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1. 연구배경 및 필요성
해외의 9.11 테러와 국내 2014년 세월호 참사, 2018 년 하반기 디지털 성착취 사건(N번방), 2020년의 양부모 아동학대 살인사건(이하 정인이 사건')처럼 이슈화된 사건일수록 현장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보도를 쉽게 볼수 있다. 이런 보도는 피해자가 고통받는 모습을 확대하여 피해 현장의 처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수용자로 하여금 직접외상 경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해 간접외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1][2].
Neria & Sullivan(2011)의 연구에서 9.11테러 기간동안 TV 방송을 통한 노출이 테러 후 1~2개월 동안의 단기 PTSD 증상에 대한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 됐다[3]. 이는 보도에 따른 간접외상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는데 세월호 참사 당시의 보도가 그 예이다.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는 무분별한 취재 경쟁으로 흥미 위주의 선정적 보도가 넘쳐났다[1]. 이에 더해 오랜 기간 뉴스가 방영되면서 노출 시간이 증가하였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간접적인 경로로 인한 PTSD 증상을 경험 했다[4]. 또한, TV 방송에서 CCTV를 통해 노출된 '정인이 사건'에 대해 CCTV 속 모습에 떠올라 우울하고 화나고 눈물이 난다는 내용의 댓글이나 반복적으로 떠올라 힘들다와 같은 댓글처럼 대리외상 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5]. 이는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을 사용하여 범죄 현장을 반복적으로 보도할 시, 뉴스 시청자에게 정신적 충격과 범죄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연구와 유사한 맥락이다 [6]. '정인이 사건' 이전에는 COVID-19와 디지털 성착취 사건 소식이 겹치면서 "이유 모를 무력감이 계속된다."와 같은 반응과 함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한 정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정보에 짓눌리게 되었다[7]. 즉, 미디어를 통해 사건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사회적 재난 및 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여 대리외상을 겪은 것이다.
이런 선정적 보도는 전문 언론인이 아닌 경우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는데 실제로 SNS가 나타나고 스마트미디어가 등장함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온라인과 모바일의 경계를 허물며 뉴스의 생산과 유통 등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그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8]. SNS는 일반인이 운영의 주체인 소셜미디어 중 하나로 서로의 관심사와 활동을 공유하거나, 살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및 상호작용을 위한 서비스이다[9]. 즉, 소셜미디어는 생생한 정보 생산력과 대인 간 정보 확산 현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개개인이 재난 상황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일차적 정보 생산과 소셜미디어 또는 매스미디어가 제공한 정보를 검증하거나 재해석하는 이차적 정보 생산이 가능하다[10]. 이런 소셜미디어가 재난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되면서 훨씬 빠르고 적나라하게 관련 정보가 퍼져나간다[11][12]. 국내 한 매체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미디어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COVID-19와 같은 재난 소식은 물론, 살 인, 인종차별, 성폭행, 아동학대, 동물학대 등의 사건을 여과 없이 자극적인 형태의 사진이나 영상으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13].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 앱을 열고 별생각 없이 스크롤링 하다 보면 잔인하고 가학적인 장면들을 접하게 되어 부정적인 정보를 끊임없이 소비할 수 있고, 이런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신적 외상을 크게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13]. 박노일 등(2018)의 연구에서도 신문이나 TV 방송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건을 접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외상을 겪는다는 결과가 나타났다[12]. 즉, 미디어의 폭넓은 재난 뉴스가 비참한 장면을 반복적으로 송출하면, 실제 발생한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지역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정서전염(emotional contagion)'이 발생하는 것이다[12].
