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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 나타난 중요사건 및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

Client-identified Significant Events and Interactional Process in Gestalt Therapy Using the Therapeutic Media

  • 이정숙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 투고 : 2020.08.31
  • 심사 : 2020.09.17
  • 발행 : 2020.11.28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한 중요사건과 이 중요사건 내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살펴보는 데에 있다. 연구의 목적을 위해 4명의 연구 참가자를 목적표집 하였다. 이들로부터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회기 중에 가장 중요했던 장면을 선정하도록 한 뒤에 이 장면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회기녹음 전사본과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자료 분석과 분석적 절차는 종합적 과정분석(comprehensive process analysis)에 따랐다. 그 결과 내담자가 경험한 중요사건은 총 74개의 대화쌍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이 경험한 중요사건은 매체를 통해 미해결 감정과 접촉하고 이를 표현하면서 자기 이해가 깊어진 것이었다. 내담자가 지목한 중요사건 내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은 매체의 이용 양상, 내담자의 경험, 매체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분석했다. 분석한 결과 매체와의 상호작용은 총 5개의 주요주제가 드러났다. 5개의 주요주제는 허용, 발견, 인정, 수용, 조망이다. 끝으로 연구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의의와 한계를 밝히고 추후 연구를 위해 제언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scrutinize what are characteristics of client-identified significant events and interactional process in Gestalt therapy using the therapeutic media. The subjects of the study were 4 participants. To this purpose, a audio-taped session and a intensive interview were conducted to examine. The collected data for this study were analyzed by Comprehensive Process Analysis. The audio-taped session and interview data were first transcribed and then analyzed for client-identified significant events. A total of 74 pairs of conversations were analyzed to derive the interactional process within the significant event case. In conclusion, it was found that the interactional process of significant events in the Gestalt therapy contributed to the change of the client by interacting with the therapeutic media. 5 major themes of interaction with the therapeutic madia appeared. The 5 major themes are allowance, identification, recognition, acceptance and prospective. Finally, the significance and limitations of the study were clarified and suggested for further study.

키워드

I. 서론

언어 이외의 다양한 치료적 매체가 심리적 문제를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는 치료적 매체가 내담자에게 폭넓은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상담 및 심리치료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매체의 적용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치료적 매체는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사용되는 언어 이외의 모든 매체를 의미하며, 특히 언어 이외의 의사소통 매체를 필요로 하는 내담자를 위해 표현 및 진단을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다[1][2]. 치료적 매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예술치료 분야의 주된 연구는 특정 증상의 변화정도를 측정하는 효과 연구가 대부분이다. 예술치료에서 무엇이 내담자의 변화를 일으키는지, 상담자-내담자의 상호작용의 효과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피는 변화과정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3-5]. 그 이유는 매체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상담 및 심리치료와 다르게 예술치료 분야의 연구에는 ‘매체’라는 중요한 변수가 더 작동하여 연구가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매체를 이용할 때 상담자-내담자의 상호작용 만이 아니라, 상담자-내담자-매체 사이에서 다양한 조합이 생겨나고 이에 따른 상호작용의 영향이 다각적으로 드러난다[5][6]. 이는 매체를 사용하는 예술치료만의 독특한 치료과정과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기도 하므로, 변화과정연구는 예술치료의 효과과정을 검증하고 이를 활성화시키는 데에 필수적이다.

내담자의 경험으로부터 변화에 작용한 치료적 요인들을 탐구한 예술치료 분야의 연구 결과들은 예술창작, 즉 작품 만들기가 내담자의 만성적인 질병과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예술창작은 내담자의 동기부여와 유능감, 만족감과 문제로부터 거리유지, 사회적 소속감 등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3][4][7]. 그러나 이들 연구는 상담자와의 상호작용이나 관계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았다. 즉, 이들 연구는 단순히 예술매체를 이용한 창작행위의 긍정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었다. 내담자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창작행위의 긍정적인 치료적 효과경험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들 연구로부터 상담 및 심리치료적 맥락에서 매체를 이용하는 다층적인 상호작용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몇몇의 연구자들은 예술치료적 맥락에서 상담자-내담자의 상호작용과 치료적 관계에 초점을 두었다. 그 결과 예술치료의 공통적인 치료요인으로 심리적인 안전감을 제공하고 정서적 위험을 감수하는 환경을 꼽았다[3][4]. 내담자들은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감정을 직면하고 표현하거나 작품 만들기에 대한 행위 불안을 넘어설 수 있는 신뢰의 분위기를 예술치료에서 중요한 경험으로 지각했다. 작품 만들기를 통해 내담자는 소망에 대한 표현과 자기 초월의 행위를 통해 상호주관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상징화하는 경험을 한다[4][8]. 작품 만들기 과정 중에서 침묵하고 반영적이지 않은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비판과 불신을 느끼게 하는 반면, 함께 참여하는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안전감과 신뢰감을 높여주고 이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5].

예술치료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내담자에게 투사의 수단이며, 내담자 또는 상담자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고, 내담자는 회기 내에 작품을 소개하는 안내자의 지위를 가진다. 예술치료가 자신의 내적인 측면을 탐색하고 표현함으로써 심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일부 내담자들에게는 예술치료가 위험한 요인으로 작용한다[7]. 특히 자기 파괴적인 행동과 혼란을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예술치료가 가진 심층적이고 양극화된 감정을 조절하는 잠재적 효과요인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치료의 각 단계별 긍정적 및 부정적 경험을 탐구한 결과, 긍정적인 경험이 훨씬 다양하고 많았으나 자신의 경험 및 감정적 어려움을 언어화하는 것, 자신의 개인적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공유한 경험에 대해 오해받은 경험 등이 부정적인 경험으로 작용했다[5].

