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자동차 산업은 엔진기반 내연기관 중심의 기계공업의 집합체였으나 최근에는 환경 및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기 혹은 수소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거나 하이브리드자동차와 같이 2종 이상의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포괄하는 산업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술이 성형, 가공, 후처리 등 뿌리산업 기반의 전통적인 기술에서 전기, 전자, 통신기술 등이 융, 복합된 전장 부품의 집합체로 변화하여, 타 산업에서 개발되는 다양한 기술이 자동차에 융합, 실용화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기고에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특히 연비, 배출가스 등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차량 부품의 경량화 기술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전기동력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 수요산업 변화에 따른 부품업계의 대응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자동차 산업의 기술동향
세계 자동차 산업은 2019년도 말부터 시작된 COVID-19의 여파로 판매량이 15% 이상 급감하였으며 2020년도 하반기부터 소비심리의 개선,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회복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등으로 인해 2023년도에나 2019년도 대비 동등 수준으로의 회복이 예상된다. 한편 국내 자동차 산업은 2021년 기준, 전년 대비 국내생산은 1.3%, 내수판매는 8.5% 감소하였으나 COVID-19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악재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국가별 생산순위도 2020년에 이어 5위를 유지하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었다. 특히 친환경자동차의 내수판매는 전년 대비 54.5% 증가, 수출은 전년 대비 50.0% 증가하는 등 내수, 수출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하여 친환경자동차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친환경자동차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기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태양광자동차 중 에너지효율 등 환경기준에 부합하는 차량을 말하며 표 1에 나타낸 것처럼 세계 각국은 자동차 제작사에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및 연비개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즉, 친환경자동차의 수출 증가는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무역장벽에 대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량화 기술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1. 친환경자동차 내수판매 및 수출 추이 (단위 : 대, %, 산업통상자원부).
표 1. 주요국 온실가스 및 연비규제 동향(단위 : ㎞/L, g/㎞, 관계부처합동)
최근 자동차 산업의 기술개발은 사람과 화물의 이동이 중시됐던 교통의 단순한 이동성 개념을 넘어 다양한 운송 수단을 이용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집합체를 의미하는 통합적인 개념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메가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기술개발은 연결(Connectivity), 자율주행 (Autonomous), 공유 (Sharing), 전동화 (Electrification)의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간단히 CASE 또는 ACES라고 부르기도 하며 다음과 같은 의미를 말한다.
첫 번째로 자동차의 연결 기술은 차량과 차량 이외의 모든 영역이 상호 연결되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개발수단으로 제시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자동차와 결합된 형태를 갖는 것을 말한다. 즉, 스마트폰과 같은 각종 IT기기, 도로교통 상황과 같은 각종 정보를 초고속 통신망과의 연결을 통해 자동차가 기존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벗어나 다양한 데이터를 생성, 교환하면서 하나의 모빌리티 비즈니스로 통합하는 서비스 수단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미래 모빌리티의 산업생태계가 기존 완성차 중심의 수직적 밸류체인에서 서비스라는 새로운 생태계 안에서 수평적 밸류체인의 형태로 바뀌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 조작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 제어, 작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조작을 운전자 스스로 선택하는 Level 0부터 모든 조작을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하는 Level 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 수준은 고속도로에서 차로를 유지하며 차간거리를 제어하는 Level 2 수준이며, 시스템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Level 3 수준의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의 상용화는 연비개선으로 인한 에너지 절감, 운전자 과실 사고 예방, 교통약자의 이동성 향상뿐만 아니라 차량 내부 공간을 개인 사무, 휴식,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어 이동 수단으로서의 자동차에서 다목적 모빌리티로의 개념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 초 연결 시대의 자동차 산업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University of Michigan).
