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최근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수많은 과학관련 사회 쟁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감 있는 실천과 참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1,2 이와 더불어 현대 사회에는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복잡한 문제들이 등장함에 따라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므로 미래사회의 인재는 복합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과 같은 지식 영역과 함께 인적 자원관리 능력, 감성 지능, 협업 능력, 협상 능력을 핵심역량으로 갖추어야 한다.3
이에 교육 분야에서는 학생에게 타인과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교육방법과 함께 인성역량을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4,5 초등학교 단계는 타인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및 도덕적 추론능력이 급격하게 발달되고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등 인성이 형성되므로 학생들에게 인성 요소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6-12 따라서 초등학교 시기에 적절한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능동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성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지식과 인성을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실천적인 방법을 통해 유의미하게 교육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인성역량을 21세기의 지식기반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주요 핵심역량 중 하나로 강조한다.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 공포되면서 한국 사회는 어느때보다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성교육을 도덕교육의 문제로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교과수업을 통해 통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13,14 이에 과학 교과에서도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 탐구 방법과 과학 태도의 함양을 위해 과학 교과의 성격과 목표,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과학과의 인성교육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15 더 나아가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에서는 상호 연결성이 커지고 정보량이 급증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여 상대방을 존중·배려하며 소통하는 인성덕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혐오범죄, 기후변화 등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및 원격수업등의 비대면 소통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이슈와 접목될 수 있는 인성교육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고려하여 정규 교육과정 내 인성교육이 안착하도록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다.4
인성교육은 특정 주제 및 내용에 국한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실천을 통해 습득되어야 유의미한 학습이 될 수 있다.16-18 그러나 우리나라 초등학교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인성교육이 도덕 교과에서 실현되고 있으며, 타 교과 및 다양한 주제를 통한 인성교육 실행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수업시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 확보 등 다양한 시도를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 확보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실행 방법의 측면에서도 교과 내의 학습 과정에서 수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대부분 교사의 지식·정보 전달에 의존하고 있다.19,20 또한, 교사들은 인성 관련 교육 책자나 연수를 접하지 못하여 인성을 교사 나름의 해석으로 지도하고 있는 실정이며 개발된 인성프로그램은 수업에 직접 활용하기에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어 인성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4
과학 교과에서는 학생들의 탐구학습을 강조하고 있는데 과학수업을 통한 탐구 능력의 신장은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함양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21 이때 과학 탐구학습은 모둠 활동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모둠 활동을 기반으로 한 상호 협력의 경험은 과학 탐구학습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협력을 통해 학생들은 상대에 대한 배려, 책임, 공감, 관용, 자기조절 등을 경험하고 학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13 또한,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논의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고, 과학자가 상호 협력하여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과학의 본성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22 그러므로 과학 교과에서 협력학습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 활동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바람직한 과학자의 모습을 배울 수 있으며 인성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23,24
이러한 관점에서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은 논의를 기반으로 한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과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개발된 학습전략이다.13 즉, 과학 내용을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과학 문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교과 내용에 대한 학습뿐만 아니라 수업의 시작 단계인 ‘문제 결정 및 공유’ 단계부터 ‘해결안 제시’까지 수업 전 과정에 걸쳐 학생 간의 협력과 논의를 강조하며,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모둠원 간의 배려, 소통, 공감 등과 같은 인성 항목을 함양할 수 있다.13 일반적으로 과학 교과에서 사용되는 협동학습 모형 등과 비교할 때,25,26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모델에서는 체계적인 논의 활동에 기반한 협력적인 문제해결 과정을 강조하며, 이와 더불어 자신의 전 활동 과정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단계가 포함되는데 이러한 명시적인 자기반성 단계를 통해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학습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반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14
과학 교과에서 인성교육에 관한 국내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27,28 초등과학 교과에서 인성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창의·인성관련과 관련된 연구들이 수행되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인성 요소보다 창의성 사고 기법 및 창의성 요소가 강조된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거나,29 대상이 영재학급의 학생들로 한정적이었다.30
