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증발산은 수자원 계획, 물수지 분석 및 열수지 분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증발산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정량적 양을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계획 및 분석 등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많은 연구자들은 증발산량을 결정하기 위하여 다양한 산정방법 및 추정방법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방법마다 요구하는 입력자료 등 특징이 다를뿐더러 근거로 하는 이론적 배경 역시 상이하여 상황 및 대상별로 사용하기 적합한 방법이 달리 존재한다. 적합한 결정방법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우선 방법들의 이론적 배경 및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증발산은 크게 세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우선 잠재증발산은 토양이 수분으로 완전 포화되어 있고 물 공급에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증발산을 뜻한다. 실제증발산은 표면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증발산을 뜻하며, 통상적으로 잠재증발산보다 양이 적다. 마지막으로 기준증발산은 잔디 및 알팔파 등 기준이 되는 작물로 뒤덮인 표면에서 물 공급에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증발산을 뜻한다. 기준증발산은 잠재증발산과 마찬가지로 물 공급에 제한이 없는 상태를 가정함으로 잠재증발산과 동일한 개념으로 취급된다 (Xu and Singh, 2002).
본 연구의 목적은 증발산 산정 및 추정방법들의 유도과정, 이론적 배경 및 특징을 고찰하고, 국내에서 관련 연구가 주제별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아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잠재증발산 산정방법들을 요구하는 입력자료별로 분류하여 이론적 배경 및 특징을 정리하였다. 이후, 실제증발산 추정방법의 이론적 배경 및 특징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관측에 근거한 방법 및 강우-유출모형을 이용하는 방법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추가로 이렇게 정리된 방법들이 국내 연구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를 기술하여 그 발전과정도 살펴보았다.
2. 증발산 산정방법들의 특징
2.1 잠재증발산 산정방법
잠재증발량을 산정하는 방법은 크게 물수지법, 에너지수지법 및 공기동역학적 방법이 있다. 특정 저수지에서의 증발이 아닌 경우 물수지법은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일반적으로 에너지수지법 및 공기동역학적 방법이 많이 고려되어 왔다. 에너지수지법은 표면에 유입되는 복사 에너지와 증발 표면으로부터 유출되는 에너지의 차인 순복사에너지를 증발 및 다른 요소들이 소모한다는 개념에 근거한다. 표면에 태양 등으로부터 단파 및 장파 복사 에너지가 유입되고 반사 등에 의하여 유입되는 에너지의 일부가 유출이 되면, 그 나머지는 표면에 저장되게 된다. 이때 저장되는 에너지는 표면을 구성하는 인자에 따라 현열, 잠열, 토양으로의 열전달, 광합성 등에 의하여 소모된다. 즉, 증발표면에 물이 있다면, 저장되는 에너지 중 일부는 증발에 의해 소모되게 되며, 에너지수지법은 이 에너지의 양을 결정하여 증발량을 산정하는 것이다. 공기동력학적 방법은 자유표면으로부터의 물분자의 이동이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에 비례한다는 Dalton (1802)의 법칙에 근거한다. 대기의 실제증기압이 포화증기압에 못 미치면 표면에서의 증발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원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수지법은 공기의 유동이 전혀 없는 경우에만 성립하고, 공기동력학적 방법은 에너지의 교환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문제가 있다. 즉, 잠재증발량의 산정에는 이 두 경우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잠재증발량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수지법과 공기동역학적인 방법을 모두 고려하면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표면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 어려워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Penman (1948)이 해결하게 된다. 즉, Penman (1948)은 이 두 산정방법을 조합하여 측정하기 가장 어려웠던 표면 온도를 매개변수에서 제외하였다. Penman(1948)은 두 산정방법에 의해 산정된 각각의 증발량에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와 습도계 상수로 구성된 가중인자를 적용하여 자유수면에서의 잠재증발량을 산정할 수 있는 식을 제시하게 된다. 마치 에너지수지법에 의한 잠재증발량과 공기동역학적 방법에 의한 잠재증발량을 가중평균하는 방식과 같은 식의 구성이다. 이 새로운 방법은 조합법 (combination method)이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begin{aligned}E_{p}=\frac{\Delta\left(R_{n}-G\right)+\lambda E_{a} \gamma}{\lambda(\Delta+\gamma)}=\frac{\Delta\left(R_{n}-G\right)}{\lambda(\Delta+\gamma)}+\frac{E_{a} \gamma}{(\Delta+\gamma)}\end{aligned}\) (1)
Ea = f(u)(es - ea) (2)
f(u) = (a + bu2) = 0.263 + 0.141u2 (3)
여기서, Ep (mm/day)는 잠재증발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이며 일 단 위로 계산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고,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Ea(mm/day)는 공기동력학적 증발량,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 (es - ea) (kPa)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 a와 b는 경험적으로 얻어진 계수 (a= 0.263, b= 0.141), u2 (m/s)는 지상 2 m 높이에서의 풍속이다. 식(1)에서 첫째 항 Δ(Rn - G)/(λ(Δ + γ))은 에너지항을 의미하고 둘째 항 Eaγ((Δ + γ))은 공기동력항을 의미한다. 각각의 항에 포함되는 Δ/(Δ + γ)및 γ/(Δ + γ) 등이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와 습도계 상수로 구성된 가중인자이다. 에너지항은 매개변수 입력 시 kg/m2/day의 단위를 가지게 되지만 1 kg은 0.001 m3로 변환될 수 있기에 최종적으로 mm/day로 나타난다. 식 (1)은 자유수면에서의 잠재증발량을 산정하는 식으로 토양에서의 잠재증발산량을 산정하려면 경험적 계수를 곱해주어야 한다. 식 (3)은 경험적으로 얻어지는 계수를 포함하기에 지역 특성에 따라서 보정해 주어야 한다 (Rim, 2008).
Monteith (1965)는 Penman (1948) 식에 저항의 개념을 적용하여 직접적으로 잠재증발산량을 산정할 수 있는 Penman-Monteith (1965) 식을 유도하였다. Monteith(1965)는 Penman (1948) 식에 증발산 표면에서 발생하는 공기동력학적 저항에 대한 상수와 식생의 기공저항에 대한 상수를 추가하였다. 또한 식 (1)에 포함되는 λEaγ를 대기밀도, 대기의 비열,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 공기동력학적 저항으로 나타내었다.
\(\begin{aligned}E T_{p}=\frac{\Delta\left(R_{n}-G\right)+86400 \frac{\rho_{a} C_{p}\left(e_{s}-e_{a}\right)}{r_{a}}}{\lambda\left[\Delta+\gamma\left(1+\frac{r_{s}}{r_{a}}\right)\right]}\end{aligned}\) (4)
여기서,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이며 일단위로 계산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고,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 ρa (kg/m3)는 대기밀도, Cp (MJ/kg/℃)는 대기의 비열, (es - ea) (kPa)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 ra (s/m)와 rs (s/m)는 표면에서 발생하는 공기동력학적 저항과 식생의 기공저항에 대한 상수이다. 공기동력항에 포함된 86400은 식에 포함된 ra가 s/m의 단위를 가지는 것을 고려하여 매개변수 입력 시 mm/s의 단위로 산정되는 공기동력항을 mm/day로 변환해 주는 계수이다. Penman-Monteith (1965) 식은 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유도되었기 때문에 기후조건의 제약 없이 모든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고 정확도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지었다(Maidment, 1993; Allen et al., 1994; Allen et al., 1998).
