사용한 소집단의 학생들 보다 증강현실을 통해 더 높은 현존감을 느꼈음을 의미한다.

Schubert et al. (2001)33은 현존감의 하위요소로 증강된 가상 객체가 현실 공간에 실존하는 것처럼 느끼는 주관적인 감각을 의미하는 공간적 현존감(spatial presence), 학생들이 현실보다 증강된 가상 객체에 더 집중하는 행동 또는 심리를 의미하는 몰두(involvement), 현실과 가상 객체의 조화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정도를 의미하는 실제성(realness)을 제시하였다. 현존감의 하위요소별 다변량 분산 분석 결과는 Table 3과 같다.

Table 3. The results of MANOVA on sub-components of pre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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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분석 결과, 공간적 현존감과 몰두 측면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제성 측면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공유 환경과 혼합 환경의 학생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9). 따라서 학생들이 느꼈던 현존감의 차이는 주로 실제성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성은 일차적으로 가상 객체의 완성도와 같은 기술적 특성에 영향을 받지만, 도구 사용 환경과 같은 외적 요인에 따라서도 학생이 느끼는 실제성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34 이 연구에서도 같은 증강현실 콘텐츠에 대해 학생들이 느낀 실제성은 공유, 개별, 혼합 환경에서 각각 2.66, 2.79, 3.05로 다르게 나타났다. 이에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방식을 살펴보면, 공유 환경의 경우 처음에는 학생들이 마커를 가운데 놓고 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상태에서 가상 객체를 함께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한 대의 스마트폰을 4명이 함께 사용하는 상황에 많은 학생이 불편함을 느꼈고, 머지않아 순서를 정해 스마트폰을 돌려가며 사용하는 방향으로 증강현실 활용 방식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마커와 스마트폰을) 가운데에 놓고 같이 본 다음에 각자 그런 거(활동지) 쓸 때만 각자 핸드폰 가져가서 본 것 같아요, 돌려가면서. (중략) 처음에 뭐가 몇 개 있고 뭐가 어디로 가고 이런 걸 얘기를 하고 나중엔 자기가 또 궁금한 게 있으면 가져가서 봤어요.

[학생 C(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학생 A: (마커를) 가운데 두고 핸드폰 해서 같이 보고 그랬어요.

면담자: 그 종이(마커)를 가운데 두고 핸드폰을 같이 봤어요? 같이 보면서 어떤 걸… 계속 끝까지 같이 봤어요?

학생 A: 아아, 한 명씩. 처음에는 활동지(마커)랑 핸드폰을 한 명씩 돌려가면서 봤는데⋯ 나중에는 가운데 두고 핸드폰만 돌려가면서 같이 보고 그랬어요. 그리고 다 보고 애들끼리 학습지를 뭘 어떻게 써야 할지 얘기했어요.

[학생 A(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한편, 개별 환경의 학생들은 처음부터 자리를 이동하거나 마커를 공유할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 가상 객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는 각 학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집중하였고,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은 탐색 결과를 공유하고 활동지를 작성할 때 활발히 일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 조는 개별적으로 볼 수 있어서 친구들 각각 다 자기꺼 종이에 자기 핸드폰으로 본 다음에 다 본 애들끼리 '너는 어떻게 보여?' 하고 물어봤어요.

[학생 G(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말 그대로 그냥 종이(마커) 두고 핸드폰 개인당 하나씩 잡고 찍어서 (증강현실을) 봤어요. 화면을 보거나 할 땐 대화를 나누거나 그러진 않고 (활동지의) 답 어떻게 적어야 할지 의논할 때만 좀.

