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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thod of User-Friendly Design Fiction Applying Affordances

어포던스를 활용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픽션 방법론

  • 이지혜 (부산대학교 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전공)
  • Received : 2020.09.01
  • Accepted : 2020.11.09
  • Published : 2021.01.28

Abstract

This study suggests user-friendly design fiction method applying user-centered design process. Design fiction is a method that predicts futures from design perspective with critical discourses and physical representation. It has been regarded importantly in HCI and interaction design realms as aesthetical and experiential approaches, yet not firmly established. Especially, it has not been considered from user-centered perspective which considers users and related problems. Anticipatory design based on current problems which predicts futures and defines design-oriented scenario is becoming significant. Therefore, this study regards design fiction method in relation to prior design also should consider user-centered perspective, not just experimental approaches. In this regards, this study tries to apply user-centered process, specifically affordances which lead more intuitive and direct impact on users into conventional design fiction process. This study led junior students in visual communication major into design fiction process with specific topics and the Design with Intent Toolkit amongst practices of creating affordances so as to develop new design fiction process with its diverse outcomes. Throughout the process, this study aims to suggest alternative user-friendly design fiction method beyond its critical and experiential approaches.

본 연구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과정을 디자인 픽션 방법에 적용하여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픽션 방법론을 제안한 연구이다. 디자인 픽션은 미래에 대한 비평적 담론 위에 구상한 예측 시나리오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디자인 픽션은 HCI와 인터랙션 디자인 분야에서 미학적 혹은 실험적 접근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방법이지만 아직 학계에서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생소한 디자인 방법론이다. 특히, 사용자와의 접점을 모색하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는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문제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디자인 관점에서 시나리오를 정립하는 선행디자인이 날로 중요해짐에 따라 본 연구는 그러한 선행디자인을 실험적으로 제시하는 디자인 픽션 방법이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 중 사용자의 행동이나 인지에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자 고안된 어포던스 개념을 기존 디자인 픽션의 과정에 접목하였다. 주제와 어포던스 개념을 구체적으로 디자인에 응용하고자 고안된 Design with Intent Toolkit을 시각디자인 전공 3학년 학생들에게 활용하였고, 이를 디자인 픽션의 과정으로 발전시켜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 연구는 기존의 비평적, 실험적 영역으로 국한되었던 디자인픽션 방법론외 대안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픽션 방법론을 새롭게 제안하고자 한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디자인 픽션은 최근 HCI와 인터랙션 디자인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2009년 디자인 픽션에 대해 Bleecker가 디자인연구자로서 공상과학소설가인 브루스 스털링(Bruce Sterling)의 초기 아이디어를 디자인 접근적인 연구방법으로 정리함으로써 디자인 연구자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1]. 디자인 픽션은 미래적 상상력을 발휘해 프로토타이핑을 도출해 내는 그 특징으로 인해 주로 HCI와 인터랙션 디자인 영역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합의된 개념이나 정의를 간단히 말할 수는 없는 단계로 추측적 디자인(Speculative Design)과 유사하게 사용되고 있다[2]. 본 연구는 미래적 상상력을 펼치는 데 유용한 디자인픽션 방법을 사용자 중심의 경험디자인을 공부하는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게 적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 창발법으로 활용해보고자 한다. 기존의 디자인픽션 방법은 비평적, 철학적 담론을 바탕으로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물리적인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취한다[3]. 이러한 디자인 픽션은 현재의 문제에 기반을 두되 미래에 대한 질문과 상상을 펼치고 그러한 상상을 물리적인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미학적이며 실험적인 예술 분야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3]. 그러한 디자인 픽션의 결과물들이 보이는 특징으로 인해 최근에는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경향이 눈에 띈다. 그러나 디자인 픽션은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으로 제안된 것이며 최근에는 이러한 갤러리 전시물에만 머무는 디자인 픽션 접근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있다. 본 연구는 결국 디자인 픽션이 디자인이용의 주체가 되는 사용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용자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를 디자인 픽션에 적용할 때 어떠한 과정과 결과가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의 방법으로 먼저 디자인 픽션의 개념, 디자인 교육에 디자인 픽션을 활용한 선행사례들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디자인 교육에 디자인 픽션의 접근법을 전체적으로 활용하여, 사용자를 고려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픽션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사용자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직관적인 행동과 인지를 끌어내고자 고안된 어포던스의 개념을 디자인 픽션 교육과정에 접목하여 창의성에 기반을 둔 디자인 픽션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어포던스의 개념을 활용하는 데에 있어 세부적으로 행동 유도 디자인 컨셉 방법인 8가지 렌즈 툴킷(Design with Intent Toolkit)[4]을 활용하였다. 해당 툴킷은 8가지 렌즈라는 이름의 디자인 패턴 묶음인데, 각 렌즈에 해당하는 카테고리에 속한 특정 카드들을 선택한 후 그 카드에 쓰여진 컨셉과 질문에 맞춰 요소를 디자인하는 방식이다. 본 툴킷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디자인 방법으로, 디자인 픽션의 첫 번째 단계인 미래의 문제를 설정한 후, 두 번째 단계인 픽셔널(fictional)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데에 적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재에 기반을 두되 당면한 미래의 문제를 디자이너의 창의적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면서도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배려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구성하고자 한다. 디자인 픽션의 세 번째 단계인 프로토타입 만들기의 과정까지 이르지는 않지만,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향후 해당 아이디어를 영상 등으로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기에 이 부분은 현 단계에서는 연구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지나치게 미래적이거나 추상적이어서 갤러리 전시용이라는 비판[3]을 받기도 하는 디자인 픽션 접근법을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아이디어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II. 디자인 픽션과 어포던스