이 분야의 질적 연구를 수행한 Rankanen(2014)은 예술치료의 시작부터 종결의 전체 단계에서 내담자에게 긍정적·부정적 경험을 탐구하기 위해 종결 후 편지로 내담자의 경험을 수집했다[5]. 그러나 실제 내담자가 의미 있다고 지각한 경험이 일어난 지점에서 상담자의 개입, 내담자의 반응, 상담자-내담자의 상호작용을 살피지 않았다. 특히 예술치료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중요한 매개체인 매체가 포함되어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므로, 연구에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매체가 사용될 때, 이론적 배경에 따라 치료적 원리와 목적이 상이할 것이고. 매체의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맥락과 방법, 기대하는 효과도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치료에서 내담자의 경험을 탐구한 이들 선행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 연구는 연구의 초점을 치료 단계 중 주로 예술적 창작활동에 두었다는 것이다. 예술치료가 일반적으로 시작-워밍업-창작활동-반영 및 나눔-종료의 순으로 진행됨을 볼 때[9], 창작 활동은 치료과정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다. 이들 연구가 창작활동에 초점을 둔 이유는 명료하지 않다. 그 이유를 유추해보자면 연구자 입장에서 언어를 주 매체로 하는 상담 및 심리치료와 차별성을둘 수 있는 부분이 창작활동이고 이를 통해 예술치료의 독특성을 밝히려 했을 것이거나, 내담자가 예술치료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말하도록 요청받았을 때 창작활동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로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작활동에만 초점을 두면 예술교육과 치료와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워진다. 둘째, 이들 연구는 회기 후 또는 종결 후 내담자가 회상하도록 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범주화했다는 것이다. 내담자의 회상은 중요한 자료원이지만, 객관적이지 않고 내담자에 의해 왜곡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셋째, 이들 연구는 치료적 매체가 실제 사용되는 특정 장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치료적 매체가 예술교육과 다르게 사용되는 맥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치료적 매체를 대하는 내담자의 변화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치료적 매체가 사용되는 치료적 장면을 탐구해야 한다. 넷째, 내담자의 경험을 탐구하는 것의 근본적인 목적은 치료적 매체가 치료적으로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데에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내담자의 경험을 통해 치료적 매체가 사용되어 내담자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과 매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인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부터 출발하고자 한다.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 슈탈트 심리치료의 특정 회기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한 사건은 무엇인가? 내담자가 지목한 중요한 사건 내에서 치료적 매체는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내담자의 변화를 이끌었는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수립된 본 연구의 목적은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은 무엇이고, 중요 사건 내에서 내담자는 매체와 어떤 상호작용과정을 거쳤는지 회기 녹음내용과 내담자 인터뷰를 통해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필요하다. 첫째,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치료적 매체를 중요 매개로 하는 미술치료와는 치료이론 및 치료원리가 다른 바탕을 가진다. 그러나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치료적 매체가 어떻게 내담자의 변화를 이끄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오히려 매체가 어떤 치료적 효과를 드러낼 수 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매체는 매체만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 있고, 그 특성이 치료적 맥락 안에서 사용되는 양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피는 것은 내담자에게 필요에 따라 다양한 매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치료자와 상담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필요하다. 셋째, 치료적 매체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내담자의 변화에 치료적 매체 자체가 기여하는 측면을 내담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특정 장면을 통해 회기 분석을 통해 증거에 기반 하여 탐구할 필요가 있다.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변화가 무엇에 의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중요사건(significant events)연구의 방법에 따라 연구를 고안하고자 한다. 중요사건연구는 상담 및 심리치료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분야의 한 장르이다[10]. 본 연구에서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중요사건과 중요사건 내의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내담자에게 중요사건이 나타난 에피소드의 시작부터 끝을 녹음전사본에서 지목하도록 요청했다. 이렇게 내담자가 지정한 중요사건의 시작부터 끝에 이르는 동안 상호작용을 미시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연구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설정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자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치료적 매체를 경험한 내담자일 것. 둘째,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하는 내담자의 상담 회기가 녹음되어 있을 것. 셋째, 본 연구에 참여할 자발적인 의사를 가지고 동의 할 것. 넷째, 자신의 상담 회기의 녹음 전사본을 분석할 수 있는 상담 종사자일 것. 본 연구는 위와 같이 네 가지를 필요충분조건으로 설정하였다. 특히 네 번째 조건으로 연구대상자를 상담자에 초점을 둔 이유는 상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 맞는 연구대상자를 목적표집 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총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며 청소년 상담자(1명) 및 상담교사(3명)이다. 연구대상자의 나이는 30세에서 49세에 분포되어 있으며, 상담자로서 종사 경력은 5년에서 10년이다. 이들은 모두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자기 경험 집단에 참가한 경험이 있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종종 집단 내에서 상담자-내담자의 개인 상담회기를 다룬다. 이때 연구대상자들은 자신의 개인 상담 회기를 공부를 위해 상담자의 동의를 얻고 녹음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이 참여한 게슈탈트 심리치료 집단은 5박 6일간 총 40시간 운영되었으며, 인형, 동작, 미술매체 등을 사용하여 미해결과제를 다루는 자기경험 집단으로 진행되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 집단에서 내담자들은 자신의 감정, 과거의 경험 등을 탐색하면서 자신의 미해결과제를 만나고 이를 다양한 치료적 매체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경험을 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사례에서 나타난 매체는 그림이었다. 이들은 치료적 매체와 관련하여 신체이미지에 대한 투사적 그림, 감정에 대한 시각적 표현 등을 경험했다. 연구자는 연구대상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이메일과 전화로 알리고 연구에 동의한 사람 중 최종적으로 4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대상자들이 본 연구에 참여한 시점은 게슈탈트 심리치료 집단을 경험한 후 3개월에서 8개월 이내였다.

2. 자료 수집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하여 미해결 과제를 다룬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특정한 한 회기의 음성녹음 파일과 축어록, 이때 참여했던 내담자와의 인터뷰이다. 자료수집기간은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이다.

1) 회기 축어록

본 연구에서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미해결 과제를 다룬 특정한 한 회기에 대한 음성 녹음파일을 전사하고, 이 회기에서 내담자가 선정한 중요사건 부분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특정 회기 안에서 사용된 매체는 미술매체였다. 특정한 한 회기의 평균 소요시간은 52분이었다.

2) 인터뷰

본 연구에서는 자신의 회기 축어록과 특정 회기에 대한 음성 녹음 파일을 듣고 읽으면서 중요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요청한 질문은 ‘이 회기에서 무엇이 중요한 사건이었는가? 그 사건이 일어난 시작과 끝의 지점은 어디인가? 그 시작지점부터끝 지점까지의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했나?’이다.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내담자가 지정한 중요사건의 시작과 끝 지점에서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였다.

3. 자료 분석

1) 분석방법 및 절차

본 연구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전체 과정은 변화과정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된 종합적 과정 분석(Comprehensive Process Analysis: CPA)방법에 따랐다[10][11]. 이 방법은 특히 중요사건의 특성을 탐구하고자 개발되었다. 종합적 과정분석은 중요사건의 맥락, 과정, 영향요인에 대해 검토하고 중요사건의 핵심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다. 본 연구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의 특성과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다각적인 차원의 탐색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요사건 도출,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의 단위도출, 중요사건 내의 의미주제도출, 중요사건 내의 각 상호작용 단위와 변화의 맥락 도출 등의 여러 단계의 탐색이 요구된다[12]. 이러한 다차원적인 맥락과 과정을 드러내려는 본 연구의 목적에 상담의 맥락과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종합적 과정분석(CPA) 방법이 부합한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분석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먼저 연구 참여자들이 중요사건이 나타난 장면을 선정한 후, 연구 참여자들이 지목한 중요사건과 관련한 의미주제를 도출하고, 회기에서 중요사건이 나타난 장면에서 내담자의 입장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의 의미 단위를 인터뷰와 회기 분석을 통해 도출하였다. 그 다음 중요사건 장면 내에서 상담자-내담자의 대화쌍에서 내담자의 변화와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에 나타난 핵심적인 주제를 도출한 후, 이 주제에 따라 각 사례의 대화쌍 분석에 다시 적용하여 교차 분석하였다. 최종적으로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가 매체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의 주요 주제를 도출하였다.

