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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Challenges to Overcome the Environmental Crisis

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기독교적 과제

  • Received : 2021.02.26
  • Accepted : 2021.03.15
  • Published : 2021.06.28

Abstract

A recent report cited environmental issues, including climate change, as the most likely threat to Earth in the 2020s.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recognize that environmental problems today are not just problems of any particular region or country, but also problems of the future, and problems of the present day in which we live. Various interests and research on environmental issues have been conducted within Christianity based on the Christian worldview based on creation, degradation, and restraint. This interest began mainly in the Catholic camp in the early days, but gradually efforts have been made to link global care to Christian responsibility in evangelical Christian camps, including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At a time when interest in earth care is growing, the study suggested as follows for the Christian community: First, it is necessary to change from environmental protection and ecological preservation to life theology. Second, there is a need for a change of understanding of ecology that looks at nature. Third, at the Christian level, there should be a genuine recovery movement that is differentiated from secular environmentalism. Fourth, the church should be able to realize a society that can realize a true community with the world of creation while looking forward to the kingdom of God.

최근의 한 보고서는 2020년대에 지구에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위협으로 기후 변화를 포함한 환경문제를 언급했다. 따라서 오늘날 환경문제는 단순히 어느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 그리고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재의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기독교 내에서는 창조와 타락, 구속을 기본으로 하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관심은 초기에는 주로 가톨릭 진영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차적으로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한 복음주의 기독교 진영에서도 지구적 돌봄을 기독교적 책임과 연계시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지구 돌봄에 대한 관심이 보다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연구는 기독교 공동체를 향해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환경보호, 생태보존에서 생명신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자연을 바라보는 생태학에 대한 이해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기독교적 차원에서는 세속적 환경주의와 차별화된 진정한 회복운동이 있어야 한다. 넷째,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고대하면서도 이 땅에서 피조세계와 함께 진정한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Keywords

I. 서론

202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Joe Biden)은 2조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투자계획을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공약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시킨 고효율 주거단지를 건설하고 정부의 이동수단을 전기차로 변경하며, 친환경적 정책을 실천하는 자동차 업계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 등이 포함되었는데, 바이든은 이 계획의 실행을 통해 앞으로 15년 안에 미국 전력 분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선포했다[1].

일국의 대통령 후보가 환경문제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만큼 환경 문제가 그리도 중요한 문제일까? 사실이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대통령 후보가 국민을 향해 내세우는 대선공약은 국민의 관심사와 불가분의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오늘날 환경문제가 대중적인 관심사 중의 하나임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환경 문제는 어느 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브라질은 농업용 용지와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아마존의 밀림을 훼손하고 있으며, 지구의 온난화는 바닷물의 염도 상승을 일으켜 이탈리아의 해수면을 높아지게 하고 있다. 2020년에 미국은 캘리포니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산불에 휩싸였는데 이것은 남한 영토만한 크기이고, 2019년 호주는 그 두 배의 면적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것은 모두 기후 온난화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2021년 2월, 미국은 기록적인 한파와 겨울 폭풍으로 인해 본토의 45개주가 눈으로 덮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에는 산성비, 한국의 물 부족 현상, 일본의 사막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 중국의 대기오염 등은 다양한 환경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오염물질은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그것은 해당 국가들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환경문제는 모든 국가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바로 오늘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20년 1월에 발표한 '2020 세계 위험 보고서'에는 세계 산업계 지도자들과 비정부기구(NGO), 그리고 관련분야의 다양한 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의 결과가 실렸다. 여기에서 2020년대에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구에 대한 위협으로 기상이변이 꼽혔고, 그 뒤를 이어 5위까지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손실, 인간 유발 환경 재난이 각각 그 다음 순위를 기록했다. 10개의 항목 중 상위 5개 모두가 환경문제와 관련된 것인데,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의 미래적 삶에 대한 경고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문제는 미래의 문제이면서도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2].