현재, 2020년 1분기 국내 컨설팅 업체의 소셜미디어현황 및 전망'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소셜미디어 이용률(87%)은 세계 평균(49%)의 약 2배에 육박하며 전 세계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4]. 또 다른 조사에서 2020년 3월 기준 국내 소셜미디어 이용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2% 증가하였으며, 이는 모바일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31%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14]. 이런 소셜미디어 이용률의 계속되는 증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나라한 내용을 불시에 접함으로써 심리적 외상의 발생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욱 높아졌음을 시사한다[3-5]. 따라서 과거에는 오프라인상에서 정서전염을 측정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간접외상과 같은 문제가 대두되는 현재에는 보다 전문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서전염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또,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15-19]. 그러므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어나는 정서전염으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어려움, 곤란뿐만 아니라 이차 외상, 대리 외상 등의 심각한 정신적 외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선별하여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이런 위험성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연령대는 다름 아닌 20대로 사료된다. 20대는 현재 SNS 이용률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용 이유로는 친교 목적이 가장 많이 집계됐다[20]. 실제로 최근 온라인상의 교류가 많이 늘어나며 온라인에서의 대인관계가 현실로도 이어지는 등 대인관계 형태가 변화됐으며, 20대는 이런 활동이 가장 많은 연령대 중 하나이다[21-24]. 이에 더해 20대는 Eriksn의 심리사회적 단계에서는 친밀감 대 고립감의 시기이기에 친교를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SNS는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25]. 따라서 다른 연령대보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SNS를 통한 대리, 간접외상 등에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20대는 대개 취업이나 진학 등의 이유로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되기도 하며, 발달적으로 후기 청소년기와 성인기 초기에 해당하여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독립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25-27]. 이러한 이유로 기본적으로 20대는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과 같은 정신건강이 취약한 집단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대의 우울과 불안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심각한 수준이며, 연령대 중 20대의 우울과 불안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8] 이에 더해 19년도 이후 발생한 COVID-19(이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20대의 정신건강은 더욱 위 험해졌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 학회(이하 KSTSS)의 2021년 1분기 자료에 따르면 20대가 60대보다 우울위험군 비율이 2배이상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29].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와 달리[30],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어나는 정서전염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소셜미디어의 이용도가 높은 20대에서 본 척도를 사용한 취약성 파악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아 만 20대를 대상으로 척도 타당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이찬주, 박주은, 신하영, 신호영(2021)의 연구를 기반하여[31],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척도(Social Media Emotional Contagion Scale, SECS)를 개발하고 SECS가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을 정확하게 측정하는지 타당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이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 타인의 정서표현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SECS의 타당화를 위해 내적구조 타당도와 준거관련 타당도를 중심으로 검정하고 문항반응이론을 적용하여 문항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둘째, 본 척도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고 기준점(Cut-off)을 선정하여 정서전염의 개념에 대한 이해와 취약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하고자 한다. 현재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나타난 스마트 미디어로 이루어진 온오프라인의 융합은 그 안에서 새로이 대두된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시급하다. 본 척도가 신뢰롭고 타당한 척도라면 활동반경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나타난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수 있을 것이며, 기준점을 통해 개인의 취약성을 확인 할 수 있어 이로인해 새로이 나타난 문제들과 간접외상, 대리외상, 이차적 외상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에도 기여할수 있을 것이다.
Ⅱ. 문헌고찰
1. 정서전염의 개념
정서전염은 학자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Hatfield, Cacioppo와 Rapson(1993)은 정서전염을 타인의 표현, 발성, 자세, 움직임을 무의식적으로 흉내 내는 동시에 그러한 행동을 발생하여 결과적으로는, 정서적으로 수렴하는 경향성이라고 정의했다 [32]. 또한, Singer와 Lamm(2009)은 정서전염을 인지적인 이해 능력이 필요 없는 무의식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33]. 국내에서는 대인적 정서의 전이현상을 설명하는 심리적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34]. 이는 정서전염이 인지적 공감보다 정서적 공감과 더욱 관련된다는 선행연구와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35]. 그리고Doherty(1997)는 정서전염과 반응성, 정서성, 타인에대한 민감성, 사회적 기능성, 자존감이 정적 상관을 가 지며, 소외감, 자기애, 정서적 안정성과는 부적관계를 가져 정서전염이 잘 될수록 타인에 대한 민감성이 높고, 자아존중감이 높으며, 감정이입을 더 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35]. 또한, 타인의 정서적 경험으로부터 민감성이 증가할 경우 사회적 기능이 향상될 것이고, 이로 인해 자아존중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된다 [30]. 이런 정서전염은 공감과 쉽게 혼동되는데 정서전염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36]. Hein, Singer(2008)는 공감이 다른 사람에게 정서나 감각 상태를 공유함으로써 야기되는 정서상태라고 정의하였고, 공감할 때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에 의해 자신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36]. 하지만 이들은 정서전염이 공감능력 발달의 기반이 될 수 있더라도 한 개인이 그것이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다른사람의 정서 상태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공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36]. 또 Hatfield, Cacioppo와 Rapson(1994)은 정서전염이 자동적이고 원시적이기 때문에, 감정을 공유한 뒤 타인이 느끼는 것이라고 인지하는 능력이 필요한 공감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20].
