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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ring Subjectivity Concerning Occupational Achievements of KBS Journalists

KBS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주관성 탐색

  • Received : 2020.11.20
  • Accepted : 2020.12.18
  • Published : 2021.01.28

Abstract

It is common to say that Korean journalists' professionalism including the public broadcaster KBS is immature. This study used the Q methodology to explore the subjectivity that KBS reporters and citizens have formed about reporters' occupational achievements. we tried to find out the background and reasons of the subjective dimensions of journalists regarding the immature state of Korean journalists' professionalism. Under a condition for sorting of 'a reporter most likely to be promoted', using 95 statements related to the reporter's occupational achievements, 30 KBS reporters, 10 university students who were eager to be a journalist, and 40 ordinary people of various ages, a total of 80 participants took part in the Q sorting. A total of 3 Q factors were extracted, then analyzed in detail into a total of 6 reporter types divided into (+) and (-) sub types for each factor. As a result, six types of perceptions and attitudes were named as 'a professional reporter','a schemer reporter','an organizational loyalty reporter', 'a passionate reporter','a careerist reporter', and 'a reliable worker'. This study can be meaningful in that it further deepened and expanded the existing researches concerning Korean journalist's professional identity.

공영방송 KBS를 비롯해 한국 언론인들의 전문직주의는 미성숙 상태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본 연구는 Q 방법론을 활용하여,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대하여 KBS 기자들과 시민들이 형성하고 있는 주관성을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 언론전문직주의 미성숙 상태에 관한 언론인의 주관성 차원의 배경과 이유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KBS 기자 30명과 4년제 대학 언론고시반 대학생 10명,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인 40명, 총 80명을 상대로 기자의 직업적 성취와 관련된 내용의 95개의 진술문을 활용하여 '승진/발탁되는 기자'를 조건으로 소팅을 진행하여 총 3개의 Q 요인을 추출하였고, 이를 다시 각 요인별 양(+) 하부 요인과 음(-) 하부 요인으로 구분하여 총 6개의 기자에 대한 인식과 태도 유형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 KBS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주관성은 '전문직형 기자', '모사꾼 기자', '조직충성형기자', '열혈기자', '입신양명기자', '착실한 직업인'으로 명명된 6개의 인식 유형으로 정리되었다. 본 연구는 기존 한국 기자의 직업 정체성 연구를 더욱 심화시키고 확장시켰다는 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Keywords

I.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공영방송 KBS의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정부 편향의 방송이라는 여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다. 특히 지난 이명박과 박근혜 두 보수 정권 아래서 지상파 방송사는 권력 비판과 감시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취재와 뉴스 편집 등 뉴스 생산 과정 전반에서 친정부, 친여 편향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1]. 간부들이 주축이 돼 기자들을 줄세우고 세몰이를 통해 기자 사회 내부의 건강한 비판정신을 고사시키려고 시도한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의 ‘KBS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결성과 그 공개적인 활동은 KBS 저널리즘 역사의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보도국 국장급 등 일부 간부가 결성을 주도한 ‘정상화 모임’에는 모두 129명의 기자들이 실명으로 참여했으며 1차와 2차 성명서를 통해 KBS 기자협회를 공개 비판하였다. 그리고 이 같은 사내 파벌 구성을 주도한 세력들은 주로 선호부서 배치, 특파원 선발, 간부 승진 등 인사 상의 혜택을 세력 규합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2][3]. KBS진실과미래위원회[3]의 과거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내 파벌 결성을 주도한 일부 간부진들은 일선 기자들의 참여를 종용하면서 승진과 특파원 선발 등 주로 인사상의 보상을 암시함과 동시에 압박 수단으로 불참시의 불이익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KBS진실과미래위원회는 이 같은 불공정한 인사 정책을 통해 “실질적으로 참여 여부가 ‘화이트리스트’로 작용해 업무 수행의 공정성에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고 건전한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이 같은 보수정권 시절 KBS 내부 인사 정책의 난맥상에 대해서 조항제[4]는 공영방송에 대한 정권 차원의 후견주의 체제는 진보정부 때보다 보수 정부 때가 더 강했으며 후견주의 영향력 아래서 임명된 사장이 외부 후견인의 요구를 따르면서 내부의 자율성 요구를 심하게 억압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압력 수단은 사장의 조직 측면에서의 통제, 곧 인사권으로 시작되는데 후견적 사장은 인사를 비롯한 권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에 대한 편입과 배제를 시도하고 엘리트주의를 기반으로 한 편입과 배제의 동형화의 압력이 가시화된 형태가 ‘KBS기자협회정상화모임’이라고 주장하였다[4].

그러나 만약 KBS 보도국 내부에 기자 전문직 주의가 그 구성원인 기자 각자에게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더라면 이처럼 승진 등 유무형의 보상과 불참시의 불이익 가능성을 연결 고리로 공공연한 줄세우기식 파벌결성은 시도조차 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핼린과 만치니[5]에 따르면 언론의 전문직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는 자율성, 고유한 전문직 규범, 공공서비스 지향성이다. 정의롭고 용기가 있으며 외압에 저항하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자하는 기자는 영미식 기자 전문직 주의가 그려온 이상적인 기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 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내의 기자 사회에서 기자전문직주의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였고, 더 나아가 규범과 실천 간의 큰 괴리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6][7]. 대다수의 기자들은 정권과 불가근불가원의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하기보다는 기자 자신 혹은 소속 언론사의 이해관계나 이념적 지향에 따라 대세에 순응하는 길을 걸었으며 기자의 전문직주의 역시 현장의 언론인들의 직업관으로 체화되고 강화되기보다는 기자의 샐러리맨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8]. 그렇다면 한국 사회 특유의 권력 추종, 출세 지상의 강력한 문화적 영향권 아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자들은 언론의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전문직주의 저널리즘을 실천하는데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공정성의 시험대에 오르는 공영방송 KBS 뉴스의 취재와 프로그램 제작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기자들이 정치와 자본의 영향력이 부단히 간섭하는 저널리즘 장(journalistic field)속에서 객관, 정확, 공정, 자율을 핵심 가치로 하는 언론의 전문직주의 규범들을, 조직 내부와 외부의 간섭과 방해, 그리고 승진 추구 등 다양한 기자 개인의 현실적 욕망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조화시키고 절충하며 심지어 왜곡 훼손하고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기자 지망생,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연구 분석을 위한 데이터 수집 대상으로 포함시켜 현직 KBS 기자들에게만 고유한 인식 유형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인식 유형, 다시 말해 한국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조직 생활과 대인 관계에서 용인되고 장려되는 일반적인 행동 양식을 체득한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관점을 통해서 ‘조직내 승진’에 대한 KBS 기자의 인식 유형을 파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공영방송 KBS 기자들의 주관 성안에 직업인으로서, 언론사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직업적 성취와 승진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로 형성된 일종의 ‘마음의 지도’를 이해하고 해석하려고 하였으며 더 나아가 한국 언론과 한국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문직주의 규범의 광범위한 위기 현상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참조점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1. 전문직주의 신념과 실천의 괴리와 언론인