2) 분석자

본 연구의 분석자는 연구자 외에 2인의 다수의 질적 연구 수행 경험을 가진 상담학 및 교육학 분야의 대학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자는 게슈탈트 심리치료 분야에서 변화과정에 대한 질적 연구를 다수 수행했다. 분석자들은 연구 참여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서면으로 받았다. 이들에게 보내진 서면 인터뷰 내용은 연구 참여자들을 추측할 수 있는 모든 개인적 정보를 삭제한 뒤였다. 분석자들은 연구의 분석 절차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이 지각한 중요사건과 이유에 대해 각자 개별적으로 읽으면서 의미 주제를 도출했다. 도출한 의미 주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공유하면서 의미를 포괄적으로 포함할 수 있는 주제에 이르도록 논의를 하였다. 다음은 연구 참여자들이 지목한 중요사건이 나타난 장면에서의 상호작용과정을 살피기 위해 먼저 전체 회기 녹음 전사본을 읽고, 다음 해당 장면의 회기 녹음 전사본을 읽으면서 상담자-내담자의 대화쌍에서 내담자와 치료적 매체의 사용양상, 치료적 매체에 의한 내담자의 변화 등 매체와의 상호작용이라는 맥락에서 의미 있는 변화과정을 분석했다. 이후 처음의 대화쌍부터 다음의 대화쌍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상호작용의 특성을 분석하여 장면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 상호작용과정을 도출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주제를 다시 전체 회기녹음 전사본을 읽으며 수정하고, 분석자들끼리 논의하고 교차 분석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

3) 분석의 신뢰도 및 타당도 검증

본 연구는 상담 및 심리치료 분야에서 질적 연구가 지켜야할 7가지의 기준을 충족시키고자 설계 및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상담 및 심리치료 분야에서 수행되는 질적 연구를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7가지의 기준을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따른 7가지의 기준은 유용성, 명료성, 성찰성, 명료한 과정, 참가자의 직접적인 관점, 인용을 통한 투명성, 타당성 확인 등이다[11]. 특히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분석자 외에 감수자 1명으로부터 분석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질적 연구의 기준을 충족하고자 노력했다.

Ⅲ. 연구결과

1. 중요사건

연구 결과 참여자들이 지각한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회기 내 경험을 맥락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회기에서 다룬 호소문제, 중요사건, 중요사건관련 의미 주제,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의 변화를 위한 노력, 중요사건 내에서 매체의 역할 등을 [표 1]에 제시하였다.

표 1.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과 중요사건 관련 의미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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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본 연구 참여자들의 회기 내의 호소문제는 시험관 아기를 갖기 위한 여러 차례의 수술의 트라우마로 인한 죽음 공포(사례A), 원가족 내에서 경험한 트라우마로 인한 관계단절 및 회피(사례B), 원가족에서 충분히 수용 받지 못한 미해결 감정(사례C), 엄마에 대한 미해결 감정(사례D)이다. 내담자는 감정 접촉 및 표현(모든 사례), 위로받은 것(사례B), 신체현상에 관련한 자각 및 접촉(사례 A, D)과 관련한 것을 중요한 사건으로 지각했다. 이 모든 사례에서 내담자들이 지목한 중요사건 내에서 공통적으로 미술매체가 사용되었다.

중요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중요사건에 나타난 구체적인 의미 주제는 총 5개이며,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와 관련하여 신체허용, 신체에 대한 애착, 신체와 화의 연결에 대한 지각이라는 주제가 나타났다(사례 A, D). 둘째, 자기와 관련하여 자기수용, 자기지지의 힘 발견, 자기위로와 이해, 자신에 대한 긍정, 어린 시절의 자기 접촉의 주제가 나타났다(모든 사례). 셋째, 감정과 관련하여 안심, 의심 사라짐, 감정접촉 및 표현, 특정 감정의 의미 자각이 나타났다(모든 사례). 넷째, 그림이라는 매체와 활동과 관련하여 그림을 통해 감정 확신, 인정, 감정의 시각화의 주제가 나타났다(사례 A, C, D). 다섯째, 문제와 관련하여 시작지점 탐색, 직면, 새로운 희망, 객관적 관점 획득의 주제가 나타났다(모든 사례).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가 변화를 위한 스스로의 노력으로 상담자에 대한 신뢰(모든 사례), 자신 신뢰 및 정직한 표현(모든 사례), 집중, 용기, 두려움과 죄책감 극복(모든 사례) 등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중요사건 내에서 매체가 사용된 양상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감정과 접촉하고 표현하는 방식(사례A, C), 직접 그리면서 감정 접촉, 욕구표현, 자기대화를 하는 방식(사례 B), 중요사건 직전에 그린 감정을 표현한 그림을 만지면서 감정 접촉과 자기대화를 하는 방식(사례A, D)이었다.

2. 상호작용과정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한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의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분석한 결과 매체의 이용양상, 내담자의 경험, 매체와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중요사건에서 사용된 매체는 미술매체이다. 매체의 이용양상은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그린 그림을 보며 대화하기, 그린 그림을 만지기 등으로 나타났다. 내담자의 경험은 자기자각, 감정접촉, 감정표현, 감정폭발 등으로 나타났다. 매체와의 상호작용으로는 허용, 발견, 인정, 수용, 조망이 나타났다. 각 사례를 통해 각 범주에 따른 상호작용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사례 A

사례A의 내담자는 수술대 위에서 여러 번의 전신마취 경험이 있으나 자신의 신체를 무감각하게 경험했다. 자신의 신체상을 그린 후 수술대 위에서의 공포를 검은색으로 칠하면서 당시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접촉하고 당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과 공포를 표현하는 부분을 중요사건으로 지목했다. 사례A의 총 19쌍의 대화와 과정을 분석한 결과 특징적인 면은 다음과 같다[표 2].

표 2. 사례A에 나타난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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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매체 이용 양상과 관련한 특징이다. 사례자 A는 자신의 신체상에 발끝부터 검은색으로 죽음의 공포를 칠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다가(C122), 공포감정이 자각되자 회피하면서 그림을 중단하고 (C125), 다시 그리다가(C128), 회피감정이 일어나면 다시 중단하고 (C130), 다시 그리는 행위를 반복했다 (C133). 이후 상담자의 제안으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만져보고(T126), 다시 접촉을 중단하고(C137), 다시 접촉하는 과정을 거쳤다(C139). 이 과정에서 내담자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 회피와 동시에 그리기나 그림 접촉을 중단했다. 다시 그리거나 접촉할 때 내담자는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하게 되었고, 특히 후반부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만지도록하자 감정의 표현이 더욱 심화되고 정화를 경험했다.

둘째, 내담자의 경험 차원과 관련한 특징이다. 내담자는 신체상 위에 자신의 경험, 즉 신체적인 경험을 색채로 표현하고 이를 만지면서 소외시켰던 자기를 만나고, 소외시킨 자기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 특히 감정 접촉과 회피의 경험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는데, 이에 대해 내담자는 ‘감정의 회전문단계’였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내담자의 내러티브는 초반부에 “깨어날 수 있을까(C122), 죽을 수도 있었겠다(C123), 죽을 수도 있었는데(C124), 내가 눈뜰 수 있을까(C128), 눈뜨고 싶지 않다. 차라리 죽지(C129), 살고 싶지 않았어요(C131)”에서 “내가 불쌍해요(C132), 살리고 싶어요(C136)”로 자기의 욕구를 표현했다. 힘든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해 (C138)”에서 최종적으로는 “힘든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해(C138), 너는 생사의 기로에 있었구나, 죽음의 문턱을 왔다 갔다 했구나(C140)”로 소외된 자기와 대화하면서 죽음의 공포와 온전히 접촉하는 변화를 거치면서 정화되었다.