유엔식량농업기구 FAO (1998)는 기준증발산을 산정하기 위한 표준 산정식으로 식 (4)를 선택하였다. FAO(1998)는 높이 0.12 m를 가진 가상의 잔디를 기준 작물로 택하여 해당하는 표면의 기공저항 (rs = 70 s/m) 및 공기동력학적 저항 (ra = 208/u2 s/m) 등을 식 (4)에 입력하였다. FAO (1998)는 식 (4)의 공기동력항에 포함된 대기밀도 (ρa)를 이상기체 법칙을 이용하여 대기압 (P), 가온도(Tkv = 1.01(T + 273)), 비기체상수 (R = 0.287 kJ/kg/K)의 함수 (ρa = P/(TkvR))로 표현하였고 대기의 비열 (Cp)을 건습계상수 식을 재배열하여 건습계 상수 (γ), 수증기와 건조공기의 분자량의 비 (ε = 0.622), 증발 잠열 (λ =2.45 MJ/kg), 대기압 (P)의 함수 (Cp = γ𝜖λ/P)로 표현하였다. 이후 FAO (1998)는 바뀐 항들을 간소화하여 최종적으로 식 (4)의 ρaCp/λra를 γ(900/(T + 273))u2 (mm/℃/day)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FAO (1998)는 높은 정확성을 보이는 FAO Penman-Monteith (1998) 식을 제시하였다.
\(\begin{aligned}E T_{o}=\frac{\Delta\left(R_{n}-G\right)+86400 \frac{\gamma(0.622) \lambda}{1.01(T+273) R}\left(u_{2} / 208\right)\left(e_{s}-e_{a}\right)}{\lambda\left[\Delta+\gamma\left(1+0.34 u_{2}\right)\right]}\end{aligned}\) (5)
여기서, ETo (mm/day)는 기준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이며 일단위로 계산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고,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 T (℃)는 2 m 높이에서 일 평균 기온, u2 (m/s)는 지상 2 m 높이에서 풍속, R(kJ/kg/K)은 비기체상수 (R = 0.287 kJ/kg/K), (es - ea)(kPa)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이다. 식 (5)는 높은 정확성을 보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기 위한 대표적인 산정식으로 여겨지며 관측값이 없는 경우 식 (5)에 의한 산정값을 정해라고 가정하는 경우도 있다 (Lee et al., 2008).
조합법은 높은 정확성으로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많은 매개변수를 요구한다. 따라서 조합법은 다양한 기상자료 관측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기상자료 관측이 어려운 경우 기온 및 복사량 등은 충분한 정확도로 추정할 수 있지만, 풍속의 경우 실질적으로 정확하게 추정할 방법이 없다 (Irmak et al., 2003).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여 많은 연구자들은 조합법을 간단히 적용할 수 있는 식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례의 대표적인 경우가 복사 자료만을 입력자료로 사용하여 잠재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주로 짧은 기간의 증발산을 산정하기에 적합하다고 연구된 바 있다 (Jensen and Haise, 1963). 건조지역보다는 습윤한 지역에서 보다 정확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Irmak et al., 2003). 대표적인 식으로 Penman (1948) 식을 경험적으로 변형한 Makkink (1957) 식과 Priestley-Taylor (1972) 식 등이 있다.
Makkink (1957)는 Penman (1948) 식을 경험적으로 수정하여 증발표면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에너지, 즉 일사량만을 이용하여 잔디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할 수 있는 식을 제시하였다. Makkink (1957)는 순복사량과 일사량에는 일정한 비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Penman (1948) 식에 포함된 순복사량을 일사량으로 수정하였다. 순복사량은 지구를 기준으로 태양복사량 (입력)과 지구복사량 (출력)의 차이를 의미하고 일사량은 태양복사량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직접 관측이 용이하다. 또한, Penman (1948) 식에서 풍속을 입력자료로 요구하는 공기동력항을 제거하였으며 증발산을 일단위로 산정하는 경우 토양으로의 열전달 은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G를 제거하였다. Makkink(1957)는 이렇게 수정된 식을 증발산계를 이용한 관측값에 적용하여 회귀분석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로서 기울기 0.61과 절편 –0.12를 도출하였다.
\(\begin{aligned}E T_{o}=0.61 \frac{\Delta R_{s}}{\lambda(\Delta+\gamma)}-0.12\end{aligned}\) (6)
여기서, ETo (mm/day)는 기준증발산량, Rs (MJ/m2/day)는 일사량,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이다. Makkink (1957) 식은 매개변수 측정이 용이하여 실용성이 높다고 검토된 바 있다 (Kim and Hwang, 2001).
Priestley and Taylor (1972)는 습윤한 지역에서 증발산량의 80%는 이용 가능한 태양의 복사열에 의해 발생하고 증발산량의 21∼22%는 공기동력학적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하여 Penman (1948) 식을 경험적으로 수정하였다. Priestley and Taylor (1972)는 Penman (1948) 식에 포함되어있던 공기동력항을 제거하였고, 에너지항에 경험적 계수를 추가하였다. 여기서 추가된 경험적 계수는 제거되는 공기동력항을 대체하기 위하여 에너지항에 가중치를 곱해주는 계수이다. 즉, Priestley and Taylor (1972)는 대상 지역이 습윤한 경우 Penman (1948) 식의 공기동력항이 에너지항의 약 0.26배 정도인 것을 고려하여 Penman (1948) 식에서 공기동력항을 제거하였고 에너지항에 1.26의 값을 가지는 경험적 계수를 추가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Priestley and Taylor (1972)는 Penman (1948) 식과 완벽하게 동일한 값은 아니지만 대략 유사한 값을 나타내는 Priestley-Taylor (1972) 식을 제시하였다. Priestley-Taylor(1972) 식은 Penman (1948) 식의 에너지항만을 사용하므로 순복사량만을 입력자료로 요구하며 식의 가정에 따라 비교적 습윤한 지역에서 사용하도록 제안되고 있다.
\(\begin{aligned}E T_{p}=1.26 \frac{\Delta\left(R_{n}-G\right)}{\lambda(\Delta+\gamma)}\end{aligned}\) (7)
여기서,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이며 일단위로 계산하는 경우 무시할 수 있고,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이다.
지역에 따라 기온 자료가 유일한 기상관측자료인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잠재증발산을 산정할 목적으로 여러 경험식이 제시된 바 있다 (Xu and Singh, 2001). 기온 자료를 이용하여 잠재증발산을 산정하는 방법은 대략 192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Jensen et al., 1990), 알려진 산정식의 개수로는 약 9가지 정도가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Blaney-Criddle (1950) 식 및 Hargreaves and Samani (1985) 식 등이 있다.
Blaney and Morin (1942)은 건조한 미국 서부 지역에 알팔파, 목화 등의 농업지역을 대상으로 토양수분 감소량, 대기온도, 및 상대습도를 측정하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는 식을 유도하였다. 그러나 이 식은 당시 미국 서부지역에 상대습도에 대한 충분한 관측자료가 가용하지 않음에 따라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보다 단순화한 식을 제시하게 된다 (Blaney and Criddle, 1950). 이 Blaney-Criddle (1950) 식은 기준증발산량을 평균 기온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며 많은 지역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Singh, 1989).