2. 기존척도 검토
Doherty(1997)는 공감과 다른 개념인 정서전염을 측정하기 위해 척도를 개발하였다[35]. Doherty(1997) 의 척도는 정서전염을 정서적 자극에 일치할 수 있게 정서적인 표현이 뒤따르는 방식으로 측정했다[35]. 김미애와 이지연(2015)은 사랑과 행복을 나타내는 긍정적 정서와 두려움과 슬픔을 나타내는 부정적 정서로 문항을 구분하여 해석할 수 있는 Doherty의 2요인 구조의 특성을 반영하여 2요인 구조의 한국판 정서전염 척도(K-ECS)를 개발 및 타당화했다[30]. 그러나 해당 척도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꼬옥 끌어안을 때나의 마음이 녹는다'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내 마음이 행복한 생각들로 채워진다'와 같이 오프라인 상황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여 온라인상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서전염의 측정에는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외에는 정서전염에 대해 타당화 된 척도는 없었다.
3. 소셜미디어에서의 정서전염
소셜미디어에서의 정서전염은 개인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무의식적으로 대상의 정서에 동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SNS의 사용자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만큼 소셜미디어가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시사된다. 따라서 우리는 소셜미디어상에서 나타나는 정서전염을 기존과 다르게 측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척도(Social Media Emotional Contagion, SECS)의 구성개념에 대한 조작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소셜미디어란 SNS, SNS를 통한 기사, 인터넷 기사, 뉴스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영상, 이미지, 글로 개인의 일화나 사건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정서전염이란 타인의 정서표현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정도를 의미하며, 이를 종합한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이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 타인의 정서표현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정도를 말한다.
Ⅲ. 연구방법
1. 표집대상
본 연구는 ㅇㅇ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사전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데이터 수집은 Google 설문지를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실시하였다. 연구의 표본은 편의표집방법을 사용하여 수집했다. 편의표집방법은 조사자의 편의에 따라 모집단으로부터 접근성이 용이하고 편리한 방법을 통해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20대는 전 연령대 중 소셜미디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집단이며, 우울과 불안 등에 취약한 집단이다[20[[28]. 이들은 발달과업적 스트레스 속에서, 소셜미디어와 밀접한 삶을 살면서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므로 20대의 특성을 반영하고자 특별한 범위 설정 없이 편의 표집을 진행하였다.
2. 연구도구
2.1.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척도 (Social Media Emotional Contagion Scale, SECS)
SECS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이찬주 등(2021)이 인터뷰와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개발한 척도이다[31].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 2요인 구조의 각각 9문항씩 총 18문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1점에서 5점까지의 리커트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 SECS의 내적합치도 지수는 Cronbach's a=.893으로 양호하였다[31]. 각 요인별 내적합치도는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이 Cronbach's a=.863,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이 Cronbach's a=.857로 양호함을 확인했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Cronbach's a=.908이었다.
2.2. 한국판 정서전염 척도(Korean version of the Emotional Contagion Scale: K-ECS)
K-ECS는 정서전염을 측정하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김미애, 이지연(2015)이 Doherty(1997)의 척도를 번안하여 개발 및 타당화한 척도이다[30I35]. 총 10문항으로 1점에서 5점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이며, 긍정적 정서전염 6문항과 부정적 정서전염 4문항으로 구성된 2요인 구조이다. 개발 및 타당화 연구를 진행한 논문저자에 의하면 모든 문항을 정방향 채점 후 단순 합산하여 총점을 구해 사용하는 척도이다. 김미애, 이지연(2015)의 연구에서 내적합치도는 Cronbach's a=.83 으로 적절하였다[35]. 각 요인별 내적합치도는 긍정적 정서전염이 Cronbach's q=.85, 부정적 정서전염이 Cronbach's a=.62로 적절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Cronbach's a=.792였다.
2.3. 성인 공감척도(Basic Empathy Scale in Adults: BES-A)
BES-A는 공감을 측정하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본 척도는 청소년 대상의 BES를 Carre, Stefaniak, D'ambrosio, Bensalah, & Besche-Richard(2013) 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타당화한 BES-A를 이희연, 조혜영, 정미라(2018)가 번안 및 타당화한 척도이다[37]l38]. BES-A는 총 16문항으로 구성된 1점에서 5점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인지적 공감, 정서적 전염, 정서적 분리의 3요인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인지적 공감의 문항 4, 15, 16번과 정서적 분리의 문항인 1, 5, 6, 10, 14번 문항은 역채점을 하여 점수를 부여한다. 이희연 등(2018)의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합치도는 Cronbach's a=.86으로 양호하였다[38]. 각 요인별 내적합치도는 인지적 공감이 Cronbach's 0 =.81, 정서적 전염이 Cronbach's a=.63, 정서적 분리가 Cronbach's a=.83으로 적절한 수준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a=.879였다.