내담자는 시각적인 매체를 이용해 자기와의 소통이 가능해졌다. 이 사례에서 내담자는 여러 차례의 수술로 인한 공포를 억압하고, 자신의 신체에 대해 무감각한 상태였는데 수술대 위에서의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라고 하자 발부분이 매우 차가웠다고 하면서 검은색으로 발 부분을 칠하기 시작했다. 발을 칠하면서 내담자는 억압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였고, 스스로 그 감정을 검정색 칠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접촉하고 이를 밖으로 표출할 수 있었다. 내담자는 스스로의 공포를 느끼려고 하자 회피하는 모습이 드러났으나, 자기가 색칠한 발을 만지자 그 공포를 온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었다. 내담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내담자가 감정의 회피가 일어날 때마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상담자에 대한 신뢰가 주효했다고 한다. 특히 내담자가 감정 회피가 일어난 직후 상담자는 “괜찮아요(T126), 저를 보세요. 어떠세요 (T131), 매번 너를 죽음으로 몰아서 미안해. 너를 알아주지 않아서 미안해(T138)”로 반응했는데 T126과 T131은 공포를 막연히 느끼는 내담자에게 안심을 주면서 연결과 안전감을 구축하는 효과를 냈다.

셋째,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변화와 관련한 특징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회피하면서 그림을 중단할 때마다 내담자의 자각과 표현을 촉진하기 위해 매체를 이용하도록 제안했다(T127, T128, T133, T136, T139). 내담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색깔로 허용하고(C122, C128, C133), 감정을 허용하여 표현해낸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새롭게 알아차리고 발견하며 (C123, C124, C134, C139), 발견한 것을 통해 자신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경험을 한다(C129, C131, C135, C139). 이러한 허용, 발견, 인정의 상태를 반복하면서 더 깊은 자기감정을 접촉하고 표현하면서 매체를 통해 발견한 자기를 수용하면서 상호작용은 심화되며(C128, C131, C132, C136, C138), 자신의 상태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일어나면서 매체를 통한 자기 조망이 나타났다(C132, C140). 특히 색깔을 이용해서 자신의 신체상위에 공포를 표현할 때와 그려진 자신의 신체상을 만지도록 할 때 내담자는 더욱 강렬하게 감정을 접촉하고 폭발했다.

2) 사례 B

사례B의 내담자는 어린 시절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얼려’놓고, 이 감정을 신체상으로 투사하는 그림을 중요사건 직전에 그렸다. 사례B의 중요사건 내에서는 그려놓은 신체상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얼려두기 이전의 자기를 접촉하고, 억압한 자기의 감정을 접촉하고 자각하는 경험을 했다. 총 18쌍의 대화과정을 분석한 결과의 특징적인 면은 다음과 같다[표 3].

표 3. 사례B에 나타난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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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매체의 이용 양상에 관한 특징이다. 내담자는 어린시절 엄마와의 관계에서 충분히 돌봄 받지 못하고 이별하는 과정에서 받은 상처에 대해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던 중이었다. 검은색으로 신체의 윤곽만 그려놓은 신체상에 다양한 색채를 이용해 표현하면서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뿐만 아니라(C95, C99), 상처받기 전의 자기를 자각하고 자원을 만났다(C100, C101, C102, C103). 몸통, 눈, 입, 가슴 부분을 검게 그렸다가 (C95, C98, C99), 이 아이는 원래 어떤 색깔이었냐고 상담자가 묻자(T100) 노랑, 핑크, 삐삐머리, 치마 등을 장식하면서(T100, T101, T102, T103) 생기를 찾았다. 이후 소외시킨 자기그림을 다시 만져볼 것을 상담자가 요청하자 얼린 아이의 감정표현이 나타났다. 여러 색을 통해 그리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만지는 것을 통해 내담자는 자기의 상태를 자각하고, 얼린 아이와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폭발하는 것이 촉진되었다.

둘째, 내담자의 경험과정에 관한 특징이다. 내담자의 내러티브는 초반부에는 얼어있는 아이에 대해 “흉측한 것 같아요(C99), 노랑색은 저랑 안 어울리는 색깔 같아서(C100), 새삼스럽네요(C104)”라면서 자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생소하게 여겼다.

얼린 아이를 어디 가서 찾고 싶은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상담자가 묻자(T106), “못 찾아요. 이제(C106)” 라면서 낙심하고 감정회피가 나타났다. 상담자가 그림 속의 상처받은 자기를 만져볼 것을 제안하고 감정에 초점을 맞추자, 내담자의 내러티브는 “아팠어요(C107), 너무 외로웠어요. 아무도 없었어요(C110), 외롭고 힘들어서 꽁꽁 얼렸어요(C112)”로 변화하면서 상처받은 자기가 느끼는 감정과 접촉하고 이를 표현했다. 내담자는 이 과정에서 자기를‘얼리기’이전의 원래의 자기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다(C100-C103). ‘얼린 자기’에 대한 자기자각(C95-C99), ‘얼리기 이전의 자기’에 대한 자기접촉(C100-C103), ‘얼어있던 자기’의 감정접촉-감정표현(C107-C110)을 통해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경험을 했다(C112).

초반부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얼린 자기’를 자각하고 접촉할 동안에는 반영과 지지의 개입을 하면서 접촉을 촉진했다(T97-104). 이후 ‘얼린 자기’에 대한 자기 접촉이 나타나자 상담자는 ‘얼린 자기’의 감정에 초점을 두었다(T104, T106-T108, T100). 또한 내담자가 ‘얼린 자기’의 감정을 접촉할 것을 제안했다(T106, T107, T109, T112). “이 몸통은 원해 어떤 색깔이었어요?”(T100)라는 질문은 내담자가 검은색으로만 칠하던‘얼린 자기’ 이전의 ‘얼기 전의 본래의 자기’를 만나도록 돕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으로 내담자는 노랑, 핑크색을 사용하면서 삐삐머리와 치마 입은 자기를 표현했다. 내담자는 상담자의 “한때 나는 노랑 아이였네요”(T101) 라는 말에서 수용 받는 안도감이 들었고, 자기의 밝은 부분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담자는 검은 색, 흉측한 자기 이전의 아이가 귀엽고 말괄량이 같다(T102-103)는 상담자의 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다만 그런 자신이 새삼스럽다고 표현했다 (C104). 내담자는 인터뷰에서 상담자의 이 반영이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주는 느낌이어서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했다.