ET = kp(0.46Ta + 8.13) (8)
여기서, ET (mm)는 산정 기간에 대한 기준증발산량, k는 경험적 작물계수, Ta (℃)는 월 평균 기온, p (%)는 1년 총 낮 시간 (365 × 12) 대비 산정 기간의 낮 시간이다. 식 (8)에 포함되는 경험적 작물계수 k는 월별로 대상 식물의 ET, T, 그리고 p를 관측하여 경험적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k는 지역 특성에 따라 보정해 주어야 한다. Blaney-Criddle(1950) 식은 앞서 설명한 산정식과는 다르게 일별 증발산량을 산정하지 않고 총 기간에 대한 증발산량을 산정한다. 그 이유로는 식 (8)에 포함된 p가 1년 총 낮 시간 대비 산정 기간의 낮 시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Hargreaves (1975)는 미국 캘리포니아 Davis에서 증발산계 관측 자료를 이용하여 기온 및 일사량에 기초한 잔디 기준증발산량 산정식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Hargreaves and Samani (1982, 1985)는 당시 일사량을 관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판단하여 기존 식에 포함되어있던 매개변수 일사량을 대기권상층부 복사량 (extraterrestrial radiation)으로 대체하였다. 대기권상층부 복사량은 대기의 바깥 표면에 수직으로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뜻하며 태양광과 대상 지역의 수평면의 각도에 따라 값이 바뀐다. 이 각도는 대상 지역의 위도와 계절 및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대기권상층부 복사량은 대상 지역의 위도, 시간 및 일수의 함수로 표현되며 직접적인 관측을 요구하지 않는다. Hargreaves and Samani (1982, 1985)는 이러한 대기권상층부 복사량과 일 최대 기온과 최저 기온의 해를 이용하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할 수 있는 식을 제시하였다.
\(\begin{aligned}E T_{o}=0.0023 \frac{R_{a}}{\lambda} \sqrt{T_{\max }-T_{\min }}(T+17.8)\end{aligned}\) (9)
여기서, ETo (mm/day)는 기준증발산량, Ra (MJ/m2/day)는 대기권상층부에서의 복사량,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Tmax (℃)는 일 최대 기온, Tmin (℃)은 일 최저 기온, 그리고 T (℃)는 2 m 높이에서의 일 평균 기온이다. Hargreaves and Samani (1985) 식은 풍속 및 상대습도 등 지역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 기후요소를 고려하지 못하나 최소한의 기후자료를 요구한다는 장점이 있다(Rim, 2017). Table 1은 이러한 잠재증발산 산정방법들을 유형별로 나누어 정리한다.
Table 1. Methods used to calculate potential evapotranspiration
Note: EP (mm/day) is potential evaporation, ETP (mm/day) is potential evapotranspiration, ETo (mm/day) is reference evapotranspiration, Ea (mm/day) is the aerodynamic evaporation Rn (MJ/m2/day) is net radiation, G (MJ/m2/day) is heat conducted into soil, λ (MJ/kg) is the latent heat of vaporization, γ (kPa/℃) is the psychrometric constant, Δ (kPa/℃) is the slope of the vapor pressure vs. temprature curve, (es - ea) (kPa) is the vapor pressure deficit of the atmosphere, ρa (kg/m3) is the density of air, Cp (MJ/kg/℃) is the specific heat of air, ra (s/m) and rs (s/m) are the aerodynamic and surface resistance coefficient, R (kJ/kg/K) is the gas constant of air, u2 (m/s) is the windspeed at 2 m height, Rs (MJ/m2/day) is solar radiation, k is the empirical crop coefficient, p (%) is the percentage of the daytime of the calculation period compared to the toal daytime per year, Ra (MJ/m2/day) is the extraterrestrial radiation, Tmax (℃) is the daily maximum air temperature, Tmin (℃) is the daily minimum air temperature, and T (℃) is the daily mean air temperature at 2 m height.
2.2 실제증발산 추정방법
증발산은 토양의 수분함량을 점차 감소시키게 된다. 즉, 증발 혹은 증산 가능한 물의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실제증발산율 및 실제증발산량 역시 감소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실제증발산량은 토양이 수분으로 포화된 상태에서의 증발산량인 잠재증발산량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증발산량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수자원 및 관개계획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증발산량은 토양 외부로부터의 물 공급, 토양의 특성, 기후조건 등에 영향을 받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비교적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는 잠재증발산량과는 달리 실제증발산은 물수지법, 보완관계법 기반의 모형 등을 사용하여 추정된다.
물수지법은 저수지 또는 유역의 유입량, 유출량, 저류랑 사이의 관계로부터 단위 시간 동안의 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Yoon, 2007). 저수지의 경우, 유입량은 하천을 통한 유입량과 강수량을 모두 모함하는 양이며 유출량은 증발량, 토양으로 침투되는 양, 저수지의 수로로 방출되는 양 등을 모두 포함하는 양이다 (Yoo et al., 2021). 이 관계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E = (S1 - S2) + I + P - O - Og (10)
여기서, E(mm)는 증발량, S1 (mm), S2 (mm)는 각각 시간 1, 2에서의 저류량, I (mm)는 하천을 통한 유입량, P (mm)는 강수량, O (mm)는 저수지 유출량, Og (mm)는 토양으로 침투되는 양이다. 식 (10)은 저수지를 대상으로 사용되는 식이므로 유역에 적용한다고 하면 하천을 통한 유입량이 없기에 강수량만이 총 유입량이 되고, 유출량은 증발산량, 토양으로 침투되는 양, 유역유출량, 유역 저류량의 변화 등이 된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ETA = (S1 - S2) + P - O - Og (11)
여기서, ETA (mm)는 실제증발산량, S1 (mm), S2 (mm)는 각각 시간 1, 2에서의 저류량, P (mm)는 강수량, O (mm)는 유역 유출량, Og (mm)는 토양으로 침투되는 양이다. 유역 저류량 변화의 경우, 유역이 크거나 산정하고자 하는 시간 단위가 작다면 저류량 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연 단위와 같이 시간 단위가 크다면 저류량의 변화 및 토양으로 침투되는 양 등을 무시할 수 있다 (Yoo et al., 2021). 즉, 연 단위의 경우, 식 (11)의 (S1 - S2) 및 Og를 배제할 수 있어 강수량과 유출량의 차이로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물수지법은 연 단위와 같이 장기적 시간 단위의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실제증발산량을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월 단위 혹은 일 단위의 경우 강수량, 유출고 및 기저유출 등을 정확히 대응시키기 어려워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Yoo et al., 2021).