[학생 H(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혼합 환경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마커를 가운데 놓고 각자의 자리에서 혹은 자리를 이동하여 가상 객체를 함께 탐색하였다. 두 개의 마커를 동시에 활용하여 같은 방향에 앉은 두 명이 짝을 지어 가상 객체를 탐색한 후 마커를 교환하는 소집단도 있었다. 증강현실 활용 후반에 일부 학생이 개별적으로 추가 탐색을 할때를 제외하면공유 및 개별 환경에서와 같이 학생 한 명이 혼자 증강현실을 탐색하는 경우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가상 객체를 함께 탐색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에게 해당 마커에 더 탐색할 것이 남아있는지, 다른 마커로 이동하기 전에 현재 마커를 더 탐색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 D: (마커) 두 장으로 한 번씩 이렇게 찍어서 봤었어요. 스마트폰 하나에 종이 하나씩. 그러니까 상황을 설명하면 종이(마커) 중에 2장만 썼고 이게 스마트폰이라고 한다면 이 스마트폰을 한 대씩 갖고 두 명이서 보고, 그럼 또 (반대편에서) 한 대씩 갖고 두 명이서 보고.

면담자: 그러면 둘, 둘씩 쓰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쓰거나 이러진 않았다는 얘기네요.

학생 D: 네, 그냥 같이 봤어요. 같이 보고 나서 개인 활동지에 지시 문제들 채워 넣는다든가, 물어본 것을 활동지에 채워 넣는다든가.

[학생 D(혼합 환경)의 면담 중에서]

종이(마커)를 가운데 두면 이게 동시에 인식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쪽에다 이렇게 둔 다음에 비춰가지고 4명이 동시에 봤어요. 다 보이는 위치에 둬서. (중략) 여기 종이가 두 개 있다고 치면 이렇게 비추면 동시에 두 개가 뜨거든요. 그걸 애들하고 모여서 이쪽에서 한 번에 봤어요. 이렇게 동시에 본 다음에 다시 한 명씩 자세하게 본 다음에 활동지 봤어요.

[학생 F(혼합 환경)의 면담 중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방식을 요약하면 개별 환경의 학생들은 처음부터 각자 가상 객체를 탐색하였고, 공유 환경의 학생들도 초반에는 가상 객체를 함께 탐색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개별적으로 가상 객체를 탐색한 경향이 있었다. 반면 혼합 환경에서는 2명 또는 4명의 학생이 계속해서 함께 가상 객체를 탐색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몰입형 가상현실에서 현존감과 상호 작용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39에서는 사용자들이 소통과 협업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현존감이 높아지며, 컴퓨터와 1:1로 상호작용할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때 불확실성이 증가하므로 긴장감과 몰입이 유지되어 현존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혼합 환경 학생들의 현존감이 가장 높았던 것은 개별 및 공유 환경의 경우 학생과 스마트폰이 1:1로 상호작용하는 환경에 가까웠으나, 혼합 환경은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환경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혼합 및 공유 환경 사이에서만 나타난 것은 공유 환경의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하며 현존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개별 환경의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짧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한편, 공간적 현존감은 전체 평균(2.97)이 현존감의 하위요소 중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공간적 현존감을 느낀 학생은 가상 객체가 현실에 실존하는 것처럼 이를 손으로 잡아보려고 허공을 휘젓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30,34 연구자는 수업에서 많은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스마트폰과 마커 사이에 손을 넣어 가상 객체를 잡아보려고 행동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고, 면담에서도 공유 환경의 학생 B는 증강현실의 활용 과정을 묘사할 때 이러한 행동을 재현하기도 하였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입자 그림을 내가 눈으로 실제로 본 게 더 흥미로웠어요. 분자 같은 게 직접 튀어나온 것처럼 보여가지고 (입자를 잡아보려는 행동을 재현하며) 손으로 막. (웃음)