언론 현장의 현실적인 기자의 모습은 직장인, 조직인으로서의 기자, 단독자로서의 개인,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그리고 신념과 실천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다양한 인간 유형들로 나타난다. 불의를 보면 몸을 사리지 않고 돌파하는 ‘정의파 기자’도, 권력과 결탁해 진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후안무치한 ‘기레기’ 기자도 실제 언론 현장에서 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뉴스룸의 문화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양극단의 스테레오 타입에 불과하다. 우리가 일생을 통해 만났거나, 만나게 될 기자는 아마도 정의파 기자와 ‘구악(舊惡)기자’ 둘 사이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언론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뉴스룸 문화는 이러한 양극 단적인 스테레오 타입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미묘하다. 문화적으로 용인되고 선망되는, 혹은 배척되고 금기시 되는 여러 가치들이 서로 충돌하고 결합하면서 조직인 또는 개인으로서 기자가 스스로 구성하고 자신에게 부과하는 의미(meaning)에 따라 현실적인 기자상을 정립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전반부까지 서구의 언론 현장에서는 뉴스를 사실들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 이미지라고 보는 이른바 사실의 반영으로서의 뉴스에 대한 일종의 신화가 널리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뉴스의 객관주의 모델은 20세기 후반 들어서 ‘미디어 사회학’ 혹은 ‘뉴스의 사회학’이라고 부르는 사회학적 접근이 시도되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9]. 미국에서는 1970년대와 80년대셔드슨, 기틀린, 터크만 등 일군의 사회학자들이 기자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기자가 몸담고 있는 언론사 조직이 뉴스 생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10-12].

슈메이커와 리스[13]는 뉴스 제작 과정에서 기자 개인과 언론사 조직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고 보았으며, 버코위츠[14]는 뉴스 생산과정과 결과물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더 확장시킨뉴스의 문화적 맥락에 주목하고 있다. 버코위츠는 저널리즘 연구가 ‘문화’(culture)적 영향력의 관점에서 뉴스 생산 과정과 기자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의 ‘문화’는 버코위츠에 따르면 문화인류학적 의미의 ‘문화’로써 이는 뉴스 생산과정에서 기자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서 스스로 구성하는, 즉 한 개인이 직업 활동을 통해서 획득하는 의미가 무엇인지와 연관되어 있다. 이 같은 문화적 맥락화를 통해서 기자는 기자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버코위츠는 더 나아가 저널리즘과 기자 연구에서 문화는 영국 문화연구 전통에서와 유사한 맥락에서 기자와 언론사가 처한 보다 광범위한 권력과 헤게모니의 반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이때의 문화는 의식 작용을 통해서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누가 순종적이어야 하는지, 의미는 어떻게 문화에 스며들어 있으며, 미디어는 어떻게 그 같은 사회 구조를 강화하는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저널리즘 연구 영역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는 이른바 ‘실천으로의 전회(a practice turn)’ 이다[15]. 뉴스가 생산되는 보도국이라는 각 개별 조직 차원을 넘어서서 저널리즘 장에서 벌어지는 기자직의 관습(habitus)을 주목하는 부르디외의 장(場)이론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 미디어 사회학 경향성 그리고 영미 등에서 활발한 신제도주의(New Institutionalism) 관점의 저널리즘 연구도 기자의 전문직주의를 현장의 실천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16][17]. 기자들이 자신들에 대해 가지는 역할 착상(role conception)과 실제 현장에서의 실천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에 주목하고 이를 구체적인 뉴스룸 현장의 맥락 속에서 해명해보려는 시도인데, 이 연구에서는 ‘구체적 현실 속 윤리 (situated ethics)’에서 기자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시도한다[18]. 와이스보드 [19]는 서구의 다양한 기자 모델이 제 3세계와 아시아권에 유입됐지만 나라마다 실천의 측면에서 파편화된 기자 윤리가 목격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권의 뉴스룸에서는 자율성, 능동성, 목소리 내기 등의 가치가 기자들의 꿈으로 남아 있지만 기자들은 실제로는 국가의 정책 방향 등과 연관된 항존하는 제약 요인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았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도 기자들은 서구에서 형성된 기자전문직주의의 핵심 가치인 객관성, 공정성, 정확, 자율성 등을 표면적으로는 행동 규범으로 공표하지만 실제 행동은 이 같은 규범과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와이스보드는 이 같은 신념과 실천의 불일치 현상을 근거로 기존의 기자전문직주의 모델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언론의 전문직주의도 미성숙 상태라는 진단과 평가가 이어져 왔다. 강명구[20]는 역사적으로 한국 언론의 경우 국가 권력에 의한 개입으로부터 보도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 과제로 받아들여지면서 한 분야에 식견을 갖춘 전문가형 대기자보다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지사형 기자가 바람직한 기자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고 보았다. 이정훈과 김균[8]은 한국 기자직의 직업적 정체성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샐러리맨 화를 겪게 되는 것으로 본 반면 그 대척점에 있는 지사 형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은 퇴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박승관과 장경섭[21]은 한국 언론인의 이념형을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전 자유주의 체제 하의 우국지사형, 다시 1972년 권위주의 체제 하의선전 요원 형, 1972년에서 1987년사이 후견주의 체제하의 준공무원형, 그리고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조합주의 체제 하의 권력엘리트형으로 정리해 제시하였다. 대체로 한국 언론은 보도에 있어서 정파성[22]을 드러내고 있으며 스스로 권력기관화하는 경향마저 보고되고 있다[21]. 기자들은 언론사 경력을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면서 전문직으로서 기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저하되는 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23].