기후 위기의 영향은 오늘날 세계의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생태학적, 사회적, 재정적 차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실감하고 있는데, 일부는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수십 년 앞서 관찰되고 있기도 하다[3]. 국제연구 기관인 Future Earth는 기후위기로 인한 사건들의 연쇄적이고 조합적인 발생은 환경 문제의 심화로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지구적 규모의 위험을 경고한다. 극심한 폭염은 산불 발생의 빈도와 물부족, 식량 부족 등을 심화시켜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높이고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한다. 의도적인 산림벌채와 기후변화에 의한 산불은 생물의 다양성 손실과 극한 기후에 대한 자연 생태계의 대처능력의 약화시키며 농작물의 수확량과 식량의 공급문제를 위협하는 작용을 한다[4].

이러한 상황에서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2020년 10월 31일에 급변해가는 기후변화의 대처를 위한 새로운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기사로 실었다[5]. 이 기사는 전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현 시대의 기후 변화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일본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의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6]. 그런가 하면, 중국과 한국 역시 탄소 중립의 달성을 선언했는데, 이것은 대기로부터 받아들이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역시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zero)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프랑스는 이러한 기후변화의 대응에 대한 목표를 아예 자신들의 법령에까지 명시함으로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취했다. 그에 비해 미국은 이러한 세계적인 노력과는 역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오바마 대통령 당시에 유엔 파리기후변화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에 가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미국의 공식 탈퇴의사를 선언했고 2020년 11월 4일에는 완전히 공식적인 탈퇴가 이루어졌다. 세계 온실 가스 배출에 있어서 중국에 이은 2위 국가인 미국의 이러한 탈퇴는 글로벌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 세계의 협력적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이든은 선거 운동 중에 자신이 공식적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날에 이 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그의 취임 첫날에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7]. 이처럼 환경문제는 전 세계가 정치 사회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홍영식과 이덕로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한국 내에서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 혹은 대도시에 국한한 연구가 가장 많이 이루어졌으며, 영국과 일본 등 국가적 차원의 기후 연구,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연구 순으로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고 분석했다[8]. 그러면서 최근 기후문제를 포함한 환경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과 다양한 시민단체가 중요한 행위주체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8]. 또한 이러한 담론은 그 범위에 있어서 자연과학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도 주요한 논의의 주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 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일부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불편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분명 기독교는 시민사회의 한 공적인 구성원으로서 그 사회가 당면한 공통의 문제를 해석하고 그것에 대한 대안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9]. 따라서 교회는 그것이 속한 공동체에서 사람들의 삶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10],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바른 기독교적 역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11].

이 문제에 있어서 가톨릭은 전체론적 생태학(holistic ecology)의 복원을 주장하면서 국가와 지역, 다양한 계층과 영역들 사이의 대화와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12]. 기독교가 정말로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공적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형성하면서 사회적 책임 윤리를 실천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면, 기독교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문제를 접근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독교 안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눈에 띄는 연구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그것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개관적 연구나 이것과 관련해 기독교 대학은 어떠한 지향점을 두고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다룬 연구 등이 있을 뿐이다[13][14]. 따라서, 본 연구는 전 지구가 당면한 환경과 기후위기의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기독교가 어떠한 역할을 감당해 왔으며, 오늘날의 기독교는 앞으로 그것의 해결을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적 전략들을 어떻게 구성해나가야 하겠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기독교가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단체나 정부 등의 다양한 거버넌스를 포함하여 창조적인 환경윤리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오늘날 환경문제에 대한 전 지구적인 관심과 반응을 살펴보고, 기독교 안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왔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 이후에는 인류가 당면한 환경의 문제가 기독교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개관하는 것을 본 연구의 방향이 될 것이다.