보완관계법 기반의 모형을 사용하는 방법은 토양의 실제 증발산량 (ETA)이 감소하면 잠재증발산량 (ETP)이 증가한다는 보완관계를 이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이용되는 보완관계는 Bouchet (1963)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 Bouchet (1963)은 에너지수지에 기초한 분석을 통하여 초기 습윤한 조건에서 표면의 증발산이 계속될수록 실제증발산량은 감소하고, 그 감소한 양만큼 잠재증발산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Bouchet(1963)에 의하면 증발산은 가용 수분량과 복사에너지에 의해 통제되는데, 만약 수분 토양 표면이 수분으로 포화되어 있고 복사 에너지만이 증발산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면 ETA는 ETP와 같게 되고 두 증발산량 모두 습윤한 상태의 증발산량 ETw가 된다. 하지만, 제한된 물 가용성으로 인하여 증발산이 발생함에 따라 토양의 가용 수분량이 감소하게 되면, ETA는 ETw이하로 떨어지게 되고, 여분의 에너지는 증발에 사용되는 잠열 대신 대기의 온도를 증가시키고 대기를 건조하게 만드는 현열로 사용되게 된다. 현열 유동으로 인하여 대기의 온도가 상승하고 습도가 감소하면 ETP는 여분의 에너지의 양만큼 ETw보다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표면의 가용 수분량이 증가하면 현열 유동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감소하고 잠열 유동이 증가하여 ETA는 변화하는 에너지만큼 증가하고 ETP는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ETA와 ETP의 합은 ETW의 두 배로 유지된다.
ETP + ETA = 2ETW (12)
여기서,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ETA (mm/day)는 실제증발산량, ETW (mm/day)는 습윤한 상태의 증발산량이다. 보완관계법은 기상자료만을 요구하여 비교적 적용하기 쉽지만, 토양 및 식물 등의 지역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Lee et al., 2014).
보완관계법을 기반으로 실제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모형은 AA (Advection-Aridity) 모형 (Brutsaert and Stricker, 1979), CRAE (Complementary Relationship Areal Evapotranspiration) 모형 (Morton, 1983), GG (Granger-Gary) 모형 (Granger and Gray, 1989) 등 다양한 모형이 개발되었으며 이 중 CRAE 모형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Morton (1983)이 제시한 CRAE 모형은 Penman (1948)식과 Priestley-Taylor (1972) 식을 기반으로 보완관계를 이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모형이다. Morton(1983)은 ETW를 추정하기 위하여 Priestley-Taylor(1972) 식에 포함되어있던 G를 제거한 뒤 기존의 경험적 계수 1.26을 땅의 거칠기를 고려하기 위하여 1.32로 수정하였다.
\(\begin{aligned}E T_{W}=1.32 \frac{\Delta R_{n}}{\lambda(\Delta+\gamma)}\end{aligned}\) (13)
여기서, ETW (mm/day)는 습윤한 상태의 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λ (MJ/kg)는 증발잠열 (λ =2.45 MJ/kg), Δ (kPa/℃)는 포화증기압 곡선의 기울기, γ (kPa/℃)는 건습계 상수이다.
Morton (1983)은 에너지수지법과 공기동역학적 방법을 조합하지 않고 모두 사용하여 ETP를 추정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Morton (1983)은 Penman (1948)식을 에너지수지법과 공기동역학적 방법을 나타내는 두개의 방정식으로 분리하였고, 각 방정식을 간소화되기 전의 상태로 나타내었다. 또한, Morton (1983)은 Penman(1948) 식에 포함되어있던 풍속함수를 경험적인 수증기 이송계수로 수정하였다. Morton (1983)은 수증기 이송(vapor transfer)은 표면거칠기와 풍속 모두에 따라 증가하지만, 이 둘은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수증기 이송은 풍속이 낮을 때에 더 극명한 대기의 불안정성과 같이 증가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풍속이 증발산에 주는 영향이 상쇄된다고 결론을 지었고, 따라서 기존에 포함되어있던 풍속함수를 주어진 대기압에 대해 일정하고 풍속과 무관한 경험적 수증기 이송계수로 대체하였다. 에너지수지법과 공기동역학적 방법을 나타내는 각각의 방정식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E T_{P}=\frac{R_{n}-G-H}{\lambda}\end{aligned}\) (14)
\(\begin{aligned}E T_{P}=\frac{f_{T}\left(e_{s}-e_{a}\right)}{\lambda}\end{aligned}\) (15)
여기서,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 H (MJ/m2/day)는 현열 유동, λ (MJ/kg)는 증발잠열 (λ =2.45 MJ/kg), fT (MJ/m2/kPa/day)는 경험적 수증기 이송계수, (es - ea) (kPa)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이다. Morton(1983)은 Kohler and Parmele (1967)이 Penman (1948)식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나타냈었던 유도과정을 기반으로 식 (14)를 변형하였다. 아울러 두 방정식에 평형온도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평형온도는 에너지수지 방정식과 공기동역학적 방법이 같은 ETP 값을 나타낼 때의 온도이다.
\(\begin{aligned}E T_{P}=\frac{R_{n}-\gamma f_{T}\left(T_{P}-T\right)-4 \epsilon \sigma\left(T_{P}+273\right)^{3}\left(T_{P}-T\right)}{\lambda}\end{aligned}\) (16)
\(\begin{aligned}E T_{P}=\frac{f_{T}\left(e_{p}-e_{a}\right)}{\lambda}\end{aligned}\) (17)
여기서,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Rn (MJ/m2/day)은 순복사량, λ (MJ/kg)는 증발잠열 (λ = 2.45 MJ/kg), γ (kPa/℃)는 건습계 상수, fT (MJ/m2/kPa/day)는 경험적 수증기 이송계수, TP (℃)는 평형온도, T (℃)는 대기온도, 𝜖은 지표복사율, σ (MJ/m2/day/K4)는 Stefan-Boltzmann 상수, ep (kPa)는 TP에서의 포화증기압, ea (kPa)는 실제증기압이다. 식 (15)에 포함된 (es - ea)는 실제온도 T에서의 포화증기압과 비교했을 때 나타나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이지만, 식 (17)에 포함된 (ep - ea)는 평형온도에서의 포화증기압과 비교하였을 때, 나타나는 대기의 증기압 부족량이다. TP의 경우, 반복법을 이용하여 값이 정해진다. TP의 값이 정해지고 나면, 식 (16)에 의한 추정값을 ETP로 사용하여 최종적으로 ETA를 추정할 수 있게 된다.
ETA = 2ETW - ETP (18)
여기서, ETA (mm/day)는 실제증발산량, ETP (mm/day)는 식 (16)에 의한 잠재증발산량, ETW (mm/day)는 식 (13)에 의한 습윤한 상태의 증발산량이다. CRAE 모형의 장점은 어떠한 가정 없이 기상자료로부터 유역에 대한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정확한 기상자료를 요구하고 환경적으로 불연속적인 지역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Morton, 1983).