김재덕(2017)의 연구와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 과학수업을 통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나 두 연구 모두 교육과정 내의 내용에 기반하여 이루어진 수업이 아니라는 한계점이 있다.31,32 특히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을 이용하여 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성역량 변화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나,32 적용한 주제가 사회·과학적 이슈(Socio-Scientific Issue: SSI)로써, SSI 주제 자체가 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성역량 함량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33,34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의 적용으로 인해 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성역량이 함양되었다고 보기에는 제한이 있다. 또한 SSI는 독립적인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과 내용은 아니므로 창의적 체험 활동과 같은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여 수업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적용에 대한 한계점 있다.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이 학생들의 인성역량 함양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들이 보고되었지만,13,14,24 전재경 등(2021)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은 인지 수준 및 심리적 발달 단계가 다르므로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 결과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을 때 같은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초등과학수업을 위해 초등 과학교육과정의 단원을 선정하여 교과 내용에 따라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에 기반하여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한 후, 이 프로그램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 함양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 변화를 알아보았고, 적용한 과학수업에 대한 초등학생의 반성글쓰기 및 설문지를 분석하여 인성역량 함양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
이 연구는 광역시에 위치한 초등학교 5학년 2개 학급의 학생 32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 중 1개 학급(16명)은 실험집단, 다른 1개 학급(16명)은 비교집단으로 선정하였다. 실험집단은 5개 주제의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진행하였으며, 1개 주제당 2차시로 총 10차시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5개 주제는 초등과학 교육과정의 ‘용해와 용액’ 단원에서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주제는 협력적 문제해결 교수 모델의 특징인 논의에 기반한 협력을 바탕으로 탐구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 실험 활동이 포함되는 주제로 구성하였다. 비교집단은 실험집단과 동일한 주제를 초등학교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험중심 과학수업으로 10차시 실시하였다(Table 1). 비교집단의 수업은 해당 주제에 맞추어 개념을 학습한 후 모둠별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수업의 형태로 전체 주제에 대하여 동일하게 진행되었으며, 수업시간 통제를 위해 두 집단은 1개 주제당 2차시 분량으로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또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교사는 각각 9년, 11년 경력의 교사로 수업 전 매 활동마다 수업방법에 대해 수업을 실시하였다. 실험집단과 비교집단 학생들은 모두 과학 교과에서 글쓰기나 논의 활동을 수행한 경험이 없었다.
Table 1. Topics for application of collaborative problem-solving instruction model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프로그램의 적용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에 따른 과학수업은 과학 교과 수업에서 논의활동에 기반한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학습전략이다(Table 2).13
Table 2. Stages of the collaborative problem-solving instruction model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초등학생에게 적용하기 위해 과학교육 박사과정 3명이 참여하여 초등교육과정의 5학년 과학교육과정에 따른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 과정상의 진도에 맞추어 실험 활동이 다양하게 포함되는 ‘용해와 용액’ 단원에서 5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선정된 5개 주제에 대하여 협의를 통해 프로그램 및 활동지 초안을 공동 개발한 후 검토의 과정을 거쳐 수정 및 보완하였다. 수업 적용 전, 학생들에게 수업 절차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이때 단계마다 요구되는 활동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였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의 첫 번째 단계인 ‘모둠형성 및 규칙제정’에서는 4인으로 구성된 4개 모둠이 학급토의를 통해 수업 전에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한다(Fig. 1). 이 규칙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논의 규칙에 관련된 것을 정한 것으로 인성역량의 바탕이 된다. ‘역할결정 및 배정’ 단계에서는 모둠 논의 활동의 사회를 보는 이끔이, 논의 과정과 실험 데이터 값을 기록하는 기록이, 실험 준비물을 준비하는 나눔이, 모둠의 해결안을 발표하는 알림이 역할을 정한다. 역할을 선택하는 과정은 모둠원의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였으며, 주제가 바뀔 때마다 역할을 바꾸어 다양한 역할을 맡을 기회를 제공하였다. ‘문제 결정 및 공유’ 단계에서는 그림 또는 동영상으로 제시된 문제 상황을 보고 개인별 의문을 작성하여 모둠원과 공유한 뒤, 논의를 통해 모둠의 의문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학급 논의를 통해 가장 타당한 의문을 만들어 학급이 공동으로 해결할 문제를 설정한다. ‘탐구설계 및 수행’ 단계는 학급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실험도구를 살펴보고 모둠별로 실험을 설계하여 실시하는 단계이다. 이때, 교사는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실험도구의 용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실험 설계는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의사결정’ 단계에서는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학급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작성한다. 학생들은 나의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고, 모둠원과 논의를 통하여 모둠의 의사를 결정하여 표, 그림, 그래프 등을 활용하여 보고서에 작성한다. ‘해결안 제시’ 단계에서 각 모둠의 발표를 듣고 의사결정 과정 및 결과에 대하여 질문하고 피드백하는 학급 전체 논의가 이루어진다. ‘관련 자료 찾기’는 학급 논의 후 자신의 주장이나 근거를 수정하거나 보강하기 위한 자료를 교과서에서 찾는 단계이며, 마지막 단계인 ‘평가 및 반성’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의 전 과정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행동과 생각의 변화에 대하여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Figure 1. Science class rules based on collaborative problem-solving.
