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2018년 9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4.3%를 차지하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고령인구 증가와 더불어 1인 고령자 독거가구의 비율도 1995년에는 전체 고령자 중 27.9%였으나 2019년에는 34.2%로 증가하였고, 앞으로 계속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1]. 독거노인들은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를 재구축하지 못하거나 회피하고, 노년기를 제대로 영위하기보다는 건강과 죽음에 대한 불안에 전도되고 고독감에 휩싸여 일상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노인의 군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고독감은 독거생활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발생하거나 혹은 다양한 상실체험의 결과로 인하여 삶의 보람 상실, 허무감 등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독거노인들이 가지는 고독감은 생활만족도를 감소하고 삶의 의욕을 저하시켜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2], 죽음에 대한 불안을 증가시키고 있어[3][4]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는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무관하지 않으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도 마무리를 해 줄 사람조차 없는 무연고 사망은 죽음준비에 무심한 당사자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노인이 실제로 영정사진을 준비한다거나 장례식 절차를 의논하는 등의 죽음준비를 하는 것은 죽음을 수용하고,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죽음에 대한 사후 정리라는 점에서 능동적인 대처 자세로 노년기의 긍정적 측면으로 인식된다[5]. 하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노인보다 죽음준비를 하지 않은 노인이 더 많다 [6]. 이는 효를 중시하는 유교사회의 관습에서 부모의 죽음을 금기시하거나 공론화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인식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독거노인들은 죽음준비를 현실적으로 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여의치 못하며, 의논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족 또는 지인이나 사회적 지원이 부재하여 죽음준비를 하는 것이 대체로 어려운 실정이다.
독거노인의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심리적·사회적·문화적 요인 등 다양하다. 그러므로 죽음준비에 대한 영향요인을 다양한 각도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독거노인의 안정적인 노년기 삶을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심리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 죽음준비는 ‘좋은 삶의 준비’로서 성공적인 노화를 실천하는 구체적 생활과제이며 행위라고 인식할 수 있다[7]. 그렇다면 독거노인의 고독감을 감소시키고, 생활환경을 스스로 조절·관리하여 능동적으로 죽음준비를 수행하도록 도움을 주는 심리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성공적인 노화를 이끌어내는 심리적 요인으로 자기통제감 유지 및 증진에 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3][8]. 선행연구에서 보듯이 자기통제감은 고독감의 강도를 감소시키고 상황 적응을 가능하게 하며[9],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10], 죽음불안 수준을 낮추어[3] 노인 스스로 죽음준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하게 한다. 이에 보다 자립적인 생활관리가 요구되는 독거노인에게 있어 자기통제감은 중요한 심리적 힘이라 할 수 있으며, 고독감과 죽음준비에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 심리적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불안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연구는 없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생활여건 상 고독감에 취약할 수 있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노년을 보내기 위한 과제로서 고독감과 죽음준비, 자기통제감의 관계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주요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어떠한가? 둘째, 고독감과 자기통제감이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셋째, 자기통제감은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매개효과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고독감과 죽음준비
고독감은 세대를 막론하고 생애과정에서 누구나가 경험하는 유쾌하지 않은 정서이지만, 다른 연령층이 경험하는 고독과 달리 신체적 기능의 저하, 사회적 관계 등이 위축되는 노인에게 더욱 만성적으로 나타나 무력감이나 불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1]. 특히 독거노인은 동거 세대 노인들보다도 더욱 고독감에 취약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선행연구[12][13]에서 보듯이 혼자 사는 노인이 동거가족이 있는 노인보다 고독감을 높게 느끼고 있으며, 고독감이 높을수록 죽음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3][4]. 독거노인들이 가지는 죽음에 대한 불안은 미래에 닥쳐 올 자신의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으로서, 이러한 죽음불안을 감소시키는 방안 중 하나로 죽음에 대하여 삶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준비와 더불어 현실적인 죽음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죽음준비는 노인들의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기에 중요한 측면이 있다[14].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생애발달 과정에서 태어남을 비롯한 생애 대목 대목에서 축하와 기쁨과 같은 긍정적 감정으로 맞이하지만 죽음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을 꺼리고,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가족이나 친지들과 미리 의논한다거나, 수의나 영정사진을 준비하기 등을 실행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동안의 죽음준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배우자가 있는 노인이 배우자가 없는 노인보다 죽음에 대한 준비도가 높고[6][15],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죽음준비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16], 생활만족감과 자녀와의 관계 만족감이 실제적 죽음준비를 하게 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17].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는 별개로 독거노인은 홀로 살고 있으며 경제적 수준이 낮고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생활만족감이 저하되어 있어 죽음준비를 제대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여 진다. 따라서 독거노인의 죽음준비에 대한 실상 파악과 지원은 더욱 시급하다 할 것이다.