[학생 B(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따라서 공간적 현존감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모든 도구 사용 환경의 학생 대부분이 증강현실을 통해 충분한 공간적 현존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몰두는 현존감의 하위요소 중 전체 평균(2.82)이 가장 낮게 나타났고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몰두는 학생들이 실제 환경보다 가상 객체에 더 집중하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학생들은 증강현실에서 실제 환경보다 가상 객체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40 교육적 맥락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는 오히려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몰두에서 나타난 결과는 수업 중 학생들이 단순히 가상 객체에만 집중하는 것을 지양하고 증강현실을 통해 물질의 특성과 관련한 실험 상황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몰입에 미치는 영향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몰입에 대한 일원 분산 분석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The result of one-way ANOVA on imm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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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분석 결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라 학생이 느끼는 몰입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의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9). 즉, 마커와 스마트폰을 각자 가진 환경에서 학습한 학생이 마커와 스마트폰을 모두 함께 사용하는 환경에서 학습한 학생보다 수업에 더욱 몰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Flow State Scale의 이론적 기반인 Csikszentmihalyi (1990)35의 몰입 요소는 몰입을 유발하기 위한 수업이나 과제의 조건을 의미하는 선행요소(antecedents), 몰입한 상태에 있는 동안 경험하는 요소인 경험요소(experiences), 몰입을 경험한 후 느끼는 내재적 보상 경험을 의미하는 효과요소(effects)로 구분된다.41 이에 Flow State Scale의 하위요소별로 실시한 다변량 분산 분석 결과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Table 5. The results of MANOVA on sub-components of imm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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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분석 결과, 몰입의 효과요소에서는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몰입의 선행요소와 경험요소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선행요소와 경험요소 모두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선행요소 p=.009, 경험요소 p=.003).

몰입의 선행요소에는 명확한 목표 제공, 과제 관련 지식 또는 정보에 관한 즉각적인 피드백 제공, 적절한 도전감이 있는 과제 제시 등이 있고, 경험요소에는 과제에 대한 고도의 집중감과 통제감, 인식과 행동이 통합되어 자신의 행위를 의식하지 않고 몰두하는 경험을 들 수 있다.35 이 중 면담과 수업 관찰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가 잘 드러난 요소는 선행요소의 즉각적인 피드백 제공과 경험요소의 고도의 집중감이었다. 특히 개별 환경의 학생 G는 증강현실 활용에서 긍정적이었던 부분으로 입자 모형을 가까이에서 개별적으로 보는 도구 사용 환경뿐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의 빠른 마커 인식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모두 학생의 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즉각적인 피드백과 관련된 요소로 볼 수 있다.

면담자: 그때(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불편했다거나 그런게 있었나요?

학생 G: 불편하진 않았어요. 인식도 바로바로 돼서 괜찮았어요. (중략) 제가 뒷자리라서 원래는 앞에서 선생님이 보여주셔도 그게 눈으로 잘 보이는 것도 아니라 보기에 힘이 들었는데, 가까이서 각각 보게 되니까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학생 G(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또한, 개별 환경의 학생 I는 증강현실 활용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조원들이 느꼈던 고도의 집중감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다른 조 애들이랑 분위기가 달랐어요. 종이(마커) 숫자가 더 적었던 애들이 활동을 하면서 더 많이 말을 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고, (중략) 우리는 각자(마커가) 하나씩이었고 스마트폰도 다 하나씩이었으니까 그냥 자기 것만 집중하면 되니까 애들이 서로 말을 잘 안 했던 것 같아서.

[학생 I(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반면, 공유 환경의 경우 조원들이 함께 가상 객체를 탐색할 때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학생 외에는 가상 객체를 직접 탐색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후 순서를 정해 스마트폰을 돌려가며 사용할 때는 각자 가상 객체를 탐색할 수 있었으나 이때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하거나 다음 학생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탐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는 개별 환경과 비교하면 학생이 필요로 하는 과제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고도의 집중감을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공유 환경의 학생들은 향후 어떤 도구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질문에 개별 또는 혼합 환경에 해당하는 응답을 하였다.

면담자: 만약에 (도구 사용 환경을) 바꾼다면 어떤 식으로 바꿀 거에요?

학생 B: 1인당 스마트폰 1개랑 학습지(마커) 한 개씩.

면담자: 그럼 원래 우리가 수업시간에 했던 거에 비해서 어떤 점이 더 좋을 것 같아요?

학생 B: 혼자서 그냥 보는거다 보니까 더 빠르고 정확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핸드폰을 돌려가면서 보는 그런 시간 없이 좀 더 편리하게.