세 번째로 공유자동차의 개념은 한 대의 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나눠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것으로 자동차 산업에 공유 경제의 개념을 도입하여 지정된 장소에서 차를 사용하고 반납하는 카셰어링 (Car Sharing), 필요한 곳에서 차를 호출해 사용하는 카헤일링 (Car Hailing) 등 차를 소유하지 않고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카셰어링은 사회적 측면에서 자가용 승용차 운행을 줄여 교통 혼잡을 줄이고, 도로 인프라 등의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가 있으며 대부분 승용차의 평균 운행 시간이 주, 정차 시간 대비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효율적인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공유자동차는 자동차 소유시 취득이나 유지비용의 부담을 줄여 효율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사용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모빌리티 공유의 역할과 한계가 드러나 향후 소유와 공유의 공존에 대한 방향성이 명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 번째로 자동차의 전동화 기술은 초기에 내연기관의 연비향상을 위해 기계 구동 부품을 전동화하여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차량의 구동을 내연기관에서 전기구동으로 전환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등이 상용화되고 있으며 궁극적인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는 주행중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연료생산, 제조, 주행 등 전 과정을 고려한 온실가스 배출 비교도 내연기관자동차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보급 속도 또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 성능향상 등과 충전기 보급의 확대에 따라 내연기관자동차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중국의 경우는 2023년도부터 전기자동차 구입시 지급되는 보조금을 폐지할 정도로 소비자에게 구매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3.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레벨 정의 (국토교통부).
그림 4. 세계 공유 모빌리티의 성장 추이 및 COVID-19 대응사례 (Green Car Congress 등).
그림 5. 중형 승용차 10년 사용시 차종별 생애 CO2 배출량 비교 (관계부처 합동).
3. 자동차의 경량화 기술
자동차의 중량은 안전규제 만족을 위한 고강도 소재, 충돌 부재의 사용증가 및 탑승자의 편의 지원을 위한 부품의 증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차량의 중량증가는 연비규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경량화 기술은 기존 내연기관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기동력자동차의 연비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선택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일충전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배터리의 효율향상과 함께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시스템의 용량이 커지게 되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상쇄하기 위해서도 경량화는 필수적이다.
차량 경량화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로는 부품의 설계 최적화를 통해 소형화, 박육화하는 경량화 기술과 저비중의 경량 소재를 사용한 부품의 중량 저감 기술이 가장 대표적이다. 설계 최적화를 통한 경량화 기술은 동등한 성능의 부품에 대해 효율을 높여 소형화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다수의 부품을 일체, 통합하는 기술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Tesla에서는 Model Y 차종 개발에 기가프레스 (Giga press)라는 초대형 다이캐스팅 설비 (현 6,000톤급, 향후 8,000톤급 적용 예정)를 이용하여 기존 70여개로 구성된 후방 언더바디 (Rear Underbody) 부품을 하나의 부품으로 제작에 성공하였다. 이는 기존 부품들을 접합하는데 필요한 공정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비용 또한 절감하여 고가의 경량 소재 활용에 걸림돌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내었고 향후 전방 언더바디 (Front Underbody)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경우는 구동을 위한 에너지 공급원인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케이스를 충돌시 단순한 배터리팩 보호 구조에서 벗어나 차체구조 설계시 차체 구조물의 일부로 인식, 설계에 반영하여 전기자동차의 중량증가를 억제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그림 6. 중소형 차량의 중량변화 추이 (EAA).