2.4.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 SES)
SES는 Rosenberg(1965)가 개발한 자아존중감 척도로 최정아(1996)가 번안한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를 수정하여 사용하였다[39]. SES는 총 10문항의 자기보고식 척도로 1점부터 4점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이다. 하지만 8번 문항 I wish I could have more respect for myself'를 번역할 때 가정법을 사용하지 않는 우리말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해석상의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예상되며 수정 또는 제거의 필요성을 가진다[40-42]. 이를 근거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8번 문항을 제거하였다. 부정문항(3, 5, 9, 10)은 역채점한 후, 모든 문항의 합으로 점수를 계산하고,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의 경우 다양한 요인구조로 보고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배하나, 최삼욱, 유제춘, 이종선, 최경숙(2014)의 연구를 참고하여 2요인 구조를 사용했다[43]. 김귀례(2013)의 연구에서 Cronbach's a=.82로 보고 하였으며[44],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a=.879였다.
3. 예비 연구
예비문항 구성을 위한 반구조화 면접은 만 20대 성인남성 3명, 여성 8명, 그리고 만 18세(원 나이 20) 남성1명의 총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평균연령은 22.6세이었다. 정서전염에 대한 사례 1차 설문조사는 만 20대 성인 남성 1명, 여성 4명의 총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정서전염에 대한 사례 2차 설문조사는 만20대 성인 남성 10명, 여성 16명의 총 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문항 선별을 위한 예비조사는 20대 성인 남성 58명, 여성 82명 중 결측값 1명을 제외한 총139명이 예비연구 분석에 사용되었다.
4. 본 연구
본 연구의 데이터 수집은 Google 설문지를 이용하여 온라인 설문조사로 2021년 9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10일동안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자의 기준은 만 20세이상부터 만 29세 이하의 대한민국 전국의 만 20대 성인 남녀였으며 총 201명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본연구의 실제 분석에서는 결측값 14명을 제외한 남성 82 명(43.9%), 여성 105명(56.1%)으로 총 187명의 데이터가 사용되었다. 연구대상자 187명의 평균연령은 23.53세로 만 20세부터 만 29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20대 초반(20-22세)은 68명(36.4%), 중반(23-25 세) 96명(51.3%), 후반(26-29세) 23명(12.3%)이다. 직업군은 대학생(휴학생 포함) 및 대학원생 115명, 직장인43명, 취업준비생 28명, 기타 1명으로 이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1]에 제시되었다.
표 1. 연구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성별, 연령, 직업군) (N=187)
IV. 연구절차
1. 예비 연구
문항 개발을 위하여 만 20대를 대상으로 반구조화 면접을 온오프라인에서 2021년 3월 18일부터 3월 25일까지 실시하였다. 해당 면접을 기반으로 제작된 1차 예비문항은 임상 및 상담 심리전공의 대학교수 1명에게 자문을 받아 수정 및 보완의 필요성을 인지하였다.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추가적인 정보 수집을 위해 감정에 대한 문헌연구와 Google 설문지를 이용하여 정서전염에 대한 사례 설문연구를 추가적으로 2차례 진행하였다. 1차 설문조사는 같은 해 4월 1일 하루 동안 진행되었으며, 2차 설문조사는 같은 해 4월 2일부터 4월 5일까지 진행되었다. 해당 결과를 통해 기존의 예비문항을수정 및 보완하였으며, 총 73문항의 예비문항을 결정하였다. 이후 동해 5월 3일부터 5월 10일까지 140명에게 문항 선별을 위한 예비조사를 실시하였고 최종분석은 결측 1명을 제외한 139명의 자료로 진행하였다. 예비연구의 모든 자료수집을 위한 연구대상자 모집 공고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등 SNS에 게시하여 실시하였다. 마지막 설문조사의 경우, 자료 수집이 종료된 후 기술통계, 문항분석과 요인분석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SPSS 25와 R version 4.0.4, Excel 16.0을 사용하 였으며, 문항분석은 문항 제거 시 신뢰도, 변별도, 문항분포 특성 등을 통해 실시됐다. 또, 탐색적 요인분석 진행 전 KMO와 Bartlett 검정을 통해 요인분석에 적절한 자료인지 확인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위해 주축요인 추출 방식을 사용하였고 회전방식은 요인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여 사각회전방식(Promaz)를 이용하였으며 목록별 결측값은 제외하였다. 또한 추가로 축소상관행렬을 이용한 평행분석(Parallel analysis)을 실시하여 총 18개의 문항을 최종문항으로 선정하였다.