[학생 B(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마커는 하나여도 되는데 핸드폰은 두 개인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명이서 하나면 옆에 있는 사람이랑 옆으로 붙어서 얘기하면 되는데 네 명이서 하나면 고개를 막 바꿔야 한다든지 그런 게 있어서⋯

[학생 C(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혼합 환경의 경우에는 정량적 분석에서 개별 환경과 공유 환경의 평균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났고, 면담에서도 개별 환경과 공유 환경의 중간에 가까운 특성이 나타났다. 즉, 혼합 환경의 학생들은 마커를 공유하고 다른 학생과 함께 가상 객체를 탐색하였기 때문에 개별 환경의 학생들만큼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거나 고도의 집중감을 느끼는 데는 일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편함은 거의 느끼지 못하였고, 공유 환경에서와 달리 앞으로도 이와 같은 도구 사용 환경을 제공해도 좋을 것 같다고 응답하였다.

면담자: 학생이 속한 조는 마커가 하나였는데 불편하진 않았나요?

학생 E: (마커는) 한 조에 하나여도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마커가) 하나만 있으면‘오, 이거 뭐야, 여기 다 있어. 모여봐, 모여봐.’하면서 같이 볼 수 있잖아요. 핸드폰이 하나였으면 살짝 불편할지도 모르겠는데… 종이(마커)가 하나 있어도 핸드폰이 하나씩 다 있으면 그래도 루즈해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학생 E(혼합 환경)의 면담 중에서]

한편, 몰입의 선행요소 중 적절한 도전감이 있는 과제 제시에 관해서도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를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도전감은 과제의 난도와 학생의 능력 사이의 상대적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데, 학생의 능력에 비해 과제의 난도가 너무 높으면 학생은 두려움을 느끼고 반대의 경우에는 지루함을 느끼게 되며, 과제의 난도와 학생의 능력 사이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학생들은 과제에 도전감을 느낄 수 있다.42 연구 참여자들은 스마트폰 기반 증강현실을 여러 번 경험한 학생부터 증강현실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학생까지 증강현실의 친숙도에 대한 편차가 큰 편이었다. 연구자도 수업 관찰에서 학생마다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시간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때 개별 환경의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능력에 맞게 증강현실에 적응하고 활용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나 공유 환경의 학생들은 학생 A와 같이 충분한 탐색시간을 갖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하여 몰입의 선행요소와 경험요소에서 공유 및 개별 환경 학생들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 제대로 자세히 오랫동안 보진 못했어요. 2인당 하나씩이었으면 더 자세히 오래 볼 수 있어서 좀 더 편했을 것 같긴 한데.

[학생 A(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한편, 몰입의 효과요소에는 자기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자의식 상실, 시간이 매우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끼는 시간 왜곡 감각, 다른 목적이나 보상 없이 학습 자체를 즐거웠던 것으로 느끼는 자기 목적적 경험 등이 있다.35 몰입의 효과요소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상대적으로 증강현실을 가장 많이 활용하였을 개별 환경의 학생들도 면담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시간이 다소 짧았던 점을 주로 응답하였다.