죽음준비에 대한 김미순 외의 연구[18]에서는 죽음준비를 심리적 측면과 물질적 측면에서 죽음준비를 구분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죽음준비에 대해 심리적 준비와 물리적 준비, 그리고 죽음 후의 정리를 의미하는 사후정리 준비를 추가하여 통합된 척도로 구성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2. 고독감과 자기통제감
자기통제감(sense of control)이란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Lefcourt(1991)는 자기통제감은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잘 관리 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정의하였다[7]. 노인들에게 자신과 외부 환경을 통제해 나갈 수 있는 자기통제감이 높아진다면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독거노인에게 질 높은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고독감의 극복은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인 스스로 삶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나가고 통제감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기통제감은 독거노인에게 있어서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삶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과 적극적인 자세를 끌어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19].
고독감과 자기통제감 간의 관계를 연구한 선행연구는 많지 않으나 그동안 진행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자기통제감은 노인의 우울감, 고독감을 경감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향상시키며[20], 생활 전반의 만족도와 유의한 관계가 있다[21]. 또한 높은 자기통제감을 가진 개인은 독립생활이 가능하고[22], 안녕(well-being) 수준이 높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낮으며, 우울감이 낮게 나타났다[23]. 우리나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높은 자기통제감은 고독감을 감소시키는[24][25] 중요한 요인임을 밝히고 있다.
3. 자기통제감과 죽음준비
자기통제감은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24],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 성공적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6]. 자기통제감이 죽음불안을 낮아지게 한다는 연구[3][27]를 제외하고는 자기통제감과 죽음준비의 관계성을 파악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관련 유사연구를 살펴보면 일부 연구[3][28]에서는 노인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잘 받아들이고 대처하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지각하는 노인이 죽음불안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노인의 노화불안과 자아통제감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29]에서는 노화불안의 하위척도인 노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심리적 불안정, 노년기에 대한 걱정 등의 노화불안이 높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낮아진다고 하였다. 또 다른 연구[30]에서는 죽음준비가 노년기 생활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편, 김미순 외의 연구[18]에서는 정신적 죽음준비도가 높을수록 생활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나 물질적 죽음준비도와 생활만족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문남숙의 연구[7]는 의례적인 죽음 준비도는 죽음불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볼 때 자기통제감이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기통제감을 연구한 선행연구에서 보듯이 자기통제감이 노년기 생활전반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기통제감과 노년기 생활과제이기도 한 실제적인 죽음준비와의 관련성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Ⅲ. 연구방법
1. 조사대상자 및 자료수집방법
설문조사는 2017년 7월에서 8월까지 실시되었다. 본 연구는 B지역에 거주하면서 노인복지관과 재가복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65세 이상의 독거노인에 대하여 임의 표집하였다. 설문대상자들은 연구취지에 따른 조사 안내를 받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하였다. 설문은 훈련된 조사원을 통하여 일대일 면접조사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에서는 최종적으로 201부가 분석되었다.
2. 주요변수의 측정
2.1 고독감
본 연구에서는 고독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한국어판 개정 UCLA 고독감 척도[31]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고독감을 분석하기 위하여 김옥수(1997), 권선숙(1998) 등이 활용한 바 있다. 척도는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커트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고독감이 높은 것으로 설정하였다. 하위 영역은 3가지로 친밀한 주변인(11문항), 사회적 주변인(5문항), 소속감(4문항)으로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의 고독감 척도의 신뢰도 계수는 ⍺=.750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조사결과 고독감의 평균점수는 2.38(SD=.426)로 나타났다.
