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동굴은 ‘암석 내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으로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로 정의하고(Gunn, 2004), 성인에 따라서 용식동굴, 화산동굴, 빙하동굴, 차별침식동굴, 기계적 동굴 등으로 구분한다(White and Culver, 2005). 국내에는 용식동굴에 포함되는 석회암동굴은 주로 강원도와 충청북도에 분포하고, 화산동굴에 포함되는 용암동굴은 제주도에 분포하며 최근까지 국내에서 약 1,400개의 동굴이 확인되었다(Choi and Kim, 2021). 국내 모든 동굴은 매장문화재에 포함되며 학술 가치가 높은 동굴은 지정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천연기념물과 시 ‧ 도기념물은 각각 32개소와 20개소이고 이 중 13개소와 비지정 동굴 2개소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의 석회암동굴은 고생대 탄산염암 지역에 분포한다. 석회암동굴은 층리, 절리, 단층과 같은 불연속면을 따라 유입된 강수와 탄산염암의 선택적인 용해 반응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석회암동굴은 매우 복잡한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동굴 내부의 구조 및 동굴생성물은 탄산염암의 용해 및 침전으로 인해 형성되므로 동굴수의 지구화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동굴 내부의 독특한 환경으로 인해 동굴마다 독특한 생태계를 이룬다. 최근까지 동굴의 생성 및 환경 변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서 동굴의 형성, 동굴 내부 환경, 동굴 생물 등과 관련된 분야에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Baldini et al., 2006; Gregorič et al., 2014; Kim et al., 2020). 최근에는 동굴생성물을 이용하여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구들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Kim et al., 2010; Jo et al., 2017; Jia et al., 2023). 국내에서는 1990년대까지 주로 동굴 내부 의 온도, 습도, CO2 농도, 수질 등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여 동굴 내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 또는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공개 동굴에 대한 종합학술조사, 실태조사, 동굴환경 모니터링 등을 통해 동굴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함에 따른 환경변화와 관리상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동굴의 체계적인 운영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Kwon and Yoo, 1996; Choi and Kim, 2009).
석회암동굴은 동굴수의 기원지가 다수인 경우가 많고, 동굴수의 기원지가 같은 경우에도 동굴 내부에서 일어나는 물-암석 반응 정도 및 화학반응의 종류가 지점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동굴수의 화학조성은 기원지와 동굴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구화학적 반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동굴의 환경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Mayer, 1999; Chen and Li, 2018). 따라서 동굴수의 수질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지구화학 특징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외에서는 동굴수와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Mayer, 1999; Chen and Li, 2018; Tang et al., 2023) 국내에서는 제도적으로 동굴에 들어가는 것을 제한하고, 복잡한 동굴 내부 구조로 인해 동굴 조사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동굴탐사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굴수와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하게 수행되지 않았다. 또한 주로 동굴 내부의 수환경보다는 대기와 생태환경 중심의 조사 또는 연구가 진행되어 동굴수의 현장수질과 주요 용존성분들의 농도 등의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보고하는 사례가 많았다(Kim, 2000; Oh, 2008; Kong et al., 2012; Kim and Jo, 2020). 특히 개방동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동굴 내부의 환경을 평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굴 주변 지역과의 상호관계를 이해하여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굴수는 동굴 내부의 환경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기원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동굴수의 지구화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동굴과 주변 지역과의 상호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백룡동굴 내 동굴수의 화학조성을 이용하여 동굴수의 지구화학적 특성을 평가하고 이를 이용하여 동굴수의 기원 및 유입과정을 밝히기 위해 수행하였다.
연구지역
백룡동굴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위치한다(Fig. 1). 동굴 입구는 백운산 기슭의 동강 주변에 위치하며 고도는 약 240 m이다(Woo et al., 2006)(Fig. 1). 백룡동굴에서 문화재 구역의 면적은 956,434 m2이고, 전체 길이는 약 1.7 km이다. 백룡동굴은 1976년 기초조사를 통해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1976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2010년까지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아 동굴 내부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2010년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후에도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관람 시 동굴전문가(해설사)가 동행하여 동굴 내부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함으로써 현재까지도 동굴 내부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백룡동굴은 A~D 구간으로 구분되며(Fig. 3 참고), 현재 A 구간만 개방하고, B~D 구간은 동굴환경 보호 및 안전을 위해 개방을 제한한다.