셋째,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변화와 관련한 특징이다. 내담자는 초반부에 검은 색깔로 얼어버린 자신의 내적 세계를 드러내다가(C95-C97), 상처받기 이전의 자신을 노랑색과 핑크색으로 그렸다(C100-103). 이 과정에서 검은색의 얼어버린 자신을 그린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상태를 발견하고 다시 상처받기 이전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자신의 자원도 발견하게 되었다(C104-C105). 이러한 과정에서 그려진 그림을 보고내담자는 자신의 내적 세계를 목도하고 인정하게 되었다(C107-C112). “새삼스럽다”라는 내담자의 표현(C104)은 자기에게 숨겨진 내면의 세계를 색채와 그림을 통해 확인하고, 그런 자신을 수용하고(C107-C112) 자신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획득하는 조망의 기회가 되었다(C112). 이 사례에서 내담자는 색채로 자신의 얼어버린 내면과 얼기 이전의 내면을 시각화하면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허용, 시각적으로 드러난 정보에서 자기를 만나는 발견, 발견을 통해 드러난 것에 대해 자기 인정 및 확인, 시각화된 내면 세계에 대한 정서적 수용, 자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 조망의 단계를 거쳤다. 특히 새롭게 드러나고 발견된 자신의 자원을 만날 수 없다고 절망을 표현하다가(C106), 상담자가 그림 속 자기를 만져보라고 하자(T109), 더 강렬하게 자신의 소외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C109-112). 내담자는 인터뷰에서 상담자로부터 얼린 자기-얼리기 이전의 자기-얼린 자기와의 접촉-얼린 자기의 표현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자기도 수용하지 않았던 모습을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수용 받음으로써, 연결되고 공감 받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용은 그림이라는 시각적인 매체가 있었기에 더욱 촉진되었다. 특히 내담자는 얼리기이전의 자기의 긍정적인 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부분(C99-C104)과 얼린 자기에 대한 감정접촉을 회피한 이후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부분(C108-C112)이 특히 변화를 위해 중요했다고 했다. 이 사례는 내담자가 치료적 매체와의 상호작용에서 허용과 발견, 인정과 수용이 교차로 나타나다가 소외시킨 감정을 접촉하고 있는 그대로 폭발시키는 사례였다.

3) 사례 C

사례C의 내담자는 중요사건 이전에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자신의 신체상에 그리고 이 상처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표현했다. 그리고 중요사건 직전에 자신의 신체 윤곽을 다시 그린 후 신체이미지에 새롭게 자신에게 채우고 싶은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는 꽃 하나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좋아하는 사람 이름을 색연필로 쓰면서 자신이 좋은 관계 속에 살기를 원하는 욕구를 표현하는 경험을 했다. 이때 내담자는 주로 분홍색과 노란색을 사용했다. 내담자가 지목한 중요사건은 한 회기의 끝부분이었다. 중요사건 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총 17쌍의 대화가 오고갔고, 이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표 4].

표 4. 사례C에 나타난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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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매체 이용의 양상에 관한 특징이다. 내담자는 자신의 신체상에 그린 분홍색 꽃으로부터 그 의미를 자각하면서(C210-C212), 자신을 채우고 싶은 것으로 사람들 이름을 적어나갔다(C213-C215). 어린 시절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관계에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사람들을 그리거나 구체적인 사람들의 이름을 쓰면서 소통하고 싶어 하는 자기의 욕구를 접촉하고(C216), 더 많은 꽃을 신체상 전체에 그려나가면서 관계에 대한 욕구를 표현했다(C218-226). 다양한 색깔의 꽃과 사람들로 신체상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매체는 내담자의 욕구를 더 강하게 접촉하고 소통하게 하여, 자기의 자원을 발견하면서 발전하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이 사례에서 매체는 그리기의 양상으로 이용되었다.

둘째, 내담자 경험과정의 특징이다. 내담자는 처음에는 꽃의 의미에 대해 탐색하면서 자각이 일어나고(C210-212),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관계로 부터 떨어져있을 줄 알았던 자신이 “웃기네요(C213), 어이가 없네(C215)”라고 하면서 사람들로 자신의 신체 상을 채우고 싶다고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쓰면서(C213-215), “좋아하는데 담지 못했다, 그렇게 놓친 사람들이 많다(C216)”고 자각하고 감정을 표현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나열한 후(C218), “슬픈데 좋다. 이런 걸 모르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서럽기도 한데 이걸 찾아서 좋아요”(C219)라면서 자기의 새로운 모습을 자각하고 표현했다. 더 나아가 내담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 사람들이 자기가 바라는 자기였음을 발견하고(C220), 신체상을 꽃으로 채우면서 자기의 욕구를 표현하면서 새로운 자기의 욕구를 발견했다(C221-C226). 이처럼 내담자의 내러티브는 매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자기를 자각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감정표현이 심화되면서 변화했다. 이 사례의 중요사건 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는 내담자로부터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고 있다.

내담자는 인터뷰에서 특히 상담자의 진술 T221과 T222에 대해 내담자는 몸속이 향긋한 꽃냄새가 퍼지는 상상을 하게 되어 매우 행복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T220과 T226에서 내담자에 대한 상담자의 개방으로 인해 내담자는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내담자는 인터뷰에서 이 중요사건에서 자기의 미래의 삶에 대한 자원과 긍정성을 찾아갈 수 있었기에 중요했다고 언급했다. 이 중요사건 내에서 상담자는 3번의 제안을 했다. 사람들로 채우고 싶다고 하는 내담자에게 채워보라고 했고(T215), 신체상 전체를 다 채워보라거나 연결지어보라고 제안했다(T221-T222). 내담자는 이 제안으로 자기를 표현하면서 자기의 욕구를 더 자각하게 되었다. T220에서는 내담자가 좋아하는 사람의 특성이 “그게(담백하고 솔직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따뜻한 사람들) 자기네요.”로 표현한다든가 T226에서 ‘자기가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 거’라면서 내담자의 모습을 긍정하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했다. 이에 대해 내담자는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인터뷰에서 진술했다.

셋째,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변화와 관련한 특징이다. 이 사례의 시작부분에서 내담자는 원가족 안에서 받았던 상처와 부정적인 면을 자신의 신체상에 표현했다가 새롭게 윤곽만 그려놓은 신체상에 채우고 싶은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담자는 관계로 인한 상처로 관계에서의 무기력을 호소했는데 정작 자신을 채우고 싶은 것을 그리라고 하자 남편과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나갔다. 내담자는 자기에게서 떠오르는 것을 허용하면서 분홍색의 꽃, 사람들의 이름, 다시 분홍색의 꽃으로 이름을 연결 짓는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C210-C215). 내담자는 시각적 매체로 드러내는 것을 허용하고 그려나가는 중에 자신의 욕구를 계속 발견해 나갔다(C210-213, C215, C216, C223-225). 이러한 발견은 중요사건에서 내담자에게 매우 중요했다. 내담자는 자신에게서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를 그림을 그리면서 발견하고 그려진 시각적 정보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과정을 거치며(C216-C221), 이를 자기의 욕구로 수용하였다(C217-C219). 내담자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의 욕구를 자각하고 다시 표현 하는 일련의 순환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표현한 그림을 보면서 자기 수용과 동시에 자기에 대한 새로운 조망을 하게 되었다(C220-226).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자신의 신체상 위에 구체적으로 적어나가고 이를 다시 분홍색 꽃으로 연결 지은 후 긍정적인 인연들이 자신의 주변에 존재했으며, 자신이 긍정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존재라는 것을 그림을 통해 조망하게 되었다. 특히 이 사례에서는 매체와의 상호작용의 주제로서 허용과 발견, 인정과 수용, 수용과 조망이 쌍을 이루며 순차적으로 나타났다.

