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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Use of Genitive Particle '의': Focusing on the analysis of Korean Learners Corpus

한국어 학습자의 관형격 조사 '의' 사용 양상 연구: 학습자 말뭉치 분석을 중심으로

  • Received : 2023.04.26
  • Accepted : 2023.06.09
  • Published : 2023.06.30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veal the Korean learners' usage pattern of '의', the genitive particle, according to semantic classification, so that it can be referred to in determining the contents and methods of related education. The method of this study adopts a quantitative analysis using learners corpus established by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As a result of the analysis, as proficiency increases, the overall frequency of '의' increases and the number of meaning senses used increases. However, the frequency of errors also increases with it. As for the usage pattern of each sense, the meaning of 'ownership, belonging' is the most frequent, and followed by 'acting entity', 'kinship, social relations', and 'relationship(area)'. In conclusion, the meanings of 'acting subjects' and 'relationships(area) need to be supplemented with explicit education. Other meanings need to be discussed, and decisions should be made in consideration of learning purpose and proficiency.

Keywords

1. 서 론

한국어 학습자에 대한 문법 교육에서 어떤 문 법 항목이 다의적이고 다기능적일 경우 그 모두를 교재에서 다루지 못하고 대표적이거나 중심적인 의미(sense)/기능 한두 개만 제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육적으로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교재에서 해당 문법을 나선형으로 제시하면서 다의적이고 다기능적인 부분도 함께 제시하면 될 것이나, 실 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선형적으로 제시하는 데 그 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제한적 상황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만일 학습자들에서 오류가 많이 나타난다 면 이 문제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한다. 특 정 문법의 선형적 제시 때문에 해당 의미를 제대 로 파악하지 못하는 학습자들이 늘어난다면 그것 은 높은 오류율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교재에 등장하는 각 문법 항목 들에 대해 먼저 학습자들의 실제 사용 양상과 오 류 양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즉, 여러 의미/기 능 중 자주 쓰는 것은 어떤 것이며 그것을 올바 르게 쓰고 있는지, 오류를 범한다면 어떤 의미/기 능에서 오류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오류의 빈도 와 경향은 어떠한지, 왜 그러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문법 항목 이 가지는 다의적, 다기능적 특징 중에 어떤 것 들을 실제 교육에 반영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여러 의미들을 나선형으로 제 시하는 것이 이상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해 서 학습자들의 오류로 이어지는 문법 항목에는 어 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관형격 조사 ‘의’가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조사 ‘의’는 대부분의 교재에 서 초급에서만 다루어지고 중급, 고급에서는 문법 항목으로서 명시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1) ‘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분류에 따르면 의미(sense, 의 항)가 21가지나 되는데 이 중에서 교재에서 제시 하는 것은 ‘의’의 첫 번째 의미, 즉 ‘뒤 체언이 나 타내는 대상이 앞 체언에 소유되거나 소속됨을 나 타내는 격조사’라는 의미에 한정된다2). 이러한 상 황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자들이 ‘의’와 관련하여 오 류를 크게 범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이다. 그러나 관형격 조사 ‘의’는 워낙 의미/기능 이 다양할 뿐 아니라 그 의미들을 잘 학습했다고 하여도 선행 명사와 후행 명사의 조건에 따라 생 략을 해야 하는 상황, 생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생략을 하면 안 되는 상황 등 복잡한 조건 이 있기 때문에 모국어 직관이 없는 학습자들로서 는 제대로 구사하기가 쉽지 않은 문법 항목이다. 또 대부분 모국어에 한국어 ‘의’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문법요소가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그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모국어 간섭 역시 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실제 교육현장의 경험에 비추어 보더 라도 ‘의’의 다양한 의미와 실현 양상을 익히지 못해서 생기는 오류들이 학습자 작문 등에서 다수 발견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를 통 해 학습자들이 관형격 조사 ‘의’를 어떻게 사용하 고 있는지 그 양상을 우선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의’의 의미를 유형화한 후, 일정한 기 준에 따라 형태 주석 말뭉치에서 관형격 조사가 쓰인 문장을 추출하여 학습자 등급별로 분석해 볼 것이다. 이는 향후 관형격 조사 ‘의’에 대한 오류 실태 파악과 이를 통한 교육 내용 재구축의 방안 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관형격 조사 ‘의’에 관한 한국어교육 분야의 선행 연구

관형격 조사 ‘의’와 관련된 한국어 교육 분야의 연구는 학습자 오류를 기반으로 한 교육 방안 연 구를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중에는 말뭉치를 이용한 경우도 포함된다.