1. 디자인 픽션 정의

디자인 픽션이라는 용어는 공상과학 소설가인 브루스 스털링(Bruce Sterling)이 자신의 2005년 책 <Shaping Things>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이다 [5]. 공식적인 개념 정립을 하기보다는 어떻게 디자인사고(design thinking)가 그의 문학적 결과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설명하며 거의 우연히 만들어진 용어이다 [1]. 스털링은 과학 소설과 유사한 의미로 디자인 소설, 즉 디자인 픽션을 언급하면서 “변화에 대한 불신을 부정하기 위한 영화적 프로토타입”이라고 정의하였다[5]. 이후 2009년 Bleecker가 스털링의 아이디어를 디자인 접근적인 연구방법으로 정리함으로써 디자인 연구자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1]. 2010년대 중반 이후 영국 RCA (Royal College of Art)의 교수인 Dunne 과 Raby[2]가 디자인 픽션을 디자인 커리큘럼에 적극 반영하여 인재들을 육성하면서 다양한 디자인 픽션 작업을 하는 졸업생들이 다수 배출되고 디자인 커뮤니티에 디자인 픽션이 확산되었다[5]. 스털링이 초기에 언급한 이 영화적(diegetic) 프로토타입이라는 용어는 Kirby가 강조한 대로 내러티브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이러한 내러티브 내에서 ‘동작하는 오브제’에 대한 디자인 컨셉을 제안하는 것을 의미한다[6]. 어떤 행위의 이야기식 전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diegetic’ 은 디자인 픽션을 논하는 데 중요한 단어이다[4]. 내러티브를 담고 있는 미래지향적 디자인 컨셉의 구현이라는 차원에서 디자인 픽션은 예측적 디자인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 Speculative Design)이라는 용어와 함께 쓰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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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디자인 픽션 개념[7]