2.3 관측에 근거한 방법
관측에 근거하여 증발산량을 결정하는 방법은 증발접시를 이용하는 방법, 에디공분산 방법 및 원격탐사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증발접시를 이용하는 방법은 증발접시 관측값에 경험적 계수를 곱하여 작물의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에디공분산 방법은 난류의 연직 유동과 수증기 농도를 관측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원격탐사를 이용하는 방법은 위성영상자료로부터 추출한 식생지수와 관측 또는 추정된 증발산량과의 상관관계를 구하여 공간적으로 증발산량을 추정하거나 지표온도, 알베도 등 에너지수지 요소를 관측하고 입력하여 공간적으로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증발접시를 이용하는 방법 및 에디공분산 방법은 지점의 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유역과 같은 넓은 공간을 대표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반면, 원격탐사를 이용하는 방법은 공간적으로 증발산량을 추정하여 유역 단위와 같이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증발접시 관측에 근거하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은 증발접시로 관측된 증발량에 증발접시계수를 곱하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Allen et al., 1998). 증발접시계수는 증발접시로 관측된 증발량과 기준증발산량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경험적 계수이다. 이러한 개념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ETo = KPE (19)
여기서, ETo (mm/day)는 기준증발산량, KP는 증발접시계수, E (mm/day)는 증발접시 증발량이다. 증발접시계수를 구하는 방법으로는 증발산계로 기준작물의 증발산량을 직접 측정하여 경험적으로 획득하는 방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Doorenbos and Pruitt (1977)는 증발접시의 종류, 풍속, 풍역대 거리, 상대습도에 따른 증발접시계수를 표로 제시하였다. 표를 사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풍역대 거리, 풍속, 그리고 상대습도를 변수로 하는 다양한 회귀방정식를 사용하는 방법 역시 제시되었다 (Allen et al., 1998; Cuenca, 1989; Snyder 1992). 증발접시와 기준증발산량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증발접시를 사용하는 방법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Allen et al. (1998)은 대부분의 작물들은 주간에만 증산작용이 발생하는 반면 증발접시의 경우 증발접시 내의열에 의하여 야간에도 증발이 발생할 수 있어 기준증발산량이 과다 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Allen et al. (1998)은 10일 이상의 기간의 경우 증발접시를 이용하여 기준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을 적용해도 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에디공분산 방법은 Swinbank (1951)에 의해 처음 제시된 방법으로 보존방정식에 근거하여 난류의 연직 유동과 수증기 농도를 관측하여 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Baldocchi et al., 1988). Swinbank (1951)는 연속적으로 연직 풍속, 온도, 수증기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잠열 유동 및 현열 유동을 산정할 수 있는 에디공분산 방법을 소개하였다. 방법의 원리로는, 지표면 위 공기분자들은 이산화탄소 및 수증기 등 다양한 분자들을 싣고 원운동을 하는데, 지표면 위 어떠한 지점에서 상승하는 공기분자와 함께 유출되었던 수증기의 양이 원운동을 한 이후 유입되는 양과 같지 않다면 그 차이가 대기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공기분자의 움직임은 연직 풍속을 측정하여 알아낼 수 있고 수증기의 양은 수증기와 공기의 비율을 측정하여 알아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F=\overline{\rho_{a} w s}\end{aligned}\) (20)
여기서, F (mm/day)는 난류에 의한 평균 연직 유동, ρa (kg/m3)는 대기의 밀도, w (m/s)는 연직 풍속, s는 수증기와 공기의 비율이다. 우측 항을 모두 대입하면 kg/m2/day의 단위가 나오게 되지만 Penman (1948) 식의 에너지항을 정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1 kg은 0.001 m3로 변환될 수 있기에 최종적으로 F는 mm/day로 나타난다. 식 (20)의 각 항을 평균과 편차의 합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begin{aligned}F=\overline{\left(\overline{\rho_{a}}+\rho_{a}^{\prime}\right)\left(\bar{w}+w^{\prime}\right)\left(\bar{s}+s^{\prime}\right)}\end{aligned}\) (21)
이후 식 (21)을 전개한 뒤, \(\begin{aligned}\overline{\rho_{a}}=0\end{aligned}\), \(\begin{aligned}\overline{w}=0\end{aligned}\), \(\begin{aligned}\overline{s}=0\end{aligned}\)과 곱해지는 항들을 제거하고 밀도의 변동 폭이 큰 값을 제거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증발산을 산정할 수 있게 된다.
\(\begin{aligned}F \simeq\left(\overline{\rho_{a}}\right)\left(\overline{w^{\prime} s^{\prime}}\right)\end{aligned}\) (22)
에디공분산 방법은 측정변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무시할 수 있고 관측 장소가 수평적으로 균질하고 편평하여 이류효과를 무시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Baldocchi et al., 1988). 아울러 에디공분산 방법을 사용하여 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은 비교적 적은 가정을 통해 증발산량을 산정하기에 높은 정확성을 보인다. Swinbank (1951)의 기구는 플럭스타워의 형태로 발전되어 사용되고 있다. 플럭스타워는 높은 정확성을 보이지만, 설치시 많은 비용과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여 국내의 경우, 설치된 바가 적은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 Asiaflux wetsite (https://www.asiaflux.net/) 및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등에서 플럭스타워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플럭스타워, 즉 에디공분산 방법의 경우 하나의 지점에서 증발산량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지역의 특성에 따라 유역을 대표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증발접시를 사용하는 방법과 에디공분산 방법의 높은 정확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지만, 두 방법 모두 지점을 기준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복잡한 지형 특성, 토지이용 및 다양한 식생의 분포 등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증발산의 시공간적 분포를 나타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1970년대 이후 인공위성의 성공적인 발사를 계기로 이러한 한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위성 및 원격탐사기법이 도입되면서 공간적인 지표정보 획득과 주기적인 관측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활용하여 시공간적으로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여러 원격탐사 기반 증발산량 추정방법이 제시되었으나 두 가지의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첫 번째 방법은 위성영상으로부터 관측된 식생지수와 관측 또는 추정된 증발산량의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회귀식을 수립하고 이용하는 방법이다 (Tada et al., 1994). 두 번째 방법은 위성영상으로부터 관측된 지표온도 및 알베도 등 에너지수지 요소를 원격탐사 기반 에너지수지 모형에 입력하여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Bastiaanssen et al., 1998).
식생지수와 증발산량의 회귀식을 이용하는 방법은 기온, 습도, 바람 등 증발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식생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식생지수와 증발산량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개념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식생지수와 증발산량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를 통하여 입증되었으며 이러한 관계를 기반으로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식생지수를 매개변수로 사용하는 회귀식을 유도하는 것이다 (Tada et al., 1994). 식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ET = aNDVI + b (23)
여기서, ET (mm)는 증발산량, NDVI (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는 정규식생지수, a는 기울기, b는 절편이다. ET의 경우 에디공분산, Penman-Monteith(1965) 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결정된다. NDVI의 경우 MODIS (Moderate Resolution Imaging Spectroradiometer) 및 NOAA-AVHRR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stration-Advanced Very High Resolution Radiometer) 등 인공위성의 자료로부터 추출된다. 식 (23)은 ET를 결정하는 방법마다 의미하는 증발산의 유형이 다르기에 ET와 동일한 증발산의 유형을 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ET를 결정할 때 Penman-Monteith (1965) 식을 사용할 경우, 식 (23)은 잠재증발산량을 추정하게 되고 CRAE 모형을 사용하는 경우, 식 (23)은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경우, 기준이 되는 지점 증발산량값의 유역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원격탐사기법을 사용하여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위성영상자료로부터 추출된 지표온도 등을 에너지수지법에 적용하여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것이다 (Bastiaanssen et al., 1998). 이와 관련된 모형으로는 Bastiaanssen et al.(1998)이 제안한 SEBAL (Surface Energy Balance Algorithm for Land) 모형이 대표적이다. SEBAL 모형에서는 격자별로 순복사량, 토양으로의 열전달, 현열 유동 등이 개별적으로 산정된 뒤 에너지수지 방정식에 입력되어 잠열 유동이 결정된다. 이후, 증발산량은 잠열 유동에서 증발잠열을 나누어서 산정된다.