면담자: 이번 증강현실 수업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학생 H: 증강현실을 쓰는 시간이 짧았다는 거? 한 10분, 15분 정도 보는 시간을 가지고 끝나니까 그 시간이 짧아서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학생 H(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통계적으로도 개별 환경 학생들이 느낀 몰입의 효과요소(3.89)는 선행요소와 과정요소에 비해 다소 낮았다. 이 연구에서는 차시마다 POE 수업모형을 적용하여 예상 단계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하지 않았고, 관찰 및 설명 단계에서만 증강현실을 활용하였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의식 상실이나 시간 왜곡 감각 등을 충분히 느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증강현실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몰입의 효과요소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황흥미에 미치는 영향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상황흥미에 대한 일원 분산 분석 결과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Table 6. The result of one-way ANOVA on situational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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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분석 결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따라 학생이 느끼는 상황흥미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공유 및 혼합 환경의 집단 사이(p=.019)와 공유 및 개별 환경의 집단 사이(p=.003)에 각각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혼합 및 개별 환경의 집단 사이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학습하였던 두 집단의 학생들이 한 대의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한 학생들보다 더 높은 상황흥미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Chen et al. (2001)37은 상황흥미를 탐구 의도, 순간적 즐거움, 새로움, 주의집중 요구, 도전, 전체 흥미의 여섯 가지 하위요소로 구분하였다. 이 중 전체 흥미(total interest)는 제시된 상황에 의하여 유발된 상황흥미의 전체적인 척도를 나타내고, 이를 제외한 다섯 가지 요소는 상황흥미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43 증강현실의 맥락에서 각 하위요소를 정의하면 탐구 의도(exploration intention)는 증강현실의 활용 방법이나 작동 원리를 탐색하려는 마음, 순간적 즐거움(instant enjoyment)은 증강현실에 의해 유발된 일시적인 즐거움, 새로움(novelty)은 증강현실이 새롭게 느껴지는 정도, 주의집중 요구(attention demand)는 학생이 증강현실에 주의를 집중하는 정도, 도전(challenge)은 학생이 증강현실에 대하여 느낀 어려움의 정도를 의미한다. 상황흥미의 하위요소별 다변량 분석 결과를 Table 7에 제시하였다.

Table 7. The results of MANOVA on sub-components of situational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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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p<.01

분석 결과, 하위요소 중 탐구 의도, 주의집중 요구, 도전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순간적 즐거움, 새로움, 전체 흥미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LSD를 이용한 사후 검정 결과, 순간적 즐거움은 공유 및 혼합 환경 사이(p=.015)와 공유 및 개별 환경 사이(p=.001)에 각각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새로움에서는 공유 및 혼합 환경 사이(p=.019)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고, 전체 흥미에서는 공유 및 개별 환경 사이(p=.010)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공유 환경과 비교하여 혼합 환경은 순간적 즐거움과 새로움이 더 높았고, 개별 환경은 순간적 즐거움과 전체 흥미가 더 높았다. 따라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다른 도구 사용 환경보다 공유 환경 학생들의 상황흥미가 더 낮았던 공통 요인은 순간적 즐거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면담에서 순간적 즐거움이나 새로움과 관련된 진술은 대체로 수업에서 좋았던 점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는데, 정량 분석 결과와 달리 도구 사용 환경과 무관하게 학생 대부분이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이 재미있었거나 증강현실이 신기했다고 응답하였다.

(입자 모형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신기해서. (중략) 실험을 하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AR 그런 거로 보면 약간 신기술이라서 정확하니까. 그리고 글로 쓰여 있는 것보단 눈으로 보는 게 더 나으니까 이해가 쉽고, 잘 되고 괜찮았어요.

[학생 C(공유 환경)의 면담 중에서]

재밌었고, 재미있는 것보단 좀 신기했어요. 그게 스마트폰을 갖다 댔는데 단지 그 이유만으로 그게 분자 모형들이 움직이고 그랬다는 게. 눈으로 직접 내가 분자 모형을 볼 수 있었다는 게.

[학생 D(혼합 환경)의 면담 중에서]

처음 봤을 때는 되게 신기해서 몰입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 설명만 듣고 자료만 볼 때는 저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증강현실 이용해서 보니까 되게 재미있었고 이해도 되게 잘 됐어요.

[학생 I(개별 환경)의 면담 중에서]