Grand 외[8]는 디자인 픽션을 과학적 리서치라면서도 동시에 실험적 설계라고 논하였다. 이 두 가지 접근은 결국 복잡한 세계에서 디자인 리서치를 수행하기 위한 일종의 툴박스(toolbox)인 것이다. [8]은 이러한 툴박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디자인 리서치 방법으로써 디자인 픽션을 정의했는데, 여러 방법과 전략으로 가능한 미래를 예측해보는 디자이너의 방법적 차원에서 이를 논한 다양한 디자인 연구자들의 논의를 받아들이되, 이를 좀 더 체계적인 과학적 리서치 접근과 결헙하여 일종의 method toolbox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결국 먼저, 가능한 미래 세계를 창작하고 구성하기, 두 번째, 그 미래 세계를 실제화(materializing)하기 세 번째, 다른 관점과 접근으로 복수의 개체만들기(plurality), 네 번째, 실험과정을 재현, 시각화, 다큐먼팅(documenting)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험적 시스템으로 실험하기의 과정을 제시하였다.

2. 디자인 픽션 방법론과 교육

디자인 픽션의 방법론을 교육과정에 적용한 사례들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증가하고 있다[8]. 주로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한 컨셉 도출과 관련한 과정에서 디자인 픽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9]. 최근 [10][11]와같은 시도들은 디자인 픽션을 단순히 디자인이 기술을 이용하는 효과적인 전달의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질의 컨셉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하는 목업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즉, 디자인 교육과정에서 디자인 픽션은 반복적인 목업 제작을 통해 더욱 높은 수준의 결과물로 향하는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는 측면이 크다. Dunne과 Raby가 디자인 픽션을 사회적 꿈을 꾸게 해주는 촉매제[2]로 바라보며 디자인 픽션의 개념을 정의하였는데, 디자인 교육 과정에서는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하는 촉매제로 활용하여 구체적인 목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미학적이며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12][13].

디자인 픽션 개념이 처음으로 나온 영국에서 주로 디자인 픽션을 교육과정에서 활용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노팅엄 트렌트 대학 (Nottingham Trent Universty: NTU)에서는 디자인 픽션을 활용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여러 세부 과정을 개발하도록 한다. 주로 새로운 기술들과 사회에 대한 그 기술들의 가능한 영향에 초점을 두어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14]. 예를 들면 디자인과 기술 (Design & Technology) 교육 과정 내에서 디자인 픽션을 교육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다음의 3단계를 제시하였는데 첫째, 실제의 좌표를 설정하기, 둘째, 픽셔널(fictional) 스토리 세계를 만들기, 그리고 셋째로, 픽셔널 세계에서 디자인하기이다[15].

2.1 첫 번째 단계 : 새로운 기술 학습하기

첫째 단계에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학습하는 부분에 초점을 두어 어떠한 기술적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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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Game of Drone Design Fiction[16], 기술이 적용될 환경과 세계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픽션 지형도

2.2 두 번째 단계 : 픽셔널 스토리 만들기

두 번째 단계에서는 그 기술을 적용할 이야기 세계를 설정하는데, 이야기에 대한 중요성은 [1]이나 [5]등의 디자인 픽션 연구자들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 기술의 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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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기술 중심의 미래 세계에 대한 꿈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한 Dunne & Raby의 작업[13]

2.3 세 번째 단계 : 프로토타입 만들기

세 번째 단계에서 구체적인 디자인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에까지 진행한다.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든 후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 4][17]와 같이 영상으로 촬영하는 방식도 결과물의 한 종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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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프로토타입에 스토리텔링을 결합시켜 보여주는 Diegetic Prototype[17]

[그림 2, 3]과 [그림 4]의 사례에서 보듯이, 디자인 픽션의 결과물들은 미래지향적이고 상상력 가득한 아이디어 과정의 결과들이다.