4) 사례 D

사례 D의 내담자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밀착된 관계에서 엄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다가 엄마에 대한 ‘화’를 접촉하고, 붉은 색으로 화를 표현하는 그림을 중요사건 직전에 그렸다. 이때 내담자는 종이를 다시 바꾸어 도화지 전체를 붉은 색으로 표현한 후 이 그림이 피 같다고 했었다.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는 그림을 보거나 만지면서 자신의 감정과 접촉하였다. 내담자는 그림 속의 붉은 색으로 칠한 화로부터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을 자각한 후 화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는 경험을 했다. 사례 D에 나타난 상담자와 내담자의 총 20쌍의 대화와 경험과정을 분석한 결과는 특징적인 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매체의 이용양상과 관련한 특징적인 면이다. 내담자는 중요사건 직전에 엄마에 대한 화(붉은색)를 표현했던 그림을 보면서 자기의 감정을 더 깊이 자각했다.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는 ‘화가 드러난 붉은색 피 그림’을 엄마에 대한 화만이 아니라 자기의 생명 에너지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매체를 통해 자신의 내적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했다(T77-C82). 이후 내담자는 화가 난 자기를 엄마에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엄마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C83-C87), 붉은 색 그림을 만지면서(C88) 화를 가두는 것이 힘들었다는 것을 자각하고 표현했다(C88-89). 이후 내담자는 붉은 색의 그림으로부터 엄마에 대한 화 이외에 엄마에 대한 사랑이나 다른 기쁨도 느낄 수 없고 가두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C90-C92). 내담자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만지는 것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자각을 얻었고, 이때 매체는 자각을 도와주는 소통과 발전의 매개체였다. 색채로 드러낸 ‘피’의 상징성이 화에서 생명에너지로 전환되고, 자신의 생명 에너지를 화를 가두는 것처럼 최소한으로 이용하면서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표 5].

표 5. 사례 D에 나타난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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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내담자의 경험과 관련한 특징이다. 내담자는 중요사건 내에서 ‘화’에 대한 관점이 변화했다. 특히 엄마에 대한 감정이 단순히 화만이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C83-C87), 화를 가둠으로써 기쁨도 가두어 무감각하게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C88-C92). ‘피’가 자신의 에너지이며 이것을 한쪽으로 몰아두고 최소한으로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 관점의 변화가 생기며 조망이 나타났다(C93-C95).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의 목소리 변화도 눈에 띈다. 내담자는 “엄마 미워(C82), 엄마 좋단 말야(C83), 그냥 울 엄마니까 좋지요(C86), 그냥 울 엄마니까 좋아요(C87)” 부분에서 6-7살 아이 같은 목소리로 변화했다. 내담자는 인터뷰에서 상담자의 자기접촉 및 표현에 대한 제안(T88)은 내담자에게 화를 참고 있었던 자기를 비난하지 않고 이해받는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이후 내담자의 내러티브는 화를 “가두어놔서 힘들었어요(C88), 힘들었는데 가둬놓은 걸 이해해(C89), 화를 가두니까 다른 것들도 가뒀어(C90), 좋은 것을 가두고 무감각하게 살았어(C91)”로 변화하면서 화를 표현하지 않았던 영향이 ‘무 감각’하게 살도록 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붉은색 그림이)내 몸의 피인데 한쪽에 몰아놓고 적은 피로살았던 것 같아요(C93), 그냥 가둬놓고 적은 피를 돌리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C94), 최소한 살 수 있을 만큼만(C95)”으로 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친딸 느낌이 안 든다는 내담자(C77)에게 “화를 갖고 있으면 친딸 느낌이 안 들겠다. 화를 표현하지 않고 엄마는 이런게 있는 줄 모르고(T79-80)” 라면서 감정표현에 초점을 두면서 내담자를 지지했다. 인터뷰에서 내담자는 대화쌍 4번에서 엄마에게 화를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엄마를 본인이 진짜가 아니라 가짜로 대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상담자와의 관계에서 수용과 신뢰를 느꼈다고 했다.

내담자는 엄마에 대한 자신의 양가감정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표현하는 동안 상담자로부터 수용과 공감을 받은 것을 (T81-T88) 의미 있게 경험했다. 내담자는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화를 가둠으로써 좋은 것도 안 느끼고 무감각하게 살았다는 것을 상담자가 분노, 기쁨, 고통을 포함한 ‘생명력’이 느껴진다고 반영하는 부분에서 공감과 연결감을 경험했다고 인터뷰에서 진술했다. 이 사례의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는 자기를 표현하고 자각하는 것이 교차적으로 나타나다가 자신을 조망하여 새로운 관점을 가지면서 확장된 자기 자각을 얻게 되었다.

셋째,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변화와 관련한 특징이다. 이 사례의 중요사건의 시작부분은 이전에 그려진 내담자의 분노에 대한 그림을 앞에 두고 상담자와 내담자는 상호작용을 했다. 내담자는 그림으로부터 이런 정도의 분노를 엄마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C79-C80).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엄마에게 직접 표현할 것을 제안하면서(T81-T82) 내담자의 표현을 반영하고 지지했다(T83-T87). 이후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이 공존한다는 것을 그림을 보면서 인정하고(C81-89) 이를 표현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쳤다(C82-91). 상담자의 제안은 한 번 더 나타나는데 내담자에게 붉은 그림을 만지면서 화를 가두고 살아온 자기를 접촉하고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T88). 화를 가둬둔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할때 자신의 그림을 직접 만짐으로써 분노를 더욱 깊이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었다(C88-C90). 내담자는 화만 가둔 것이 아니라는 것을(C92) 그림을 보면서 상호작용하는 중에 발견하고 조망하게 된다. 상담자는 화를 가두니 다른 것도 가두어졌다는 내담자에 대해 “무엇을 가두었나, 분노만이 아니라 살아있어서 느낄 수 있었던 기쁨, 고통을 포함한 생명력이라는 느낌이 든다”(T91-T92)고 하면서 자기 개방과 함께 반영을 해주었다. 이후 상담자는 그림 속 ‘피’를 가리키며 어떠냐고 초점화하자(T93), 내담자는 자신의 내적 에너지가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조망하며 새로운 관점을 획득하게 되었다(C92-C95). 내담자는 이 부분에서 자신에 대해 막혀있던 느낌이 하나로 통합되고 분리되었던 자기가 전체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고 인터뷰에서 진술했다. 이 사례에서는 특징적인 것은 인정-수용이 비슷하게 쌍을 이루며 교차로 등 장하다가(C81-C91) 마지막 부분에서 조망이 나타났다(C92-C95). 내담자는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분노-엄마에 대한 양가감정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분노와 생명에너지를 역동적으로 발견하고 확인하고 수용하면서 자신을 조망하는 상호작용의 변화를 경험했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과 중요사건 내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다양한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 집단에 참여했던 4명의 연구 참여자를 목적 표집 하였다. 4명의 사례로부터 실제 회기의 녹음 전사본과 내담자 인터뷰를 통해 얻은 자료를 종합적 과정 분석을 하였다. 내담자가 지각한 중요사건 내에서 상담자-내담자-매체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매체를 통한 상호작용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때 분석은 상담자-내담자의 대화를 순차적(turn-by-turn)으로 맥락을 고려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내담자가 경험한 중요사건은 매체를 통해 미해결 감정과 접촉하고 이를 표현하면서 감정과 신체의 연결을 자각하고 자기 이해가 깊어진 것이었다. 다음으로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의 경험, 매체의 이용양상, 매체와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도출하였다. 이를 위해 내담자가 지목한 중요사건 내의 상담자-내담자의 총 74쌍의 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본 연구의 중요사건 내에 매체의 이용양상은 그리기, 그려진 그림을 놓고 대화하기, 그림 만지기였다. 중요사건 내의 내담자의 경험의 주요주제는 자기자각, 감정접촉, 감정표현, 감정폭발로 나타났다.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의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주요주제는 허용, 발견, 인정, 수용, 조망으로 나타났다. 중요사건 내의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을 도출된 결과에 따라 논의하고자 한다.