2.2 자기통제감
본 연구에서는 Mirowsky와 Ross[32]에 의해 개발된 자기통제감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현재 상태에 대한 본인의 책임론적 혹은 운명론적 평가를 질문한 것으로 총 8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측정은 자기보고형식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5점) 순으로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는 ⍺=.645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Cronbach’s Alpha 값이 사회과학에서 일반적으로 신뢰도가 있다고 인정하는 0.6이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설문 문항의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조사결과 자기통제감의 평균점수는 3.10(SD=.438)으로 나타났다.
2.3 죽음준비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죽음준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최소영[33]이 김현민(2001), 이예종(2005) 등의 연구를 기초로 하여 노인 대상으로 개발한 3개 영역 총 9문항으로 구성된 것을 사용하였다. 각 영역별로 물리적 준비(4문항), 심리적 준비(3문항), 사후준비(2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의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죽음준비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계수는 ⍺=.799이었다. 본 조사결과 죽음준비 정도의 평균점수는 2.16 (SD=.714)으로 나타났다.
3. 자료분석 방법
설문지를 통해 수집된 자료는 SPS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은 조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빈도분석, 기술통계로 분석하였으며, 분석 척도에 따른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변수 간에 상관관계를 분석하였으며,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에 자기통제감이 미치는 매개효과의 분석은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해 매개효과 검증단계[34]에서 제시하는 세 단계를 근거로 실시하였다.
Ⅳ. 연구결과의 분석
1. 조사대상자 일반적 특성
조사대상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성비를 보면, 전체응답자 중 여성이 82.6%, 남성이 17.4%로 여성 노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사대상자의 연령을 65세부터 시작하여 5세 단위로 분류하였다. 분포를 살펴보면 ‘75세 이상에서 80세 미만’이 28.9%, ‘80세 이상에서 85세 미만’이 23.9%, ‘70세 이상에서 75세 미만’이 22.9%로 70세 이상 85세 미만의 노인들이 조사대상자들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종교는 불교 35.8%, 기독교 17.9%, 천주교 12.7% 순으로 나타났으며, 32.8%가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소유로 거주하고 있는 노인이 42.8%로 나타났으며, 이 보다 많은 56.7%의 노인이 전세, 월세 등 임대한 집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독거기간은 평균 약 17.8년이었으며, 독거생활의 이유로는 82.6%가 사별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소득은 ‘100만원 미만’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84.1%의 노인이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건강상태에서는 85.6%가 질환이 있으며, 질환수는 평균 1.7개로 나타났다. 그리고 16.9%가 과거 3개월 이내 입원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표 1.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N=201)
2.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전 독립변인 간의 다중공선성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보았다. 그 결과, 성별과 종교가 가장 높은 상관관계(r=-.311, p<.001)를 보여주었으나, r=.60보다 낮은 수준으로 모두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고독감과 자기통제감은 부적인 관계(r=-.278, p<.001), 고독감과 죽음준비 역시 부적인 관계를 나타내었으며(r=-.168, p<.05), 자기통제감과 죽음준비는 정적인 관계로 나타났다 (r=.159, p<.05).