디자인 픽션은 현재의 기술이나 사회적 이슈를 기반으로 하되, 미래의 삶을 상상하고 특정 상황을 설정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여러 연구자들이 최근 주장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디자인 픽션의 결과물들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어려운 오브제로 도출되어 일상의 삶에서 쓰일 만한 디자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예술작품에 가까운 결과물들로 보인다는 점이다[3]. 이에 따라 점점 디자인 픽션의 결과물들 역시 예술적 상상력에 기반한 특이한 작품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디자인 픽션 방법은 앞에서 논한 것처럼 비평적 디자인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면서 교육과정에서는 창작자의 관점에서 철학적 혹은 사회적 비평에 이어 프로토타입의 구현에 초점을 맞춘다[18]. 깊이있는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결과를 바로 제작하는 방식에 이르는 기존 디자인 픽션 방법에서는 프로토타입의 구현이 결국 창작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이다. 간단히, 질문과 프로토타입의 구현이 중요한데, 특히 질문에서는 미래에 대한 피로 (Future fatigue)와 같이 비판적인 시선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디자인 픽션을 교육과정에 적용할 때에는 이 비판적 논의를 찾는 데에 많은 과정을 할애하게 된다[18]. 이후, 프로토타입의 구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창작자가 가진 개인적 구현 역량에 의해 그 결과물이 매우 달라지게 된다. 결국 질문과 구현의 영역에서 창작자 개인의 철학적/사회적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량과 구현을 시키는 기술적 역량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창작자들이 도출하는 결과물들은 철학적 형태의 그것으로써, 앞서 논한 바와 같이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되어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디자인 픽션 방법이 미래에 대한 예측적 디자인으로써 향후 우리의 삶과 세계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방법임에 반해, 일반 사람들과는 매우 괴리된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는 측면을 발견하고 사용자 중심적 관점을 디자인 픽션 방법에 적용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실행하여 그 과정을 검토하고자 한다.

다음 장에서 디자인 픽션에 적용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용자 중심 디자인 방법 중 사용자의 직관적 행동과 인지를 유발하는 행동 유도 디자인 컨셉 방법인 어포던스를 위한 8가지 렌즈 방법을 추가하여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픽션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한다.

3. 어포던스와 사용자 중심 디자인

3.1 어포던스의 정의

어포던스(Affordance)는 심리학자인 제임스 깁슨 (James Gibson)의 어포던스 이론을 디자인 연구자인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이 그의 책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1988)>에서 디자인을 경험하는 사용자 중심의 개념으로 정립한 용어이다[19]. 사용자가 디자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과정에 있어서 직관적으로 그 쓰임새를 파악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의미하는 어포던스는 노먼 이후 특히 HCI와 같이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을 다루거나 그 접점인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시각/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구체적 컨셉들을 발전시켜 오고 있다[19].

어포던스는 인간과 그 환경 사이의 다이내믹한 관계에 대한 것으로, 특정 오브제로 결과가 표현되더라도 그것은 그 시대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을 담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20]. 이러한 시각을 연구자들이 집중적으로 논하였는데[21-23], 어포던스의 사용은 기술이 인간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그 장점과 약점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어떤 정보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술의 사용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차원으로써 어포던스의 개념을 확장하여 설명하였다[20]. 어포던스는 그림이나 라벨링 혹은 설명이 전혀 없는 상태로도 사용자들이 바라보는 것만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장점이다[23].

이러한 어포던스는 [그림 5]와 같이 사용자들이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적 어포던스, 사용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인지적 어포던스, 사용자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특징적으로 느끼게 하는 감각적 어포던스, 그리고 사용자로 하여금 물리적 행동을 하도록 하는 물리적 어포던스로 나눌 수 있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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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어포던스의 종류[22]

3.2 어포던스의 8가지 렌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포던스는 그 개념이 디자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이후 세부 방법론이나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는 툴킷 개발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었다[18]. 구체적인 적용 방식을 개발하는 것은 인간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차원에서 사회와 인지적 심리학, 행동 경제학, 인간-컴퓨터 인터랙션, 인류학, 과학과 기술 연구, 인간공학, 윤리학 등의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24]. 그 중에서 Design with Intent Toolkit은 구체적인 어포던스 방법론으로써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디자인 패턴의 묶음[25]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Design with Intent 방법[25]은 디자인 패턴의 묶음 중에서 특정 카드들을 선택한 후 그 카드에 쓰여진 컨셉과 질문에 맞춰 요소를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웹사이트에서 툴킷이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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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웹사이트[25]에서 출력 가능한 Design with Intent toolkit cards

이 Design with Intent 툴킷[4]은 크게 8가지 렌즈라고 불리는 카테고리를 담고 있다. 각 카테고리들은 아래와 같다.