1. 중요사건

본 연구의 결과에 따라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특정 회기에서 내담자가 지각한 중요사건에 대한 특징적인 면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회기 내에서 중요사건으로 선정된 부분이 내담자가 감정 표출이 극대화되는 지점과 겹친다. 이러한 결과는 명료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과 중요사건 지각 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다른 연구결과들과 일치한다[13]. 본 연구 결과는 감정의 접촉과 표현의 측면에서 깊이가 중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시각적 매체가 도왔다. 본 연구의 전체 사례에서 그림을 그릴 때 자기 자각이 일어나고, 자각한 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기자각과 표현은 상호 활성화되면서 더욱 깊어졌다. 자각과 시각적 표현은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하면서 내담자의 문제해결을 위한 변화를 심화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

둘째, 회기 내에서 중요사건으로 내담자들이 지정한 부분에서 내담자들은 자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거나 자기 이해가 심화되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그림을 그리거나 그린 그림으로 대화하면서 문제,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된 것이 나타났다. 이는 중요사건에서 내담자가 경험한 다양한 범주 중 통찰이나 이해, 개인적인 의미 탐색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11][12][14]. 중요사건 내에 내담자의 감정 회피가 나타난 사례(A, D)가 있었는데 미해결된 감정을 직면하고 회피가 일어나는 일이 기존의 중요사건 연구 결과에도 나타났다[11][15]. 본 연구에서는 내담자의 감정 회피가 나타난 사례(A, D)에서 내담자들은 그림이라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매체를 통해 회피갈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은 치료적 매체에 대한 연구자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셋째, 내담자들은 중요사건 내에서 변화를 위해 자신들이 한 노력으로 신뢰와 개방을 꼽았다. 내담자들이 신뢰와 개방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문제 해결에 대해 동기화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내담자의 동기가 상담의 효과를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심리치료에서 주지의 사실이다[15]. 그럼에도 치료적 매체가 방어 없이 자신을 투사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 또한 내담자들의 자기 개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치료적 매체가 개인의 방어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16], 이것이 내담자들이 회피하고자 하는 미해결 문제와 감정을 자각하도록 촉진하는 것과 내담자의 수월한 자기개방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했던 회기에 대해 회기 후 문제해결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내담자의 치료에 대한 불만족과 치료자에 대한 감정의 불확실성 사이에 높은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거나[14], 치료적 효과에 치료적 동맹이 정적상관이 있는 공통요인이라는 기존의 연구결과[17]를 참고할 때,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문제해결 만족도가 상담자의 전문적 능력이나 매체와의 상호작용 중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2. 매체와의 상호작용과정

1) 매체의 이용양상

본 연구의 참가자들이 참여했던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매체를 사용하는 양상은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그리기, 그려진 것을 두고 대화 하기, 그려진 것을 만지기이다. 언어 이외의 치료적 매체를 사용할 때 상담자-내담자-매체라는 복잡한 역학관계가 형성된다. 본 연구에서는 내담자의 내적 세계를 즉흥적으로 색, 면, 선을 이용하여 그리도록 하고, 그려진 그림을 독립적인 대상으로 여기고 자기의 내적 세계를 그림 속에서 찾아가며 자기대화가 일어났다. 상담자는 이후 그려진 그림을 또 다른 자기인 듯 만지도록 이끌었다. 내담자가 내적 세계를 시각화하고 상징화하는 표현을 경험한 후, 표현된 자기와 대화를 하거나 자신의 또 다른 측면을 발견하고, 그려진 자기 그림을 접촉 함으로써 감정을 더욱 격렬히 표현할 수 있었다. 의도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무의식중에 색채를 통해 드러내고, 드러낸 것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이 방식은 치료적 매체가 인간의 ‘투사적 특성’을 활용하며[8], 다시 내적 이해를 하도록 돕는 ‘상징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시각적으로 드러난 내적 정보를 통해 내담자는 자기와 접촉하는 것이 촉진될 수 있었던 것도 시각적 매체가 가진 ‘접촉가능성’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시각적 매체가 가진 ‘즉시성’의 특성 때문이다. 내담자의 손끝에서 바로 내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내담자에 의해 그려진 작품은 하나의 대상이 되어 내담자에게는 또 다른 ‘존재성’을 나타내며 부인할 수 없는 자신의 내적인 세계를 확인시켜주게 된다. 본 연구의 결과 매체는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본 연구에 이용된 시각적 매체로 인해 내담자는 자신의 내적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었고, 내담자의 표현으로 상담자와 내담자는 구체적인 ‘내적 경험’을 확인하며 대화를 명료히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시각적 매체가 치료적 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내담자의 내면을 ‘보이는’ 것으로 변환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2) 내담자의 경험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 탈트 심리치료의 중요사건 내에서 내담자들은 주로 자기자각-감정접촉-감정표현-감정폭발의 과정을 경험했다. 이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치료원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알아차림을 치료의 수단이자 목적으로 생각한다[18]. 내담자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도 그 감정을 수용하고 그 감정에 충분히 머물게 되면 그 감정은 다른 것으로 대체되거나 사라진다[19].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유기체가 현재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자각하고 그 감정을 지지하고 표현하도록 도우면서 내담자의 내적 경험을 탐색하고 몰입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담자는 미해결된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게 된다. 따라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미해결된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감각을 자극하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치료적 매체를 사용해왔다[16][20]. 본 연구의 결과에서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중요사건으로 지목된 장면에서 내담자의 경험은 이러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치료적 맥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치료적 매체란 그것이 운용되는 치료적 맥락, 즉 치료이론, 치료원리, 치료전략 및 방법과의 상호작용과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6]. 다르게 말하면 치료적 매체는 매체만의 고유한 특성 이외에 치료적 맥락에 따라 그 역할이 제한되며[20], 치료적 매체의 고유한 특성이 치료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따라 그 치료적 특성이 보다 분명하고 풍요롭게 변용된다고 할 수 있겠다.

