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드론(Drone)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공공부문에서는 재난 안전 현장에서의 현장 상황 파악, 구조가 필요한 자의 수색, 교통정보 수집과 재난 현장에의 구호품 운송 등 다양한 공적 목적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물류배송, 통신 중계, 농약 살포, 영화 촬영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1]. 또한 드론 시스템이 소형화, 대중화되면서 방송 등 미디어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드론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높이와 위치에 날아가 촬영하여 영상을 전송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드론을 방송 영상취재에 활용하는 드론 저널리즘(drone journalism)은 최근 국내외에서 보도 영상취재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드론기술에 대한 접근성의 확대와 비용 장벽의 제거는 신문과 방송 가릴 것 없이 드론을 언론 영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수용성을 제고하고 있다[2].
촬영 장비로서 방송 드론의 활용 강점은 무엇보다 ‘공간의 증강’(augment of space)이라고 할 수 있다. 중력이 이끄는 지표면 공간에서 3차원 공간으로 확대된 매개활동(mediacy)이 드론 미디어 영상의 본질이다. 즉 무인(unmanned)과 항법(navigation)을 통한 대상과의 매개활동(mediacy)이 곧 드론 영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드론의 매개활동은 소위 고공 시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버드-아이 뷰 (bird-eye view)는 물론, 그 외에 지표면을 달리는 말, (나뭇가지를) 기어다니는 벌레,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그리고 사람의 손이나 기존의 촬영 도구로는 닿지 않는 어떤 사물이나 장소 등 거의 모든 생물체 혹은 비생물체의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3]. 이러한 전지적 시점(multi- ple view-point)에서 영상을 제공하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아직 드론 영상은 지상에서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카메라 워크에 비해 아직 그 표현기법이 제한적이며 조작 방식도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논문은 국내에 드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개년간 TV조선에서 드론을 활용해 보도된 전체 영상물의 내용분석코딩을 드론 영상의 표현 특성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제시해보고자 하였다.
2. 이론적 배경
2.1 방송에서의 드론 영상의 활용 실태
낮아진 드론 활용 기술 및 비용 장벽은 방송에서 단순한 영상취재 영역의 확장을 넘어서 인간 시야각을 수평에서 수직으로 변환시키는 영상 문법을 바꾸는 시각 혁명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드론이 ‘부감(俯瞰, high angle)’의 편의성, 즉 높이를 제고하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온 것이다[4]. 이러한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인해 드론은 기존 영상 저널리즘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표현 양식의 장점으로 인해 드론을 활용한 영상은 뉴스뿐만 아니라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방송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다양한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 즉 기존에 취재가 불가능하던 사생활에도 접근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사생활 침해 소송을 가져오기도 하고 드론의 충돌로 인해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드론의 추락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사유지 비행에 따른 소유권 침해도 발생하고 있다[5].
국내의 경우 2014년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당시 방송사들이 드론을 이용하여 붕괴 현장의 처참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이드론 저널리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 영종대교의 106중 추돌사고 현장에 대한 생생한 보도 이후 드론이 대부분의 언론사에 도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2]. 도입 초기에는 드론의 장점을 살려 접근하기 힘든 재해나 재난, 사건 현장 등의 취재에 투입되었지만 최근에는 각종 스포츠나 이벤트, 자연풍광, 정치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2.2 방송영상에서 표현되는 카메라의 움직임 특성