자동차에 사용되는 소재는 일반적으로 60~70% 정도 철강소재가 사용되고 있으며 비철계 금속 소재가 12% 내외, 고분자 소재가 15% 정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은 비중이 7.8로 상대적으로 무거워 이를 대체하기 위해 기존 철강소재 대비 강도를 높인 초고장력강,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 마그네슘, 고분자 복합소재 등을 활용한 기술개발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철강 소재는 인장강도 200MPa~2,000MPa의 넓은 범위의 특성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타 소재 대비 비용이 저가이고 글로벌 공급망이 잘 갖춰진 소재이다. 특히 기존 철강 소재보다 강도를 높인 고장력강, 초고장력강 등의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로 변환되는 시점에서도 초고장력강의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장력강은 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라고도 부르며, 철강 소재의 인장강도를 500MPa 이상으로 높인 고강도 철강 소재를 말하는 것으로 자동차의 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또한 기존 소재보다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로 동등의 강도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소재 사용량을 줄여 20% 이상 경량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DP (Dual phase)강, TRIP (Transformation Induced Plasticity)강 등이 1세대 AHSS, 인장강도를 700MPa 이상, 연신율 40% 이상 함께 증가시켜 성형성을 높인 TWIP (Twinning Induced Plasticity)강이 2세대 AHSS라고 할 수 있다. 초고장력강은 소재가 지니는 높은 인장강도를 이용하여 임팩트 빔, 각종 멤버류 등 충격 흡수용 부재, 고강도 부품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강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성형이 어렵고 금형의 마모가 심하며 후가공을 위한 용접성, 표면처리 특성 등이 저하하여 하이드로포밍, 핫프레스포밍, 롤포밍 등의 공정개발과 함께 레이저용접 등의 접합기술 및 도금 등의 표면처리기술이 함께 개발되고 있다. 한편 TWIP강의 경우 고가의 합금원소가 다량 첨가되고 필요에 따라 TWIP강보다 낮은 강도와 연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어 1세대와 2세대 AHSS 사이의 강도와 연성을 갖는 3세대 AHSS가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1GPa이상의 초고강도강 및 알루미늄을 10% 이상 첨가하는 경량 철강 등의 개발을 통해 경량화 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철강 소재가 개발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비중이 2.7로 철강 소재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낮아 기존 철강 소재 대비 35~40% 경량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재활용성이 우수하여 기존 주조재 중심의 부품 적용에서 압출재, 판재 등 전신재로 적용이 확대되어 차량당 사용되는 알루미늄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알루미늄 주조재는 다이캐스팅을 중심으로 한 각종 하우징, 브라켓 등 다양한 형상의 부품에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용접이 가능한 주조재의 개발, 대형부품의 일체형 주조기술 등 기존 단순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에서 프레임류, 멤버류 등 구조부품으로의 주조재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경우 기존의 하우징류도 강도, 연성뿐만 아니라 내열, 방열, 진동, 내식 등 부가적인 특성이 요구되고 있어 새로운 주조용 알루미늄 소재와 공정이 함께 개발되고 있다. 한편 압출재와 압연재등 고강도 가공용 소재를 이용한 부품의 적용도 증가하고 있다. 인장강도 400MPa 이상의 고강도 압출소재를 이용, 기존 철강재를 대체하는 경우 30% 이상의 경량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임팩트빔, 멤버류 등에 적용하고 있으며 250MPa 이상의 압연 판재를 이용하여 후드, 도어, 언더바디 등 차체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는 기존 철강 소재에 비해 인장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저비용 고강도 소재의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가격이 철강 소재에 비해 3배 이상 고가이므로 후가공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성형, 가공기술이 함께 개발되고 있다. 일체화를 통한 대형부품의 주조기술로는 고진공 다이캐스팅, 저압 주조 등의 주조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고강도 알루미늄 전신재의 성형을 위해서는 스프링백 억제를 위한 롤러헤밍, TWB (Tailor Welded Blank), TRB (Tailor rolled blanks) 등 판재 제조기술, 용접성 확보를 위한 하이브리드 접합 등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림 7. 대형 주조기술을 이용한 일체형 차체구조의 예시 (Tesla).
그림 8. 자동차용 철강소재의 특성 비교 (World Auto Steel).
마그네슘은 비중이 1.8로 구조용 소재 중에서 최소의 밀도를 가짐과 동시에 우수한 강성, 비강도 및 비탄성 계수를 갖추고 있으며 진동, 충격 등에 대한 흡수성, 기계가공성이 뛰어나 기존 철강 소재 대비 40~50% 경량화 가능한 소재이다.