김수영[24]은 KBS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KBS 기자들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공보 방송의 역할에 국한된 기능적 직업인의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였다. 정필모[25]는 공영방송 KBS에 대한 연구에서 공영방송 기자들을 상대로 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외적 통제에 못지 않게 조직 내에서의 충성 경쟁을 부추기는 인사권의 악용으로 인해 기자들의 전문직 주의가 위축되었다고 보았다. 임병걸[26]은 KBS 내의 기자 집단과 PD 집단 사이의 비교를 통해 보도국의 관료주의화 경향이 보다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러한 조직 문화로 인한 전문직주의 규범의 약화 현상을 지적하였다.

기자들의 이같은 전문직주의 신념과 실천 사이의 불일치는 기자의 조직 내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진행된다. 언론사에서 전문직 가치보다는 조직 순응이 더 우선되는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언론사 조직 내에서 관찰되었다. 브리드[27]는 뉴스룸 내에서 신참 기자가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명시적이지 않은 상급자의 편집 방향에 순응 또는 동조하게 된다고 주장하였으며 신참 기자의 순응적 태도를 형성하는데 승진에 대한 열망 (mobility aspiration)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았다. 언론사 조직 내에서 고위간부진은 신참 기자들에게 준거집단(reference group)으로서 자리 매김되며, 이들 간부진은 승진을 조건으로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평기자들의 충성심을 유지시킨다. 솔로스키[28] 는 언론사가 기자들과 조직의 편집 방침 사이의 갈등과 긴장을 관리하기 위하여 관리직 승진 시스템(management ladder)과 전문직 승진 시스템(professional ladder) 을 이중적 보상체계로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매클리어드와 홀리[29]는 기자들 사이의 기자직에 대한 상이한 태도와 가치 지향점을 분석하기 위해 24개 직업 특성 항목을 정리했는데, 전문직 관련 항목은 자율성, 일 자체가 주는 가치와 보람 등 내적 보상(intrinsic compensation)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비전문직 항목은 조직내에서의 승진 기회, 급료 등 물질적 보상, 직업의 안정성 등 외적 보상(extrinsic compensation)으로 이루어져있다. 윈달과 로젠그린[30]은 매클리어드와홀리의 24개 직업 특성 항목을 통해 얻은 데이터에 대한 요인 분석을 실시해 ‘프로페셔널 요인’와 대조되는 ‘회사 조직 내에서의 안정과 승진 추구 요인’을 추출한바 있다. 이상의 논의에서 보듯 기자는 언론사 조직 내에서의 성과에 따른 보상 그 중에서도 승진을 매개로 조직 순응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개인이 직업을 통하여 획득하고 실현하고자 하는가 치는 당위로서의 규범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규범은 이것이냐 저것이냐, 혹은 옳고 그름의 양자택일의 문제로 표현되지만, 가치는 우선 순위에 따른 끊임없는 개인의 선택과 절충의 산물로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치는 욕망의 함수이며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레빈[31]의 장이론을 통해서 나타난 동기화 이론이다. 여기에 따르면 행위란 변수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때 변수란 개인이 느끼는 긴장, 목표(goal)가 가지는 유인성(valency), 목표를 향한 심리적 거리 등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결핍에 따른 욕구가 존재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가능성에 대한 지각이 행위를 촉발한다고 볼 수 있다. 레빈의 장이론은 후대 연구자들에 의해서 기대 가치 이론으로 발전한다. 브룸[32]의 ‘valency expectancy theory’를 통해 동기화는 개인이 작가의 행위 가능한 결과에 대해 개인들이 부여하는 값어치와 그들의 목표가 성취될 수 있다는 기대의 산물로 보고 있다. 포터와 롤러[33]의 모델은 동기화 과정에 대한 포괄적인 모델을 제시하는데 여기서는 목표와 업적에 대한 평가 못지않게 내적 보상 그리고 외적인 보상 체계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반영된 경영체계가 필요하다는 점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 기업체 경영에 있어서 핵심적인 보상 체계는 임금과 승진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임금 상승과 승진이 함께 주어지기 때문에 승진은 조직원의 최대관심사라고 볼 수 있다[34]. 특히 한국의 기자들은 언론사 간 인력이동이 매우 적으며 따라서 승진을 통한 기자의 커리어는 재직 언론사 조직 내 평가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35].

그러나 이런 직장 생활의 동기화를 위한 주요 보상체계인 조직 내 승진이 한국의 기자들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역할 수행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드물다. 홍은희 [36]는 여성기자들이 남성기자들과 비교할 때 ‘승진 기회’와 ‘인사고과의 공정성’에 대해서 낮은 만족도를 나타내며 승진에 필수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장하용[37]은 신문사와 방송사 모두, 간부 승진에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근무 경험이 중요한 요인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박재영 외 [38]는 뉴스 생산자, 특히 기자들에 대한 연구가 더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며 언론사에 소속된 조직원으로서 기자의 사회화 과정, 그리고 기자의 인지 과정을 다룬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 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본 연구는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공영방송 KBS 기자들을 상대로 신입기자부터 고참 기자들까지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더 나아가 언론 고시반 대학생, 그리고 한국사회의 평균적인 일반 시민들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수집한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조직 생활에 요구되는 덕목과 규범, 성공과 출세 등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주\관성(subjectivity)의 맥락 속에서 공영방송 KBS 기자들이 기자의 전문직주의를 어떻게 현실에서 실천하고 절충하고 타협하는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들이 어떠한 직업적 성취를 거둔 기자가 조직에서 승진/발탁될 것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 이미 형성하고 있는 정신적 像(mental image)에 관한 주관성 데이터를 Q방법론을 통해 수집해 분석하고자 하였다[39].