LE = Rn - G - H (24)
여기서, LE (MJ/m2/day)는 잠열 유동, Rn (MJ/m2/day)은 순복사량, G (MJ/m2/day)는 토양으로의 열전달, H (MJ/m2/day)는 현열 유동이다. Rn은 표면의 태양복사량(입력)과 지구복사량 (출력)의 차이를 의미하기에 지표면을 기준으로 유입되는 총 에너지에서 유출되는 총 에너지를 제하여 산정된다.
Rn = S↓ - S↑ + L↓ - L↑
= (1 - α)S↓ + 1.08(-1ntsw)0.265σT4sref - 𝜖sσT4s (25)
여기서, S↓ (MJ/m2/day)는 유입되는 단파 복사에너지, S↑ (MJ/m2/day)는 유출되는 단파 복사에너지, L↓ (MJ/m2/day)는 유입되는 장파 복사에너지, L↑ (MJ/m2/day)는 유출되는 장파 복사에너지, α는 지표 반사율 (albedo), tsw는 대기의 투과율 (atmospheric transmissivity), σ (MJ/m2/day/K4)는 Stefan-Boltzmann 상수, Tsref (K)는 기준점에서의 지표온도, 𝜖s는 지표 복사율 (surface emissivity), Ts (K)는 지표 온도이다. S↓의 경우, 격자별로 측정되는 태양의 고도(solar zenith angle)에 따라 값이 결정된다. 따라서, S↓는 격자별로 다른 값을 나타낸다. α, tsw, 𝜖s, Tsref 및 Ts는 인공위성 자료로부터 추출된다.
토양으로의 열전달은 전도현상 (conduction)에 의해 토양으로 전달되는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즉, 지표면의 어느 지점에서 Rn만큼의 에너지가 가용하게 되면 일부는 전도현상에 의해 G에 사용되는 것이다. G에 사용되는 Rn의 비율은 NDVI, 지표온도 및 반사율의 함수인 경험식을 이용하여 결정된다.
G/Rn = Ts/α(0.0038α + 0.0074α2)(1 - 0.98NDVI4) (26)
여기서, Ts, α 및 NDVI는 인공위성 자료로부터 추출된다. 식 (26)를 이용하여 G로 사용되는 Rn의 비율을 산정하고 나면 그 비율에 Rn을 곱하여 G의 값을 결정하게 된다.
현열은 상태의 변화 없이 물체의 온도를 변화시키는 열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열은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수송되는데, 이때 수송되는 양이 현열 유동이다. H는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 차, 거칠기 및 풍속을 이용하여 산정된다.
\(\begin{aligned}H=\rho_{a} C_{p} \frac{d T}{r_{a h}}\end{aligned}\) (27)
여기서, ρa (kg/m3)는 공기의 밀도, Cp (MJ/kg/℃)는 대기의 비열, dT (K)는 지표와 대기의 온도 차, ra (s/m)는 표면에서 발생하는 공기동력학적 저항이다. dT는 Anchor pixels라 불리는 기준점을 이용하여 결정된다. Anchor pixels란 SEBAL 모형에서 사용자가 결정하는 격자점으로 Hot pixel과 Cold pixel로 나누어진다. Hot pixel은 잠열유동이 0으로 추정되는 건조한 지역을 의미한다. Cold pixel은 현열 유동이 0으로 추정되는 습윤한 지역을 의미한다. Hot pixel에서는 잠열 유동이 0이기 때문에 현열 유동이 최댓값을 가지게 되어 측정되는 지표온도가 지표면이 가질 수 있는 최대온도를 나타낸다. 반면, Cold pixel에서는 현열 유동이 0이기 때문에 측정되는 지표온도가 공기온도와 근사하다. 즉, Hot pixel의 지표온도를 측정하여 dT를 산정할 때 사용할 지표온도를 결정하고 Cold pixel의 지표온도를 측정하여 대기의 온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두 온도가 측정되고 나면 dT를 결정할 수 있게 되고, 식 (27)을 이용하여 H가 산정된다. Rn, G 및 H가 산정되고 나면 산정된 값들을 식 (24)에 입력하여 LE를 산정한다. 그 후, 산정된 LE에서 λ를 나누어 증발산량을 결정한다. SEBAL 모형은 최소한의 지상 관측 자료만을 이용하여 증발산량을 산정하기 때문에 유용성이 높다 (Bastiaanssen, 2000). 또한, 증발산계 관측값과 상관성이 높아 정확도가 높다 (Gowda et al., 2008).
2.4 강우-유출모형을 이용하는 방법
강우-유출모형은 물 수지를 기반으로 강우에 따른 유출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형으로 장기 유출 예측 시 증발산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이러한 모형에서는 유출을 정확하게 모의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정확한 증발산량의 결정이 필수적이며 잠재증발산량 대신 실제증발산량이 결정된다. 대부분의 강우-유출모형에서 실제증발산량은 잠재증발산량과 토양 수분함량 조건의 함수로 산정된다(Palmer, 1965; Dyck, 1983). 즉, 입력자료로부터 잠재증발산량과 토양 수분함량 조건을 산정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것이다.
ETA = ETP × f(P, LAI, SMt/SMc) (28)
여기서, ETA (mm/day)는 실제 증발산량, ETP (mm/day)는 잠재증발산량, P (mm)은 강우량, LAI (Leaf Area Index)는 엽면적지수, SMt 는 시간 t에서의 실제 토양습윤량, SMc 는 포장용수량 (field capacity)이다.
대부분의 강우-유출모형은 상황마다 유리하고 정확한 산정을 보이는 증발산 모형이 다르기에 여러 증발산 모형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PRMS (Precipitation-Runoff Model System) 모형은 Hamon (1963) 및 Jensen-Haise (1982) 모형을 포함한다. PRMS 모형에서는 우선 두 모형에 의해 잠재증발산량이 산정되고 토양의 선행상태, 토양의 종류와 함께 실제증발산량이 산정된다 (Leavesley et al., 1983). SWAT (Soil and Water Assessment Tool) 모형은 FAO Penman-Monteith (1998). Priestley-Taylor (1972) 및 Hargreaves (1975) 모형을 포함한다. SWAT 모형에서는 이러한 식들을 이용하여 잠재증발산량이 산정된다. 이후, 식생피복에 의해 차단되는 강우로부터 증발을 계산하여 최대 토양증발량 및 최대 증산량을 계산하고 실제증발산량을 산정한다 (Neitsch et al., 2002). 이와 같이 강우-유출모형에서는 여러 증발산 모형에 의해 모의 되는 각각의 유출량을 실측 유출량과 비교하여 대상 유역에서 유출량을 모의하는 경우 가장 적합한 증발산 모형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Table 2는 실제증발산 추정방법, 관측에 근거한 방법, 강우-유출모형 등에 사용되는 식들을 유형 및 방법별로 정리한다.