2. 본 연구
본 연구의 데이터 수집은 Google 설문지를 이용하여 온라인 설문조사로 2021년 9월 1일부터 9월 10일까지 10일 동안 실시하였다. 설문은 만 20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하여 모집 공고문과 설문지 URL을 게시하여 진행하였다. 설문지는 연구에 대한 설명을 읽고 동의서에 동의할 경우에만 실시되었으며,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 18문항과 준거관련 검사인 한국판 정서전염척도 10문항, 성인공감척도 16문항,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 10문항 순으로 총 54문항이었다. 가장먼저 SPSS 25.0 프로그램을 사용해 각 변인의 기술통계치를 산출하고, SECS의 신뢰도 검증을 위하여 내적합치도 지수(Cronbach's a)를 분석하였다. 그 후SECS의 구성개념타당도와 준거관련 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Mplus 8.4 프로그램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 하였다. Mplus 8.4 프로그램은 리커트 척도와 같은 서열척도 자료들의 변수를 범주형 지표로 처리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CATEGORICAL? 읍션을 사용하여 범주형 지표로 처리하였다. 이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추정방법인 ULS가 아닌 범주형 자료에 적절한 WLSMV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다분문항반응이론을 적용하여 SECS 척도의 문항 적절성에 대하여 검증하였다. 본 연구는 R version 4.0.4 프로그램의·mirc/패키지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등급반응모형(Graded Response Model)을 사용하여 각 문항의 변별모수와 경계모수를 추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한 요인 구조를 바탕으로 SPSS 25.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SECS와 다른 척도 간의 수렴타당도와 변별타당도를 확인하였다.
V. 결과
1. 예비 연구
SECS의 최종문항 개발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구성된 82문항 중 불필요한 문항을 2단계를 거쳐 제거하였다. 1차적으로 문항분석, 문항분포특성과 변별도를 이용하여 불필요한 문항들을 7개 제거하였다. 변별도의 지표는 문항-총점 상관을 사용하였고 문항-총점 상관이 0.3 미만인 항목들, 난이도는 0.3 미만 혹은 0.8 이상인 문항들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제거했다. 2차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기 전, 탐색적 요인 분석에 적절한 자료인지 확인하였다. KMO(Kaiser-Meyer-Olkin Measure) 분석 결과는 .810으로, Bartlett의 구형성 검증 결과는 x2=5524.8437(p<.001)로 나타나 적합한자료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문항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에는 주축요인분석, 사각회전방식(Promaz)을 사용하였으며, 카이저 방법(고유치 1.0 이상), 스크리 검사, 평행분석을 이용하여 요인개수를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의 3가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머지 문항들을 제거하였다. 첫째, 요인부하량의 절댓값이 0.30 미만인 문항, 둘째, 교차부하 문항(2개 이상의 요인에서 요인부하량의 절댓값 .30 이상을 기준으로 함), 셋째, 공통요인값이 .30 미만인 문항) 그 결과, 총 18개의 문항이 도출되었다.
요인 개수의 경우 위의 과정을 반복하며 총 10번의 요인분석을 실시하자 카이저 방법에서 3개, 스크리 검사에서 3개, 평행분석에서 2개 요인으로 3가지 기준에서 모두 요인의 개수가 다르게 추출되었다. 이 가운데보다 엄격한 평행분석의 결과와, 전체적인요인의 해석가능성을 고려하여 2요인으로 설정하였다. 2요인 구성은 전체 변량의 48.612%를 설명하였으며, 모든 문항의 공통성은 .3 이상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2요인의 이름은 문항들의 내용을 고려하여,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과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으로 명명하였다.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은 총 9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고유치는 5.969, 설명량은 33.16%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도 9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고유치는 1.675, 설명량은 9.303%로 나타났다. 요인 간 상관 행렬은 0.545로 보통의 정적상관을 보였다. 또한, 전체 문항들에 대한 Cronbach's Q =.893으로 양호하였다. 긍정적인 정서전염의 Cronbach's a=.857, 부정적인 정서전염은 Cronbach's a=.863으로 양호하였다. 최종문항의 정규성을 알아보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확인한 결과, 왜도는 .402, 첨도는 .225로 나타났다. 각각 2와 7 이내이기에 정규성 가정을 충족시켰다고 볼수 있다[45].
