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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rection of Inter-Korean Cooperation on Ecological Conservation along the Han and Imjin Rivers Confluence: Focusing on Conservation of Migratory Species

한강-임진강 합류부 환경·생태보전을 위한 남북협력 방향: 이동성 생물종 보전을 중심으로

  • 최현아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
  • 한동욱 ((사)에코코리아 PGA생태연구소)
  • Received : 2022.06.03
  • Accepted : 2022.06.22
  • Published : 2022.08.31

Abstract

The debate of South-North transboundary rivers must be expanded from the existing cooperation in water resources towards cooperation within ecosystem conservation. Regarding the Han and Imjin rivers confluence water system, the nature of the estuarine ecosystem must be conserved considering the aspect of climate change. Furthermore, the agenda of maintaining continuous inter-Korean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should focus on ecosystem conservation, including conserving migratory species that inhabit both Koreas. Notably, within the Han and Imjin rivers confluence, transboundary rivers are abundant legally protected species such as Grus vipio, Anser fabalis, Anser cygnoides, Platalea minor, Lutra lutra, Prionailurus bengalensis which suggests a strong need for a debate regarding habitat conservation. This study analyzed the ecosystem conditions and environmental aspects within the confluence of Han and Imjin rivers. In addition, this study provided step wise approach of ecosystem conservation that consider conditions for potential direct inter-Korean cooperation. The inter-Korean cooperation mentioned in this study will be developed into legitimate cooperation once the results from monitoring the ecosystem of transboundary rivers, awareness raising are exchanged.

남북 공유하천 논의는 기존 수자원 분야 협력에서 생태보전협력 방향으로 논의 확대가 필요하다.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 수계의 경우 기후 위기 대응 측면에서 하구 생태계의 온전성이 보전되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남북대화를 위한 의제로서 남북 서식지를 공유하는 이동성 생물종의 보호를 중심으로 남북 생태보전 협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한강-임진강 합류부는 법정보호종인 재두루미, 큰기러기, 개리, 저어새, 수달, 삵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서식지 보전 측면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 생태보전을 위한 북한과의 협력을 위해 환경·생태협력 여건을 분석 후 향후 진행 가능한 협력사업을 제시하였다. 이때, 현시점을 준비 단계로 보고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향후 남북 간 직접 교류가 가능한 상황을 고려한 단계별 생태보전협력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북한과의 협력은 공유하천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는 과학교류, 대중인식 증진 활동의 결과를 교류하는 작업이 수반될 때 실제 협력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 것으로 판단된다.

Keywords

1. 서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1) 이후 남북한은 전쟁을 멈춘 휴전상태로 70년 가까이 접경을 관리해왔다. 정전협정에서 한강하구 수역은 임진강하구부터 말도(末島)에 이르는 지역으로 비무장화하고 민간선박의 이용을 제외하고는 비무장지대(Korean Demilitarized Zone, DMZ)에 적용되는 규정을 모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한강하구 공동수역은 임진강과 한탄강과 같은 남북 간 공유하천 하류 합류부로서 남북한 접경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공유하천 관련 국제적 논의는 용수공급과 수력발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Wolf, 1998), 국내 사례의 경우에도 수자원 활용 측면 남북 공유하천 협력 또는 개발 사업에 관한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Kim, 2006; Lee et al., 2008; Ahn et al., 2011a; Ahn et al., 2011b; Lee et al., 2017; Sa, 2018; Jang et al., 2020).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남북한 공유하천 활용과 한강하구 중립수역 공동개발 등에 대한 것이다(Kang et al., 2005; Chung, 2020; Lee, 2021). 남북한 상황에 따라 공유하천 문제는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그동안 진행된 남북 공유하천 협력 관련 주요 쟁점을 보면, 댐을 포함한 수리 구조물 관리, 용수 부족, 수질 악화 등으로 자연자원을 포함한 생태계 보전에 대한 부분은 논의되지 않았다. 한 예로, 남북공유하천 갈등 분야에서 임진강 수계의 경우 주로 유량감소, 수질, 수해방지에 집중되어 있으며 생물다양성이 높은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생태계 보전과 관리 분야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Lee et al., 2008).