Fig. 1. Location of the Baengnyongdonggul Cave, Satellite image from Google. GG: Gyeonggi-do, GW: Gangwon State, CB: Chungcheongbuk-do, CN: Chungcheongnam-do, JB: Jeollabuk-do, JN: Jeollanam-do, GB: Gyeongsangbuk-do, and GN: Gyeongsangnam-do.
백룡동굴의 주굴은 430 m, 지굴의 총길이는 약 1,245 m이다. 동굴 내부에는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유석, 휴석(소), 동굴진주, 커튼과 베이컨 시트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분포하며, 박쥐, 동굴 나방, 새우 등 68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또한 학술조사 시 일부 구간에서는 사람들이 거주한 흔적들도 발견되었다.
백룡동굴에 인접한 신동 방재기상관측소에서 2010~2022년 동안에 측정한 기온, 습도, 강수량 자료를 수집하였다. 백룡동굴 주변의 연평균 기온은 9.4~11.0°C이고, 평균은 10.3°C이다. 월평균 기온은 1월이 -4.8°C로 가장 낮고, 7월과 8월이 23.4°C로 가장 높다(OMDP, 2023). 동굴 내부의 평균 온도는 약 12.0°C이며, 동굴의 입구 주변에서는 대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계절에 따라서 기온이 약 20°C의 차이를 보이지만 동굴 내부로 갈수록 기온의 변동폭이 1°C 미만으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최근 10년 동안 백룡동굴 주변의 연 강수량은 667~1,936 mm이고, 평균은 1,127 mm이다. 월평균 강수량은 1월이 11.9 mm로 가장 적고, 7월이 280.2 mm로 가장 많다. 연 강수량의 69.2%가 6~9월에 집중된다(OMDP, 2023). 동굴 내부의 통로를 따라서 흐르는 동굴수는 동강으로부터 유입되어 강수량에 따라 동굴수의 유량이 변화하지만, 장기간 측정된 동굴수 유량 및 동강의 수위 자료가 없어서 강수, 동강 및 동굴수의 상호관계를 평가한 사례는 없다. 동굴 주변 대기의 평균 상대습도는 68.2%이고, 동굴 내부의 평균 상대습도는 94.8%이다. 동굴 내부의 상대습도는 입구에서 동굴 내부로 갈수록 점차 높아지며 주굴의 중간지점 이후부터는 상대습도가 100%로 매우 습한 환경이다.
백룡동굴은 전기고생대(캄브리아기~오르도비스기)의 조선누층군 중 태백층군의 막골층에 위치한다. 막골층은 조선누층군에 포함되며 회색, 암회색, 석회암 및 백운암으로 구성된다(BDOP, 2023). 동굴 내부의 퇴적물은 마운드 형태의 박쥐 구아노와 쇄설성 퇴적물로 구성된다(Kong et al., 2010)(Fig. 2).
Fig. 2. Geologic map of the study area (BDOP, 2023).
연구 방법
시료채취 및 화학분석
백룡동굴 동굴수의 수질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백룡동굴 외부에 2개 지점(WE1과 WE2), 백룡동굴 내부에 4개 지점을 선정하였다. WE1은 백룡동굴 입구 주변 동강, WE2는 백룡동굴로부터 나온 동굴수와 동강이 혼합되는 지점, WE3과 WE6은 백룡동굴 내부의 통로를 따라 동굴수의 흐름이 발생하는 지점, WE4와 WE5는 동굴 내부 휴석소로 동굴수가 고여 있는 지점이다. 동굴수의 흐름 방향을 고려하면 WE6이 상류, WE3이 하류이다(Fig. 3).