검사 도구 및 분석방법
이 연구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 및 요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인성역량 검사지, 반성글쓰기, 학생 설문지를 분석하였다.
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수집한 인성역량 검사는 전란영 외(2018)가 개발한 인성역량 검사 도구를 활용하였다. 전란영 외(2018)의 연구에서 제시한 인성역량 검사는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과 관련된 인성 요소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검사 도구로 리커트 4점 척도의 53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방성, 공감, 관용, 배려, 성실, 자기조절, 정직, 책임, 협력의 9가지 하위 인성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35 인성역량 검사지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 적용 전 실시한 사전 및 사후검사에서 Cronbach’s α값은 각각 0.948, 0.846으로 매우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과학수업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과학수업을 적용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처치 전과 후에 인성역량 검사를 40분간 실시하였으며 독립표본 t-test를 통해 사전·사후 인성역량 검사결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과학수업의 효과 크기를 알아보기 위해 Cohen’s d값을 이용하여 집단 간 효과 크기(effect size)를 분석하였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 변화에 미친 영향을 심층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반성글쓰기를 분석하였다. 반성글쓰기(reflective writing)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 과정을 스스로 되돌아봄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기록하는 활동이다.36 학생들은 학생들은 반성글쓰기를 통해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을 되돌아보며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왜 변하였는지,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였는지, 모둠의 학습태도 등에 대하여 일기 형식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며 스스로 점검하게 된다. 즉 반성글쓰기를 통해 협력적 문제해결의 학습 과정을 끊임없이 재조명하여 자신과 타인의 강점과 약점을 반성적으로 점검하는 사회적 기능을 학습할 수 있다.37 따라서 5개의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적용한 실험집단 학생들의 반성글쓰기 활동지를 수집하여 인성역량의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이를 인성역량 검사에 나타난 정량적인 결과를 해석하는 데 활용하였다.
학생 설문지 분석을 통해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초등학생들의 인성역량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설문지는 학생들은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통해 자신의 인성역량에 변화가 일어났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인성역량에서 변화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특정 인성역량이 발휘되었는지, 자신의 인성역량을 기르는데,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자유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단, 자유 서술형 설문조사의 경우 글쓰기 형태의 개방성과 추상적인 인성 요소가 초등학생의 수준에서 서술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의 단계를 떠올려보고 자신이 수업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이나 변화된 행동을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응답은 과학교육 박사과정 3명이 지속적인 비교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협의를 통해 응답 내용을 범주화하였다. 최종 범주를 설정한 후, 학생들의 자유 서술형 응답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인성역량 검사에 나타난 정량적인 결과를 해석하는 데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이 연구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인성역량 검사결과와 반성글쓰기, 학생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분석하여 사례를 중심으로 결과를 제시하였다.
사전 인성역량 비교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을 과학수업에 적용하기 전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동질성을 비교하기 위해 인성역량 사전 검사를 실시하여 독립표본 t-test를 실시한 결과, 모든 인성 요소에서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따라서 두 집단은 처치 전 인성역량에 대하여 동질집단으로 간주할 수 있다.
Table 3. Results of the homogeneity test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적용한 초등학생의 인성역량 분석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초등학생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프로그램 처치 후 실시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인성역량 검사를 독립표본 t-test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Analysis of the post-character competence test
*p<.05, **p<.001, ***p<.0001
인성역량 중 공감, 관용, 성실, 자기조절, 정직, 책임, 협력에서 실험집단이 비교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인성 요소별로 살펴보면, 공감(t=-1.879, p<.05), 관용(t=-2.809, p<.05), 성실(t=-2.789, p<.001), 자기조절(t=-3.195, p<.001), 정직(t=-3.134, p<0.001), 책임 (t=-4.700, p<.0001), 협력(t=-4.193, p<.0001)으로 실험집단이 비교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차이를 보였다.