Table 2. Equations used to determine actual evapotranspiration based on type and method
Note: ETA (mm/day) is acutal evapotranspiration, ETW (mm/day) is evapotranspiration at wet condition, ETP (mm/day) is potential evapotranspiration, ETo (mm/day) is reference evapotranspiration, ET (mm/day) is evapotranspiration, S1 (mm) and S2 (mm) are the storage amount at time 1 and 2, respectively, P (mm) is precipitation, O (mm) is , Og (mm) is , Kp evaporation pan coefficient, E (mm/day) is pan evaporation amount, F (mm/day) is the mean vertical flux caused by turbulence, ρa (kg/m3) is density of air, w (m/s)는 vertical windspeed, s is the ratio of water vapor to air, NDVI is the 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 a is the slope, b is the y-intercept, Rn (MJ/m2/day) is net radiation, G (MJ/m2/day) is heat conducted into soil, λ (MJ/kg) is the latent heat of vaporization, LAI is the leaf area index, SMt is the actual soil moisture at time t, and SMc is the soil field capacity.
3. 국내 증발산 산정방법 연구의 발전과정
3.1 잠재증발산 산정방법
잠재증발산 산정방법에 관한 연구가 국내에서 수행되기 시작된 것은 1960년대이다. Lee (1966)는 Penman (1948)식을 사용하여 영산강지구를 대상으로 일증발량을 산정하였다. 이 연구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Penman(1948) 식이 적용된 것이다. 1960년대에는 Lee (1966)의 연구 외의 연구는 발견되지 않는다. 1970년대에는 잠재증발산량 산정에 관한 연구가 수행된 바가 없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산정방법이 연구되고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에는 농업 분야에서 관련 연구들이 발견되며 주된 연구주제 역시 관개계획을 위한 논벼 및 작물들의 잠재증발산량 산정이다 (Huh and Chung, 1983; Kim and Kim, 1988). 특히, 1980년대에는 국외의 기상학적 조건에 맞추어 유도된 대부분의 잠재증발산 산정방법의 국내 적용성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기 시작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Penman (1948) 식의 매개변수에 관한 연구 (Chung et al., 1988; Kim and Kim, 1988) 및 Penman (1948) 식, Blaney-Criddle (1950) 식, Hargreaves (1975) 식 등 산정방법의 적용성에 관한 연구(Huh and Chung, 1983) 등이 수행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상자료 획득이 용이해지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Penman (1948) 식의 활용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Chung, 1997). 아울러, 1990년대 후반에는 Penman-Monteith (1965) 식, Blaney-Criddle (1950) 식, Hargreaves (1975) 식 등을 포함한 9가지의 기준증발산량 산정방법을 탑재한 REF-ET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국내에 도입되었다 (Chung, 1997). 이로 인해 과거보다 비교적 간편하게 기준작물 증발산량 및 작물계수 등을 산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다양한 기준증발산 산정식들의 비교 역시 과거보다 간편하게 수행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에는 비교적 많은 수의 잠재증발산량에 관한 연구가 발견되며 연구주제 역시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잠재증발산량을 주제로 하는 연구 (Rim 2008; Hong et al., 2009), 가뭄 빈도에 따른 논벼 증발산량을 주제로 하는 연구 (Yoo, 2007), Hargreaves and Samani(1985) 식의 매개변수 수정을 주제로 하는 연구 (Lee and Park, 2008), 지역에 따른 산정방법들의 정확성을 주제로 하는 연구 (Rim, 2008) 등이 발견된다. 가장 특징적인 발전으로는 기존의 국외 기상조건에 맞추어져 있던 Hargreaves and Samani (1985) 식의 Hargreaves 계수 (=0.00230)가 전국 지역별로 새로 산정되었다는 것이다 (Lee and Park. 2008). 또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Penman (1948) 식, Penman-Monteith (1965) 식 등 조합법을 이용한 산정방법의 정확성이 평가되기 시작하였다 (Oh amd Lee, 2004; Rim 2008). 결과적으로 조합법을 이용한 산정방법이 높은 정확성을 보여 국내에서 주된 잠재증발산 산정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에는 2000년대와 같이 비교적 많은 수의 연구가 발견된다. 지역별 잠재증발산 산정방법들의 적합성 및 정확성에 관한 연구 (Rim, 2016; Moon et al., 2017; Yoon and Choi, 2018; Rim, 2019), REF-ET 소프트웨어사용 기준증발산량 산정에 관한 연구 (Choi et al., 2010), 산정방법에 따른 농업용 저수지 용수공급능 분석에 관한 연구 (Cho et al., 2019), Hargreaves and Samani (1985) 공식의 매개변수 지역화에 관한 연구 (Moon et al., 2013) 등이 발견된다. 이 시기에 수행되었던 연구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기상자료의 관측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비교적 장기간의 기상자료를 사용하여 잠재증발산을 산정하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Moon et al. (2017)은 Penman-Monteith(1965) 식 및 Hargreves and Samani (1985) 식을 이용하여 30년 이상의 관측자료가 있는 전국 56개의 관측지점을 대상으로 잠재증발산량 및 가뭄지수 SC-PDSI (Self-Calibrating Palmer Drought Severity Index)를 산정하고 비교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다른 연구들에서도 장기간의 기상 관측 자료를 활용하였던 것을 찾아볼 수 있다 (Choi et al., 2010; Yoon and Choi, 2018). 또 다른 특징으로는 REF-ET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살펴볼 수 있다. 1990년대에 도입된 REF-ET 소프트웨어는 당시 9가지의 기준증발산량 산정식을 탑재하였다고 알려진 바 있다 (Chung, 1997). 이러한 프로그램이 2010년대에는 기존에 포함하지 않았던 Makkink (1957) 식을 포함한 총 17가지의 기준증발산량 산정식을 탑재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Choi et al., 2010).