준거타당도 검증에는 한국판 정서전염척도(K-ECS) 를 사용하였으며,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SECS)는K-ECS와 총점 간 상관이 r=.341(p<0.001)로 보통의 정적상관을 나타냈다. K-ECS와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SECS)는 어느 정도 유사한 구성개념을 측정하지만, 상관이 높지 않다. 그 이유는 오프라인과 소셜미디어라는 정서전염 방식의 차이로 시사되며, 따라서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척도는 오프라인상의 한국판 정서전염척도와 변별되는 척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림 1. SECS 요인구조
2. 본 연구
2.1 신뢰도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전체 문항의 내적합치도 지수 (Cronbach's a)는 .980이었고 하위요인별로는 부정적 정서의 전염은 .905, 긍정적 정서의 전염은 .845의 내적합치도 지수를 보였다. 따라서 본 척도의 신뢰도를 확보했다.
표 2. SECS 신뢰도
2.2. 구성개념타당도
탐색적 요인분석으로 주어진 2요인 구조가 적절한 구조인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이후 모형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22, RMSEA, CFI, TLI, SRMR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46]. 경험적 모형 합치도 지수의 경우, RMSEA와SRMR은 .08이하, CFI와 TLI는 .90이상을 기준으로 수용 가능성을 평가하였다[47][48].
분석한 결과, 검정적 모형합치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지만(c7-317.411, dF=134, p=.001), 경험적 모형합치도 지수는 모두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RMSEA=.086(.073-.098),CFI=.943,TLI=.935, SRMR=.064). 검정적 합치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나 표본 수가 많을 경우 대부분 유의한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경험적 합치도를 고려하여 본 척도의 구성개념타당도가 적합한 것으로 확인했다. 요인 간 상관은 중간정도의 정적 상관을 보였다(r=.532). [표 3]은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최종 척도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이다.
표 3. SECS의 모형합치도와 요인 간 상관
*p<.05, **p<.01, ***p<.001.
2.3. 문항반응이론을 이용한 문항타당회
문항반응이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척도의 일차원성 가정을 충족해야한다. 앞서 제시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와 SECS의 문항 내용을 확인했을 때본 척도가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정서전염'이라는 척도의 일차원성 가정은 충족되었다고 가정하였다. 이에 따라 SECS의 문항의 모수가 적절한지를 살펴보았다. [표4] 는 SECS 각 문항의 문항 모수와 문항 적합도이며, 모든 문항이 양호한 수준의 변별도(a= .64~3.18)를 가짐을 알 수 있고, 각 문항의 심각도 분포가 다양하다는 것 (b= -4.46~3.68)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 다분문항반응이론을 바탕으로 한 SECS 문항모수와 적합도
2.4. 준거관련타당도
한국판 정서전염척도의 경우 소셜미디어상의 정서전염을 측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정서전염을 측정하고 있으며, 성인공감척도의 경우 정서전염과 유사한 개념인 '공감'을 측정하는 척도이다. 또,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는 자아존증감을 측정하는 척도로 정서전염의 민감성과 관련 있다[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위의 세 가지 척도를 준거 기준척도로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K-ECS 척도의 경우 모두 정방향으로 채점하여 총점을 사용하였으며, BES-A 척도는 정채점을 하였지만 총점을 낼 때는 정서적 분리 문항을 역방향으로 채점하였다. SES의 경우 총점 계산 시에만 긍정적 자아존중감은 정방향, 부정적 자아존중감은 역방향으로 채점한 후 합산했다. SECS는 두 요인 모두 정방향으로 채점하여 더한 총점을 사용했다. SPSS 25.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각 척도의 신뢰도를 확인한 후, 척도 간 상관과 하위 요인별 상관을 분석하여 준거관련타당도를 검증하였다.
1) 한국판 정서전염척도와의 상관
한국판 정서전염과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은 총점 상관결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r=.273, p=.000). 각각 하위요인으로 살펴보았을 때는 K-ECS의 긍정적 정서전염이 SECS의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과(r=.169, p=.000), K-ECS의 부정적 정서전염이 SECS의 요인 1, 2와 모두 정적 상관을 보였다(!=.367~.452, p=.000).
2) 성인공감척도와의 상관
BES-A와 총점상관 결과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r=.082, p=.266). SECS의 하위요인과 BES-A의 하위요인들 간의 상관을 살펴보자면, BES-A의 2개 하위 요인,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분리와는 상관을 보이지 않았지만, BES-A의 하위요인인 정서적 전염과는 SECS의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과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 모두보통의 정적상관을 나타냈다((=334-.424, p=.000).
3) 자아존중감 척도와의 상관
SECS 척도와 SES의 상관을 확인한 결과, 두 척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r=-.059, ns). 그러나 SES의 긍정문항은 SECS의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과 약한 부적상관을 보였으며(==-116, p=.047), SECS의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과는 약한 정적상관을 보였다(r=.168, p=.021). SES의 부정문항의 경우 SECS의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에서만 약한 정적상관을 나타냈다(r=.257, p=.000).