개방성은 실험집단의 평균이 2.22점, 비교집단의 평균이 2.09점으로 실험집단의 평균 점수가 높았고, 배려 역시 실험집단 1.98점, 비교집단 1.89점으로 실험집단의 평균점수가 높았지만, 개방성과 배려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p<.05).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효과 크기(effect size)를 Cohen’s d값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Table 5). 책임은 Cohen’s d값이 1.62로 매우 큰 크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조절(1.07), 정직(1.10), 협력(1.04), 성실(0.97), 관용(0.87), 공감(0.67) 순으로 큰 크기의 효과를 나타내었다. 개방성은 0.57, 배려는 0.40으로 중간 크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5. Effect-size of sub-elements of character competence
사회·과학적 이슈(SSI)와 관련된 주제로 구성된 협력적 문제해결 프로그램을 적용한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는 협력과 총점에서 큰 효과 크기가 나타났고, 그 외 나머지 세부 항목은 중간의 효과가 크기가 나타났는데,32 이 연구에의 결과와 비교할 때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협력적 문제해결 프로그램을 적용하였을 때 대체로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을 적용한 조혜숙 등(2018), 강시내 등(2021)의 연구에서는 배려와 총점에서 큰 효과 크기를 보였고, 협력에서는 낮은 효과 크기가 나타났다. 이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수업이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14,24
특히 책임의 경우 1.62의 효과 크기를 보였는데 이는 다른 하위 요소들과 비교했을 때 효과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 중간의 효과 크기를 나타낸 것과 비교할 때도 차이가 있었다. 책임은 맡은 일을 끝까지 행하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친구들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하는 행동 등으로 나타난다. <사례 1>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모둠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례 1>
실험을 할 때 모둠원이 다 집중해서 잘한 것 같다. 근데 내가 실험결과를 적을 땐 시간이 많이 없었다. 내가 기록인데 내 글씨가 느리다고 기록을 ○○이가 해버렸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이이가 해서 속상했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다고 말을 안 한 내 잘못이 더 크다. 어쨌든 이번엔 협력은 잘한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내가 내 역할을 책임 있게 잘 못 한 것 같다.
(2차시 반성글쓰기)
<사례 2>는 학생 설문에서 책임감과 관련된 내용이 나타난 내용이다. S1의 응답에서 역할 결정 및 배정단계에서 정해진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본인 때문에 모둠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하였다고 응답하였으며, S2의 응답을 보면 반성에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책임 의식이 강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례 2>
S1 : 저는 이끔이 역할을 할 때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하면 친구들이 이해를 못 하고 다른 모둠보다 차이가 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서 이끔이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알림이 때도 친구들과 열심히 논의를 하며 글로 정리한 것을 이해를 못하고 내 마음대로 앞에 나가서 말하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과 똑같아서 앞에 나가서 발표하기 전에 무조건 친구들과 이때까지 실험을 해서 어떠한 결과가 있었다 라는 것을 미리 머릿속으로 여러번 연습해보고 발표를 하였습니다.
S2 : 실험이 끝날 때까지 그 내용을 상세하게 적었고 내가 힘들어도 나의 역할을 끝까지 잘 수행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을 되돌아보며 나의 실수 때문에 모둠이 손해를 보았다 생각될 때 내 책임이 항상 컸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학생 설문)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모둠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끝까지 성실하게 수행하여 책임을 다 했을 때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구성된 모델로 학생들은 수업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책임을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적 이슈(SSI)에 관하여 토론을 통해 목표에 도달하는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는 ‘협력’의 요소에서 가장 큰 효과 크기를 나타냈고, 중·고등학생들에게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을 적용한 조혜숙 등(2018), 강시내 등(2021)의 연구는 ‘배려’에서 큰 효과 크기를 나타냈다.14,24,32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책임’의 요소에서 가장 큰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다. 이는 실험 과정에서 학생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하여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았을 때 도출되는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느꼈으며, 힘든과정을 참고 역할을 마무리하였을 때 얻은 성공 경험과 그렇지 못했을 때의 결과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책임’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큰 효과 크기가 나타난 인성 요소는 정직으로 효과 크기가 1.10으로 나타났으며,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 중간 정도의 효과 크기가 나타난 결과와 차이가 있다. 정직은 실험결과를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는것으로, 실험결과가 옆 모둠과 다르게 나왔거나, 사전지식과 다르더라도 실험결과를 솔직하게 작성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례 3>에서 학생들은 실험을 통해 나타난 결과에 대하여 꾸밈없이 솔직하게 적으려고 노력하였으며, 반성단계에서도 처음에 틀렸던 나의 생각을 고치지 않고 적음으로써 다음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반성단계에서 학생들은 수업 및 일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 기반으로 자신의 행동과 사고과정을 되돌아봄으로써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례 3>
S1 : 내가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거짓말을 좀 했는데 친구가 “정직하게 쓰자”그래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긴장도 풀리고 더 좋았다.