Fig. 3. Schematic diagram of Baengnyongdonggul Cave and sampling sites in this study.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6개 지점에서 매월 수온, pH,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EC), 산화-환원 전위(oxidation-reduction potential, ORP), 용존산소(dissolved oxygen, DO)를 측정하였다. 또한 동굴수의 지구화학적인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계절별로 1회, 총 4회 시료를 채취하였다. 채취된 시료는 분석 전까지 4°C로 보관하였고, 상지대학교 자연과학연구지원센터에서 주요 양이온(Ca2+, Mg2+, Na+, K+, Si4+)과 음이온(Cl-, NO3-, SO42-, 알칼리도(alkalinity, Alk.))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용존성분의 당량을 이용하여 주요 양이온과 음이온의 전하 균형(charge balance, CB)을 계산하여 분석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하였다. 모든 시료의 CB는 15% 이내로 계산되었다.
포화지수
석회암동굴에서 탄산염 광물의 용해 반응 또는 동굴생성물의 생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방해석, 백운석 등의 탄산염 광물의 포화도를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탄산염 광물의 포화도를 나타내는 포화지수(saturation index, SI)는 동굴수의 화학조성을 이용하여 PHREEQC(ver. 3.3.8) 프로그램으로 계산하였다(Parkhurst and Appelo, 1999). SI의 계산식은 식 (1)과 같다.
SI = log(IAP/Ksp) (1)
여기서, IAP(ionic activity products)는 이온의 활동도이고, Ksp는 용존성분의 평형상수로 동굴수와 하천수 내 이온들의 활동도의 곱과 평형상태일 때의 용해도곱으로 나타낸다. 탄산염 광물의 평형상수는 식 (2)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CaCO3 = Ca2+ + Co2-3, Ksp = [Ca2+][CO32-] (2)
여기서, [Ca2+]와 [CO32-]는 각각 Ca2+와 CO32-의 몰농도를 나타낸다. SI = 0일 때, 탄산염 광물의 용해 반응과 침전반응의 속도가 같아 실제로는 탄산염 광물의 용해 또는 침전을 확인할 수 없다. SI < 0인 경우에는 불포화 상태로 동굴수와 기반암이 반응하여 기반암의 용해 반응이 일어나서 동굴이 하부 또는 측방으로 확장될 수 있고, SI > 0일 때에는 포화 상태로 동굴수 내 Ca2+, Mg2+, HCO3-성분들의 침전 반응으로 동굴생성물이 만들어진다. SI로 동굴에서 일어나는 용해 또는 침전반응을 예측할 수 있지만 반응속도는 확인할 수 없으므로 동굴의 확장 속도와 동굴생성물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추정할 수 없다.
결과 및 토의
현장 수질
백룡동굴 주변 동강과 내부 동굴수의 현장수질 측정 결과에 대한 기초통계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하천수의 수온은 1.1~24.3°C의 범위를 보인다. 하천수 중에 WE1은 동굴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기온의 영향을 받아 연중 변화폭이 23.2°C로 매우 넓으며 기온과 유사한 변동특성을 보이지만, WE2는 동굴수의 영향으로 연중 변화폭이 4.8°C로 WE1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를 보인다. 동굴수의 수온은 5.8~20.4°C의 범위를 보이고, 평균 수온은 동굴 입구에서 동굴 내부로 갈수록 점차 증가한다. 동굴수 수온은 WE6 > WE3 > WE4 > WE5 순으로 변화폭이 크다. WE6은 하천수(동강)가 동굴로 유입되는 지점으로 동굴의 가장 안쪽 지점이다. 일반적으로 동굴의 내부로 갈수록 기온의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WE6에서 수온의 변화폭이 가장 큰 것은 기온 또는 동강과 같은 동굴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WE6 다음으로 WE3에서 수온의 변동 폭이 큰 것은 WE3이 동굴 입구 주변으로 대기와 동강의 영향으로 해석된다(Fig. 4).
Table 1. Field parameters in stream and cave water
Max., Min. and Avg.: maximum, minimum and average, respectively; EC: electrical conductivity; ORP: oxidation reduction potential.
Fig. 4. Temporal variation in field parameters measured during the study period. ppt: precipitation.