모든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에서도 면담에서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79명의 학생 중 72명(91.1%)이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이 좋았거나 재미, 신기함, 흥미 등을 느꼈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이나 증강현실 자체가 재미있거나 신기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21명(26.6%)으로 가장 많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를 직접 볼 수 있었던 점(16명, 20.3%), 과학 개념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던 점(16명, 20.3%), 현실과 가상 객체를 함께 볼 수 있었던 점(15명, 19.0%) 등의 응답이 있었다. 학생 대부분이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기 때문에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나 경향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설문지의 정량적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나 면담과 인식 조사에서 학생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은 각 조사의 목적과 방법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면담과 인식 조사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이 좋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와 그 이유 파악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증강현실 활용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흥미나 즐거움을 느꼈던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하지만 설문지에서는 학생들이 순간적 즐거움이나 새로움을 느낀 정도를 5단계 리커트 척도로 조사하였기 때문에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학생들의 상황흥미가 공유 환경에서 더 낮게 나타난 것은 현존감 및 몰입 분석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공유 환경 학생들이 한 대의 스마트폰을 공유하거나 순서대로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상 객체의 탐색에 불편함을 느꼈고 탐색 시간도 비교적 짧았던 것 등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식 조사에서 개선이 필요하거나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47명(59.5%)이 없다고 응답하거나 무응답 하였다. 응답한 학생 중에서는 가상 객체에 입자의 이름이나 이동 속도 등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거나 증강현실을 활용한 활동이 더욱 다양하고 긴 시간동안 제공되기를 바라는 응답이 13명(16.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술적 측면의 개선 의견(8명, 10.1%), 증강현실을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계속 들고 있어야 했었던 점(5명, 6.3%) 등의 응답이 있었다. 이 연구에서 학생들이 가상 객체를 탐색하면서 했던 활동은 입자 모형을 확대·축소, 회전, 이동시키며 크기와 종류, 개수, 이동 방향 등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면담에서 이러한 활동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응답한 학생은 없었고, 수업 관찰에서도 대부분의 학생이 큰 어려움 없이 이를 직관적으로 수행하였다. 특히 상황흥미의 하위 요소 중 학생이 느낀 어려움의 정도를 의미하는 도전의 평균(2.17)이 다른 하위 요소보다 크게 낮은 것을 볼 때 탐구 의도, 주의집중 요구, 도전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 연구에서 활용한 증강현실이 학생들이 가상 객체를 탐색할 때 어떤 어려움을 겪거나 특별히 주의를 집중하여 작동 원리를 파악해야 할 정도로 어렵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학생의 상황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혼합 및 개별 환경과 같이 스마트폰을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도구 사용 환경을 제공하고, 콘텐츠 측면에서도 학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가상 객체를 더 깊이 탐색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마커와 스마트폰의 공유 여부에 따라 세 가지 도구 사용 환경을 구성한 다음, 이에 따른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의 차이와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방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현존감은 혼합 환경의 학생들이 공유 환경에서보다 더 높았고 하위요소 중 실제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몰입의 경우 개별 환경의 학생들이 공유 환경에서보다 더 높았으며, 하위요소 중 선행 요소와 경험요소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상황흥미는 혼합 및 개별 환경의 학생들이 공유 환경에서보다 각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하위요소 분석 결과 공유 환경 대비 혼합 환경에서는 순간적 즐거움과 새로움이, 개별 환경에서는 순간적 즐거움과 전체 흥미가 각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정량 분석 결과와 관련하여 면담 및 수업 관찰 내용을 분석한 결과, 혼합 환경에서는 증강현실을 함께 활용하는 과정에서 더 활발하게 나타났던 학생 사이의 협력과 상호작용이 현존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개별 환경에서는 각 학생이 원하는 방법과 시간대로 증강현실을 활용할 수 있었던 환경이 몰입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각각 해석할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이 증강현실 활용 과정에서 재미와 흥미, 신기함을 느꼈지만, 각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상 객체를 탐색할 수 있었던 혼합 및 개별 환경의 학생들이 이를 더 크게 느꼈기 때문에 상황흥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유 환경은 개별 환경에 비해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의 장점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도구 사용 환경이다. 실제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는 공유 환경의 학생들이 개별 환경에서보다 과제 참여도가 높고 상호작용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24,25 하지만 이 연구에서 공유 환경의 학생들은 증강현실을 협력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순번을 정해 돌려가며 활용하였고, 학생들의 협력과 상호작용도 기대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가상 객체를 단순히 관찰만 하기보다는 직접 조작 또는 탐색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이상의 결과는 단순히 스마트 기기만 사용하는 상황과 달리 실물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제적 학습(authentic learning)을 가능케 하는 증강현실의 독특한 도구적 특성8을 잘 드러낸다. 