S2 : 모둠 친구들이랑 문제를 결정하면서 문제 주제를 나눌 때 솔직히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든 단계에서 진실되게 적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았다.
(학생 설문)
<사례 4>에서 학생들은 잘못된 실험결과에 대해서도 정직하게 받아들이며, 오히려 잘못된 실험결과로 인하여 자신들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기회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례 4>
솔직히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안 되는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 나와서 황당했다. 옆을 봐도 우리 모둠이랑 완전 반대로 나와서 우리가 확실하게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험설계를 고치지 않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찾아냈다. 다음부터는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좀 자세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차시 반성글쓰기)
더 나아가 학생들은 왜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이유를 알아가며 자신의 모둠이 실험계획에서 잘못한 것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논의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며 활발하게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해진 실험 절차에 따라 똑같은 절차를 수행하는 실험의 경우 학생들은 이론값과 실험값을 일치시키기 위해 가장 많은 연구 부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많은 학생이 이와 같은 연구 부정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8 그러나 실험 과정을 학생 스스로 설계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모둠별로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이론값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론값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신의 모둠이 결정한 실험 절차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된다. 자신의 실험 절차를 돌아보는 가운데 수행한 반성의 경험이 정직에 대한 요소를 증가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자기조절은 효과 크기 1.07로 세 번째로 큰 효과 크기가 나타난 인성 요소다. 자기조절은 모둠 활동 중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례 5>에서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조절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사례 5>
다른 모둠의 실험을 봤을 때 각설탕을 녹이기 전과 녹인 후의 무게가 같았다. 우리 모둠의 결과는 그것과 달랐는데, 그 이유는 우리의 실험에서는 녹이기 전에 각설탕과 비커에 있는 물을 같이 무게를 재지 않고 각각 쟀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화가 나고 실험을 잘 못 한 거 같아 짜증도 났을 텐데. 오늘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고,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이해했다.
(2차시 반성글쓰기)
실험 설계의 오류로 인해 모둠의 결과가 잘못 도출되었을 경우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반성적 사고를 통해 다음에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기술하였다. 학생들은 모둠 활동을 하며 사람마다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둠의 의견을 만들 때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완성도 높은 설계를 만들었을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것으로 보인다.
협력 또한 큰 효과 크기를 나타낸 인성 요소다. <사례 6>에서 학생들은 모둠 활동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며 한정된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하며 모둠원과 의견을 주고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례 6>
오늘의 우리 모둠의 팀워크가 좋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실험할 때도 서로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고, 시간이 조금만 남았을 때도 끝까지 한 것 같다. 팀워크가 좋으면 혼자 할 때보다 더 멋진 결과가 나와서 좋다.
(1차시 반성글쓰기)
<사례 7>에서 학생들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도와가며 실험했을 때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사례 7>
S1 :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도와가며 같이 실험하고 같이 답을 알아내어 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친구들과 함께 자료를 찾고 토의를 하며 얘기도 많이 하고 많은 일을 같이하였다. 그래서 나 혼자 했던 것보다 답을 정확하고 많이 찾아낸 것 같다.
S2 : 무엇보다 팀워크를 학급토의 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모둠 친구들이랑 모둠에서 논의했던 것을 앞에 나가 발표해도 내 생각을 발표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의 생각까지 합쳐졌다고 생각하니 방패처럼 든든하고 떨리지 않았다.
(학생 설문)
이밖에도 성실, 관용, 공감에서 효과 크기가 크게 나타났다. 성실은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하려고 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친구들에게 미루지 않고 끝까지 수행하는 행동 등으로 나타난다.