카메라의 움직임은 실제생활에 있어서 관찰자의 육체적 움직임과 같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보다 잘 보기 위하여, 보다 잘 듣기 위하여, 아니면 보다 행동을 가까이 하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머리를 돌리고, 앞으로 몸을 기우리기도 하고, 뒷걸음쳐 뒤로 물러나기도 한다.[6] 일반적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사용되는 카메라 표현 기법은 일곱가지로 구분한다. (1) 팬(pans), (2) 틸트(tilts), (3) 크래인 샷 (crane shots), (4) 달리 샷(dolly shots), (5) 줌 렌즈 샷(zoom shots), (6) 핸드 헬드 샷(handheld shots), (7) 공중 샷(aerial shots) 등이 그것이다.[7] .카메라의 수평이동을 패닝(panning)이라 하고 수직 이동을 틸팅(tilting)이라고 하며, 이동차를 이용하여 카메라가 피사체로 다가가는 것을 달리인(dolly in), 피사체로 부터 멀어지면 달리아웃(dolly out),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은 채 줌 렌즈를 이용해서 피사체를 당기거나 미는 움직임을 줌(zoom)이라 하며, 크래인(crane) 이나 집(jib)과 같은 기계장치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촬영하거나 핸드헬드(handheld)와 같이 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는 표현 방법도 있다. 이렇게 팬, 틸트와 같이 X, Y축의 움직임만을 가지는 표현방법은 평면적인 느낌인데 비해 달리와 트랙, 크레인과 같은 카메라 움직임은 Z축의 움직임이 추가되어 입체적인 느낌으로 전달된다. 즉 카메라 움직임에 있어서 패닝에 의한 수평적 이동보다는 Z축으로의 이동이 깊이감을 증가시켜 시청자들로 하여금 실감있는 깊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8]
또한 영상 속 움직임에서 피사체로 인한 움직임을 프레임 내부의 움직임으로, 카메라로 인한 움직임을 프레임의 움직임으로 각각 분류하면서 피사체나 카메라로 인한 움직임을 샷의 내부의 ‘가시적인 움직임’으로 분류하고 샷과 샷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움직임을 ‘비가시적인 움직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클로즈업(close-up: CU), 미디엄 샷(medium shot: MS), 롱샷(long shot: LS)과 같이 서로 다른 사이즈의 샷이나, 앙각(low-angle) 혹은 부감(high angle)과 같이 다른 카메라 앵글로 인한 샷이 발생하게 된다.[9]
이러한 카메라 움직임의 속성이 모여 영상을 구성하게 되는데 촬영된 영상이 화면상에서 편집되면서 ‘방향성(direction)’, ‘특징(quality)’, ‘크기(scale)’, ‘속도(speed)’ 등 네 가지의 요소에 따라 시청자의 몰입감과 감정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방향성’은 강렬한 느낌이나 역동성의 정도를 결정하게 되며 ‘특징’ 은 화면상에서 움직임에 의해 표현되는 선이 직선 혹은 곡선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직선은 직접적, 공격적, 보수적, 정돈된, 부자연스러운, 단단한 등의 느낌이 표현되며 곡선은 간접적, 수동적, 혼란스러운, 자연과 관계되는, 순진한, 낭만적인, 부드러운, 안전한, 비선형의, 유연한 등의 느낌이 표현된다[10]. 또한 ‘크기’에 따라 동적인 느낌과 시각적 강도(visual intensity)가 강해지게 되며 스크린 상에서 표현되는 ‘속도’에 따라 시청자의 몰입도 달라지게된다.
3. 분석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영상표현 및 문법에 관한 상기 구분을 바탕으로, 드론으로 촬영해 방송된 영상 표현상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즉 기존의 영상카메라의 움직임 특성을 코딩 유목으로 삼아 드론 영상을 분석한 결과가 기존 영상 문법과 어떤 차별점이 있으며 그 함의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Table 1. Total Drone Video News for Content Analysis.
3.1 분석 대상
본 연구는 TV조선에서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4개년간 방송된 드론 뉴스 영상을 전체 모집단으로 사용하여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총 영상 편수는 160건으로 연도별 영상 편수는 다음의 표와 같다.
3.2 코딩유목
본 연구에서는 화면의 크기, 카메라워크, 샷의 지속시간, 카메라 앵글 등을 분석 유목으로 선정하였다. 우선 화면의 크기 세부 분석 유목으로는 피사체를 기준으로 ‘풀샷 full shot’, ‘미디움샷 Medium shot’, ‘클로즈업close-up shot’ 샷을 설정하였다. 카메라 워크의 세부 분석 유목으로는 X-축 카메라 워크로 ‘팬 pan’, Y-축 카메라 워크로 ‘틸트 tilt’, Z-축 카메라 워크로 ‘줌 zoom’(줌인, 줌아웃)과 ‘달리 dolly’ (달리인, 달리아웃)를 설정하였다. 샷의 지속시간 은총 지속시간과 샷의 개수를 측정하여 평균 지속시간을 산출하였으며, 카메라의 앵글은 피사체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하이앵글, 로우앵글, 수평앵글 등으로 분류하였다.