3) 내담자의 경험과 매체 이용양상에 따른 상호작용의 변화

본 연구에서 매체 이용의 양상과 내담자의 경험을 상담자와의 대화와 치료적 맥락에 따라 분석한 결과 모두 5개의 주요주제가 나타났다. 5개의 주제는 허용, 발견, 인정, 수용, 조망이다. 각 주제는 단계별로 나타날 수도 있고,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허용은 매체와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각각의 주제를 설명하고 이를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허용에 관한 상호작용이다. 허용은 내담자의 내적인 경험을 시각적인 매체로 선, 면, 색을 이용하여 눈앞의 종이에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내담자는 언어가 아닌 치료적 매체를 통해 자기의 내적경험을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을 그 스스로 허용했다. ‘허용’의 주제에는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자기의 내적 경험을 알려주기 위해 ‘보여주기’를 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행위는 의도하든 아니든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자신이 ‘보여 지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어를 주 매체로 하는 상담에서 ‘개방’은 말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면, 시각적 매체를 통한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개방’은 그리거나 만들어 보이는 것이다. 이때 개방은 내담자가 그 스스로를 허용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사례 A, B, C에서 그것이 잘 드러나 있다. 이때 ‘그리기’와 이를 지켜보는 것은 내담자와 상담자에게 하나의 대화이다. 내담자가 치료적 매체로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행위가 내담자가 대화를 허용하고 스스로를 개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발견과 관련된 상호작용이다. 내담자는 매체와의 상호작용에서 자신이 스스로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또는 그려나가면서 새롭게 자신을 발견했다. 본 연구에서 내담자들이 자신의 그림 속 또는 그림 그리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자신의 감정(모든 사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사례 B, D), 자신의 자원(특히 사례 B, C), 타인에 대한 자신의 감정(사례 C, D), 자신의 욕구(모든 사례) 등이다. 특히 내담자들은 그림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자신의 내면을 표현해 나가는 중에 이전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접했다. 이러한 하나의 발견은 연이어 새로운 감정이나 상태를 발견하도록 이끌었다. 허용이 발견을 유도하고, 발견이 다시 또 다른 발견을 이끈 것은 사례 B에 잘 나타나있다. 사례 B에서 내담자는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상담자의 질문(T100)에 내담자는 상처받기 이전의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새삼스럽네요(C104)’라며 상처받은 나와 상처받기 이전의 나를 동시에 바라보며 자신의 두 가지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상담자가 지속적으로 내담 자가 그리는 것을 함께 하면서 질문하면서 더욱 심화됨을 알 수 있다. 예술치료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매체를 이용한 창작 과정에 대해 무관심할 때 내담자는 치료적으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5]는 본 연구결과의 상호작용과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허용과 발견, 허용과 인정이 빈번히 쌍을 이루고 나타났다.

셋째, 인정과 관련된 상호작용이다. 내담자는 허용을 통해 드러난 구체적인 시각적 ‘작품’으로부터 자신의 감정, 욕구, 타인과의 관계 등에 대해 스스로 확인하는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내담자는 그리는 순간에는 그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그림이라는 시각적 ‘증거’로부터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등을 인정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그려진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자기대화가 일어났던 사례 A, 자신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그리고 난 후 자신의 감정을 새롭게 발견하는 사례 B, 관계를 힘들어하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례 C, 엄마를 미워하여 분노를 표현한 그림을 보며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사례 D 모두에서 결국은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를 그림을 통해 인정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는 치료적 매체를 통해 드러난 작품이 내담자로 하여금 그 스스로 인정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정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내담자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고 난 뒤에 자신의 표현된 내적 세계와 그려진 선, 면, 색의 구체적 실체가 서로 일치됨을 경험하면서 표현된 그림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수용과 인정, 인정과 발견이 빈번히 쌍을 이루고 나타났다.

넷째, 수용과 관련된 상호작용이다. 본 연구결과 내담자는 치료적 매체와의 상호작용에서 스스로 창조해낸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존재하는 내적 현실로 수용하는 경험을 했다. 인정은 새로운 정보나 몰랐던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면 수용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 수용은 개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형태로 주로 나타났다(모든 사례). 본 연구에서는 그림을 통해 드러난 자신의 감정 및 욕구 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공감하는 과정이 수용이었다. 시각적으로 드러난 그림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수용의 상호작용이 일어났다. 치료적 매체가 카타르시스의 역할을 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2][6]가 이 수용의 단계와 연관될 수 있다.

다섯째, 조망과 관련한 상호작용이다. 내담자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상호작용에서 자신의 모습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이전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조망하는 경험을 했다. 조망은 내담자가 인정과 수용 등의 단계에서 확인하고 이해한 자신을 매체를 통한 상호작용과정이 거듭되면서 새로운 관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을 나타낸다(모든 사례). 본 연구 결과 조망은 자신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획득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몰랐던 것을 그림 속에서 발견하고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단계 속에서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수술대 위에 계속해서 올라야만 했던 내담자가 죽음의 공포를 만나고 자신을 새롭게 보게 된다거나(사례 A), 어린 시절의 자기와 자기 자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거나(사례 B), 풍요로운 관계를 그리워하고 그런 관계를 이미 자신이 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보게 된다거나(사례 C), 엄마와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등(사례 D)의 형태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조망은 일반적으로 이미 그려진 그림이나 그림을 통한 발견, 인정, 수용 등의 상호작용이 일어난 후 상담자와의 다양한 탐색에 의해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인정, 수용, 조망이 쌍을 이루며 빈번히 나타났다.

3. 연구의 의의, 한계 및 제언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과 상담자-내담자의 대화를 실제 상담회기의 녹음과 축어록으로 미시적으로 분석하며, 치료적 매체와의 상호작용 과정을 살피는 것을 시도했다. 본 연구는 실제 회기의 녹음과 그 전사본으로 미시적으로 분석한 근거에 기반한 연구로서, 실제 회기를 통해 변화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이 분야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인정받는 연구 디자인이다. 둘째, 본 연구는 이 분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서 특히 치료적인 매체가 실제 상담 장면에서 어떻게 내담자에게 의미 있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미시적으로 분석했다. 치료적 매체가 가지는 독특성이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지를 분석했다는 데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셋째, 내담자가 지각하는 중요사건 내에서 상담자-내담자의 상호작용을 상담자 개입-내담자의 반응-내담자의 변화-매체의 역할에 대한 횡적 분석과 각 대화쌍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종적 분석하여 내담자의 변화과정에 대해 종합적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와 함께 앞으로의 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치료적 매체를 이용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집단에서 내담자에게 중요사건과 중요사건이 일어난 장면을 지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중요사건에 대한 내담자의 관점과 상담자의 개입의도를 교차하여 비교하고 분석한다면 상담자의 개입이 내담자의 경험에 얼마나 일치된 영향력을 미치는지, 치료적 원리가 실제에서 얼마나 잘 구현되는지를 알 수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는 4개의 사례가 분석되었다. 보다 다수의 임상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게슈탈트 심리치료 이외의 이론적 배경이 다른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변화과정을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중요사건과 상호작용에 관련한 연구방법론과 관련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종합적 과정분석(CPA) 방법을 사용하여 중요사건 내의 상호작용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회기 전사본을 그대로 제시하고 상호작용을 과정적으로 드러내는 시도를 했다. 하나의 단일 사례만으로도 상호작용을 탐색하고 기술하는 데에는 다양한 관점과 방법이 교차되어 복잡해질 수 있다. 이 분야의 연구자는 사례에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어떻게 정밀하고 명료하게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때 사례에서 드러나는 요인들에 대한 양적 연구를 포함하는 복합적 질적 연구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주로 시각적 매체의 특성에 따른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치료적 매체는 각 매체 나름의 독특성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치료적 매체가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의 변화에 어떤 양상으로 변화를 미치는지를 탐구하는 다양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내담자의 목소리와 관점을 통해 상담 및 심리치료의 중요사건과 이론 사이의 과정과 연구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수행될 필요가 있다. 그 결과 변화과정과 매커니즘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져서 치료전략과 새로운 접근을 통해 상담 및 심리치료의 효과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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