<사례 8>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기록한 내용이다. 용질마다 물에 녹는 양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용질을 물에 용해시키는 과정으로, 비록 힘이 들었지만 올바른 실험을 위해서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례 8>
나는 흰설탕을 100 ml 물에 용해될 때까지 계속 넣으면서 유리막대로 저어보았다. 베이킹소다를 용해시키는 ○○이는 초반부터 잘 용해가 되지 않아 조금만 젓고 말았는데, 설탕은 계속계속 용해되어 나는 팔이 너무 아팠지만 계속 저었다. ○○에게 부탁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젓는 속도가 달라질 수도 있어서 내가 끝까지 했다. 그래서 우리모둠 결과가 잘 나와서 뿌듯했다.
(3차시 반성글쓰기)
이와 같이 학생들은 수업 진행에서 각자의 역할이 수행해야 하는 행동이 명확하여 자신이 소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게으름을 피우게 되면 과제를 온전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실의 요소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관용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관대하게 대하는 것이고, 공감은 다양한 상황에서 타인의 생각, 감정, 관점을 이해하고 지각하는 능력이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의 마지막 단계는 반성 단계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동료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전 과정을 돌아보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사례 9>에서 학생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틀린 주장을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사례 9>
용액의 진하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보는 실험인데도 ○○이가 용액의 색깔로 다 비교가 된다고 우겼다. 투명한 용액은 그렇게 안 될 거라고 얘기해도 설탕을 많이 넣으면 뿌옇게 된다고 (생략) 예전에 나도 실험해보기 전까지 내 생각이 바뀌지 않은 것이 기억나서 ○○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줬다.
(5차시 반성글쓰기)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돌아보는 경험을 통해 타인의 입장과 상황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타인에 대한 공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공감 능력의 향상으로 타인의 행동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이해함으로써 관대함 또한 증가한 것이라 판단된다.
개방성과 배려 역량은 중간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다. 사회·과학적 이슈(SSI)를 다루는 전재경 등(2021)의 연구에서는학생들이생각의다양성을경험하고설득하는과정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의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개방성’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는 ‘배려’의 인성역량이 중요시되지만, 이 연구에서 적용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실험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므로 개인이 맡은 ‘책임’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력’에서 큰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사회·과학적 이슈(SSI)에 대한 해결안 제시 단계는 논의를 통하여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합리적인 방법을 도출하는 과정이지만, 과학 교과 내용에 대한 해결안 제시 단계에서는 논의 과정에서 다른 모둠의 탐구 설계 및 결과 해석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등 비판적 관점이 요구되므로 개방성 및 배려 역량에 대한 발전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둠원과 생각을 공유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협력하여 과학적 지식을 도출하는 모형이다.11 위의 사례와 같이 학생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공동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며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실험결과를 정직하게 기술하고 오류의 원인을 논의를 통해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학자의 윤리를 직접 실천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초등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습 상황에 따라 인성 요소별 효과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내용과 관련된 실험 상황에서는 사회·과학적 이슈(SSI)에 관한 토론 상황에서보다 학생 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이 더욱 분명하고 그에 따라 책임도 컸으며, 실험 진행 과정과 결과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 학생들이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행동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이러한 학습 상황의 특징이 인성 요소별 효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인지 및 심리적 발달수준에 따라 인성 요소별 효과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들에게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을 적용한 조혜숙(2017) 등, 강시내(2021) 등의 연구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타인의 필요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려’의 인성역량이 큰 효과 크기를 나타내었지만, 이 연구에서는 ‘배려’의 인성역량이 중간 효과 크기를 보였다.14,24 이는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살피고 위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과 원만하게 타인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인지 및 심리적 발달단계의 차이로 볼 수 있다.9 또한 ‘협력’ 요소에서 중·고등학생들은 중간 또는 낮은 효과 크기가 나타난 반면 초등학생들은 큰 효과 크기가 나타났는데,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나가는 경험과 능력이 미흡하여 개인이 가진 개별적 역량보다 모둠원과 함께 의견을 모아 문제를 해결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되는 긍정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중·고등학생들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의 목적은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초등 과학수업이 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을 실시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 학생들의 인성역량 검사결과를 분석하였으며, 실험집단 학생들의 반성글쓰기 및 설문지를 수집하여 사례 중심으로 질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초등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함양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인성역량 검사결과, 실험집단 학생들은 인성역량 검사에서 인성 요소별로 비교집단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공감, 관용, 성실, 자기조절, 정직, 책임, 협력의 하위 인성역량 요소에서 비교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중·고등학생들의 인성역량 함양에 효과가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13,14,24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실험 과정에서의 단순한 협동을 넘어서 수업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해결안 제시의 과정까지 모든 과정에서 협력과 논의를 기반으로 한다. 