2. Q 방법론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소위 ‘과학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전제는 심리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의 발전을 견인해왔던 강한 추동력이었다. 이러한 학문적 목표 아래 개인의 주관적 인식과 경험은 연구의 대상으로 부적절하거나, 분석의 과정에서 배제되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연구의 대상으로의 ‘주관성(subjectivity)’과 관찰된 현상에 대한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subjective judgment)’ 사이에서의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의 주관성을 다루는 다양한 방법론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 인간의 주관성을 구조화된 방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회과학 연구 방법이 바로 Q방법론이다. 스티븐슨[39]이 창안한 Q 방법론은 인간의 주관성을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은 물론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방법론이며 변수 중심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둔 R방법과는 차별화되는 접근법이다. R방법으로 불리는 통상의 통계적 방법은 측정되고 계량화될 수 있는 측정 항목이나 자극(stimuli)을 주로 다루는 반면, Q방법은 특정 대상에 대한 사람들의 주관적인 인식과 반응 그 자체에 주목하여, 사람 간의 상관성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주관적 인식을 유형화하고, 그 특성을 밝히려는 시도를 한다[40][41]. 다시 말해 Q 방법론은 특정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태도, 가치관의 유사성에 따라 사람을 집단으로 분류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Q방법론을 통해 주관성을 탐색하는 과정은 가설 ‘검증’의 논리이기보다는 가추법(abduction)에 따른 ‘추론’의 과정에서 특정 현상에 대한 보다 설명력 높은 가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42]. 일반적인 양적 연구에서 시도하는 변수의 영향력이나, 특정 집단 간 평균을 기반으로 한 수준의 비교나 검증의 논리가 아닌, 개인이 특정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얼마나 다르게 인식하고, 반응하는지, 즉 개인의 인식과 반응의 패턴 또는 그 준 거점(self-reference)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43]. 그렇기 때문에 모든 실험 집단에 동일하게 전제되어야 할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나 조건의 통제가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의 ‘자결적 정의(Operant Definition)’에 주목한다[40]. Q 방법론은 다양한 직업 정체성이나 인식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언론인의 공정성에 대한 태도, 뉴스 가치 판단 등의 연구에도 이용되고 있다[44-47].

III. 연구 문제 및 방법

1. 연구문제

연구는 신참부터 고참 기자에까지 이르는 KBS 기자들, 그리고 서울 시내 4년제 대학 언론고시반의 기자지망대학생, 20세 이상 일반 시민을 상대로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다양한 차원의 진술문을 가지고 승진 /발탁되는 기자의 이미지를 조건으로 Q 소팅을 진행하였다.

먼저 연구문제 1에서는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해 KBS기자들과 일반인들이 형성하고 있는 인식 유형을 파악한 다음 이러한 유형들을 구성하고 있는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가치의 우선 순위에 대한 심층적인 의미 분석을 통해, 연구 문제 2에서는 한국의 기자들이 서구적 전통에서 형성된 전문직주의 가치인 객관성, 정확성, 자율성, 공정성 등 이른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자신이 속한 언론사 조직과 구체적 취재 현장 속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부로 표방하는 전문직 가치와 비전문직주의 가치, 기자로서의 신념, 규범과 실제 기자직 수행 사이에 어떠한 괴리가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어떠한 대립과 갈등 구조 속에 놓여 있는지를 이해해보고자 한다.

연구문제 1: 조직에서 승진/발탁되는 기자에 관한 인식 유형은 어떻게 나눠지는가?

연구문제 2: 조직에서 승진/발탁되는 기자에 대한 각각의 인식 유형들의 특성은 무엇이며, 이들 인식 유형 특성들이 한국의 기자전문직주의에 대해서 가지는 함의는 무엇인가?

2. 연구방법

2.1. 문항구성: Q 표본의 구성(Q-Sampling)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대한 가치 체계 구성을 위해, KBS 기자 가운데 직장 생활 경력이 길고 팀장, 부장 등의 보직 경험이 있는 간부급 기자들 4명을 상대로 2시간 가량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같은 포커스그룹 인터뷰 내용 전체를 전사해 분석하고 공영방송 KBS 특유의 조직 문화와 기자의 전문직주의를 둘러싼 이상과 현실의 문제점들을 고려하여 진술문을 수집하였다. 또한 한국기자협회보, 미디어 오늘 등의 언론 관련 전문지, 그리고 KBS 기자협회보, KBS노보 등을 통해 기자의 직업적 성취를 둘러싼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는 진술문을 수집하였다. 이 같은 현실적 담론과 더불어 국내외의 저널리즘 연구 성과도 반영해 기자직을 둘러싼 이상과 현실 속의 구조적 차원을 재구성함으로써 진술문을 추가로 수집하였다.

Q 표본 수집은 통상 구조화(structured) 방식과 비구조화(unstructured)방식 또는 두 방식의 혼합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대한 가치와 관련된 인식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을망라적으로 탐색하기 위하여 비구조적 방식과 함께, 연구 주제와 관련한 문항의 편중 또는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 보다 구조적인 방식의 문항 수집을 병행하였다[48].