안경화ㆍ양명희(2005)에서는 일본어권 학습자를 대상으로 관형격 조사 오류를 분석한 후 이에 따 라 교육 방안을 설계하였다. 동 연구에서는 ‘의’를 생략하는 경우, 수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사용하는 경우로 나누어 교육해야 하며, ‘의’의 의 미 기능도 수준에 따라 달리 교육해야 한다고 하 였다. 또한 학습자들의 언어와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1]

김선효(2007)에서는 일본어권 중급학습자의 관형 격 조사 ‘의’의 오류 양상을 명사구성, 동격구성, 격조사 구성, 시간부사어 구성, 기타로 나누어 살폈 다. 또 ‘의’가 필수적인 환경, 필수적으로 실현되면 안 되는 환경, 의미를 파악하기 곤란한 환경, 수의 적인 환경으로 나누어서 살핀 후, 이러한 오류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를 논하였다.[2]

사수진(2016)은 관형격조사 ‘의’에 대한 학습자 들의 표기오류를 살피되 부사격조사 ‘에’와 비교하 면서 고찰하였다. 먼저 ‘의’의 의미와 용법을 정리 하고 주요 대학 한국어 교재의 ‘의’ 제시 현황을 살펴보았으며, 학습자 대상 설문 조사를 통하여 표기 오류의 양상과 원인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관형격 조사 ‘의’의 의미별 교육 순서와 교육 원칙을 제시하였는데, 교재에서 ‘의’ 의 비중을 늘릴 것, ‘의’의 의미와 용법을 현행보 다 다양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가르칠 것 등을 주 장하였다.[3]

최은지(2017)에서는 중국어권 고급학습자들의 관형격 조사 첨가, 누락 오류를 살펴보았다. 발표라는 상황 맥락에서는 첨가의 오류는 나타나지 않 았고 주로 누락의 오류가 나타났는데, 그 원인은 학습자 모국어가 부정적으로 간섭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동 연구에서는 조사가 반드시 실 현되어야 하는 경우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 하였다.[4]

Dai Mengwei(2021)에서는 관형격 조사의 수의 적 실현이 구어와 문어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선ㆍ후행 성분의 관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를 말뭉치를 통해 살피고 있다. 특히 선ㆍ후행 성 분의 형태ㆍ통사적 관계 혹은 의미적 관계에 따라 실현 양상에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밝혔다.[5]

위의 연구들은 관형격 조사 ‘의’의 의미와 쓰임 을 정리하고 학습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오류들을 바탕으로 교육적인 방향을 제언했다는 데에 의미 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특정 언어권이 나 특정 숙달도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오류 의 유형 중 특정 오류만을 다룸으로써 전체적 현 황 파악에 제한이 있었다. 그리고 학습자 쓰기의 ‘오류’만을 다루고 있기에 관형격 조사가 제대로 사용된 양상과 비교해 볼 수가 없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언어권 및 숙달도의 제한을 두지 않고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며 관형격 조사 ‘의’가 제대로 쓰인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을 모두 다 루고자 한다. 즉, 오류 분석에 앞서 우선 학습자 들의 관형격조사 사용 양상을 전체적으로 파악하 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3. 관형격 조사 ‘의’의 의미, 기능

관형격 조사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들이 존재하나 먼저 남기심ㆍ고영근(2014)에서는 관형 격 조사에 대해 ‘선행하는 체언으로 하여금 후행 하는 체언에 대해 관형어가 되게 하는 기능을 띠고 있다’고 설명한다.[6] ‘이/가’, ‘을/를’, ‘에/에서’ 등 다른 격조사들은 체언이 동사와 맺는 관계를 표시해 주지만 관형격 조사는 체언과 체언의 관계 를 설정 해 준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선행 체 언과 후행 체언의 관계에 따라 의미가 나누어지는 데, 그 결과 매우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며 사 전에 따라 의항(sense)이 다르게 제시되기도 한다. 본고에서는 한국어 사전으로서 그 권위를 널리 인 정받고 있으면서 한국어교육 현장에서도 많이 참 조하는 사전인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의 기술에 따라 Table 1과 같이 ‘의’의 의미를 정리, 제시한다.