표 5. SECS 준거관련 검사와의 상관
*p<.05, **p<.01, ***p<.001.
2.5. 기준점 설정
기준점 선정을 위해 예비연구와 본 연구의 표본을 모두 사용하였다. 두 연구의 최종문항 정규성을 알아보기 위해 최종문항의 왜도와 첨도를 확인한 결과, 왜도는 .13 첨도는 -.38로 나타났다. 각각 2와 7 이내이기에 정규성 가정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연구에서 SECS 총점의 평균은 46.52, SD는 13.69이었다. 최솟값과 최댓값은 각각 18점과 85점으로 나타났다. 규준참조 검사에 기반하여 점수의 표준정규분포를 가정하고 1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의 정도를 -1SD는낮음' 0은 보통', +1SD는 높음'으로 기준점을 설정하였다. 그 결과, 보통에 속하는 점수는 33 점에서 60점으로 이는 전체 약 67%에 해당한다.
VI. 논의
1. 결과 요약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Social Media Emotional Contagion Scale, SECS)를 개발하고 내적합치도를 통해 SECS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구성개념 타당도, 준거관련타당도 검증을 실시하여 SECS를 타당화하였다.
그 결과 SECS는 내적합치도를 통해 적절한 신뢰성을 확보하였으며, SECS의 구성개념타당도는 CFA를 통해 확인하였다. 구성개념타당도 검증 결과 2요인 구조로 이론적 가설과 동일하였으며 이는 K-ECS를 연구한 김미애, 이지연(2015)의 연구와도 일치한다[30]. SECS의 요인 간 상관 또한 선행연구의 하위요인 간 상관과 동일하게 정적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정서전염의 2요인이 상반된 관계가 아니며, 단순히 정서전염이 되는 감정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항개발 당시 선행연구를 기준으로 긍정적인 정서와 부정적인 정서의 단어를 구분하였을 때와 동일한 요인구조를 지지하여 각 요인들이 각 정서에 대응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49][50]. 더불어, 문항반응이론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개발한 SECS는 높은 변별도와 다양한 심각도 문항으로 구성된 타당한 검사도구임을 확인하였다.
SECS와 K-ECS는 약하지만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는 SECS와 K-ECS가 동일한 정서전염을 측정하지만정서전염이 발생하는 매체 또는 공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예측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문항반응이론을 기반으로 문항분석한 결과 SECS 문항들의 변별도가 K-ECS 문항들의 변별도보다 높게 나오고 문항심각도도 달라 두척도가 측정하는 구성개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오프라인상에서 나타나는 정서전염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나타나는 정서전염의 심리학적 개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BES-A의 하위요인인 인지적 공감과SECS는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정서전염과 공감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차이가 있다[50]. 하지만 정서전염이 정서적 공감보다 인지적 공감과의 관련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한 결과이다[35]. 또한, 인지적 공감은 다른 사람들의 정서경험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반면 정서전염은 자기 인식과 타인의 정서 이해를 위한 인지능력이 필요없기 때문에 다른 개념이다[51][52]. 따라서 이 둘 사이의 상관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비슷한 개념으로 알려진 인지적 공감과 정서전염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본 연구가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서 BES-A의 또다른 하위요인인 정서적 분리와 SECS가 측정하는 소셜미디어 정서전염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희연, 조혜영, 정미라(2018)의 선행연구에서 정서전염과 정서적 분리가 높은 상관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r=.71, p=.05)[37]. BES-A에서 측정하는 하위요인인정서적 분리는 감정의 근원지를 구분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서의 근원지를 자신의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정서전염과다르고 오히려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구분한 후 이 상태를 유지하는 공감과 더 관련됨을 알 수 있다[531I54]. 본 연구의 결과는 선행연구와의 차이가 있지만, SECS 는 정서적 분리와 잘 변별하고 공감의 모든 요소가 아닌, 측정하고자 한 '정서전염'만을 소셜미디어상에서 잘 측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38]. 더 나아가, BES-A 의 다른 하위요인인 정서전염은 SECS의 2가지 하위요인 모두와 양호한 관련성을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타당화하고자 한 소셜미디어 정서전염도 기존의 공통적인 정서전염'이란 구성개념을 어느 정도 측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본 연구에서 측정하고자 한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은 준거척도로 사용된 성인공감척도의 하위 요인인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분리와는 변별되고 정서적 전염과는 수렴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SES의 하위요인인 긍정적 자아존중감과 SECS의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은 유의한 정적상관이, SECS의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은 유의한 부적상관이 나타났다. SES의 부정적 자아존중감은 SECS의 긍정적인 정서의 전염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지만 약한 부적상관을 보였고, SECS의 부정적인 정서의 전염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정서전염의 민감성과 자아존중감이 정적 상관을 갖는다고 설명할 수 있다[30II35]. 본 척도가 K-ECS와 유사한 이론적 배경을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아존중감의 수준과 정서 전염의 수준에 의한 상관이라고 하기보단 사용한 표현들의 유사성에 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본 척도의 부정적 정서의 전염요인에 사용되는표현들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낀다',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같은 표현이고 SES의 부정적 자아존중감에서 사용되는 표현은 '나는 실패자이다' '자랑으로 여길만한 것이 별로 없다', '나는 정말 가치 없는 사람으로 생각될 때가 있다' 등과 같이 '무가치감' '무망감' 등을 공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눈에 띄는 연구결과로는 SECS와 SES의 총점 간 상관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황에서의 정서전염 방식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오프라인상에서 정서전염은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오프라인의 정서전염은 자아존중감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55][56].