논의를 통하여 학생들은 문제 상황으로부터 학습목표를 직접 설정하고, 학습 목표를 해결하기 위한 탐구방법 역시 직접 계획하여 수행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결안을 제시하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즉, 학생이 능동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수업이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다양한 역할과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역할 분배와 분배된 역할을 바탕으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협력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모둠 활동이 진행될 수 있고,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논의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필수 요소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협력 및 책임감과 같은 인성 요소들이 길러질 수 있다. 각자의 역할을 통해 수행하였던 활동을 바탕으로 협력하여 개인만의 능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학생들에게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인성역량의 가치를 알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협력과 논의를 기반으로한 과학수업은 초등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이 초등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의 인성역량 함양에 효과가 있지만 인성 요소별 효과는 인지 및 심리적 발달단계에 따라 인성요소별 효과의 차이가 나타난다. 초등학생들은 ‘협력’에서 큰 효과 크기가 나타났지만 중·고등학생들은 중간 또는 낮은 효과 크기가 나타났고, ‘배려’는 중·고등학생들에게서 큰 효과 크기를 보였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중간 효과 크기가 나타났다.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다양한 경험에 기반하여 도덕적 행동 수준이 결정되므로 이에 따라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하여 타인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하게 되어 인성 요소별 효과의 차이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39 따라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학교급 특성에 맞도록 실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둘째, 실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적 논의 과정은 초등학생의 인성역량에 영향을 미친다. 토론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해결하는 사회·과학적 이슈(SSI)를 기반으로 하는 협력적 문제해결 중심 교수 모델을 적용한 수업과 달리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과 내용을 주제로 이루어진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학생들이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실험적 상황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맡은 역할에 대하여 책임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 방법을 체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에서 학생들은 과학자들이 연구과정에서 수행하는 동일한 경험을 하면서 동료와 논의를 통해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상황을 경험하고 이를 해결하고, 서로 배려 및 공감을 하는 등 다양한 윤리적 상황에 노출되게 된다. 이때 모둠원들과의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의 경험은 학생들에게 인성역량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인성역량이 함양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실험 활동은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중요시 하는데, 특히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실험결과를 해석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므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초등학생에게 실험결과를 해석하고 결론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성취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40,41
실험적 상황은 학생들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실험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을 고민하게 하고, 책임감 및 실천 의지를 함양시킬 수 있으며42 특히, 초등학교 시기에 이루어지는 실천적 인성교육은 과학기술이 개인 및 사회,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을 익혀 과학적인 소양을 함양하는 데 효과적이다.33 또한, 이는 교과교육과 인성교육의 통합은 실천적 인성역량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때 과학의 본성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선행연구의 주장과 일치한다.14,43-44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볼 때, 과학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과 내용을 주제로 이루어진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실험적 상황에서 과학적 지식을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탐구하고 구성하는 경험을 제공하여 초등학생들의 실천적 인성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성교육 모델로써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인성이 형성되는 초등학생 시기에 협력적인 상호작용과 실천적 인성을 경험하게 하여 실제 행동을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초등학생들의 인성역량을 함양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사회·과학적 이슈와 같은 특정 주제가 아닌 교과교육 내 실험적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정규 시간 내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주제로 실행되었으므로 일반 학급에 적용하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인성 관련 과학수업은 사회·과학적 이슈(SSI)로써 단편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으며 학생들의 사회적 책임감이나 실천 의지는 유의미하게 함양되지 못한다는45 선행연구 결과가 있다. 교과교육 내에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때 효과적이라는 선행 연구14,33 및 실험적 상황은 학생들의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는 선행 연구와46 본 연구의 결과를 함께 고려할 때, 초등학교에서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과내용을 주제로 실험상황을 경험하도록 이루어진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과학수업은 초등학생의 실천적 인성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초등학교 일반 학급에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수업의 결과로써 학생들이 작성한 반성글쓰기 및 설문지를 분석하여 인성역량의 영향을 알아보았다. 이는 초등학생들의 학습 과정에 대한 결과물을 통해 인성 요소의 변화를 살펴본 것으로써 논의를 통한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인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협력적 문제해결에 기반한 초등 과학수업에서 나타나는 학생들의 실제 의사소통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학생들의 인성역량 변화 원인 및 변화과정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Publication cost of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Korean Chem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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