이렇게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1년 여 기간에 걸쳐 추가 수집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의 Q진술문의 통합체(concourse)가 형성된 다음에는 다시 수집된 300여 개의 진술문을 그 유사성에 따라 병합하고, 부수적인 진술 문들은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최종 진술문 95개를 확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연구자가 최종적인 차원을 정리하였다. 95개 진술문의 구성 차원은 다음과 같다[표 1].

표 1.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95개 진술문의 구성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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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직업관’ 차원(dimensions)을 정리 구성하는 데는 하니츠[49]의 논의를 참고로 하였다. 하니츠는 세계 각국의 뉴스룸 기자들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비교연구를 통해 저널리즘 문화는 사회 제도로서 언론이 담당하는 제도로서의 역할, 인식론, 직업윤리 모두 3가지 요소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논의를 참고하고 수정해 직업관은 ‘언론역할지각’ ‘권력과의 거리’ ‘수용자 지향성’ ‘취재 규범’의 4개의 범주로 구성하였다.

둘째, ‘자질/역량’차원은 기자로서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의미하는데 한국 언론 재단의 기자전문화교육 연구서[50]와 컬럼비아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 커리큘럼 등[51]을 참고해 ‘사회적 교섭력’, ‘인지적 역량’, ‘정서적 역량’의 3개의 범주로 정리해 구성하였다.

셋째, 수집된 진술문을 토대로 ‘성과와 업적’ 차원은 각각 ‘전문직형 성과’ ‘지위 상승형 성과’ ‘조직 봉사 형성과’ ‘공공 봉사형 성과’의 4개의 범주로 구성하였다.

넷째, ‘궁극 목표’ 차원은 밥벌이형(jobs), 징검다리형 (career), 천직형(calling)의 3개의 범주로 구성했다. 브제스니예프스키, 맥콜리, 로진과 슈워츠[52]는 직업을 3개의 다른 차원의 개념으로 정의를 시도하는데 그들의 정의에 따르면 직업은 생계 수단(jobs), 경력 (career), 천직(calling) 으로 나눌 수 있다.

2.2. 연구 참여자 선정: P 표본의 구성(P-Sampling)

본 연구는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다양한 가치를 반영한 진술문을 통해서 KBS 기자와 평균적인 시민들이 승진과 관련해 형성하고 있는 기자직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유형과 태도를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P 표본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KBS 기자, 기자지망대학생, 일반인 등을 다양한 연령대가 포함되도록 유의 표집 (purposive sampling)하였다. 본 연구의 참가자 구성은 다음과 같다[표 2].

표 2. Q소팅 참여자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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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상반기 서울 시내 4년제 모 대학교 언론고시준비반의 기자 지망 대학생 10명, KBS 신참기자 10명, 중참기자 10명, 고참기자 10명 도합 40명에다 연령별로 20대에서 60대까지 포함된 일반 시민 40명을 합해 모두 80명에게 Q소팅을 진행하였다. Q소팅은 2시간가량 소요됐으며 소팅을 끝낸 참가자에게 소팅 결과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묻고 2만원 상당의 음료카드를 증정하였다.

2.3. Q소팅(Q-sorting)

Q소팅은 연구자가 추출해 낸 진술문 95개를 6.7*3.3cm 크기 카드 한 장당 한 문항씩 인쇄하였고 이를 다음과 같은 조건에 따라 동의하는 순서에 따라 정규 분포형 Q소트 배치표에 분류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를 별도로 나누어진 기록표에 기입하도록 하였다[그림 1].

소팅 조건은 “어떠한 모습의 기자가 조직에서 승진/ 발탁되는가?”이며 연구자는 분류 조건을 참가자들에게 정확히 설명한 다음 여기에 따라 분류를 진행하도록 하였다. 분류 결과에 따라 1-13점까지 문항별 점수를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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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95개 진술문의 Q 소트 배치표

2.4. Q 소팅 데이터의 분석과 해석

수집된 데이터는 Q 데이터 분석 전용프로그램인 PQMethod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유형의 해석은 각각의 유형을 대표하는 인식을 나타내는 문항을 각 요인마다 상하위 로딩 값 각 10개씩 20개를 정리하였다. 그다음 이 같은 대표적 문항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워크샵을 KBS 기자 3명과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3시간 가량의 집중적인 브레인스토밍 워크샵을 진행해서 Q 소팅 결과의 의미와 맥락을 정교화 하는 작업을 거쳤다.

IV. 결과해석

80명의 Q소트 자료를 PQmethod로 처리한 결과, 승진/발탁되는 기자들에 대한 인식 유형은 모델의 설명력과 간결성을 고려하여 3개의 요인으로 정리되었다. 해석의 용이성을 위해 Varimax 방식의 요인 회전을 시켜 변량을 극대화 하였다. 추출된 3개의 요인은 전체변량의 50%를 설명하고 있으며 요인고유치(eigen value) 및 총 변량비율 그리고 요인 간 상관계수는 다음과 같다[표 3][표 4].

표 3. 요인별 요인 고유치(eigen value)와 총 변량 비율(N=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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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요인 간 상관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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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요인은 각 요인의 상위 대표 문항 10개, 하위대표 문항 10개를 각각 세부 유형으로 구분해서 볼 때 승진/발탁과 관련한 모두 6개의 인식 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상의 Q 방법론에서는 요인 결과를 분석할 때 상위 문항과 하위문항을 하나의 요인으로 간주하는 데비해 본 연구에서는 한 요인에 대해서 상위와 하위 대표 문항을 별도의 세부 유형으로 간주하는 심리학적 관점이 반영된 해석적 입장을 취하였다[53]. 황상민 [54][55]에 따르면 이처럼 상위 문항과 하위 문항을 각각 별도의 인식 유형으로 간주할 때 보다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양(+)문항과 음(–)문항을 하나의 인식의 집합체로 해석할 때 생기는 모호성을 제거하고 긍정과 부정의 대립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인간 심리의 주관성의 역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전체 데이터의 6개의 인식 유형을 3개의 요인으로 축소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각각의 요인은 세부적으로는 상위와 하위 문항의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인 1의 이름은 상위와 하위 문항의 속성이 반대 극을 형성하고 있는 ‘요인1: ‘전문직형기자 vs 모사꾼 기자’이다.

