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universal meaning of the roof-end tile, our cultural property, and especially focuses on an ontological interpretation of the "Smile of Silla" roof-end tile. In addition, the problem of good and evil read here is considered in connection with the universal problem of philosophy. The issue of good and evil is a theme in philosophy, theology, religion, and culture that will endure throughout human history in both the East and the West. Augustine and Schelling inquired deeply into the source of evil and obtained an answer to this question based on their methods, but their answer is not universal or absolute, or an answer that applies to everyone. This is because the issue of good and evil possesses both a direct relationship with every human being and a characteristic that will remain unresolved. That is to say, the metaphysical question regarding the source of evil will always be one that is open. Nietzsche, however, repudiated the morals handed down through Socrates and Christianity, and urged that we reside "beyond good and evil." This brief review argues that good and evil exists in the form of a being in itself, whether it is within our grasp or not, and reveals that good and evil is more "this-worldly" than it is "other-worldly". The roof-end tiles with facial markings passed on to us also presuppose that evil is in full force in this world and exerts its influence. This review taps into several folk methods for coping with the existence of an invincible evil that surpasses human capability and contemplates the extraordinary and creative ideas of the Silla people through their "Smile of Silla" roof-end tiles with facial markings that were used to counter evil.
본 소고(小考)는 우리의 문화재인 수막새의 보편적인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 특히 "신라의 미소" 수막새의 존재론적 의미 해석에 천착해 본다. 또 여기서 읽는 선악의 문제를 철학의 보편적 문제와 결부시켜 고찰해 본다. 선-악의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삶과 역사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철학과 윤리 및 종교의 주제임에 틀림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간과할 수 없는 심층 문제다. 중세의 교부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악의 근원에 대해 깊이 천착했으며 나름대로 그 물음에 응답했지만, 결코 그 문제 해결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말하자면 악의 근원에 대한 형이상학적 물음은 늘 열려있는 것이다. 셸링도 악의 근원 문제에 골몰했는데, 그는 이것이 "인간의 자유의지(menschliche Freiheit)"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타진하였다. 그러나 니체는 소크라테스와 기독교로부터 전승된 도덕을 "낙타의 도덕"이라고 폄하하면서 "선악의 피안(Jenseits vom Gut und Böse)"에 거주할 것을 주장한다. 본 소고(小考)에서는 선악이 우리의 손에 잡히든 혹은 잡히지 않든 "즉자-존재(an-sich-sein)"의 형식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선악 사이의 싸움은 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 및 인간의 운명과 철저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피안적인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차안적이라는 것을 밝힌다. 차안적인 선악 사이의 끝없는 싸움은 인도 사상과 종교의 영향을 받은 발리의 "바롱댄스"에도 잘 드러난다. 우리에게 전승된 얼굴무늬수막새도 다른 종류의 수막새와 마찬가지로 기왓골 끝을 단단하게 마감하는 건축학적 의미를 지닌 장식적 의미도 갖지만, 수호와 벽사(辟邪)의 의미도 갖고 있다. 벽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악이 곧 이 세상에 엄존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불가항력적인 악의 존재에 대처하는 여러 민속적인 방식들을 타진해보고, 특히 악에 대처하는 얼굴무늬수막새인 "신라의 미소"를 통해 악귀에 대응하는 신라인들의 기상천외한 창조적 발상을 고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