또한, 이는 마커와 가상 객체가 학생들로 하여금 조작하고 탐색하는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행동유도성(affordance)44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실증적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공유 환경과 개별 환경은 증강현실뿐만 아니라 도구를 활용하는 소집단 학습에서 일반적으로 도입 가능한 도구 사용 환경이지만, 혼합 환경은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함께 사용하는 증강현실의 독특한 도구 사용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혼합 환경에서는 학생들의 현존감이 공유 환경에서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개별 환경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나타났고, 여러 학생들이 동시에 같은 가상 객체를 탐색하면서 비로소 학생 사이의 협력과 상호작용이 공유 및 개별 환경에서보다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혼합 환경의 학생들은 마커를 공유하는 상황에서도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았는데, 이는 다수의 스마트폰이 하나의 마커를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고, 공유 중인 마커를 개인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더라도 스마트폰을 움직이면서 가상 객체를 조작하고 탐색할 수 있는 증강현실의 도구적 특성에 기인하였다. 이는 증강현실에서뿐 아니라 도구를 사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사용 환경을 고려할 때 개별 및 공유 환경과 같이 도구의 수와 공유 여부만을 조절할 것이 아니라 해당 도구의 특징을 면밀히 고려하고 더욱 세분화된 도구 사용 환경을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구 사용 환경의 관점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증강현실에서 마커와 디스플레이 기기를 단순히 가상 객체를 띄우기 위한 도구 혹은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단순히 가상 객체를 보고 관찰만 하는 수준에서 사용하면 동영상과 같이 정해진 콘텐츠를 보기만 하는 다른 매체와 유사해지므로 학생들이 증강현실의 도구적 장점을 경험하기 어렵다. 따라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스마트폰이나 마커를 조작하며 가상 객체를 탐색할 수 있는 개방적인 수업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때 스마트폰은 학생들이 가상 객체를 보거나 조작하고 탐색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이므로 스마트폰의 개수가 부족하다면 학생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는 학생들이 학습 활동을 협력적으로 수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증강현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디스플레이 기기는 가급적 학생 수만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커의 경우에는 디스플레이 기기와 달리 반드시 학생수만큼 제공하지는 않아도 되며, 학습 내용과 증강현실 콘텐츠의 특징에 따라 개수를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때 교사는 각 도구 사용 환경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개별 환경과 같이 마커를 학생 수만큼 제공하면 다른 도구 사용 환경보다 학생들이 더 몰입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학생들이 각자 가상 객체를 탐색하게 되므로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과 협력 활동이 상대적으로 덜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반면 혼합 환경과 같이 마커를 함께 사용하도록 하면 일부 학생들의 몰입이 조금 떨어질 수 있어도 자연스럽게 학생 사이의 협력과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더 높은 현존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개별 환경과 혼합 환경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교사는 학습 내용의 수준이나 증강현실 콘텐츠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도구 사용 환경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만약 학습 내용이 학생들에게 어렵거나 증강현실 콘텐츠의 조작법이 다소 복잡할 때는 마커를 적게 제공함으로써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과 협력을 의도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 한편 여러 개의 마커를 조합하면서 새로운 가상 객체를 만드는 경우와 같이 증강현실의 콘텐츠가 마커의 조작을 더 많이 필요로 할 경우에는 학생들이 혼합 환경에서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개별 환경이 바람직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소집단 학습에서 도구 공유 정도에 따른 차이를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와 같은 정의적 측면에서 주로 분석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도구 사용 환경에 따른 차이를 개념 이해도와 학업 성취도 등 인지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면담과 수업 관찰로는 학생들이 증강현실을 활용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과 상호작용을 하는지 파악하는 데 일부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수업 중 행동이나 담화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학생들의 증강현실 활용 방식과 현존감, 몰입, 상황흥미를 느끼는 기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커와 가상 객체를 더 많이 조작하거나 탐색할 수 있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활용할 경우에는 개별 환경에서도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는 등의 다른 특징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강현실 콘텐츠의 내용이나 특성을 다르게 한 연구도 필요하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과학 수업에서 도구 사용 환경에 관한 연구는 교수학습 전략 및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므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Publication cost of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Korean Chem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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