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정서전염과 자아존중감 사이의 관련성은 기존연구에서 충분히 이루지고 있지 않고 있다[57].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관계유지행동을 해야만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계 유지 행동이 관여하는 오프라인상의 정서전염과 달리 온라인상의 정서전염이 자아존중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부족하다[58]. 또 이러한 온라인 활동을 통한 관계유지 행동과 같은 사회자본 축적은 온라인 교류형태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의 자세한 교류형태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온라인 정서전염과 자아존중감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아직 확신하기 어려우며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2. 제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 상황에서의 정서전염을 새롭게 정의하였으며 개인이 소셜미디어 정서전염 정도를 이해하고 나아가 정서전염으로 인한 대리외상과 같은 정신적 외상의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 (Social Media Emotional Contagion, SECS)를 개발하고 타당화하였다.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서전염으로 일어나는 정신적 외상 등의 부정적인 영향의 중요성만을 시사하거나 외국의 척도를 번역했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실제로 한국의 20대를 반구조화 면접, 설문 등 3차례 조사하여 한국형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척도를 개발하였다. 이는 다른 나라와 한국의 차이를 고려해야했던 이전 척도와 달리, 한국의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의 속성을 자세히 이해함과 동시에 개인의 온라인 정서전염에 대한 취약성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둘째, 정서전염은 나타나는 공간과 매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이를 구분하여 정확히 측정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소셜미디어상의 정서전염은 오프라인상의 정서전염과 다른 특성을 가진다는 본 연구를 바탕으로 정서전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공간과 매체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소셜미디어상의 정 서전염을 K-ECS로 측정하게 되면 왜곡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개발한 SECS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온라인 교류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 맞춰 온라인과 관련된 여러 심리학적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반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새롭게 대두되는 심리학적 문제들의 이해를 넓힐 수 있으며 본 연구가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이라는 정서전염의 온라인적 시각을 고려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새로운 심리적 고통들(e.g., 온라인 악플과 댓글)로인한 문제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또한, SNS나 온라인 상에서 심리적 외상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무분별한 심리적 위협 요소들을 구분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으며, 기존 정신 장애에 소셜 미디어 및 온라인 상호작용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의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가 소셜미디어 정서전염에 대한 새로운 척도 개발과 타당화에 큰 의의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본 연구는 SECS가 정서전염을 측정하는 신뢰로운 검사라는 결과를 제시했고 이에 대한 구성개념타당도를 검증하여 타당한 척도임을 확인하였지만 추가적인 준거관련타당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상 즉, 온라인상에서 정서전염과 관련된 구성개념을 측정하는 연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준거관련타당도를 입증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온라인 정서전염과 관련된 타당한 준거척도를 사용하여 구체적이고 다양한 타당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20대를 대상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전체 연령대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후 연구에서는 대학생 이외의 직업군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대뿐 아니라 더 어린 연령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온라인 교류를 거의 하지 않거나, 소셜미디어 사용이 적은 연령대의 경우에는 온라인 정서 전염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 중 하나인 10대를 대상으로는 반드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소셜미디어 상의 정서전염과 오프라인상의 정서전염의 차이점은 인식하였으나 구체적으로 두 개념의 특징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러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정서전염을 더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리고 그 두 개념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SECS를 개발하고 타당화 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기준점을 제공하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였다. 다가오는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시대에 본 연구에서 개발한 SECS 척도가 온라인 정서전염에 대한 많은 심리적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이 논문은 2021년 한국심리학회 포스터 발표 원고인 이찬주 등(2021)의 연구를 수정하고 발전시킨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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