하천수의 pH는 8.1~9.6의 범위를 보인다. WE1과 WE2에서 pH의 평균은 각각 9.2와 8.9이고 변동폭은 각각 0.7과 1.3으로 WE1보다 동굴수의 영향을 받는 WE2에서 더 큰 변동폭을 보였다. 동굴수의 pH는 7.9~9.6의 범위를 보이고 동굴의 입구, 중간 및 막장에서 평균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동굴수의 흐름이 있는 WE3과 WE6에서 변동폭은 각각 0.5와 0.3이고, 휴석소인 WE4와 WE5에서 변동폭은 각각 1.1과 1.7로 흐름이 있는 지점보다 휴석소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변동폭을 보였다. 이것은 동굴수의 유입경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판단되며 동굴 내부에서도 동굴수의 흐름이 있는 지점과 휴석소의 수리적 연결성은 확인되지 않는다. 조사 기간에 하천수와 동굴수에서 계절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4).
하천수의 EC는 230~363 µS/cm의 범위를 보이고 WE1이 WE2보다 더 넓은 범위를 보였다. 하천수의 EC가 일 강수량에 따른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지만, 조사기간 중에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2022년이 2023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값을 보였다. 조사기간 동안에 2022와 2023년의 총강수량은 각각 1,399.5과 252.0 mm로 1,114.5 mm의 차이를 보였다(Fig. 4). 동굴수의 EC는 224~361 µS/cm의 범위를 보였다. EC의 변동폭은 WE3 > WE5 > WE6 > WE4 순으로 큰 값을 보였으나 지점별 상관성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흐름이 있는 지점은 하천수와 동일하게 2022년에 비해서 2023년에 EC가 높아지는 경향을 관찰하였다. 그러나 휴석소인 WE4와 WE5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WE4는 강수량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326~361 µS/cm의 범위를 보였으며 WE5는 강수량이 많았던 2022년이 강수량이 적은 2023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였다(Fig. 4). 이것은 강수가 동굴로 유입될 때 강수 유입시 토양 및 기반암으로부터 공급된 용존성분들도 같이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WE4와 WE5의 변동특성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동굴수가 유입되는 동안에 격은 기작이 다르거나 동굴수가 유입된 이후 동굴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작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EC가 동굴수 흐름의 상류인 WE6에 비해서 하류인 WE3에서 더 높은 값을 보이는 것은 동굴수가 이용하면서 EC가 높은 물과 혼합되었거나 물-암석 반응으로 용존성분들의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WE3과 WE6의 연결성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WE3과 WE6의 연결성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적자를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천의 ORP는 75~192 mV의 범위를 보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125와 124 mV로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았고 변동 유형도 유사하였다(Fig. 4). 동굴수의 ORP는 44~204 mV로 하천수보다 넓은 범위를 보였지만 하천수와 동굴수의 변동 양상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동굴수의 ORP 평균은 WE6이 96 mV로 다른 지점에 비해서 낮은 값을 보였지만 WE3, WE4, WE5는 각각 124, 127 및 123 mV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동강이 동굴로 유입되는 동안 대기와 단절되면서 WE6의 ORP가 낮아졌지만, 동굴 내부의 산화-환원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WE3~WE5의 ORP 평균이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화학조성