표 1. The Design with Intent toolkit lense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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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렌즈들은 총 101가지의 세부적인 여러 행동 패턴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동 패턴들에 연결하여 질문을 이어나가거나 키워드를 통해 구체적으로 탐색을 지속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각 렌즈별로 구체적인 디자인 컨셉을 도출할 수 있다.

III. 어포던스를 활용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픽션 방법 적용

1. 어포던스를 활용한 디자인 픽션 과정

이러한 어포던스를 디자인 픽션 방법에 적용하면 그동안 예술적 디자인 픽션을 만들어내던 방식과는 달리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픽션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보았다. 그렇다면 디자인 픽션에 어포던스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가? 본 연구에서는 어포던스를 디자인 픽션 방법에 접목시키기에 앞서, 어포던스를 통해 어떠한 의도를 달성하고자 하는지 Design with Intent 툴킷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 이후 어포던스의 구체적 방법론 중 하나인 Design with Intent를 디자인 픽션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아래와 같이 디자인 템플릿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이에 따라 디자인 픽션 컨셉을 만들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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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본 연구에서 진행한 디자인 픽션 과정

디자인 픽션은 존재하는 문제들을 위한 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What if--?라는 질문을 통해 “어떠한 새로운 경험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26]. 이를 위해 우선 첫째, 어떤 이슈나 문제를 생각하고 그 원인을 찾기, 두 번째,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하고 정리하기, 세 번째, 그 방법을 만들기 위해 어떤 디자인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기, 그리고 네 번째, 디자인 컨셉 도출하기의 과정으로 설정하고, 세 번째 과정에 Design with Intent 툴킷으로 구체적인 디자인 컨셉까지 도출하도록 하였다.

앞 논의들을 바탕으로 디자인 픽션의 방법을 본 연구의 방법과 비교하며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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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기존 디자인 픽션 방법과 본 연구의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픽션 방법의 비교

2. 디자인 픽션 교육과정과 결과물

위와 같은 어포던스를 적용한 디자인 픽션의 과정을 2020년도 1학기 시각디자인 전공 3학년 학생들에게 적용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하였다. 각 팀에게 대주제는 아침, 책, 학교, 감옥을 제시하고 각 주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나 이슈들, 관련 경험에 필요한 기술들을 조사하도록 하였다. 또한 각 팀이 정한 대주제와 함께 Design with Intent 툴킷에서 특정 렌즈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총 20명의 학생들이 3~4여 명씩 팀을 이뤄 6팀으로 구성하였고, 각 팀별 대주제와 Design with Intent 툴킷에서 선택한 렌즈는 아래와 같다.

표 2. 팀별 대주제와 선택한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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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로 대주제는 제시한 주제 중에서 논의를 통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에 동일한 대주제를 선택한 팀들도 많았지만, Design with Intent의 8가지 렌즈 중 선택할 한 렌즈는 각 팀이 다르게 선택하도록 유도하였다.

이후, 사용자가 특정 의도를 수행하거나 인지할 수 있는 전체적인 어포던스 방법을 고려하면서, 구체적 단계마다 사용자 중심의 접근을 지속적으로 관철하였다. 세부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에게 어포던스를 적용한 세부 디자인 방법을 따르면서 각 단계에서도 사용자 관점의 접근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며 넘어가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먼저, 주제에 대한 현재의 상황을 스토리보드나 순차적 행동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등으로 시각화하고, 두 번째, 선택한 렌즈에 따라 해당 영역을 점차적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하면서, 세 번째, 정보전달 영역은 투명하게 혹은 아주 정확하게 변환시킨 후 (예를 들어, 아주 직관적인 UI로 변화시키기, 피부 위에 등장하는 메뉴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들이나 과장/왜곡이 사용자들에게 위험하거나 행동에 있어 제약을 주지 않는지 검토하도록 하였다.