3.2 실제증발산 추정방법
국내에서 실제증발산 추정방법에 관한 연구가 처음 수행된 것은 1980년대이다. Um et al. (1983)는 물수지법을 사용하여 금강유역을 대상으로 1966년에서 1972년 동안의 월별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였다. 이후, 추정값을 증발접시 관측값과 Penman (1948) 식을 통한 잠재증발산량과 비교하여 유역의 계절에 따른 실제증발산량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를 통하여 물수지법을 이용한 실제증발산 추정방법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이 연구 외의 실제증발산 추정방법 관련 연구는 찾을 수 없으며, 19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또 다른 관련 연구가 발견된다. Chae et al. (1999)는 Morton (1983)의 CRAE 모형과 Landsat TM 위성영상자료를 이용하여 보청천 유역을 대상으로 격자 기반의 실제증발산량 추정모형을 개발하였다. 추정모형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C를 통하여 개발되었으며 추정 알고리즘으로 CRAE 모형을 사용한다. 또한, Landsat TM 자료로부터 추출되는 토지피복도 및 수치 표고자료와 관측되는 일사량, 평균풍속 등의 기상자료를 입력자료로 사용한다. 모형이 수행되면 유역의 월실제증발산량, 토지피복별 실제증발산량, 그리고 격자형 일실제증발산량 등이 도출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CRAE 모형이 더 많이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에는 Kwon et al (2004)의 연구 및 Shin et al. (2006)의 연구가 발견되는데, 두 연구 모두 Morton (1983)의 CRAE 모형과 원격탐사자료를 이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Kwon et al(2004)은 한강 및 금강을 포함한 5대강 유역을 대상으로 CRAE 모형을 사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였다. 이후, Kwon et al (2004)은 CRAE 모형으로 추정된 실제증발산량을 정해로 가정하고, 추정값과 NOAA-AVHRR 위성영상자료로부터 추출된 NDVI와의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식 (23)의 형태를 가진 NDVI 기반 실제증발산량 추정식을 유도하였다. Shin et al. (2006)는 CRAE 모형을 이용하여 금강 유역을 대상으로 실제증발산량 추정하였다. Shin et al. (2006)는 CRAE 모형으로 추정된 실제증발산량을 종속변수로 사용하였고 NDVI 및 기온을 독립변수로 사용하여 식 (23)의 형태에 또 하나의 독립변수가 추가된 회귀식을 유도하였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물수지법을 이용하는 방법이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며 보완관계법 기반 추정모형도 계속해서 연구되었다. 관련 연구로는 물 수지법을 이용하여 대상 유역의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연구 (Rim 2011; Lee et al., 2014; Lee et al., 2015; Yoo et al., 2021) 및 보완관계법 기반 모형을 이용하여 대상 지역의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는 연구 (Kim and Lee, 2014; Kim et al., 2014; Seo et al., 2017) 등이 발견된다. 이전에는 Um et al. (1983)의 연구 외에 발견되지 않았던 물수지법 관련 연구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연구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물수지법 및 보완관계법 기반 산정모형이 새로운 유역 및 대상에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Rim et al. (2011)는 물수지법을 처음으로 소양강 댐을 포함한 5개 댐 유역에 적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였다. Kim et al. (2014)는 보완관계법 기반 모형인 AA 모형과 CRAE 모형을 처음으로 제주도에 위치한 한천 및 강정천 유역에 적용하여 실제증발산량을 추정하였다. 물수지법 및 보완관계법 기반 모형이 계속해서 시도되는 것은 두 추정방법 모두 실제증발산량을 추정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3 관측에 근거한 방법
관측에 근거한 방법을 활용한 연구가 국내에서 처음 수행된 것은 1960년대이다. Lee (1966)는 영산강지구를 대상으로 Penman (1948) 식을 적용하는 것과 더불어 증발접시 관측값을 사용하여 Penman (1948) 식의 정확성을 평가하였다. 1960년대에는 이외의 사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1970년대에는 Koo (1977)의 연구를 살펴볼 수 있다. Koo(1977)는 서울, 대구, 전주, 목포 등 4개의 지점의 22년 증발접시 관측자료를 분석하여 평균 및 표준편차 등 자료의 통계적 특성을 도출하였다. 아울러 Koo (1977)는 지점별로 증발접시 관측값을 사용하였을 때 최대평균 월증발산량을 나타내는 월과 Penman (1948) 식을 사용하였을 때 최대평균 월증발산량을 나타내는 월을 비교하였다. 1980년대에도 역시 증발접시 관측값은 증발산 산정식의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Huh and Chung (1983)은 서울, 수원 등을 포함한 5개의 대상지역에서 증발접시 관측값을 사용하여 Makkink (1957), Blaney-Criddle (1950) 식 등 다양한 증발산 산정방법의 정확성을 평가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원격탐사기법을 사용한 방법에 관한 연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Chae et al. (1999)는 Morton (1983)의 CRAE 산정방법과 Landsat TM 원격탐사자료를 이용하여 보청천 유역을 대상으로 격자기반 일증발산 산정모형을 개발하였다. 이후, Chae et al. (2000)는 또 한 번 보청천 유역을 대상으로 Landsat TM 자료와 지리정보시스템 GIS를 활용하는 에너지수지기반 광역증발산량 추정기법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국내에 원격탐사기법을 활용한 증발산 추정방법이 도입된 것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다양한 원격탐사자료기반 증발산 추정방법들에 관한 연구들이 발견된다. 원격탐사자료를 이용하여 식생지수와 증발산량의 회기식을 수립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 (Kwon et al., 2004; Shin et al., 2006; Shin et al., 2010), 원격탐사자료로부터 추출된 지표온도 등을 에너지수지법에 적용하여 증발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 (Ha et al., 2010; Choi et al., 2011; Lee et al., 2016), 원격탐사자료와 Priestley and Taylor (1972) 및 Penman-Monteith (1965) 식을 융합한 MS-PT, RS-PM 등의 방법들에 관한 연구 (Lee et al., 2015; Baik et al., 2016; Baik, 2018) 등이 발견된다.
2010년대에는 원격탐사자료를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플럭스타워, 즉 에디공분산 방법이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관련 사례들을 살펴보았을 때 플럭스타워는 주로 원격탐사 자료 활용 추정방법들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ee et al., 2015; Baik et al., 2016; Lee et al., 2016; Seo et al., 2017; Baik et al., 2018; Baik et al., 2019). 이외에도 물수지방법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데 플럭스타워 관측값이 사용된 사례도 있다(Yoo et al., 2021).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에디공분산 방법의 활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4 강우-유출모형을 이용한 방법
강우-유출모형을 이용한 방법은 컴퓨터가 활발하게 활용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Kim et al. (2004)은 준 분포형 강우-유출모형인 SLURP(Semi-distributed Land Use Runoff Process)을 이용하여 유출량을 모의할 때 FAO Penman-Monteith (1998), Morton CRAE (1983) 등 5가지의 증발산 모형이 SLURP 모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분석하여 대상 유역에서의 가장 적합한 증발산 모형을 제시하였다. Ha et al. (2008)은 위성영상으로부터 추출된 엽면적지수(LAI; Leaf Area Index)가 SLURP 모형의 FAO Penman-Monteith (1998) 증발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2010년대에는 SLURP 모형 대신 SWAT (Soil and Water Assessment Tool) 모형이 주된 주제이었다. SWAT 모형을 국내 유역 특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개선한 SWAT-K 모형을 사용하여 추정한 실제증발산량을 정해로 가정하여 보완관계법 기반의 추정방법들의 적정성을 평가한 연구(Kim and Lee, 2014; Kim et al., 2014), SWAT 모형을 사용하여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실제증발산량의 변화에 관한 연구 (Ahn et al., 2013; Do and Kim, 2018) 등이 수행되었다. 2000년대에 주목받던 SLURP 모형의 적용은 2010년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증발산 산정 및 추정방법들의 이론적 배경 및 특징과 국내 증발산 관련 연구의 시대별 발전과정을 소개하였다. 우선, 잠재증발산 산정방법을 요구하는 입력자료별로 구분함과 더불어 산정방법들의 유래 및 이론적 배경을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실제증발산량 추정방법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아울러, 관측에 근거한 방법 및 강우-유츨모형을 이용한 방법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주제별로 관련 국내 연구의 시대별 발전과정을 살펴보았다.
증발산은 물순환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생태계 기능이다. 증발산은 지구 표면으로 유입되는 에너지의 일부를 물을 기화하는 데 사용하여 현열 및 지중열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열 및 지중열이 감소하면, 주변의 기온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증발산이 발생하여 대기의 수증기량이 증가하게 되면, 강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등에 의해 증발산은 기후조절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후를 인간 활동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계속해서 중요해짐과 함께 증발산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사
본 결과물은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습지생태계 가치평가 및 탄소흡수 가치증진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 (20220036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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