하천수와 동굴수 내 주요 용존성분들의 농도를 Table 2에 나타냈다. 하천수와 동굴수 모두 Ca2+와 알칼리도가 우세하여 Ca-HCO3 형으로 분류되었다(Fig. 5). 하천수 내 주요 양이온은 Ca2+ > Na+ > Mg2+ > Si4+ > K+ 순으로 높았고, 주요 음이온은 알칼리도 > SO42- > Cl- > NO3-순으로 높았다. Ca2+는 3.81~48.1 mg/L의 범위를 보이며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42.0과 45.8 mg/L로 WE1보다 WE2에서 더 높은 농도를 보였다. Na+는 5.5~9.2 mg/L의 범위를 보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7.8과 7.4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높은 값을 보였다. Mg2+는 6.4~7.9 mg/L의 범위를 보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7.5와 7.1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높은 값을 보였다. Si4+1.4~2.7 mg/L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1.9와 2.2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낮은 값을 보였다. K+는 1.2~1.6 mg/L의 범위를 보이고 WE1과 WE2의 평균이 각각 1.4과 1.4 mg/L로 WE1과 WE2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l-는 11.0~18.8 mg/L의 범위를 보이며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15.5와 15.0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높은 값을 보였다. NO3-는 6.7~13.0 mg/L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9.5와 10.9 mg/L로 WE1이 WE2보다 낮은 값을 보였다. SO42-는 20.1~25.5 mg/L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22.8과 22.4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높은 값을 보였다. 알칼리도는 93~135 mg/L이고, WE1과 WE2의 평균은 각각 114와 117 mg/L로 WE1이 WE2보다 다소 낮은 값을 보였다. WE1은 동굴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WE2는 동굴수가 유입되는 지점이며 WE1과 WE2는 지리적으로 약 300 m 떨어져 있어 동굴수의 영향으로 인해 수질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WE1과 WE2의 수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동굴수의 유입으로 동강의 수질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지만, Ca2+, Si4+, NO3-, 알칼리도는 증가하였고, Na+, Mg2+, Cl-, SO42-는 감소하였다. 또한 K+는 변화하지 않았다. 특히, K+의 농도변화가 없는 것은 백룡동굴 관련 수리지질학적 연구에서 K+를 추적자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Table 2. Concentrations of major components dissolved in stream andcave waters (unit: mg/L)
*Alk: alkalinity.
Fig. 5. Piper diagram for cave and stream waters.
동굴수 내 주 양이온의 농도는 Ca2+ > Mg2+ > Na+ > Si4+ > K+ 순으로 높고, 주 음이온은 알칼리도 > SO42- > Cl- > NO3-순으로 높다. 전체적으로 주 양이온 중에 Mg2+의 기여도가 하천수보다 증가하여 Ca2+ 다음으로 높은 농도를 보였다. 주 음이온의 기여도는 알칼리도 > SO42- > Cl- > NO3-순으로 하천수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Fig. 5에서 동굴수는 모두 Ca-HCO3 형 영역에 도시되었지만, 동굴수 중에 흐름이 있는 지점(WE3과 WE6)과 휴석소(WE4와 WE5)의 화학조성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WE4 및 WE5는 WE3 및 WE6에 비해서 Mg2+와 알칼리도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Fig. 5). 특히, WE4에서 Mg2+는 동굴 내 다른 지점보다 1.8~2.5배 더 높았고, 알칼리도는 1.3~1.6배 더 높았다(Table 2 참고). 또한 Ca2+와 Si+의 농도도 휴석소가 흐름이 있는 지점보다 더 높았다. Na+, K+, Cl-, NO3-, SO42-의 평균 농도는 흐름이 있는 지점이 휴석소보다 더 높았다. 휴석소에서 Ca2+, Mg2+, Si4+, 알칼리도의 농도가 더 높은 것은 물-암석 반응의 반응시간에 따른 차이로 판단된다.
포화지수
백룡동굴 내부에서 동굴의 진화 및 동굴생성물의 형성 등과 관련된 환경을 평가하기 위해서 아라고나이트(CaCO3), 방해석(CaCO3), 백운석((Ca,Mg)(CO3)2)의 SI를 계산하였다(Table 3). PHREEQC 모델링 결과 모든 동굴수에서 아라고나이트, 방해석, 백운석이 과포화 상태(SI > 0)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백룡동굴의 내부는 탄산염 광물의 용해보다는 침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으로 동굴생성물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I > 0인 경우에 이론적으로는 탄산염 광물의 용해보다 침전이 우세하게 일어나야 하지만 자연에서는 SI > 0인 경우에도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탄산염 광물이 용해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PHREEQC는 평형모델링으로 수용액과 용존성분들의 반응이 평형을 이룬 상태일 때의 SI를 계산하므로 동굴수가 용존성분들과 평형을 이루지 않은 환경에서는 SI > 0인 경우에도 용해 반응이 침전반응보다 우세하게 일어날 수 있다.