1. 요인 1 (전문직형 기자 vs 모사꾼 기자)

1.1. 전문직형 기자

‘전문직형 기자’는 유능한 기자이다. 취재와 기사 작성 능력은 물론 지적으로도 뛰어난 역량을 소유한 기자로 권력과 자본에 맞서 성역 없는 취재를 벌인다. 이런 유형의 기자는 한 단계 고차원의 세상에서 현실의 기자를 내려다보는 시선을 느끼게 만든다. 기자라면 응당 그래야만 하는 당위적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한 기본적 태도와 역량을 망라해서 구비 한 기자의 이미지이다. 그러나 현실의 구체적인 맥락이 느껴지지 않고 시대정신이 느껴지지 않으며 다소 이론적으로 만들어 낸 기자상으로 보인다. 개인의 특성이나 뜨거운 가슴을 가진 구체적인 사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입사를 위한 면접시험장에서 기자 지망생들이 말하는 기자의 초심에 해당하는 바람직한 기자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기자라면 당연히 이렇게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미덕을 갖춘 기자의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이상적인 기자가 현실에 있을까?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표 5. 전문직형과 모사꾼 기자의 대표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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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모사꾼 기자

‘모사꾼 기자’는 적폐, 쓰레기, 기레기 등 기자를 둘러싼 온갖 오명과 부정적 평가를 하나로 구현해 놓은 듯한 기자상이다. 이들은 사내외의 유력자들을 향한 충성심을 과시하면서 때를 잘 만나면 의외로 승진/발탁돼 출세 가도를 달린다. 그러나 실은 그는 직장 상사에게 도조 직에도 충성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뿐으로,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전형이다. 양심적인 기자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불량한 기자인 반면 자기 욕망에 충실하며 이해관계, 특히 경제적 이득에 밝으며 처세의 달인이다. 사내 세력화에 능하고 일단 파벌이 만들어지면 이를 더욱 강화시키는 데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들은 정치력을 발휘해 권력을 획득하는 데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모사꾼 기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약육강식이 지배하고 위계적 질서가 뿌리 내린 세상이며 여기서는 힘의 논리가 작동한다. 때로 무리수를 두며 윤리와 규범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에 평판 관리(reputation management)가 어렵고 사내에 적을 많이 만드는 경향이 있다.

2. 요인2 (조직충성형 기자 vs 열혈기자)

2.1. 조직 충성형 기자

‘조직충성형’기자는 조직의 논리를 충실히 내면화하고 여기에 따라 행동하는 기자이다. 기자 개인으로서는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인물로 자기 업적을 돋보이게 만들고 과시하는 자기 포장술에 능하다.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모든 것을 본인의 능력으로 귀인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기자는 사내에서도 이른바 잘 나가는 기자이기 쉽다. ‘조직충성형 기자’는 나름대로 자신에 대한 평판 관리를 할 줄 아는 노련함이 있고 대내외적으로 유능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줄도 안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급하면 승진/발탁해 기용할 수밖에 없는 유형의 기자이지만 정작 이런 유형의 기자는 영혼이 없는 기술자이다. 이러한 ‘조직충성형’ 기자들은 ‘모사꾼 기자’보다 오히려 저널리즘의 전문직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더 경계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모사꾼 기자’는 업무 능력보다는 사내외 유력자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거나 연줄이나 편법을 동원해서 성장하는 유형으로 그만큼 부정적인 이미지가 누적돼 그 지위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조직충성형 기자’는 최소한의 기자로서 업무 능력과 함께 변신과 타협에 능한 순발력을 겸비해 조직의 이름으로 언제나 살아남아 승진/발탁될 수 있는 기회주의자들이다.

표 6. 조직충성형과 열혈기자의 대표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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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열혈 기자

‘열혈 기자’는 야전 사령관 또는 강력계 수사 반장의 풍모를 가진 고지식한 기자이다. 내근부서에서 책상을 지키기 보다는 발로 뛰는 현장감이 돋보이며 좋은 의미의 꼰대이며 원칙주의자이기도 하다. 자기가 중요시하는 한 가지 사안에 ‘외골수’로 몰두하는 집요함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선배나 후배, 주위 동료들을 피곤하게 만들 수도 있으나 높은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감시견으로서 언론의 역할에 대한 사명감이 높다. 그러나 이 같은 유형의 ‘열혈 기자’ 는 도덕적 확신과 신념이 때로는 지나쳐 취재 대상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detachment)해야 하는 객관주의기자전문직주의 규범에서 벗어나 취재와 기사 작성을 통해 현실 문제에 적극 개입하려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열혈기자’들은 조직에서 눈에 쉽게 띄기 힘들고 출세 가능성도 낮은데 그 이유는 ‘조직충성형 기자’와 달리 자신이 이룬 업적이나 성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기 홍보, 자기 포장에 서툰 유형이기 때문이다. 상사들은 불편해 하는 이들 ‘열혈 기자’는 때로는 젊은 기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존경받는 선배 대접을 받기도 한다.

3. 3요인 (입신양명 vs 착실한 직업인)

3.1. 입신양명형 기자

방송기자로서 일정 정도의 순발력과 유능함을 갖추고 있으나 입신양명형 기자의 지향점의 끝에는 개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언론인으로서의 경력을 발판으로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출세의 야망이 자리 잡고 있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개인의 인기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게 기자로서 활동하는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대중의 주목을 받으려면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입신양명형 기자는 호감 가는 화술과 세련된 매너로 주변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능력의 소유자로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개인의 성공을 지향하는 집요함과 대담함이 있다. 공영방송 언론인의 공적 책무나 직업윤리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고 기자 생활을 그저 개인적 영달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유형이다.