II. 환경문제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침묵하는 봄』 (Silent Spring)은 생태문제에 대한 가장 영향력 있는 경고로 평가되고 있다[15]. 카슨은 DDT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를 포함한 살충제의 남용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미국에서 보다 체계적인 환경운동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그 관심의 범위를 전 세계적으로 넓혔다. 그러나 사실 미국적 배경에서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그 이전부터 있어왔다. 미국 개척시기의 발전 과정에서 자연 환경의 훼손과 변화로 인해 1830년대부터 그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났고, 1870년대에 이르러서는 국립공원법을 통해 삼림과 야생생물들을 본격적으로 보호하기 시작했다. 데오도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은 매우 열정적인 환경보호론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그의 임기 동안에 강력하고도 다양한 환경정책들이 제정되고 시행되었다[16]. 또한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도시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던 앨리스 해밀턴(Alice Hamilton) 은 환경의 문제를 단순히 자연보호의 차원으로부터 도시 안으로까지 확대시켰던 선구자로 평가된다[17].

20세기에는 농산물의 생산을 증대시키고 병충해 억제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농약들이 사용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살충제는 DDT였다. 1942년 전시 중에 세상에 출시되었던 DDT가 초기에는 그 효능이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이것의 개발자였던 폴 뮐러(Paul Hermann Müller)가 노벨 생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동물의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통해서 매우 위험한 수준에까지 축적된다는 사실을 알렸던 카슨의 발표는 환경문제가 단순히 농촌 지역이나 한 국가만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의 생태적인 문제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발표 이후에 1964년 야생보호법 (Wilderness Act), 1969년 환경정책법(National Environmental Policy Act) 등이 차례로 제정되었으며, 1970년부터는 지구의 날(Earth Day) 행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1972년부터 1975년까지 DDT를 포함한 유기 염소계 농약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적 조치가 단행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농약 사용에 대한 이러한 규제는 살충제 관련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제3세계 등으로 새로운 판로를 넓히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되게 되었다.

1972년에 인류가 처한 곤경에 대한 로마 클럽의 연구로서 발표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는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간과 자연, 환경과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온 인류의 미래적 환경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대처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던 첫 번째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18]. 또한 같은 해에 진행된 유엔 인간환경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는 국제적인 생태와 환경의 문제가 안건으로 다루어진 첫 번째 범국제적 대회였다. 이 회의를 통해서 26개의 원칙과 109개의 권장사항을 포함하는 스톡홀름 선언문(the Stockholm Declaration)이 채택되었는데 여기에는 환경오염의 방지를 위해 천연자원이 보존되고 재생 불가능한 자원은 공유되어야 하며, 더욱 분명한 환경정책의 개발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유엔 환경 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은 이 회의의 결과로서 만들어졌다[19].

그 이후로 유엔은 환경과 기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계 정부들 간의 계속적인 노력과 협의의 과정을 거쳐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의 농축율을 제한하고 안정화시킴으로 더 이상의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1994년에 197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유엔 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이 체결되었다 [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의 감축에 대한 효과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루어내지 못하자 2015년 12 월, 파리기후협약(UNFCCC)을 다시 체결하게 되었다. 이 협약을 통한 장기적 목표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의 수준보다 훨씬 낮은 2℃ 이하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기온의 상승폭을 1.5℃ 이하까지 제한하는 것이었다[20]. 그러나 이미 그 때로부터 지구의 온도가 1℃를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나라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야 할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20].

오늘날 화석 연료가 전 세계의 산업 에너지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과 관련한 소비를 0에 가깝게 줄이는 데에는 대단히 많은 경제적 변화와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은 강철이나 시멘트 등 건축과 관련한 자재와 원료의 선택과 활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므로 건물의 설계나 관리 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변혁이 요구된다.

III. 환경문제에 대한 기독교의 이해와 반응

기독교 안에서도, 특별히 지난 40여 년간의 역사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의 과정과 발전이 있어 왔다. 이것은 창조와 타락, 구속이라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기본적 이해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한 구속의 범주를 단순히 인간의 구원만으로 국한시켜서는안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21]. 특별히 이 분야에서 보다 선제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가톨릭이었다. 1979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Pope John Paul II)는 위대한 선교사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를 생태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평신도들에게 "모든 창조물들의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부활의 능력을 의지하“도록 촉구했다[22].