그림 9. 사용자친화적 디자인 픽션 방법론의 디자인 프로세스

위의 과정은 물리적 프로토타입의 구현에 들어가지 않고, 주제에 대한 물리적 제약없는 상상력을 펼치면서도 사용자 중심의 행동과 인지를 가이드하면서 정보전달 부분까지 고려하는 측면으로 진행한 과정이다.

이후, 대주제로 선택한 키워드에 What if-?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선택한 Design with Intent 렌즈를 통해 컨셉을 잡아가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구체적인 컨셉에 이르도록 하였고, 각 팀별로 도출한 결과물의 아이디어는 [표 3]과 같다. 도출한 디자인 컨셉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하였다.

표 3. 팀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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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행한 어포던스를 적용한 디자인 픽션의 과정은 해당 주제의 주 사용자를 설정하고 그 사용자의 경험을 각 렌즈를 통해 바꿔보고자 한 것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참여 학생들은 해당 대주제를 사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세부화시키면서 관련한 환경과 기술 이슈들을 파악하였고, 그것들을 결합시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각 대주제에는 미래의 시점을 가정하여 학생들이 상상력을 펼치는 데에 제한을 두지 않게끔 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는 실현뿐만 아니라 프로토타입의 형태로도 제작하기 어려운 디자인 컨셉들도 도출되기도 하였다. 학생들과의 간단한 인터뷰에서 본 과정을 거치며 처음 학생들에게 디자인 픽션을 소개했을 때의 막연함과 어려움이 상당히 개선되고, 툴킷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미래적 상상력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을 파악하였다.

결과적 측면에서 디자인 픽션이 강조해온 “디자인을 통한 예측하기”란 관점에서 본 연구의 방법도 기존의 디자인 픽션의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용자를 고려한 관점을 지속적으로 단계에 적용하고자 한 점에서 시각/UX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좀 더 쉽게 본 방법에 접근하여 선행적 디자인을 생각해 볼 수 있게끔 하며, 향후 디자인 픽션 방법론을 확장시켜 사용자 친화적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V. 결론

본 연구는 최근 HCI와 인터랙션 디자인 분야에서 미래 선행 디자인 연구와 관련하여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디자인 픽션에 사용자 경험 요소를 더 고려할 수 있는 어포던스를 적용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픽션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디자인 픽션의 개념과 디자인 교육에 활용된 디자인 픽션의 선행사례들을 조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픽션의 결과물들이 사용자 경험과는 괴리를 가진 작가적 상상력의 산물로 보다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파악하였다. 현재의 문제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디자인 관점에서 시나리오를 정립하는 선행디자인이 날로 중요해짐에 따라 본 연구는 그러한 선행디자인을 실험적으로 제시하는 디자인 픽션 방법이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 중 사용자의 행동이나 인지에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자 고안된 어포던스 개념을 기존디자인 픽션의 과정에 접목하였다. 시각디자인 전공 3학년 학생들에게 주제와 어포던스 개념을 구체적으로 디자인에 응용하고자 고안된 Design with Intent Toolkit을 활용하였고, 이를 디자인 픽션의 과정으로 발전시켜 미래지향적 디자인 아이디어를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이를 다양한 시각적인 컨셉으로 표현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처음에 소개했을 때에는 막연하고 어렵게 느꼈던 디자인 픽션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데에 상당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아이디어들을 신속하게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 연구는 기존의 비평적, 실험적 영역으로 국한되었던 디자인픽션 방법론 외 대안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픽션 방법론을 새롭게 제안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어포던스의 구체적 방법론을 적용한 디자인 픽션의 과정이 향후 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 프로세스로 발전하는 데에 기초연구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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