남북 공유하천은 조류, 양서・파충류 등 야생 동・식물도 이용하는 곳으로 공유하천 주변의 생태를 어떻게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환경・생태협력은 분쟁 해결 노력을 진행할 때 중요한 의제로 공동으로 직면한 환경・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신뢰구축과 함께 협력을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남북 공유 하천의 생태보전을 통한 협력을 시작으로 물관리를 포함한 수자원 분야 그리고 기후 위기 대응 측면에서의 물순환 변화에 따른 가뭄, 홍수 등 재난재해 대응 차원 남북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탄강과 임진강이 지나는 철원, 파주, 연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월동하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류와 개리, 저어새 등 월경성 조류의 서식지 보호를 통한 공유하천 협력방안도 새롭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도가 강해진 2017년 이후 북한 당국은 조류와 그 서식지 보호 관련 활동을 포함하여 환경・생태 분야 대내외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남북협력은 북한 당국에서 대내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이동성 조류 서식지 보전 관련 환경협력사업과 연계하여 남북 공유하천 주변 생태보전 협력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북한 당국은 2018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EAAFP) 가입 후 세계 철새의 날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2021년과 2022년 세계 철새의 날 기념 홍보에도 참여하였으며,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에서 주요 철새보호구(지역)와 습지에서 물새조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EAAFP, 2022). 이에 본 연구에서는 남북이 공유하는 한탄강, 임진강 유역을 포함하여 공동이용 수역인 한강하구 등 남북한 공유하천 합류부를 중심으로 북한과 논의할 수 있으면서, 향후 진행 가능한 남북 생태보전 협력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한강-임진강 합류부에 한강하구를 포함하여 이동성 생물종을 중심으로 남북 환경・생태협력 방향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때, 한강-임진강 수계 공유하천 주요 특징을 분석하였으며, 북한과의 협력여건을 분석하여 환경・생태협력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세계국제법협회(International Law Association)의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공유하천 규정을 준용하여 한강하구, 임진강하구, 한탄강하구를 공유하천으로 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였다.

3. 결과 및 논의

3.1 한강-임진강 수계 공유하천 주요 특징

임진강은 한강 본류로 합류하는 국가하천으로 임진강 수계의 주요 공유하천 중 지방하천은 6개로 한탄강, 김화남대천, 사미천, 역곡천, 사천강, 상류천이 있다(NGII, 2016). 임진강 수계는 파주 교하면에서 한강으로 유입되며, 한강이 서해로 나가기 직전에 합류하는 한강-임진강 합류부 역시 남북 공유하천으로 간주할 수 있다.

남한측 DMZ 일원 자연환경 조사와 한강하구 공동수역 조사, 임진강하구 습지 생태계 조사를 국립생태원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DMZ 일원에는 전체 5,929종이 서식하고 있고 그 중 멸종위기종은 101종이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NIE, 2016). 한강하구 공동 수역 우리측 지역 조사는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과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생태계조사가 시행되었으며, 임진강하구 습지조사는 철새 서식지와 회유성어류 산란지를 중심으로 보전 및 관리 필요성이 높은 구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였다. DMZ 일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강-임진강 수계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하여 2019년 임진강과 한탄강을 중심으로 연천군 전역이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Yeoncheon Imjin River 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되었다. 2020년에는 연천군, 철원군이 포천시와 공동으로 한탄강과 그 하류에 위치한 임진강 합류부 일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한강도 임진강과 합류한 다음 서해로 유입된다. 한탄강, 임진강, 한강 하구 주변은 이동성 조류가 월동지, 중간 기착지, 번식지로 이용하고 있다. 두루미와 재두루미 서식지로서 임진강이 합류하는 한강은 천연기념물 제250호 한강하류 재두루미 도래지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양시 장항습지에서부터 강화도 보구곶리까지는 2006년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한, 남북한 접경지역은 남한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인 군사분계선에서 10km 이내 통제보호구역과 군사분계선에서 25km 이내 제한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야생동・식물 보호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NIE (2021)에 따르면 한강하구 공동수역과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은 한반도 다른 서식지보다 생물다양성이 월등히 높고, 개리, 저어새, 재두루미,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 출현 빈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되었다. 임진강 하구주변은 철새 서식지, 회유성 어류 산란지 등 환경․생태적으로 보전과 관리의 필요성이 높은 곳으로 분석되었다.