표 7. 입신양명형과 착실한 직업인의 대표 문항 유형 번호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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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착실한 직업인

착실한 직업인 형은 기자로서 요구되는 당위적인 덕목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정확하고 유용한 보도를 하는 것을 추구하는 기자들이다. 착실한 직업인 형 기자들은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충실한 전달자의 역할을 추구한다. 이들은 사내외에서 돌출 행동을 하기 보다는 언제나 주변과의 조화와 안정을 추구한다. 기자로서 취재와 뉴스 제작을 통해 거창한 이념과 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기보다는 문제적 현실을 실용적이고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소박한 목표의식을 세우고 성실하게 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유형이다. 이들은 사회의 공적 제도로서 언론의 기능에 대한 규범의식에 못지않게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서 직장의 중요성도 간과하지 않는 천생 ‘착실한 직업인’으로서 기자직을 수행하고 있다.

4.‘음(-)의 1요인’과 ‘음(-)의 3요인’

소팅 결과 고참 기자 그룹에서 한 명이 전문직형 (1 요인)의 마이너스(-) 형으로 나타났는데 다시 말해 절대값이 가장 큰 요인 가중치가 마이너스(-)로 나타난 경우이다. 이는 승진/발탁될 것으로 보이는 기자를 조건으로 행한 Q소팅 결과에서 상위 진술문과 하위 진술 문의 관계가 뒤바뀐 것이다.

다시 말해 전문직형 기자들이 승진 발탁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특성들이 오히려 마이너스 전문직 유형에서는 반대로 소팅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따르면 오히려 전문직형 기자의 하부 요인 가운데 부정적 특성들을 나타내는 ‘모사꾼’기자들이 오히려 승진/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 같은 소팅 참가자는 분류하였다. 중참과 고참 기자들의 집단 20명 가운데 5명 정도가 전문직형 기자 요인과 관련해서 요인가중치가 마이너스(-)값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절대값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마이너스(-) 전문직 유형의 특성은 현실적으로 KBS 기자들의 승진/발탁과 관련해 일정 부분 주관성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Q소팅 결과에 대한 KBS 간부급 기자 3명과의 워크샵에서도 참가자 모두 정통성이 결여된 리더십이 KBS를 이끌어 갈 때 오히려 ‘모사꾼’ 기자들이 고속 승진하였고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3요인 다시 말해 입신양명기자의 마이너스(-) 유형도 흥미로운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앞서 밝혔듯, 입신양명형 기자는 플러스(+) 유형과 마이너스(-) 유형 모두 일반인 사이에서만 발견되는 유형이었으며 이 같은 사실을 통해서 입신양명형 기자는 승진/발탁이라는 기준을 통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비춰진 기자들의 모습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입신양명형 기자의 마이너스(-) 유형에 해당하는 일반인은 착실한 직업인으로서 정확하고 믿을 만하며 또 유용한 정보를 성실하게 전달하는 기자가 승진/발탁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5. 소팅 참가자 특성에 따른 각 유형별 분포 현황

기자직을 지망하는 언론고시반 대학생, 현직 KBS 기자, 그리고 일반인 간 참가자 특성에 따른 각 요인의 분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서, 앞서 상위와, 하위 진술 문의 쌍을 이룬 인식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 요인을 이번에는 단순히 각 각 한 개 씩으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요인 3개의 각각의 명칭은 승진/발탁 조건 하에 참가자들이 긍정적이라고 소팅한 상위진술문에 따라 명명된 이름을 따르는 것으로 보고 그 분포 현황을 정리하였다. 요인 별로 가장 높은 절대값의 요인가중치를 보이는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80명 참가자 전원에 대한 유형별 현황을 파악하였다(이 가운데 마이너스(-)유형으로 분류된 2명은 분포현황 파악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전문직형(1요인), 조직충성형(2요인), 입신양명 형(3요인)의 Q소팅 참가자들의 특성에 따른 분포 현황은 다음과 같다[표 8].

표 8. 소팅 참가자 특성에 따른 각 유형별 분포 현황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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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유형으로 나타난 1명을 제외하였음

**음(-)의 유형으로 나타난 1명을 제외하였음

전문직형(1요인)은 총 37명(38명 가운데 음(-)요인 1 명 제외), 조직충성형(2요인)은 39명, 입신양명형(3요인)은 2명(3명 가운데 음(-)요인 1명 제외)으로 나타났다.

①전문직형은 먼저 언론고시반 대학생 그룹까지를 광의의 ‘기자 그룹’(총 40명)으로 분류한다면, 언론고시반 대학생 10명 가운데 6명, 신참기자 10명 중 8명, 중참기자 10명 중 4명, 고참기자 10명 중 4명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조직충성형은 언론고시반 대학생 4명, 신참기자 2명, 중참기자 6명, 고참기자 5명으로 나타났다.

③일반인 40명가운데 전문직형이 15명 그리고 조직 충성 형은 22명으로 나타났다.

④입신양명형은 일반인 그룹에서만 2명이 발견되었다(마이너스 형 1명 제외).

이상과 같이 각 유형별 그룹별 분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자 집단으로만 보면 언론고시반과 신참 기자에서 전문직형이 수적으로 우세하다가 중참과 고참 기자로 갈수록 전문직형과 조직충성형으로 양분되는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또한 일반인 그룹에서는 전문직 형보다는 조직충성형이 수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KBS 기자들, 언론고시반 대학생,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기자로서의 성취와 관련한 95개 진술 문을 승진/발탁을 조건으로 Q소팅하게 함으로써 조직에서 지위가 상승하고 이른바 힘 있는 부서로 발탁되는 기자들에 대한 인식과 태도적 특성을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가치 체계와 관련하여 1요인:‘전문직형 기자’ vs ‘모사꾼형 기자’ 2 요인:‘조직충성형 기자’ vs ‘열혈 기자’ 3 요인:‘입신양명형기자’vs ‘착실한 직업인’으로 나타나 3개 요인으로 축소될 수 있는 총 6개 인식 유형을 확인하였다.