세계교회협의회(WCC)는 1988년부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WCC는 기후의 변화가 단순히 환경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경과 지역적 경계를 초월하여 정치와 사회, 경제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주목했다. 또한 필요 이상의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성향에서 야기된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빈곤층과 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인식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를 정의의 관점에서 해석했다. 실제로 WCC의 기후변화 대처 관련 프로그램에서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23].

1989년에는 주류 개신교와 정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해 '정의, 평화, 창조의 온전함'이라는 개념을 기독교 복음전파의 고유한 본질로 받아들였다. 이것은 창조의 온전함을 회복하는 것이 곧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했던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 의 견해와 일치하는 것이었다[24]. 스티븐 보우마-프레디져(Steven Bouma-Prediger) 역시 두 종류의 부르심을 설명하면서 인간이 정의롭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위로부터의 부르심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창조물의 돌봄과 관심의 요청인 아래로부터의 부르심도 있다고 주장한다[25].

2004년에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창조적 돌봄을 기독교의 제자도의 영원한 차원으로 삼아 하나님의 통치를 앞당길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16].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최근의 설문조사에서는 지구의 관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5대 우선순위 중의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독교 안의 다양한 전통과 더불어, 오늘날 2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원하는 순결함과 화해의 삶을 실천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창조물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Cape Town) 에서 개최되었던 제3차 로잔대회에서 198개국으로부터 4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선교의 방향과 전망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여기에서는 지구를 향한 기독교의 책임에 대한 선교학적인 성찰이 논의되었다. 이것의 결과로 채택된 것이 케이프타운 선언(Cape Town Commitment)이다. 여기에는 현 시대에 이르러 급증하고 있는 환경위기에 대한 생태운동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대 기독교는 개인과 사회, 그리고 피조 세계에 대한 관심과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통전적이고 포괄적인 선교를 구현해야 하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 환경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26]. 이것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청지기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기독교는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이것의 남용과 파괴의 상황, 이상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다[21]. 오늘날의 세대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생태계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황폐화되고 있는데 기후변화, 삼림 벌채, 생물의 다양성 손실, 물 부족과 오염은 그러한 것들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는 오염과 무분별한 소비습관을 지양하고 도덕적 책임 윤리의 실천을 위해 정부와의 협력을 제안한다[27].

그리고 2012년 자메이카에서 개최되었던 창조 돌봄과 복음에 대한 로잔 글로벌 협의회(Lausanne Global Consultation on Creation Care and the Gospel) 에서는 자메이카 행동요청(Creation Care and the Gospel: Jamaica Call to Action)이라는 문서의 채택을 통해 앞서 발표된 케이프타운 선언의 내용을 더욱구체화시켰다. 이 문서에서는 그동안 인류의 부주의한 삶으로 인해 기인된 위기를 인식하고 단순한 라이프스타일로의 전환을 촉구하였다. 또한 새롭고도 강력한 창조신학을 발전시키고 기후변화의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요구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식품의 생산을 위해 환경적 원칙의 적용과 창조적 생태의 보존, 그리고 웰빙 경제의 개발을 촉구한다[28].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은 지난 2020년 5월 24일, 자신이 이미 2015년 5월에 환경과 생태 문제와 관련하여 발표했던 가톨릭의 회칙인 「찬미 받으소서」 (Laudato Si’)에 대해 일 년간 특별성찰의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선포했다. 「찬미 받으소서」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사람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 속에서 이 시대에 인간이 직면한 생태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임을 지적하고 회개와 온전한 회복을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29].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선포는 특별히 이번 팬데믹의 상황이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가운데, 생태계와 인간 서로간의 보호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 주목한 것이라 하겠다[30].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7년 한국의 기준 에너지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약 40% 많았다고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을 제외한 영국이나 일본, 독일 등은 매우 낮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인당 소비량에 있어서도 미국, 일본, 영국 등의 국가들과는 대조적으로, 유독 한국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기독교계에서는 지난 2020년 11월 17일, 다수의 신학대학들과 다양한 기독교 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 포럼의 출범식이 있었다. 이 포럼에서 기독교인과 교회 연구 기관의 환경 및 기후 위기 인식 실태 등을 다루는 그린 리포트를 발간하고, 개교회가 기후 위기행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천 프로토콜의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앞으로의 사업방향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학자들만의 담론이 아니라, 기후 정책을 구체화하는 공적인 일에 기여하고 한국교회 생태 운동의 지평을 확장하면서 기독교 환경 운동을 복원하는 실제적인 모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IV. 지구 돌봄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실천을 위한 제안