표 2. 주요변인 간의 상관관계 (N=201)
*p<.05, **p<.01, ***p<.001
성별: 남자=1, 종교: 있음=1, 자가: 있음=1, 경제활동: 있음=1, 질환:있음=1, 입원력: 있음=1 로 처리 됨
3.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
3.1 고독감, 자기통제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
죽음준비에 대한 영향요인 분석 [표 3]에서는 모형의 회귀식은 모형Ⅰ(F=2.889, p<.01), 모형Ⅱ(F=3.076, p<.01) 모두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모형Ⅰ에서 자기통제감을 추가한 모형 Ⅱ의 설명력이 1.6% 상승된 것으로 나타나 자기통제감이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형Ⅰ에서는 연령(β=.158, p<.05), 입원력(β=.144, p<.05), 고독감(β=-.153, p<.05)이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Ⅱ에서는 연령(β=.173, p<.01)과 입원력(β=.146, p<.05), 고독감(β=-.129, p<.05), 자기통제감(β=.131, p<.05)이 죽음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령이 높고, 입원력이 있으며, 고독감이 낮고, 자기통제감이 높을수록 죽음준비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설명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죽음준비가 증가한다는 결과는 선행연구[15][17]의 결과와 같으나, 입원력이 있는 경우 죽음준비가 증가한 결과는, 질병유무와 죽음준비가 상관없다는 결과를 보여 준 연구[35]와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표 3.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
+p<.10, *p<.05,**p<.01, ***p<.001
더미변수는 성별: 남자=1, 종교: 있음=1, 자가: 있음=1, 입원력: 있음=1 로 처리 됨
자기통제감에 대한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표 3], 모형1(F=4.903, p<.001)의 회귀식은 유의미하며, 약 8.7%의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통제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령(β=-.116, p<.10), 고독감(β=-.247, p<.001)이 파악되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으며, 고독감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령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이 증가한 결과는 [8]의 연구와 같으며, 고독감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아지는 것은 선행연구[3][36]와 같은 결과이다.
3.2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Mediating effect)를 검증하기 위하여 3단계의 회귀방정식을 사용하였다.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 단계에서 독립변수가 매개변수와 유의한 관계가 있고, 두 번째 단계에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와 유의한 관계가 있으며, 세 번째 단계에서 매개변수가 종속변수와 유의한 관계를 가지되, 독립변수의 효과가 3단계의 회귀분석에서보다 2단계 회귀분석에서 더 커야 한다. 그리고 3단계의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와의 관계에서 유의하지 못하면 완전매개이고, 유의하면 부분 매개역할을 한다.
[표 3]은 위에서 설명한 3단계의 회귀분석에 따라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이다. 1단계인 독립변수인 노인의 고독감이 매개변수인 자기통제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회귀분석에서는 표준회귀계수 β값 -.247(p<.001)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2단계에서 독립변수인 고독감이 종속변수인 죽음준비에 미치는 영향이 β값 .153, p<.05)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마지막으로 매개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분석에서 독립변수인 고독감을 통제한 상태에서 매개변수인 자기통제감의 β값은 .131(p<.05)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때 2단계의 독립변수인 고독감의 β값 (-.153)이 3단계의 β값(-.120)보다 큼으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독거노인이 지각한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은 부분 매개역할을 한다고 확인되었다.
즉, 고독감이 낮을수록 죽음준비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직접효과가 나타났고, 매개변수인 자기통제감을 투입하였을 때 그 효과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감소되었다. 종합하여 해석하면 고독감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은 증가하고 증가된 자기통제감은 노인의 죽음준비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고독감이 죽음준비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Sobel test를 실시하였다. Sobel test는 비표준화계수와 표준오차를 활용하여 분석하며, 분석결과 값이 1.96보다 크거나, -1.96보다 작은 경우 유의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Sobel 지수는 -1.774(p<0.5)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인 독거노인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한 결과이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 역시 여성이 대부분이었고, 거주형태나 월소득을 파악한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이 많았으며, 독거기간은 평균 17.8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선행연구에서 밝히고 있는 독거노인의 특성과 같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둘째, 고독감이 죽음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에서는 연령이 높고, 입원력이 있으며, 고독감이 낮을수록 죽음준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죽음준비가 증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여 죽음준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입원력이 있는 노인의 경우 죽음준비가 증가하는 것은 여러가지 여건에서 활동제한을 받는 노인이 죽음을 더 가깝게 여기기 때문에 죽음준비를 더 많이 한다고 밝힌 연구[6][15]와 비슷한 결과로서, 질병으로 인하여 입원을 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와 실제로 죽음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고독감이 낮을수록 죽음준비가 증가하는 것은 선행연구[3][25]에서 보듯이 고독감은 심리사회적 위축과 죽음에 대한 불안,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을 초래한다. 반면, 죽음준비는 더욱 적극적으로 죽음을 수용하고 준비해가는 긍정적인 자세에서 비롯되는 행위이다. 