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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동사리사지(東寺里寺址) 오층석탑 건립 연대 고찰

A Study on the Construction Date of the Five-story Stone Pagoda at the Dongsa-ri Temple Site in Buyeo

  • 강삼혜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 Kang, Samhye (Fine Arts Division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 투고 : 2021.03.20
  • 심사 : 2021.05.20
  • 발행 : 2021.06.20

초록

부여 동사리사지 오층석탑은 수도 개성 양식 계열의 남방한계선을 점하는 중요한 위치에 건립된 고려 전기 탑이다. 갑석 받침인 부연의 사선형 곡면 처리 등에서는 고려 개경 중심의 탑에서 보이는 고려중앙 양식의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었으며, 11세기 석탑과 양식을 공유하는 특징들도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하층기단의 안상문에서는 고려 1028년(현종 19)에 대대적으로 중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여 정림사지에 있는 석불좌상 대좌와, 천안의 천흥사지 당간지주에서 동일한 문양과 치석 수법이 조사되어, 동사리사지 오층석탑 건립 연대를 11세기로 추정했다. 부여 동사리사지는 금강 인근에 위치해 고려의 조운제도상 중요한 교통로이며, 고려 왕실의 원찰인개태사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고려 현종대(1009~1031) 부여 정림사지가 크게 중수되고 동사리사지도 주요 거점으로 부각되면서 석탑이 조성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동사리사지 석탑은 1021년(현종 12) 천안의 홍경사와 홍경원의 창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근의 천흥사지 석탑 및 당간지주와도 양식을 공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 개경 양식의 유입 루트도 살펴볼 수 있었다. 부여 동사리사지 오층석탑은 고려 11세기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이 지역의 또 하나의 석조미술품이다. 수도 개경의 거대한 현화사 석등과 석탑과 비견되는 고려 초 논산 개태사나 관촉사,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등의 거불(巨佛)과 함께 이 석탑 역시 고려 특유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미감을 보이고 있다. 11세기 활발한 지역간 문화교류의 배경 아래 부여 동사리 지역은 고려 개경의 불교문화 영향권 아래 완숙한 문화 역량을 총 발휘해 경쾌하고 날렵하며, 엄정하면서도 세련된 이러한 석탑을 탄생하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The Five-story Stone Pagoda from the Dongsa-ri Temple Site in Buyeo, dated to early Goyeo Dynasty, is valuable in that it is the southernmost example of the capital Kaesong pagoda style. This pagoda exhibits characteristics of the central Goryeo style featured in the pagodas built in and around the capital Kaesong, such as the diagonally curved section of the support for the cover stone above the upper stereobate. It also shares stylistic affinities with eleventh-century stone pagodas. The ansangmun (elephant eye patterns) in the lower stereobate of the Dongsa-ri Five-story Stone Pagoda resemble those in the pedestal of the Stone Seated Buddha (which was likely repaired in 1028 during the reign of King Hyeonjong), at the Jeongrimsa Temple site in Buyeo. It also reflects elements found in the flagpole supports from the Cheonheungsa Temple site in Cheonan. The sculpting techniques used in these patterns are also similar. Such congruencies suggest that the Dongsa-ri Five-story Stone Pagoda was built in the eleventh century. The Dongsa-ri Temple Site in Buyeo, located near the Geumgang River, served as a principal route for transporting grain-tax during the Goryeo Dynasty. It was also situated along the way to the Goryeo royal temple, Gaetaesa Temple. The geographical significance of the site and the extensive repairs undertaken at Jeongrimsa Temple during the reign of King Hyeonjong (r. 1009-1031) of the Goryeo Dynasty appear to have impacted the production of the Dongsa-ri Five-story Stone Pagoda. The Dongsa-ri Five-story Stone Pagoda also bears stylistic resemblances to the stone pagoda and flagpole supports found at neighboring Cheonheungsa Temple, which is presumed to be related to the establishment of Honggyeongsa (or Honggyeongwon) Temple in 1021 in Cheonan. This indicates the route of the transmission of the Kaesong pagoda style. The Five-story Stone Pagoda from the Dongsa-ri Temple Site pays testimony to the cultural accomplishments of eleventh-century stone artworks in Buyeo and adjacent regions. This pagoda embodies the majestic and assertive aesthetics that define of the Goryeo Dynasty, as do early Goryeo colossal Buddhist sculptures, including the Stone Standing Maitreya Bodhisattva at Daejosa Temple in Buyeo, the Stone Standing Buddha Triad at Gaetaesa Temple in Nonsan, and the Stone Standing Maitreya Bodhisattva at Gwanchoksa Temple in Nonsan. All of these bear similarities to the massive stone lantern and pagoda at Hyeonhwasa Temple in the capital Kaesong. The production of the light, sleek, sharp, and sophisticated Dongsa-ri Five-story Stone Pagoda is presumed to reflect the maturity of the cultural competence of the people in Dongsa-ri, Buyeo under the influence of Buddhist culture from the capital Kaesong during the eleventh century, a time marked by active cultural exchanges among regions.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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