그림 9. 자동차용 알루미늄 전신재의 특성 비교 (KATECH).
현재 적용 중인 차량용 마그네슘 부품은 스티어링휠, 기어박스, 램프프레임 등 주조용 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알루미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우징, 케이스류가 대부분이나 차량의 경량화 효과 극대화를 위해 카울크로스멤버 등 대형부품에도 일부 적용하고 있다. 마그네슘 소재는 성형성, 내식성이 경쟁 소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이나 다양한 공정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주조품 이외에 마그네슘 판재를 활용한 부품을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르노삼성자동차에서 후방좌석 지지용 부품에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하였다. 하지만 마그네슘 판재는 경량화 효과 대비 가격상승 부담이 크고 최근에는 전 세계 마그네슘 생산량의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문제점이 있어 부품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마그네슘 소재가 가지는 경량화 효과가 커서 신합금 개발, 용탕 청정화 등 마그네슘의 활용도를 높이는 경량화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고분자 복합재료는 비중이 1~2 정도로 철강 소재 대비 30~50%까지 경량화가 가능하며 우수한 내식성과 제조 방법에 따라 복잡한 형상의 구현이 가능하고 공정에 유연성이 있어 기존 내장부품의 적용에서 최근에는 강도, 내열 특성을 향상한 소재를 적용하여 외장부품, 차체 판재부품, 엔진 룸부품 등으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차량용 고분자 소재는 초기에는 범용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되어 적용 범위에 제한을 받았으나 약점인 열적 특성과 기계적 특성이 향상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개발되며 금속 소재와의 경량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150ºC 이상의 고온에서 견디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 대체가 가능한 저비중 소재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을 복합화한 복합재료가 경량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Toray에서는 후드, 도어이너, 임팩트빔 등에 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를 적용, 차체를 제작하여 30% 경량화 가능함을 확인하였고 BMW에서는 자체 CFRP 공정을 확보하여 전기자동차 i3에 CFRP 차체를 적용하였다. 고분자 복합소재의 차량 적용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소재 자체의 비용이 고가이고 고분자 소재의 특성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점은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판단된다.
그림 10. 자동차용 고분자 소재의 개발 방향.
4. 결론
자동차 동력원의 변화, 운송 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개념 확대 등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의 기술 동향을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보고 특히 연비, 배출가스 등 각종 규제에 가장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차량 부품의 경량화 기술에 대해 검토하여 보았다.
자동차 산업의 기술개발은 연결 (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 (Sharing), 전동화 (Electrification)의 네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가 기존과 같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동차와 사람, 자동차와 자동차, 자동차와 인프라 등 다양한 대상들과 정보를 공유, 제공하는 수단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도 내연기관자동차에서 전기동력자동차로, 제품생산 중심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와 같은 수요산업의 변화에 맞추어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자동차의 경량화 기술은 내연기관자동차의 연비규제 대응, 전기동력자동차의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부품의 설계 최적화를 통한 경량화와 저비중 소재의 활용을 통한 경량화가 추진되고 있다. 설계 최적화는 동등 성능 부품의 소형화, 일체화 등을 통해 시스템의 경량화를 시도하는 방법으로 부품산업 입장에서는 단위 부품의 생산에서 벗어나 시스템의 기능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상대적으로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저비중 소재를 활용한 경량화 기술은 초고장력강, 알루미늄, 마그네슘, 고분자 복합소재 등 다양한 소재 개발 및 활용을 통해 기존 철강 소재 대비 20~50% 경량화 효과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각종 규제와 탄소중립 등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동력자동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자동차에 비해 소량 다품종 생산이 되고 있어 차량의 등급을 고려하여 다양한 소재를 함께 사용하는 소재융합 (Multi-material Design)의 개념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생산 시스템 또한 다양한 차종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의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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