‘전문직형 기자’는 유능함을 기본 특성으로 한 기자의 모습이다. ‘뜨거운 가슴’보다는 취재와 기사 작성 능력 등 지적 역량이 두드러져 보인다. ‘모사꾼 기자’는 양심적인 기자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불량한 기자인 반면 자기 욕망에 충실하며 이해관계, 특히 경제적 이득에 밝으며 처세의 달인이다. ‘조직충성형’기자는 조직의 논리를 충실히 내면화하고 조직의 생존을 위해 부지런히 뛰는 기자이다. 조직의 위계질서에 따라 자신의 상사를 충실히 보좌하면서 승진을 통한 지위 상승을 추구하는 기자이다. ‘조직충성형 기자’는 기자로서 최소한의 업무 능력과 함께 변신과 타협에 능한 순발력을 겸비해 평상시에나 난세에나 조직의 이름으로 언제나 살아남을 수 있는 영리한 기회주의자들이다. ‘열혈 기자’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외골수’로 끝까지 몰두하는 집요함과 근성을 갖춘 기자이다. 그러나 ‘열혈 기자’는 도덕적 확신과 신념이 때로는 지나쳐 취재 대상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 (detachment)해야 하는 기자전문직주의 규범에서 벗어나 취재와 기사 작성을 통해 현실 문제에 적극 개입하려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입신양명형 기자’는 방송기자로서 일정 정도의 순발력과 유능함을 갖추고 있으나 그 지향점의 끝에는 개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언론인으로서의 경력을 발판으로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출세의 야망이 자리잡고 있다. 방송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기자로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노력을 집중시킨다. ‘입신양명형 기자’는 일반인 Q소팅참가자들에서만 파악된 기자 유형으로 일반 시민의 눈에 비친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대한 인식과 행동 양식에 대한 이미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착실한 직업인’ 기자도 일반인 참가자에서만 나타난 하위 진술문 유형으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성실하게 전달하는 기자의 이미지에 가깝다. 불의한 현실에 대한 도덕적 의분이나 정의를 향한 신념 과잉보다는 현실적이고 점진적인 상황 개선을 추구하며 생업으로서 기자직의 의미도 중시하는 유형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가 이끌어낸 1요인:‘전문직형 기자’ vs ‘모사꾼 형 기자’ 2요인:‘조직충성형 기자’ vs ‘열혈 기자’ 3 요인:‘입신양명형 기자’vs ‘착실한 직업인’ 유형 가운데 전문직형 기자, 열혈 기자, 착실한 직업인형은 기존의 한국 기자의 직업 정체성과 관련해 이념형으로 제시되었던 유형 가운데, 전문직업형, 지사형, 샐러리맨 형[8]에 각각 유사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연구가 파악한 유형들은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된 기존 연구의 기자 유형론과는 달리 실제 현장의 기자들의 행동 특성 구체적인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기존 기자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 유형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으로서, 기자의 세속적 성공을 향한 현실적 욕망의 관점에서 파악된 기자의 모습인 ‘모사꾼형 기자’와 ‘조직 충성형 기자’ 그리고 입신양명형‘이라는 인식 유형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는 데서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가 파악한 기자의 승진/발탁에 대한 인식 유형 6가지와 그 분포 현황을 통해서 볼 때 전문직 형 기자가 조직에서 승진/발탁된다는 인식이 일부 존재하지만, 승진/발탁과 관련해 이같은 인식과는 대비되고 때로는 충돌하는 가치를 우선시 하는 복수의 인식 유형들 역시 KBS 기자들과 일반인들 사이에 매우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직주의 인식 유형과 충돌하는 이 같은 비전문직주의 인식들의 배후에는 조직 순응 논리와 개인적인 출세를 지향하는 욕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자들은 이러한 조직 순응과 출세 지향의 욕망 속에서 언론의 전문직 주의 가치들을 현실과 타협하거나 왜곡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이렇게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대한 인식을 규범적 측면만이 아니라 욕망의 관점에서도 동시에 분석함으로써 그동안 고질병으로 지적되었던 한국 언론전문직주의의 미성숙 상태를 가져 오고 규범과 현장에서의 실천이 괴리를 빚고 있는 문제적 현실[6][7][20][21]의 배후에 기자들의 주관성 안에 전문직주의와 비전문직주의 가치 사이의 균열과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참가자 특성에 따른 유형 별 분포 양상은 기자 집단으로만 볼 때는 언론고시반과 신참기자 그룹에서 전문직 형이 우세하다가 중참과 고참기자 그룹으로 갈수록 전문직 형과 조직충성형으로 양분되는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또한 일반인 그룹에서는 전문직형보다는 조직 충성 형이 수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같은 경향성 들이 보도국 내의 사회화 과정의 영향으로 나타나는지 여부는 보다 광범위한 기자 집단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한 가설 검증 등의 방법으로 후속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외부의 접근이 쉽지 않은 KBS 보도국 내부의 신참, 중참, 고참 기자들을 상대로 Q 방법론을 적용하여 본 연구가 추출해낸 총 6개의 유형을 토대로 앞으로 이들이 승진하고 발탁되고 또는 배제되는 배경과 이유 등에 대해서 질적, 양적 방법들을 동원한 다양한 후속 연구들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KBS 기자들은 진보와 보수가 반목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여론 지형도 속에서 전문직주의에 충실한 신뢰받을 수 있는 뉴스를 내보내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자의 직업적 성취’에 관한 6가지 인식 유형들과 함께, 전문직주의 가치와 비전문직주의 가치 사이의 긴장과 대립 양상을 드러냄으로써 KBS 그리고 한국의 언론기관 전반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자 채용, 성과 평가 등 인사정책 전반을 개선하고 기자 윤리 교육 강화를 통해 언론의 전문직주의를 보다 뿌리내릴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데 유용한 참조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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