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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항도(陋巷圖)와 누항록(陋巷錄)을 통해 본 이만부의 공간철학과 식산정사의 원형경관

A Study on Lee, Man-Bu's Thought of Space and Siksanjeongsa with Special Reference of Prototype Landscape Analyzing Nuhangdo(陋巷圖) and Nuhangnok(陋巷錄)

  • 강병선 (국립공원연구원) ;
  • 이승연 (우석대학교 대학원 조경건설공학과) ;
  • 신상섭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
  • 노재현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 Kahng, Byung-Seon (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 ;
  • Lee, Seung-Yeon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Civil Engineering Woosuk University) ;
  • Shin, Sang-Sup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Urban Design Woosuk University) ;
  • Rho, Jae-Hyun (Dept of Landscape Architecture and Urban Design Woosuk University)
  • 투고 : 2021.04.06
  • 심사 : 2021.06.09
  • 발행 : 2021.06.30

초록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된 '천운정사(天雲精舍)'는 식산 이만부가 1700년에 건립한 식산정사이다. 본 연구에서는 식산정사와 관련한 이만부의 생애와 은일관을 알아보고, 그의 정사경영의 결과물인 「누항록」과 《누항도》를 분석해 정사의 풍수적 입지와 영역성 및 원형경관을 추정하고, 은거한 선비가 자신의 공간에 담고자 했던 철학을 고찰하여 다음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식산 이만부는 조선 후기 대표적 은둔형 유학자이다. 정사의 이름이자 이만부의 호인 '식산'은 마을의 뒷산(主山)에서 연유한 것으로 그는 생각(思), 몸(躬), 말(言), 사귐(交) 네 가지를 쉬고자 했다. 다난했던 숙종년간 남인 집안의 이만부는 '식산'이라는 호를 통해 은둔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표상하였다. 둘째, 이만부는 식산정사의 입지, 공간구조, 건축물 및 조경시설물, 수목, 주변경관, 이용행태 등을 「누항록」에 기록하였고, 《누항도》화첩을 남겨 원형에 가까운 식산정사 복원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셋째, 이만부는 외노곡이 밖에서 보면 사면이 두로 막혀있으나 안으로 들어서면 아늑하고 깊숙하며 멀리까지 내다보인다는 풍수적 지리관을 언급하고 있으며, 노곡마을 전체를 일컬어 식산정사라 했는데 이는 명명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영역을 형성·확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넷째, 식산정사의 공간구성은 연식공간, 교육공간, 후원공간, 휴식공간, 채원 및 약초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당과 루, 연지로 구성된 연식공간은 개인적 공간으로 호연지기, 천인합일의 흥취, 군자의 도리, 인을 생각하는 이만부의 거처이자 강학을 베풀던 공간이다. 다섯째, 양정재 영역은 교육공간으로서 양정재는 주역 몽괘에서 취한 이름으로 어린 학생들의 학문과 덕이 크고 밝게 성장하기를 기원한 이름이다. 여섯째, 간지정, 고반대, 세한단 등으로 구성된 후원공간은 식산정사 가장 안쪽의 숲이 우거진 곳을 정리하고 자연 입석과 고송을 병풍삼아 작은 정자를 지을 축대를 쌓은 곳으로, 멈춤의 미덕과 은자의 여유, 군자의 지조 등에 관한 뜻을 담고 있다. 일곱째, 식산정사 담장 밖 동쪽 시내 건너 고목이 우거진 곳에 단을 조성하여 영귀사라 하고 괴석을 쌓고 화초를 심어 휴식의 장소로 삼았다. 여덟째, 조선시대 선비들처럼 채소와 약초의 효능을 상세히 알고 있던 이만부는 정사 내에 채원과 약초밭을 가꾸었다. 아홉째, 식산 이만부는 식산정사의 각 공간별 건축물과 조경시설물에 대한 명명을 통한 의미 부여와 고사(古事)를 따른 식재를 통해 자신의 정사에 성리학적 이상향을 실현했음을 알 수 있다.

'Cheonunjeongsa (天雲精舍)', designated as Gyeongsangbukdo Folklore Cultural Property No. 76, is a Siksanjeongsa built in 1700 by Manbu Lee Shiksan. In this study, we investigate the life and perspective of Manbu Lee in relation to Siksanjeongsa, and estimate the feng shui location, territoriality, and original landscape by analyzing 「Nuhangnok」 and 「Nuhando」, the results of his political management. The following results were derived by examining the philosophy that the scholar wanted to include in his space. First, Manbu Lee Shiksan was a representative hermit-type confucian scholar in the late Joseon Dynasty. 'Siksan', the name of the government official and the nickname of Manbu Lee, is derived from the mountain behind the village, and he wanted to rest in the four areas of thought(思), body(躬), speech(言), and friendship(交). During the difficult years of King Sukjong, Lee Manbu of a Namin family expressed his will to seclude through the title 'Siksan'. Second, There is a high possibility of restoration close to the original. Manbu Lee recorded the location of Siksanjeongsa, spatial structure, buildings and landscape facilities, trees, surrounding landscape, and usage behaviors in 「Nuhangnok」, and left a book of 《Nuhangdo》. Third, Manbu Lee refers to the feng shui geography view that Oenogok is closed in two when viewed from the outside, but is cozy and deep and can be seen from a far when entering inside. The whole village of Nogok was called Siksanjeongsa, which means through the name. It can be seen that the area was formed and expanded. Fourth, the spatial composition of Siksanjeongsa can be divided into a banquet space, an education space, a support space, a rest space, a vegetable and an herbal garden. The banquet space composed of Dang, Lu, and Yeonji is a personal space where Manbu Lee, who thinks about the unity of the heavenly people, the virtue of the gentleman, and humanity, is a place for lectures and a place to live. Fifth, Yangjeongjae area is an educational space, and Yangjeongjae is a name taken from the main character Monggwa, and it is a name that prayed for young students to grow brightly and academically. Sixth, the support space composed of Ganjijeong, Gobandae, and Sehandan is a place where the forested areas in the innermost part of Siksanjeongsa are cleared and a small pavilion is built using natural standing stones and pine trees as a folding screen. The virtue and grace of stopping. It contains the meaning of leisure and the wisdom of a gentleman. Seventh, outside the wall of Siksanjeongsa, across the eastern stream, an altar was built in a place with many old trees, called Yeonggwisa, and a place of rest was made by piling up an oddly shaped stone and planting flowers. Eighth, Manbu Lee, who knew the effects of vegetables and medicinal herbs in detail like the scholars of the Joseon Dynasty, cultivated a vegetable garden and an herbal garden in Jeongsa. Ninth, it can be seen that Lee Manbu realized the Neo-Confucian utopia in his political life by giving meaning to each space of Siksanjeongsa by naming buildings and landscaping facilities and planting them according to ancient 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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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정보

본 논문은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S1A5A801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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