1. 지구 돌봄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의 공약에 환경문제가 포함되었던 것처럼 기후나 환경문제는 정치적 영역에 속한다는 생각에서 기독교의 이러한 활동들을 정치와 종교의 연합을 위한 움직임으로 우려하는 일부의 목소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변화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선의 경우와 같이, 지구 돌봄에 대한 논의가 정치적 요소로 포함될 수 있으나, 지구 돌봄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는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관심과 돌봄의 성경적 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지구의 환경을 돌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매우 필수적인 두 가지 개념이 있다[31]. 첫째는,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서 창조주이시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창조물을 돌봐야 한다는 개념이다 (골 1:15-16). 지구 돌봄은 단순히 그것이 좋은 생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이 땅의 모든 것을 만든 존재에게 전적으로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모든 창조 물속에는 하나님의 뜻이 깃들어 있다고 인식한다[32]. 따라서 이 땅의 피조세계를 부주의하게 학대하거나 파괴하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믿는다.

둘째는,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교회는 또한 모든 창조물들에 대한 관리의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 어떠한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등에 대해 하나님의 지혜를 얻기 위해 기도하는 것처럼, 이 땅의 창조물들을 돌보는 문제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뜻을 진지하게 물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2. 지구 돌봄을 위한 기독교적 노력

하나님이 인간에게 하셨던 “땅을 정복하라”(창 1:28) 는 명령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인간의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할 권한까지도 주셨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경적 관점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to dress and to keep)”(창 2:15) 하셨다는 구절이 의미하듯이, 인간에게는 생태계를 포함한 지구 전체를 가꾸고 지킬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이해에서 성경적 환경윤리를 회복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구 돌봄을 위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환경보호, 생태보전에서 생명신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늘날 인간 사회의 수많은 문제 중에서 대두된 것 중의 하나가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문제로써 제기된 것은 생명을 인간 중심으로 판단해 버리는 인간 중심적 생명관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생명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판단하게 되는데, 이것은 이 땅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결과적으로 있어야 할 것과 없어져야 할 것으로 이원화시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분명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모든 생명들은 나름의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지구의 생태계는 단순히 인간의 제한된 관점에서 인간 중심적인 시각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지구의 어느 지역, 어느 부분에서든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그곳의 생태계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것은 곧 현재 보이는 모든 생명들은 나름대로의 존재가치와 이유가 있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것들 사이의 관계에서 생태계를 해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최근 한국 기독교에도 생명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간 삶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이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임과 동시에, 인간이 이 땅에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규정해 주는 명령이라는 뜻에서 “창조명령”(Creation Mandate) 혹은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사명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계획에 따라 피조물을 잘 관리함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 지구는 어느 특정한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 의해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인간의 업적이 아무리 위대하다 할지라도 이 땅의 모든 생명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은 이 땅의 생명을 잘 보호하고 보전하며 더불어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자연을 바라보는 생태학에 대한 이해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명의 모든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생태학은 표층생태학과 심층생태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층 생태학은 앞서 설명된 것과 같이 인간중심으로 바라보는 생태학이다. 이 시각은 인간을 자연보다 우위에 놓인 존재로 생각하고 자연을 도구적 가치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심층생태학은 인간이 자연이나 그 무엇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3]. 이 입장은 이 세상을 분리된 사물의 나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상호 의존적인 현상들의 연결망(network)으로 바라본다. 이것의 관점은 모든 생명체들에 대해 그것의 본질적인 가치를 인정하면서, 인간 역시 생명이라는 그물로 연결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34].