4. 분석 대상 및 내용분석 결과
4.1 카메라 움직임 분석
4년간의 전체 드론뉴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카메라 움직임의 경우 달리(dolly) 샷을 가장 많이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84건) 다음으로 팬(pan, 56건), 틸트(tilt, 16건) 샷의 순으로 드론 카메라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줌(zoom)의 경우 사용 빈도가 가장 작았다. (8건) 이렇게 달리 샷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드론의 기계 특성상 Z축과 같은 몰입도를 구현하기에 좋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일한 Z축 표현기법인 줌의 경우 상공에 드론을 고정시킨채로 카메라 렌즈로만 피사체를 당기거나 미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달리 샷의 경우 전방에서 후방으로 움직이는 달리인(dolly-in) 샷이 90.5%로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반대로 후방에서 전방으로 움직이는 달리아웃(dolly-out) 샷의 비중은 현저히 작았다(Table 2). 이는 방송 촬영 기자들이 TV 모니터와 같은 디스플레이 상에서 임장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측에서 모니터 방향으로 Z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샷과 유사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줌(zoom)의 경우 줌인(zoom-in)과 줌아웃(zoom-out)이 각각 4건으로 그 비중이 미미함을 보여주었다.
Table 2. Compose of dolly shot.
한편 두 번째로 사용이 빈번한 팬(pan) 샷의 경우 좌에서 우로의 움직임이 우에서 좌로의 움직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이러한 움직임 구성은 글씨를 좌에서 우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상 내 피사체에 대한 카메라의 접근 방식도 좌에서 우로 이뤄지는 것이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드론 영상뿐만 아니라 영화나 방송 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Table 3. Compose of pan shot.
틸트(tilt) 샷의 경우 드론의 특징인 공중 부감의 장점으로 인해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샷이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는 앙각 샷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Table 4).
Table 4. Compose of tilt shot.
4.2 카메라의 앵글과 화면의 크기, 지속시간 등
본 연구에서는 화면의 크기, 카메라 워크, 샷의 지속시간, 카메라 앵글 등을 분석 유목으로 선정하였는데 이 가운데 카메라의 앵글은 피사체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하이앵글, 로우앵글, 수평앵글 등으로 분류한 결과 상부에서 아래로 촬영하는 하이앵글 각도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Table 5), 화면에 피사체를 꽉 채우는 전경 샷(full shot)이 우세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는 로우앵글 샷과 피사체를 근접해서 촬영하는 클로즈업 샷은 시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6).
Table 5. Angle of drone shots.
Table 6. Size of drone shots.
한편 방송뉴스 한 편당 방송 시간 대비 드론 샷이 등장하는 방송 시간을 측정한 결과 드론의 등장 비중은 10% 정도로 나타났다. 전체 뉴스 영상은 한 편당 평균 123.9초(2분 가량)로 나타났는데 이 영상 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의 비중은 한 편당 평균 12 초로 나타나 드론이 뉴스 전달의 주 수단이라기 보다는 뉴스의 현장감을 보완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7). 또한 뉴스 영상 한 편당 드론으로 찍은 영상은 평균 2.4개의 샷으로 나뉘어져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뉴스 한 편당 한 개의 드론 샷만 등장하는 것이 3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8). 한 편의 뉴스에 드론 장면이 최고 7개나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체의 90% 가까이 드론 장면은 3개 이내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able 7. Time and Number of drone shots.
Table 8. Number of drone shots.
5. 논의 및 결론
분석 결과 방송 영상에서 드론은 특정한 카메라 움직임(달리샷과 팬)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간 시선의 확장’ 등의 거창한 수식어와 달리 Z축이 가지는 임장감의 증진을 위한 보조수단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VR이나 3D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기술이 나올 때 마다 미디어 분야에도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 것처럼 예견되었지만 정작 미디어의 내용을 전달해 내는 영상표현의 영역에서는 제한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방송 촬영 현장에서 기자들이 드론과 같은 신기술을 기존 영상문법의 보완제 정도로 인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영상문법과 이를 통한 혁신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해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본 논문은 드론 영상의 표현 실태에 관한 매우 기초적이고도 기술적인 데이터를 담고 있는 바, 앞으로 뉴스의 내용(사회문제, 재해재난, 스포츠등)에 따른 표현기법이나 카메라 움직임 분석 등 심층적인 분석이 따르길 기대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무엇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방송 현장에서의 실제 데이터를 전수로 입수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자에게 실무적이고 실제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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