3.2 북한과의 환경・생태협력 여건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의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자간환경협약(Multilateral Environmental Agreements)을 통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환경・생태 분야 주요 협약과 기구에 남북한 모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환경・생태 협력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남한이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IUCN),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UNESCO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 람사르협약(Ramsar Convention)에 가입하여 환경 관련 국제적 논의에 참여하였던 것에 비해 북한은 2017년부터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활동은 조류 생태 모니터링과 습지 보전 관련 활동이다. EAAFP에서는 북한에서 발행된 주요 조류종 소개 자료를 포함하여 습지 생태계 보호 관련 활동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 환경 기구 네트워크 안에서 북한의 참여와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적 그리고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생태 협력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Choi, 2021). 코로나19 범유행 상황에서도 EAAFP, IUCN 등 국제기구와 생태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대내외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강-임진강 합류부는 서해 그리고 황해로 이어지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습지 생태계 보전, 물새조사 활동과 황해 환경보호 관련 국제 프로그램과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과 월경성 환경・생태 협력사업을 준비하면서 서해지역 조류 조사와 서식지 보전 관련 활동은 가장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북 제재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과 관련 전문가는 환경・생태 분야 활동과 국제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대내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철새이동경로 상에서 물새 서식지 중요성 및 보전 관련 논의에 남북한 및 국제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면서 서식지 관리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hoi, 2019).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북한의 봉쇄 이후 국제 전문가의 북한 현지 조사에 직접 참여는 진행되고 있지 않으나 북한 대외언론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에서는 2021년 봄철이행시기 주요 철새보호구에서 이동성 물새조사, 2022년 월동시기 물새자원량조사평가를 진행하는 등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생태보전협력 방향

조류의 경우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이며, 이동경로 상 전체 개체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종에 관심을 가지고 월동지, 중간 기착지, 번식지 보전에 대한 월경성 환경협력이 필요하다.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는 두루미류, 저어새, 개리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조류의 월동지이자 번식지, 중간기착지로서 남북이 생태보전을 위한 공조가 가능한 공간이다. 그러나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는 접경지역의 일원으로 2019년 이후 교착 관계에 있는 남북이 바로 직접적인 생태보전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북한의 봉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논의 또한 쉽지 않다. 또한, 남북한 간 한강-임진강 합류부 생태보전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한 사항인 북한 당국의 관심과 육상 DMZ와 한강하구를 관할하는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의 허가와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조류조사의 경우 DMZ에 직접 출입하여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쌍안경과 망원경 등을 이용한 목견조사로 생태보전협력 측면에서 공조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시점을 준비 단계로 보고 향후 남북 간 직접 교류가 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여 단계별 생태보전협력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때, 본 연구에서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긴장보다는 비정치・군사적인 분야인 환경・생태분야의 협력을 고려한 시범 사업을 제시하였으며, 남북관계 또한 고려하여 남북관계가 교착된 상황과 긴장완화, 개선된 상황을 고려하여 단계별 협력할 수 있는 기관을 검토하였다.