예전에는 집안에서 키우는 동물을 애완동물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그 호칭이 반려동물이라고 바뀐 것도 이러한 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그 둘의 차이는 사전적 정의를 통해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애완(愛玩)이란 말의 의미가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기는 것을 뜻하는데 비해, 반려(伴 侶)는 “짝이 되는 동무”를 의미한다. 이 두 단어에서 나타나는 가장 명확한 차이는 주체와 관계의 문제이다. 보통 ‘애완’이라고 할 때의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행위의 주체로서 동물을 좋아하는 것인데 이 때 동물은 그저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반려’는 사람과 동물 모두가 주체가 되어 서로가 동등한 입장에서 만나 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부부를 인생의 반려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 생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35].

셋째, 세속적 환경주의와 차별화된 진정한 회복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기독교 환경주의적 관점은 오늘날 환경오염의 근본원인은 결국 다스리고 지키는 일에 실패한 인간에게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간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해서 인간과 환경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대의 과학은 단순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기도 하는 과학이 아니라, 반대로 환경을 살리는 방향으로서의 과학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단순히 '더 앞서고 편리한' 과학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이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과학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통섭과 통합의 시대인 오늘날에는 과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학문이 협력하여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의 대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과학에는 분명 하나님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통해 설명이 가능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내 눈을 열어서 주의 법의 기이한 것을 보게 하소서” (시 119:18)라는 다윗의 고백처럼, 성경은 어떻게 인간이 지구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원리를 담고 있다.

넷째, 진정한 피조세계와의 공동체 구현이다. 보통 인구의 증가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창조 세계와의 진정한 ‘나눔’(koinonia)의 실천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현재의 한정된 자원과 물자들은 온 세계인구가 나누어 쓰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환경운동이 단순히 인간의 생명의 보존을 위한 인간 위주의 환경운동이 아니라, 모든 생태계가 생명을 영위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생태계 중심의 환경운동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구호 정도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 생명윤리에 기초한 환경교육과 전문인의 양성이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V. 결론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와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여, 기독교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실천적 무신론의 표현이다. 또한 이 문제의 해결을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인간이 저지른 책임을 신에게 떠맡기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오히려 지구에 속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모든 인류는 하나님이 맡긴 이 지구에 대한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인간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도덕적 힘의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현대 기독교는 지역을 변화시키고 비전을 구체화하며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적 책임윤리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회의 공론장에서 참여와 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도 신실한 존재됨과 대안 공동체로서의 삶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생태계의 평화까지도 이루어야 할 사명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현대 기독교가 이 세계화의 시대에 지구에 대한 관심과 돌봄의 실천을 게을리 하는 것은 곧 창조주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독교가 공공의 영역에서 환경문제를 공동으로 대처하고 성경적 환경윤리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의 네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로, 기독교는 소수의 어느 특정한 단체나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 인류가 모든 생명체를 가치 있게 여기는 생명 신학으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로, 모든 생명체가 생명이라는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심층 생태학적 시각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셋째, 기독교는 현대 사회의 고도의 학문적 발전이 인간과 학문의 지속적 공존이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독교는 오늘날 인류가 피조세계와의 진정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친환경적 라이프스타일과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오늘날 지구가 처한 환경 위기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인류가 당장의 즉각적인 행동이 요구될 만큼 분명하고 충분하다. 그 위협은 세계적인 위협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행복과 생존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생태적 위기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가능한 방법들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이웃과 다음 세대,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단순한 생활방식을 실천함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를 보존하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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