Table 1. the meaning senses of genitive particle ‘의’, presented in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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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에서는 관형격조사 ‘의’의 의미를 21가지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어 다른 학습 용 사전에 비해 매우 자세하게 분류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7] 반면 (cid:2)한국어기초사전(cid:3)[8]과 (cid:2)외국 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cid:3)[9]에서는 (cid:2)표준국어대사 전(cid:3)에 제시된 의미를 6가지로 크게 묶어서 Table 2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3) 비교를 위해 해당 항목 의 의미가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의 몇 번에 해당하는지 를 각 의미(sense) 아래에 정리해 두었다.

Table 2. the Meaning senses of genitive particle ‘의’, presented in (cid:2)한국어기초사전(cid:3) And (cid:2)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2(c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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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세 종류의 사전을 비교할 때, (cid:2)한국어기초 사전(cid:3)과 (cid:2)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cid:3)는 관형격 조사의 의미를 큰 범주로 분류하고 있어 분류의 이점이 있다. 그러나 너무 큰 sense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학습자들이 생 산해 낸 관형격 조사 포함 명사구의 세부적 의미 를 추적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의미의 분류 가 상대적으로 상세하지만 너무 많지도 않아서 ‘의’의 의미별 사용 양상을 효과적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의 분류를 따르기로 한다.

4. 학습자 말뭉치에 나타난 관형격 조사 ‘의’의 사용 양상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국립국어원에서 2015 년부터 2020년까지 300만 어절 규모 이상의 학습 자 말뭉치를 수집 및 구축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139개국 학습자를 표본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92개이다.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는 원시, 형태 주석, 오류 주석 말뭉치가 있는데 현재까지 구축된 규모는 아래 Table 3과 같다.

Table 3. The scale of Korean learners 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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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형태 주석 말뭉치와 오류 주석 말뭉치에서 나타나는 관형격 조사 ‘의’의 빈도는 다음과 같다.

Table 4. Frequency of genitive particle '의', in annotated corpus of Korean lear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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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4에서 보듯이 형태 주석 말뭉치에서 관 형격 조사 ‘의’의 사용 빈도는 급이 올라갈수록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형태 주석 말뭉치는 원시 말뭉치와 달리 급에 따른 표본 어 절 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정규화를 하지 않 아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관형격 조사 의 사용 빈도는 급이 올라갈수록 높아진다고 보아 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위에서 제시하지는 않았 으나 오류 주석 말뭉치에서 나타나는 관형격 조사 관련 오류도 학습자의 등급이 올라가면 그 오류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관형 격 조사는 학습자의 단계가 올라갈수록 사용도 많 이 하고 오류도 많이 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학습자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다양한 환경별 사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오류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연구는 학습자들의 오류 양상을 살펴보기에 앞서 사용 양상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선 형태 주석 말뭉치에 주석된 관형격 조사를 분석하여 보았다. 학습자들이 사용 한 관형격 조사를 전수 분류하기는 어렵기에 1급에 서 6급 학습자들이 사용한 관형격 조사 중 각 급 에서 어절 300개씩을 추출하여 Table 1에 제시된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의 의미 분류대로 분석하였다.4) 그 결과를 아래 Table 5와 Fig 1에서 제시한다.

Table 5. The patterns of use of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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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형태 주석 말뭉치에서 각급 학습자가 사용한 관형격 조사의 분석 결과를 ‘왼쪽 문맥 어절’ 기준으로 100개씩 정렬한 후 가장 앞쪽, 중간, 마지막에서 각각 100개 씩 300개를 추출하였다. 다만, 추출된 예 중에서 ‘의’의 선행 명사로 특정 명사 가 너무 많이 등장하는 경우(예를 들면 ‘한국의’가 10개 이상 연속되는 등), 해당 페이지가 아닌 앞과 뒤의 페이지를 선택 하여 추출하였다. 또한 의미 분류 중에 오류가 발견되거나 분석이 불가한 경우, 같은 예문이 중복 발견된 경우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문어와 구어의 구분은 하지 않았는데 이는 오류 양상과 조건을 같게 하기 위함이다.