따라서 고독감과 죽음준비가 부적관계에 있는 것은 자연적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셋째, 자기통제감에 대한 영향요인으로는 고독감이 낮을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적으로 크게 유의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연령이 낮은 독거노인일수록 자기통제감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연령이 높은 노인들보다 신체 및 정신건강이 양호하여 일상생활수행과 사회관계 등의 활동에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여 자신의 삶에서 더 당당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자기통제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넷째,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와의 관계에서 자기통제감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자기통제감은 부분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기통제감은 개인에게 유연한 대처스타일과 문제해결기술을 부여하고 탄력성을 유지하게 한다[37].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고독감을 가진 독거노인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기통제감을 높게 갖추어 죽음준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는 [22]의 연구결과와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통제감은 안녕(well-being)과 관련된 심리적 자원[38]이라고 말하듯이 자기통제감이 높을수록 심리사회적 안정과 함께 자신의 생의 마무리 과제이기도 한 죽음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결과에 의하면 독거노인의 고독감과 죽음준비는 부적인 관계로 파악되었기 때문에 고독감을 경감시키고 죽음준비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가 사회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예컨대, 자택방문이나 자택 밖 기관방문 등을 촉진하는 독거노인 대상의 죽음준비를 위한 프로그램 참여, 자조모임,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성시켜야 한다. 독거노인의 고독감 경감 차원에서 볼 때, 고독의 형태가 본인의 의지로 관계와 활동 단절에서 발생하는 자발적 고독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체나 인지장애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의 단절 및 고립에 위한 비자발적 고독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인 자신의 의지로 발생하는 자발적 고독 역시 심리적 고통을 주며, 추후 건강악화 등의 문제를 야기 시킬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잠재적 위험을 부축일 수 있다. 따라서 독거노인을 사회참여로 이끌 수 있는 노인 사회활동 참여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관련 기관에서는 ‘10분 말벗’ 통화서비스, 취미여가 프로그램,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역사회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친구 또는 손주 만들기’ 등의 사회관계망 활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활성화하여 독거노인들의 참여와 활동을 촉진하여야 한다. 또한 현재 다양한 기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죽음준비교육이 실시되고 있기는 하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노인복지관 등에서 적극 포함, 활용하도록 제도적 지원이나 매뉴얼화하여 죽음준비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도록 노인복지관의 필수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매뉴얼화 하여 정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죽음준비는 결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 과제이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곧 사회참여를 의미하며 독거노인을 지역사회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 사료된다.
둘째, 연구결과를 통하여 볼 때, 자기통제감은 죽음준비에 대한 고독감의 크기를 줄이는 부분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자기통제감을 높여 노년기 과업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예컨대 독거노인이 지역사회에서 잘 살 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자기관리를 꼽을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와 건강관리, 이웃과의 교류 등 가사 관리에서 사회지지망 유지에 이르기까지 노인 자신에 대한 자기통제감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때 더욱 순조로워질 것이다. 따라서 독거노인에 대한 건강관리를 비롯한 생활 전반에 대한 자기관리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자기통제감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긍심 강화나 성취 지향 프로그램에 참여를 촉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독거노인들의 의사를 반영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도 독거노인의 죽음준비를 활성화하여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죽음준비를 위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부양가족 없이 고립무원의 독거노인에 대한 죽음준비에 대해서는 행정적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 현재 동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적용하는 장제급여를 적극 홍보하고, 사회복지공무원이 노인 생전에 미리 장례준비와 절차에 대하여 유언을 받고 시신수습과 장례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공식화하고 정착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외의 연구 결과[39]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듯이, 조사대상자의 거의 대부분이 죽음 전 장례준비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장례준비에 대한 적극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작년 9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여러 제도들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지자체별로 예산을 지원하여 독거노인 생전에 자신의 사후 장례에 대해 미리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 장례를 위탁하는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조사대상이 B시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으로 국한하였기에 본 연구의 결과가 모든 노인들에게 일반화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죽음준비와 같이 성공적 노화와 관련되어 있는 요인들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서 후속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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