먼저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현재의 교착상태를 유지할 경우 환경・생태 협력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보고 진행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제시하였다. 준비 단계에서는 남북의 직접 또는 양자 협력보다는 다자 협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기후 위기 대응차원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활동으로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를 포함하여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 내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동성 물새 서식지를 중심으로 주요 종에 대한 조사를 국제 환경 네트워크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남한의 경우 전국 주요 습지 200곳을 대상으로 1999년부터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Winter Waterbird Census of Korea)를 진행하고 있다(NIBR, 2021). 북한의 경우 12월과 1월 사이 겨울 조사, 6월과 9월 여름 조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하였다(Ri, 2016). 그러나 북한 당국의 조류 조사는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 도요류 도래현황 조사 등과는 조사 방법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과 2015년 촬영된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 문덕철새관측소의 관측일지와 국립생물자원관 겨울철 동시 센서스 조사 방법을 비교했을 때, 조사 일과 지역, 날씨는 공통으로 포함되어 있었으나, 북한 국가과학원 조사 자료에는 조사자 정보가 포함되지 않고, 관측 장소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 전문용어의 차이로 인해 관측 조류 종명 표기에도 차이를 보였다. 조사지역의 경우 남한에서는 철원평야, 연천, 임진강, 한강하류 등 접경지역이 포함되어있으며, 북한도 주요 조사 지역에 문덕, 신도, 덕도, 강령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에 대한 연계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국제습지협회(Wetlands International)에서 매년 1월에 조사하는 것을 권장하는 아시아 물새 총조사(Asian Waterbird Census)에 남과 북이 각각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다. 아시아 물새 총조사를 통한 조사결과는 조류 및 서식지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서식지 보호 및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또한, 국제 저어새 총조사(international Black-faced Spoonbill Census), 국제 도요・물떼새 조사(Global Shorebirds Counts) 등을 EAAFP, 도요・물떼새 보호협회(Shorebird Conservation Society)와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음으로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발전한 긴장 완화 상태로 변화할 경우 교류 단계로서 남북이 각자 조사한 결과를 한반도 생태공동체 조성을 위한 자료로써 공유하는 것이다. 북한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 조선자연보호연맹 등은 뉴질랜드 미란다자연기금(Miranda Naturalists' Trust)과 서해안 일대 도요류 공동조사, 국제조류보호협회(BirdLife International)와 두루미류 공동조사, 일본 조선대학교와 저어새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i, 2016). 한강-임진강 합류부의 경우 저어새, 재두루미의 중요 서식지와 번식지로 첫 번째 단계에서 진행된 연계조사 결과와 국제 환경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때, 비단 조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류군의 이동종, 회유종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남북 양자간 교류협력에 대한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환경네트워크의 총회 또는 정례회의를 통해 생태과학 교류가 진행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남북이 국가기관으로 가입한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Contracting Parties), EAAFP 파트너 총회(Meeting of Partners) 등에서 북한 조사기관과 공동조사를 진행한 국제기구, Wetland International, 그리고 남북한 연구자가 부대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다. 또한, 이동성야생동물종의 보전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Conservation of Migratory Species of Wild Animals, CMS)에 남북한이 함께 가입하여 서식지 보전을 위한 활동에 대한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CMS는 람사르협약이 포함하지 않은 이동성 해양 동물 및 이들의 서식지보호, 이동성 생물종의 이동경로 보전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CBD보다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보전방안을 포함하고 있다(Park and Choi, 2009). 람사르협약과 CBD에 가입된 남북이 CMS에 함께 가입할 경우 월경성 조류 서식지 보전을 위한 포괄적인 생태보전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된 상태로 남북 양자 간 직접적인 교류협력이 가능한 단계이다. 임진강 수계 내에는 연천군과 접해있는 북한 지방자치단체로 북철원군, 장풍군, 이천군 3개군이 있으며, 철원군과 접해있는 북한 지방자치단체로 북철원군, 평강군, 김화군 3개군이 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 간 인적 교류와 인도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유하천의 생태계 관리를 위한 상호협력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강-임진강 합류부 수계 내 접경지역 습지 발굴과 관리를 지자체간 우선 협력사업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 남한지역 DMZ 일원 내 습지는 민간단체인 녹색연합에 의해 32개로 목록화되었으나(KNA and Green Korea, 2018), 남북한 정부나 지자체가 공식적으로 접경지역 습지의 목록을 작성한 적이 없으며 연천군, 파주시, 철원군과 북한지역의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접경지역 습지 목록은 발표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한강-임진강 수계의 합류부 내부에 있는 하천습지(riparian wetland)에 대한 습지 목록 발굴과 습지복원 대상 지역, 주요 습지관리에 대한 논의를 남북공동 생태협력의 우선순위로 두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접경 람사르 습지(Transboundary Ramsar Site)로 지정할 수 있는 협력을 진행할 수 있다. 2001년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국경을 잇는 바라들라(Baradla) - 도미차(Domica)를 개별 당사국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 후 접경지 습지로 공동지정하여 관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0개 접경 람사르 습지가 지정되었다(RCS, 2019). 정부 간 합의 후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공식문서를 제출하는 절차를 통해 접경 람사르 습지로 공동 지정・관리가 가능한 형태로 남북이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를 각각 람사르 습지로 지정 후 접경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때,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서식지 관리와 대중인식 증진 활동(Communication, Education, Participation and Awareness)이 같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개선된 남북관계 하에서 연합 단계로 남북 공동조사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연천 율무밭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재두루미에 대한 공동조사 협력을 고려할 수 있다. 이들 두루미류는 한탄강과 임진강-한강 합류부 지역을 비롯하여 접경지역의 주변 농경지에서 서식하며 남북한을 이동하면서 공동의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종으로 남북 공동 조사와 생태보전협력 노력이 매우 필요한 종이다. 남북 생태보전협력을 위해 두루미류에 대한 현장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기초자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조사 시 남북이 각자의 영토 내에서 조사하고 자료를 교환하여 공동 분석을 실시하며, 고해상 위성영상 조사 및 현장 보완조사 병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임진강-한강 합류부 수계에 서식하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공동 조사에 적용하기 위해 남북한의 두루미 공동조사 매뉴얼 작성 실무작업반도 사전에 운영되어야 한다.