5) 여기에 제시된 의미분류 타이틀은 (cid:2)표준국어대사전(cid:3)의 의미분류를 따르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편의상 붙인 것일 뿐, 각 sense의 특징을 잘 대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일관된 기준을 적용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실제 교육에 적용하기 위 해서는 재고와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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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the patterns of use of ‘의’

관형격 조사의 사용 빈도는 먼저 ‘소유, 소 속’(33.59%, 예문1)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작용 주체’(24.40%, 예문2), ‘친족, 사회관계’ (12.67%, 예 문3), ‘관계(해당영역)’(7.48%, 예문4), ‘때’(4.60%, 예문5), ‘정보, 속성’(3.30%, 예문6), ‘장소’(2.53%, 예문7), ‘특성’(2.53%, 예문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소유, 소속’ 의미와 ‘친족, 사회관계’ 의미는 초급 교재에서 가장 먼저 제시되는 의미인데 학습자들 역시 이러한 의미를 친숙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그 외의 의미들은 한국어 교재에서 명 시적으로 다루지 않고 읽기나 듣기 텍스트에서 자 연스럽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학습자들이 이러 한 의미 역시 일부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예문은 학습자들이 구성한 문장을 그대로 제시한 것이며 참고를 위해 학습자 모국어와 한국 어 숙달도를 괄호 안에 밝혔다.

(1) 소유, 소속 : 나라마다 문화가 달라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나 여행을 가면 문화, 생활과 음식을 알려고 싶다. (타이어, 3급)

(2) 작용주체 : 21세기 현제는 우리 생활에 인 터넷의 보급으로 장보화 사회이다. (중국어, 4급)

(3) 친족,사회관계 :한국 음식하고 제 친구들을 많 보고 싶을 거예요. (영어, 2급)

(4) 관계(해당영역) : 현재 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학력의 격차에 이루어지는 예가 많 다. (일본어, 5급)

(5) 때 : 10년 후의 저는 똠을 이루기 위해서 세게 여행을 떠날 줌비를 하고 있을 것이 다. (몽골어, 3급)

(6) 정보, 속성 : 만리장성을 계단으로 이루어졌 는데 살펴보면 계단의 높이나 간격이 일정 하지 않다. (싱가포르, 영어, 6급)

(7) 장소 : 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전라북도 의 원광대학교에 다녔다. (중국어, 3급)

(8) 특성 : 대상국사는 송나라 최대의 황실 사 찰입니다. (중국어, 3급)

한편 학습자들의 관형격 조사 사용 양상을 등 급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Table 6. Patterns of use of ‘의’ according to proficiency rating in annotated Korean learners 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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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6의 명암 처리된 셀은 각 단계에서 새로 등장하는 의미인데 이를 통해서 단계에 따라 학습 자들이 얼마나 다양한 관형격 조사의 의미를 구사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해당 셀이 2급에서 4개, 3급에서 2개, 6급에서 2개가 나타나 는 것으로 볼 때 초급에서 고급으로 갈수록 조금씩 이라도 관형격 조사의 의미를 더 다양하게 사용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급 학습자들도 아주 소수 이기는 하나 교재에 나오지 않은 의미도 사용하고 있었지만 선행 명사의 종류가 한정적이었다. 1급의 경우 ‘나의’나 ‘내’가 300개 중 24개, ‘저의’와 ‘제’ 가 163개로 나타났으며, 2급의 경우 ‘나의’와 ‘내’ 는 57개였지만, ‘저의’와 ‘제’는 74개로 초급의 반 이 되지 않았다. 3급부터는 이와 같은 선행어들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6) 이는 초급 학습자들은 주로 자신 주변의 것에 한정해서만 이 야기할 수 있는데 반해 중급부터는 더 넓은 범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학습자 단계의 특징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특징은 대화 나 글 내용의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분석 결과 에 나타난 경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등급별 관형격 조사의 사용 양상을 의미 분류 별로 분석해 보면, 먼저 ‘소유, 소속’과 ‘친족, 사 회관계’의 의미에 속하는 사용은 급이 올라감에 따라 줄어듦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관형격 조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로 초급 단계에서 배우게 되는 데 이런 의미의 사용 비중이 고급으로 갈수록 줄 어드는 것은 학습자의 발달 단계에 따라 관형격 조사를 다양하게 사용하게 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작용 주체’나 ‘관계(해당 영 역)’와 같은 의미는 고급으로 갈수록 그 쓰임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는 일반적 으로 문장이 길고 복잡해졌을 때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 학습자들의 사용 양상에서도 동일 한 경향을 보인다고 하겠다.