Table 3. Saturation index calculated using the chemical compositions of cave water
동굴 내부에 흐름이 있는 지점 중에 상류인 WE6에서 아라고나이트, 방해석 및 백운석의 SI는 각각 0.37~1.08, 0.88~1.22, 1.29~1.98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든 탄산염 광물이 침전하고, 특히 가을에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었다. 동굴수 흐름의 하류인 WE3에서 아라고나이트, 방해석 및 백운석의 SI는 각각 0.39~0.88, 0.93~1.07, 1.38~1.77로 모든 탄산염 광물이 침전될 것으로 평가되었다. WE6과 WE3에서 탄산염 광물에 대한 SI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동굴 내부의 휴석소인 WE4에서 아라고나이트, 방해석 및 백운석의 SI는 각각 1.12~1.28, 1.26~1.43, 2.44~2.75로 WE3과 WE6에 비해서 SI가 1.3~1.6배 증가하였다. 또한 동굴 내부의 휴석소인 WE5에서 아라고나이트, 방해석 및 백운석의 SI는 각각 0.97~1.26, 1.12~1.40, 1.90~2.49로 WE4에 비해서 SI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WE3과 WE6에 비해서 SI가 1.3~1.6배 증가하였다. WE4와 WE5에서 SI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동굴수의 유입경로가 달라서 수질이 차이를 보이고, 또한 휴석소의 규모, 구조 및 동굴수의 수량 등이 증발과 탄산염 광물의 용해 및 침전 등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동굴수의 SI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백룡동굴 내부의 휴석소가 흐르는 지점보다 탄산염 광물의 침전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가장 큰 이유는 휴석소 내 동굴수가 흐르는 동굴수보다 주변 암석과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또한, 흐르는 지점과 휴석소에서 공급되는 동굴수 수질의 차이, 증발 등으로 인한 유량 변화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요소들이 탄산염 광물의 SI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용존성분의 기원
동굴수가 유동하는 동안에 기원물질의 농도 및 함량비가 보존되는 성분을 이용하여 용존성분들의 기원물질을 밝힐 수 있다. 백룡동굴 주변은 탄산염암이 넓게 분포하고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동굴수는 동강과 강수로부터 공급될 수 있다. 용존성분 중에 Cl-는 기원물질이 명확하고 다른 물질과의 반응성이 낮아 이동 중에 침전 또는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추적자로서 널리 이용한다(Park et al., 2013). 이번 연구에서도 Cl-과 다른 용존성분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하천수 및 동굴수 내 용존성분의 기원물질을 평가하였다. Fig. 6에서 Cl-는 WE1, WE2, WE3 및 WE6과 WE4 및 WE5가 뚜렷이 구분된다. 국내 에서 자연수 내 Cl-는 대부분 강수와 오염물질로부터 공급된다. 백룡동굴 주변에 Cl-의 잠재적인 오염원이 분포하지 않으므로 WE4와 WE5 내 Cl-는 강수로부터 공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WE4와 WE5의 Na+, K+, NO3-, SO42-는 좁은 영역에 도시되고 다른 지점보다 낮은 농도를 보이는 것은 이들 성분이 주로 강수로부터 공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SO42-는 탄산염암 내 황화광물로 공급될 수 있으므로 SO42- 중 일부는 기반암으로부터 공급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SO42-가 황화광물로부터 일부 공급되었다 하더라도 그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WE4와 WE5의 Ca2+, Mg2+, HCO3-는 주로 탄산염 광물로부터 공급될 수 있는 성분들로 Cl-의 농도 대비 넓은 범위를 보이는 것은 WE4와 WE5에서 물-암석 반응의 정도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WE4 또는 WE5에서 강수로부터 유입되는 동굴수의 유량, 각 지점의 유량 등이 계절마다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Ca2+, Mg2+, HCO3-의 농도가 Cl-대비 넓은 농도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Fig. 6. Major ions versus Cl- concentrations.