Tabel 1. Potential projects for promoting Inter-Korean ecological co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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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For the cooperation phase, it was considered that the national institutions were the center. Due to the lack of accurate information on the DPR Korean research institutes it was not included in the list of possible cooperation institutions.

Source: Own compilation based on Inter-Korean Cultural Heritage Policy Forum (2021)

4. 결론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합류부 주변에는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습지가 자리 잡고 있으며, 남북한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이동하는 생물종이 월동지, 중간 기착지, 번식지로써 이용하고 있다. 그동안 한강-임진강 공유하천에 대한 논의는 수자원 활용 측면에서 어떻게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그러나 남북 공유하천 – 특히, 한강-임진강 합류부는 이동성 생물종에게도 중요한 지역으로서 남북한 당국, 지역 주민, 그리고 그곳을 이용하는 생물종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와 협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이 생태공동체로서 조사와 모니터링, 과학적 교류, 보전 방안에 대한 구체적 실천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준비 단계로서 남북한 전문가 및 국제 환경네트워크가 협력하여 각자의 지역에서 여름철 또는 겨울철 동시 총조사를 진행하고 직접 교류가 가능한 단계에서 조사 결과 공유를 포함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위한 생태과학 교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때, 다자간환경협약을 바탕으로 남북이 이동성 야생동물종의 보전에 관한 협약(CMS)에 함께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후 협력 단계에서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를 이용하는 이동성 생물종 서식지 보전 방안에 대한 논의와 협력이 남북 간 협력의 형태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 남북 간 협력이 한반도 생태공동체로서 접근이 가능한 직접협력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시기에 따른 정책적, 사회적 변화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단계별 협력 방안을 제시한 한계가 있다. 또한 단계별 소요되는 기간, 추진 체계, 협력을 주관하는 기관 등에 대한 분석은 포함하고 있지 않은 한계가 있다. 이에 관련 후속 연구를 통해 단계별 그리고 시기별 협력 방안과 남북한 대내외 요소를 포함한 협력 방안과 추진사업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제시한 한강-임진강 공유하천 합류부 생태보전협력 방향은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남북 전문가가 일정 시기에 각자의 지역에서 조사하는 협력 등을 제시하여 향후 국제적 환경현안과 연결하여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사

본 연구는 2021년도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NRF-2021R1A6A1A10045235)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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