한편 학습자의 숙달도 단계가 높아질수록 아래 (9)와 같은 ‘비유 표현’의 의미를 가진 ‘의’의 사 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9) 비유표현 : 현대인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 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베트남어, 5급)

(9) 비유표현 : 현대인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 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베트남어, 5급)

문어적 상황에서 관용적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 는 의미 관계를, 명시적 교육 없이도 학습자들이 잘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모국어 에도 비슷한 관용적 표현이 있기 때문일 수 있지 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해 영역을 넘어 표현 영역 에서까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고 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일부의 우수한 학생 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보통의 학습자 들이 이러한 의미를 더 잘 받아들이고 사용하도록 관형격 조사의 다양한 의미와 쓰임에 대해 더 많 이 분석하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

5. 결 론

본고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에 나타난 관 형격 조사 ‘의’의 의미 분류별 사용 양상을 학습 자 모국어와 숙달도 단계를 제한하지 않고 전체적 으로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학습자들은 가장 처 음, 명시적으로 배운 의미를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또 전반적으로 숙달도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사용하는 의미의 종류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 였으며 교재에서 명시적으로 배우지 않은 의미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의’의 의미 중 학습자들에게 익숙한 것으로 는 ‘소유, 소속’, ‘친척, 사회관계’에 관한 의미가 대표적인데 이 두 가지의 경우 성공적으로 옳게 사용한 경우도 많지만 오류의 빈도 역시 높았다. 즉 관형격 조사 ‘의’는 학습자들에 의해 높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많이 사용하는 의미 유형에 서 오류 역시 많이 범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 외에 다른 의미들에 관해서는 학습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오류도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그중에서 ‘작용 주체’ 나 ‘관계(해당 영역)’ 등의 의미는 학습자들이 듣 기나 읽기 지문을 통해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내 용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고 정 확하지 않은 쓰임이 보이므로 명시적인 교육을 통 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학습자들이 ‘의’의 다양한 의미 중 교재를 통해 교육받지 않은 의미들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은 모국어 대응 요소의 쓰임에서 유추한 것일 수 있 다.7) 모국어와 한국어의 대응 요소가 동일한 쓰임 을 보이는 경우 이처럼 긍정적 전이로 이어질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동일하게 쓰이지 않는 예들에 서는 모국어 간섭에 의한 오류로 이어지기 쉬우며 명시적 교육을 통해 이를 교정하지 않으면 오류가 화석화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관형격 조사의 기타 주변적 의미에 대한 교육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와 합 의가 필요하다. 사전에 제시된 모든 의미에 대해 교재를 통해 명시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육적 상황에는 시간과 물질적 제한이 따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습자들의 한 국어 학습 목적이 다양해지고 고급 학습자들이 늘 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이처럼 다의적 특성을 가진 항목을 어떻게 분류하고 누구를 대상 으로 어느 단계에서 어느 정도로 교육할지에 대한 논의가 되도록 빨리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관형격 조사 ‘의’의 다의성은 선행명사와 후행 명사 간의 관계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간의 관계가 매우 복잡 다양하므로 이러한 한국어 내부적 요인에 의해 학습자들이 혼 동을 일으키기 쉬울 뿐 아니라 모국어 대응 형식 의 쓰임과 차이가 있기에 그 간섭으로 인한 어려 움 역시 가중된다고 할 수 있다. 또 ‘의’는 생략해 도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선 행명사와 후행명사 간의 관계를 잘 안다고 하더라 도 관형격 조사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선행명사와 후행명사의 특정한 관계를 나타내는 다른 조사들도 있기 때문에 그중 어떤 것을 써야 할지도 난점으로 작용한다. 따라 서 적어도 고급 단계의 학생, 특히 통번역을 목표 로 하는 등 높은 수준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학습 자들을 위해서는 이러한 교육 내용이 보충될 필요 가 있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관형격 조사 ‘의’에 대한 학습자들의 전체적 사용 양상 파악에 주력하 였고 본격적인 오류 분석은 다루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다른 연구에서 이 점을 보완할 것 을 기약하며 이 글을 끝맺는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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