동굴수의 흐름 방향을 고려하면 WE6이 WE3보다 상류에 위치한다. WE3에서 Ca2+, Mg2+ 및 Si4+의 평균 농도가 WE6보다 약 1.1배 증가하였고, K+, Na+, Cl-, NO3-, SO42-, 알칼리도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WE6은 동굴의 막장 주변에 위치하고 WE3은 동굴 입구 주변에 위치하는데 이러한 결과를 보이는 것은 동강으로 유입된 동굴수가 동굴 내부를 흐르는 동안에 Ca2+, Mg2+ 및 Si4+는 물-암석 반응으로 동굴수에 공급되지만, 공급량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K+, Na+, Cl-, NO3-, SO42-, 알칼리도는 거의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탄산염암의 용해 반응으로 알칼리도가 공급되지만, WE6과 비교해서 WE3에서 알칼리도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동굴수의 기원지 및 유동 특성
백룡동굴은 1개의 주굴(A 구역)과 세 개의 가지 굴(B~D 구역)로 구성된다. 백룡동굴 내부에서 동굴수는 흐름이 확인되는 WE3과 WE6, 휴석소인 WE4와 WE5에서 확인된다. 다른 지점에서도 동굴수가 흐른 흔적이 확인되기는 하지만 강수 발생시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지점이다. 동굴의 막장에서 동굴수 유입이 확인되는 WE6에서 동강에 서식하는 어류와 하상 퇴적물이 확인되기 때문에 동강과 WE6이 수리적으로 연결되어 동강의 일부가 백룡동굴로 유입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야외 조사에서 동굴의 구조상 WE6(상류)와 WE3(하류)의 수리적 연결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동굴수의 흐름방향을 고려하여 두 지점이 수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현장조사와 하천수 및 동굴수의 지구화학 특성을 이용하여 동굴수의 유입 및 유동에 대한 개념 모델을 Fig. 7에 나타내었다. 이번 연구에서 WE6과 WE3의 동굴수의 지구화학 특성이 유사하므로 두 지점이 수리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WE6과 WE3 사이 구간에서 동굴수가 추가로 유입되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두 지점의 유량을 측정하고 두 지점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추가적인 동굴수의 유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두 지점에서 유량 및 유속을 측정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앞으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백룡동굴의 성인 및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백룡동굴 내부의 두 개의 휴석소 중에 WE4는 휴석소의 뒤쪽에 흐른 흔적이 확인되므로 강수가 많은 경우에 일시적으로 동굴수가 공급되고, WE5는 천장으로부터 떨어지는 낙수 형태로 동굴수가 공급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WE4와 WE5의 지구화학적 특성이 뚜렷이 구분되므로 WE4와 WE5가 강수로부터 공급되기는 하지만 유입경로는 다른 것으로 해석하였다.
Fig. 7. Conceptual model for the origin of the cave water.
결론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백룡동굴 주변 하천수와 동굴수의 현장수질을 이용하여 백룡동굴 내부의 수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고 화학조성을 이용하여 동굴수의 수질특성을 평가하였다. 또한 분석 및 평가 결과를 이용하여 동굴수의 기원 및 유동특성을 평가하였다. 백룡동굴은 동굴 입구 주변에서 대기의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다른 지점은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흐름이 있는 동굴수는 주로 동강으로부터 유입되며 동굴을 통과하는 동안에 물-암석 반응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두 개의 휴석소는 동굴수가 강수로부터 공급되지만, 유입경로는 서로 다른 것으로 해석하였다. 모든 동굴수에서 탄산염 광물의 포화도가 모두 과포화 상태로 평가되었다. 이것은 동굴 내부에서 탄산염 광물의 용해 반응보다는 탄산염 광물이 침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탄산염 광물의 포화도가 가장 높은 WE4에서 탄산염 광물의 침전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굴의 내부 수환경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외부의 환경변화에 대해서 빠르게 반응하지 않고 외부 환경변화가 서서히 반영된다. 그러나, 백룡동굴과 같은 개방동굴은 관람객의 유입으로 인해 미공개 동굴보다 환경변화(동굴 내부 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동굴의 환경을 보존하고 관광상품으로써 동굴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동굴의 환경변화를 평가하고 동굴의 운영 및 관리 방안 마련 시 평가 결과를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사
이 연구는 평창군의 “백룡동굴 종합학술조사 연구용역”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였습니다. 동굴조사를 위해서 입굴 허가를 해 주신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조사에 도움을 주신 평창군 관광문화과의 신양문 과장님, 이왕재 팀장님, 윤일구 주무관님, 최재훈 주무관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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